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의 독주, 쿠팡의 추격…2등 요기요는 카카오톡 들어갔다 [팩플]

    배민의 독주, 쿠팡의 추격…2등 요기요는 카카오톡 들어갔다 [팩플]

    배달 앱 2위 요기요가 ‘앱 인 앱(App In App)’ 전략을 시도한다. 국민 앱 카카오톡 안으로 들어가서 배달음식 주문을 받겠다는 것. 쿠팡이츠가 무섭게 추격하는 가운데 요기요가 카카오톡에서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주문하기 by 요기요’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위치해 있어 카카오톡을 실행 중인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고 편리한 주문이 가능하다. 사진 요기요 요기요는 21일부터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의 배달 주문을 요기요가 전담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도 이날부터 ‘주문하기 by 요기요’로 개편됐다. 요기요 앱이 없어도 최초 1회 카카오톡 회원 연동을 하면 요기요 서비스를 카카오톡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요기요 앱이 카카오톡 안으로 들어온 셈. 이달 말부터는 카카오 맵에 나온 음식점에서 요기요 배달 주문도 가능해진다.     ━  무슨 의미야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2017년 카카오톡 내에 선보였다.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배달 음식 등을 주문하면 카카오는 이를 배달 대행업체에 연결했다. 하지만 3대 배달 앱의 월활성사용자(MAU)가 3000만명을 넘는 만큼, ‘음식 주문은 배달 앱에서’ 한다는 소비자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번 요기요와 협업으로 카카오는 그간 구색만 유지하던 주문하기 서비스를 되살리고, 운영 비용도 효율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요기요도 4100만명(10월 MAU 기준)이 쓰는 카카오톡을 신규 채널로 확보한 데 의미가 있다.     ━  요기요의 고민과 전략은      신재민 기자 국내 배달 앱 시장은 배달의민족(66%)의 독주 속에, 요기요(19%)와 쿠팡이츠(15%)가 2, 3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3위 쿠팡이츠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요기요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지난달 쿠팡이츠는 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32만건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요기요(28만건)를 뛰어 넘었다. 쿠팡은 지난 4월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월4990원의 와우 멤버십 회원이 쿠팡이츠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최대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할인 혜택을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등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쿠팡이츠의 확장세는 쿠팡의 실적에도 기여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3분기 쿠팡의 호실적(매출 8조1028억원, 영업이익 1146억원) 배경 중 하나로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꼽았다. 쿠팡은 와우할인이 적용된 지역의 75% 이상에서 쿠팡이츠 거래량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1위 배민은 1900만명의 이용자를 유지하며 ‘10% 무제한 할인 쿠폰’ 등으로 쿠팡의 추격을 견제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의 속은 타들어 간다. 요기요의 MAU는 지난 8월 652만명에서 지난달 573만명으로 두 달 새 79만명이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는 약 27만명이나 늘었다. 쿠팡의 역습에 요기요는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료가 무료인 ‘요기패스X’의 월 구독료를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 데 이어 카카오와 손잡고 반전을 노린다.   사진 뉴스1 요기요는 음식 배달을 시작으로 포장·사전예약, 퀵커머스 등으로 카카오톡 내 요기요의 서비스 영역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카카오톡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다른 배달 앱을 쓰던 쿠팡 회원들을 쿠팡이츠로 모으는 상황에서 요기요와 카카오의 협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서비스 대행이 아니라, 가격·편리성 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승부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1, 3등 사이에서 고전하던 요기요는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지난 15일 SK 플래닛 대표이사 출신의 요기요 서성원 대표는 취임 1년 반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요기요 주요 주주인 GS리테일과 사모펀드 간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요기요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이정환 전 오토플러스(중고차 플랫폼)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요기요는 이 대표가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업무 능력과 경험을 갖춘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은 물론 입점 파트너사, 라이더분들과 함께 상생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1.22 05:00

  • 5000원씩 받고 '맛나요' 1만건 리뷰…AI가 잡아내자 벌어진 일 [팩플]

    5000원씩 받고 '맛나요' 1만건 리뷰…AI가 잡아내자 벌어진 일 [팩플]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고소한 리뷰 조작 업체들이 법원에서 징역형 및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연합뉴스   # “어린 아들내미도 맛있는지 만두 넙죽넙죽 받아먹네요~ㅋㅋ” 지난 2020년 7월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에 올라온 별점 5점 후기다. 그러나 어린 아들도, 만두도 없었다. 이는 마케팅 업자 A씨가 식당 주인에게 건당 5000원을 받고 배민에 올린 가짜 리뷰 9985건 중 하나다. A씨는 배민의 신뢰도를 훼손한 업무방해죄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6월 ‘온라인 가짜 리뷰 금지법’을 입법 예고했다. 허위 리뷰 1건당 최대 5만 달러(약 6700만원)의 벌금을 매긴다. 올해 들어 FTC는 아마존에서 기존 제품의 리뷰를 신제품에 갖다 붙인 비타민 업체에 벌금 60만 달러(약 8억원), 숙소에 대한 5점 리뷰를 구매한 룸메이트 중개 플랫폼 룸스터에 벌금 160만 달러(약 21억원)를 부과하는 등 ‘가짜 리뷰 척결’에 나섰다.    ━  무슨 일이야    30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은 배민에 허위 식당 리뷰를 올린 업체들이 법원으로부터 벌금형과 징역형 등을 선고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리뷰 조작은 소비자를 현혹하고 정당하게 장사하는 사장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 행위”라며 “강경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가 판결문을 입수해 확인하니, 아르바이트생을 시켜 허위 리뷰 26건을 올려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업자, ‘허위 리뷰 100개에 30만원’으로 350차례나 계약 맺고 수행하다가 징역 10월형을 선고받은 업자 등이었다. 이들 모두 배민을 착각·오인하게 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인정됐다. 김영옥 기자    ━  이게 무슨 의미야    음식 주문뿐 아니라 각종 상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소비자의 판단 근거를 흐리는 가짜 리뷰가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크몽 등 플랫폼에 올라온 허위 리뷰가 지적됐다.     미 FTC의 입법안은 실제 구매하지도 않고 평점 만점(5점) 리뷰를 올리는 것 외에도 ▶직원임을 밝히지 않고 리뷰 적기, ▶긍정적 리뷰를 쓰면 보상 주기 ▶부정적 리뷰를 삭제하기 위한 부당한 위협 ▶팔로워 수나 조회 수를 돈 주고 늘리는 것도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가짜 리뷰’로 규정했다. 김영옥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가짜 리뷰 규제는 인공지능(AI) 기술 발달과 맞물려 있다. AI는 가짜 리뷰를 무한히 생성하는 도구도, 가짜 리뷰를 실시간 탐지해내는 수단도 될 수 있다.   ◦ AI, 가짜 리뷰 생성: 미 FTC는 입법 예고를 공지하며 “최근 AI 챗봇 등 생성 AI 도구가 허위 리뷰 작성에 사용된다는 보고가 있다”며 “AI 기술로 인해 가짜 리뷰 작성이 쉬워지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 AI, 가짜 리뷰 탐지: 배민은 지난 2021년 말부터 허위 리뷰 모니터링에 AI를 도입했고, 효과를 봤다. 진위가 의심되는 리뷰를 쓴 회원과 식당의 관계를 AI가 분석해 ‘리뷰 업자’를 가려내면 배민이 고소 및 경고 조치를 한다. 배민에 따르면, AI 도입 이전보다 허위 의심 리뷰 제보가 83% 감소했다.   ◦ 플랫폼, 방지 기술 공유: 지난 17일 아마존과 트립어드바이저, 부킹닷컴, 글래스도어 등 여행·쇼핑·평점 플랫폼 업체들이 가짜 리뷰와 싸우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후기를 위한 연합’을 출범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가짜 후기의 운영 방식과 탐지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허위 리뷰 걸러내기. 사진 우아한형제들    ━  이걸 알아야   플랫폼 리뷰의 또 다른 병폐는 ‘악성 리뷰’다. 구매한 건 맞지만 허위 사실로 악평을 올리는 행위다. 플랫폼들은 악성 리뷰에 “빠르게 대처하기가 어렵다”라고 토로한다. 리뷰 내용의 사실 여부를 따져야 하는 데다, 리뷰가 작성자의 저작물로 인정돼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삭제할 수 없기 때문.   악성 리뷰는 자영업자가 사이버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소해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배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며 무료 서비스 요청이 거절당하자 ‘음식에 침 뱉어서 왔다’라고 거짓 리뷰를 올린 소비자에게 벌금 600만원이 선고되기도 했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에도 배달 앱 내 악성 리뷰에 대한 기준·정책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10.31 05:00

  •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민간 중심 자율 규제를 보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갑질, 이용자 피해 등 플랫폼 내 고질적 문제도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플랫폼 자율 규제의 법적 근거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지적돼온 플랫폼 생태계의 문제들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토대로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번 법 개정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국정 기조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속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① 규제 넘어 혁신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규제를 지적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네이버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생성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로 전략적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② 자율 통한 성장 촉진: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정과제 중 하나.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지난해 7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기업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민간 기구나 내부 위원회를 통해 각종 분쟁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주요 내용은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율 기구나 자체 규율을 통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보호, 혁신 촉진, 상생 협력 등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자율 규제 활동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연 1회 이상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업자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정부는 제재에 앞서 그간의 자율 규제 성과 등을 고려하는 등 자율 규제 활동을 지원·촉진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  기업은 뭐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 규제를 우려했던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날 입법예고를 적극 환영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율 규제 방식의 해법이 주요 선진국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구성해 자체 규제 방안과 상생 계획을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을 출범하고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선포했던 카카오는 AI 윤리 정책을 강화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모든 게 자율? 독과점은 별개   이번 개정안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준비 중이다. 거래 환경과 이용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는 기업에 자율을 부여하되 플랫폼 간 공정 경쟁 환경은 정부가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사전 규제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방통위와 공정위가 각각 자율 규제법과 온플법을 발의한 후 국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율 규제안은 범정부부처가 참여해 만든 안”이라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되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20 17:33

  • [단독] 배민 김봉진 또 창업한다 "알찬 중소기업 여러개 만들 것"

    [단독] 배민 김봉진 또 창업한다 "알찬 중소기업 여러개 만들 것"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가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관련 창업팀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한 회사도 설립했다. 이름은 그란데클립. 일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제품화하는 회사다. 김 창업자는 지난 16일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창업 소식을 공개했다.      ━  무슨 일이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지난 16일 서울시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현대카드 김봉진 창업자는 이날 서울시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의 토크쇼에서 ‘그란데클립’(grandeclip) 창업 사실을 공개 석상에서 처음 밝혔다. 김 창업자는 “일단 모여서 리서치(연구)를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처럼 큰 사업보다는 알찬 중소기업 여러 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토크쇼는 현대카드 문화 행사인 ‘다빈치 모텔’의 둘째 날 일정으로 ‘브랜딩하는 CEO VS 경영하는 디자이너’란 주제로 진행됐다.     ━  이게 왜 중요해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쓴 김봉진의 연쇄 창업으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선 상징적인 행보다. 김 창업자는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지난 2020년 12월 글로벌 배달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DH)에 4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4조8000억원)에 매각했다. 한국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 창업자가 글로벌 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첫 사례였다. 김 창업자는 지난 2월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7월엔 우아DH아시아 의장직도 사임하며 새 출발을 예고했다. 회사를 완전히 떠나겠다고 선언한 7월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며 디자인 분야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그란데클립, 어떤 회사야   그란데클립 홈페이지 캡쳐 이날 김 창업자는 “회사를 작게 하나 만들어 제 통장에서 월급을 주고 있다. 그란데클립이란 이름의 회사”라며 “작은 클립을 크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뭘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일한 친구들과 다시 모여 리서치를 하고 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투자 관련 이들이다. 배민처럼 큰 사업보다 알찬 중소기업을 여러 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안 가냐”고 묻자 김 창업자는 “싱가포르에도 팀이 있다. 한국팀과 싱가포르팀이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새로운 회사의 수익모델을 묻자 김 창업자는 “1년 정도 리서치를 할 생각이다. 브랜딩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많다”고 했다. 그란데클립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있고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모인 팀”이다. 홈페이지에는 “그란데클립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아이디어들을 실험하고 제품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소개돼 있다.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와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진행할 프로덕트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획자 등을 뽑는다는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다.    ━  정태영·김봉진은 무슨 얘기 나눴나     정 부회장과 김 창업자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해 대담했다. 정 부회장이 “주변에 브랜딩과 마케팅을 배우고 싶다는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냐”고 묻자 김 창업자는 “브랜딩은 철학을, 마케팅은 전략을 붙인다는 점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철학은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바라보는 것으로, 브랜드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라면서 “반대로 마케팅은 전략이고 전쟁이다. 전략은 상대방을 속이는 기술로, 마케팅은 상대방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사진 현대카드 두 사람은 ‘서체 마케팅’에 대한 상반된 의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배민은 글씨체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지만, 현대카드는 서체 배포에 부정적이다. 김 창업자가 “(기업 서체를) 카피하는 이들이 많다는 건 성공의 척도”라고 말하자 정 부회장은 “배민은 구글스러운 접근이고 나는 애플스러운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모바일 기반 온라인 플랫폼을 만든 김봉진 전 의장이 연쇄 창업자로 나서는 건 창업 생태계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아시아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후배 창업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김봉진 물러난다…'배민 창업' 12년 만에 대표직 사임 [팩플] 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⑤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9 05:00

