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델리의 시장서 착안한 C2C 사업, 이젠 네이버 기술로 승부” [팩플]

    “인도 델리의 시장서 착안한 C2C 사업, 이젠 네이버 기술로 승부” [팩플]

    “인스타그램·아마존도 우리만큼 (C2C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플랫폼은 아니다. 커뮤니티와 커머스에 네이버 기술을 더해 승부하겠다.” “커머스와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과시적이지만, 포쉬마크는 진정성을 중시한다.”   마니시 샨드라 포쉬마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쉬마크는 현재 북미 C2C(개인간 거래) 커머스 플랫폼 중 1위, 이달 초 네이버가 12억달러(1조5000억원)에 인수를 완료했다. 인도 델리에서 태어난 그는 인도 칸푸르(Kanpur) 공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CEO실에서 만난 마니시 샨드라 포쉬마크 창업자·CEO. 그는 "포쉬마크는 진정성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포쉬마크는 그의 두 번째 창업이다. 홈데코 커머스 기업 ‘카부들’(Kaboodle)을 2005년 창업해 미디어 기업 허스트에 2007년 매각했고, 2011년 포쉬마크를 세웠다. 인터뷰에서 그는 “우린 커머스 기업이 아니라, 테크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직원 830여명 중 기술·개발 인력 비중은 30% 이상. 인스타그램·아마존 등 기존 SNS·커머스 기업들도 C2C 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미국 내 C2C 커머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이유는 뭘까. 다음은 샨드라 CEO와의 일문일답.     ━  “네이버 기술로 아마존·인스타와 승부한다”   C2C 플랫폼이 다양하다. 포쉬마크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첫째는 글로벌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는 것. 우리는 지역 판매자 인벤토리(재고 목록) 뿐만 아니라 서비스 되는 모든 지역의 인벤토리를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수백만 명의 이용자들이 올린 물건을 사고팔 수 있다. 또 우리는 소셜 마켓이다. 얼핏 인스타그램·아마존·이베이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업 첫날부터 소셜과 커머스를 결합한 우리는 이들과는 많이 다르다.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 경험이 아주 단순하다. 이용자들은 자기 집에 앉아서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결제도 마찬가지로 단순하다.     포쉬마크의 경쟁자는 누군가. 인스타그램? 틱톡? 경쟁자를 소셜 플랫폼으로 볼 수도, 이커머스 회사로 볼 수도 있고, 마켓 플레이스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어디도 우리의 경쟁자는 아니다. 왜냐하면 네이티브한 소셜과 커머스, 마켓플레이스를 모두 결합한 곳은 우리 말고는 없으니까. 아마존도 쇼핑에 소셜을 추가하고, 인스타그램도 커머스를 추가하려 했지만 이 모든 걸 동시에 성공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지속하지 못했다. 이 세 가지를 다 결합한 우리가 독보적이고 특별한 이유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의 포쉬마크 사무실에 방문해 임직원과의 상견례 및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회사라고 봤다. 콘텐트, 커뮤니티, 그리고 임파워먼트(empowerment, 위임)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점에서 통했다. 사실 리커머스(recommerce, 재거래) 시장에서 상당한 글로벌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많은 자원을 가진 회사니까. 전문성, 기술력, 마켓 포지셔닝 같은 경우에서 우리의 큰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라이브 쇼핑과 글로벌 확장 말이다. 또 (네이버에 인수된) 비상장자로서 우리는 커뮤니티 형성에 장기적 관점에서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에 기대하는 시너지가 있나.   미국에서의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장기 전략 수립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 그래서 전 세계 이용자들이 어디에 있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국 진출 계획은.    논의를 막 시작한 단계지만 글로벌로 성장이란 파트너십 방향을 보면 고려해볼 수 있다.     엔데믹과 경기침체가 IT 산업에도 영향을 주는데, 포쉬마크 상황은 어떤가.   경제나 그런 매크로 요인을 볼 때 고객층이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 상황에서 포쉬마크는 고객에게 두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옷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포쉬를 찾을 수 있다. 둘째, 포쉬를 통해 이 상황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현재 우리 서비스는 의미가 있다. 누구나 포쉬에서 돈 벌 수 있고, 쇼핑 가능한 옷장들을 더 확장하고 있다.      ━  델리의 시장에서 배운 커뮤니티·커머스     인도 북부의 거대 수도권이자 인구 2000만명에 육박하는 델리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시장을 집처럼 오갔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시장에서 운영하는 약국을 들락거리며, 시장 상인들이 물건을 서로 흥정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커머스’의 현장을 보고 자랐다.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며 이를 온라인에 실현할 꿈을 품었다고 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마니시 샨드라 CEO. 사진 네이버 포쉬마크는 두 번째 창업이다. 연쇄 창업 결심 계기는. 첫 창업한 카부들에서도 쇼핑과 커뮤니티를 제공하긴 했지만, 이용자들이 각자 가진 아이템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는 없었다. 포쉬마크와 가장 큰 차이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어 수백만 이용자를 모으는 데 그쳤다. 포쉬마크 창업 때 목표는 몇 백만이 아닌 몇 억명의 이용자를 모으는 것이었다.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네이버와 파트너가 됐으니 꿈을 크게 가져봐도 좋지 않을까.   또 다른 창업 계획도 있나.   커피 컵을 예로 말해볼까. 누군가는 컵을 보면 커피 마셔야지 정도로 생각한다. 누군가는 커피 카트를, 누군가는 카페를 떠올리지만, 누군가는 스타벅스와 같은 사업을 시작한다. 포쉬마크로 다시 돌아오면, 우리는 옷장을 보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떠오른다. 아직 그 여정의 10%, 20%도 오지 않았다. 포쉬마크로 보여줄 게 아직 더 많다.      기술 혁신을 위해서라면 현지 빅테크나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면 되지 않나. 지분을 네이버에 다 넘기면서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한 배경은 뭔가.   글로벌 이해도와 아시아 시장에 대한 (네이버의) 강점 때문이다. 더 좋았던 건, 포쉬마크에 대한 이해였다. 네이버 기술을 포쉬와 연동해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네이버가) 많이 고민했더라. 또 네이버가 많은 시간과 돈을 고객에게 투자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런 회사, 별로 없다.     포쉬마크의 2021년 기준 연간 거래액(GMV)은 18억달러(2조2680억원), 매출은 3억3000만달러(4158억원)다. 2023년은 네이버 기술을 통해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2024년부터 흑자를 내는 것이 목표다.     관련기사 [팩플] 네이버가 산 美중고마켓 ‘포쉬마크’ 가보니…협업 1호는 스마트 렌즈 [팩플] 최수연 1년, 네이버 ‘3대 숙제’ 진도 얼마나 뺐나 보니 [팩플] 네이버, 美 중고마켓 1위 포쉬마크 인수…C·C·C 밸류체인 강화     레드우드시티=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1.16 05:00

  • [팩플] 네이버가 산 美중고마켓 ‘포쉬마크’ 가보니…협업 1호는 스마트 렌즈

    [팩플] 네이버가 산 美중고마켓 ‘포쉬마크’ 가보니…협업 1호는 스마트 렌즈

      “포쉬마크는 유일하게 서비스 초기부터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결합한 커뮤니티·커머스 플랫폼이다. 그것이 아마존 등 빅테크와 다른 우리의 독보적인 차별점이다.”   포쉬마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니시 샨드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 플랫폼인 포쉬마크는 이달초 네이버의 자회사에 편입됐다. 이날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이미지 검색) 기술을 도입한 ‘포쉬렌즈’를 공개하고 향후 기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좌측부터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 책임자,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CEO, 트레이시 선 공동창업자·수석부사장. 사진 네이버    ━  포쉬마크는 어떤 회사   2011년 마니시 샨드라 등이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북미 지역 1위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팔고 싶은 옷을 사진 찍어 포쉬마크에 올리고, 포쉬마크는 중개 수수료 수익으로 사업을 키웠다. 미국 우편번호를 토대로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우하고 피드를 꾸밀 수 있는 소셜미디어 기능이 다른 커머스 플랫폼들과 차별화한 포인트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포쉬마크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3개월만인 이달 6일 약 12억달러(1조5000억원)으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직접 수거해 판매까지 하는 스레드업(Thred up), 명품 중고거래에 초점을 맞춘 더리얼리얼(The Real Real) 등이 포쉬마크의 경쟁사.   이날 행사가 열린 본사 사무실 곳곳에선 쉴 새 없이 대화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포쉬 스튜디오에서는 직원 겸 셀러들이 판매 아이템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쥬얼린 안젤레스 기업문화팀장은 “포쉬마크는 다양성과 역동성을 중요시하는 조직”이라며 “사람들간 연결에 집중하고, 다름과 이상함을 포용하는 문화는 포쉬마크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미국 C2C 커머스 플랫폼 포쉬마크의 서비스화면.  ━  네이버+포쉬마크, 이게 왜 중요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으로 뻗고 싶은 네이버, 플랫폼에 기술 부스터가 필요했던 포쉬마크. 양사의 M&A 시너지를 따져보면 이렇다.   ① 네이버의 C2C 기지 :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에서 C2C 성장성에 주목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액티베이트 컨설팅에 따르면, 미국 중고 거래 시장은 2025년 약 1300억 달러(161조원) 규모로 커지고, 2021~2025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네이버는 왈라팝(스페인), 베스티에르콜렉티브(프랑스), 빈티지시티(일본) 등 C2C 기업에 연이어 지분 투자를 했고, 손자회사 크림(KREAM)을 통해 사솜컴퍼니(태국), 리벨로(싱가포르) 등 동남아 커머스에도 투자했다. 그중에서도 커머스와 플랫폼의 결합시 파급효과가 가장 큰 곳이 북미다. 이 지역에서 가입자 8000만명을 보유한 포쉬마크는 네이버 글로벌 C2C 전략의 핵심 기지인 셈. 포쉬마크 인수를 마무리한 지난 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북미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사옥의 벽면. 2021년 이용자 8000만명을 돌파했다고 적혀있다. 여성국 기자 ② 포쉬마크의 테크 서포터 : 포쉬마크 강점은 커뮤니티와 소셜 기능이다.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포쉬마크는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하나로 결합해 시작한 유일한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연결한다”면서 “SNS에 커머스를 붙이거나 커머스에 커뮤니티 게시판을 적용한 여타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포쉬마크 이용자의 80%가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인 MZ세대이고, 1명당 하루 25분간 포쉬마크를 쓴다. 특히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여성의 90%가 포쉬마크 가입자. 지역 기반 커뮤니티도 활성화 돼 있다. 이용자들을 위한 오프라인 축제 포쉬 페스트(posh fest), 포쉬 파티(posh party) 등이 대표적이다.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해 MZ 세대와 커뮤니티 데이터를 확보하고, 거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선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 기술을 적용한 ‘포쉬렌즈’의 테스트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포쉬마크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영해서 포쉬마크에 업로드하면 앱에서 유사 상품과 가격을 한번에 확인해 사용자들에게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본사. 여성국 기자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마케팅, 검색, 커뮤니티 등 서비스 전반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의 경험을 향상시켜 글로벌 시장 새로운 C2C트렌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해 포쉬마크를 고도화해 철저히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라이브 커머스, 결제시스템, AI 등 네이버가 한국에서 이미 활용 중인 기술을 포쉬마크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에 진출한 네이버 웹툰 등 콘텐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네이버는 포쉬마크 등 커머스 이용에 대한 보상과 유인책으로 웹툰·웹소설 서비스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운영 중인 서비스 간 시너지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테스트가 진행중인 포쉬 스튜디오. 여성국 기자                     레드우드시티=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1.15 17:00

