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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정정보도입니다" 네이버 뉴스 최상단에 공개한다 [팩플]
네이버는 26일 정정보도 기사 접근성을 높이는 등 뉴스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개편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포털 뉴스 서비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가운데 나온 개편안이다. 네이버는 “고침, 정정, 반론, 추후보도 모음 페이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자살 관련 기사의 댓글을 자동으로 닫는 등 뉴스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26일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정확한 기사를 이용자들이 소비하고, 자살 기사에서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시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정부·여당은 최근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기사의 배열이나 추천이 편향돼 있고, 가짜뉴스를 유포·확산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실태점검에 나섰고 지난 25일부턴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네이버가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이 정부와 여당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어떻게 바뀌었나 우선 언론중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심의를 받는 기사에 대해선 심의 상태나 결과에 대한 안내를 기사 본문 최상단에 노출하도록 했다. 원래는 관련 내용을 최하단에 배치했었다. 또 고침기사, 언론중재법에 따른 정정·반론보도 결정 이후 추후보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불공정 선거보도 경고·주의를 받은 기사들을 모아 놓은 정정보도 모음 페이지에 대한 접근성도 강화했다. 모바일에서도 해당 배너를 노출해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는 26일 정정보도 기사 접근성을 높이는 등 뉴스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진 네이버 팩트체크 서비스도 바꿨다. 그간 네이버는 뉴스홈에서 SNU팩트체크센터 관련 콘텐트를 제공해왔다. 이 센터는 네이버가 서울대와 한국언론학회에 총 60억원을 기부한 기금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올해 초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등이 “팩트체크 자체가 윤석열 정부와 보수진영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며 편향성을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 8월말 SNU팩트체크센터에 대한 지원 중단 및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고, 26일부턴 각 언론사가 개별 취재한 팩트체크 관련 기사를 모은 페이지를 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SNU팩트체크센터 서비스 계약 만료는 사업적 측면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앞으로는 각 언론사에서 작성한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분석을 편리하게 모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살 관련 기사에 대해선 댓글 서비스를 막기로 했다. 관련 기사를 인공지능(AI)으로 찾아 자동으로 댓글과 추천 스티커를 제외하게 했다. 이와 함께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자살 예방 배너도 노출한다. 네이버는 자살보도관련 기사를 AI가 찾아내 댓글창을 자동으로 닫는 기능을 선보인다. 사진 네이버 ━ 이용자 보호 충분할까 서비스 개편 효과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독보적으로 높은 뉴스 소비 점유율(66.7%)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포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해서다. 정보(IT)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외부의 문제 제기된 내용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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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방통위,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겨냥 "언론사 차별했는지 보겠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네이버 뉴스에 칼을 빼 들었다. 방통위는 네이버가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전기통신사업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했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 무슨 일이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월 5일부터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한 행위를 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태점검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특정 이용자(뉴스 제휴 언론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 불합리한 조건이나 제한의 부당한 부과, 중요 사항 미고지 등으로 법률 위반한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향후) 사실조사 결과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인위적으로 검색 결과 등에 개입하고 언론사 등에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방통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 이게 무슨 의미야 정부와 여당이 포털의 뉴스 서비스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가운데 방통위가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 개편 신호탄을 쐈다. 국민의힘은 그간 네이버 등 포털의 기사 배열이 불공정하다며 알고리즘과 뉴스 편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지난 5월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네이버에서 ‘윤석열’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비판과 비난 기사 일색”이라며 “네이버 뉴스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포털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최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공청회’에 참석해 “국민의 69%가 포털로 뉴스를 보는데 포털은 어떤 규제 수단도 없이 사회적 책임을 뺀 사각지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뭐가 문제? 네이버 사옥. 뉴스1 방통위는 특히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을 지적했다. 방통위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은 언론사의 기사 배열 관여 문제와 직결돼 특정 언론사 편중 현상 등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돼왔고, 이에 따른 사업자 차별 및 여론 왜곡의 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실태 점검에 착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뉴스엔 검색·편집 알고리즘이 특정 언론사를 우대하거나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6월 TV조선은 ‘네이버가 뉴스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해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사 순위를 낮추고 MBC 등의 순위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2021년 민주당과 MBC(스트레이트)가 “네이버 알고리즘이 보수 언론사를 선호한다”고 주장한 이후 네이버가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알고리즘을 바꿨다는 취지다. 의혹이 제기되자 네이버는 “언론사 인기도는 검색 품질 개선을 위해 사이트 인용도를 반영한 것이고, 알고리즘의 20여 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는 뉴스 유통 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자료에서 방통위는 “네이버는 우리나라 최대 검색포털 사업자로 미디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뉴스 점유율 66.7%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어 이와 관련한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방통위는 사실조사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최대 과징금 부과(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1), 형사 고발 등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가 그간 실태점검에서 조사자료 지연제출, 미제출 등으로 대응한 데 대해 경고한 바 있으며, 향후 사실조사 과정에서 조사 방해 행위가 계속될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보수언론 노출 많다" 급변경…논란 키운 네이버뉴스 알고리즘 [현장에서] [팩플] AI도 해결 못한 ‘깜깜이 논란’ 어쩌나…네이버, 3차 ‘알검위’ 발족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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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 컨트롤타워에 네이버 창립멤버 김정호 세웠다 | 팩플
카카오 IR자료 표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를 CA협의체(옛 CAC,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경영지원 총괄로 임명했다. 최근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카카오가 새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무슨 일이야 24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CA협의체에 대표급 총괄 3명을 신규 임명했다. CA협의체는 기존 CAC를 개편한 조직으로 카카오 공동체(그룹)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CA협의체 내 경영지원 총괄에 선임됐다. 카카오의 벤처캐피탈(VC) 관계사인 카카오벤처스의 정신아 대표는 사업 총괄을, 권대열 현 카카오 정책센터장은 RM(Risk Management, 위기관리) 총괄을 맡는다. 기존 배재현 투자 총괄까지 합치면 총 4명의 총괄 체제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동체 규모에 맞게 영역별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훈(왼쪽),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해 10월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최근 카카오는 본사와 핵심 관계사 전반이 잇따른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했고, 올해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가 가상자산 클레이를 이용한 배임·횡령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을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무 담당 임원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공동체 전반의 전략을 정비하고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단 의미다. 여기에 자회사들까지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규제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콜(호출)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로부터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지난달엔 대구시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부당징수를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24일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카카오엔터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모전 당선 작가들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제한했다(공정거래법 위반)고 봤다. IT업계에선 그 어느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조직을 키운 카카오가 걸맞는 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한 성장통이라는 평가가 많다. ━ 카카오의 구원투수 될까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카카오가 CA협의체 강화로 내부 재정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CA협의체는 원래 김범수 창업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호 전 크러스트 대표, 배재현 투자 총괄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에 이번 인사로 김정호 대표 등 3명이 총괄로 합류했다. IT 업계에선 김정호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높다. 김 대표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이며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를 지냈으며 2012년부터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지난해 5월부턴 김범수 창업자 개인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본사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도 경영, 관리 영역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NHN등에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김정호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과학기술로 사회문제 해결” 무보수 선언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법카로 '게임 아이템 1억' 산 카카오 CFO…비난 또 거세진다 [팩플] 카카오 이번엔 ‘코인 먹튀’ 논란...전현직 임원들 횡령 고발됐다 [팩플]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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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민간 중심 자율 규제를 보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갑질, 이용자 피해 등 플랫폼 내 고질적 문제도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플랫폼 자율 규제의 법적 근거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지적돼온 플랫폼 생태계의 문제들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토대로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번 법 개정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국정 기조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속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① 규제 넘어 혁신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규제를 지적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네이버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생성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로 전략적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② 자율 통한 성장 촉진: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정과제 중 하나.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지난해 7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기업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민간 기구나 내부 위원회를 통해 각종 분쟁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주요 내용은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율 기구나 자체 규율을 통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보호, 혁신 촉진, 상생 협력 등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자율 규제 활동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연 1회 이상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업자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정부는 제재에 앞서 그간의 자율 규제 성과 등을 고려하는 등 자율 규제 활동을 지원·촉진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 기업은 뭐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 규제를 우려했던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날 입법예고를 적극 환영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율 규제 방식의 해법이 주요 선진국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구성해 자체 규제 방안과 상생 계획을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을 출범하고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선포했던 카카오는 AI 윤리 정책을 강화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모든 게 자율? 독과점은 별개 이번 개정안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준비 중이다. 거래 환경과 이용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는 기업에 자율을 부여하되 플랫폼 간 공정 경쟁 환경은 정부가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사전 규제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방통위와 공정위가 각각 자율 규제법과 온플법을 발의한 후 국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율 규제안은 범정부부처가 참여해 만든 안”이라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되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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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알려줘" 하니 쇼핑까지 주르륵…네이버 AI검색 '큐:' 써봤다 [팩플]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큐.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20일 내놨다. 베타 테스트로 사용자 피드백을 받은 후 11월부턴 기존 통합 검색에 큐:를 적용한다. 글로벌 검색 시장 1위 구글이 생성 AI를 무기로 국내 검색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국내 검색 1위 네이버가 큐:를 통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큐:가 뭐야? 