  •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 2019년 12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가 한국에 이어 아시아 배달 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국의 배달 앱 시장을 키우고, 스타트업 매각 신화를 쓴 이의 퇴장, 혹은 새로운 출발이다.    ━  무슨 일이야    7일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창업자가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김 의장은 우아한형제들 전 직원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e메일 보내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본다”며 사임 인사를 했다.    우아DH아시아는 독일계 배달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사로, DH의 아시아 13개국 사업을 관장한다. 김 의장은 지난 2020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을 DH에 매각한 뒤 우아DH아시아 의장으로 아시아 배달 사업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고문직만 맡게 된다.    ━  김봉진 13년 성취   김 의장은 한국 외식 산업을 배달 중심으로 재편한 주역이다. 2010년 출시한 배달의민족 앱은 국내 모바일 기반 B2C(소비자 대상) 플랫폼 전성시대를 열었다. 창업 초기에는 전단지를 모으고 식당 주인들을 설득해 입점시키며 ‘흙수저 창업신화’를 썼다.    웹 디자이너 출신인 김 의장은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적을 정도로 디자인과 마케팅을 중시했다. ‘을지로체’, ‘한나체’ 같은 글씨체를 자체 제작해 배포했고,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 B급 감성의 광고로 주목받았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배민다움’ 등 자율·팀워크를 강조한 기업문화롤 만들고 알렸다.   지난 2019년 말 DH의 배민 인수는 한국 스타트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DH는 당시 ‘요기요’와 ‘배달통’을 내세워 배민과 경쟁했지만 배민을 꺾지 못하자 결국 인수합병(M&A)를 택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라고 했고, DH는 요기요를 팔고 배민을 품었다.    김 의장은 “배민 매출이 100억원일 때 그 정도면 상장하라는 이들도 많았지만, 회사를 더 키우는 길을 택했다”고 나중에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DH의 공습을 막아내고 국내 배달시장 1위를 고수한 끝에, 40억 달러 규모의 엑싯(exit·스타트업 투자자나 창업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이뤄낸 것. 이후 하이퍼커넥트(아자르 앱)가 미국 매치그룹에 인수되고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등 한국 유니콘 기업의 대형 엑싯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김봉진 미완의 과제   아시아 진출의 꿈은 미완으로 남았다. 김봉진 의장은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DH에 매각할 때 현금화하는 대신 DH 지분으로 전환해, DH 이사회 멤버(글로벌 자문 이사회)로 경영에 참여했다. 앞서 배민은 2019년 ‘BAEMIN’ 브랜드로 베트남에, 2020년 ‘푸드네코’ 브랜드로 일본에 진출했었다.    김 의장의 우아DH의 아시아 사업 13개국 사업을 주관하며 아시아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DH는 2021년 12월 ‘경쟁 심화와 노동력 부족’을 이유로 일본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의 BAEMIN은 그랩 같은 동남아 대기업에 밀려 현지 시장 점유 4위권에 머물고 있다(베트남 전자상거래 백서 2022).   한국 배민은 혁신과 유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배민은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2021년 사실상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는 매출 2조9471억원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 명실상부 돈 버는 기업이 된 것. 다만 외국계 모기업 DH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에 머무는 것이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난 1분기 DH 매출의 37%는 아시아에서 나왔고, 아시아 매출의 상당 부분은 한국 배민이 차지한다.    ━  김봉진은 앞으로   김 의장은 사임 후 디자인 분야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과를 졸업했고 배민 창업 전 네오위즈·네이버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김 의장은 직원 대상 메일에서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다”라며 “커다란 세상에 ‘작은 생각 하나’와 ‘뜨거운 열정 하나’를 품고 세상과 맞짱을 떠보려는 후배들도 도와보려 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여러분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네요”라며 “고맙고 또 고맙고, 고맙습니다”라고 이메일을 맺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아래는 이메일 전문.    안녕하세요 김봉진입니다. 오랜만에 전체 메일을 드리네요. 무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배민’은 열정적이고, 정열적입니다.   우리 구성원들과의 함께 했던 그 열정의 시간들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열정은 너무 뜨겁고 너무 큰 힘을 쓰는 일인지라 좋은 쉼표가 있어야 좋은 마침표로 완성됩니다. 이제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봅니다.   ‘우리들의 배민’과의 연결은 계속될 것입니다. ‘고문’이라는 역할로 여러분과 연결되어 뜨거운 도전에 지속적으로 힘을 더할 겁니다.   우리의 생각은 멋졌고, 우리의 시간들은 행복했습니다. 풋~ 하고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아! 하며 우리의 생각은 진화되었습니다. 우리들의 ‘풋!’과 ‘아!’는 대한민국의 외식시장을 진화시켰다고 자부합니다. 구성원들이 함께 이룬 것들입니다. 고마움을 전합니다.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서 떠나라’ 우리 회사 공간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여러분의 멋진 도전을 위해 제가 적은 것입니다. 그때 생각이 눈 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작은 시작 앞에서 여러분들과의 시간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 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커다란 세상에 ‘작은 생각 하나’와 ‘뜨거운 열정 하나’를 품고 세상과 맞짱을 떠보려는 후배들도 도와보려 합니다.   새로운 도전에 우리 배민 구성원들이 응원해주면 큰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고맙다’는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네요. 고맙고 또 고맙고,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팩플] 1년만에 4200억 흑자 낸 배민...“압도적 1위의 독식, 나머지는 다 적자” ‘적과의 동침’ 그 후 2년…LINE·배민, 오겡키데스카 배달 미래? ‘나 배고파’에 있다…구글맨이 ‘요기요’ 택한 까닭 퀵커머스 : 배송의 미래인가, 파산행 급행열차인가 [팩플] 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⑤

    2023.07.07 16:40

  • [팩플] 흑자 전환 배민‧암호화폐 한파 두나무…희비 교차한 플랫폼

    [팩플] 흑자 전환 배민‧암호화폐 한파 두나무…희비 교차한 플랫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팬데믹 기간 마지막 성적표를 살펴보니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흑자 전환 첫 해에 42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중에선 컬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두 회사 모두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늘었다. 사업 확대로 투자 폭을 늘린 야놀자와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두나무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배민 적자 탈출 비결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민의 선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 4241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뛴 2조 9471억원이다. 2018년 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영업손실 364억원을 거두며 적자전환했다. 이후 2020년(-112억원), 2021년(-757억원)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 팬데믹의 날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배달 수요가 늘자 배민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배민이 기록한 주문 수는 총 11억1100만건으로 3년 전(2019년 4억 건)과 비교해 약 3배를 기록했다. 배민 입점 식당도 2019년 말 13만6000여 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30만여 곳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주력 수익모델인 ‘울트라콜’ 광고 수입도 늘었다. 엔데믹의 도래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이용자 수(MAU)는 1953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 감소했다. 요기요(-28%), 쿠팡이츠(-49%)와 비교해 선방했다.   ◦ ‘출혈 경쟁’ 끝: 막대한 비용이 든 단건배달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도 좋아졌다. 배민은 2021년 단건배달 ‘배민1’ 첫 출시 후 약 10개월간 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료 5000원 프로모션을 펼쳐왔다. 쿠팡이츠를 따돌리기 위해 단건배달 출혈경쟁을 지속했다가 지난해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그 덕에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코로나 상황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이 끝났지만 단건 배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배민1은 현재 배민 전체 음식 주문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  흑자 행진 이어갈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흑자 전환, 다음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서 수익을 내느냐가 관건.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을 음식 배달앱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시킨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퀵커머스(B마트‧배민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배민쇼핑라이브) 사업 등을 올해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서빙로봇 자회사 비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면서 서빙로봇 사업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 포스트 팬데믹의 여파: 팬데믹이라는 날개가 사라진 이후에도 이익을 늘려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엔데믹에 이용자가 이탈하며 성장세에 한계가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온라인쇼핑 동향 발표’에 따르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 2295억원으로, 7개월째 감소세다. 배민은 이용자를 잡기 위해 배달비 부담 낮춘 묶음배달인 ‘알뜰배달’을 내달 서비스할 예정이다.   ◦ 배달료 논란은: 배달료가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극복할 숙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의 배달료가 6000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배민1의 프로모션이 끝나면서 배민1 요금제 중 기본형이 중개 수수료 6.8%, 배달료 6000원으로 책정됐기 때문. 당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지금 배달료가 (높게) 형성된 것은 단건 배달 때문인데 여러 형태를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1 요금제는 유지하는 대신 알뜰배달 등 다양한 방식을 선보이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  다른 유니콘 실적은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컬리. 사진 컬리 ◦ 매출은 늘었지만: 컬리와 토스는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손실도 덩달아 커졌다. 컬리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컬리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2조372억원, 거래액은 32% 성장한 2조6000억원.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손실은 2335억원으로 전년 2177억원 대비 규모가 커졌다. 컬리는 지속적인 신규 가입자 증가와 구매 당 장바구니 크기(고객이 1회 구매 시 지출하는 비용) 확대 등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토스도 첫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토스 매출은 1조1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472억원으로 전년 1796억원 대비 38%가량 늘었다. 다만 토스뱅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순이자이익 2174억원을 기록, 출범 첫해인 2021년 113억원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 큰폭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야놀자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성장했다. 사진 야놀자 ◦ 수익성은 나빠지고: 야놀자와 두나무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3% 늘어난 6045억원, 영업이익은 89.3% 감소한 61억원으로 집계됐다. 야놀자 관계자는 “클라우드 등 글로벌 사업 확장, 인터파크를 사들인 데 따른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숙박 예약이 포함된 플랫폼 부문 매출(3644억원)은 전년 대비 36% 성장한 반면, 클라우드 부문(1095억원)은 225% 성장세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인해 거래소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두나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101억원으로 전년(3조2713억원) 대비 75.2%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3조7045억원)보다 66.2% 줄어든 1조2492억원이다. 두나무 측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자본시장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팩플] “배달 팁 비싸” 원성에 알뜰배달…이용자 이탈 막을까 [팩플] “관광산업은 제2의 반도체”…야놀자가 싱크탱크를 만든 이유는 ‘마침내 흑자’ 쿠팡, 컬리는 무슨 숫자 봐야 해?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3.31 19:01

  • [팩플] “배달 팁 비싸” 원성에 알뜰배달…이용자 이탈 막을까

    [팩플] “배달 팁 비싸” 원성에 알뜰배달…이용자 이탈 막을까

    치솟는 배달비와 엔데믹이 배달 앱 이탈로 이어지자, 배달의민족(배민)이 대책을 내놨다. 소비자의 배달 이용료 부담을 기존 단건 배달보다 30% 가량 낮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 것. 배달료 인하 카드가 소비자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  무슨 일이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새로운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라이더가 동선에 따라 일부 주문을 묶어서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 라이더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배민1’이 기존 ‘한집배달’과 ‘알뜰배달’ 2종으로 나뉘는 것.    배민 측은 “기본 배달보다 음식을 빨리 받아볼 수 있고, 라이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배민1의 장점을 살리면서 주문당 배달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알뜰배달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역별 주문 건수와 고객 밀집도, 라이더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달 19일 대구, 26일 인천 연수, 경기 하남·군포 등에서 알뜰배달을 시범 운영하고 점차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   배달의민족이 다음달 출시하는 알뜰배달 서비스. 사진 배달의민족    ━  얼마나 저렴해지는데     소비자가 배민1 주문시, 배민은 음식점 업주(배달료)와 소비자(배달팁)로부터 총 6000원의 배달 중개료를 받는다. 음식점 업주는 배달료와 배달팁의 비중을 재량껏 정할 수 있는데, 보통은 업주와 소비자가 5:5로 3000원씩 부담하는 편.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 주문시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평균 2000원 안팎으로 기존 배민1(건당 3000원 기준)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주문 금액과 거리, 시간대, 지역 등에 정확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음식점 업주는 기존처럼 배달료 2500~3300원(VAT 별도)를 부담하고 배달료 외에 주문 중개 수수료율(6.8%)도 그대로지만 업주나 소비자 라이더 모두 선택지가 늘어난다.     ━  이게 왜 중요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① 배달 이용자 이탈 가속화: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3대 배달 앱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922만명을 기록했다. 2021년 3월(3195만명) 이후 30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 추세. 플랫폼별로 보면 배민은 1953만명으로 지난해 2월(2070만명) 대비 5.7% 줄었지만, 같은 기간 요기요는 888만명에서 648만명, 쿠팡이츠는 629만명에서 321만명으로 각각 27%, 49%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 수혜도 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의 온라인 거래액은 26조 339억원으로 전년대비 1.4% 늘었다. 2019년 9조 7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7조 3000억원, 2021년 25조 7000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대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정체 혹은 침체 위기를 맞이한 것.     ② 치열해진 데이터 싸움: 배민은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알뜰배달을 출시했다고 강조한다. 배민 관계자는 “2021년 6월 배민1 출시 이후 직접 배달 건수가 늘면서 소요 시간이나 동선 등 데이터가 쌓여 배달 효율을 높일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요기요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20년 7월 도입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AI 배차 시스템을 적용해 라이더가 효율적으로 여러 곳에 배달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짜준다.     ━  더 알면 좋은 것     쿠팡이츠 배달 라이더. 사진 쿠팡이츠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3사 모두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폭은 커지고 있는 상황. 3사가 주목하는 신성장 동력은 도심 근거리 배달서비스인 퀵커머스다. 배민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던 퀵커머스 ‘B마트’를 부산·대구 등으로 확장했다. 요기요는 요마트·요편의점·스토어로 퀵커머스 카테고리를 넓히고 뷰티·화훼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 마트도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에서 시범 운영 중. 이츠오리지널 ·블루리본 등 맛집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팩플배너 관련기사 ‘적과의 동침’ 그 후 2년…LINE·배민, 오겡키데스카 ‘마침내 흑자’ 쿠팡, 컬리는 무슨 숫자 봐야 해? 배달 미래? ‘나 배고파’에 있다…구글맨이 ‘요기요’ 택한 까닭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3.20 17:47