  • [팩플] 챗GPT는 구글의 대항마?…‘대화하는 검색’ 시대 올까

    [팩플] 챗GPT는 구글의 대항마?…‘대화하는 검색’ 시대 올까

    생성 인공지능(AI) 챗GPT는 ‘포스트 구글’이 될 수 있을까. 공개후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한 오픈AI의 챗GPT가 검색엔진을 대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챗GPT가 불러온 바람이 검색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인공지능(AI)[사진 셔터스톡]  ━  무슨 일이야   구글링(구글 검색)으로 숙제하던 학생들이 챗GPT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중에 보고서 작성이나 문제풀이에 챗GPT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학생은 컴퓨터공학 관련 용어를 정의하라는 문제를 챗GPT에 입력했고, AI가 내놓은 답을 써냈다고 한다.   이렇게 챗GPT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검색엔진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색을 ‘정보를 찾기 위해 질의를 하고 적당한 글이나 문서를 받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역할을 챗GPT가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도 챗GPT를 심각한 위기로 보고 ‘코드 레드’를 발령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가 검색엔진 사업에 챗GPT의 잠재 위협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지난달 21일 보도했다.   유찬우 방송통신대 프라임칼리지 AI 전공교수는 “챗GPT는 앞내용을 주고 비어있는 뒷내용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도록 수없이 반복학습시킨 모델”이라며 “실제로 사용자가 원하는 질의에 맞춰 적절한 답(정보)을 내놓고 있기에 정보 검색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위터 등 SNS 상에서는 챗GPT가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개발자들의 토론도 활발하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챗GPT, 검색의 양상 바꾸나: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사람은 정보의 바다(웹)에서 내 의도에 맞는 정보를 찾아 헤매야 했다. 구글이든 네이버든 이용자가 검색 키워드를 넣으면, 그에 가장 가까운 정보들을 알고리즘에 맞춰 순서대로 보여주는 식이었다. 검색 결과가 나온 웹페이지에서 사용자는 한 번 이상 웹문서, 블로그, 뉴스 기사 등을 클릭하며 내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했다.   챗GPT는 이 같은 정보 탐색의 방향이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웹문서를 보며 스스로 정리할 필요가 없도록 알아서 정리해주는 것이다. 가령, 비건 친구를 위한 한국 음식을 찾는다고 입력하면 구글은 연관된 내용이 있는 문서들을 나열한다. 챗GPT는 이와 달리 처음부터 내게 필요한 내용만 맞춤형으로 정리해 ‘두부김치, 잡채와 같은 음식을 추천한다’는 답을 내놓는다. 마치 인간에게 상담을 받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생성 인공지능(AI) 챗GPT는 대화의 맥락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유추한 답변을 내놓는다. 관광 코스 추천 이후 추천된 관광지에 대한 하루 스케줄을 짜달라고 하자 앞의 답변과 이어진 내용으로 새로운 답변을 만들어낸다. 사진 챗GPT 챗GPT와 달리 구글의 검색 결과는 독립적이다. 대화형 질문을 입력하자 검색 결과도 크게 줄었다. 사진 구글   ‘연속성’도 기존의 검색엔진들과의 차이다. 이전에 챗GPT와 사용자가 나눈 대화를 기억해 다음 답변에 반영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이 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 시내 관광 코스 좀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구글이나 챗GPT나 첫 번째 결과는 유사한 답변을 보여주지만, 두 번째 검색부터는 차이가 난다. 챗GPT는 ‘추천된 코스 중 서울 타워를 포함한 하루 스케줄도 짜달라’는 명령에 앞의 내용을 반영한 결과값을 보여준다. 반면, 구글에서는 이전 검색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정보를 나열한다.   챗GPT는 이 특징 때문에 사용자와 상호작용(대화)에서 질문 의도에 더 근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문일철 KAIST 데이터사이언스 책임교수는 “챗GPT를 쓰면서 사용자는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진짜 내가 찾으려고 했던 게 어떤 정보인지 알게 된다”며 “챗GPT는 대화의 맥락 속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유추하기 때문에 현재의 검색 서비스들보다 나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②‘대화형 검색’ 전쟁 시작?: 챗GPT의 열풍에 자극 받은 빅테크 기업들이 대화형 검색엔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구글은 초거대 AI인 람다(LaMDA) 등을 통해 대화형 검색엔진을 연구·개발 중이다.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챗GPT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은 검색 앱에 이미지나 웹사이트 링크를 표시하는 대신 일반 산문으로 응답하는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도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차세대 검색엔진을 개발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지식인터랙티브, 지식스니펫 등 대화형, 질문형 검색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검색 품질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  챗GPT, 구글 넘어서려면   챗GPT가 문재인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고 있다. 생성 AI의 특징인 ‘할루시네이션’(환각)때문이다. 보통 생성 AI가 실제 사실과 모순되는 생성 결과물을 내놓는 현상을 일컫는 할루시네이션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과 다르게 된 정보 등에 의해 일어나곤 한다. 사진 챗GPT ① 거짓말 걸러낼 수 있나: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챗GPT는 종종 잘못된 정보를 빈번히 전하는 거짓말쟁이가 되기도 하다. 오픈AI가 챗GPT를 훈련시킬 때 2021년까지의 웹데이터를 사용한 터라, 이후 생긴 사건이나 정보는 사용자와 대화에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다. 챗GPT에게 한국 현직 대통령이 누구인지 물었을 때 과거의 대통령을 내놓는 이유다. 생성 AI의 특징인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할루시네이션은 처음부터 오류가 있는 데이터로 학습하거나, 라벨링(분류)이 제대로 안 된 데이터로 학습하는 등의 문제로 초거대 AI가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현상이다. 학습 데이터의 오류 유무와 무관하게 나타날 때도 있다. 할루시네이션의 원인과 해법은 AI 학계에서도 연구 거리다.   문제는 검색엔진은 출처 정보를 제시해 정보의 정확성을 따질 근거를 제시하지만, 챗GPT의 정보는 그 출처나 근거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이제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AI가 만드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AI 리터러시’가 필요할 때다”고 말했다   ② 돈은 누가 대나: 챗GPT를 서비스에 활용하려면 컴퓨팅 비용이 많이 들어 구글과 같은 무료 검색 서비스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오픈AI는 챗GPT를 만들 때나 구동할 때 사용한 컴퓨팅 자원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대용량 언어모델이기에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 TPU(텐서처리장치·구글이 개발한 NPU) 등이 대규모로 투입된 고비용 인프라가 사용됐을 것으로 본다.    ━  앞으로는   전문가들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해결한다면 검색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다고 본다. 김주호 교수는 “구글 검색이 기성복이라면, AI는 맞춤복이 될 것”이라며 “검색의 의미가, 정보의 바다 속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찾아줄게’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보여줄게’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유닷컴에서 '현재의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영어로 묻자 윤석열 대통령이 있는 위키피디아 웹페이지가 가장 상위 검색 결과로 떴다. AI 챗봇인 '유챗'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현재의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사진 유닷컴 미국의 스타트업 유닷컴(You.com)도 챗GPT처럼 대화 가능하고 검색도 할 수 있는 AI 챗봇 ‘유챗’을 지난달 24일 출시했다. 답변과 함께 실시간 온라인 웹 검색 결과도 제공해 유챗이 출력한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다.  김남영·김인경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1.03 05:01

  • [팩플] ‘공룡플랫폼’에 칼 빼든 정부…자율규제, 당근일까 채찍일까

    [팩플] ‘공룡플랫폼’에 칼 빼든 정부…자율규제, 당근일까 채찍일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디지털 플랫폼 발전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재난대응 등에 관한 제도를 손보고 관련 법 규정을 마련한다. 민간 주도의 자율 규제 원칙을 중심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과감히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을 둔 것. 무늬만 ‘자율’일 뿐 사실상 규제 강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9일 ‘디지털 플랫폼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마련한 범정부 합동대책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을 위한 전략이 담겼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고, 디지털 신질서 구현의 이정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이해진 네이버 GIO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창업자)가 지난 10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뉴스1] 네이버·카카오 등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를 규율할 제도를 정부가 마련했다. 독과점·불공정 행위를 처벌할 근거를 마련하고, 제2의 ‘카톡 먹통 사태’를 막기 위해 재난 방지 의무도 더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은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지만, 한국은 검색·메신저·커머스 등에 경쟁력 있는 토종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플랫폼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내용 뜯어보니   ① ‘문어발식 확장’ 차단: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에 맞는 ‘독과점 심사지침’을 제정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심사 지침은 전통 산업 기준이라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 검색 횟수, 체류 시간 등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한 기준을 만들고 독과점 금지 행위 유형도 구체화 하기로 했다.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겨냥해 기업결합(M&A) 심사 기준도 개정할 예정이다. 앱 마켓 경쟁 활성화를 위해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② 네·카에 재난관리 의무: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 센터와 네이버·카카오 등의 부가통신사업자를 재난관리 의무 대상에 추가한다. 설비 분산과 다중화, 안전성 강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구제 정보 등 이용자 공지를 강화하고 오픈마켓, 주문배달, 구인구직, 부동산, 숙박, 병의원 예약 등 생활 밀접 서비스에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쓰일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울 방침이다.   ③ 그밖에: 유망 플랫폼의 해외 진출과 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는 방안도 나온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차세대 플랫폼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개척, 상권정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  자율보다 규제?   정부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통해 이날 발표 사항의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민간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8월 출범하는 플랫폼 자율 기구의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업종·분야별 자율 규약도 만든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재 또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   자율 규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라지만 사실상 ‘규제 신설’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자율 규제에 기반한 플랫폼 발전 방안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거의 규제 강화”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의 M&A를 규제하려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업 후 투자를 받아 기업을 키워 대기업에 매각한 후 다시 창업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를 약화할 수 있다는 것.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자칫 스타트업 M&A가 위축돼 창업 생태계가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라며 “규제에 앞서 각계의 상황을 세심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디지털 정전 막는 ‘카카오 먹통 방지법’…기업당 1조원 더 써야? [팩플] 카톡 먹통 방지 3법에 이어 또 디지털안전법?…중복규제 우려는 [팩플] 불황·규제·소송 3중고 스타트업…국회 연구모임에 “살려달라”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2.12.29 17:26

  • [팩플] “올해 총 880곡을 들었다고?”…앱 연말결산에 뜨는 ‘스몰 데이터’

    [팩플] “올해 총 880곡을 들었다고?”…앱 연말결산에 뜨는 ‘스몰 데이터’

    기자가 2022년 맛집을 가장 많이 ‘찜’해둔 지역은 서울 논현동(네이버 마이플레이스), 올해 가장 많이 만난 직군은 홍보ㆍPR, CEO(리멤버) 그리고 올해는 총 880곡, 390명의 가수의 음악을 들었다(멜론). 평소 이용하던 여러 서비스들이 알아서 요약해준 ‘연말 결산’ 정보들이다. 이런 개인화된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내놓는 앱들이 최근 급증했다. 그 배경을 분석해봤다.    ━  무슨 일이야   2022년 1년간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최적화해서 선보이는 ‘연말 결산’ 서비스가 인기다. 어떤 데이터들을 ‘결산’해주는지 봤더니. ◦ 앱 내 행동 분석: ‘연말 결산’은 주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흥미롭게 정리하는 식이 많다. 네이버웹툰의 ‘나의 웹툰 리포트’의 경우, 이용자가 네이버웹툰 앱에서 소비한 웹툰 콘텐트의 공통점을 뽑아 보고서처럼 분석했다. ▶가장 많은 회차를 감상한 작품 ▶가장 많은 쿠키를 구운(결제해서 본 경우) 작품 ▶가장 오랜 기간동안 읽어온 웹툰 등을 숫자로 정리한 것.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은 이용자들의 음악 소비 데이터를 분석, ‘친해진 아티스트’, ‘멀어진 아티스트’, ‘최애(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등을 보여준다.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앱 서비스가 알려주는 셈이다. ◦ 해외도 ‘리캡’ 열풍: 글로벌 서비스인 유튜브·스포티파이·인스타그램 등도 일찌감치 이용자들에게 개인화된 연말 결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말 결산이란 의미의 ‘애뉴얼 라운드업’ 혹은 ‘리캡’(개요·요약)이라 부른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랩드’(wrapped)는 이용자의 ‘음악 성격’(listening personality)을 분석해 알려준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올 한해동안 오전에는 자신만만한 음악을, 오후에는 힐링에 도움되는 음악을, 저녁에는 한류 음악을 주로 들었다고 분석해주는 식이다. 또 친근함ㆍ새로움, 충성ㆍ다양, 오래된ㆍ신곡, 대중적ㆍ매니어 등 4개의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한, 일종의 ‘음악 MBTI’도 보여준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으로 꼽히는 개인화 추천, 이용자 분석 알고리즘 덕분에 가능한 서비스다. 스포티파이는 이용자들의 음악 소비 성향을 분석해 16개 타입으로 분류한다. 친근함·새로움, 충성·다양, 오래된·신곡, 대중적·매니어 등을 기준으로 나눈다. 일종의 '음악 MBTI' 같은 셈. [스포티파이]    ━  ‘연말결산’ 왜 하는 거야   기업 입장에서 연말결산은 데이터 재가공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앱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앱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기회다. 명함 관리 서비스 ‘리멤버’는 최근 ‘2022 리멤버 인맥결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이 한 해 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분석하는 개인화 서비스다. ▶명함을 가장 많이 주고받은 월(月)과 요일 ▶가장 많이 만난 회사와 직군 등을 통계로 보여주는 것. 조주형 리멤버 빅데이터센터 리더는 “‘리멤버가 이런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이용자에게 흥미롭게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을 거란 생각에 기획했다”며 “명함은 타인과 만남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일반적 소비·콘텐트 결산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결산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으로 공유하는 사용자들이 많을 수록, 기업의 홍보 마케팅 효과도 커진다. 스포티파이는 앱에서 라인·왓츠앱·로블록스 등에 자신의 ‘랩드’ 인증샷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인증샷을 보고 흥미를 느낀 또다른 이용자들이 앱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  이게 왜 중요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앱들이 ‘스몰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기능을 선보이는 건 새로운 트렌드다. 이용자 데이터를 집대성해 맥락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과는 달리, 취향·생활 습관 등 이용자들의 스몰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이용자의 서비스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분석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전체 기업 중 70% 이상이 2025년까지 빅데이터에서 스몰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트너는 “스몰 데이터 분석은 필요한 데이터는 적지만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에 대한 기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강력한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2022.12.26 18:45

  • [팩플] SK주유소에 물류센터 만드는 네이버, 뭘 노리나 보니

    [팩플] SK주유소에 물류센터 만드는 네이버, 뭘 노리나 보니

    네이버가 SK에너지 주유소를 물류 거점으로 만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를 위한 배송·물류 로드를 촘촘하게 깔아 커머스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큰 그림이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SK에너지와 손잡고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TECH(기술) 협력’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를 네이버쇼핑 물류센터로 삼고, 네이버의 인공지능(AI)·로보틱스 기술을 심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 내년 초부터 중소형 판매자의 상품을 수거·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K 주유소 부지에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 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SK에너지  ━  왜 중요해   ◦ 네이버 물류 더 빨리: 네이버는 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하지만, 자체 물류 인프라는 없다. 때문에 대형 물류센터를 직접 구축해 배송 속도를 높인 쿠팡에 비해 배송 경쟁력이 약하단 평가를 받는다. 대신 네이버는 CJ대한통운·파스토·품고 등 물류사들과 ‘물류 동맹’을 꾸려 물류·배송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협약도 연장선 상에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형 판매자 55만명(2022년 12월 기준)이 빠르게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물류 로드’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이번 협력으로 전국의 SK주유소를 도심 속 소형 물류창고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주유소 부지는 도심형 물류의 최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 주유소의 변신 : 전기차가 늘면서 정유업계도 주유소 활용 전략을 고민한지 오래다. 물류 허브는 유력한 대안이다. 교통 요지에 위치한 주유소 부지를 MFC로 활용한다면 임대 수익은 물론 다양한 연계 사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GS칼텍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케아 가구를 주유소에서 받아볼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초구 내곡 주유소에 무인 MFC를 두고 하루 3600여개 택배를 처리할 예정이다.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SK에너지는 주유소를 활용한 친환경 도심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일상 속 주유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퀵커머스 : 배송의 미래인가, 파산행 급행열차인가 ‘물류 연합군’ 꾸린 네이버, 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 쿠팡과는 차원이 다르다?…네이버 야심작 '도착보장' 기술 보니 [팩플] [팩플] 직접하는 쿠팡, 중개만 하는 네이버...네ㆍ쿠 파이낸셜 전략  ━  앞으로는   네이버는 주유소 기반 MFC를 지역 사회와 결합하면 지역 상품을 싼 값에 공동구매하거나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 배송과 연계하는 등의 사업 모델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구상 단계다. 네이버 관계자는 “물류 시스템은 인프라 연동이 복잡하고, 수요예측 등 네이버의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_SK주유소   우선 내년 초 네이버에 입점한 중소형 판매자 상품을 모아서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SK에너지가 투자한 물류 기업 ‘굿스플로’가 판매자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면, 배송사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해주는 식이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범 운영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SK에너지는 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다방면에서 미래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협력도 함께 한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총괄 좆기인 네이버 포레스트(Forest) CIC의 이윤숙 대표는 “SK에너지와 물류 자동화, AI 수요 예측 효율화 등을 협업해 중소상공인(SME) 중심의 온디맨드(수요 응답형) 물류를 확대하고, SME의 물류 부담을 줄여 새로운 커머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커머스·물류 업계에선 네이버가 물류센터를 직접 짓지 않고 제휴·협력만 하는 ‘에셋 라이트(Asset Light)’ 전략이 얼마나 남는 장사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와 경쟁하는 쿠팡이 최근 흑자전환 하면서 양사의 전략 성과는 더욱 더 비교 대상이 됐다. 물류의 A부터 Z까지 모두 내재화하느라 적자를 면치 못하던 쿠팡이 ‘로켓배송’ 도입 8년 만인 지난 3분기에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 쿠팡은 해당 분기 6조8383억원(51억133만 달러·환율 1340.5원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3850억원 대비해 27% 늘었다.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2.12.23 16:34