큐:는 지난달 24일 네이버가 공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검색이다. 말하듯 자연어 문장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답을 찾아준다. 현재는 이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 후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까지 수차례 검색과 클릭을 반복해야 한다. 큐:는 출처 없이 검색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챗GPT와 달리, 정보의 출처까지 밝힌다. 예를 들어, ‘추석에 만들 호박전 레시피 알려줘. 필요한 재료도 함께 사고 싶어’라고 큐:에 입력하면, 요리법과 함께 현재 구매 가능한 재료 목록도 함께 나온다. 추가 탐색을 할 수도 있다. 답변 내 ‘더보기’를 클릭하면 통합검색 결과로 연동돼 추가 콘텐트를 볼 수 있고, 이어지는 ‘후속 질문’도 할 수 있다. ━ 클로바X와 달라?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다른 서비스인 ‘클로바X’와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X는 문서 작성·창작 등에 특화돼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반면 큐:는 쇼핑·여행 등 기존의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해 포털 검색의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콘퍼런스에서 “너무 많은 선택지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과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런 경험과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 검색 공룡의 수성전: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57.40%. 지난해까지 점유율 60%대였으나 올해 50%대로 내려 앉았다. 그 사이 구글의 점유율은 20%대에서 32%까지 올랐다. 구글도 AI 챗봇 ‘바드’를 확장하며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만큼, 네이버의 전략이 구글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 네이버 생태계 효과는?: 네이버는 큐:에 쇼핑, 페이, 플레이스 등 기존 네이버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연계했다. 레시피를 검색하면 ‘네이버 장보기’가 연결되고, ‘추석 선물하기 좋은 한우세트 추천해줘’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네이버 쇼핑’으로 이어진다. 큐:가 다른 네이버 서비스로 이용자를 얼마나 유입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네이버 생성AI 검색 서비스 큐. 빨간색 박스 안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베타 테스트에 참가해 큐:를 이용해볼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이날 오전 10시부터 네이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기존 검색창 옆에 ‘큐:’ 버튼이 생겼다. 여기에서 네이버 아이디로 베타 테스트 참여 신청 후 승인을 받아야 큐:를 써볼 수 있다. 현재는 PC에서만 가능하고, 모바일 네이버에선 안 된다. 직접 사용해보니, 레시피 검색이나 쇼핑 등 생활에 밀접한 질문에는 곧잘 대답했다. 다만 ‘된장찌개 레시피와 요리 영상을 보여달라’는 질문에는 레시피와 식재료 쇼핑 목록까지만 제시할 뿐, 관련 영상은 보여주지 않았다. 또 ‘네이버 주가와 관련한 최신 기사를 보여줘’라는 질문에는 생성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 관련한 답변을 내놨다. 직전 질문에서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물어 오류가 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할루시네이션 등 서비스 품질 개선과 기능 고도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큐:가 네이버 주가 질문에 답변한 내용. 직전 검색 내용인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답하는 오류가 있었다. 사진 네이버 큐: 캡처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팩플] 韓사투리 강하지만 수학엔 오답…클로바X, 11월 기능 고도화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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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 인종차별·표절 논란...美상장 앞 '참교육' 당한 네이버웹툰 [팩플]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은 국내에서 연재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 네이버웹툰 캡처 내년 미국 증시 상장(기업공개·IPO)을 준비 중인 네이버웹툰이 콘텐트 내 인종차별적인 표현과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웹툰은 논란 이후 즉시 해당 웹툰의 게재를 중단했지만 글로벌 콘텐트 플랫폼에 걸맞은 관리 능력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서비스 중이던 웹툰 ‘참교육’(영어명 Get Schooled)의 모든 회차를 지난 15일 삭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1일 국내에 공개된 이 웹툰의 최신 회차(125회)에서 인종차별적 표현과 흑인을 비하하는 영어 단어가 나와 영어권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웹툰이 극도로 인종차별적”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이버는 한국 독자 대상으로 서비스한 125화도 삭제하고 국내에서도 장기 휴재에 들어갔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에 나온 장면을 비판하는 SNS 게시물. X(구 트위터) 캡처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웹툰은 '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선두주자다. 2014년 북미 영어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고 현재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권에 서비스 중이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억 8000만 명. 국내 웹툰 시장에서 검증된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초기 독자를 플랫폼에 모으고, 각 언어권의 지역 작가를 키워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에 영어권 독자들에게 특히 더 민감할 수 있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그대로 담은 한국 웹툰이 공개되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 입장에선 돌발 변수가 불거진 셈이다. ━ 네이버웹툰의 해명은 웹툰 참교육은 2020년 11월 네이버웹툰 연재를 시작해 장기간 국내 월요웹툰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교권 붕괴의 심각성을 느낀 교육부가 교권보호국을 설립해 문제 학교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논란이 된 참교육의 해당 회차는 국내에서 미리보기(유료)를 통해 지난 11일 공개됐다. 영어 번역이나 현지 독자에 맞는 내용 보완 등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해 북미 플랫폼에도 두 달 뒤쯤 공개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를 한국에서 미리보기한 이들이 불법으로 화면을 캡처해 영어로 내용을 번역한 후 SNS상에 유통하면서 불거졌다. 정식 현지화 이전 불법 유통된 번역본이 원작의 흑인 비하 욕설을 여과 없이 노출해 논란이 커진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웹툰의 책임이 무겁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서비스 단계부터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게 문제를 키웠다는 것. 웹툰 공개 전 사전 검수(모니터링)에서 해당 내용을 잡아내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해당 웹툰 댓글에 “한국에 사는 흑인 혼혈 아이들이 상처받을거라 생각 안하냐” “이런 부끄러운 작품을 왜 북미에 수출한 거냐” 등 비판이 나왔다. 네이버웹툰 측은 “현재 작품을 번역할 때 해당 언어 사용 국가의 정서를 고려해 현지화(로컬라이즈)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보완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웹툰 작가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는 SNS 계정에 “한국 다문화, 이민 가정이 직면한 차별을 밝히고 해결하는 내용을 다루는 과정에서 더 크고 보편적인 차별의 범위를 간과했다”며 “동질적 사회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인종차별에 대해 무지한 탓에 해로운 표현을 쓰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참교육은 다음 달 17일부터 미국에서 출판 만화로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일본작품 표절 논란도 최근 네이버웹툰의 일부 작품은 표절 논란으로 잇달아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 15일엔 일요웹툰 ‘고백 취소도 되나?’의 연재가 중단했다. 해당 웹툰의 대사 등이 일본 만화 ‘네 곁의 나’와 유사해서다. 지난 7일에는 금요웹툰 ‘여자를 사귀고 싶다’도 서비스를 중지했다. 역시 일본 만화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와 유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2건이나 일본만화 표절 논란으로 서비스 중단 절차를 밟았다. ━ 상장 앞둔 네이버웹툰, 준비는?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네이버 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은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의 미국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내년 중에 상장할 수 있게 준비는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T 업계 안팎에선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 수준에 맞는 콘텐트 관리 능력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종차별, 표절 등의 논란을 사전에 잡아내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 웹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엔 다양한 국가 이용자가 많은 만큼 사전 검수 과정에도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며 “팬덤 비즈니스인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9씹 1읽씹’ 당한 김준구…美웹툰 뚫은 ‘첨부파일 1개’ 악플도 2000만 대박도 터졌다…네이버웹툰·AI ‘사랑과 전쟁’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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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AI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AI 일상화 계획’, 성공 조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정부가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를 목표로 ‘전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과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후속 대책이다. 챗GPT발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 AI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취지다. ━ 무슨 일이야 윤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개발을 기념하고, 민관이 함께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는 복지·건강·교육·문화 등 국민 일상과 농어촌을 비롯한 산업 현장, 공공 서비스 등 정부 행정에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위해 90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네이버, LG AI연구원, 카카오, KT, SK텔레콤, 코난테크놀로지, 스캐터랩, 퓨리오사AI 는 산업계를 대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다짐하는 출정식도 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행사 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AI 기술·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혜택을 국민과 공유하며 AI 일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AI 윤리·신뢰성 강화,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규범과 질서를 주도해가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 앞서 국내 기업 부스를 방문해 초거대 AI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번 계획은 사회 각 분야의 AI 기본기를 다지고 국가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첫 단추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AI 시장 선점에 분주하자 정부도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초거대 AI 기업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초거대 AI는 전후방 산업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의 지원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계획 뜯어보니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① 일상 속 AI 접목: 정부는 독거노인, 보호아동,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AI 기기와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감염병 확산 예측 AI 모델, 공공병원 진료보조 AI 등 의료·복지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인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습 콘텐트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공공 어린이집에 AI 돌보미 로봇도 보급한다. ② AI로 산업 대전환: 법률·의료 등 민간 전문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 응용 서비스도 개발한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AI 심리상담 서비스 등을 발굴할 예정. 농어민을 위한 AI 농작업 서비스, 소상공인용 서빙 로봇 등을 지원하고 제조·물류·철강·화학 등 산업별 AI 솔루션·플랫폼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③ 정부 행정에 AI 도입: 사건 신고, 재난 대응, 행정 문의 등 대국민 공공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활용한다. 지자체 CCTV를 AI 기반 관제로 전환하고 AI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는 것. 특허·통관·통계 등 행정 기관 내부 업무에도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④ AI 교육 강화: 국민들이 AI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AI 문해력과 윤리 교육도 병행한다. 초등·중학생의 정보(AI, 소프트웨어) 수업 시수를 늘리고 대학생과 고령층, 직장인 등 성인을 위한 AI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초거대 AI의 거짓 답변(할루시네이션), 편향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지켜야할 AI 윤리 표준지침도 만든다. ━ 거창한 계획, 성공하려면 전문가들은 AI 활성화 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여주기식 단기 대책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별 AI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 산업별 AI 융합 전문가를 육성해 장기적 관점에서 AI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초중고 교육 과정뿐 아니라 대학 전공과목과 공무원 선발 과정에도 AI 과목을 추가하는 등 AI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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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KT, AI 스타트업에 200억원 투자…초거대 AI 생태계 확장
KT가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첫 번째 투자로 ‘초거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것. 네이버가 AI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공개하고, SK텔레콤이 ‘AI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 김영섭 대표와 '콴다’의 이용재 대표가 만나 AI 사업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KT는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 KT ━ 무슨 일이야 KT는 10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AI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 개발사인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순위인 ‘허깅페이스’의 리더보드 1위를 차지한 스타트업. 에듀테크 스타트업 콴다는 사진의 도표, 문자 등을 디지털로 바꾸는 광학문자인식(OCR)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활용한 문제 풀이 서비스와 비대면 과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국내 초거대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무슨 의미지 KT는 이르면 10월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예정. 이를 위해 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7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7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AI 인프라·솔루션 투자에 집중해왔다. 이번 투자는 AI 풀스택 중에서도 B2B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 협업 내용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AI 세션에 참여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KT는 업스테이지와 기업용 LLM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AI 분야 B2B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0개 국가에서 교육 분야 앱 1위를 차지한 콴다와는 교육 분야 특화 LLM 개발, 교육 플랫폼의 AI 확산 등 AI B2C 서비스 개발을 협력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KT와 협력해 세계 최고 성능의 LLM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용재 콴다 대표는 “교육 LLM 모델을 위한 특화 데이터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KT의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적인 교육 LLM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경쟁사들은 어때 규모와 기술로 대결하던 LLM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경쟁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통신업계에서는 AI 연합체를 통해 서비스 확대에 공들이는 중. SK텔레콤은 해외 통신기업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국내 11개 스타트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등 AI 동맹을 늘리고 있다. 