  • [팩플] '자율'규제 동상이몽 시작됐다…공정위 '플랫폼 규제' 쟁점은

    [팩플] '자율'규제 동상이몽 시작됐다…공정위 '플랫폼 규제' 쟁점은

    요기요 배달용 오토바이 [연합뉴스]   가맹 배달음식점에 ‘최저가 보장’을 요구한 배달 플랫폼은 공정거래법 위반일까?  플랫폼이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사 상품 노출에 더 유리해졌다면?    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크면서 전에 없던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의 편익’과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 사이에서 심판을 해야할 정부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정부는 "새로운 규제 신설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플랫폼 업계는 "자율 규제라더니 규제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  무슨일이야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제정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제정해 지난 12일 공개했다. 초안인 행정예고 안이 나온 후 1년 만이다. 현재는 공정거래법 관련 안건에는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심사기준’을 참고하는데, 공정위는 이 기준이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마련해 공정거래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무슨 내용이야   현행 공정거래법은 매출액 기준 1개 기업이 시장점유율 50% 이상, 3개 이하 기업이 시장점유율 75% 이상을 차지할 때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은 초기에 무료 서비스로 덩치를 빠르게 키우고 이 과정에서 적자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액만으로 시장지배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따지려면 새 기준이 필요하단 게  공정위 입장이다.     공정위의 새 심사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플랫폼 기업은 매출액 이외에도 교차 네트워크 효과(시장에 진입장벽이 존재하는지 여부), 문지기(게이트키퍼)로서 영향력, 데이터 수집·보유·활용 능력, 새로운 서비스 출현 가능성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 받게 된다. 또 무료 플랫폼은 서비스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산정한다. 무료여도 광고 및 개인정보 수집 등을 통해 플랫폼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우 사업자와 이용자 간 ‘가치의 교환’, 즉 거래가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   심사지침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주요 행위 유형도 명시했다. 멀티호밍 제한(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최혜 대우(타 유통채널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자사우대(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 사업자에 비해 유리하게 노출하는 것), 끼워팔기 등이다.    ━  왜 중요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부터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를 강조했다. ‘온플법’(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추진하며 플랫폼 업계를 압박하던 전 정부와 차별화를 노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심사지침을 비롯해 현 정부가 추진한 플랫폼 정책들의 실질 효과는 온플법과 비슷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디지털 신질서의 이정표로 삼겠다”며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발전 방안’에도 ‘플랫폼의 책임’이 명시됐다. 법으로 직접 규제하지는 않을 테니, 자율을 원하면 책임도 지라는 요구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플랫폼 업계는 복장 자율화의 자율을 생각한 건데 정부는 야간자율학습의 자율을 생각한 것 같다”며 “복장 자율화가 되면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야간자율학습은 말만 자율이지 자율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  쟁점은 뭐야?   ①무료까지 제한? “과도해” VS “글로벌 흐름” 앞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이 무료 제공 상품·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도록 강제한다면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불이익이 없더라도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된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에선 무료 서비스까지 제재할 경우 플랫폼 성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소비자의 편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실제로 어떤 행위가 심사지침 상 ‘끼워팔기’에 해당할지 가늠이 안 된다. 몸을 사리기 위해 무료 서비스 등을 축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무료 서비스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플랫폼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위를 판단할 때 유상거래뿐 아니라 무료 서비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건 일반적인 글로벌 흐름”이라며 “향후 지침을 적용해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균형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 행위 기준을 강화하는 심사지침이 12일 발표됐다. 사진 셔터스톡   ② 이용자 많으면 무조건 독점? 특정 플랫폼에 소비자들이 몰려서 자연스럽게 독점 지위에 오른 경우는 어떨까. 예를 들어 유튜브에 질 좋은 콘텐트가 많이 올라와서 사용자들이 몰린다면, 이것도 독점으로 봐야 하는지도 심사지침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공정위가 플랫폼의 특성으로 짚은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지면 A(예를 들어 콘텐트 공급자)가 증가하면 B(시청자)도 증가하게 되고 다시 A도 증가하는 방식으로 순환된다. 전상오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올바른 방향성’ 토론회에서 “소비자 선택에 따른 독점과 부당한 방법을 통한 독점은 구별돼야 한다”며 “독점 사태 자체를 문제 삼아 인위적인 규제를 가하면 혁신이 저해되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③ 구제 기준은 공정한가 반면 경쟁제한 유형에 해당한다고 반드시 제재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만약 플랫폼이 주는 효율성 증대 효과가 경쟁 제한 효과보다 크면 제재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판단은 별도 위원회에서 9명의 위원이 심사한다. 그러나 심사 기준에 정량 지표는 없다. 9명의 판단으로 제재 여부가 판가름나는 것. “자의적 판단에 의해 시장 질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케이스에 따라서는 정량적인 지표가 발견되기 어려운 한계도 있지만, 두 사안의 이익을 비교해 더 큰 쪽으로 결정하는 비교 형량 원칙은 기존 공정거래법에서 다른 부분을 심사할 때도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  플랫폼 업계는 뭐래   이번에 발표된 심사지침은 공정위 내부 참고 규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플랫폼 규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존 서비스와 접목할 때 공정위 심사지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비스가 크기 전에 사업을 쪼개, 규제를 피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중소 플랫폼 업체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스타트업도 고민이 많아졌다. 국내 스타트업의 다수가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데다, 성장하면 언젠가 마주해야할 규제이기 때문. 한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매출이 일부 발생하긴 하지만 대부분 투자금으로 성장하는데, 이런 규제 환경은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은 곧 심사지침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규제 때문에 성장하기를 두려워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생길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1.17 06:00

  • [팩플] 불황·규제·소송 3중고 스타트업…국회 연구모임에 “살려달라”

    [팩플] 불황·규제·소송 3중고 스타트업…국회 연구모임에 “살려달라”

    저희는 ‘제2의 타다’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 법률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 엄보운 이사 보건복지부도, 기획재정부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대한의사협의회에서 비급여진료 가격 공개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 성형·미용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    발표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여야 국회의원 10여 명과 스타트업계 대표·임원 등 청중 50여 명이 자리한 장내는 사뭇 조용해졌다. 제2의 타다금지법이라 불리는 ‘직방금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 발의된 지 한 달 만에, 국회의원들과 스타트업계가 마주한 자리였다. 1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국회 스타트업 연구단체 '유니콘팜'이 출범했다. 심서현 기자  ━  무슨 일이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 팜’ 출범식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디캠프)에서 열렸다. 주제는 이랬다. ‘타다를 다시 생각한다-우리 사회의 스타트업이란’.   모임 공동대표인 강훈식(더불어민주)·김성원(국민의힘) 의원은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사회적 논란을 겪으며 지원 동력이 약화됐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가 위축되는 실질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타다라는 혁신 산업이 좌절된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스타트업의 요구를 경청하고 법안으로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유니콘 팜’은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고 지원하겠다는 의미.   김한규·박상혁·이소영·이용빈·전재수(이상 민주) 의원, 이용·정희용·황보승희(이상 국힘) 의원이 모임 정회원이며, 이날 행사에는 준회원인 배현진·김병욱(이상 국힘) 의원과 장철민(민주) 의원도 참여했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축사했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포함해 국내 20여 개사 스타트업 대표·임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원(왼쪽) 국민의힘 의원. 사진 강훈식 의원실  ━  무슨 의미야   이날 출범식은 ‘스타트업 삼중고’ 가운데 열렸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타트업계 투자가 크게 줄었고, 지난달 카카오톡 사태 이후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사협회(의협)·치과의사협회·건축사협회 같은 직역 단체가 뭉쳐 로톡·강남언니·직방 같은 플랫폼에 반대하고 나섰다.    화룡점정을 찍은 건 지난달 김병욱(민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직방금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 공인중개사협회를 변협·의협 같은 법정단체로 만들어 공인중개사들이 의무 가입하게 하고, 협회에 회원의 지도·감독 권한을 주는 내용이다. 협회가 직방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사실상 제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    업계 위기감을 보여주는 듯, 출범식에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대표와 안성우 직방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이나리 컬리 부사장,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박춘화 쿠카 대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 정지은 코딧 대표 등 업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김범준 대표는 “스타트업 발전 과정에 부족함이 있더라도 역동성에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안성우 대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스타트업들이 잘못하면 고사할 수준”이라고 했다.    ━  왜 중요해   스타트업 1차 전선이 타다와 택시업계 간 ‘구산업 대(對) 신산업’이었다면, 2차전은 ‘전문가단체 대 플랫폼’ 양상이다. 택시업계가 ‘30만 기사 표심’을 내세워 국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변협·의협 같은 직역 단체는 협회의 권한(징계권)과 소송전을 통해 스타트업에 직접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서는 규제 법안의 발의·통과를 막아야할 뿐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국회를 우군으로 둬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출범식의 스타트업 발표 또한 전문 직역단체와 갈등 중인 강남언니·로톡 사례였다. 엄보운 로톡 이사는 “아무리 합법이라고 얘기해도 (협회는) 반복적으로 고소·고발한 뒤에 ‘너희는 불법 서비스’ 라는 프레임을 씌운다”고 했다. 변협은 지난해 협회 규정을 고쳐, 로톡 등 민간 온라인 법률 플랫폼에 회원(변호사)들이 가입해 광고하는 것을 금지했다. 로톡은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변협 규정에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변협은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로톡을 이용한 변호사 9명에 대해 회칙 위반을 이유로 최대 과태료 300만원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후 로톡 측은 징계 받은 변호사들의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 이의신청을 지원, 양측의 갈등은 진행 중이다.   강남언니 홍승일 대표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힐링페이퍼(강남언니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이걸 알아야 해   유니콘 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스타트업 지원을 약속했다. 장철민(민주) 의원은 “스타트업계가 엄혹한 분위기이니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함께 호흡하겠다”고 했고, 김병욱(국힘) 의원은 “전통 질서와 현실 에너지가 부딪힐 때 국회가 한쪽 편만 세게 드는 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공동대표인 강훈식·김성원 의원은 “스타트업을 위한 입법공동체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카카오톡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은 ‘온라인플랫폼 규제법 제정’을 당론으로 정했고, 정부 여당의 ‘자율 규제’ 기조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 직방금지법에는 민주·국힘·무소속·정의당 의원 총 24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초당적’ 협력을 한 데다, 법안 소관 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만 발의자가 10명 이상 포진해 있다. 여러모로 동력이 있다는 얘기.    유니콘 팜 정회원인 이용빈·박상혁(민주) 의원 역시 직방금지법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이용빈 의원에게 ‘직방금지법 발의와 유니콘 팜 참여가 모순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이 의원은 “공동발의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원실에서 한 것이고, 발의한 후에 법안에 그런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로톡’ 공방중인데…의사·변호사 反플랫폼 연대 출범, 왜 "직방·호갱노노 금지법"...'타다 2탄' 이말 나온 법안 뭐길래 이겨도 웃는 게 아닌 ‘로톡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네이버·카카오·배민 대표 총출동···금배지 35개의 ‘디지털 공부’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1.15 06:00

  • [팩플] 아마존 호미 장인처럼...플랫폼 올라탄 '디지털 상공인' 44만 시대

    [팩플] 아마존 호미 장인처럼...플랫폼 올라탄 '디지털 상공인' 44만 시대

    각종 플랫폼과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키우는 디지털 상공인. 사진 셔터스톡 60대 시골 대장장이의 호미가 미국 아마존 원예부문 톱10 상품이 되고(경북 영주대장간), 인스타그램에만 판매 장소를 공지하는 과일 티셔츠 트럭(김씨네과일)에 줄서서 열광하는 시대다. 이처럼 플랫폼을 발판 삼아 경제적 도약을 이룬 소상공인을 ‘디지털 상공인(D-SME)’으로 분류하고,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상공인의 ‘위기’로 여겨졌던 디지털 경제의 확산을 ‘기회’로 바꿔보자는 것.    ━  무슨 일이야   중소벤처기업부·코리아스타트업포럼·혁신의숲·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가 공동주최한 ‘소상공인에서 디지털 상공인의 시대로’ 토론회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김주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연구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은 소규모 사업자도 자원과 규모의 불리함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의 93.3%를 떠받치고 있는 소상공인을 새로운 혁신의 주체로 보고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연구본부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소상공인에서 디지털 상공인의 시대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국민대혁신기업연구센터  ━  디지털 상공인은 누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는 디지털 상공인을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수행하는 소상공인”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국내 290만 소상공인 중 디지털 상공인은 44만명(15.4%). 네이버, 무신사, 인스타그램 등 여러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디지털 영업 기술을 연마하는 이들이다.   김 본부장은 “디지털 상공인들은 기업가정신이 뛰어나다”며 “변화한 환경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할 줄 아는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플랫폼의 진화   플랫폼 생태계가 진화하면서 디지털 상공인들의 활동 반경도 넓어지고 있다. ● 중개→가치창출의 시대: 통상 플랫폼의 역할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중개자’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단순 중개를 넘어 디지털 마케팅을 가르치거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등 판매자의 ‘가치 창출’을 돕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다. 캐시노트(매출 관리), 그린랩스(농장 데이터 솔루션) 등이 대표적. 신민주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를 ‘매치메이커(matchmaker·중개자)’와 ‘밸류 크리에이터(value creator·가치 창출자)’로 분류했다.   디지털 전환 수준과 디지털 상공인의 플랫폼 의존도에 따른 플랫폼 유형 분류. 사진 국민대혁신기업연구센터  ━  이게 왜 중요해   ● ‘소(小)’ 떼고 ‘디지털’: 학계·산업계의 주장은 소상공인 ‘보호’ 대신 디지털 상공인 ‘육성’으로 관점을 바꿀 때가 왔다는 것. 국내 경제 생태계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보호나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디지털 성장 경로를 함께 모색할 시점이란 뜻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85%의 일반 소상공인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들을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보호대상으로 보기보단, 재교육을 통해 플랫폼을 활용하는 혁신가로 만들자는 것. 지난해 중기부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이용 후 매출이 증가한 소상공인은 41%였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48%)는 플랫폼 이용후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  디지털 전환 성공하려면   물론 플랫폼 입점 자체를 디지털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그 후부터가 진짜 시작. 플랫폼에서 살아남기, 전문가들의 조언은.   ● “안 비싸요, 이것저것 해보세요”: 임영재 KDI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환경은 임대료 부담이 없고 실패 비용이 적다.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자금력이 아닌 디지털 문해력”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배달 앱 생태계를 예로 들며 “본인 브랜드를 대규모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디지털 자영업자들을 만나보면 월 10만원에 컨설팅 업체를 쓰거나 유튜브 교육을 듣는 등 배우려는 시도를 많이 해봤더라”고 덧붙였다.   ● “브랜드 만들기 쉬워요”: 송대섭 네이버 정책연구실 이사는 네이버와 경상대 산학협력 사례를 예로 들며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전북 전주가 실크 산지로 유명한데, 지역 소상공인들이 납품만 하고 자체 브랜드가 없었다”며 “학생들이 이분들께 스마트스토어를 만들어주고 실크넥타이, 스카프 등에 제품명을 붙여주는 실험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 “딱 맞는 돌파구를 고민하세요”: 김주희 국민대 연구본부장은 “중개만 제공했다면 지금의 에어비앤비는 없었을 것”이라며 에어비앤비가 초기 고객 100명을 유입하기 위해 비싼 포토그래퍼를 고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찾아가고 싶은 멋진 집’을 연출해 고객을 끌어왔다는 것. 그는 “남이 성공한 전략 말고 본인의 사업모델에 맞는 전략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소상공인에서 디지털 상공인의 시대로' 토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주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연구본부장, 홍경표 혁신의숲 대표, 임영재 KDI 선임연구위원, 송대섭 네이버 정책연구실 이사, 이재환 무신사 법무실장, 김도현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센터장, 신민주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사진 국민대혁신기업연구센터  ━  이건 알아야 해   그러나 플랫폼이 소상공인을 종속시킨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가 결코 적지 않고, 상품 노출의 알고리즘이 공정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은 여전히 플랫폼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도 남아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환 무신사 법무실장은 “사용료 없는 플랫폼이 존재할 순 없지만, 착취 구조가 되면 소비자도 그 플랫폼을 외면한다”며 “플랫폼과 판매자는 공생 관계라는 걸 (대부분의 플랫폼이) 알고 적정 수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환 무신사 법무실장 12일 서울 중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소상공인에서 디지털 상공인의 시대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국민대혁신기업연구센터   끝으로 김도현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센터장은 “플랫폼에게 새로운 과제가 생기고 있다”며 “앞으로는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 상공인 전환 등)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것까지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2.07.13 11:40