  • [팩플] 클라우드에 서비스 얹는 네이버…"유럽·동남아·일본 공략한다"

    [팩플] 클라우드에 서비스 얹는 네이버…"유럽·동남아·일본 공략한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대표가 네이버클라우드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주도할 네이버클라우드가 중장기 계획을 내놨다. 해외 빅테크들이 선점한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넘어 본격적으로 해외로 나가겠다는 것. “글로벌 시장을 빼놓고는 생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이유는 뭘까.     ━  무슨 일이야   네이버클라우드는 14일 연례 온라인 개발자 컨퍼런스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를 열고 글로벌 진출 계획 등을 밝혔다. 박원기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유럽연합(EU) 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에 비유럽 국가 중 유일한 회원사로 가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네이버클라우드의 주요 해외 진출 무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으나 이를 유럽 등 서구권으로 넓히겠다는 것.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우위를 점한 미국과 달리 독보적인 사업자가 없는 유럽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  왜 중요해   ◦ 클라우드로 모이는 네이버 B2B: 네이버클라우는 내년부터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 그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된다. 조직 개편을 통해 클로바(AI)·웨일(브라우저)·네이버웍스(협업 솔루션)·파파고(번역) 등 주요 B2B 사업이 네이버클라우드 밑으로 모인다. 클라우드 시장 후발 주자인 네이버클라우드에 본사의 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실적으론 클라우드 경쟁력만으로는 AWS나 애저와 차별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돌파구를 네이버 서비스에서 찾은 셈이기도 하다. 특히 업무 협업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웍스모바일과의 시너지가 주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웍스모바일은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업무용 협업 도구 ‘라인웍스’(국내 서비스명 네이버웍스)를 제공하는 곳. 지난 6월 말 기준 전 세계 40만 개 이상 기업이 라인웍스를 도입했다. 이용자 수도 440만명 이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도 클라우드에 SaaS를 결합하는 추세”라며 “클라우드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해외 진출은 생존에 필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300억 달러(약 297조원)다. 이 중 국내 시장 규모는 23억 달러(약 2조 9700억원). 세계 시장의 1% 수준이다. 이마저도 민간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우위에 있다 보니, 해외로 나가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게 네이버클라우드의 판단. 이 회사 박종열 리더는 이날 발표를 통해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20~30%는 클라우드 전환이 됐고, 아직 남은 게 70% 정도라 니치(틈새) 플레이어들도 성장할 여력이 있다”며 “글로벌을 얘기하지 않고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간절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어디로 나가는데?   ◦ 유럽 문 두드리고: 네이버클라우드의 무기는 ‘현지화’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집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할 포인트다. 특히 자국 빅테크 기업이 없는 유럽은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에 관심이 크다. 현지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해당 국가의 데이터 저장 요건이나 정보 수집 등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란 개념이다. 박 대표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운영에 완전한 제어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동남아에선 굳히기: 네이버클라우드는 2019년부터 국제기구나 동남아 기업에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젠 싱가포르를 거점 삼아 아태 지역 상위 3대 사업자로 성장하겠단 목표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달 싱가포르 최대 규모 통신사 스타허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 일본 점유율도 확대: 네이버에 일본은 성공 경험이 있는 시장이다. 네이버클라우드도 CSP로서 일본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박 대표는 “일본 IT 시장 규모는 한국의 2배 이상이지만 현지에 이렇다 할 CSP 강자가 없다”며 “최근 일본에 가상 사설 클라우드(VPC)를 추가하며 고성능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이날 컨퍼런스에선 네이버의 서버 이중화 조치도 공개됐다. 지난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IDC) 화재 당시 네이버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장애를 복구한 데 대해 박 대표는 “네이버는 시스템 복구와 서비스 연속성 확보를 위한 7단계 서비스·인프라 이중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각 서비스는 단계에 따라 비상시에 자동 혹은 수동으로 즉시 복구되도록 준비 돼 있다는 것. 이외에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에 갖춘 별도 BCP(업무 연속성 계획) 조직을 통해 최소 연 2회 이상 모의 훈련도 한다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2.14 18:56

  • [팩플] 네이버+삼성전자=‘AI 반도체’…1위 시너지 날까

    [팩플] 네이버+삼성전자=‘AI 반도체’…1위 시너지 날까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네이버가 가진 AI 기술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로 AI 서비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IT) 기업과 반도체 기업의 협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1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왼쪽)과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삼성전자  ━  무슨 일이야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6일 밝혔다. 두 회사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AI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한 뒤 추론한 결과를 내놓는다. AI 반도체는 AI의 두뇌로, 입력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류해 결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연산을 해야 한다. CPU(중앙처리장치)의 단순한 인지와 달리 복잡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경량화·저전력·고효율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으로 AI 기술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를 서비스하면서 확보한 지식과 노하우를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과 결합하면 최신의 AI 기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코트라(KOTRA)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AI 반도체 매출이 2020년 230억 달러(30조3485억원)에서 2025년 700억달러(92조3650억원)로 3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반도체 설계 및 제조)와 AI 기술이 융합된 AI 반도체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IT 기업들도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시장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 등은 엔비디아와 협업하고 있다. AI 반도체인 엣지 디바이스용 AI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자동차에 적용되는데 구글, 퀄컴, 테슬라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SK ICT 연합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설립했고,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해 AI 반도체 공략에 나섰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어떤 시너지 나올까     네이버가 국내 기업 최초로 개발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를 늘려 사람처럼 생각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이퍼클로바는 네이버 검색서비스에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하는 경우 올바른 단어로 전환하고, 중소상공인 등이 상품을 팔 때 도움이 되는 마케팅 문구를 자동으로 작성한다. 하루 36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게 된 것. 또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으로도 기존 모델 대비 2~3배 수준의 빠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스마트SSD, HBM-PIM(고대역폭 지능형 반도체)등 시스템 병목 해소를 위한 메모리 기반 솔루션을 다수 개발한 기술 경쟁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처리할 때 발생하는 정체 현상인 ‘데이터 병목’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       이강윤 성균관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도 빅데이터, 메타버스, 자율주행을 위한 AI 반도체 개발에 힘쓰며 IT기업과 반도체 기업 간 협업이 활발하다”며 “네이버의 AI 기술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감당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도움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역량을 갖춘 파트너다. 삼성전자도 AI 기술과 운영 노하우 습득, 네이버라는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사진 네이버    ━  앞으로는     두 회사는 초거대 AI 모델을 위한 경량화솔루션 기술검증과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양사 개발자들이 상호 협력하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AI 서비스 기업과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메모리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메타버스·자율주행에 필수…AI반도체 90조 시장 잡아라 [팩플] “KT의 초거대AI는 산업 특화형”…구현모, AI로 연임 승부수 [팩플] 이제라도…네이버 클로바 따라잡기 나선 LG U+ ‘익시’의 큰 그림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2.12.06 19:07

  • [팩플] 복구에 127시간 vs 12시간…정부 “카카오 이중화 부족했다” 공식화

    [팩플] 복구에 127시간 vs 12시간…정부 “카카오 이중화 부족했다” 공식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127시간 33분. 지난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의 대규모 먹통 사태가 복구되는 데 걸린 시간이다. 반면 네이버는 주요 서비스를 약 20분∼12시간 안에 정상화했다. 같은 데이터센터에 일부 서버를 두고 있었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복구 시간을 갈랐던 원인은 무엇일까. 정부는 이를 ‘서버 이중화’ 수준의 차이 때문이라고 공식화했다.      ━  무슨 일이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카카오 장애 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단기 가능 과제는 즉시 조치하고, 중장기 과제는 1개월 이내 보고하도록 행정지도를 추진할 계획. 이 장관은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의 장애는 국민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전반을 마비시킨다”며 “피해 복구와 재발 예방에 최선을 다해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정부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서비스 장애 복구 시간을 가른 건 결국 ‘서버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였다고 밝혔다. 기존에 사업자들이 발표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검증하고 확인한 것.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가 이중화를 아예 안 한 건 아니다. 당시 판교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동작(액티브) 상태로, 다른 데이터센터 서버를 대기(스탠바이) 상태로 두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대기 서버를 동작 상태로 바꿀 권한 관리 기능인 ‘운영 및 관리 도구’는 이중화해놓지 않아 정작 필요할 때 대기 중인 서버를 가동하지 못했다. 카카오톡, 카카오 인증 등 핵심 기능이 판교 데이터센터에 집중돼 있던 점도 피해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는 장애 발생 후 카카오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힌 원인과 일치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카카오가 해야 할 일   정부는 카카오의 미흡한 이중화 조치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보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일단 보조 데이터센터에서도 운영·관리도구를 대기가 아닌 동작 상태로 운영하라고 요청했다. 또 애플리케이션 간 상호 의존이 높은 인증 기능이나 카카오톡 수발신 기능 등은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분산·다중화를 적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매우 높은 수준의 다중화를 적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난대비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 탐지-전파-복구’로 이어지는 전 단계의 복구체계를 재점검해 자동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조치도 포함됐다.   지난 10월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의 시공 모습. 사진 카카오  ━  정부, 숙제검사 가능할까   그러나 행정조치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력이 없어 기업들이 따르지 않아도 법적 제재가 없다. 과기정통부는 전 국민적인 불편을 초래한 장애였던 만큼 사업자 스스로 책임감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장관은 “이번 사태는 큰 피해를 초래한 전례 없는 서비스 사고이기에 사업자도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안다”며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고였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성심성의껏 답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강제력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오른 일명 ‘카카오 먹통 방지 3법’(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효된다면 강제성 있는 정책도 마련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이 장관은 “(해당 법안 처리가) 가능한 이달 안에 진전이 있길 바란다. 빨리 발효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발화 원인은 여전히 “조사 중”   카카오의 피해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SK C&C와 카카오는 본격적으로 구상권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문제의 핵심이 될 수 있는 건 화재의 원인과 이후 대응이다. 이 장관은 서버실 화재에 대해 “각 무정전전원장치(UPS)들이 정해진 서버에 전원을 공급했어야 하지만, 화재로 특정 공간의 UPS들에 동시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터리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초 3주 정도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중기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현재 증거물인 발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국과수에서 수거해 갔으며, 국과수는 발표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양해해달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더 알면 좋을 것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카카오는 유료서비스(1만4918건),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무료 서비스(1만3198건)를 비롯해 총 10만5116건의 피해를 접수했다. 카카오는 정부의 시정 요구 사항 중 보강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7일부터 열리는 개발자 연례회의 이프카카오에서는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재발 방지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2.06 18:22

  • [팩플] 네옴시티 짓는 사우디 장관, 네이버 첨단사옥에 왜 왔나 보니

    [팩플] 네옴시티 짓는 사우디 장관, 네이버 첨단사옥에 왜 왔나 보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29일 네이버 첨단사옥 '1784'를 방문했다.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인 1784에서 사우디 방문단은 홍수 등 재난 예방을 위한 데이터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9일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1784를 방문했다. 사진 네이버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정자동의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자치행정주택부는 사우디 정부 내 주택·스마트시티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다.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알리 라지히 차관 등 총 23명은 이달 초 네이버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 등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날 채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방문단을 맞았다. 네이버는 1784 건물에 적용된 디지털트윈·로봇·인공지능(AI)·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시연하고,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소개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대표(왼쪽)과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  왜 중요해     ◦ 글로벌 B2B 첨병 1784: 1784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도시협회가 인증한 로봇 친화형 건축물. 클라우드, 5G 특화망(이음5G),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뿐 아니라 AI와 음성인식 등 네이버의 모든 기술이 1784 건물에 적용됐다. 네이버는 1784를 발판으로, 첨단 기술과 공간을 묶은 스마트 빌딩을 B2B(기업간)·B2G(기업-정부 간) 거래로 수출하려 한다. 특히, 1784에 구현된 기술 중 필요한 것만 기업이나 정부가 선택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듈형 기술 솔루션 판매를 준비 중.    1784에서 로봇팔 앰비덱스와 포옹하고 있는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 스마트빌딩 첫 수출,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를 추진 중이다. 특히, 물류·가사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로봇을 도시 곳곳에 대거 투입할 계획. 네이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를 찾아 1784에서 로봇들의 눈 역할을 하는 기술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직접 소개했다. 아크아이는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이번 방문이 고심 중인 사우디의 선택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주목할 포인트.      ━  사우디의 관심     ◦ 재해 예방과 데이터 기술 : 네이버에 따르면 이날 방문단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의 과제인 교통, 치안, 위생관리 등 도시문제 및 주택·건물 관리 등을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주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는 강풍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도로 침수, 학교 폐쇄, 항공기 운항 지연 등 피해도 컸다. 사우디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재난, 특히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 예방에 관심이 많았다.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1784에서 도시 단위의 디지털트윈 기술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질문하고 있는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Hogail)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 디지털 주권과 리사이클링 : 네이버에 대한 사우디 관심의 또다른 축은 ‘디지털 주권’이다. 이날 방문단은 네이버가 검색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퍼앱’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또 1784에 설치된 AI 기반 재활용품 회수 기기 ‘네프론’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프론은 네이버와 협업 중인 순환자원 기술 스타트업 수퍼빈이 만든 기기다. 일회용품을 선별·분리하고 이용자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  앞으로는    네이버 관계자는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이자 첨단기술이 융합된 테크컨버전스 빌딩 1784는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 23일에는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이, 지난 7월에는 빅토리아 눌란드 미국 국무부 차관도 이곳에 다녀갔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이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에 네이버의 기술 수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팩플] B2B 속도내는 네이버…네옴시티에 디지털트윈 구현할 수 있을까 네이버 제 2사옥 '1784', 완공에 6년이나 걸린 이유는…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2.11.29 17:57

  • 빈 살만, 카카오엔터에 8000억 투자 검토…마냥 행복한 '딜'일까 [팩플]