또한 미국의 생성 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국내 AI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하고, 자사의 AI 서비스 ‘에이닷’과 LLM의 이들 기업의 LLM을 융합한 ‘멀티 LLM’ 전략을 발표하는 등 B2B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LLM 외에도 AI 반도체(사피온), 자율주행(팬텀AI), 협업툴(스윗) 분야에서 서비스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이치텔레콤의 조나단 에이브러햄슨(Jonathan Abrahamson) 프러덕트&디지털 최고 책임자, 이앤라이프(e& life)의 칼리파 알 샴시(Khalifa Al Shamsi) CEO, 싱텔의 아나 입(Anna Yip) 부대표, SKT 유영상 사장. 사진 SKT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클라우드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AI B2B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한다. 네이버는 여러 대기업과 협업 논의를 이어가며 B2B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다. ━ 앞으로는 KT의 AI B2B 서비스도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 LLM과 KT클라우드의 AI 연산 인프라를 수요 규모에 맞춰 탄력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 KT 관계자는 “공공과 금융 산업을 위한 기업 보안을 강화한 ‘기업 전용 초거대 AI’ 상품을 개발하는 등 그룹 역량을 모아 기업 고객을 위한 초거대 AI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SKT, 미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다국어 LLM 개발한다 KT, 모레에 150억 투자…‘AI 풀스택’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 [팩플]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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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네이버의 생성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 등 업무 전반에 대화형 생성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6일 삼성전자와 네이버 취재를 종합하면, 양사는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용 AI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DS부문은 직원들에게 ‘하이퍼클로바X의 12월 사내 출시’를 공지하기도 했다. KB금융 등 국내 다른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네이버의 B2B(기업 간 거래) 생성 AI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행보가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팀 네이버 컨퍼런스 단23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 무슨 의미야 ◦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의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여러 생성 AI서비스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번 삼성전자의 결정으로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의 1호 고객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을 확보하게 됐다. B2B 시장 공략 측면에서 든든한 사업 이력을 마련한 셈. ◦ 삼성전자는: 양사는 지난해 12월부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키며 AI 반도체를 고도화하고 있다. LLM에 최적화된 AI 반도체의 시장 수요가 큰 만큼, DS부문은 삼성리서치가 개발 중인 자체 생성 AI보다 국산 LLM 중 가장 앞서 있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12월부터는 DS부문 업무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하기 위해 현재 내부적으로 AI 학습용 데이터를 준비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은 삼성 자체 개발 생성 AI를 쓸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용 생성 AI, 어떻게 활용하나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반도체 공장. 사진 평택시 네이버의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생성 AI를 결합한 기업용 서비스다.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게 특징. 지난달 24일 네이버의 생성 AI 발표 현장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컨테이너 한 상자 크기의 AI 클라우드를 기업 내부에 둔다”며 “기업 내부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정보 유출 우려 없이, 자사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켜 반도체 특화 LLM를 만든 뒤 사내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 6월 서울 연세대 강연에서 생성 AI를 ‘최고의 지성’이라고 표현하며 사용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를 써야한다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는데, 난 써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도 쓸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5일 서울대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양사의 AI 반도체 개발 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의 경우 네이버가 만든 경량화 알고리즘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를 하는 FPGA(용도에 따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검증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고, 좋은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업화나 상용화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논의할 게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삼성이 만든 ‘생성형AI’ 내달 베일 벗는다 [팩플] 네이버+삼성전자=‘AI 반도체’…1위 시너지 날까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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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까이…메타·엔비디아 끌어들였다 [팩플]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3에서 워크스페이스용 '듀엣 AI'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Keep your friend close, enemy closer). 콜레오네 가문(영화 대부2)의 격언을 구글이 AI 시장 확보를 위해 실천하고 있다. 경쟁사 메타(페이스북 운영사)의 AI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에 수용하고, AI 반도체 수퍼갑 엔비디아의 손도 덥썩 잡았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합종연횡이 점입 가경이다. ━ 무슨 일이야 29일(현지시각) 구글 클라우드는 연례 기술 콘퍼런스 ‘넥스트 23’에서 자사 클라우드에 생성 AI를 결합한 신 기술·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의 AI 개발도구 ‘버텍스AI’에 메타·앤쓰로픽 등 타사의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업데이트하고 ▶엔비디아의 신형 칩 H100을 탑재한 AI용 수퍼컴퓨터 A3를 다음 달 일반 고객용으로 출시하며 ▶업무용 생성AI 도구 ‘듀엣AI’를 이날 출시한다는 내용 등이다. ━ 무슨 의미야 아마존, MS에 이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3위인 구글이 AI 시대에 전세 역전을 위해 ‘네 것 내 것’을 가리지 않고 클라우드에 AI 인프라·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① 적도 동지도 ‘우리 생태계’ 안에 이날 구글클라우드는 공식 블로그에서 “메타의 라마2(Llama 2), 앤쓰로픽의 클로드2, 아랍에미리트(UAE) TII의 팔콘 등 새로운 LLM을 버텍스AI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에서 여러 LLM 중에 필요한 모델을 골라 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런데 앤쓰로픽은 구글이 투자한 스타트업이지만, 메타와 TII는 AI 개발 진영에서 구글과는 정반대에 선 경쟁사다. 오픈AI(챗GPT 개발사)와 구글이 최신 LLM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반면, 메타는 올해 자사의 LLM 라마, 라마2를 차례로 오픈소스로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TII의 팔콘은 라마를 기반으로 개발된 LLM이다. 구글이 자체 LLM인 팜2(PaLM2)가 있음에도, 투자사뿐 아니라 경쟁사의 AI 모델까지 모두 고객에 제공하며 ‘AI 원스톱 숍’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기조 연설에서 “현재 수만 명의 개발자가 버텍스AI에서 1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사용해 생성AI 활용 SW를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객의 선택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개방형 생태계 전반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콘퍼런스 넥스트 '23 무대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등장해 토마스 쿠리안 구글클라우드 CEO와 파트너십 확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② ‘타도할 갑(甲)’ 엔비디아도 협력 구글은 이날 엔비디아와의 반도체 협력 강화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100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만든 가상머신 A3를 다음달부터 구글클라우드 고객용으로 출시한다는 것.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이날 무대 위로 깜짝 등장해 협력을 과시했다. 황 CEO는 “지금은 컴퓨팅과 생성 AI가 결합해 전례 없는 속도로 혁신을 이루는 변곡점”이라며 “이번 협력으로, 개발자들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작업을 가속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H100이 3만 달러(약 4000만원)를 훌쩍 넘는 고가에도 없어서 못 구하는 상황에서, 구글은 고객에게 ‘우리 클라우드로 오면 엔비디아 칩 풍부하다’라고 홍보하고, 엔비디아는 자사 칩의 활용도를 높이며 윈윈한 셈. 이날 협력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4.16% 올랐다. GPU 시장을 독점한 수퍼 갑(甲) 엔비디아를 대체하기 위해, 구글은 차세대 AI 반도체 칩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클라우드 기업 고객을 늘려가기 위해서라면 엔비디아와 협력에도 적극적인 것. ③ 내 기술·서비스는 계속 고도화 적과의 동침 속에서, 내 기술 연마도 계속한다. 구글은 이날 기업용 AI 서비스 ‘듀엣 AI’도 공식 출시했다. 듀엣 AI는 회의 내용 요약, 이미지 생성, 18개 언어 번역 등의 기능을 갖췄으며,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이 쓰는 클라우드 협업 도구 ‘구글 워크스페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날 자사의 최신 TPU인 ‘TPU v5e’도 공개하며 “이전 제품보다 AI 훈련 성능이 최대 2배, 추론 성능은 최대 2.5배 개선됐다”라고 밝혔다. 구글의 AI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제작 이미지 감별’ 기술도 이날 공개됐다. 버텍스AI에서 생성 AI가 만든 콘텐트에 디지털 워터마크 등으로 ‘made by AI’ 도장을 찍는 기술로, 인간 창작물 속에 AI가 구별 없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피차이 CEO는 “생성 AI의 콘텐트에 대한 워터마킹과 검증을 지원하는 최초의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 AI 업계의 화두, 생태계 확장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라면 피아 구분 없이 손잡는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이지만, 지난달 “메타의 라마2를 MS의 클라우드 애저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28일에는 오픈AI가 MS의 기업용 AI ‘코파일럿’의 경쟁 제품 격인 ‘챗GPT 기업용’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각 분야의 서비스 회사들과 사업 협력을 맺고 ‘AI 플랫폼’으로 국내 AI 생태계의 중심에 서려 한다. 최근에는 쏘카,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등과 모빌리티·게임·인프라 기업과 하이퍼클로바X 활용 협력을 발표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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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겜친이 똑똑해진다…‘김택진 쌍둥이’의 큰 그림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AI의 미래, 디지털 휴먼에게 물어라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 ‘디지털 김택진’은 뭘 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AI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외모와 표정, 음성을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휴먼이 공개되자 시장의 시선은 ‘그래서 그걸 어디에 쓸 것이냐’로 옮겨갔다. 멋진 기술적 성취이긴 하지만, 무슨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지난 28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만난 이제희(52) 엔씨소프트 최고연구책임자(CRO)는 이 질문에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라고 답했다. 컴퓨터 안에 진짜 인간 수준의 디지털 휴먼을 구현한다면 사람이 쓰는 모든 곳에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20년 가까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디지털 휴먼 한우물을 파던 그는 지난해부턴 엔씨의 AI 연구조직 NC R&D를 총괄하는 CRO로 자리를 옮겼다. 목표는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것. 그가 온 이후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김택진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엔 AI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바르코(VARCO)를 선보였다. 이르면 11월 말 자유롭게 대화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새 디지털 휴먼도 공개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부 달려들어 체급을 올리고 실력을 강화한 AI를 쏟아내고 있는 현재,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는 어떤 전략과 관점으로 이 판에 나선 걸까. 이 CRO는 “언어모델만 바라보면 할 수 있는 게 축소된다”며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고 단언했다. 한호정 디자이너, 사진 김종호 기자 ━ 엔씨, 새 디지털 휴먼 연말 공개 지난달 16일 자체 LLM을 공개했다. 게임회사가 왜 LLM을 만들었나. LLM은 모델만 달랑 내놨다고 끝이 아니다. 지금은 이 LLM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응용할지가 중요하다. 원하는 성능을 낼 수 있게 모든 걸 조율할 수 있으려면 일단 만들어야 한다. 그게 없는 상태에서 남의 것으로 하면 그냥 ‘이거 재밌네’ 하는 선에서 끝나버린다. 엔씨의 관심사는 LLM 위에 쌓을 비즈니스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LLM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필요했다. 엔씨의 LLM은 어디에 쓰나. 디지털 휴먼의 두뇌용이다. 애초부터 그걸 위해 LLM을 개발했다. 오픈AI, 구글 등과는 접근이 다르다. 목표는 진짜 사람 같은 존재인 디지털 휴먼을 컴퓨터 안에 만드는 것이고, LLM은 이를 위한 중요한 한 축이다. 언어모델만 바라보고 이를 검색⋅쇼핑에 넣는 회사들과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디지털 휴먼을 활용할 응용분야를 찾고 있다. 그럼 그렇게 만든 디지털 휴먼은 어디에 쓰려고 하나. 그 질문은 ‘사람을 어디다 쓰냐’를 묻는 것과 같다. 사람이 일하는 모든 곳에 디지털 휴먼이 쓰일 수 있다. 지금 중요한 건 신뢰의 장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다. 예컨대 금융사 직원을 디지털 휴먼으로 바꾼다고 생각해 보자. 실제 돈이 오가는 거래를 맡길 때 디지털 휴먼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신뢰 문제가 모든 영역에서 걸림돌인데, 그나마 비교적 빠르게 그 장벽을 넘고 있는 분야가 몇 개 있다. 금융, 자동차, 로보틱스가 그렇고, 특히 게임이 신뢰 문제를 가장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분야다. 디지털 휴먼이 인간의 신뢰를 얻는 방법은. 천천히 차근차근 써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단 가장 쉬운 분야에서 디지털 휴먼을 써본 사람들이 생기고,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 LLM은 디지털 휴먼 만드는 한 축 신재민 기자 엔씨소프트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4402억원,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1% 줄었다. 주력 지식재산(IP)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감소한 데다 흥행을 이어갈 신작이 나오지 않은 영향이다. 그런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LLM 바르코를 공개하자 앞으로 ‘돈은 어떻게 벌 것이냐’는 시장의 궁금증이 커졌다. 이제희 CRO에게 왜 디지털 휴먼을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보는지 물었다. 게임은 규칙을 가지고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행위다. 이때 재미는 인터랙션에서 온다. 인터랙션 중 가장 고급이 사람과 주고받는 인터랙션이다. 나만큼 깊이 생각하는 존재의 반응이라서다. 그래서 사람과 게임하는 게 제일 재밌다. 우리는 사람만큼 똑똑하고 사람만큼 반응해 줄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 게임의 재미를 다음 단계로 이끌고 싶다. 현재와 다른 게임이 가진 특별함의 핵심은 디지털 휴먼과 그 기술들일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하나. 우리는 사업을 수직적으로 만든다. 한 분야를 정하면 이 분야 모든 단계에 AI를 붙인다. 바르코 아트·휴먼·텍스트 등은 게임 개발의 모든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 AI인 ‘바르코 아트’는 사내 테스트에 들어갔다. 게임 개발엔 그림 그릴 일이 너무 많다. 한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엄청난 작업을 해야 한다. 그중 상당수를 AI가 작업할 수 있다. 단순 이미지부터 시작해 사람 얼굴, 몸, 새로운 종족 캐릭터 작화까지 한 걸음씩 시도하고 있다. AI가 캐릭터 그림 그리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게임엔 수백 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배우를 섭외하고 모션 캡처하고 4D(차원) 스캔까지 하면 캐릭터 하나 만드는 데 6개월 이상 걸린다. 