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사우디 새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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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호 18면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79·사진) 왕세제가 폐렴으로 사망한 고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왕위를 23일(현지시간) 이어받았다. 살만 새 국왕은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2011년부터 국방장관을 맡아왔다. 살만 새 국왕은 취임 직후 부왕세제였던 무크린(70) 제2부총리를 왕세제로 책봉하고 자신의 아들에게 국방장관을 맡기는 등 후계구도 구축에 들어갔다.

아랍권과 관계 돈독 원유 생산량 유지할 듯

살만 국왕은 19세였던 1954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시장을 맡으며 정치를 시작한 뒤 63년 리야드 주지사를 지냈다. 시장과 주지사를 지내는 동안 작은 마을이었던 리야드를 현대화된 도시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아랍과 국제사회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 국왕은 “건국 이후 역대 국왕들이 걸어온 길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압둘라 국왕은 온건 개혁 성향으로 국제유가가 지난해 6월 대비 절반 수준인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폭락했을 때도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정책을 폈다. 원유 증산을 앞장서 이끈 알나이미 석유장관도 유임될 것으로 보여 원유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서방에서는 살만 새 국왕이 안정적으로 통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2011년 중동에 불었던 민주화 바람인 ‘아랍의 봄’에도 건재했던 사우디가 압둘라 국왕 사망 이후 흔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유가 하락으로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이슬람국가(IS) 세력, 남시아파 반군 등 주변 세력의 정치적 위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고령인 살만 국왕의 건강 이상설도 제기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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