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 사과 있을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휴일인 26일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와 함께 신림동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6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도 성남 중원 유세현장에서 4·29 재·보궐 선거 지원 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박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난 이후 김 대표가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성완종 파문이 터진 직후 박 대통령이 내놓은 첫 번째 메시지의 핵심이 ‘개혁’이었다”며 “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당내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사흘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용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완종 파문’을 계기로 변화하는 당·청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은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한다기보다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라고 보면 된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한 김 대표의 발언이 나오게 된 문답 과정은 이렇다.

 -야당에선 ‘성완종 특검’과 관련해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새로운 특별법을 만드는 건 자가당착이다. 오늘이라도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을 하기 위한 원내대표 간 협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지난 23일 광주에서 ‘호남 총리론’을 언급했는데, 어떤 분이 총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 대통령께서 지난 대선 때 국민대통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래서 국민대통합을 시킬 수 있는 총리를 바란다.”

 -대통령이 귀국한다. 야당에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건가.

 “검찰 수사의 진행 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거다.”

 공교롭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광주 서을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뿐 아니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글=현일훈·이지상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