그런데 게임 속 지나가는 행인1과 달려오는 경찰1을 만들 때도 그렇게 만들 순 없다. 개발자가 캐릭터의 특징을 적어주면 AI가 미리 제작된 기본 캐릭터를 활용해 개성 있는 조연을 뽑아낸다. 또 스토리 생성 AI인 ‘바르코 텍스트’는 게임 속 온갖 스토리를 쓸 수 있다. 배경, 등장인물, 상황을 적어주면 캐릭터 간 대화도 뽑아 준다. 이걸 사람이 손질해서 쓰면 된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번다는 건가. 솔직히 언어모델로 돈 벌 방법은 아직 없다. 돈을 굉장히 많이 썼고, 지금도 쓰고 있고, 내년에도 써야 한다. 요즘 돈 버는 곳은 클라우드 업체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큰 경제적 혜택은 게임 개발 비용이다. 게임 개발하려면 약 200명 정도 인원이 필요하다. 기간은 보통 5~7년 걸린다. 추산하면 평균 20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바르코가 게임을 개발하는 전 과정에 적용되면 이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게임 만드는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꾸는 중이다. ━ NPC, 멍청함의 대명사에서 친구로 지난 3월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에서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신작 ‘프로젝트M’. 사진 엔씨소프트 최근 게임업계에선 일손을 덜어줄 ‘AI 제작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딩 없이 대화로 캐릭터 동작을 구현하거나, 그래픽 초안을 AI가 만들어 주는 식이다.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휴먼과 AI를 만드는 기술이 이 영역에서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고 있다. AI가 게임 제작 전반에 도입되면, 게임 제작 기간도 줄겠다. 맞다. 다만 비용과 기간은 그대로이고 게임의 품질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게임 개발 과정에 AI를 도입해 지금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언어모델이 등장하면서 말이 게임의 메인이 될 계기가 만들어졌다. 앞으로 10년 정도 후엔 LLM이 박혀 있지 않은 게임은 드물 것이다. AI 활용이 많아지면 게임 형태가 변할까. 리니지W에 자동 번역 기능을 처음으로 집어넣었다. 그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시장은 언어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말이 통해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자동 번역이 게임에 붙으면서 서로 다른 언어권이 묶일 수 있었고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향후 출시할 게임 대부분에 번역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심지어 퍼즐게임인 ‘퍼즈업 아미토이(PUZZUP AMITOI)’에도 넣는다. AI 활용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AI는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다. 내가 NPC(Non Player Character·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와 대화했는데 호의적으로 얘기하면 NPC가 내게 아이템을 주게 설정할 수 있다. 그전까진 불가능했지만 언어모델이 대화의 맥락을 보고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행동도 마찬가지다. 내가 20명 혈맹(같은 팀)과 함께 공성전을 벌였는데 어느 정도 공헌했는지를 AI가 판단해 준다. 사실 지금은 그것 때문에 혈맹끼리 싸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AI는 아주 칼같이 공헌도를 계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NPC가 사람과 구별이 되지 않는 단계도 가능하다. 나와 19개의 AI로 이뤄진 혈맹을 만들면 혼자 공성전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NPC가 정해진 얘기만 하는 멍청함의 대명사다. 하지만 앞으론 진짜 게임을 같이하고 싶은 신뢰하는 친구인데 알고 보니 NPC였다는 일이 생길 수 있다. AI가 결합한 게임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마디로 럭비공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가능성이 정말 많아서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그래서 우리는 여러 선택지를 손에 들고 있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부사장)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산업군과 AI 관련 협업을 하고 있다. 차량소프트웨어 업체인 드림에이스와 항공기상청 등 2곳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금융, 바이오, 교육 관련 기업과도 협력 방식을 논의 중이다. 이 CRO는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기술은 하나하나가 다 펀드멘털(기본적인) 기술들이라 게임에만 쓰고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며 “게임 외 분야로 쓰임새를 늘리기 위해 우리보다 해당 분야를 잘 아는 파트너와 함께 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게임 외 어떤 분야에서 AI가 잘 쓰일 수 있나. 투자 분야가 대표적이다. 예전엔 금리, 실적 등 정해진 변수만 가지고 기계적으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했다. 그런데 LLM의 등장으로 이젠 뉴스까지 판단해 변수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진짜 자동으로 투자하는 AI 모델이 나올 것이다. 다만 이런 분야는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금융사 같은 외부 파트너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 다른 분야가 더 있다면? 패션도 AI가 잘 쓰일 분야다. 패션 기업들은 매 시즌 상품에 대한 스케치를 계속 바꿔 그려야 한다. 1년에 수천 장씩 조금 다른 이미지를 그려야 하는데 이 부분을 AI 기술로 효율화할 수 있다. 단추를 바꾼다든가, 원단 색깔을 바꾼다든가 요청대로 바로 반영할 수 있다. 이후 단계에선 스케치만 있으면 자동으로 옷본과 패턴을 만들게 할 수 있다. ━ AI 학습시킬 데이터 모으는 직원만 50명 챗GPT 대중화 이후 국내외에서는 저작권을 둘러싸고 AI 개발사와 콘텐트 창작자 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창작자 동의 없이 창작물을 AI모델 학습에 이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다. 이제희 CRO는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최근 1년여간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바르코는 무엇으로 학습했나. 누구나 다 쓰는 공유 데이터를 우선 썼다. 그런데 부족했다. 인터넷에는 데이터가 많지만 90% 이상은 사용 불가다. 우리 업계에선 ‘쓰레기’ 데이터라고 부른다. 언어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양질의’ 데이터다. 엔씨는 잘 정제돼 있는 출판물 중 저작권 시효가 만료된 데이터, 그래도 안 되면 영어로 된 양질의 데이터를 한글로 번역해 활용했다. 데이터 모으는 팀 직원만 50명가량 된다. 그래도 부족하지 않나. 데이터가 많은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언어모델에 필요한 데이터는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말을 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데이터, 나머지는 그 속의 정보를 배우는 데이터다. 글로벌 LLM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AI가 그럴싸하게 거짓말하는 문제)은 두 데이터가 구분되지 않고 섞여 있어 생긴 문제다. 그래서 우리는 모델 하나에 세상 모든 정보를 넣기보단 한 분야에 집중된 데이터를 모으는 부분에 주력했고 사이즈는 작지만 성능이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언어모델 데이터는 어떻게 확보했나. 여러 대학과 산학협력을 했다. 각 전문 분야별 교수님들이 모아주는 데이터를 활용했다. 우리 사내 데이터도 적극 활용했다. 신재민 기자 ━ “챗GPT 효과, 난제 풀릴 것” 1년여 전 IT업계 화두는 ‘메타버스’였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이 가운데 게임 제작엔진 언리얼엔진으로도 유명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과 결합한 메타버스는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가 6억 명 이상이고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메타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희 CRO에게 메타버스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버추얼 월드, 세컨드라이프 얘기했던 게 20여 년 전이다. 최근 메타버스 붐이 일었지만, 2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비어 있는 조각이 아직도 많아서다. 다만 그런 유행과는 상관없이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비어 있는 조각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단계다. 알파고 등장 이후 이 업계에선 정말 수십 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들이 풀렸다. 나는 챗GPT의 등장도 같을 거라 본다. 해결하기 어려웠던 난제들이 앞으로 5년간 빠르게 풀릴 것이고, 메타버스도 그런 면에서 이름이 어떻게 되든 흥미로운 변화를 겪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외모와 표정, 음성까지 입힌 디지털 휴먼인 디지털 김택진(TJ)을 공개했다. 디지털TJ에 대해 아직 ‘언캐니 밸리’(디지털 캐릭터가 인간과 비슷해 보일 때 생기는 불쾌감)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제희 CRO는 “영화에선 이미 디지털 캐릭터가 언캐니 밸리를 넘어섰지만 인터랙션이 있는 분야에선 아직 언캐니 밸리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GDC2023에서 선보인 디지털 휴먼 김택진(TJ KIM)의 모습. 엔씨소프트 디지털 휴먼은 현재 어느 단계인가. 지난해 말 각 분야에서 개발 중인 결과물을 붙여서 디지털 휴먼을 만들었다. 전부 다 모여서 테스트해 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누가 봐도 ‘와우(wow)’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할 거다. 연말에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공개할 것이다. 내년에는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만들자고, 내부 목표로 얘기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 어디까지 가능할 거라 보나. 어렸을 때부터 ‘진짜 사람 같은 존재’를 만드는 일에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30년 가까이 학계에서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해 어느 조각 하나를 붙들고 연구했다. 다른 분야도 연구하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와선 수백 명이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한 모든 조각을 갖고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 목표에 정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 누가 사람이고 누가 디지털 휴먼인지 구분이 안 되는, 그런 단계까지 갈 거라 본다. 관련기사 한국 인종차별로 ‘인어공주’ 망했다? 디즈니 “그건 아니고…” 누가 AI로 돈 벌 수 있는가, 이 질문에 LG가 손을 들었다 김앤장 박차고 만든 엘박스…‘판결문 맛집’ 소문난 비결 일할 때 꼭 진지해야 돼? 혁신기업 홀린 슬랙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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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MS와도 경쟁”…오픈AI, ‘기업용 챗GPT’로 350조 시장 정조준
오픈AI가 ‘기업용 챗GPT’로 최대 투자사이자 동맹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정면 대결한다. 350조원 규모의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으로 진출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스타트업과 글로벌 AL 기업간 협업 등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무슨 일이야 오픈AI는 28일(현지시간) 기업용 AI 챗봇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오픈AI의 최신 LLM(거대언어모델)인 GPT-4를 기반으로 만든 것. 일반 소비자가 구독하는 유료 챗GPT와 비교하면 최대 2배 빠르게 구동된다. 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별도 제공되며, ‘어드밴스드 데이터 분석’을 무제한으로 쓸 수도 있다. 어드밴스드 데이터 분석은 업로드한 파일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분석하고, 차트를 만드는 등 부가 작업을 할 수 있는 도구다. 엔터프라이즈 버전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 캔바, 칼라일, 에스티로더 컴퍼니,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이 초기 고객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안 우려에 대해 오픈AI는 “기업 데이터나 대화를 (GPT)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며 “모든 대화는 암호화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오픈AI는 챗GPT 엔터프라이즈 외에 소규모 팀을 위한 ‘챗GPT 비즈니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동맹’ MS와 따로 가나: 오픈AI는 그동안 MS와 협력해 기업용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번에 엔터프라이즈 제품을 출시하며 사실상 MS와 경쟁하게 됐다. MS는 올해 초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지난 달 MS는 오픈AI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용 상품 ‘빙 챗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에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개발하는 동안 MS와 논의했는지를 묻자 밝히기 거부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브래드 라이트캡은 “오픈AI와 MS는 독립적인 회사”라며 MS와 선을 그었다. ②기업용 AI 경쟁 본격화: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쓰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한 기술 기업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VM웨어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AI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캐나다의 LLM 스타트업 코히어도 기업용 챗봇 ‘코랄’을 지난달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용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억 달러(약 9조 2600억원)에서 2032년 2700억 달러(약 357조 21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 기업 시장 공략, 이유는 오픈AI는 최근 기업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22일엔 챗GPT에 적용된 ‘GPT-3.5 터보’의 파인튜닝(미세조정) 서비스도 내놓았다. 사전 학습(프리 트레이닝)된 AI 모델에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업들이 사전 학습된 AI 모델에 사내에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맞춤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오픈AI가 기업용 AI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수익 탓이다. 챗GPT 운영비는 하루 70만 달러(약 9억 3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개인 사용자에겐 ‘챗GPT 플러스’(월 20달러)로 구독료를, 기업들로부턴 GPT 모델의 API 제공 비용을 받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운영비와 투자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미국의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매출 2800만 달러(약 375억원)를 기록했지만, 그 19배에 달하는 5억4000만 달러(약 72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MS와의 동맹에 금이 갈 우려를 감수하고 기업 시장을 두드리는 이유다. ━ 한국은 어때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에서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이를 기반으로 한 '클로바X', '큐(CUE):'가 소개됐다. 2023.8.24/뉴스1 국내 IT 기업들도 기업용 AI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새로운 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후, 기업용 생성 AI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를 준비하고 있다. 문서 작성부터 코딩까지 기업 내부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하반기 사내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16일 B2B(기업 간 거래) 사업용 LLM인 ‘바르코’를 공개했다. 삼성SDS도 개발 중인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를 내달 내놓기로 했다.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기업 맞춤용 챗GPT 쓰세요" 오픈AI 급하게 만든 이 숫자 [팩플] [팩플] 엔씨도 한다, 거대 AI…국내 6번째 자체 개발, 돌파구 될까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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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韓사투리 강하지만 수학엔 오답…클로바X, 11월 기능 고도화