    빈 살만, 카카오엔터에 8000억 투자 검토…마냥 행복한 '딜'일까 [팩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는 3년 만에 방한해 20시간 동안 국내 기업들과 약 100조원에 달하는 26건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떠났다. AP=연합뉴스 비공식 세계 1위 갑부 빈 살만은 국내 최대 콘텐트 공룡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손을 잡을까.    ━  무슨 일이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카카오엔터에 약 7000억~8000억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IC는 카카오엔터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주요 출자자기도 하다.   카카오엔터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식적으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내내 이어진 사우디의 ‘K콘텐트 공략’ 대미(大尾)를 카카오엔터가 장식할지 주목된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다양한 IP를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독배냐, 성배냐   상장을 추진하던 카카오엔터는 올해 들어 난항을 겪어왔다. 글로벌 자본시장 환경이 악화하고 카카오에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초 목표했던 연내 상장이 기약없이 밀렸다. 그 사이 몸값은 반토막. 지난해 기업가치 20조원을 자평했지만, 최근 증권가가 보는 적정 몸값은 7조~10조원 수준이다. PIF는 카카오엔터의 구원투수일까. 시나리오는 크게 셋.   ◦ 투자 받으면: 상장이 연기된 뒤, 카카오엔터는 1조원 규모 조달을 목표로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콘텐트 업계에서 M&A는 단기간에 지식재산(IP) 보유량을 늘리고 제작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성장 공식으로 통한다. 카카오엔터도 웹툰, 웹소설, 영상, 음원 분야 제작·기획사 50여개를 흡수해 단숨에 몸집을 불렸다.   PIF의 투자는 카카오엔터의 추가 M&A 동력이 될 수 있다. 당장 1년 넘게 공회전 중인 ‘SM 인수설’에 속도가 날 가능성도 있다. SM이 카카오에 요구한 인수대금은 최대주주 이수만(18.46%) 지분과 신주 등을 포함해 1조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엔터의 해외 공략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내수용 기업’ 꼬리표를 떼고 싶은 카카오에게 아시아·북미·유럽에서 성과를 내는 카카오엔터는 해외 전진 기지로 통한다. PIF 자본이 유입되면 여기에 중동도 추가된다는 계산이다.   PIF가 콘텐트 산업에는 대체로 ‘우호지분’이 되어준다는 점도 카카오엔 희소식. 사우디에서 4년간 근무한 코트라 관계자는 “중동 국부펀드들은 건설·통신 등 인프라 쪽에는 터프한 투자자지만, 엔터·관광·게임 등 자체 역량이 떨어지는 서비스 산업에 대해선 지분 투자만 하고 경영엔 손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받아도 고민: 그러나 마냥 행복한 ‘딜’은 아니다. 이번 투자유치는 곧 상장 신호탄. 또다시 ‘카카오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질 확률이 높다. 그간 핵심 계열사를 떼어내 상장시킬 때마다 카카오는 200만 주주들의 분노를 받아내야 했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3분기 누계 실적 기준 카카오 연결매출의 25.8%를 책임지는 주요 계열사다. PIF의 투자를 받아도 카카오엔터 최대주주는 카카오(현재 지분 73.6%)로 유지되겠으나, 지분 희석에 따른 지배력 약화는 감수해야 한다.   PIF가 실제로 어떤 투자자일지도 지켜봐야 할 일. 중동에서 콘텐트 사업을 담당해온 한 대기업 임원은 “중동 투자자들은 종종 ‘돈 안 주고 돈 벌어오라’는 스타일로 돌변한다. 밀월이 끝나면 뒤통수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사우디는 독실한 이슬람 국가기 때문에 적어도 본국에선 콘텐트를 규제하려는 개입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가 중동 진출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거란 설명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투자 못 받으면: 이만한 대규모 투자자를 찾긴 힘들다는 점에서, 최악은 투자가 무산되는 시나리오다. 엔데믹으로 상장 적기(성장주 고평가 기간)를 놓친 카카오엔터로선 ‘통큰 투자’를 받아 반토막 난 기업가치를 올려놔야 하기 때문. 앞서 국내 사모펀드들은 카카오엔터의 몸값이 부담돼 투자를 기피해왔다. 지난 5월엔 카카오엔터가 블랙록·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를 찾아갔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후 투자가 성사됐단 이야긴 없었다. 1조원을 선뜻 내줄 투자자를 국내서 찾기란 쉽지 않다.    ━  사우디-K컬처의 랑데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편 K콘텐트 업계는 올해 ‘사우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우디가 ‘탈(脫)석유’ 목표로 추진 중인 ‘비전 2030’에 게임, 영화, 콘서트, 테마파크 등 엔터 산업 육성이 포함되면서다.   PIF는 올초 장내 주식 매입을 통해 넥슨(9.14%)과 엔씨소프트(9.26%)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우디 정부는 6월과 8월 각각 CJ ENM, SM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콘텐트·아티스트 공동 육성에 나섰다. 이번 빈 살만 방한 때 쏟아진 26개 MOU 중엔 ‘승리의 여신: 니케’를 흥행시킨 게임사 시프트업이 포함됐다.    ━  배경이 뭐야   광폭 투자의 배경엔 최근 3~4년새 달라진 사우디 분위기가 있다. 사우디는 중동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보수적인 국가다. 코트라 관계자는 “빈 살만의 주도로 여성 운전이 허용된 게 2018년”이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문화 개방이 일어났다고 보면 된다. 그해 슈퍼주니어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사우디 공연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부터 한류 열풍이 불었던 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   이 관계자는 또 “사우디는 인구 50%가 30대 이하”라며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자 정부가 e스포츠, 관광, 문화 산업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한 대기업 중동사업부 관계자도 “사우디가 K팝·K게임 등을 보는 시선이 바뀐 건 비교적 최근”이라며 “갖고 있는 K콘텐트 없냐고 먼저 물어온 지는 1~2년이 안 됐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몸값 20조라던 카카오엔터, 1년 뒤 상장도 힘든 이유 [팩플] "46조어치 게임사 산다"…글로벌 게임업계 흔든 사우디 노림수는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2.11.24 06:00

  • [팩플] B2B 속도내는 네이버…네옴시티에 디지털트윈 구현할 수 있을까

    [팩플] B2B 속도내는 네이버…네옴시티에 디지털트윈 구현할 수 있을까

    네이버랩스의 디지털트윈 기술. 드론으로 찍은 항공사진이 아니고, 네이버가 3D 모델링해 만든 디지털트윈. 사진 네이버랩스   네이버가 현실 공간을 디지털에 그대로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출시한다.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서 로봇들의 눈 역할을 하는 기술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기업용으로 판다는 의미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 23일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위치한 신사옥 1784에서 기자 대상 포럼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아크아이는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에선 쇼핑몰ㆍ빌딩ㆍ공항과 같은 대규모 실내공간뿐 아니라 도보로 연결되는 실외 공간도 디지털 트윈 데이터로 구축할 수 있다. 아크 아이의 기반인 아크(ARC, AI-Robot-Cloud)는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로봇을 움직이는 운영체제 역할을 한다.  「 용어사전 > 디지털트윈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 공간, 환경 등을 디지털 세계에 똑같이 구현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기술. 주로 제조업에서 많이 쓰였으나 요즘은 의료, 에너지, 금융, 공공 서비스 등에도 쓰인다. 디지털 트윈은 사물 인터넷(IoT), 센서, 5G 통신의 기술을 통해 현실의 데이터를 가상 세계 모델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쌍둥이와 같이 동작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런 점에서 독립된 가상세계의 운영에 중점을 두는 메타버스와는 다르다. 」  ━  왜 중요해   ◦ 네이버 B2B로 돈 벌 수 있나: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요도가 점점 커질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B2B의 핵심은 네이버클라우드. 엔데믹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소비자 대상(B2C) 시장과 달리 B2B는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기업이 늘면서 호황을 맞았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매출도 느는 중. 2019년 4925억원, 2020년엔 6221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엔 8602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의 약 80%가 네이버 관계사 매출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홀로서기에 네이버랩스와의 첫 합작품인 아크아이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빈 살만's Pick 될까: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를 추진 중이다. 특히, 물류ㆍ가사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로봇을 도시 곳곳에 대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높이 500m의 수직형 도시에서 수많은 로봇이 돌아다니며 제 몫을 하고, 인간과 공존하려면 정밀 측위나 매핑(mapping, 지도를 만들고 이용하는 것) 등의 기술이 필수다. 네이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를 찾아 아크아이 기술을 직접 소개했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정책·ESG 대표와 함께 사우디를 다녀온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만약 네옴시티에 1784와 같은 로봇 친화형 건물을 세운다면, 로봇들이 돌아다니며 배달 등 서비스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라며 “이를 매끄럽게 하려면 상품을 주문하는 시스템부터 잘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풍부한 커머스 경험을 가진 네이버는 이미 여기에 필요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디지털트윈 기술로 만든 인천국제공항 고정밀 지도. 사진 네이버랩스  ━  네이버가 아크로 하려는 건   ◦ 스스로 위치 찾는 로봇: 아크아이는 로봇의 눈이다. 로봇이 길을 찾고 맡은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일단 본인의 현 위치부터 인식해야 한다. 아크아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사용자와 로봇의 위치를 파악한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아크아이로 데이터를 취득한 모든 공간은 이미지 한장만으로도 현 위치가 파악되는 디지털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로봇뿐 아니라 사람이 쓰는 서비스에도 아크아이는 활용된다. 실제 1784 건물 안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 증강현실(AR) 맵에서 본인의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동환 책임리더는 “1784의 로봇 100대가 하루에 200만 번 이상 자기가 있는 위치를 달라고 (데이터를) 요청한다”며 “사람은 한 번만 자기 위치를 알면 길 찾기가 되지만, 로봇은 끊임없이 위치 데이터를 확인해야 길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적용된 디지털트윈 기술 기반의 AR 내비게이션. 사진 네이버랩스 ◦ 황금알 낳는 거위, 디지털트윈: 그동안 제조업에서 기기나 건물 단위로 활용하던 디지털트윈 기술은 최근 도시 단위로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서울시 전역을 3D로 복제한 ‘S맵(S-MAP)’을 선보였다. 싱가포르, 일본, 호주 등도 도시 운영과 공공 서비스에 디지털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 여러 도시를 디지털 트윈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백 책임리더는 “현재 기술실증(PoC)은 끝났다. 내년에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아크의 경쟁력은   그러나 디지털트윈은 네이버만 가진 독보적인 기술은 아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도 뛰어들었다. 네이버의 경쟁력은 어디 있나 보니.   ◦ 매핑에 진심: 네이버랩스는 평지를 돌아다니는 매핑 로봇(M2) 뿐 아니라 인간 백팩(T2-B) 등도 측정에 활용한다. 로봇이 다니기 힘든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사람이 직접 백팩 장비를 메고 측정하는 것. 매핑 장비가 고도화될수록 빠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백 책임리더는 “서울시 S맵 제작 당시 항공사진 2만5000장을 17일간 찍고, 30일간의 프로세싱을 통해 굉장히 데이터를 빠르게 구축했다“며 ”700억원을 들여 수작업을 한 싱가포르 디지털트윈 사업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전체 프로젝트 비용으로만 봤을 때는 (싱가포르의) 10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쇼핑몰이나 네옴시티 같은 대단위 디지털트윈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 백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한 해외 유수 기업은 많지만 1784처럼 대규모 실내 공간에 이를 구현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에 전시된 디지털 트윈 디바이스. 왼쪽이 매핑 로봇(M2). 가운데가 사람이 메고 측정하는 트랜스포머블 매핑 디바이스(T2-B)다. 권유진 기자   ◦ 네이버 백그라운드: 네이버는 커머스, 음성인식 기술 등 기존에 가진 플랫폼 기술이 디지털트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2B 뿐 아니라 B2C 기술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네옴시티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 강 책임리더는 “네이버는 스마트 도시를 계획하는 단계부터 엔드 유저(end users), 즉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들을 직접 개발해 관리하는 만큼 단순히 디지털 트윈 기술만을 지원하는 해외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을 것   네이버는 내년 여러 사업부서에 혼재돼 있던 AI와 B2B 사업조직을 네이버 클라우드 중심으로 통합한다. AI, 로봇 등 기술은 시작부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관련기사 사우디 꽂힌 첨단기술…로봇 친화형 건물, 네이버 신사옥 가보니[팩플] [팩플] 우리 회사도 1784처럼? ‘스마트빌딩 B2B’로 네이버가 노리는 것 네이버 이어 해군까지 깔았다…'이음5G' 얼마나 빠르길래 [팩플]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1.24 05:00

  •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K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셋[팩플]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K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셋[팩플]

