벤처올림픽 본선행 김태은씨 … 상금·투자금 128억 놓고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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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최적화된 모바일 광고 정보를 제공하는 온누리DMC의 김태은(34) 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벤처 올림픽 ‘매스 챌린지’ 본선에 한국 최초로 참가하고 있다. 예선 참가 2500개 기업 중 5%만 본선에 올랐다. 김 대표는 4개월간 진행되는 ‘매스 챌린지’에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세계 128개 기업과 자웅을 겨룬다. 벌써 현지 벤처캐피털의 투자 제의가 잇따른다. 대회 총상금만 150만 달러(약 16억원), 투자금은 1000만 달러(112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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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는 대학교를 중퇴한 뒤 10년간 각종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인터넷쇼핑몰 붐이 일었을 때 남성의류 쇼핑몰로 성공했던 그는 모바일 광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2013년 모바일 웹과 앱 방문자를 분석해 최적화된 광고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 대표의 해외 진출을 도운 건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만든 KIC(Korea Innovation Center). 이들 기업은 KIC워싱턴의 지원을 받아 지난 3월부터 3주간 보스턴에서 집중 훈련을 받았다. KIC워싱턴은 ‘매스 챌린지’ 심사위원들을 초청해 ‘과외 수업’도 했다.

 KIC실리콘밸리에서도 지난 5월부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KIC Express’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스타트업 기업 18개가 미국 진출을 위한 특훈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 대표는 ‘과외 선생님’들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벤처캐피털(VC)인 스톤벤처의 최승희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뒤 “VC 앞에서 제대로 홍보해본 적은 있기는 하느냐”며 “즉석에서 단 5분이 주어져도 자신의 제품을 적극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지금 발표한 20명 중 비즈니스 모델(수익 모델)에 대해 언급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KIC Express’에 참가한 황민영(25) 비디오팩토리(동영상 온라인 제작 서비스) 대표는 “여기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다름 아닌 자연스럽게 말 거는 법”이라고 했다. 매일 저녁 실리콘밸리 곳곳에서 열리는 각종 사교 모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야 한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뽑혀 실리콘밸리에 온 여승윤(37) 람다 대표는 “영어 실력보다 우리 기술을 어떻게 설명할 건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KIC실리콘밸리는 3개월 특훈이 끝나는 오는 8월 현지 기업, 벤처캐피털,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장기 지원을 받을 기업을 추려낼 예정이다.

특별취재팀=워싱턴·새너제이·베이징·상하이·도쿄·자카르타=정재홍·최준호·신경진·서유진·정원엽·하선영 기자, 베이징·뉴욕·워싱턴=예영준·이상렬·채병건 특파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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