‘한국형 챗GPT’로 기대를 모은 네이버의 대화형 인공지능(AI) ‘클로바X’가 오는 11월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기능을 고도화한다. 지난 24일 공개된 클로바X를 실제로 써보니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최신 정보와 수학 능력에는 약한 경향을 보였다. 고도화 후에는 이런 약점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에서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이를 기반으로 한 '클로바X', '큐(CUE):'가 소개됐다. 뉴스1. ━ 무슨 일이야 27일 네이버는 올해 11월 클로바X에 대한 성능 개선 등 순차적인 기능 고도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클로바X는 네이버가 지난 24일 발표한 LLM(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챗봇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네이버가 세계 3번째로 공개한 LLM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클로바X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더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기능을 고도화해서 11월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클로바X는 베타(테스트용) 서비스 중이다. 3시간에 질문 30개로 제한되어 있다. 가입이 쇄도하다보니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대기 등록을 해야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클로바X를 공개한 당일(24일) 주가가 전일 대비 6.26% 상승했지만, 다음 날(25일)에는 8% 가까이 급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클로바X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다보니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클로바X의 정식 서비스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 클로바X, 뭘 잘하니 네이버가 내세운 하이퍼클로바X의 차별점은 한국에 특화된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점. 우선 한국의 사투리에 강했다. 기자가 “‘뭐 뭇나’가 무슨 뜻이야”라고 묻자 클로바X는 “‘뭐 뭇나?’는 경상도 사투리로 ‘무엇을 먹었느냐?’라는 뜻이다”고 옳게 설명했다. 반면 GPT4 버전의 챗GPT는 “‘뭐 뭇나?’는 표준 한국어에서는 흔히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무엇이야?’ 또는 ‘무슨 일이야?’ 정도의 뜻이 될 수 있다”며 틀린 설명을 내놨다. 클로바X 캡처. 지역 정보에도 강했다. 클로바X에 광화문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실제 존재하는 광화문 근처 식당 10곳을 추천해줬다. 클로바X와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기능인 ‘스킬’을 켜고 다시 추천해달라고 하니 맛집 소개뿐만 아니라 네이버지도 링크까지 연결했다. 클로바X 캡처. ━ 클로바X, 아직 부족한 점은 클로바X에도 LLM의 고질적인 문제인 최신 정보 미반영,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나타났다. 클로바X에 “일본 오염수 방류는 언제 시작됐냐”고 묻자 이달 초의 언론 보도를 링크로 같이 제공하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133만톤 가량의 오염수를 2023년 8월 하순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답했다. 일본 오염수는 이미 24일부터 방류가 시작했다. 시청역에서 강남역으로 가는 지하철 경로를 묻는 질문에서도 이동 역의 수, 소요 시간을 틀리게 제공했다. 네이버지도에 따르면 21개 역을 이동해 총 41분이 걸리는 경로였지만 클로바X는 5개 역을 이동해 약 17분이 소요된다고 했다. 클로바X 캡처. 수학도 어려워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확률과 통계 24번 문제를 풀어보게 시켰더니 오답을 내놨다. 반면 챗GPT는 정답(150)을 맞췄다. 클로바X 캡처. ━ 앞으로는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클로바X에 이은 생성 AI 서비스를 하반기 내내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검색과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생성 AI 검색 ‘큐:(Cue:)’를 베타 출시한다. 같은 달 콘텐트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도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다. AI 앱 개발 플랫폼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서비스를 이달에 일부 기업에 공개한 뒤, 10월 공식 출시한다.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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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23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검색→모바일→이커머스로 이어진 네이버의 성장엔진 바통을 생성 인공지능(AI)이 넘겨받을 수 있을까. 네이버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하이퍼클로바X와 연결하는 동시에 각 기업에 최적화한 기업향(向) 서비스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네이버가 세계 3번째로 공개한 LLM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만들기 위해 최근 5년간 AI 분야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로 창작자·사업자·광고주·파트너를 연결하고 이들이 성장해 다시 플랫폼 성장을 이끄는 위닝루프(winning loop, 승리의 선순환)가 우리의 성공 공식”이라며 “이 루프에 하이퍼클로바X를 더해 성공 속도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는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LLM의 핵심 노하우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매개변수는 생성 AI 훈련에 쓰인 성능 가늠자 중 하나인 오픈AI도 GPT-4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내부 평가에서 GPT-3.5보다 하이퍼클로바X의 답변 적합도가 75% 높았다”라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한 LLM 개발 경쟁은 규모를 키우고 기술을 과시하는 단계를 지나, 개발한 LLM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묻는 단계로 이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의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에 도입하고, 구글이 AI 챗봇 바드로 반격에 나선 것도 연장 선상의 일. 하이퍼클로바X와 함께 네이버가 공개한 여러 생성 AI 서비스는 이 질문에 대한 네이버의 답이다. 김영옥 기자 ━ 생성 AI의 대중화, B2C 네이버가 24일 공개한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대화 서비스부터 사무용 도구까지 하이퍼클로바X의 다양한 쓸모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4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클로바X’는 챗GPT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다.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투자 제안서 초안을 써주세요’라고 입력하면 서비스 소개부터 특징과 장점, 시장 분석, 예상 수익 등의 항목으로 나눠 투자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클로바X는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는 ‘스킬’을 통해 생태계 확장을 노린다. 이용자가 클로바X에서 쏘카, 배민, 컬리, 야놀자 서비스를 불러다 쓸 수 있는 것. 예컨대 ‘아이와 함께 타기 좋은 렌터카 추천해줘’ 하면 쏘카의 렌터카 중 적합한 차종 정보를 보여주고 예약까지 연결된다. 네이버가 이같은 생태계를 어디까지 넓히느냐에 따라 AI 플랫폼으로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부터 네이버 통합 검색에 순차 적용될 큐(QUE)는 복잡한 질문도 이해하는 검색 서비스다. 이용자가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 하기 좋은 테라스 있는 식당 찾아줘’라 질문하면,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통해 적당한 식당을 추천하고, 각 식당 이미지, 리뷰, 영업시간 등 정보를 보기좋게 편집해 제공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너무 많은 선택지는 정보탐색과 선택을 어렵게 한다”며 “이런 경험과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네이버는 창작자·사업자들을 위해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과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애드’도 선보인다. 네이버가 24일 공개한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큐. 사진 네이버 ━ 생성 AI의 수익화, B2B 기업간 거래(B2B) 분야는 LLM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네이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커넥트X (Project CONNECT X)’는 생산성 도구다. 메신저, 메일 등 여러 경로로 오는 업무 지시를 AI가 통합해 실행 계획을 세워 보고서, 이메일 초안도 만들어준다. 성낙호 총괄은 “AI가 기업 환경에서 사용하는 문서나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을 자동으로 감지해 추천하고, 이메일 답장을 제안하는 등 업무 생산성을 눈에 띄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네이버 사내에서 쓰고 차후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로 ‘뉴로클라우드’도 내놨다. LLM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컨테이너 한 상자 정도의 작은 크기의 AI 클라우드를 기업 내부에 설치한다”며 “기업 내부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네이버의 B2B AI 기술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과의 AI 반도체 협업에 이미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키며 AI 반도체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LM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해야 하는 DS 부문으로선 현재 자체 개발 중인 삼성전자의 생성 AI보다 이미 사업화 단계에 있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이날 4시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클로바X에 중앙일보 팩플팀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하자 나온 화면. 팩플레터 이름이 팩플 weelky로 변경된 점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맞는 결과를 보여줬다. 사진 네이버 캡처 ━ 시장 반응은? 네이버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6.25% 오를 만큼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LLM 모델들에서 제기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오류는 하이퍼클로바X에도 남아 있다. 생성 AI 서비스가 허위 정보를 그럴싸한 사실처럼 답하는 기술적 오류다. 이에 대해 네이버 출처가 명확한 문서를 사용하는 기술들로 답변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AI 기술 총괄은 “이런 자체 기술 탑재 후 환각 현상이 72% 감소했다”고 말했다. AI 학습용 콘텐트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우려 요소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니케이 같은 해외 주요 언론사는 자사 사이트에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데이터 수집을 금지했다. 최수연 대표는 “고품질 데이터인 뉴스 콘텐트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국제적으로도 첨예한 논란이 있어 명확히 답변하기 어렵다”며 “다만 기존 학습한 부분은 현행 법과 규제, 약관에 근거한 것이고, 앞으로 학습할 부분은 콘텐트 제공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서로 윈윈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4일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컨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상세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최재호 서치CIC 책임리더, 김용범 네이버 서치 US AI 기술총괄, 최 대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 총괄. 박민제 기자 ━ 경쟁자들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도 현재 LLM을 고도화 작업 중이다. 2021년 말 한국어 특화 LLM인 코GPT를 선보였고 올해 안에 발전된 코GPT 2.0을 공개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전문가용 거대 AI '엑사원2.0'을 공개했다. SK텔레콤도 최근 미국 생성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며 통신사업에 특화된 LLM을 구축 중이다. KT도 ‘믿음’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팩플] “지금은 네이버의 네 번째 전환점”…AI 공개 앞두고 출사표 쓴 네이버 [팩플] 엔씨도 한다, 거대 AI…국내 6번째 자체 개발, 돌파구 될까 [팩플] SKT, 앤트로픽에 1억불 투자해 다국어 LLM 개발…구글·네이버와 차별점은 AI 거짓말, 걸러낼 수 있을까…내년 총선, ‘가짜 뉴스’와의 전쟁박민제·여성국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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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맞춤용 챗GPT 쓰세요" 오픈AI 급하게 만든 이 숫자 [팩플]
오픈AI가 ‘맞춤형 챗GPT’를 만들 수 있는 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성장이 주춤한 오픈AI가 기업 대상 서비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오픈AI는 챗GPT에 적용된 ‘GPT-3.5 터보’의 파인튜닝(미세조정)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인튜닝이란 사전 학습(프리 트레이닝)된 AI 모델에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를 만드는 작업이다. 가령 의료 분야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면 의료 전문 GPT가된다. 기업들도 사전 학습된 AI 모델에 사내에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맞춤형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것. 오픈AI는 올 가을 가장 최신 모델인 GPT-4의 파인튜닝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기존 모델의 API 가격보다 5~10배 정도 비싸다. ━ 이게 왜 중요해 오픈AI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인 사용자에겐 ‘챗GPT 플러스’(월 20달러)로 사용료를, 기업들로부턴 GPT 모델의 API를 가져다 쓰는 비용을 받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운영비와 투자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챗GPT 운영비는 하루 70만 달러(약 9억 3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매출 2800만 달러(약 375억원)를 냈지만, 그 19배에 달하는 5억4000만 달러(약 72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엔 오픈AI 파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의 IT매체 애널리틱스인디아매거진(AIM)은 지난 10일 오픈AI가 2024년 말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AIM은 사용자 수 감소,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의 등장, 막대한 손실 규모를 들어 파산 가능성을 점쳤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챗GPT 웹사이트의 전 세계 데스크톱 및 모바일 트래픽은 전달보다 9.6% 감소했다. 6월에 시작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가 투자를 받으려면 성장세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 이날 오픈AI의 기업용 챗GPT에 시장이 반응할지도 미지수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GPT-3.5의 성능이 좋긴 하지만, 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를 (오픈AI 쪽에) 업로드해야 하기에 심리적 저항감이 있을 수 있다”며 “오픈AI 대신 메타의 ‘라마’ 같은 오픈소스 모델을 쓰려는 기업 수요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업스테이지 LLM팀 테크리더는 “보안 문제에서 안심할 수 없기에 금융권에서는 (오픈AI 모델을)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픈AI의 서버 환경에 따라 기업 서비스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라고 했다. ━ 韓기업도 기업용 시장 노린다 오픈AI 외에도 전 세계 IT 기업들이 기업용 AI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구글은 물론, 한국의 AI 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① 멀티 LLM으로 기업 공략하는 SKT: SK텔레콤은 23일 기업·공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멀티 LLM 전략을 발표했다. 고객이 필요로 하면 SKT가 개발한 AI 에이닷뿐만 아니라 앤스로픽, 코난 등 SKT 투자사들의 LLM을 골라 쓸 수 있게 기업·공공기관에 서비스하겠다는 것.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용 슈퍼컴퓨터 ‘타이탄’. 사진 SK텔레콤 ② 기업 맞춤형 AI 선보이는 네이버: 네이버는 24일 기존 LLM인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 산업별로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파인튜닝 범위도 과감하게 넓힌다. 네이버 하정우 센터장은 “하이퍼클로바X 모델 전체를 새로운 데이터로 추가 학습시키는 ‘풀 파인튜닝’ 서비스를 추가해 기업 고객에 더 잘 맞는 AI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LLM 모델의 일부만 새 데이터로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파인튜닝 했었다. ━ 더 알면 좋은 것 오픈소스 AI 모델을 주도하는 메타가 새로운 언어번역 AI를 내놨다. 메타는 22일(현지시간) 최대 10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심리스 M4T’를 공개했다. 100개 언어로 된 음성·텍스트를 AI가 인식하고, 이를 다른 언어의 음성·텍스트로 번역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 AI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스레드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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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지금은 네이버의 네 번째 전환점”…AI 공개 앞두고 출사표 쓴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 네이버 최신 AI 언어모델 공개까지 사흘 앞둔 네이버가 출사표를 먼저 내놨다. 오픈AI나 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하는 생성 AI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네이버만의 강점을 찾겠다는 다짐이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빅테크의 공세 속에서 네이버가 기술 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무슨 일이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1일 ‘AI 시대 속 네이버의 경쟁력’이라는 제목의 최고경영자(CEO) 주주 서한을 통해 생성 AI 기술에 대한 네이버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최 대표가 주주 서한을 보낸 건 지난 5월 이후 두 번째다. 24일 네이버가 공개할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선보인 AI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한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 검색 서비스 ‘큐(Cue:)’ 등 소비자를 대상(B2C) AI 서비스를 대거 선보인다. 네이버는 한국어에 특화된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기존의 네이버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도 출시하겠다고 밝혀왔다. 24일 공개되는 네이버의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사진 네이버 ━ 이게 왜 중요해 ‘생성 AI가 태풍처럼 몰려오는데 네이버는 플랫폼 시대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나’. 