    지난해 4월 메쉬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MFC강남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 뉴시스 ‘물류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노리던 메쉬코리아가 꿈을 눈 앞에 두고 휘청했다. 고금리 시대를 만난 불운일까, 혹은 ‘나도 쿠팡처럼’을 외치던 K-유니콘의 성장 공식이 잘못된 걸까.    ━  무슨 일이야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을 맞아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음식배달대행 시장에서 바로고·생각대로 등과 겨루며 성장해왔고, 특히 버거킹·롯데리아·KFC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 배달 일감을 맡는 B2B 배송 분야에서 1위를 고수해 왔다.   회사는 올해 초 저축은행 OK캐피탈로부터 빌렸던 360억원을 만기인 11월이 되도록 갚지 못했다. 창업자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 지분 21%를 담보로 한 고금리 대출이었다. 앞서 유 의장은 회사 주요 주주들에게 추가 증자를 부탁했지만 선뜻 나선 이는 없었고, OK캐피탈은 회사 매각에 착수했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새벽배송과 식자재 유통 등 신사업을 접고 지난달 100명 이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의 위기를 급성장한 한국 스타트업의 그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메쉬코리아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의 투자심리나 경영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올해 초만 해도 메쉬코리아는 기업가치 1조를 인정받으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난해엔 5500억원 기업가치로 1500억원 투자를 유치했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급변과 고금리 기조로 스타트업 투자가 마르자 직격탄을 맞았다.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쿠팡 식 모델의 무분별한 차용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사용자를 많이 모아 기업 가치를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확보, 더 공격적인 투자·마케팅을 벌여 경쟁자를 압도하고, 규모의 경제와 효율화로 흑자를 달성한다’는 것이 쿠팡 모델. 메쉬코리아 역시 배달대행업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뒤, 물류사업 진출과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쿠팡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제는 시장 1위에만 유효하다”고 했다. “과거에는 시장 2, 3위 업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사업모델이 확실히 검증된 1등에만 투자금이 몰린다”는 것. 압도적 1위 주자가 아니라면 투자 유치를 기대하기보다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경영 방식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  메쉬의 경고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 368억원으로,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2177억원)나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1796억원) 등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다. 배송과 POS(판매결제시스템)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네트워크 등 보유한 가치도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아있는 임직원들의 의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위기 극복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는 뭘까.   ① 사업은 ‘무제한 체급’이 아니다 이륜차 배달대행으로 큰 메쉬코리아는 디지털 물류 테크 업체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품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말 경기도 김포와 남양주, 지난 5월에는 광주(곤지암)에 물류센터를 차례로 열었고 냉장배송을 위한 콜드체인을 갖춰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밀키트·식자재·화장품 등을 2~3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진출을 위해 서울 한복판 강남·송파에 도심형 소형물류센터(MFC)도 냈다.   이때부터 회사의 비용은 급격히 증가했다. 영업비용 중 오토바이 음식배달과 연결된 ‘배달대행지급수수료’는 2020년 대비 2021년 16% 증가해 이 기간 매출액 성장(+19%)에 기여했지만, 물류사업과 관련된 지급임차료(21억원)·운반비(257억원)는 각각 전년 대비 96%, 223% 늘었다. 신사업이 회사의 비용 구조를 악화시킨 것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메쉬코리아는 물류·퀵커머스를 통해 포장 음식 배달을 넘어 식자재·도서·화장품 배송으로 영역을 확장하려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음식 배송과 비음식 배송은 사업의 성격이 판이하다”고 고개를 갸웃한다. 한 배송대행업체 임원은 “음식배달은 배송기사의 콜 수락이 생명이기에, 대리점주와 기사 관리가 중요한 노동집약적·지역밀착형 사업”이라고 했다. 반면 물류업은 물류센터·사륜차 같은 대형 인프라가 필요하고, 퀵커머스 역시 땅값 비싼 도심에 거점(MFC)을 갖춰야 하는 자본집약적 사업이라는 것.    배달대행에서 부릉만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물류·유통·새벽 배송을 시작하며 체급이 다른 컬리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따라가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② ‘협력=수익’이 아니다 메쉬코리아의 1·2·4대 주주는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인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다. 유정범 의장은 지분 14.8%를 보유한 3대 주주. 메쉬코리아는 올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주도하는 ‘네이버물류연합(NFA)’에 합류했고, 지마켓의 새벽배송을 단독 수행하기 시작했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와 퀵커머스 합작사‘브이’를 세웠다. 메쉬코리아가 주목받은 데에는 이처럼 유통·IT 강자들과 잇따른 협력을 성사시킨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현재 메쉬코리아는 NFA에서 빠졌고, ‘브이’ 역시 오아시스 관계사가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자체 수익구조가 불안하니, 애써 잡은 손도 놓을 수밖에 없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업무협약(MOU) 등의 보여주기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이 움직인다고 너도나도 믿고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③ 창업자 열정이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유정범 의장은 대외 활동과 영업 모두 잘하는 창업자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유 의장이 학력·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주요 주주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의장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 학력 부풀리기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변대규 휴맥스 회장이 유 의장의 멘토 격으로 각별한 사이였으나, 이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메쉬코리아 1대 주주인 네이버의 이사회 의장이자 당시 2대 주주인 휴맥스의 대표였다. 이 사건 이후 메쉬코리아 경영진에서 휴맥스 측 인사가 빠졌고, 2021년 휴맥스는 보유 지분 전량을 GS홈쇼핑(현 GS리테일)에 매각했다. 휴맥스가 밝힌 사유는 “(다른)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메쉬코리아는 2020~2021년 사이, 쿠팡·삼성·SM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친 인사들을 C레벨 임원과 실장급으로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1년 남짓 근무하고 회사를 떠난 이가 여럿이다. 회사가 밝힌 공식적 퇴사 이유는 대부분 ‘개인 사정’.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유 의장의 리더십과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에 동의하지 못해 떠난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메쉬코리아 곤지암 물류센터 개관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 사진 연합뉴스  ━  앞으로 어떨까   메쉬코리아는 현재 유진그룹과 인수 논의 중이다. 유진그룹은 유진로지스틱스·유진소닉 등 물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유진 측은 “라스트마일 직영 배달 서비스를 하는 유진소닉과 부릉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살펴보며 인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와 별개로, 메쉬코리아는 회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2분기 대비 3분기 실시간 배송 영업이익이 130% 이상 늘었다”며 “적자 사업은 접고 이륜차 배송에서 영업이익을 늘려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했다. 메쉬코리아 측의 강조점은 “타 배달대행사와 달리 우리는 음식배달보다 기업고객 위주라 이익률이 높다”는 것. 개별 식당 음식배달은 속도가 중요하기에 기사가 한 번에 배송 1~2건만 수행하는 고비용 구조이지만, 부릉이 배달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나 CJ올리브영·홈플러스 등 기업고객 상품은 여러 건을 묶음 배송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팩플] IT+모빌리티+로컬이 만났다, 퀵커머스 전쟁 [팩플] 구독자들이 뽑은 '미래 주차장' 1위는 어디? [팩플] 라스트마일 최종병기 자율주행 로봇, LG전자·카카오모빌리티 손잡은 이유 [팩플] 카카오는 왜 물류에 뛰어드나…카카오엔터프라이즈 'Kakao i LaaS' 공개심서현·여성국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1.21 06:00

  • [팩플] 최수연 1년, 네이버 ‘3대 숙제’ 진도 얼마나 뺐나 보니

    [팩플] 최수연 1년, 네이버 ‘3대 숙제’ 진도 얼마나 뺐나 보니

    네이버 최수연 대표(오른쪽)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왼쪽). [사진 네이버] ‘글로벌, 새 먹거리, 새 문화’라는 네이버의 3대 과제는 얼마나 진도가 나갔을까. 1년 전 신선하게 등장한 81년생 최수연 최고경영자(CEO)와 78년생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간 평가대에 올랐다. 시장이 차분히 기다려주기에는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다.    ━  무슨 일이야   7일 네이버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2조 573억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3302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6.1%로, 전 분기보다 0.4%p 줄었다. 구글·카카오 같은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편. 하지만 실적이 보여주는 질문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① ‘돈 버는 검색, 돈 쓰는 신사업’ 언제까지?   네이버는 사업을 △서치플랫폼(검색·배너 광고) △커머스(쇼핑 광고·중개·멤버십) △핀테크 △콘텐츠(웹툰·스노우·뮤직) △클라우드 5개 부문으로 분류하는데, 클라우드를 제외한 4개 부문 매출이 모두 늘었다. 네이버는 구(舊)산업이자 캐시카우인 서치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해 왔고, 지난해 1분기부터는 서치플랫폼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미만으로 내려왔다. 후발 사업들이 더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얘기다. 이번 3분기에도 콘텐트 부문 매출은 3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3% 고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보면 구산업 의존도가 도리어 심해졌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부터 주요 부문별 손익을 공개하고 있는데, 검색·쇼핑 부문은 3분기 합산 4633억원, 핀테크는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콘텐츠 부문은 1047억원의 적자를 봤다. ‘돈 버는 사업’과 ‘돈 쓰는 사업’ 간극은 지난 2분기보다 더 벌어졌다. 이 구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남선 CFO는 웹툰 등 신사업 마케팅 비용에 대해 “합리적으로 가겠다”며 축소를 예고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② C2C가 벌 때까지, B2B가 벌어줄 텐가   그간 네이버의 전략은 이랬다. 1차 캐시카우인 광고가 버텨줄 동안 2세대인 커머스와 B2B(기업 간 거래)를 키우고, 그 후에는 2세대가 번 돈으로 3세대(콘텐트·메타버스 등)에 집중 투자하기. 3년 전 한성숙 전 대표가 “커머스·B2B로 재도약한다”고 선언했고 실제 굵직한 사업으로 키워냈다. 최근 네이버는 3세대 먹거리에 커뮤니티와 C2C(개인 간 거래)를 추가했다. 글로벌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지난달 16억 달러(약 2조원)에 인수했고, 이재후 번개장터 전 대표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네이버 2세대 사업들이 규모있는 수익을 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네이버 커머스 3분기 매출은 4583억원. 단, 회사는 커머스 자체 영업이익을 공개하지는 않고 검색 영업이익과 합쳐 발표한다. 회사 B2B 사업 핵심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3분기 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고, 영업손실은 572억원으로 전 분기 손실(362억원)보다 폭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자, 네이버는 클라우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날 회사는 웍스모바일·클로바·파파고·웨일 등 여러 사업 부서에 흩어져 있던 인공지능(AI)과 B2B 조직을 ‘뉴클라우드’ 산하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인프라·플랫폼·솔루션 영역까지 최적화한 통합 사업 구조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우선 목표는 일본 내 B2B 사업 확장.     ━  ③ ‘허리띠 조른다’는데 기업문화와 자회사 처우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남선 CFO는 ‘비용 합리화’를 강조했다. 거시경제 불황에 대비, 성과가 불명확한 투자는 이미 상당수 회수를 진행했고, 인건비 증가 속도도 낮추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기업문화에 관심이 쏠린다. 새 경영진 취임의 직접 계기는 지난 2021년 발생한 네이버 사내 괴롭힘 사건이었다. 앞서 회사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소수의 리더에게 권한이 집중돼 혁신과 소통이 어려웠다고 자체 진단했다.   그런데 네이버의 클라우드 조직이 개편되면 ‘기술 콘트롤 타워’의 힘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에도 B2B 사업을 한데 모아 효율화하는 조직 개편을 했지만, 클로바와 웍스모바일 같은 개별 조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데 이제 거대 기술 조직이 생기는 셈이니, 자율성·창의성 확보는 한층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 최 대표는 이날 오후 사내 간담회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조직 개편과 구성원들의 소속 이동에 대해 논의했다.   인건비 절감 기조가 계열사 처우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계열사를 늘린 카카오와 달리, 그간 네이버는 본사에 역량과 처우를 집중해 왔다. 서비스의 운영·유지를 담당하는 IT 계열사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지난 5일에는 그중 하나인 엔테크서비스(NTS) 직원 300여 명이 회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본사인 네이버와 깊이 연계돼 일하지만 간접 고용구조로 연봉에 차별이 크다”고 주장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미국 1위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다. 사진 네이버    ━  앞으로 네이버는…주목할 점   ‘최수연의 C2C 빅딜’은 언제 성과를 낼까. 최 대표는 5년, 10년 뒤를 얘기한다. 이날 그는 실적발표 첫머리에 “포쉬마크 인수는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새로운 리테일의 발걸음”이라며 “5년, 10년 뒤 네이버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끄는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이 많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달 포쉬마크 빅딜 발표 후 급락,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날도 전날 대비 2.87% 하락한 16만9000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에 남은 임기는 2년 4개월.   5년간 CEO로 일한 한성숙 전 대표의 ‘물류 빅딜’은 성과 가시화까지 2년이 걸렸다. 지난 2020년 10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3000억원 어치 주식을 교환했고, 최근 물류 협력을 통해 ‘네이버 도착보장’(빠른 배송)을 시작했다. 2025년 즈음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전체 물량의 50%를 빠른 배송으로 소화하겠다는 게 회사의 구상.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빅딜도 내년 3월이면 2주년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야후재팬이 통합한 A홀딩스가 지난해 3월 출범했다. 최 대표는 이날 “내년부터 네이버의 쇼핑 검색 광고 솔루션이 야후의 검색 결과에 적용될 것”이라며 “연내에 계약 체결 예정”이라고 했다. 야후를 대상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B2B 매출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검색과 광고, 페이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고, 일본 시장에서 메신저 라인 점유율도 높기에 사업적 강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팩플배너 관련기사 쿠팡과는 차원이 다르다?…네이버 야심작 '도착보장' 기술 보니 [팩플] 사우디 꽂힌 첨단기술…로봇 친화형 건물, 네이버 신사옥 가보니[팩플] 네이버, 증권·부동산 서비스 네이버파이낸셜로 양도… 마이데이터 강화 포석 북미 1위 중고패션 플랫폼 인수…네이버, 글로벌 C2C 최강 노린다 심서현·권유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1.07 17:45

  • 쿠팡과는 차원이 다르다?…네이버 야심작 '도착보장' 기술 보니 [팩플]

    쿠팡과는 차원이 다르다?…네이버 야심작 '도착보장' 기술 보니 [팩플]

    “쿠팡은 경쟁자로 인지하고 있지 않다.”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경쟁사가 없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쇼핑 담당 사내독립기업)대표는 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브랜드 파트너스데이에서 ‘네이버 도착보장 솔루션’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네이버의 물류 연합군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생태계를 믿고 야심 차게 내놓는 서비스라고 했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 판매·물류 데이터 확보 지원 기술 솔루션 '네이버도착보장'을 3일 공개했다. 정식 론칭은 12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열린 브랜드 파트너스데이에서 발표하는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 사진 네이버  ━  네이버 도착보장은   ‘네이버 도착보장’은 주문 정보, 물류사 재고, 택배사의 배송 현황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판매사가 고객들에게 도착 일시를 높은 정확도로 보장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이를 ‘D2C(Direct to consumer, 직접 판매) 기술 솔루션’이라고 부른다. 쿠팡은 판매사 제품을 직매입,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송하기에 당일·익일 배송을 보장한다(로켓 배송). 하지만 네이버는 NFA 협력사인 CJ대한통운·파스토 등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기술로 분석해, 직매입이나 자체 물류센터 없이도 도착 일시를 보장한다는 것.   네이버는 “네이버에 자사 몰을 둔 브랜드들은 솔루션 사용 여부, 상품 구성, 판매 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광고와 데이터 분석, 라이브 커머스 같은 네이버의 다양한 기능도 결합해 마케팅 전략을 입체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 블루오션 D2C : D2C는 제조사가 아마존·쿠팡·네이버 같은 쇼핑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자체 온라인몰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기에,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코로나19 시대에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대형 쇼핑 플랫폼에 수많은 브랜드가 입점해 소비자 관심을 끌려 경쟁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 비해 블루오션인 셈.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 판매·물류 데이터 확보 지원 기술 솔루션 '네이버도착보장'을 3일 공개했다. 정식 론칭은 12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에 대해 발표 중인 장진용 네이버 책임리더. 사진 네이버 ◦ 해결사 네이버 : D2C의 또 다른 장점은 데이터다. 기업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트렌드를 읽고, 쌓은 데이터를 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을 이끄는 이윤숙 포레스트 CIC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자체 유통망을 확보한 소수 브랜드 외에, 대다수 브랜드는 유통과정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네이버는 브랜드가 AI 개발자, 데이터 분석 전문가, 고객관리(CRM) 도구 등을 직접 갖추지 않고도 네이버의 기술 솔루션을 통해 D2C 전략을 구사하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    ◦ 포트폴리오 확장 : 네이버는 최근 C2C(Customer to customer, 개인 간 거래) 플랫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북미 1위 패션 C2C인 포쉬마크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2일에는 리셀 플랫폼 크림(네이버 손자회사)에 5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C2C 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D2C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  믿는 구석, NFA 연합군     ◦ 연합군의 파워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는 현재 53만 개 스토어가 입점했고, 상품 DB는 2억 개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에 따른 다양한 배송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물류연합군 생태계인 NFA를 구성했다. 빠른 배송은 CJ 대한통운이, ‘창고부터 배송까지’ 소상공인 물류는 파스토가, 동대문 패션 물류는 신상마켓이 담당하는 식이다. 라스트 마일 담당인 생각대로, 신선식품 배송에 강한 이마트몰도 참가했다. 그간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 여부가 업계의 관심사였고, 네이버는 그동안 “직접 진출이 아닌 소상공인과 플랫폼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한다”고 답해 왔다. 그 배경에 NFA가 있다. 이번 ‘도착보장’도 NFA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전략이다.      장진용 네이버 책임리더가 NF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성국 기자 ◦ 쿠팡과 다른 점은 : 쿠팡은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리테일러(retailer) 모델로, 직접 물류창고를 짓고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며 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한다. 네이버가 택한 건 얼라이언스(alliance) 모델. 여러 제휴사와 네트워크를 맺어고 시스템을 연동한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고도, 물류·배송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 쿠팡 모델의 강점이 안정성이라면, 네이버 모델의 강점은 확장성이다. 장진용 네이버 포레스트 CIC 책임리더는 “얼라이언스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면서 “네이버 도착보장으로 국내 물류 모델을 다변화하고, 브랜드들에 다양한 유통·마케팅 방식도 제안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  앞으로는   소비자들은 12월부터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윤숙 대표는 “서비스 시행 초반에는 판매자들에게 무료·할인 프로모션을 할 것이고, 이후 과금체계는 소상공인 부담이 적은 액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속한 일시보다 도착이 지연될 경우 구매자에게 보상을 줄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CJ 대한통운을 포함한 풀필먼트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해, 2025년까지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생활소비재시장) 카테고리의 50%를 ‘네이버 도착보장’ 솔루션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키우겠다는 목표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2.11.04 06:00

