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휴업 의사가 위협하는 건 결국 무고한 환자들이다

서울대병원이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도 18일 휴진한다. 의정 갈등이 말에서 행동으로 넘어간다. 8일 휴진을 신고한 병의원은 아직 4%로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과거 집단행동 때도 개원의의 휴진 참여율은 높지 않았다. 경제적 손실도 있고, 지역 사회에서 나쁜 평판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은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대형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의 집단휴진에는 의사 500명 정도가 참여한다. 실제 휴진율은 40% 정도, 수술실 가동률은 3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브란스병원도 27일부터 집단 휴진하기로 했다. 다른 빅5병원도 집단휴진을 논의한다. 16일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대 의대 비대위를 만났지만 성과가 없었다. 의협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라는 무리한 조건을 제시했고, 정부는 거부했다. 명분 쌓기다.

이해관계를 따져야 사태가 바로 보인다. 파업 의사는 누구를 협박하나. 환자다. 인질범을 소재로 한 영화를 떠올려 보라. 목숨이 위태로운 건 아무 죄도 없는 일반 시민이다. 인질범은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인질로 돈을 요구한다. 경찰이 압박하면 “경찰이 시민의 목숨을 가볍게 여긴다”라고 여론전을 펼친다. 번번이 ‘몸값’을 주고 인질을 풀었다. 이번에도 그래야 하나.

의대생 학부모들이 갑자기 나선 것은 더 노골적이다. 적의 부상병도 치료해 주는 게 의사의 직업윤리다. 이런 윤리 의식을 배운 적도, 공감해 본 적도 없는 학부모들이 의대 교수들을 꾸짖고, 강경 투쟁하라고 요구한다. 내 자식이 버는 돈만 중요한가.

대한 아동병원협회, 대한 분만병의원협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등이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홍승봉 위원장은 “10년 뒤 활동할 의사 1500명을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 명의 중증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백 번 공감이 간다. 아직 이런 의사가 많을 거라고 믿는다. 의사는 우리 사회의 가장 존경받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다. 그렇게 남아 있어야 건강한 사회다. 아직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