이번 주주 서한은 챗GPT가 쏘아올린 생성 AI 경쟁 국면에서 네이버가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주주 총회가 아닌 서비스 공개를 앞두고 주주 서한이 나온 것도 이례적이다. 도전에 직면한 네이버의 각오와 절박함이 엿보이기도. ◦ 네이버의 기술력: 네이버가 2년 전 공개한 하이퍼클로바의 매개변수 규모는 오픈AI의 GPT-3(1750억 개)보다 많은 2040억 개. 하이퍼클로바X의 매개변수 규모는 이 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GPT 3.5 기준) 많이 학습했다”고 강조한다. 최근 3~4년 간 네이버가 밝힌 AI 투자 비용은 1조원 이상. 최 대표는 “기초 연구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연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시장: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 AI 기술 경쟁은 이미 언어와 시장의 장벽을 넘은 지 오래다. 구글은 지난 5월 생성AI 챗봇 ‘바드’를 공개하며 영어 외에도 한국어, 일본어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바드를 업데이트해 영어·한국어·일본어 3종에 머물렀던 바드의 언어 종류를 46종으로 확대했다. 비(非)영어권 국가에 진출해 해당 국가의 정치 및 문화적 맥락에 맞는 AI 모델을 지원하겠다는 네이버와 구글은 해외에서도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들 말고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경쟁자들도 많다. ━ 네이버의 네 번째 파도 이날 서한에서 최 대표는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네 번의 기술 전환점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과거 주요 전환기 때마다 막대한 자본을 보유한 글로벌 대기업과의 경쟁은 네이버의 존립에 있어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며 “숱한 위기에서도 네이버는 한층 더 견고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인터넷 산업의 전환기를 검색(1999∼), 모바일 전환(2007∼), 전자상거래 vs. 소셜미디어(2014∼)로 분류하고 현재 생성AI로 네 번째 패러다임 변화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그 어느 경쟁 플랫폼도 보유하지 못한 고품질의 광범위한 개인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자신했다. 그 근거로 국내 검색어 점유율 1위, 국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도 서비스, 240만개의 오프라인 상점ㆍ식당에 대한 로컬 리뷰, 차별화한 콘텐트 소비(뉴스, 지식iN,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 15억개 이상의 상품과 11억개의 리뷰를 보유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월 1억건 이상의 결제 처리 건수를 들었다. ━ B2B 공략하는 하이퍼클로바X 뉴로클라우드 Rack + 데이터센터 타입. 사진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10월부터 B2B 시장 확대에도 나설 전망이다. 최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 보안, 사내 리소스 등의 제약으로 인해 자체적인 AI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적은 샘플 데이터로도 AI를 쓸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용 AI 솔루션 ‘클로바 스튜디오’를 10월에 출시하고, 생성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에 보안을 제공하는 ‘뉴로클라우드’도 선보인다. 관련기사 [팩플] 네이버, 역대 최대 영업이익…AI에 승부건다 [팩플] 머스크도, 메타도 뛰어드는 생성 AI 전쟁...구글은 韓 시장에 '러브콜' 네이버, 출시 시간표까지 공개했다…생성 AI에 집중하는 이유 [팩플]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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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SKT, 앤트로픽에 1억불 투자해 다국어 LLM 개발…구글·네이버와 차별점은
SK텔레콤이 미국 생성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과 손잡고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를 낸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네이버 등 국내외 기술기업(IT)이 가세한 생성 인공지능(AI) 시장에서 SK텔레콤이 추격의 불을 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SK텔레콤은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고 AI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오픈 AI 출신 연구원들이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한 앤트로픽은 오픈 AI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스타트업 중 하나다. 지난 5월에는 구글, 세일즈포스 등으로부터 4억5000만달러(약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지난 5월 앤트로픽에 시리즈C 투자를 진행한 SK텔레콤은 이번에는 규모를 키워 전략적 투자(SI)에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국어 LLM 공동 개발과 AI 플랫폼 구축 등에 힘을 모아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에 힘을 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제공. ━ 이게 왜 중요해 앤트로픽은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글로벌 AI 동맹 전략에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도이치텔레콤(독일), 이앤(e&, 중동), 싱텔(싱가포르) 등의 통신사와 ‘글로벌 텔코(Telco, 통신)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정석근 SK텔레콤 글로벌AI 테크사업담당은 지난 8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AI 분야에서 LLM 기술의 잠재력이 큰데, 이 기술은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통신 기업들은 이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통신사를 AI 원팀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AI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나단 에이브러햄슨 도이치텔레콤 프러덕트&디지털 최고 책임자, 칼리파 알 샴시 이앤라이프 CEO, 아나 입 싱텔 부대표, 유영상 SKT 사장.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최태원 SK 회장, 하템 도비다 e&그룹 CEO,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 부회장. 사진 SK텔레콤 ━ 구글·네이버와 뭐가 달라 구글, MS 등 빅테크 뿐만 아니라 네이버, LG 등은 생성 AI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키워 대규모 고성능의 초거대 AI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 금융 등 산업계 전반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에이닷’에 자체 개발한 LLM을 적용하고 있는데 GPT-4 등 주요 LLM과 비교해 파라미터 수가 적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협업해 AI 기술력을 보완하고, 통신사업에 특화된 LLM을 구축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 앤트로픽의 공동창업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SK텔레콤은 한국어 LLM을 개발해 본 역량과 오랜 통신업 경험이 있어 통신 특화 LLM을 함께 만들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I 기업 앤트로픽 사무실. 사진 앤트로픽 홈페이지 ━ 협력 내용은 SK텔레콤과 앤트로픽은 한국어·영어·독일어·아랍어 등을 포함한 다국어 LLM을 글로벌 통신사에 맞게 개발할 계획이다. 도이치텔레콤(독일어), 이앤(아랍어), 싱텔(영어) 등 글로벌 통신사들의 요구사항과 각국 현지 특색을 반영해 고객들을 위한 AI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오픈AI의 GPT-3 개발자이자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인 재러드 카플란이 LLM 전체 기술 방향과 사업 로드맵을 담당한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LLM은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 모델과 SK텔레콤을 통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한국어 AI 기술과 앤트로픽의 글로벌 AI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통신사들과 더불어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AI 인력 확보를 둘러싸고 SK텔레콤과 신경전을 벌였던 네이버는 오는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이 GPT-3의 6500배가 넘는다. 이날 네이버는 검색 특화 생성 AI서비스인 큐(CUE:),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 커넥트 X 등 버티컬 서비스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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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쪽 도로 잠기는 중"...동네 태풍 상황 훤한 '톡파원' 정체 [팩플]
“태화강 동굴피아쪽 공업탑 로터리 가는 방향 차선 잠기고 있어요.” “에버랜드 근처입니다! 지금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요.” 10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며 큰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전국 각지의 기상 및 도로 상황 정보를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으로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에서 부산 시민들이 태풍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톡 캡처 ━ 내 주변 태풍 상황, 여기로 공유 네이버는 지난 9일부터 네이버 날씨 탭을 통해 ‘태풍’ 페이지를 신설하고 실시간 피해 상황을 제보하는 오픈톡을 운영하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기준 사진 약 1400건과 동영상 700여건을 포함해 제보 메시지 2만6000여건 이상이 올라왔다. 태풍 페이지에는 기상 특보와 레이더 영상, 위성 영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재난 문자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태풍 등 기상 특보가 발령될 때 만들어지는 특별 페이지로, 상황이 종료되면 닫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태풍 페이지. 네이버 캡처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라이트’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전국 기상상황’ 오픈채팅방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오픈채팅방에는 오전 11시 기준 5만여명(누적 메시지 18만8000여건)이 참여해 기상 상황을 참여자들끼리 묻고 답하고 있다. 부산, 제주 등 지역별로 위험 소식을 알리는 오픈채팅방인 ‘우리동네 톡파원’ 등도 마련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 라이트 서비스를 이용해 '실시간 전국기상상황' 오픈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는 다음 포털에도 ‘제6호 태풍 카눈’ 페이지를 만들고 기상청 특보 현황, 태풍 시 행동요령 등 정보를 제공 중이다. 하단에는 지역별 재난문자를 나열해 표출하고 있다. 다음의 상단 배너에서는 ‘우리동네 태풍상황을 실시간 공유해주세요’라는 공간을 운영해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을 제보하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당근마켓도 동네생활 탭 내에 지역별 재난 문자 실시간 연동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발송하는 지역별 재난 문자를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게시판 상단에 고정 게시글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전달이 필요한 재난 문자를 빠르게 안내하고, 이용자들이 댓글로 직접 동네 상황과 현장 사진 등을 공유하도록 했다. ━ 왜 여기 모이나 전국 단위 소식이 아닌 우리 동네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이 정보 공유에 적극 참여한다. 일반 뉴스로는 전체적인 기상 소식을 확인하고, 동네 상황은 이런 오픈채팅방이나 지역 주민 중심의 플랫폼에서 찾는다는 것. 트위터(현 엑스)와 같은 SNS에서도 실시간 트렌드에 ‘태풍 피해’가 올라오며 이용자들이 현재 기상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 도로 상황 알고 싶다면 지도 앱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도 앱의 CCTV 실시간 영상으로도 도로나 거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 앱과 카카오맵 앱에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네모 이모티콘을 누르면 CCTV 선택이 가능하다. 도로에 물이 차오르고 있거나 나무가 쓰러져 있는 등의 위험 상황을 미리 알 수 있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캡처.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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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네이버, 역대 최대 영업이익…AI에 승부건다
경기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가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서비스에 적용, 효율을 높인 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중에 광고 매출도 선방했다. 네이버의 새로운 초거대언어모델(LLM) 공개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네이버의 AI 활용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 네이버 매출 뜯어보니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4079억원, 영업이익 3727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7%, 10.9%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실적 중 역대 최고다. 2021년 3분기부터 연속 하락하던 영업이익률도 15.5%로 지난 분기(14.5%)대비 소폭 상승했다. 차준홍 기자 ①AI 덕 본 광고, 커머스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온 AI 기술을 기존 서비스에 접목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의 평소 관심사를 반영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딥 매칭’ 기술을 적용했더니 이용자 클릭률이 17% 증가했다. 이런 AI 기술에 힘입어 2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6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 커머스 매출은 63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 늘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쇼핑 추천을 통해 발생한 쇼핑 거래액이 6월 기준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13% 수준이었다”라며 “AI는 쇼핑 상품 클릭 수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②글로벌에서도 선방 네이버가 올 초 인수한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는 커머스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커머스 사업 성장률은 16.2%. 포시마크는 지난 분기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도 달성했고, EBITDA 흑자 규모도 커지는 중이다. 네이버의 기술을 접목해 ‘포시렌즈’(AI 검색 기술) 등의 기능도 추가했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는 미국 패션 중고 거래 시장 내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며, 업계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중고거래(C2C) 플랫폼인 포시마크 본사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콘텐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4204억원이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선전 덕이다. 일본에서는 유료 이용자가 20% 이상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이용자당 결제액이 20% 이상 확대됐다. 최 대표는 “북미를 포함한 6개국에 웹툰, 웹소설 AI 추천 기술을 도입했더니, 이에 대한 클릭 수가 3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 네이버의 AI 빅픽처 네이버는 하반기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 수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LLM에 투자해 글로벌에서 3번째로 ‘하이퍼클로바’를 출시했지만, 아직 AI 개발 성과가 기업 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 최 대표는 “챗GPT와 같이 고도화된 수준의 상품을 시장에 빠르게 보여주지 못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주도권을 되찾아오려는 네이버의 전략은 크게 두 갈래. 일단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강화할 예정. 9월 공개 예정인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인 ‘큐:’(Cue:)를 쇼핑, 로컬, 광고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그 자체로 놀라운 기술이지만 만능은 아니다”라면서 “LLM이 네이버의 데이터 및 기능과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될 때 가치가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발굴해 가시적 매출을 내는 전략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뿐 아니라 학습·예약·쇼핑 등의 외부 서비스를 클로바X 사용 중에 연동하는 기능도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기업용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기준의 과금 모델, 구독 모델도 고려 중. 최 대표는 “B2B의 경우 좀 더 이른 시기에 매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역량을 이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 더 알면 좋을 것 AI 도입이 기회가 되려면, 비용 통제가 관건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2017년부터 AI 인력 확보 및 모델 개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김 CFO는 “AI만 전담하는 클로바 조직만 보면 사람에 대한 투자가 1년에 한 1500억 원 정도고, 인프라 장비에 매년 3000억원, GPU 연간 구매에 1500억원 내외가 든다”라고 말했다. 2분기 네이버클라우드 인프라 비용은 신규 AI 장비 투자와 데이터센터 상면비(장비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비용) 증가로 전 분기 대비 7.1% 증가했다. 김 CFO는 “초거대 AI 관련 인프라 비용은 전체 매출 대비 7% 수준을 넘지 않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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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네이버, 직방에 날세운 중개사협회와 10년만에 뭉친 이유는
