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에 나온 누하동·체부동 옛길 … 한옥골목길로 보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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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골목길로 지정된 누하동길의 한옥.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와 유명해진 집이다. [중앙포토]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유명해진 서울 종로구 누하동과 체부동 옛길이 한옥골목길로 지정돼 보존된다. 대상은 이곳의 옛길 390m다. 해당 골목길은 조선 영조(1694∼1776) 무렵 제작된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에도 일부 등장한다. 도성대지도는 18세기 서울 도심을 진경산수화에 담은 것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서울시는 26일 “경복궁 서쪽 옛 골목길에는 역사가 서려 있어 한옥골목길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누하동 골목길 170m에는 옛길과 길을 따라 줄지어 선 한옥 등 오래된 도심의 풍경이 남아 있다. 이 길은 수성동계곡과 옥인길 등으로 이어진다. 한옥과 주변 풍경이 조화를 이룬다. 220m 길이의 체부동 골목길은 한옥들이 밀집된 곳이다. 지금도 한옥 신축이 활발하다. 본지가 보존 필요성을 지적한 체부동교회도 인근에 있다. <중앙일보 2월 14일자 1면

 서울시는 한옥골목길 지정과 함께 환경 개선 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골목길 바닥은 한옥과 어울리는 돌 모양으로 교체한다. 전신주와 전선은 지하로 옮겨 도시 미관을 개선한다.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텃밭과 공원을 조성하고 폐쇄회로TV(CCTV)도 설치해 범죄 예방에 힘쓸 예정이다. 한옥을 신축하거나 개·보수를 하는 주민에게 공사 비용 일부도 지원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6월 말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까지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주변 한옥과 잘 어울리는 골목길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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