  • [팩플] ‘넥스트 이해진’ 2650억 대박…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①

    [팩플] ‘넥스트 이해진’ 2650억 대박…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①

    숫자 9 사진 중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블록오디세이 연창학 대표(94년생),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97년생), 정육각 김재연 대표(91년생), 클라썸 최유진 대표(92년생), 비욘드뮤직 이장원 대표(93년생). 숫자 0 사진 중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클라썸 이채린 대표(96년생), 플로틱 이찬 대표(97년생),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대표(91년생), 두들린 이태규 대표(95년생),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90년생). 사진=장진영·김경록 기자 및 각 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음원 저작권(IP) 스타트업 비욘드뮤직은 창업 1년 만에 누적 26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량한 음원 IP를 매입해 방송·영화·게임 등에 제공하는 자산운용사 모델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인 이장원(29) 대표는 경력 9년차의 연쇄 창업자다. 이번이 세 번째 창업. 이전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당시 학교 특화 배달앱 ‘샤달’을, 이후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마피아컴퍼니’(마음만은 피아니스트)를 공동 창업했다.   이 대표는 “기존 조직에 들어가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보다 ‘제로 투 원(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창업이 잘 맞는다”고 했다. ‘음원의 금융화’가 목표라는 그는 여전히 20대다.   이장원 비욘드뮤직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90년대생 창업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23~32세인 이들은 배달의민족·쿠팡·토스·마켓컬리의 뒤를 잇는 ‘넥스트 유니콘’을 꿈꾼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기술 창업은 2016년 연간 19만 674개에서 지난해 23만 9620곳으로 26%가량 증가했다. 이중 30세 미만 법인 창업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2151개에서 3462개로 61% 증가했다.   이들 중엔 두어번의 연쇄 창업 끝에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5000억원에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는 연쇄 창업자인 이승윤(32)씨가 26세에 창업, 5년 만에 매각한 경우다.   30세 미만 기술창업 법인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벤처 1세대, 모바일 1세대 잇는 90년대생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은 누구인가.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태동한 9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 시절 아이폰발 스마트폰 혁명을 경험했으며, 국내외 혁신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을 목격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같은 60년대생 벤처 1세대, 즉 586세대의 자녀 세대이기도 하다. 사교육 집중 세대로서 공·사교육 문제를 잘 알고, 영어나 IT를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동시에,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고서도 경제적 자유에 이를 방법을 일찌감치 고민해온 실속 세대. 공정한 경쟁을 중시하며 친환경·다양성·젠더 평등에 대한 지향이 이전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이 같은 특성은 90년대생 창업가들의 사업이나 창업 동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계의 슬랙’으로 불리는 교육용 소통 플랫폼 클라썸은 교육 수요자로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려다 창업한 경우다. 이채린(26)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3학년이던 2017년 창업했다. 일방적인 주입식 대학 교육이 준 충격이 단초였다. 그는 “대학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동아리에 들어가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학생들이 교수님과 소통하는 것도 힘들어한다는 게 충격이었다”며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배울 때 공부도 더 잘됐던 경험에 착안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라썸에서 직원들이 토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대표는 학생회와 함께 과목별로 강의 자료를 공유하거나 질문할 수 있는 ‘과목별 톡방(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시범 운영했고, 학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일하다 오신 선배나 교수님들이 독려해줬고 선배들의 창업 사례를 보며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클라썸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교육이 온라인 전환기를 맞으며 급성장했다. 현재 KAIST와 서울대, 삼성,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전 세계 25개국 5000여개 대학·기업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톰벤처스, 빅베이슨캐피탈 등으로부터 누적 76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대표는 “직접 실감한 교육 문제에서 출발했기에 기존 교육 기업보다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자부한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영감을 주고받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  준비된 창업 “스티브 잡스, 이해진 보며 꿈”   90년대생 창업자 중엔 어려서부터 미디어나 책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배우고 ‘작심 창업’한 경우가 많았다. 닥터나우 장지호(25) 대표가 그렇다. 한양대 의대 재학 중 창업한 그는 스스로를 “마크 저커버그나 네이버 이해진, 다음 이재웅 등 창업자 이야기를 위인전처럼 읽던 꼬마였다”고 말한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거대한 조직이 아닌 혁신을 갈망하는 개인의 의지에서 출발할 수 있단 걸 배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의대 진학 후에도 코딩을 배우고, 해외 원격진료 기업을 탐방하며 창업을 준비했다. 결국 의대 3학년 때인 2019년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연결해주고, 약도 배달해주는 모바일 앱을 서비스한다. 2020년 2월 2만 5000여명에 불과했던 앱 사용자는 2년 만에 누적 443만명으로 급증했다. 장 대표는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와 건강 전체를 관리하는 의료 슈퍼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패스트파이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세대 창업자들은 실리콘밸리식 창업 모델도 일찌감치 학습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투자금을 유치해 빠르게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모바일 1세대 창업자가 대기업이나 네이버·카카오, 혹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거쳐 창업했다면, 90년대생들은 중·고교생 때부터 창업을 꿈꾼다.   간편투자 플랫폼 어니스트펀드의 서상훈(32) 대표도 10대부터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며 창업을 준비했다. 대학 입학 전부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원제 Good to Great) 같은 경영서를 찾아 읽고, 대학 때 교환학생으로 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선 1년간 창업 수업만 찾아 들었다. 서 대표는 “기업가로서 이루고 싶은 가치와 기술력만 있다면, 자본이나 경험은 좀 부족해도 도전할 수 있는 시대”라며 “창업은 거대한 변화를 직업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  교육도, 기후위기도 창업이 가장 빠른 해법   이들은 창업이야말로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한다. 특히,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을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한다.   2017년 양승찬(26) 대표가 군대 동료들과 창업한 스타스테크는 세계 최초로 불가사리 성분 기반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해양 폐기물인 불가사리는 국내에서만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스타스테크는 이를 제설제 재료로 역이용했다. 이 회사 제설제는 2018년 출시 후 4년 만에 공공 조달시장서 점유율 1위(25%)에 올라섰고, 지난해엔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3조원 규모의 친환경 제설제 시장을 노리고 북미·일본 수출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핵심 아이디어는 양 대표가 경기과학고 시절 했던 연구에서 출발했다. ‘불가사리의 뼛조각이 차량이나 도로를 부식시키지 않는다’는 발견이었다. 양 대표는 대학 진학 후 군복무기간에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국방부 창업경진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았고, 바로 창업했다.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는 게 이 회사의 모토다. 최근엔 불가사리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과 액상비료도 개발했다. 특히 액상비료는 제설제와 화장품 원료 생산 후 남는 폐액을 100% 업사이클링해 사용한다. 양 대표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서 내 능력을 키우는 데 창업만큼 빠른 길이 없다”며 “해양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일과 영리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창업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퀴즈에 출연한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사진 tvN 유튜브 단국대 글로벌벤처창업학과 남정민 교수는 “90년대생들은 이상적인 회사를 만들려는 의지가 이전 세대보다 강하다”며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이 과거보다 줄었고, 롤모델이 증가하며 성공을 평가하는 잣대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연구개발 스타트업 리플라의 서동은(24) 대표도 재활용 기술에 도전 중이다. 고등학생 때 창업해 창업인재 전형으로 울산과학기술원에 입학한 그는 대학 2학년 때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대상을 받은 후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성장 속도나 수익화는 IT 창업보다 더딜 수 있지만, 플라스틱 미생물 솔루션이야말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리플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순도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순도가 높아지면 현재 10%대 초반에 그치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70~80%대까지 올려 폐기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2024년까지 상용화 제품 출시가 목표다.   서 대표는 “우리는 윗세대처럼 ‘언젠가 해결되겠지’ 하고 기다리거나 방관하지 않는다”며 “환경 문제에 도전하는 20대 창업자들은 ‘내가 지금 바꾸는 만큼 세상도 바뀐다’고 믿는 낙관적인 현실주의자들”이라고 말했다. 물류창고용 로봇 개발사 플로틱의 이찬(25) 대표도 “내 또래 창업자들은 기회가 재분배되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바꾸고 싶어 한다”며 “이를 위해서라면 규제나 리스크에 도전하는 게 그리 두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네이버·카카오로부터 모두 투자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  “5~10년 내 유니콘 될 미래 주역”   벤처 스타트업계에선 90년대생 창업자들이 향후 5~10년 내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본다. 2010년 전후 모바일 시장이 열리자 70년대생 창업자들이 집중적으로 창업에 나섰고, 현재의 쿠팡(김범석, 78년생), 배달의민족(김봉진, 76년생), 야놀자(이수진, 78년생), 직방(안성우, 79년생), 리디(배기식, 79년생) 등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토스 이승건(82년생), 마켓컬리 김슬아(83년생), 무신사 조만호(83년생) 등 80년대생이 창업한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에 올랐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은 “90년대생 창업자들은 어려서부터 글로벌 제품을 사용하며 자랐고, K팝과 K콘텐트 영향으로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을 때 창업한 세대”라며 “이전 세대 창업자들보다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 기업을 뒤쫓는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트렌드와 기술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단 얘기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로보틱스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율주행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서울로보틱스가 그런 예. 이 회사 이한빈(31) 대표는 “단 두명이서 창업한 이스라엘 모빌아이가 인텔에 17조원에 인수된 걸 보고, 라이다 시장에선 우리가 ‘퍼스트 무버’가 되겠단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BMW·볼보·벤츠 등 전 세계 200여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쿠팡·배달의민족·토스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의 윤태중 파트너는 “90년대생 창업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정보 습득 역량이 뛰어나고 문제 접근 방식도 창의적”이라며 “특히 이들은 창업을 통해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 해결에 공헌하면서 돈도 빠르게 벌 수 있다는 열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by FACTPL 「 팩플팀이 미래 산업(Future of Business)의 주인공이 될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이 뛰어든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시리즈는 3일 1~3회가, 4일부터 4~6회가 하루 한 편씩 공개됩니다. ㅤ ① 넥스트 이해진·김범석·김슬아 여기서…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② 글로벌 주류 노리는 90년대생, ‘쳅(CHEBB)’에 걸었다 ③ 통계로 본 90년대생 창업…여성 늘고, SKY 줄고, 무대는 글로벌 ④ 너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격자무늬처럼 일하라” ⑤ 00년대생 창업자 ‘호모 메르카투스’도 온다 ⑥ 글로벌도 이미 90년대생이 주도…“韓 90년대생,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것” 」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05.03 05:00

  • ‘삼현에엘’도 모델 삼는다…인재 흡수하는 ‘네카라쿠배 스타일’ [팩플]

    ‘삼현에엘’도 모델 삼는다…인재 흡수하는 ‘네카라쿠배 스타일’ [팩플]

    네카라쿠배 창업자들. 왼쪽부터 이해진(네이버), 김범수(카카오), 신중호(라인), 김범석(쿠팡), 김봉진(우아한형제들). 팩플 정다운 네카라쿠배.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네이버ㆍ카카오ㆍ라인플러스ㆍ쿠팡ㆍ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5대 IT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연봉 높고 복지제도 좋은 회사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네카라쿠배는 ‘기회’와 ‘성장’의 아이콘이다. 이들 기업의 조직 문화나 인사ㆍ평가ㆍ보상 방식은 이제 ‘삼현에엘’(삼성전자, 현대차, SK, LG)로 불리는 전통 대기업들도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 중앙일보 팩플이 5개 기업의 HR(Human Resources) 임원들을 만났다.    ━  문제해결하고, 도전하는 인재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이들은 진취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인재를 영입 1순위로 꼽았다. 네이버 황순배 HR 책임리더는 “변화와 경쟁을 즐기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인재에게 기회가 많은 회사”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강새봄 기업문화ㆍ제도 담당 리더는 ”이해진 창업자보다 라인 주식을 더 많이 받은 신중호 대표 사례처럼, 창업자처럼 일하면 창업자처럼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은 쿠팡 인사 담당 상무는 “주어진 일만 잘해서는 안 되고,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남다른 시도를 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를 찾는다”며 “채용 과정에서도 그렇게 일해본 경험이 있는지 본다”고 소개했다.  네이버 강새봄(왼쪽) 기업문화 담당 리더와 황순배 HR&Culture 책임리더가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카카오스러움’을 혁신 비결로 꼽는 카카오는 인재의 조건을 ‘길본동주선’으로 요약한다. 양재희 카카오 인재영입팀장은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본’질을 생각하고, ‘동’료의 생각이 옳을 수 있음을 믿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며,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 노력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플러스 주정환 HR 총괄도 “승부욕과 투지를 갖추되, 실패해도 금세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인재의 조건으로 꼽았다.     이런 인재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조금씩 달랐다. 성과 평가를 ‘리뷰’로 부르는 네이버는 동료 10명 안팎으로부터 서술형 피드백을 받는 다면평가를 한다. 2015년부터는 평가 등급제도 아예 없앴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서술형평가를 하되, 상위 조직장이 정성평가를 한다. 2018년부터 이 회사 HR을 맡은 변연배 우아한청년들 부사장은 “상급자 평가는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은 쿠팡 상무는 “평가 시스템을 매년 개선한다”며 “목표 달성 과정을 잘 살피기 위해 최근엔 정성평가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양재희 카카오 인재영입팀장이 지난 11월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확산된 점을 감안해 평가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라인은 지난해 8월부터 기존 연1회 평가에서 수시평가로 전환했다. 주정환 HR 총괄은 “직원들이 수시로 성과를 기록하고 이에 대해 팀장과 팀원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P토크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  “소통은 수평적, 실행은 수직적”   네카라쿠배는 소통과 정보공유를 기업문화 전반에서 강조했다. 카카오는 타 부서의 업무 내용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공유’ 문화를 추구한다. 정보를 폭넓게 공유하는 게 소통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커넥트데이 등 최고 경영진이 주요 의사결정 배경을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주기적으로 갖는다.   라인 주정환 HR총괄이 지난 10월14일 경기도 분당시 라인 플러스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라인 플러스] 그러나 이들 기업에선 수평적 소통이 혼란이나 비효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사결정 전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지만, 한번 결정되고 나면 철저히 수직적으로 따르는 문화다. 배민은 합의된 규율 내 자율성을 추구하는 ‘규율 위의 자율’을, 쿠팡은 ‘15가지 리더십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다. 라인도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 의사결정은 수직적’이라는 업무 원칙을 두고 있다.    ━  “더더더” 외치는 MZ와 해법은   기존 대기업 기준으론 파격적인 문화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더더더’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지금의 보상과 소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은 회사 성과가 더 직접적으로 내 보상과 연결되길 바라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더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 올해 초 네이버ㆍ카카오 등에서 성과 보상과 평가를 두고 직원 반발이 커진 게 대표적이다. 이해진ㆍ김범수 두 창업자까지 직접 나서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내부에 제도 개선 TF를 만들어 급한 불을 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쿠팡 김경은 상무가 지난 11월 1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최근 진행 중인 회사와의 단체 교섭에서 인센티브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네이버는 조직을 이끄는 책임리더에게 업무 지휘와 평가, 인센티브ㆍ스톡옵션 부여 권한 등을 준다. 이 때문에 ‘위계에 의한 괴롭힘’도 가능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카카오는 보상과 평가 체계 개선을 위해 ‘길 TF’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 노조 소속 한 직원은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결정 과정을 함께 해야하는데 카카오 구성원들이 과연 회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여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HR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과 갈등은 당연한 성장통으로 보고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해법을 찾으라고 제안한다.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성공한 스타트업을 보면 기업 이론(Corporate Theory)이라 부를 정도로 각 기업별 기업문화를 정립한다”며 “네카라쿠배로 불리는 한국 IT 대기업도 그런 이론이 나올 만하고, 그래야 100년 기업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연배 우아한청년들(전 우아한형제들 인사총괄) 부사장이 지난 9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32 예전빌딩 우아한청년들 회의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임현동 기자     네카라쿠배 HR 임원 인터뷰 전문을 읽으시려면 →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460 [팩플]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시리즈① [팩플] 네이버 코드 “본질에 집중하라, 글로벌로 가라”② [팩플] 카카오스러움 키우는 비밀병기, ‘길본동주선’③ [팩플] 와우 소리 나오는 라인 WOW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④ [팩플] “쿠팡이란 로켓, 연료는 치열함.ZIP” ⑤ [팩플]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279대1 경쟁 ‘네카라쿠배 고시학원’…“매일 12시간 공부도 부족” . 박수련ㆍ박민제ㆍ정원엽ㆍ김정민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21.11.30 05:00

  • [팩플] ‘네카쿠배’ 불려나온 플랫폼 국감, 중간점검 해보니...