네이버가 직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중개사협회)와 손을 잡았다. 이들이 10년 만에 다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전략적 파트너’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 무슨 일이야 네이버파이낸셜은 중개사협회와 부동산 중개 시장 발전과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양 기관은 지난 2일 서울 관악구 중개사협회 회관에서 만나 ‘네이버페이 부동산’을 통해 공인중개사들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부동산 매물 정보 유통 활성화 등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2일 서울 관악구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이종혁 공인중개사협회장(왼쪽)이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부동산 중개 시장의 발전과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파이낸셜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는 중개사협회가 운영하는 플랫폼 ‘한방’과 연계해 부동산 앱 1위인 직방과 호갱노노를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직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개사협회의 경우 네이버 손을 잡고 ‘한방’의 경쟁력을 키워 직방과의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직방 견제라는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를 네이버페이에서 자산·결제·금융상품·증권 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통합했다. 서비스 명칭도 네이버페이 부동산으로 바꿨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11만 공인중개사들과 다시 협력해 상생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양 기관이 부동산 중개 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 가능한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네이버파이낸셜 ━ 직방에 날 세운 중개사협회, 배경은 중개사협회와 직방의 갈등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의설립단체인 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협회가 회원 단속 권한을 갖는 이 법안을 두고 직방 등 프롭테크 업계는 “회원 징계 권한 등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개사협회가 중개수수료 할인을 제한했는지, 직방 등 경쟁 부동산 중개 플랫폼 이용을 제한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일부 중개사가 중개 수수료를 허위 광고했다며 인근 다른 중개사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협회가 확인한 것”이라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 네이버-중개사협회, 어떻게 협력할까 네이버와 중개사협회가 MOU를 체결함에 따라 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공인중개사 11만3000여명의 프로필과 경력 정보 등이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노출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구체적인 노출 방식은 협의 중”이라며 “협회 회원 중개사들은 네이버페이 부동산에서 매물 정보를 탐색하는 사용자들에게 자신만의 전문성과 강점을 강조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 종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또한 협회가 직접 운영하는 플랫폼 ‘한방’에서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전송할 수 있는 매물 건수가 지금은 월 15건이지만 앞으로는 20건으로 확대된다. ‘한방’ 플랫폼을 통할 경우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매물을 별도 등록비 없이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기존 공인중개사들은 한방을 거쳐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올리는 매물 외에도 네이버에 건당 1500~3000원의 광고비를 내며 매물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당장 네이버 등록 매물 5건이 늘어난 것보다, 앞으로 시너지 효과를 위해 무엇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직방은 어때 직방은 지난해 7월 약 1200억원을 들여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 부분을 인수하는 등 ‘스마트홈’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업계와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맞물려 지난해 3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82억원) 대비 4배가 넘는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130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515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4월 인사 평가를 거쳐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시행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대표 안성우)은 지난해 7월 삼성SDS의 홈IoT 사업 부문 영업양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직방 직방은 이번 네이버와 중개사협회의 MOU와 향후 움직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네이버파이낸셜 부동산의 영향력이 큰 만큼 직방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협회와 손을 잡고 아파트 등 매물을 확보하기 시작하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이 떨어지고 네이버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플랫폼이 직역단체와 갈등을 빚는 국면에서 ‘IT스타트업의 큰 형님’인 네이버가 중개사협회의 손을 잡은 것이 프롭테크 혁신에 도움이 되는 것일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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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짓말, 걸러낼 수 있을까…내년 총선, ‘가짜 뉴스’와의 전쟁 유료 전용
Today’s Topic‘메이드 바이 AI’… 가짜뉴스와의 전쟁 “여러분, 저는 사실 인공지능(AI)입니다. 혹시 제가 에이브러햄 링컨으로 보인다면 그것 또한 AI의 탓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AI 규제의 필요성을 연설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뼈있는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생성 AI 콘텐트가 제작된 적이 이미 여러 번 있었습니다. 올해 초 트위터엔 그가 트렌스젠더 여성에게 혐오 발언을 하는 가짜 영상이 등장했고요. 지난 5월엔 공화당이 바이든의 재선 이후 상황을 가상으로 꾸민 AI 정치 광고 영상 ‘비트 바이든(Beat Biden)’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막말하는 바이든 대통령, 경찰에 잡혀 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 계엄령 내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생성 AI발 가짜뉴스는 점점 진지한 고민거리가 돼가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은 최근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총선을 치를 한국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을 텐데요. 인간이 만들어내는 허위 정보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어요, 이제 생성 AI발 가짜뉴스까지 추가되는 이 상황. 각국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지, 해법은 있는지 오늘 해설해 드립니다. ■ 💬 목차 「 1. 범람하는 AI발 가짜뉴스 2. 2024년 선거의 해… 가짜뉴스를 막아라 3. 한국은 어때 4. AI 시대, 가짜뉴스 막으려면 」 한호정 디자이너 ━ 1. 범람하는 AI발 가짜뉴스 가짜뉴스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죠. 그런데 최근 생성 AI의 확산이 가짜뉴스의 진화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AI 때문에 더 그럴듯해진 거짓말이 더 쉽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 거짓말하는 AI 현재 생성 AI 기술의 약점은 허위 정보를 사실인 양 말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이에요.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확률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워 보일 대답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의료 정보 확인이나 의사 결정에 생성 AI를 섣불리 활용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런 한계로 인한 황당한 사건도 많았습니다. 법학자들의 성범죄 사례를 묻는 질문에 생성 AI가 실존 인물의 이름과 허위 정보를 섞어서 답하고, ‘이게 언론에 보도됐다’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기까지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세종대왕 집현전 학자들에게 맥북프로를 던진 사실이 세종실록에 등장한다’는 허황된 얘기를 챗GPT가 그럴듯하게 꾸며낸 일화가 퍼져 논란이었고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다른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들도 인정하는 한계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챗봇에 의한 허위 정보의 확산과 그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② 정교해진 딥페이크 딥페이크,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AI의 학습 기술)과 페이크(fake, 가짜)의 합성어죠. 특정 인물의 얼굴 이미지를 다른 영상에 합성해 가짜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지난 5월 트럼프가 SNS에 올린 49초짜리 뉴스 동영상에는 CNN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가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논평이 담겨 있었어요. 알고 보니 이 영상은 쿠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모습을 짜깁기한 뒤 AI로 조작한 쿠퍼의 음성을 붙인, 가짜뉴스였습니다. 트럼프가 경찰에 체포되는 가짜 AI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고요. 이 사진은 트럼프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내 ‘혹시 트럼프가 만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돌았습니다. 미국의 사이버보안업체 레코디드 퓨쳐의 알렉산더 레슬리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생성 AI 기술로 만들어진 허위 정보는 미 대선을 앞두고 더욱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며 “선거를 방해하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현장의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다. AP통신은 “해당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트럼프는 체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진 엘리엇 히긴 트위터 ③ 가짜뉴스 사이트도 등장 생성 AI로 만들어낸 사진과 동영상으로 뉴스를 만들어 배포하는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뉴스 신뢰도 평가 기관인 뉴스가드는 지난 5월 영어·프랑스어·중국어 등 7개 언어에 걸쳐 뉴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AI가 100% 생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웹사이트 125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여기선 가짜뉴스는 물론 챗봇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거짓 정보를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광고 수익’일 가능성이 큽니다. 스티브 브릴 뉴스가드 최고경영자(CEO)는 “AI 생성 뉴스 사이트들이 허위 정보를 이용해 클릭을 유도하고 광고 수익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AI가 발전하며 가짜뉴스 생산 능력도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는 점이죠. 게다가 이걸 챗봇이 일대일로 붙어 설명까지 하다니요.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이런 점을 알고는 있습니다. 지난 5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그는 “AI에 대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설득과 조작을 통해 1대1 대화형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 2. 2024년 선거, 선거, 선거… 가짜뉴스를 막아라 ① 선거판 흔드는 가짜뉴스 지금 각국이 AI발 가짜뉴스를 주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거 때문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영국의 리시 수낙 총리는 “기존의 프로파간다(선전) 봇들은 사전에 작성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형태에 그쳤는데 생성 AI를 활용하면 사용자에 따라 맞춤형 허위 정보를 생성해 낼 수 있다”며 “(생성 AI가) 선거철에 대규모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도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치릅니다. AI가 만든 가짜뉴스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통해 확산돼도 현재로선 이를 막거나 걸러낼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우려하는 이유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생성 AI의 윤리적 이슈와 해결 방안 토론회’에서 “생성 AI로 만든 가짜뉴스가 곧 국내 정치권에도 밀려들 것”이라며 “기존에도 가짜뉴스가 있었지만 생성 AI를 통해 더 정교하고 치밀한 허위 정보가 퍼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으로 AI가 민간뿐 아니라 공공행정에 적극 도입될 것”이라며 “AI가 가짜뉴스 등 허위 정보에 활용되지 않도록 공공 차원에서 활발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② 해법은 꼬리표? ‘made by AI’ 미국에서는 최근 구체적인 해법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AI로 만든 정치 광고 영상과 사진에 의무적으로 출처를 표기하도록 하는 이른바 ‘메이드 바이 AI(made by AI)’ 법안이 발의됐고, 유럽연합(EU)도 AI가 만든 콘텐트에 표기를 의무화하는 규제안을 검토 중입니다. 빅테크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미국 백악관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오픈AI 등 7개 AI 기업이 AI 생성 콘텐트에 워터마크를 넣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AI 생성물인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자사 AI가 만들어낸 콘텐트엔 표식을 남기기로 한 것이죠. 아직은 선언적인 약속일 뿐입니다만, 백악관은 대통령 행정명령과 의회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에서 알파벳, 메타, 오픈AI 등 7개 AI 기업 CEO와 AI 규제 관련 대담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③ 꼬리표 기술, 개발 쉽지 않네 빅테크는 생성 콘텐트에 꼬리표를 다는 기술을 개발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구글과 오픈AI는 이미지 생성 AI가 만든 결과물에 워터마크를 지정하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문제는 텍스트입니다. 챗GPT 같은 텍스트 생성 AI가 만든 산출물의 출처를 추적하는 레이블링 기술은 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가장 유망한 방식은 텍스트를 구성하는 단어들을 일련의 ‘토큰’ 문자열로 구성한 뒤 토큰 배열을 암호화하는 방식이에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텍스트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워터마크 기술을 누군가 개발한다면, 그게 곧 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생성 AI가 만든 텍스트를 찾아내는 딱지 붙이기 기술도 개발하고 있어요. 갈 길이 험난해 보이긴 합니다. 오픈AI는 지난 20일부로 AI 작성 텍스트 감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가 의미심장합니다. “정확도가 낮아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입니다. 감별기 출시 당시 정확도는 약 26%였는데, 이후에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영어 외의 언어는 정확도가 더 낮았고, 사람이 작성한 텍스트를 AI가 작성했다고 잘못 판단하는 사례도 있었어요. 오픈AI는 자사 블로그에 “여러 피드백을 통합해 AI가 작성한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증명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AI가 제작한 오디오와 이미지를 판별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6개월 만에 그만둔 전력이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출처 확인 기술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엔 언론사들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MS와 미디어 콘텐트의 암호화 확인 표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콘텐트 출처를 증명해 생성 AI가 만든 콘텐트인지를 확인하고, 이미지 생성에 유명인들의 이미지를 임의로 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BBC는 미국 비영리연구 단체 ‘파트너십온AI’와 함께 AI 콘텐트 악용을 막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MS는 사용자가 조작된 콘텐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클래시파이어’ 기술을 검색엔진 빙(Bing)에 도입했어요. 생성 AI의 답변에 유해성이 있으면, 검색 결과에서 배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 3. 한국은 어때 한국에서도 AI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마련이 시작됐습니다.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국을 비롯한 20개 국가의 이름을 열거한 뒤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가와 협력해 AI의 개발·사용을 관리하기 위한 강력한 국제 프레임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바로 받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AI 선도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이 앞서 발표한 (한국의) 디지털 비전과 뜻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기쁘다. 글로벌 AI 거버넌스에 대해 미국 등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요.