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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클라우드에 서비스 얹는 네이버…"유럽·동남아·일본 공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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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대표가 네이버클라우드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대표가 네이버클라우드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주도할 네이버클라우드가 중장기 계획을 내놨다. 해외 빅테크들이 선점한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넘어 본격적으로 해외로 나가겠다는 것. “글로벌 시장을 빼놓고는 생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이유는 뭘까.

무슨 일이야

네이버클라우드는 14일 연례 온라인 개발자 컨퍼런스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를 열고 글로벌 진출 계획 등을 밝혔다. 박원기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유럽연합(EU) 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에 비유럽 국가 중 유일한 회원사로 가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네이버클라우드의 주요 해외 진출 무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으나 이를 유럽 등 서구권으로 넓히겠다는 것.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우위를 점한 미국과 달리 독보적인 사업자가 없는 유럽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왜 중요해

◦ 클라우드로 모이는 네이버 B2B: 네이버클라우는 내년부터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 그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된다. 조직 개편을 통해 클로바(AI)·웨일(브라우저)·네이버웍스(협업 솔루션)·파파고(번역) 등 주요 B2B 사업이 네이버클라우드 밑으로 모인다. 클라우드 시장 후발 주자인 네이버클라우드에 본사의 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실적으론 클라우드 경쟁력만으로는 AWS나 애저와 차별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돌파구를 네이버 서비스에서 찾은 셈이기도 하다.

특히 업무 협업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웍스모바일과의 시너지가 주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웍스모바일은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업무용 협업 도구 ‘라인웍스’(국내 서비스명 네이버웍스)를 제공하는 곳. 지난 6월 말 기준 전 세계 40만 개 이상 기업이 라인웍스를 도입했다. 이용자 수도 440만명 이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도 클라우드에 SaaS를 결합하는 추세”라며 “클라우드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해외 진출은 생존에 필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300억 달러(약 297조원)다. 이 중 국내 시장 규모는 23억 달러(약 2조 9700억원). 세계 시장의 1% 수준이다. 이마저도 민간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우위에 있다 보니, 해외로 나가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게 네이버클라우드의 판단. 이 회사 박종열 리더는 이날 발표를 통해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20~30%는 클라우드 전환이 됐고, 아직 남은 게 70% 정도라 니치(틈새) 플레이어들도 성장할 여력이 있다”며 “글로벌을 얘기하지 않고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간절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디로 나가는데?

◦ 유럽 문 두드리고: 네이버클라우드의 무기는 ‘현지화’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집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할 포인트다. 특히 자국 빅테크 기업이 없는 유럽은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에 관심이 크다. 현지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해당 국가의 데이터 저장 요건이나 정보 수집 등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란 개념이다. 박 대표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운영에 완전한 제어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동남아에선 굳히기: 네이버클라우드는 2019년부터 국제기구나 동남아 기업에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젠 싱가포르를 거점 삼아 아태 지역 상위 3대 사업자로 성장하겠단 목표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달 싱가포르 최대 규모 통신사 스타허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 일본 점유율도 확대: 네이버에 일본은 성공 경험이 있는 시장이다. 네이버클라우드도 CSP로서 일본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박 대표는 “일본 IT 시장 규모는 한국의 2배 이상이지만 현지에 이렇다 할 CSP 강자가 없다”며 “최근 일본에 가상 사설 클라우드(VPC)를 추가하며 고성능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이날 컨퍼런스에선 네이버의 서버 이중화 조치도 공개됐다. 지난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IDC) 화재 당시 네이버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장애를 복구한 데 대해 박 대표는 “네이버는 시스템 복구와 서비스 연속성 확보를 위한 7단계 서비스·인프라 이중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각 서비스는 단계에 따라 비상시에 자동 혹은 수동으로 즉시 복구되도록 준비 돼 있다는 것. 이외에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에 갖춘 별도 BCP(업무 연속성 계획) 조직을 통해 최소 연 2회 이상 모의 훈련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