    [팩플] ‘네카쿠배’ 불려나온 플랫폼 국감, 중간점검 해보니...

    팩플레터 156호, 2021.10.19  Today's Topic 어서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플랫폼 국감. 팩플레터 156호 지난 1일부터 시작한 21대 국회 두번째 국감이 곧 끝나갑니다. ‘지금까지 이런 국감은 없었다. '이것은 국정감사인가, 기업감사인가’ 이런 농담을 할 만큼, 내로라 하는 IT 기업인들이 카메라 앞에 불려 나갔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국회가 이왕 멍석을 깔았으니,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기업인에 호통과 면박은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니 그렇다쳐도, 가끔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상생 차원에서 배달 라이더의 고용보험료 100%를 배민이 다 낼 생각이 없느냐”는 추궁이 계속됐을 때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에둘러 조심스레 답했던데, 저같으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의원님, 사용자와 피고용자가 반반씩 내도록 한 고용보험의 법적 근거고 뭐고 상관없이 기업이 비용을 다 부담하는 게 상생인가요? 그런 법을 먼저 만들어 주시면, 하겠습니다.” 오늘 설문에선 저처럼 ‘국감장 증인’에 잠깐 빙의해볼 수 있는 질문이 준비돼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설문에 참여해주세요! 참여하신 분들께는 플러스 알파 콘텐츠를 드립니다. 😮 (※설문은 팩플레터 구독자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국감 레터 제작엔 팩플팀 외에도 특별한 게스트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정책 전문 스타트업 코딧(CODIT)이 그 주인공. 코딧과 팩플이 ‘국감의 시간’을 숫자로 확인해봤습니다. 가뜩이나 짧다는 올해 국감에서 의원들의 파행으로 날려버린 시간이, 무려 ‘네자릿수’라고 합니다. 글로벌 IT기업 한국법인들은 ‘네가지’ 질문을 주로 받았고요. 자세한 내용은 레터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팩플은 앞으로도 전문성있고 재능있는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들과 콜라보를 환영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 🧾 목차 「 1. 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2. 일로 와 봐, 카카오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4. 브레이크야, 때리기야? 5. 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   ━  1.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 발단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플랫폼 국감’을 예고. 모빌리티, 물류·유통, 숙박 등 IT 플랫폼 기업을 ‘갑 of 갑’으로 봤다.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플랫폼이 골목시장까지 문어발식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며 ‘을(乙) 권리 보장 공약’을 내놨다. ▶︎플랫폼 가맹 소상공인 단체결성권·협상권 보장 ▶︎공정 플랫폼 사회적 대화기구 추진 ▶︎공공플랫폼 확대가 골자. ● 전개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8월 31일 본회의 통과)으로 이정표를 세운 국회가 과녁을 ‘국내’로 돌렸다. 상임위가 부른 국감 증인 명단엔 카카오(김범수 의장 등 4인), 네이버(한성숙 대표 등 4인), 쿠팡(박대준 대표 등 3인), 배달의민족(김범준 대표), 야놀자(배보찬 대표), 직방(안성우 대표) 등 플랫폼 기업이 빼곡. 빠지나 했던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채택. ● 결말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심판 겸 선수’로 뛰는 불공정 경쟁, 수수료 인상의 정당성, 알고리즘 공정성, 국내외 기업 형평성 등 주요 이슈가 고루 다뤄지긴 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야단치는 분위기로 흐른 건 아쉽지만, 플랫폼 내 여러 문제를 상기하고,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짚은 건 의미가 있다”고 평가. ● 아쉬운 건?: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고, 다룬 이슈는 많았는데 깊이 파지는 못 했다. 정책 스타트업 ‘코딧’의 분석(국감 파행분석)에 따르면 ‘화천대유’ 건으로 파행을 겪은 국감만 14개, 총 1250분(20시간 50분)이 날아갔다. 주질의(7분)기준 179번의 기회가 사라진 것. 지난해 7월 미국 하원이 GAFA 수장을 불러 6시간 이상 집중 청문회를 연 것과 대조되는 부분.   ※ 국회 상임위 줄임말 안내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방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자위, 정무위원회: 정무위, 환경노동위원회: 환노위  팩플레터 156호.    ━  2.일로 와 봐, 카카오   김범수 의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정무위·산자위·문체위 등에 불려갔다. 단일 기업이 9번(중복출석)이나 국감에 나선 건 처음.   1) 김범수 편 올해 초 “재산 절반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김 의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상당했다. 하지만 그 선언 8개월 만에 ‘플랫폼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국감에서 의원 26명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김 의장을 향한 핵심 질문과 그의 답변은.  ① 골목상권 침범은?“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 핵심 질문: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는 거 아닌가. 구글·페이스북·애플이 미용실·네일숍·영어교육· 꽃배달·실내 골프 연습장에 사업이라며 투자하고 기술 혁신이라며 확장하나?” (5일 정무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송구스럽다. 카카오가 초창기에 투자했던 많은 회사들이 있다. 신속히 정리하겠다.” ● 배경 해설: 골목상권과 택시 수수료 관련 추궁에 김 의장은 ‘죄송’, ‘사과’, ‘송구’만 17번 반복했다. 김 의장이 “플랫폼이 (소상공인을 위한) 기회의 장을 만들고 도울 수 있다”며 긍정적 측면도 얘기하려 했지만, “선을 넘었다”는 김 의원의 질책에 잘렸고 김 의장은 다시 “송구하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 남은 질문: 김 의장에게“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일은 뭐냐?” 물었더라면 어땠을까.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옮겨간 마당에 플랫폼 국감이 진짜 ‘을(乙)’을 위한 대책까지 고민하려 했다면 말이다. ② 케이큐브홀딩스는 지주사? “지주사 아닙니다” ● 핵심 질문: “카카오 지분 10.52%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주사 아닌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 답: “지주사 아니다.” ● 배경 해설: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동생과 김 의장 자녀들 근무 이력 때문에 가족회사·승계용이란 의혹이 많았다. 윤 의원은 이 회사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카카오를 사실상 지배하는’)를 파고들었다. 케이큐브가 ‘지주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2016년)한 데다, 자산 중 자회사 지분이 50%를 넘을 경우 지주사로 보는 공정거래법이 그 근거. 하지만 같은 법은 지주사 요건으로 ‘자회사의 1대 주주’도 요구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13.21%)에 이어 카카오 2대 주주다. 김 의장이 “지주사 아닙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힌 이유다. ● 남은 질문: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이 회사가 카카오 지분을 유지하는 한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더이상 투자활동은 안한다는 것인지, 수익 없이 어떤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김범수 의장의 개인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의 역할 구분도 궁금한 대목으로 남는다.   2) 다른 카카오는? ① 카카오모빌리티(카모): 플랫폼 국감의 진원지 류긍선 카모 대표는 산자위·과방위·국토위에 증인 출석했다. 특히 8일 국토위 국감에선 의원 9명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은 ‘빨대’, ‘삥’, ‘오만’, ‘카카오 공화국’, ‘신재벌’, ‘횡포’, ‘독점’이라 했고, 류 대표는 ‘면밀히’, ‘무겁게’, ‘마음 깊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 핵심 질문: “카카오가 시장 개척은 안 하고 소상공인 생업에 뛰어들어 빨대 꼽고 있다. 가맹택시는 매출 3.3%, 비가맹은 프로멤버십으로, 승객에겐 스마트호출 수수료로. 플랫폼 하나로 이렇게 삥을 뜯는다. 중고차시장, 대리시장, 차량정비 등 뛰어드는 것도 문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답: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계기로 플랫폼의 공공성, 사회적 책임에 통감하게 됐다. 이해당사자와 협력해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겠다.” ● 배경 해설: 8월 초 카모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 시도가 나비효과를 불렀다. 기사용 프로 멤버십(월 9만 9000원)이나 배차 알고리즘 논란은 ‘업계’ 이슈였지만, 호출료 5000원 인상은 ‘민심’을 건드렸다. 인상 백지화에도, 카모는 국감에서 현미경 감사를 받았다. ● 남은 질문: 어쩌다 카모가 시장을 독점하게 됐는지, 인접 산업영역(대리운전·주차장,퀵서비스 등)을 잠식해 소비자 후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국회가 디지털 플랫폼 독점 방지법을 제정하고, 알고리즘을 규제해야 한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청문회로 더 자세한 논의를 해야 한다”(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발언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②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첫 타자, 준비는 많이 했지만… 플랫폼 국감 첫 타자는 웹툰(10월 1일, 문체위 국감). 2010년부터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을 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처음엔 적극 해명하다가, 의원들이 ‘불쾌하다’, ‘책임회피’, ‘예의 문제’라고 꾸짖자 급 ‘사과모드’로 전환.   ● 핵심 질문: “수수료를 30%에서 최대 45%까지 가져가는데, 그게 합리적인가? 원작자보다도 많이 가져간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이 업계를 키울 유일한 방법이었다. 7년간 작가와 플랫폼 수익 분배는 66% : 25%였다(나머지 9%는 앱마켓 수수료 등). 올해는 72~74%를 작가에게 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산 비율이다.” ● 배경 해설: 웹툰·웹소설 작가들은 “플랫폼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받아, K웹툰은 뜨는데 창작자는 돈을 못번다”고 주장. 특히 카카오의 ‘선인세 지급, 후수수료 45%’ 정책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가 “7년 통계상 카카오 수수료는 25%”라고 주장하며 정산 비율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됐다. ● 남은 질문: 작가와 플랫폼 사이에 낀 콘텐츠 공급사(CP)를 어떻게 볼 것인가. 카카오는 CP를 ‘창작자 집단’으로 보고, 작가들은 카카오의 ‘하청업체’로 본다. 입장이 다르니 논의가 돌고 돈다. 의원이 ‘불공정 계약’이라 하면, 플랫폼은 “우리가 아니라 CP가 맺은 계약”이라 항변하는 식. 이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와 작가 간 직접 계약은 10%에 불과하고 90%는 CP를 통한 계약”이라고. 문제 해결을 위해선 CP도 국감에 불렀어야.   팩플레터 156호  ━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① 네이버 환노위 국감(6일)에 출석한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내부 제도 개선과 리더십 교체를 약속했다.   ● 핵심 질문: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028명)의 5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그 중 10.5%가 일주일 내 반복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모든 수단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선은 커녕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고인의 사망 관련해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꿔야 할 부분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말까지 경영 쇄신과 리더십을 정리 중이며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드린다.” ● 배경 해설: 올해5월 직장 내 괴롭힘을 겪던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네이버 해당 부서의 과도한 업무, 성과주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대두됐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는 구글 같은 창의적 분위기와 거리가 먼, 소수의 창업 멤버와 인사평가·보상 권한을 가진 100여명의 조직장 중심의 상명하복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 남은 질문: 네이버가 내부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5건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감에서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사건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양상, 내부고발이 어려운 구조, 노조 현황 등 IT업계 실태 전반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어야.   ② 쿠팡 상임위 4곳이 불렀고(행안위·정무위·과방위·국토위), 정무위를 뺀 3곳에 박대준 대표 등이 출석했다. 질타가 쏟아진 곳은 ‘배달 안전’ 문제를 다룬 국토위(8일). 의원 5명이 장기환 쿠팡이츠 대표를 몰아 세웠다.   ● 핵심 질문: “배달 노동자 산재 사고가 2019년 1393건, 2020년 2255건, 2021년 6월 벌써 1700건이다. 알고리즘이 작업 지시하고 통제하고 평가하는데, (직고용) 노동자 아닌 걸로 덮어씌워 보험료 안 내고 이렇게 맘대로 해도 되나? 노동자들에게 고무줄 배달료 기준 공개 안 하는 것도 문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답: “배달 파트너가 무리하지 않도록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고, 파트너에게 배달 예정 시간을 노출하지 않으며, 배달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 파트너들 의견을 수렴해 상생 방안 고민하겠다.” ● 배경 해설: 노동 문제는 쿠팡이 상장신청서에 위험 변수로 자인할 만큼 중요한 이슈. 쿠팡이 직고용하는 택배기사(쿠팡친구)와 달리, 쿠팡이츠·쿠팡플렉스 기사는 앱에서 일감 받는 ‘자영업자’다. “이것이 법률이나 규제에 의해 문제가 된다면 사업모델을 바꿔야(상장신청서)” 하는데, 기사들이 쿠팡에서만 일하는지(전속성) 등이 모호해 보호가 어렵다. 쿠팡이츠 라이더 중 산재보험 가입자는 15.5% 뿐. 치열한 배달 경쟁 속 AI가 ‘사실상 업무 감시자’란 지적도. ● 남은 질문: 쿠팡을 둘러싼 질문들, 배달 노동자 말고도 많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입점사와 경쟁하고 정산이 늦다는 불만, 승자독식 시스템이라 비판받는 최저가 상품 우선 노출 등 공정과 상생의 문제들이다. 정무위는 21일 종합감사에 강한승 대표를, 과방위는 박대준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다.  ③ 배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자영업자와의 상생, 배달 노동자와의 상생, 동네마트·편의점과의 상생을 묻는 질문이 과방위(5일), 산자위(7일), 환노위(15일)에서 쏟아졌다.   ● 핵심 질문: “배달앱 가맹점 164개 중 앱 수수료 부담된다는 곳이 68.3%다. 배민1로 1만원 팔면 자영업자는 3620원 남는다. 이게 적정한가? 또, 라이더를 직고용하면 최저임금이나 산재보험·퇴직금 등 문제가 해결되는데 염두에 두고 있나?” (7일 산자위 국감,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 ● 답: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수수료 및 앱 서비스 운영 정책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있다. 다만 라이더 문제는, 2015~2016년 직고용해본 경험상 라이더들이 자유롭게 근무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특수고용 형태를 선호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과 라이더들의 수요 등을 고려해 (직고용하는) 방향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배경 해설: 자영업자와 라이더 없인 배민도 없다. 이 사실은 배민이 가장 잘 안다. DH와의 기업 결합과 수수료 정책 변경 시도로 민심이 바닥친 지난해 이후, 배민은 자영업자 광고비 환급 등에 760억원을 투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라이더유니온 등과도 상생 논의를 이어가는 중. ● 남은 질문: 그런데 신사업, 또 ‘골목상권 침해’가 될 것인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1477억원을 기록한 ‘B마트’는 1시간 내 생필품·식료품을 직배송하는 서비스. B마트가 동네마트·편의점 손님을 빼앗는다는 비판에, 김 대표는 “소비자 특성이 다르다”며 “외출하지 않았을 신규 고객을 창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역풍이 예상된다.   ④ 야놀자 야놀자 배보찬 경영부문 대표는 5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신청한 창업자 이수진 총괄 대표는 증인에서 빠졌다.   ● 핵심 질문: “플랫폼이 플레이어가 되는 게 공정하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시작할 때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이 산업 한번 혁신해보겠다고 시작한 건데… 말씀주신 내용 공감한다.” ● 배경 해설: 야놀자는 직영(7개), 가맹점(189개), 브랜드점(47개)을 포함해 약 250개 호텔과 모텔 등을 관계사로 운영한다. 심판(플랫폼)이 선수로 뛰면 공정한 경쟁이 되겠냐는 게 문제제기의 핵심. 민병덕 의원은 이수진 총괄 대표가 2017년에 지은 강원도 홍천군 소재 H 펜션도 야놀자에서 예약을 받았던 점, 이 회사 감사가 이수진 대표에게서 모텔을 인수해 야놀자에서 운영한 점을 지적. 민 의원은 팩플팀에 “플랫폼은 모든 정보를 자기가 수집하는데 그 정보 가지고 자기 장사를 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야놀자 측은 “2019년 이후 신규 가맹점은 받지 않고 있다”며 “브랜드 호텔도 광고비를 내면 노출될 뿐 특별히 우대하는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대표 소유 펜션에 대해선 “논란된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 남은 질문: 이 질문, 이수진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어야. 배보찬 대표는 창업자 관련 질문에 “제가 아는 부분도 있고 모르는 부분도 있다”고, 야놀자 임직원이 호텔·모텔을 운영한 의혹엔 “사례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이수진 대표가 소유한 H 펜션은 현재 홈페이지를 닫고, 야놀자에서 빠진 상태. H 펜션 관계자는 팩플팀 질의에 “내년까지 잠시 쉰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수진 대표는 증인 명단에서 어떻게 빠졌을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를 더 잘 안다고 해서 여야 간사 합의로 배 대표를 불렀다”고 했다.    ━  4.브레이크야, 때리기야?   역대급 질타에도 모자랐을까.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정무위·산자위에 이어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역시 과방위 증인에 채택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가 2018년 이후 3년 만에 국감장에 나올지도 관심. 현재로선 출석이 유력하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 때리기=공정?: 플랫폼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바빴던 국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익집단과 플랫폼 간 충돌에서 나온 이슈가 많은데, 어느 한쪽을 무조건 ‘을’로 보고 플랫폼을 악마화해선 안 된다”며 “카카오의 골프 산업 진출은 골프존 독점 시장에 ‘경쟁’을 일으킨 면이 있는데도 철수하라는 건 시장경제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때리기만 한다고 공정은 아니다. 대규모 투자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플랫폼 사업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 쏘긴 쐈는데, 잘 쐈나?: 국회가 일주일 간 플랫폼 수장들을 독점했다. 정무위 의원 23명 중 18명이 ‘김범수 증인’에게 질의. 반(反)플랫폼 쪽에선 “우리가 원하는 질문은 다 나왔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고 할 정도. 하지만 “쏘긴 했지만 조준이 아쉽다. 플랫폼 논쟁을 촉발한 미국은 플랫폼의 구조를 재편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 국감에선 윤리적인 문제만 다뤘지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를 다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적도 나왔다. ● 과방위가 부른 이해진: 이해진 네이버 GIO를 증인으로 신청한 이는 “네이버・카카오를 못 불러 우리 상임위 체면이 말이 아니”라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포털 AI 알고리즘 검증’과 ‘중소 콘텐츠 업체 상생 및 과다 수수료’를 묻겠다고. 이해진 GIO가 생각하는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 국감에서 들어볼 수 있을까.    ━  5.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글로벌 플랫폼도 국감 타깃. 과방위는 5일 구글·애플·넷플릭스·페이스북의 한국법인 대표와 실무자를 불러 인앱결제와 법인세 회피 등을 집중 질의했다.   ● 코딧에 따르면, 이날 의원들의 기업별 언급은 구글코리아(69회) 〉 애플코리아(50회) 〉 넷플릭스(42회) 〉 쿠팡(36회) 〉 페이스북(21회) 순. 인앱결제 방지법을 주도한 상임위인 만큼 질의의 55%가 구글과 애플에 쏠렸다. ● 이들 기업에 쏟아진 질문은 주로 다음 네 가지. ‘인앱결제’, ‘뉴스 사용료’, ‘국내 법인세’, ‘대리인 제도’. 2개사 이상이 관련 질문을 받았다. 특히 구글코리아 김경훈 사장은 의원 8명으로부터 4가지 영역을 고루 질문받았고, 애플코리아 윤구 대표에게도 법인세를 제외한 3가지 영역에 6명 의원의 질의가 쏟아졌다. 애플은 인앱결제 방지법 이행계획에 대해 “현재 애플 정책은 개정법에 부합한다”며 현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방통위는 이행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구글과 애플에 요구했다.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엔 윤구 애플 대표가 다시 나올 예정. ● 글로벌 기업 관련 국회 과방위 의원들의 질의 분석 세부내용과 원문을 보시려면 코딧의 과방위 국감 분석 페이지를 참조. 팩플레터 156호   ‘어느날 갑자기 내가 카카오 원톱이 되어버렸다’면... 국감장에서 쏟아지는 호통에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소요시간 1분)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설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보너스 콘텐츠 ‘국감이 본 전문직 플랫폼’과 ‘미국, 중국은 플랫폼 어떻게 한대?’로 이어지는 링크를 드립니다. 설문 완료하시고, ‘플랫폼 국감’ 퍼즐을 완성해보세요. 다른 구독자분들의 의견과 취재 뒷이야기를 다음 ‘언박싱’ 레터에서 공개해요.     ■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  1. 팩플x코딧 : 이번 레터를 콜라보한 ‘코딧’은요? 2019년 창업한 ‘코딧’은 각 기업에 필요한 법ㆍ규제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국회의원 정보 및 발언을 분석해 기업의 정책 대비 역량을 서포트하는 정책 전문 스타트업입니다. 주요 고객사에겐 국감 내용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도 국영문으로 제공합니다. 정지은(37) 코딧 대표는 유네스코와 OECD 등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정책 전문가입니다. 👉팩플의 코딧 인터뷰   2. 해외의 플랫폼 테크래시 동향 👉미국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편(KOTRA) 미국과 중국 모두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굳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의 경쟁정책 및 플랫폼 독점규제 입법 동향과 시사점’(8월 19일 발간)과 코트라의 ‘중국의 인터넷산업 규제 강화동향’(9월 23일 발간)은 최근 미·중의 규제 범위와 방향 입법 특징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  .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2021.10.19 12:00