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AI를 이용해 제작된 콘텐트의 경우 그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빅테크의 행보에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습니다. 네이버는 내달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 AI 검색 서비스 ‘큐:’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인데요. 챗GPT 등이 지적 받은 가짜뉴스와 편향성 문제를 똑같이 경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네이버 관계자는 “AI 서비스에 ‘팩트 검증 모델’을 적용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강화학습을 진행하는 등 답변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대화형 AI인 클로바X가 공개되면 국내에서도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23’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 🔎 EU의 AI 규제법, 한국은 ‘글쎄’ 「 세계 최초의 AI 규제법 도입을 추진 중인 EU는 아시아 국가들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물밑 로비전에 한창입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와 회원국들은 AI 규제 도입과 관련해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 10여 개국에 당국자를 파견했어요. “EU의 AI 법안이 ‘글로벌 벤치마크’가 되는 걸 목표로” 아시아 국가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지난달 유럽의회는 AI 규제법 협상안을 통과시켰고 이르면 2026년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아시아 국가들에선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EU가 추진 중인 규제보다 G7(주요 7개국)이 추진 중인 ‘히로시마 AI 프로세스’에 관심이 더 크다고 해요. G7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AI 통제와 관련한 국제 규범의 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성장과 발전을 위해 EU와 같은 엄격한 규제보다는 완화된 규칙에 더 관심이 크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에요. 아시아 국가들은 성급한 규제보다는 AI 혁신과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데 더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 ━ 4. AI 시대, 가짜뉴스 막으려면 가짜뉴스의 문제는 ‘생성’과 ‘유통’ 단계에 모두 걸쳐 있습니다. 생성 AI로 만들어낸 허위 정보들이 SNS의 알고리즘을 타고 너무나 빠르고 쉽게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뉴스 유통 플랫폼인 네이버는 그간 가짜뉴스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네이버의 카페나 카카오의 채팅방이 허위 정보가 퍼져나가는 창구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행성 게임, 불법 약물과 같은 불법적인 내용이나 욕설·비방 콘텐트를 AI를 통해 걸러내고 있지만 허위 정보를 판별해 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용자의 신고 후 관리자가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허위 게시물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하다 보니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성 AI 서비스가 확대되면 가짜뉴스 생산·유통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며 “자율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플랫폼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술 발전에 걸맞은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은 “생성 AI의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윤리교육’을 학생뿐 아니라 직장 내 법정의무교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앞으로 AI가 생성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AI 리터러시(문해력)’가 필수 역량이 될 것”이라며 “AI로 만든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하는 AI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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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가 드러낸 또다른 민낯…'아무데나 익명' 돈 벌면 끝인가 [현장에서]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이초 학교이야기 보니 실명 거론되네요” 지난 19일 저녁,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제목의 글이 퍼졌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이 보도된 지 몇 시간 후의 일이다. 네이버 ‘학교 이야기’는 네이버 검색창에 특정 학교 이름을 검색하면 상단에 노출되는 실시간 댓글 서비스다. 누구나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다. 다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이 게시판에는 특정 정치인의 실명이 삭제되면 또다시 올라왔다. ‘권력자의 압력으로 삭제하느냐’라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비슷한 시각, 회원 41만의 네이버 맘카페에 ’가해 학생의 할아버지는 국힘 3선 의원’이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그러나 당사자로 지목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날 “그 학교 다니는 손주 없다”라고 해명했고, 맘카페 글 작성자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서이초 사건은 한국 공교육의 현실 뿐 아니라 인터넷 문화의 현실도 드러냈다. 표현할 권리를 주장하나 책임은 없고, 플랫폼은 트래픽(접속량)을 키워 광고로 돈 벌면서도 관리에 부실하다. ━ ‘예의있게 쓰라’고 공지하면 끝인가 21일 아침 네이버는 “미확인 사실에 대한 댓글이 지속해서 게재되어 학교이야기 서비스를 임시 중단한다”라고 공지했다. 삭제 등 조치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문제 게시물이 올라와 “본연의 목적인 ‘학교생활 정보 공유’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라는 것. 21일 네이버가 학교별 익명 채팅 서비스 '학교이야기'를 임시 중단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해당 서비스 소개 글에 “학교이야기는 초등학생을 위한 서비스”라며 “에티켓을 준수해 달라”라고 적어놓았다. 그러나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별로 익명 댓글창을 운영하면서 재직 교사·재학생 확인 절차도 없으며,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어서다. 아이엠스쿨 등 주요 학교 정보 앱들은 학교별로 실명 게시판을 운영한다. 지적은 앞서도 있었다. 지난 2017년 초등학교 교사가 스쿨톡(학교이야기의 이전 이름)을 통해 성희롱과 인신 공격에 노출됐다며 시민단체가 네이버에 “스쿨톡을 폐쇄해달라”는 성명서를 냈지만 서비스는 계속됐다. 현재 네이버는 ‘명예훼손 등 권리 침해를 입었다면 게시물의 게시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사후 조치일 뿐이다. ━ ‘익명 품평’이 키우는 ‘감정노동 지옥’ 익명으로 각종 ‘품평’을 하는 플랫폼의 후기 게시판들도 마찬가지다. 138만 명이 가입한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 앱 리뷰에 관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올라온다. 리뷰를 빌미로 한 과도한 덤 요구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 호소다. 얼굴 보고는 못할 말을 비대면에 기대 마구 쏟아놓는, ‘전 국민의 금쪽이화(化)’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신고 접수된 악성·허위 리뷰는 30일간 숨기고, 자체 모니터링도 진행한다”라며 “다만 리뷰는 저작권이 인정되는 저작물이라 게시자 동의 없이 임의 삭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익명 품평 병폐의 파급효과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익명성으로 증폭된 품평·혐오·갑질 같은 온라인 상의 폐단이 오프라인 문화로 넘어오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감정노동이 사회 전체에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 집단 지성 같은 플랫폼의 순기능이 작동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필요로 하는 영역인지, 어떻게 건강한 소통을 만들지, 고민한 흔적이 없다면 ‘플랫폼이 갈등과 잡음으로 돈 번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다. 심서현 IT산업부 기자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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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모레에 150억 투자…‘AI 풀스택’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 [팩플]
KT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AI 풀스택(full stack)’ 사업에 속도를 낸다. AI 풀스택은 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 KT는 한국형 AI 풀스택을 완성해 엔비디아에 의존한 AI 솔루션 생태계를 위협하겠다는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KT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모레에 전략적 투자(SI)를 집행한다고 23일 밝혔다. KT가 100억원, KT클라우드가 5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10월 모레에 40억원을 투자하며 AI 인프라 사업에 뛰어든 KT는 지난해 7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AI 풀스택 구축 목표를 밝혔다. KT 측은 “KT그룹의 AI 인프라·응용 서비스와 모레의 AI 반도체 구동 SW,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융합해 AI 풀스택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연합뉴스 ━ 이게 왜 중요해 AI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컴퓨팅 인프라와 관련 소프트웨어가 필수. 현재 AI 컴퓨팅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그래픽 처리장치)의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AI 서비스와 솔루션도 대부분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쿠다’(CUD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2007년 선보인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서만 실행된다. 당시 엔비디아는 대학과 개발자 커뮤니티에 쿠다를 무료로 배포하며 쿠다 기반 AI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높여왔다.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GPU)·데이터센터 시스템(DGX)·소프트웨어(쿠다)·플랫폼(엔비디아AI) 등 AI 산업 부문을 수직계열화하며 ‘엔비디아 생태계’를 완성한 것. KT 관계자는 “국내 AI 인프라 시장이 상당 부분 외산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산 기술력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KT의 전략은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KT 이스트빌딩에서 열린 KT AI 반도체 사업협력위원회 워크숍. 연합뉴스 KT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AI 분야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모레의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택을 활용해 기업 고객에 엔비디아 쿠다와 호환되는 SW를 제공할 계획. 이를 통해 리벨리온 등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더욱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10월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도 출시할 예정이다. AI 풀스택을 통해 AI 기반 B2B 서비스와 AI 인프라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 조강원 모레 대표는 “KT와 협력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SW를 개발하는 등 클라우드와 초거대 AI 모델 개발 두 방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른 기업은 어때 챗GPT 열풍으로 촉발된 생성 AI 시대를 맞아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은 AI 인프라·서비스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KT뿐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등의 AI 서비스 사업화도 탄력을 받는 중. 네이버는 다음 달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다. 커머스·금융·법률·교육 등 전문 분야에 특화한 한국어 중심의 초거대 AI다. 9월에는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 베타서비스를 선보인다. 문장 형태로 질문을 입력하면 원하는 정보를 검색 방식이 도입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출시한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KT와 마찬가지로 SK그룹의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통해 AI 풀스택 역량을 키우고 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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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출시 시간표까지 공개했다…생성 AI에 집중하는 이유 [팩플]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올 하반기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대거 공개한다. 다음달 말 핵심 기반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응용 서비스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챗GPT 같은 소비자 대상(B2C) 대화형 챗봇 서비스 뿐 아니라 기업용(B2B) 생성 AI 시장에도 진출한다. 오픈AI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하는 생성 AI 경쟁에서 네이버가 수익성까지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공개 일정은 네이버는 다음달 말 기존 LLM ‘하이퍼클로바’(2021년 공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네이버 버전 챗GPT’인 ‘클로바X’도 8월에 공개된다. 창작과 요약을 비롯한 글쓰기가 가능해 개인의 생산성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챗GPT처럼 학습·예약·쇼핑 등 외부 서비스를 클로바X와 플러그인(Plug-in) 형태로 연동해 쓸 수도 있다. 9월에는 네이버의 검색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서비스를 베타(테스트용) 출시한다. 생성 AI 검색 ‘큐:(Cue:)’다. GPT-4를 적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과 유사한 서비스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이버 검색은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관련 링크를 나열해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큐:에선 긴 질문 형태로 검색이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큐:는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할 수 있다다”며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연내에 네이버 검색에도 큐:를 일부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일정. 사진 네이버 ━ 왜 중요해 이날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주요 서비스 공개 일정을 밝혔다. 당초 7월이던 하이퍼클로바X의 공개 시점이 늦춰지면서 네이버의 AI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던 차였다. 네이버는 2년 전에 자체 LLM을 이미 공개했지만, 오픈AI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도하는 최근의 서비스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하이퍼클로바X가 네이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기술, 시장, 규제 등 여러 면에서 도전에 직면한 상황. 일단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색(서치플랫폼)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 1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4명은 지난 12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두현 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했다. 검색 결과로 비영리성 정보를 우선 노출해야 하고, 광고와 비영리성 정보를 구분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네이버의 수익원인 검색광고 사업을 직접 겨냥했다. 동시에,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 AI 기술 경쟁을 따라잡는 것만도 만만치 않다.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웹 검색(PC·모바일 웹 합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5월 55.7%로 하락했다. 반면 구글은 1월 26.5%에서 5월 34.8%로 8%포인트 이상 오르며 네이버를 추격하는 중. 네이버로서는 이용자들을 불러 세울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 네이버의 AI 전략은 ① 네이버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 검색을 중심으로 큐:와 네이버 서비스들과 연계를 확대한다. 기존에 검색을 여러번 해야 가능했던 쇼핑이나 음식점 예약 등을 큐를 이용해 간편하고 빠르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작자·중소상공인(SME) 등 파트너를 위한 도구에도 생성AI를 적용한다. 먼저 콘텐트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글쓰기 좋은 소재를 추천받을 수 있고 키워드를 선택해 적절한 초안을 AI에게 써 달라고 할 수도 있다. 9월부터 일부 블로그 창작자를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 ② AI로 돈 벌기, B2B 노린다 기업용 생성 AI 시장에도 뛰어든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서비스 중인 AI 앱 개발 플랫폼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서비스를 8월에 일부 기업에 공개한 뒤, 10월 공식 출시한다. 기업들이 보유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맞춤형 생성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서버 인프라를 설치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같은 달 출시한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성낙호 기술총괄 중심으로 ‘하이퍼스케일 AI’ 조직을 확대 개편해 관련 기술개발을 준비해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