  • 사우디 꽂힌 첨단기술…로봇 친화형 건물, 네이버 신사옥 가보니[팩플]

    사우디 꽂힌 첨단기술…로봇 친화형 건물, 네이버 신사옥 가보니[팩플]

    요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화제의 사옥은 단연 네이버 제2사옥 ‘1784’다. 주소지인 ‘정자동178-4번지’와 산업혁명이 일어난 1784년에서 착안한 명칭. 네이버가 자체 구축한 5G 특화망을 기반으로 건물 곳곳에 네이버의 첨단 기술이 녹아 있다는 이곳을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 최근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인 기술 B2B(기업간 거래)의 한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 1784에 뭐가 있길래? 직접 가봤다.   로봇 친화 건물인 네이버 신사옥. 건물주소인 '정자동178-4'번지와 산업혁명이 일어난 1784년에 착안해 사옥 이름을 지었다.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2일 네이버에 따르면 채선주 대외·ESG 대표와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실무진 등으로 구성된 ‘팀 네이버’는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에 동행한다. 5000억달러(약 709조원) 투자 규모의 스마트시티 ‘네옴시티’ 조성 사업을 따내기 위한 출장이다. 네이버는 1784에 적용한 스마트빌딩 관련 기술들을 사우디 측에 발표할 예정. 네이버 관계자는 “1784의 공간과 기술 전체를 플랫폼으로 파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출장도 AI, 클라우드, 로봇을 비롯해 스마트빌딩을 세일즈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784는 지난 7월말 방한한 미국 국무부 빅토리아 뉼런드 정무담당 차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찾아 화제가 된 곳이다.    ━  이게 왜 중요해     ◦ 글로벌 기술 B2B 키운다 : 글로벌 B2B 시장을 노리는 네이버의 무기는 기술이다. 한국에서 검증한 기술과 솔루션을 패키지나 플랫폼으로 묶어 해외 시장에 이식하는 모델이다. 그 첫 주자는 커머스였다. 한국에서 거래액 28조원(2021년 기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규모의 거대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커머스 솔루션 수출에 나섰다. 우선 일본에서 8900만 라인 사용자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스마트스토어의 일본판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오픈했고, 지난 8월엔 일본 최대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페이 가맹점에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또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AI와 클라우드 기술과 인재를 모으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역시 글로벌 B2B를 위한 포석. 그간 사내 벤처 클로바CIC를 중심으로 개발한 AI 기술은 챗봇, AiCall, 본인 인증 등 다양한 B2B 서비스로 제공되며 해외 진출 파이를 키웠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과 공간을 묶은 스마트빌딩 수출을 본격화한 것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기술을 선택해 구매 가능한 모듈형 사업이다. 네이버 기술의 집약체인 사옥 1784는 성공 레퍼런스로, 글로벌 B2B의 한 축인 셈.       네이버 제2사옥 1784 내 부속의원 케어. 연합뉴스 ◦ 첨단기술 테스트베드 : 1784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도시협회로부터 로봇 친화형 건축물로 인증받았다. 그 과정에서 출원한 특허만 316건. 건물에는 클라우드, 5G 특화망, 자율주행, 디지털트윈 뿐 아니라 AI와 음성인식 등 네이버의 모든 기술이 활용·개발되고 있다. 사내 병원인 ‘케어’는 클로바 헬스케어의 기술이 적용돼 환자의 병력을 온라인으로 듣고, AI 기술로 진찰 사항이 의료 용어로 자동 변환돼 병원 내방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  직접 가보니 어때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신사옥 1784에 방문했다.    ◦ 로봇과 공존 : 건물 곳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110cm 높이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다. 60여 대의 루키는 임직원들에게 커피 등 음료와 택배 등을 배달한다.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인 어라운드(AROUND)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루키는 건물 자체 5G망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인 ‘아크’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사람이 로봇을 가로막아도 인식 후 사람을 피해 지나가고,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를 찾아 이동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 장소를 찾아간다. 이후 양팔 로봇 ‘앰비덱스’가 루키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역할을 한다. 건물 어디에도 문턱이 없어 로봇이 이동하기 편하게 설계됐다.     1784 내부 카페에서 주문받은 커피와 음료를 배달하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 여성국 기자 ◦ 다가온 미래 : 직원들은 스피드게이트, 업무 지원 센터, 병원, 식당, 편의점 등을 사원증 없이 얼굴 인식으로 통과했다. 로봇 ‘루키’가 가져다준 음료도 카메라를 통해 얼굴 인식을 거친 후 받을 수 있다. 클로바의 얼굴 인식 기술이다. 마스크를 쓴 채로도 인식된다. 또 회의실을 예약하면, 직원들이 모바일 기기로 회의실 온도, 조명, 환기 등을 직접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곧 도입 예정인 AI 회의실에서는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이 녹음 내용을 문자로 변환해주는 클로바노트와 연동돼 자동으로 회의록 참석자에게 공유한다.     ◦ 협업의 총체 : 로봇 친화형 건물을 위해 시공은 삼성물산, 5G특화망(이음 5G) 장비는 삼성전자가 담당했다. 로봇 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 자회사인 현대무벡스가 개발했고, 로봇 배터리와 충전시스템은 LG에너지솔루션이 맡았다. 1784에 구현된 스마트빌딩 기술이 해외로 판매된다면, 네이버뿐 아니라 참여 기업들도 동반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  앞으로는     글로벌 B2B 시장을 공략하는 네이버는 1784뿐만 아니라 내년 세종시에 구축할 제2데이터센터인 ‘각 세종’도 테스트 베드로 삼을 계획이다. 점유 면적이 넓은 데이터센터 특징에 맞춰 자율주행 셔틀버스, 서버 관리자를 돕는 로봇 등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2.11.03 06:00

  • [팩플] “진심으로 사과”…고개 숙인 카카오 김범수, 박성하·이해진도 사과

    [팩플] “진심으로 사과”…고개 숙인 카카오 김범수, 박성하·이해진도 사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 장애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용자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고개를 숙였다. 김 센터장은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성하 SK C&C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서비스 장애에 관해 일제히 사과의 뜻을 밝혔다.    ━  김범수·이해진 출석한 국감    과방위 국감 증인석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한 정보통신(IT) 기업 주요 관계자들이 나란히 자리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감서 곤욕을 치른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 하지만 개발자 출신 창업자이자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만큼 초유의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증인석에 올랐다.   사태 발생 후 9일 만에 직접 해명에 나선 김 센터장은 “처음 수익을 내는 시점부터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2018년 우선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며 “그 기간이 4~5년은 걸리기 때문에 준비가 미처 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기업 수준의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목표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빨리 복구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하 SK C&C 대표는 “막대한 책임감을 통감하며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보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고 SK그룹과도 관련 내용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서비스에 일부 장애를 일으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  SK C&C vs 카카오·네이버, 책임 공방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범수 센터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GIO,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국회사진기자단] 데이터센터 화재를 인지한 시점 등에 대해선 SK C&C와 네이버·카카오의 주장이 엇갈렸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SK C&C에 화재 대응 매뉴얼이 있느냐”며 입주사에 대면 고지 했는지를 묻자 박성하 SK C&C 대표는 “화재 발생 직후인 15시23분부터 직접 고지했고 전화로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화재에 대해 SK C&C로부터) 사전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카카오도 SK C&C가 통화내역을 공개하며 운영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은 “(화재 발생) 안내 메시지를 받기 전, 이미 2층에 있던 서버 1만6000대가 정전됐다”며 “정전 이후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  "유료 이용자 보상 규모 400억"   카카오를 겨냥해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 방안에 대한 질의도 빗발쳤다. 김범수 센터장은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혹은 그 이상 지급했다. 무료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다”며 “피해를 받은 이용자나 단체를 포함해 협의체를 만들어 피해 보상 기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접수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4만5000건이 접수됐다”며 “간접 피해가 많아 액수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모티콘 플러스, 선물하기 등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안 규모도 공개됐다. 홍 대표는 "1차로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 예상액이 얼마냐"는 무소속 박완주 의원 질문에 "현재 집계된 규모는 4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무료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자체가 카카오 전체 서비스의 뿌리이고 출발점”이라고 지적했고,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카카오 먹통은 코로나처럼 전례 없는 재난”이라며 “전례 없는 보상을 하면 기업 이미지가 더 상승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 의원이 “2018년 KT 아연지사 화재 사례와 같은 일괄 보상 방식을 검토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김 센터장은 “그런 부분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로 ‘김범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센터장은 “제가 (카카오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저 없이 돌아가는 구조가 정착됐다”고 답했다.    ━  플랫폼 독점 논란도   국감에선 플랫폼 독점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는) 독과점에 의한 시장 실패”라며 관련 규제의 필요성을 촉구하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고 원인을 분석해 필요한 제도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문어발식 자회사 확장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안전수칙, 데이터 센터 이중화 등에 소홀했다”며 “시장 지배적 지위 기업으로서 리스크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의 속성에 따라 필요한 벤처 회사들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이었다”며 “부족한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네이버-성남FC 후원금 논란은   한편 권성동 의원은 이해진 네이버 GIO에게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가 정청래 과방위원장의 제지를 당했다. 권 의원이 “성남FC에 바로 40억원을 주면 되는데 중간 업체를 끼워 돈이 흘러가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정 위원장이 이 GIO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멈춰 세운 것.   현재 네이버는 성남FC에 대한 후원금 우회 지원을 통해 제2사옥 신축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성남FC 구단주는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권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연관이 있어서 질문을 못하게 하냐”고 말하자 정 위원장은 “카카오 먹통사태 관련해서만 질의하기로 간사 간 합의한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감 불출석을 통지한 최태원 SK 회장을 상대로 상임위 차원의 검찰 고발 또는 동행명령 조치를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최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살펴봤지만 한마디로 이유 같지 않은 이유”라며 “지금 서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당장 국회로 출석해달라”고 말했다. 결국 최 회장은 오후 8시 30분쯤 국감장에 출석했다.  관련기사 [팩플]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은 재난관리체계로"…네ㆍ카 포함되나 [팩플] “카카오發 과속 규제 우려”...카톡에 업혀 간 정부도 문제 [팩플] 리더십 흔들리는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는 어디로 '카카오 먹통' 해법이 M&A 옥죄기?…스타트업 말려죽일 판 [팩플] 김경미·권유진 기자 gaem@joongang.co.kr

    2022.10.24 18:46

  • [팩플]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은 재난관리체계로"…네ㆍ카 포함되나

    [팩플]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은 재난관리체계로"…네ㆍ카 포함되나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가 있었던 카카오의 각종 주요 서비스들이 속속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들을 방송통신재난관리체계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대란을 일으킨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무슨일이야   지난 15일 시작된 카카오 먹통 오류 관련, 정부가 연말까지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박윤규 2차관 주재로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서버 장애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인터넷 기반(부가통신) 서비스의 보호 조치 방안이 논의됐다. 구글, 넷플릭스, 메타플랫폼스,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아마존 AWS, 지에스네오텍 등 국내외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참여했다. 박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중단됐던 서비스가 오늘자로 모두 정상화됐지만, 정상화까지 근 일주일 정도 소요됐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긴급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뭘 하겠다는 거야   ① 부가통신사업자 재난관리 체계에 편입 정부가 구상 중인 방안은 데이터센터(IDC)와 디지털 서비스를 정부 재난대응체계에 포함하도록 법·제도를 개정하겠다는 것.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를 정부가 관리하는 방송통신재난관리체계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방송·기간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난관리기본계획에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을 포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재난관리기본계획은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수립한다. 여기에 포함되면 연 1회 이상 정부의 점검을 받아야하고 정부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연말까지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② 디지털 위기관리본부 신설 이번 사고로 디지털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자연 재해에 버금간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에 디지털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사고 때마다 임시 방편으로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기보다는 현장 점검 및 위기 대응을 하는 조직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명칭은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가칭)다. 위기관리본부는 디지털 서비스 ‘예방-훈련-대응-복구’의 전 주기적 점검·관리 체계를 만들 계획.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왜 중요해   ◦ ‘일정 규모’ 어떻게 따지나 :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는 현재 약 1만 5000곳으로 파악된다. 웬만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부가통신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의미.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 중소 기업도 포함된다. 과기정통부와 국회 모두 “과잉 규제 우려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규제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로 한정했다.그러나 업계에서는 “카카오 사태 재발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일정 규모’의 기준이 너무 낮춰지면 규제 대상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넷플릭스법)은 적용 기준을 ‘하루 평균 사용자 100만 이상, 국내 트래픽 점유율이 1%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측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재난관리 체계 정립이나 법제도 제정이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국민생활에 밀접하고 중요한 서비스에 한정해 관련 제도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초기 혁신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경쓰겠다는 설명이다.   ◦ 해외 기업도 규제할 수 있나: ‘넷플릭스법’은 사용자와 트래픽 발생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해외 사업자도 포함된다. 구글, 넷플릭스 등 국내에 메인 데이터센터가 없는 해외 기업들도 이번 규제에 포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국내 사업자만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외 사업자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콘텐트전송네트워크(CDN)을 통해 한국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우 등 사업자마다 서비스 운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대상에 포함할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尹 언급한 ‘카카오=기반통신’…부가통신사업자 규제, 어떻게 [팩플] 전문가들 "글로벌로 서버 분산 못한 '판교 마인드'" [팩플] “카카오發 과속 규제 우려”...카톡에 업혀 간 정부도 문제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0.21 18:26