  • [팩플] "배달 미래는 로봇" 서빙·배달 로봇 만든 배민 이 사람

    [팩플] "배달 미래는 로봇" 서빙·배달 로봇 만든 배민 이 사람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자율배송 로봇으로 아파트단지에서 음식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영등포구의 주상복합 아파트 '포레나 영등포'(약 300여 세대)에 배달로봇 '딜리타워' 3대를 배치한 것.    이곳 주민이 배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라이더는 아파트 1층에서 로봇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가면 된다. 이후부턴 로봇의 시간이다. 로봇 스스로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해당 층에 내린후 대문 앞까지 배달한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46)은 "고객은 비대면이라 안전하고, 라이더는 5분 가량 배달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아파트 같은 실제 거주 환경에서 로봇배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9일 송파구 배민 본사에서 김 실장을 만나 '배달의 미래'를 물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딜리타워를 비롯 배민의 로봇 사업을 4년째 이끌고 있다.    배달의 민족 김요섭 로봇사업실장이 지난달 9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 실장 좌우는 서빙 로봇 '딜리'. 김상선 기자    ━  푸드테크, '딜리버리의 미래'   배달의 민족은 2018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로봇배달'을 배민의 미래로 점찍었다. 2019년 11월 레스토랑 내 조리실에서 만든 음식을 손님 식탁까지 배달하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실전에 배치했다. 그후 2년 반이 지난 지금, 딜리플레이트 300여 대가 서울·경기 지역 식당에서 서빙 중이다. 다음 타자는 실내자율주행 로봇 '딜리타워'다. 12일 발표한 포레나 영등포를 시작으로 종로 D타워 등 오피스 공간, 아파트 단지 여러 곳이 딜리타워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017년 2명이던 배민의 로봇 조직도 50여 명 규모의 로봇사업실로 커졌다.      배민은 왜 로봇사업을 하나. 음식배달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 월 1000만 건(2017년 12월)을 넘어서면 주춤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코로나 19 이후 월 5000만 건을 넘어섰다. 그런데 라이더는 늘 부족하다. 일반인 배달아르바이트인 배민커넥터(등록 5만명, 실제 활동은 1만명)도 있지만 역부족이다. 기존 라이더의 일을 돕고, 배달 효율성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로봇 사업이 시작됐다.   배달로봇, 이젠 일상으로 들어온 건가. 서빙로봇에 이어 실내자율주행 로봇 '딜리타워'가 상용화됐다. 다음은 건물 밖에서부터 아파트 문 앞까지 배달하는 실내외 완전자율배송 로봇 ‘딜리 드라이브’가 나갈 차례다. 딜리 드라이브는 연말까지 테스트하고, 내년에 본격 상용화한다. 원래 계획보다 진행속도가 1년 정도 빨라졌다.    ━  라스트마일, '사소하고 비싼' 불편   배달 로봇은 어떤 불편을 해결하나. 사소한 불편함들. 우리 회사 직원들만 해도 회사에서 일하다 커피 한잔 사려면 1층 또는 18층(사내 카페)으로 가야 한다. 근데 엘리베이터 타는 딜리타워가 있으면 스마트폰 앱 열고 주문하면 끝이다. 앞으론 집 앞에 로봇이 와서 분리수거를 해갈 수도 있고, 음식 아닌 물건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라스트마일이 배달로봇으로 대체된단 얘긴가. 물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퍼스트-미들-라스트 마일(first-middle-last mile)’로 나뉜다. 라스트마일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데 (총 물류비의 53%, 하니웰 조사), 주소가 잘못됐거나 물건이 분실되는 등 사고가 모두 그 끝단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로봇은 사람의 실수를 줄여 물류 효율을 높여준다. 로봇이 퍼스트마일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코엑스몰처럼 복잡한 건물에선 로봇이 식당에서 나와 라이더와 약속장소까지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배달로봇 서비스 운영방식. 그래픽=정다운 인턴  ━  김봉진의 특별 주문, '로봇 말고 서비스'     배민이 배달로봇을 구상하던 2017년 초엔 협력업체 찾기도 힘들었다. 국내외 로봇 제조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녔지만, 대부분 “하지 말라”며 만류했다. ‘배달로봇은 돈도 안 되고 위험하다’는 이유였다. 김 실장은 “유럽부터 미국, 중국 회사 등 웬만한 제조사는 다 만났고, 푸두(PUDU)로보틱스 등 몇몇 해외 협력사가 ‘도전해 보자’ 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LG전자와 국내 스타트업 등도 함께 일한다.   김봉진 의장이 특별 미션을 줬다고? ‘봉진님’이 처음 로봇사업을 맡기면서 한 당부는 ‘로봇 만들 생각하지 말고, 서비스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자율주행 등 기술 자체에 너무 기울지 말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얘기였다. 지금 봉진님은 우아DH 아시아(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 합작사)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DH그룹 내에서 로봇은 배민이 가장 앞선만큼 한국의 경험을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배달의 민족 연간거래액과 우아한형제들 매출 변화. 그래픽=정다운 인턴  ━  배민의 로봇,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은 도로가 좁고 혼잡하다.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잘 다닐 수 있을지…. 아니, 우려와는 정반대다. 한국은 1㎞당 택배 물량이 전세계 1위(연간 2만 5000개)다. 2~4위(일본, 미국, 중국)를 다 합쳐도 한국보다 적다. 한국은 전체 주택의 62.3%(2019년 인구주택총조사)가 아파트이고, 장애인 경사로나 엘리베이터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근거리 배달용 로봇에 적합하다.    로봇 전문 회사, 라스트마일을 노리는 물류회사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 우리 강점은 로보틱스업체와 하드웨어업체의 기술을 조합하고 관리 통제하는 역량이다. 음식배송 경험에 기반을 둔 통합관리에 특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현관문·엘리베이터 컨트롤러에 로봇이 신호를 보내 문을 열거나, 엘리베이터를 부르는 형태의 표준모델은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 18개월간 5000건이 넘는 배달을 수행한 경험에서 물류도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라이더로선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긴다’ 느낄 수도 있는데. 현재 로봇 수준으로는 라이더를 대체하기 어렵다. 오히려 로봇이 라이더를 돕는다.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엘리베이터 탑승이나, 대학 캠퍼스처럼 목적지 찾기 힘든 배달지를 로봇이 대신한다. 라이더는 엘리베이터 타는 시간 5분만 줄여도 더 많은 콜(주문)을 잡을 수 있다.   그래픽=정다운 인턴  ━  배달의 미래, 표준 경쟁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술은 규제 환경도 중요한데. 현행법은 배달로봇을 자율주행차로 규정한다. 이 때문에 배달로봇인데도 공공도로를 다닐 수 없고, 아파트도 지정된 곳에서만 다닐 수 있다. 미국은 배달로봇을 자율주행차와 다른 ‘개인배달기기(PDD, Personal Delivery Device)'로 정의하고 기존 규제를 풀고 있다.     음식 말고 다른 걸 배달할 계획은?   지금은 택배를 고민 중이다. 세탁소 옷 배달도 테스트해봤는데 현재 로봇 구조에서 옷은 잘 안 맞더라. 꽃도 배달한 적 있다. '초근거리 배달 시장(주거지 반경 1km)'에선 로봇으로 뭐든 배달할 수 있다. 일단 올 연말까지는 음식을 문 앞까지 제대로 배달하는 게 최우선이다.   김 실장은 "2030년이 되면 택배 물량의 4분의 1은 로봇이나 자율주행 드론이 배달한다"며 "한국 도시환경을 생각해 보면 미래 배달의 핵심은 배달로봇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게임의 민주화' 어떻길래…메타버스 밀려났다, K게임 위기 [팩플][팩플] 의장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해진·김범석 향한 물음표[팩플] “달리는 쿠키, 역사만 300쪽…게임사 아닌 IP기업”[팩플] 실리콘밸리가 찍은 앱 '미소'···별점 테러 안 무서운 이유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 기사는 7월 1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배민의 배달로봇, 음식말고 이것도?'의 요약본입니다. 뉴스레터 전문을 읽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1.07.14 05:00

  • 네이버, 말 많은 별점 없앤다…식당 '리뷰 갑질' 사라질까 [팩플]

    네이버, 말 많은 별점 없앤다…식당 '리뷰 갑질' 사라질까 [팩플]

    네이버가 식당·카페에 '키워드 리뷰'를 시범 도입했다. 8일부터 네이버에서 식당·카페를 검색하면 소비자가 별점 대신 '사진 찍기에 좋아요' 같은 키워드 중심의 리뷰를 선택하게 된다. 우선 네이버플레이스 입점사의 절반 정도인 식당·카페에 적용해 데이터를 쌓은 후, 9월 중으로 별점 리뷰를 완전 대체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5점 만점에 4점’. 소비자 평가에 기반을 둔 별점제는 영화 같은 콘텐트부터 상품, 음식 배달, 앱 마켓 등 전 분야의 표준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네이버가 대안을 꺼냈다.   · 별점 리뷰는 소비자가 '일단 거르는 가게'를 찾는 1차 기준이 됐다. 그러자 악용사례도 늘었다. 특히 배달 앱에서 품질과 무관하게 소비자가 감정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는 '별점 테러'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에는 '새우튀김 리뷰 갑질'에 시달리던 음식 점주의 사망 사건까지 발생해, 사회 문제가 됐다. · 중소상공인(SMEs)과 상생을 강조해온 네이버가 이 평가시스템을 손보겠다고 나섰다. 지난 3월 한성숙 대표가 "별점 중심의 일방적 평가공간 대신, 가게 매력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네이버의 키워드 리뷰. 소비자와 사장님 설문을 거쳐 업종별로 선정된 15개의 키워드 중 리뷰를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 제공  ━  어떻게 바뀌나?   가게 업종에 따라, '음식·가격', '분위기', '편의시설' 등의 키워드 15개가 먼저 제시된다. 소비자는 객관식 설문처럼 최대 5개 키워드를 선택하는 식이다.   · 카페에 방문했다면 '☕커피가 맛있어요', '💰가성비가 좋아요', '📸사진이 잘 나와요' 같은 키워드 중 적합한 리뷰를 고르면 된다. MZ세대를 겨냥해 이모지를 앞세운 게 특징. 9월부턴 가게 정보에 사용자들이 많이 선택한 키워드 1~3위가 노출될 예정이다. · 실제 사용자만 : 리뷰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했거나, '영수증 리뷰'로 방문을 인증한 사용자만 작성할 수 있다. 허위 악성 리뷰를 막는 동시에, 리뷰를 달고 싶으면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 별점 제외 : 별점의 의미는 주관적이다. 같은 3점을 주더라도 누구는 '만족한다'는 의미로, 누구는 '별로'라는 의미다. 숫자에 드러나지 않는 '디테일'을 끄집어내 직관적으로 보여주겠단 것.   네이버가 3월 공개했던 새로운 리 '태그 구름' 리뷰(가안). 네이버  ━  나쁜 리뷰는 못 써?   일단은 긍정적 키워드만 노출된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 '맛없어요' 같은 키워드는 없다. 긍정적 키워드만 천편일률적으로 나열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네이버의 대안은.   · 네이버는 지난 3월 '리뷰 개편' 발표 당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워드 클라우드 방식의 '태그 구름 리뷰'를 예로 들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적용되지 않았다. 네이버 측은 "8000여명의 소비자와 1000명 이상 중소상인 의견을 수렴했다"며 "단어 구름은 '커피', '맛' 같은 식으로만 보이므로 특색을 나타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 현재 소비자는 15개 키워드 중에서만 골라 업체를 평가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사업자가 자기 매장 특색에 맞는 키워드를 제시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네이버는 "부정적 평가를 하거나 자세한 리뷰를 하고 싶다면 기존의 사진 리뷰나 텍스트 리뷰에 적으면 된다"고 했다. 네이버플레이스 이융성 리뷰 책임리더는 "지역 소상공인 본연의 매력이 소개되며, 사업자는 인사이트를 얻고, 사용자는 진정성 있는 정보를 얻게끔 하겠다"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배달앱 리뷰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업계 변화 부를까?   · 배달 앱들이 주시한다. 배달 앱은 '자유로운 사용자 참여'와 '별점 테러로 신음하는 점주'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부적절 리뷰 노출을 막거나 점주의 반론권을 도입했지만, '새우튀김 갑질 사건' 등을 계기로 참여연대·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의 개선 목소리가 더 커졌다.   · 지난달 국회에선 '별점테러금지법(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발의(정의당 배진교 의원)됐다. 허위 리뷰를 작성하거나 이를 빌미로 점주에 갑질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에도 플랫폼 기업의 리뷰 관리 책임이 담겼다.  · 이은하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리뷰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를 발견하거나, 부정적 요소를 찾아 걸러내는 잣대가 된다"며 "네이버 방식의 키워드 리뷰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의 정보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네이버가 자체 실시했다는 9000여 명 대상 조사 결과를 공개해, 업계 전체가 제도 개선을 고민할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300만 사장님, 모십니다" 1000만 네이버의 오프라인 야심[팩플] 실리콘밸리가 찍은 앱 '미소'···별점 테러 안 무서운 이유리뷰·별점이 뭐길래…전담 대응팀까지 등장생명 앗아간 '새우튀김 환불' 갑질…점주들, 별점테러 뿔났다     ■ 지금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1.07.09 13:46

  • [단독] 배민 부회장에 김상헌…IT업계 '법조인 존재감' 커진다

    [단독] 배민 부회장에 김상헌…IT업계 '법조인 존재감' 커진다

      지난해 말 배민라이더스 센터에 배민 배달 기사용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하 배민)이 김상헌(58) 전 네이버 대표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정보기술(IT)·스타트업계에 법조인 출신 경영자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초 배민 부회장으로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부터 배민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김 부회장은 배민이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내부 합류를 결정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있을 때부터 경영상 조언을 많이 했던터라 자연스럽게 부회장으로 합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김상헌은 누구?   김 부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법조인 경영자다. 판사 출신(사법연수원 19기)으로 LG그룹 법무팀 부사장으로 일하다 2007년 당시 NHN(지금 네이버)으로 옮겼다. 2009년부터 네이버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8년 여간 '모바일 전환기' 네이버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 김 부회장 재직 시 네이버 매출은 1조 2371억원에서 4조 67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자회사 라인은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하기도 했다.   김상헌 우아한형제들 부회장. [중앙포토]    ━  배민에선 어떤 역할?   김 부회장은 배민 최고 경영진에 폭넓은 경영 자문을 할 전망이다. 등기이사는 아니지만, 창업자인 김봉진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면 배민 내에서 직급이 가장 높다고 한다. 배민 측은 "내부에 회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배민 대표이사는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김봉진 의장은 DH와 세운 싱가포르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 운영을 위해 싱가포르에 체류 중이다.    IT 업계에선 김상헌 부회장의 합류로 배민이 국내 이슈에 좀더 노련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법조인 출신으로 대관·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데다 소상공인 관련 비즈니스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 김 부회장이 네이버 대표로 있던 2008년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포털 분야 시장지배적 사업자라 봤지만 대법원은 네이버 손을 들어줬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에 있을 때 ‘중소상공인 희망재단’을 만드는 등 관련 비즈니스 경험도 많아 사업모델이 유사한 배민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진 의장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세운 싱가포르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 운영을 위해 싱가포르에 체류 중이다. 최근 제2 벤처붐 첼린지 참여를 위해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 김봉진 의장 페이스북]  ━  IT업계 늘어나는 법조인 경영자   국내 IT·스타트업계에선 법조인 출신 경영자가 점점 늘고 있다.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은데다 정부 정책으로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에 강한 법조인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사업 초기에는 대형로펌에 법률 자문을 받다가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관·법률 전문가로 변호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당시 강한승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경영관리 총괄 대표로 영입했다. 판사 출신인 강 대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기업형사 소송을 주로 대리했다. 배민도 지난해 말 역시 김앤장 소속이던 함윤식 변호사를 고객중심경영부문장(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는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를 지냈던 강성 변호사가 수석 부사장으로 있다. 엔씨소프트 정진수 수석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도 김앤장 출신 변호사다.   업계 안팎에선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가 많을수록 법률 전문가인 사내 변호사 수요도 함께 늘기 때문이다. 이완근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은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외 대규모 투자 유치가 많아지면서 복잡한 법률 문제를 해결해줄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 규제 환경 상 법률 전문가가 필요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사전신청땐 오토바이도 준다…대리·택시 이어 '퀵 전쟁'[팩플] 공정위 '쿠팡 총수' 딜레마···네이버에 한미FTA 엉켰다 ㅤ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2021.04.22 05:00

  • [팩플] 짜장면, 공유 킥보드 올라탄 이유

    [팩플] 짜장면, 공유 킥보드 올라탄 이유

    음식 배달 업계에 공유 킥보드가 골목길 배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시 기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배달 플랫폼과 신규 시장이 필요했던 공유 킥보드 업체 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영향이 크다.    ━  무슨 일이야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주차돼 있는 킥고잉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 올룰로]   국내 최대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운영사 올룰로)은 배달의민족과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일반 이용요금보다 30% 싼 ‘배민커넥터’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는 내용이다. 배민커넥터는 주당 최대 20시간까지 자신이 원하시는 시간에 음식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형 기사. 배민커넥터가 킥고잉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면, 킥보드 사용료를 할인 해준다는 취지다.   음식 배달 플랫폼과 공유 킥보드 간 협업,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커머스기업 쿠팡이 하는 '쿠팡이츠'는 지난 2월 빔모빌리티와 함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서울 서초·송파구 지역 배달 기사 선착순 500명에게 킥보드 이용시 쓸 수 있는 포인트 2만점을 제공했다. 킥고잉도 앞서 지난 1월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용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할인율은 배민커넥터와 같은 30%.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 일레클도 지난 1월 정가 대비 40~70% 싼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용 요금제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  이게 왜 중요해   배달 플랫폼의 핵심, 기사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① 시즌 1 : 코로나 19 음식배달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컸다. 지난 2월 음식배달 거래액은 1조 868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6% 증가했다. 음식 주문이 늘자 배달 기사를 찾는 수요도 급속히 커졌다. 지난해 8월 기준 배달대행 라이더 수는 12만명(공정거래위원회)이다.     음식배달 서비스 거래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② 시즌 2 : 단건 배달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달 인력이 더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배달 서비스가 ‘묶음’에서 ‘단건’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그간 음식 배달업계 표준은 기사 1명이 주문 5건을 모아서 처리하는 묶음 배달이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이 룰을 뒤집었다. 기사가 한 번에 배달 한 건만 처리하는 단건 배달을 앞세워 시장을 뒤흔들었다. 음식점주와 소비자들게 '쿠팡이츠는 빠르다'는 평판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그러자 다른 업체들도 '단건'을 시작했다. 업계 1위 플랫폼 배민은 오는 6월부터 단건 배달을 도입한다. 위메프오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안 그래도 배달 기사가 부족한 마당에, 단건 배달이 뉴노멀이 되면 더 많은 배달기사가 필요해진다.   이 때문에 플랫폼들은 ‘아르바이트 배달 기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배민커넥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기사는 5만 명. 이중 약 1만 명이 실제로 활동하는 기사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기본 배달 수수료 외에 보너스를 얹어줘가며 이들을 모집하고 있다. 보너스는 적게는 몇천 원에서 많게는 몇만 원에 이른다.      ━  왜 킥보드와 제휴해     배달 기사가 부족하자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은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보너스 프로모션. [사진 쿠핑이츠 캡처]   음식 배달업계의 ‘추격자’ 쿠팡이츠에 이어, 업계 1위 배민까지 공유 킥보드 업체와 협업하는 건 이유가 있다. 공유 킥보드와 제휴로 배달기사 확보 고민에 숨통이 트일 수 있어서다   ① 문턱 제거 : 부업 기사는 원하는 배달방식을 택할 수 있다. 도보·오토바이·자전거·전동킥보드 등. 전업배달 기사들에게 배달플랫폼이 오토바이 등 기기를 대여해주는 데 비해 부업 기사에겐 이런 혜택이 없다. 두 발로 걷든지 자비로 교통비를 해결해야 한다. 공유 킥보드·자전거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할인까지 해준다면 금상첨화.    ② 범위 확장 : ‘뚜벅이 배달’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도보 기사에겐 통상 출도착지 기준 1㎞ 이내 주문만 배정된다.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범위가 2㎞ 안팎으로 늘어난다. 수락할 수 있는 콜(주문) 범위가 두 배이상 늘어난다.   ③ 공유킥보드도 윈윈 :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의 공유 킥보드 수는 3만 6740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대수를 늘린 터라 현재는 5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서울 시내에서라면 공유 킥보드를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될만큼 흔하다는 의미다.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가동률을 높일 방안을 고심 중. 급증하는 음식 배달에 킥보드가 쓰인다면 금상첨화다. 킥고잉을 운영하는 최영우 올룰로 대표는 “공유 킥보드의 쓰임새를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소비자에게 물건이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 배송) 물류 인프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형 음식배달, 배민커넥트. [사진 우아한형제들]  ━  그런데 안전은요?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잖아도 전동킥보드 사고는 증가 추세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17년 117건에서 지난해 897건으로 늘었다. 게다가 전동킥보드는 오토바이와 달리 자전거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도로 중 80%가량이 인도와 자전거도로 겸용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음식배달은 속도가 중요하다보니 일반인 부업 배달이 늘면 사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업체 측의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레터] 짜장면 시키신 분? (feat.킥보드)[팩플]'탈것의 모든 것' 앱 하나에 쏙…카카오·네이버 모빌리티 전쟁[팩플] '타다금지법' 시행 첫날…'악마는 디테일' 예고된 우려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1.04.16 17:18