  • "카카오 독주? 정부도 한몫했다" 업계 볼멘소리, 이유 있다 [현장에서]

    "카카오 독주? 정부도 한몫했다" 업계 볼멘소리, 이유 있다 [현장에서]

    지난해 3월 '국민비서 서비스 협약식'의 여민수 카카오 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행정안전부   나란히 손잡고 함께 가던 파트너, 갑자기 길을 멈추고 손을 뿌리치더니 엄중히 경고한다. “이 길로 가면 가만두지 않겠어.”   15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정부는 ‘카카오톡 독점’에 회초리를 들었다. “독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이라는 표현을 대통령이 직접 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독주를 굳히는 데에는 정부도 한몫하지 않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재 중앙·지방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세금·범칙금이나 건강검진, 국가장학금 같은 주요 알림들이 카카오톡으로 전송되고 있어서다.   ‘국민 앱’ 네이버·카카오의 힘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빛을 발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양사는 지도 앱에서 약국별 마스크 재고를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이후 양사는 정부 방역의 파트너가 됐다. 식당 입장을 위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백신 잔여분 확인 및 접종 예약, 코로나 지원금 확인 등이 모두 카카오·네이버 안에 있었다. 노년층도 자녀의 도움을 받아가며 카카오톡·네이버 앱을 깔았다. ‘전 국민이 쓰는 앱’에서 ‘전 국민이 써야 하는 앱’이 됐다.    카카오·네이버가 이런 필수 정보의 통로가 되는 데는 행정안전부 역할이 컸다. 두 기업은 행안부가 지난해 5월 시작한 공공 알림 서비스 ‘국민비서 구삐’의 첫 협력사다. 국민비서는 코로나19 방역 정보는 물론 건강검진, 해외 직구 통관, 국가장학금, 교통 과태료 같은 정부 알림을 카카오톡·네이버 등 민간 앱으로 보내준다. 최근 가입자 15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민비서를 받아볼 수 있는 민간 앱은 현재 8개. 하지만 선점 효과는 카카오·네이버가 누렸다. 국민비서는 카카오·네이버·토스 3개 앱에서 시작했고(2021년 3월), 1년이 지나서야 신한은행·KB은행(2022년 5월), NHN페이코(2022년 10월)에도 참여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은 “전자지갑 시장 선점을 원하는 업체들이 있었으나, 행안부는 유력 플랫폼을 통한 흥행을 원했다”, “원래 카카오·네이버 두 군데로 시작하려다 스타트업인 토스도 추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부 사업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기업에 기회를 주지만, 국민비서는 돈이 오가는 수주 계약이 아닌 플랫폼 사용 협약이기에 분위기가 달랐다는 것. 결과적으로 카카오·네이버 독점을 강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 공공지능정책과는 18일 중앙일보에 “당시 빠른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민간 채널을 이용하는 분위기였다”며 “국민들이 즐겨 찾는 앱을 중심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카카오톡의 메신저 점유율 90%에 비하면 국민비서 내 카톡 점유율은 25% 정도로 압도적이진 않다”며 “카톡 장애 발생 시 문자 메시지를 대체 발송한다”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국민비서 알림을 모바일 앱 외에 멀티미디어 문자(MMS)나 고도화 문자(RCS· Rich Communication Services)로도 보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카카오톡 잔여 백신 예약 화면 캡처   정부의 카카오톡 의존이 방역 때문만은 아니다.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 고지를 지난 2020년 11월부터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있다. 아동·청소년 자녀를 둔 세대주에게 인근에 사는 성범죄자 신상 및 주소를 알려주는 여가부 사업으로, 원래는 우편으로 보내줬다. 그런데 카톡으로 우선 알림을 보내고, 열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만 우편물을 보내는 방식이 됐다(2022년 1월, 네이버 알림 추가). 여가부로부터 ‘주변 성범죄자 정보를 확인하라’는 카톡 메시지를 받은 후 ‘열람하기’ 버튼을 누르면 본인 인증을 위해 카카오페이에 가입하라는 안내가 뜬다. 여가부는 당시 정책을 발표하며 “우편고지에 소요되는 예산 1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여러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가 대형 플랫폼 쏠림에 일조해 왔다.   이전 정부의 일로 치부할 수 없다. 17일 ‘행안부 다음(daum) 메일 사건’이 한 예다. 행안부 대변인실이 기자들 대상 보도자료를 다음 메일로 배포하다가, 카카오 먹통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은 것. 행안부는 “앞으로 공직자 통합 메일(korea.kr)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겠다”고 했다. 공직 사회의 무감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간과 협력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많은 국민이 쓴다’, ‘비용을 아낀다’는 이유로 시장 1위 업체에 먼저 문을 여는 둔감함이 문제다. 감독관일 때는 ‘가입자 수 믿고 몸집 불린다’고 준엄하게 플랫폼을 꾸짖으면서, 정작 정부 업무에서는 ‘가입자 많은 데랑 해야지’라고 쉽게 택해 왔다. 그래서야 감독관의 권위가 지켜지겠나. 카카오톡 독점, 정부가 들여다볼 필요 있다. 그러나 정부 스스로는 플랫폼 독점과 시장 경쟁에 대한 ‘감수성’이 있었는지, 최소한의 성찰은 필요하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0.19 06:00

  • [팩플] 尹 언급한 ‘카카오=기반통신’…부가통신사업자 규제, 어떻게

    [팩플] 尹 언급한 ‘카카오=기반통신’…부가통신사업자 규제, 어떻게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민간 기업인 카카오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남긴 질문이다. 사흘째인 17일 오후까지도 완전 복구가 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카카오에도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사는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로 전력공급망 이원화 등 의무를 지게 됐다.      ━  무슨일이야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카카오 통신망은)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화재 사건을 계기로 민간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기간통신사업자(통신·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확인했다며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가통신사업자 책임 강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2018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현장에서 국과수 감식단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  뭘 규제하나   부가통신사업자인 카카오는 그동안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수준이 약했다. 전국적으로 통신 망을 깔고 서비스하는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그 망을 토대로 사업을 하는 인터넷 기업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기 때문. 예컨대 기간통신사업자는 이중화 설비 등을 점검 받고 외국인 주주 비율도 제한되지만, 부가통신사업자는 별 다른 제약이 없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는 통신3사 등 77곳, 부가통신사업자는 1만 5000곳이다. 웬만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된다. 이제 문제는 정부가 민간 기업의 시설물과 사업에 어디까지 규제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것.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① 물리적 보호조치 추가되나 ◦ ‘넷플릭스법’의 한계 확인: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넷플릭스법)은 넷플릭스·구글·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련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에 자료 제출을 요구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법령이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리적 재해가 아닌 트래픽 안정성 확보에 방점 찍힌 데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지침을 수립하고 지키면 되는 자율규제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 “민간 데이터센터도 국가재난관리 대상” : 관심은 데이터센터로 모이고 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변재일(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은 데이터센터 규제를 담고 있다. 핵심은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국가 재난 관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 이럴 경우 정부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 보호 조치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사업자들은 재난 발생 시 정부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 “데이터센터 임차 기업도 책임”:변 의원 발의 법안은 현재 시설 보호 조치 의무가 없는 임차 기업(이번 사태에선 카카오)에도 책임을 지우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호 조치 대상자에 ‘시설을 임차해 데이터센터를 운영·관리하는 자’를 추가한 것. 지난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일명 ‘데이터센터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법안에선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대상에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포함했으나, 업계와 일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와 데이터센터의 재난 관리 계획에 대해 정부가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② 이용자 보호 의무, 통신사 수준으로?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대규모 부가통신 사업자에 한해서라도 서비스 장애 발생시, 배상 규정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이용약관 신고 의무를 지워야 한다는 것.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이용약관 시행 전 정부에 신고하고 정부가 보완을 요구하면 따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약관으로 정한 손해 배상 범위에 정부가 보완을 지시할 근거는 없다. 카카오의 경우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의 상태에서 발생한 손해’(제 15조) 등은 배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부가통신사업자의 통신서비스 중단 현황’에 따르면 카카오에서는 5년간 19건의 장애가 발생했으나 일부 유료서비스에 대해서만 이용료 할인과 쿠폰 제공 같은 간접 보상이 이뤄졌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지난 4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부가통신 사업자에게도 기간통신 사업자에 준하는 책임과 장애 배상 규정 등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틀째인 16일 오후 9시쯤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김정민 기자  ━  앞으로 지켜볼 점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면서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할 의무를 지우는 등 규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국가가 민간기업을 규제할 수 있냐”는 반발과 구글 등과 같은 해외 빅테크와의 역차별 논란이 항상 뒤따랐다. 20대 국회에서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체감규제포럼 등 4개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며 데이터센터법이 무산된 바 있다.   카카오 먹통 사태가 벌어진 만큼 이번엔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제 실행까지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민간 기업의 자율 규제를 독려해왔던 데다, 우려와 국내외 기업 간 형평성 문제도 넘어야할 산이다.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규제 실효성이 떨어져 국내 기업만 잡는다는 ‘역차별’ 우려가 크기 때문.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실적으로 민간 기업의 무료 서비스에 공공재 성격을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구글과 같은 해외 기업과 한국 기업들 간 역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전문가들 "글로벌로 서버 분산 못한 '판교 마인드'"…백업, 재난복구 시스템 새로 짜라 화재로 전원 전체 차단은 이례적…카카오-SK C&C 공방 예상 [팩플] “카카오톡 복구 왜 이렇게 느려?”…카카오 이중화, 진실은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0.17 19:07

  • [팩플] 넷플릭스 “광고 보면 5500원”…네카가 예의주시하는 이유

    [팩플] 넷플릭스 “광고 보면 5500원”…네카가 예의주시하는 이유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인 ‘광고형 베이식’ 출시를 발표했다. [AP=연합뉴스] 예고만 무성했던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가 마침내 등장한다. 구독자 수 감소에 대응해 올해 4월 처음으로 넷플릭스에 광고를 상영하겠다는 발표를 한 지 6개월만.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광고 모집과 상영을 위한 제휴를 맺는 등 차근차근 준비해온 결과다.   전 세계 약 2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광고를 장착하면서 광고판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됐다. 국내에서 플랫폼 광고로 짭짤한 수익을 차지하던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는데.    ━  무슨 일이야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인 ‘광고형 베이식’ 출시를 발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등 12개 국가에 선보일 예정. 가격은 한 달 기준 미국 6.99달러(약 1만원), 독일 4.99유로(약 7000원) 등 국가와 시장에 따라 다르다. 국내 가격은 월 5500원, 기존 최저 요금제(베이식 요금제·9500원)보다 40%가량 저렴하다.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인 ‘광고형 베이식’ 출시를 발표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  뭐가 달라져   광고 방식은 유튜브와 비슷하다. 광고 요금제 가입자들은 콘텐트 시작 전과 재생 도중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를 봐야 한다. 오프닝 타이틀이 등장하기 전과 영상 중간에 삽입되는 것. 건너뛰기 기능은 없다. 1시간 분량의 콘텐트를 시청할 경우 평균 4~5분의 광고를 봐야 하는 셈. 또한 일부 콘텐트(전체의 5~10%)는 라이센스 문제로 시청할 수 없다. 넷플릭스 측은 “현재 해당 부분의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왜 중요해   ◦ 구독자·매출 ‘일거양득’: 넷플릭스가 꺼내 든 광고 요금제는 일종의 ‘꿩 먹고 알 먹고’ 전략. 저렴한 요금제를 원하는 구독자를 끌어들이면서, 광고도 유치해 수익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지난 4월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전 분기보다 20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 증가세가 꺾인 것. 넷플릭스가 성장을 위해 마련한 대응책이 바로 광고 요금제다. 가입자가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가장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로 갈아타더라도, 광고수익을 고려하면 오히려 총매출이 늘어난다는 게 넷플릭스의 계산.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구독자가 유입되는 대신, 기존 가입자가 광고요금제로 옮겨가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총 매출을 따지면 오히려 현상유지(neutral) 되거나,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광고업계 ‘들썩’: 광고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광범위한 인지도를 보유하고, 국가별 대규모 회원을 거느린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 넷플릭스는 전 세계 2억2100만(지난 2분기 기준), 국내 500만(지난해 말 기준)의 유료 구독계정을 확보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출시는) 광고업계(마케터)에서 프리미엄 동영상 광고 시장의 잠재력이 무척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인 ‘광고형 베이식’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은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의 중간광고 모습을 시연한 모습.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  다른 데는 어때    ◦ “우리도 광고”: ‘맏형’ 넷플릭스의 움직임에 글로벌 OTT 업체들도 바빠졌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해법을 광고시장에서 찾게 된 것. 당장 디즈니플러스도 오는 12월부터 광고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미국에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예정. 기존 구독상품(월 7.99달러)의 이름이 ‘베이식’으로 바뀌는데 1시간 분량 콘텐트를 시청할 경우 약 4분 분량의 광고가 노출될 전망이다. 광고 없이 콘텐트만 보고 싶은 구독자는 월 10.99달러짜리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 골치 아픈 토종 OTT: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유료로 콘텐트를 소비하는 가입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큰 일. 매출에 욕심내다 자칫 구독자를 잃을 수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OTT 서비스에는 광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관련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먼저 시장에 진입한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 추이를 보며 국내 서비스들도 대응 방법을 떠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네카도 예의주시   국내 빅테크의 셈법도 빨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당장 광고수익이 ‘기초체력’이기 때문. 특히나 두 회사는 ‘애프터 코로나’로 인해 하락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광고 서비스 확장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대형 광고주의 수요를 빨아들이는 넷플릭스의 등장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데.   ◦ 경쟁자 마주한 네이버: 검색 광고(SA), 디스플레이광고(DA), 그리고 최근 개발한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GFA) 등 다양한 ‘광고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네이버. 당장은 넷플릭스가 등장해도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네이버 TV, 스포츠 중계 등에 삽입되는 동영상 광고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한 것은 사실. 향후 변화를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은 생겼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는 다양한 광고 상품군이 있는 만큼, 광고 시장에서 견고하게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동태 살피는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 콜 당시 동영상 광고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 이미 영상 광고 확장 실험도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카카오톡 상단에 위치한 이미지 형태의 배너를 영상 형태로 확장해서 노출하는 ‘비즈보드익스팬더블’ 시범 운영에 들어간 것.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동영상 광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넷플릭스의 또 다른 계획   광고 요금제는 수익성 향상을 위한 넷플릭스의 전략 중 일부. 현재 구독자 확보를 위한 다른 계획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게임 플랫폼’. 게임으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다. 구독자를 플랫폼에 붙잡아두기 위한 재미 요소를 추가하는 것. 현재 넷플릭스 가입자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31개. 라인업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달 자체 스튜디오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서비스하는 게임의 개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관련기사 실리콘밸리의 PO가 태평양 건너오자 생긴 일 [팩플] 메타는 14조 적자에도 “OK”, 애플은 “앗 차거”…메타버스 온도차 왜? ‘숏폼왕’ 틱톡 쫓는 유튜브의 필살기....“광고 수익 45% 줄게” [팩플]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2.10.14 19:27

  • 네이버 이어 해군까지 깔았다…'이음5G' 얼마나 빠르길래 [팩플]

    네이버 이어 해군까지 깔았다…'이음5G' 얼마나 빠르길래 [팩플]

    1784 사옥을 누비는 네이버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통신사가 깔아놓은 망 대신 스스로 5세대(5G) 망을 구축해 사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네이버가 신사옥 ‘1784’에 국내 최초로 5G 특화망(이음 5G)을 도입해 최첨단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병원·군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 중이다. 이음5G가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MOS북부와 세종텔레콤의 이음5G 주파수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또 한국전력·해군·KT에 대한 이음5G 주파수도 지정했다. 이음5G는 특정 건물이나 스마트 공장 등에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망. 이 서비스를 타인에게 제공하려면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 하고, 자기 업무나 연구개발(R&D)에만 활용할 때는 주파수를 지정 받기만 하면 된다. 이날 이음5G 주파수를 할당받은 KTMOS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자율주행 횔체어나 3차원(3D) 수술 시뮬레이션 등에 이음5G를 활용하겠다는 계획.    ━  이음5G가 뭔데?   ◦ 5G 셀프 구축 :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공모전을 통해 5G 특화망의 이름을 이음5G로 확정했다. 이통사가 깔아놓은 전국망 대신 기업이 직접 건물에 5G 장비를 설치하고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주파수는 4.7㎓(기가헤르츠)나 28㎓를 쓴다. 단, 여러 기업이 근처에서 같은 주파수를 이용하면 주파수 혼선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전파 전문가들의 현장 실사를 받아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외에도 LG CNS·SK네트웍스서비스·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이음5G를 구축했다. 이번에 승인된 5개를 포함해 기업·기관 10곳에서 사용 중이다.   ◦ 안정성, 맞춤형 장점: 이음5G는 이통사의 공용 5G나 와이파이보다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통사를 기다리지 않고도 원인 파악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쓰기 때문에 속도나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주파수 할당 대가도 싸기 때문에 경제적인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① 고인 물 시장에 메기: 정부는 2016년 제4의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공모에 나섰지만 끝내 무산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사 과점 체제를 흔들 ‘메기’를 찾았지만, 전국 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통신 사업 특성상 적격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 그런데 최근 5G망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가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음 5G가 통신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한다.    ② 쓸모 찾은 28㎓: 28㎓ 주파수는 3.5㎓ 대역보다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지연 시간도 짧아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초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국망에 활용된 3.5㎓ 대역과 달리 도달 거리가 짧고 간섭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기지국 의무 구축부터 난항을 겪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 적합하지 않아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며 이통3사가 투자를 꺼렸기 때문. 그런데 인공지능(AI)·로봇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28㎓ 대역 투자에 적극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사옥에 28㎓ 주파수로 이음5G를 구축했고 향후 더 고도화된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③ 디지털 전환의 인프라: 국내서는 스마트 공장, 데이터센터, AI·자율주행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이음5G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네트워크 안정성이 중요해지기 때문. 네이버는 이음5G 가 깔린 신사옥을 AI, 로봇, 자율주행 등을 실행하는 테스트베드로 쓰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사옥을 돌아다니는 배달 로봇 루키는 5G,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움직이는 브레인리스 로봇”이라며 “현재 60대에서 연내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3년 전부터 스마트 공장 등에 5G 특화망을 허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5G 특화망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7560만 달러(약 1조9354억원)에서 2028년 142억8496만 달러(20조1132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앞으로는   정부는 올해 총 480억원을 투입해 의료·물류·에너지 등 11개 과제를 5G 융합서비스 프로젝트로 지원할 예정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기존에 ICT와 연관성이 없거나, 아날로그 통신에 의지했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이음5G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에서 이음5G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10.07 06:00

  • [팩플] 네이버, 美 중고마켓 1위 포쉬마크 인수…C·C·C 밸류체인 강화

    [팩플] 네이버, 美 중고마켓 1위 포쉬마크 인수…C·C·C 밸류체인 강화

    네이버가 북미 1위 패션 C2C(Customer to customer, 개인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한다고 4일 발표했다. 인수금만 2조3441억원으로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 프로톤 패런트가 포쉬마크 지분 100%를 취득할 예정. 인수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된다.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네이버의 커머스·커뮤니티 전략을 알아봤다. 네이버가 미국 1위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한다고 4일 발표했다. [네이버]    ━  포쉬마크는 뭐 하는 곳?   네이버가 인수를 발표한 포쉬마크는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지역에서 중고 패션 거래를 할 수 있는 웹·앱이다. 이용자가 팔고 싶은 옷을 찍어 업로드하면 되는데, 포쉬마크는 판매 수수료를 받으며 사업을 키웠다. 특징은 바로 커뮤니티 기능. 이용자는 우편번호를 토대로 분류된 자신의 지역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피드를 꾸밀 수 있다. ‘포셔’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가 전문적으로 물건을 팔기도 하고, 라이브커머스와 유사한 기능도 있다.   ◦ 숫자로 본 포쉬마크: 누적 이용자 수 8000만명, 연간 활성 이용자 수는 4000만명. 지난 11년간 포쉬마크가 쌓은 성과다.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18억 달러(약 2조5800억원), 매출은 3억3000만 달러(약 4732억원)를 기록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활성 이용자 4000만명 중 80%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라고 설명. 또 “매출과 거래액이 3년간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다”며 포쉬마크의 성장성을 강조.   ◦ “당근마켓과 달라”: 국내에선 중고거래 앱이라고 하면 당근마켓을 떠올리기 쉽다. 일각에서 포쉬마크를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 비유하기도.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당근마켓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당근마켓이 만물상 같은 호리젠탈(horizontal·수평적인) C2C라면 포쉬마크는 한 단계 진화한 전문적이고 버티컬한 C2C 서비스”라고 말했다. 김 CFO도 “과금 모델이 입증되지 않은 만물상 같은 C2C 서비스와 과금도 잘 되고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 중에서 고민하다 포쉬마크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네이버는 왜 인수하나   ①웹툰으로 물꼬 튼 북미 사업 확대, ②커머스 사업 영향력 강화, ③MZ세대 데이터 확보.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이 세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대규모 딜을 밀어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 커머스 중에서도 C2C: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에서 개인간 거래, 중고거래가 가장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 대표는 “미국 중고 패션 시장은 한국 전체 패션 시장보다 더 크다”며 “규모·성장성을 모두 입증할 수 있다”고 말해. 또 “전 세계 C2C 시장에선 아직 최고의 강자가 없지 않냐. 그럼 네이버에게 기회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미 시장 1위 사업자를 통해 미국에 들어가는 건 좋은 기회”라고 밝혀.   ◦ 동남아·유럽·미국으로 확장: 그동안 글로벌 커머스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린 네이버. 이미 국가별 C2C 시장 업체들을 연이어 인수하고 지분투자도 해왔다. 왈라팝(스페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프랑스), 빈티지시티(일본)가 그 결과물. 네이버 자회사 크림을 통해 사솜컴퍼니(태국), 리벨로(싱가포르)에도 투자.   ◦ 네이버의 ‘C·C·C’ 전략: 커머스·커뮤니티 기능의 시너지 효과도 네이버가 기대하는 부분. 포쉬마크에는 하루 50만건의 판매 글이 올라오고 10억 건의 좋아요, 공유가 발생하고 있다.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셀러도 있다. 이용자들이 오늘 당장 무언가를 사지 않더라도 포쉬마크 안에 머물며 여러 콘텐트를 소비한다는 뜻. 최 대표는 “포쉬마크엔 체류하고 교류하고 발견하며 커머스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커머스 사업 모델은 그간 네이버가 해온 스마트스토어 사업과는 다르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 네이버는 나아가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네이버웹툰·왓패드(웹소설) 등 콘텐트 사업과 포쉬마크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앞으로는     이날 ‘빅딜’을 발표 후 네이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79% 하락한 1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18만 원대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4월 이후 2년 5개월만.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반반으로 나뉜다    네이버가 4일 포쉬마크 인수를 발표한 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딜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 ◦ 실리콘밸리 진출: 네이버가 혁신 기술과 스타트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에 진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최 대표는 “시장 1위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시너지까지 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실리콘밸리 기업 경영진에 ‘네이버가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던 건 그간 네이버가 잘했다는 뜻”이라고 말해.   ◦ 주가 급락 vs.“합리적인 인수가격”: 최 대표는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반겨주시지 않는 건가 싶다”고 했다. 이날 주가가 폭락한 데 대한 반응. 증권가에선 ▶포쉬마크가 올해 적자로 전환했으며 ▶현재 포쉬마크 주가도 지난해 초 상장 대비 반토막이라는 점 ▶네이버가 지난해 5월 왓패드에 이어 적자 기업을 연이어 인수한 점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한다”며 “통상 인수 기업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있어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사업을 추진할 때 방어적으로 하지 않는다. 방어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네이버는 거시 환경에 상관없이 좋은 기회에 투자할 수 있고 그걸 감내할 저력이 있다.” 김 CFO도 “신규 투자를 줄여가는 분위기인데 대규모 투자가 적절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반박했다. 포쉬마크는 상장 이후 한때 시가총액이 70억 달러(9조9820억원)까지 올랐는데 12억 달러라는 몸값(약 1조7000억원)에 사들인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설명.   관련기사 [팩플] 올해도 플랫폼 국감?...네이버·배민·유튜브 부르겠다는 국회 [팩플] 유튜버 읍소까지 동원…구글·넷플릭스 저격 ‘망 사용료법’ 뭐길래 [팩플] 카카오·KT·쏘카·네이버…현대차의 이유 있는 문어발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2022.10.04 18:06

  • [팩플] 유튜버 읍소까지 동원…구글·넷플릭스 저격 ‘망 사용료법’ 뭐길래

    [팩플] 유튜버 읍소까지 동원…구글·넷플릭스 저격 ‘망 사용료법’ 뭐길래

    유튜브코리아가 각종 SNS 광고를 통해 '망 사용료' 입법 반대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  무슨 일이야   이 법이 통과되면 유튜브는 엄청난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하고, 결국 한국 유튜버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될 것. 유튜브가 한국에서 노골적인 ‘망 사용료’ 입법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트 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의무화하는 7개 관련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며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자, 적극 공세에 나선 것.   유튜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법안을 공개 비판하거나, 반대 서명 운동을 광고하는 등 이례적으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20일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공청회 발언에 따르면, “개인 크리에이터(유튜버)들도 법이 통과되면 밥줄이 끊긴다는 항의 문자·e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앞서 유튜브는 4월에도 거텀 아난드 아태 부사장을 통해 “망 사용료를 법제화하면 그만큼 한국 유튜버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이란 입장을 낸 바 있다.     ━  망 사용료법이 뭔데?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에게 한국 인터넷 제공 사업자(ISP)에 대한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ISP에 해당한다. 3년 전 시작된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간 채무부존재 소송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는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내는데 해외 CP는 왜 안 내냐”는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호소를 계기로 마련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유튜브는 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구글(27.1%)과 넷플릭스(7.2%) 2개사가 차지하는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34.3%에 달한다. 즉, 법이 시행되면 유튜브는 막대한 비용을 한국 통신사에 지불해야 한다. 입법 방지 수단으로 유튜버를 앞세운 ‘여론몰이’를 택한 건 지난 인앱결제 방지법 때 한국 국회를 경험한 영향이 크다. 당시 구글은 거대 로펌을 통해 조용히 교섭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결국 법 통과를 막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갔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던 글로벌 CP 진영에 유튜브가 합류하면서, 망 사용료 갈등은 소송전에 입법전, 여론전까지 난전(亂戰)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다만 1심 패소 후 2심 중인 넷플릭스는 입법 전쟁에선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소송에 집중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 인터넷 패권 경쟁: 망 사용료 갈등은 인프라를 제공하는 ISP와 콘텐트를 제공하는 CP 간의 힘겨루기다. 결국 ‘인터넷 세계의 갑(甲)은 누구냐’의 문제. 그간 인터넷은 접속료를 제외하면 상호무과금 원칙으로 상부상조하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트래픽을 많이 잡아먹는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가 급성장한 반면, 세계 각국 ISP들의 경쟁력은 크게 약해지면서 ‘상부상조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량 트래픽 발생시키는 CP는 돈을 더 내라”는 ISP와 “소비자가 이미 통신비 냈는데 이중과금 말라”는 CP의 입장이 부딪치게 된 것. 이번 법안이나 판결이 인터넷 역사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이유다.   ◦ K콘텐트 날개 떼기?: 한편 K콘텐트가 역대급 부흥기를 맞으며 뜻밖의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면, 한국 콘텐트가 해외로 나갈 때 똑같은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 CP의 본고장인 미국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언급하자 한국 국회의 망 사용료법을 언급하며 문제삼기도.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김경록 기자  ━  해외에선   ISP-CP 간 갈등은 해외서도 불거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 빅테크가 통신망 인프라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커넥티비티 인프라스트럭처 액트(The Connectivity Infrastructure Act)’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 5월 비슷한 취지의 ‘페어 컨트리뷰션 액트(FAIR Contributions Act)’가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  앞으로는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세부적인 부분은 시행령을 통해 고치더라도, 일단 망 사용료법을 통과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다만 7개 발의안 통합 작업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법안 통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또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2심 판결은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2.09.2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