  • [팩플]요금 인상하려면 사유 검열?…21대 국회의 황당한 스타트업 규제

    [팩플]요금 인상하려면 사유 검열?…21대 국회의 황당한 스타트업 규제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CEO를 맡은 서달미(수지). [사진 tvN]   21대 국회에서 IT 플랫폼에 대한 규제 법안이 줄줄이 나오면서 인터넷 업계가 뒤숭숭하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규제 법안으로 핵심 성장동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스타트업 1500곳이 가입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31일 ‘스타트업 정책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회원사인 스타트업에 적용될 법률 개정안과 정부부처 및 의원실이 코스포측에 의견 제출을 요구한 법률안을 전수 조사 분석한 결과다.  코스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총 15개 법안을 ‘핵심규제 법안’으로 꼽았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필요한 법안으로 분류했다. 코스포는 규제법안이 지원법안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디지털 뉴딜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실제 법안 중엔 규제가 더 많았다”며 “아직 상장하지 않은 스타트업에도 글로벌 빅테크에 해당할 규제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말했다.    ━  규제 법안 어떤 내용이길래   ① 황당 규제 · 상생협력법 개정안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수료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담겼다.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이 소상공인 상대로 수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전면 금지해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관련 조항에 대해선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국회부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부가통신사업자)가 공익광고를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당초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넷플릭스 등 구독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료 기반인 대부분의 OTT엔 광고가 없다. 그러자 의원실은 법안 적용 대상을 ‘인터넷광고 게시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평균 이용자수, 매출이 일정액 이상인 자’로 바꿨다. 세부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하더라도 여전히 적용 범위가 넓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미나 코스포 정책실장은 “배달의민족이나 당근마켓 등 수수료 대신 광고료로 돈을 버는 회사들이 공익광고를 게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스타트업에 공익광고 의무화는 기업의 성장 기회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규제"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모여잇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임현동 기자   ② 닫힌 규제   부동산 거래법 제정안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거래법에는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공공주택 등에 의무적으로 활용화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정부 시스템이 불편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저조한데도 이를 강제한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9년 전자계약시스템 이용 건수는 6만여건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량의 1.8%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스타트업의 사업 기회를 정부가 차단하는 역효과도 있다. 코스포 측은 “국토부가 만든 전자계약 시스템을 시장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법”이라며 “법이 제정되면 스타트업들이 만든 민간 전자계약 서비스는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③ 과도한 규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하 전상법)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전상법의 경우 개인 간 거래(C2C)에서 문제가 생기면 당근마켓 등 플랫폼이 실명·전화번호·주소 등을 거래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스타트업계와 소비자 모두 반발이 크자, 31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상법에서 '주소 제공 의무'를 삭제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추진 중인 IT플랫폼·스타트업 주요 규제법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이런 법안들이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규제 법안은 발의 단계부터 스타트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될 지, 시행시 사업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활서비스 업종의 3년차 스타트업 대표는 “규모가 작은 대다수 스타트업은 규제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사전 점검하고 대비할 여유가 없다”며 “사업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가 많이 발의됐다면 대관팀을 꾸리거나 로펌에 자문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1.03.31 18:00

  • [팩플] 네·쿠 흔드나···카톡에 '쇼핑' 내건 카카오 2가지 무기

    [팩플] 네·쿠 흔드나···카톡에 '쇼핑' 내건 카카오 2가지 무기

    카카오톡 내 4번째 탭에 신설된 카카오쇼핑. 선물하기·카카오쇼핑하기·카카오메이커스·카카오쇼핑라이브·카카오스타일·카카오프렌즈 등의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았다. 카카오커머스   카카오톡에 쇼핑백 모양의 '카카오쇼핑' 탭이 생긴다. 카카오커머스는 9일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쇼핑라이브 등을 모아 카카오톡의 4번째 탭 '카카오쇼핑'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안드로이드 앱부터 순차적으로 최신버전 업데이트를 마치면, 사용자는 카카오톡 메인화면에서 터치 한번으로 쇼핑을 시작할 수 있다.   카톡 메인 탭 자리에 채팅 이외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추가된 건 쇼핑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TV 등 카카오계열사의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지만 메인의 기본 탭에 올라오진 않았다. 카톡 하단 메뉴는 '친구','채팅', '#탭', '더보기' 등 4개 탭으로 유지됐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4번째 탭으로 쇼핑을 낙점한 건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을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단 의지"라고 말했다.    ━  네이버ㆍ쿠팡 2강 체제 흔들까   카카오쇼핑 탭의 등장으로 카카오의 커머스 행보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쿠팡으로 양분된 온라인쇼핑 시장은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매각으로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연간 거래액 20조원)를 인수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쿠·카 3강 체제로 바뀔 수 있다.   카카오의 커머스 법인인 카카오커머스의 성장세도 주목할 부분이다.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2019년 대비 64% 성장, 유통업계 강자인 신세계의 SSG닷컴(약 3조 92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것으로 추정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2월 실적 발표에서 "선물하기 2173만명, 톡스토어 1289만명, 메이커스 606만명 등 규모감 있는 이용자 수를 확보했고, 톡스토어와 톡딜의 한 달 내 재구매율이 62%, 73%를 기록하는 등 고객만족도가 높다"며 "경쟁력 있는 커머스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커머스의 성장세. 쇼핑라이브는 카톡친구 수 기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카카오 쇼핑의 2가지 무기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을 카톡 내에 선보이며 2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① 빅데이터 기반 '테마 쇼핑'= 패션·잡화·식품 같은 카테고리별 분류 대신 소비트렌드를 분석해 매월 30~40개 테마를 정하고 상품을 큐레이션한다.  '간편간식'을 테마로 톡스토어나 메이커스(선주문 후제작 쇼핑)에 입점한 상품을 선보이는 식이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사용자의 구매만족도나 후기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테마와 상품이 선정된다"며 "향후 개인의 쇼핑 경험, 취향을 반영해 개인화된 큐레이션 추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② 라이브 커머스= 쇼핑 탭에서 가장 잘보이는 최상단 자리는 '카카오 쇼핑라이브'가 맡는다. 지난해 10월 정식 출시한 쇼핑라이브는 4분기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4배 성장했고, 평균 시청횟수 14만회를 기록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하루 2차례 하던 쇼핑라이브를 5회 이상으로 확대해 대표 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네이버·쿠팡 빅2와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계 강자들도 라이브커머스를 강화 중이다. 배달의 민족도 9일 '배민쇼핑라이브'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지난해 3조 원가량이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2023년 8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카카오표 쇼핑 경쟁력 있을까   이머커스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카카오의 자신감은 확고하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 부사장은 지난 2월 카카오실적 발표를 통해 "폭넓은 취향을 만족시키는 상품 라인업, 차별화된 커머스 경험에 기반한 이용자 확대가 카카오커머스의 강점"이라며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사용자 취향을 반영하는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회장)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채널의 접근성, 선물하기·메이커스 등 특색있는 서비스는 카카오만의 강점"이라면서도 "네이버·쿠팡 뿐 아니라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플랫폼도 라이브 커머스나 개인화 추천에 공을 들이는 만큼 카카오만의 차별화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 경쟁 우위에 서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150조원으로 큰 e커머스 시장…이베이 빈자리 누가 차지하나네이버 이어 카카오…플랫폼 공룡들 '라이브커머스' 쟁탈전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그것도 편하게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하세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3985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1.03.09 18:17

  • [팩플 레터] 짜장면 시키신 분? (feat.킥보드)

    [팩플 레터] 짜장면 시키신 분? (feat.킥보드)

      그래픽=김정민 기자 안녕하세요. 팩플레터입니다. 🙋   배달음식을 주문한 후 대문 밖 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 있으세요? 오토바이 소리가 들릴 때 현관문 앞에 대기하면 백발백중 음식 도착! 이런 경험 있으실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무리 기다려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구요. 음식이 도착했다는 배달 앱 알람을 보고 나가면, 걷거나🚶자전거·킥보드로 오신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배달 앱 종류가 늘어나듯 '대문 앞 마지막 1km 구간, 즉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방식도 그렇게 다변화된 거겠죠.    오늘 팩플레터는 배달앱을 포함한 이커머스와 공유 킥보드🛴·자전거🚴 서비스의 결합에 대해 다룹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기업 쿠팡과 네이버가 비슷한 시기 이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거든요. 온라인쇼핑 시장 패권을 두고 격돌하는 이들이 어떤 큰 그림을 가지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접근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봤습니다. (※이 콘텐츠는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2월 18일 아침에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 레터 구독신청 하시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  1. 배달앱+공유 킥보드의 도원결의   음식배달 앱의 루키 ‘쿠팡이츠’가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퍼스널모빌리티, PM) 업체와 잇달아 협업에 나섰다. 걸어서 음식을 배달하는 도보 배달파트너(기사)가 공유 킥보드를 더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 그렇잖아도 배달의 민족·요기요 양강 체제를 흔들며 진격하는 쿠팡이츠, 킥보드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   ·"쿠폰 줄게 킥보드 타오" 빔 모빌리티 : 쿠폰으로 도보 배달 기사의 킥보드 탑승 유도 중. 지난 1일 서울 서초·송파구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선착순 500명에게 킥보드 이용 포인트 2만점 제공. 시작 후 2시간 만에 500명분 쿠폰 전부 소진. 추가로 100개를 더 제공했으나 역시 동났다.     ·"전용 요금으로 모십니다" 킥고잉 : 일반 이용자보다 30% 싸게 탈 수 있는 배달기사 용 요금제 출시.  최대 6000원 상당 할인쿠폰도 준다고.     ·"맘 편히 시간 결제하세요~" 일레클 : 음식배달 특성에 맞게 배달 기사용 시간권 출시. 3·10·20시간 단위로 구매 가능, 정가보다 40~70% 저렴.   쿠팡이츠는 아이돌그룹 태사자 멤버이자 쿠팡 배달기사 김형준씨를 쿠팡이츠 광고모델로 세웠다. 배달기사 모집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 [진 유튜브 캡처]  ━  2. '걷는 배달기사' 왜 나왔나   ·폭증하는 콜, 콜, 콜… : 음식 배달 시장은 급성장 중. 2020년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 3828억원(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1년 전보다 78.6% 늘었다. 전체 배달외식 시장에서 전화주문 비중이 45%(2019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인 걸 감안하면 성장 여력은 여전히 크다.   ·“기사님 없어 배달 못해요” : 배달앱 월 이용자는 2700만명, 배달 대행 라이더는 12만명(2020년 8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배달기사 느는 속도보다 배달음식 주문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렇다보니 배달 앱들 사이에선 기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배민커넥트는 거의 매일 기본 배달료 외에 추가로 얹어주는 프로모션 금액을 카톡에 공지한다.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가 친구를 데려오면 1만원 지급하기도.     ·‘배달 알바’까지 모아도 : 기사 구인난에 시달린 배달앱은 ‘아르바이트형 배달기사’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토바이가 있어야 하는 전업 이륜차 기사보다 모집하기 쉽기 때문. 업계에선 1위 앱 배달의 민족에서 사실상 전업으로 뛰는 라이더는 약 3000명 안팎으로 추산. 도보·자전거·킥보드 등으로 배달하는 알바형 배달 기사인 ‘배민커네트’는 1만명 정도 (등록 기사는 5만명)다.    ━  3. 배달앱 "킥보드, Help!"   신속 배달은 요식업의 생명. 도보 배달이 환영받지 못한 것은 느리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도보 배달과 킥보드의 결합이 매력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더 빨리, 더 멀리 : 배달 앱은 통상 도보 배달 기사에게 출·도착지 1㎞ 이내 주문만 맡긴다. 킥보드·자전거는 2㎞까지 가능( 오토바이·자동차는 3㎞ 이상). 만약 도보 기사가 킥보드·자전거를 타면 배달 시간은 줄고, 배달 지역은 두 배 이상 넓어진다. 쿠팡이츠는 공유 킥보드 관련 배달파트너 공지에 “도보 대비 배달 반경이 넓어지면,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할 수 있으니 매출도 더 올릴 수 있다”고 설명.     ·공유 킥보드 밀도 60.7대 : 때마침 공유 킥보드 수는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에만 3만 6740대가 몰려있다(코리아스타트업포럼 집계). 1㎢ 당 킥보드 60.7대가 있는 셈. 도시에 널린 공유 킥보드를 도보 기사가 활용한다면 배달 효율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좋은 접근성 : 일레클 운영사 나인투원의 이승건 이사는 “겨울철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쿠팡이츠와 협업하게 됐다”며 “배달 기사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들도 공유 기기로 일을 먼저 경험해보는 식으로 접근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전동킥보드 전국 대수. [사진 팩플레터]  ━  4. 킥보드는 물건을 싣고~   공유 킥보드. 처음에는 관광지에서 타는 레저용이었다. 지난해에는 교통수단으로 거듭났다. 이번 배달앱과의 협업은 공유 킥보드가 ‘물류 인프라’로 쓰임새를 확장한다는 의미. 특히 상품을 소비자 대문 앞까지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비효율 해결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효율성 높이기는 물류·유통업체의 난제다. 배송 전체 비용 중 절반이 이 구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삼정 KPMG 경제연구원) 대형 트럭이 한꺼번에 배달하는 구간보다, 가가호호 방문해야 해 비용-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전동 킥보드의 강점은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 트럭·오토바이 대비 가격이 저렴한데다 운전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공유 킥보드의 경우 앱만 깔면 이용가능. 최고 속도 시속 25㎞ 제한이 있어 무서움도 덜하다.     ·공유 킥보드 업체 더스윙 김형산 대표는 “새벽 배송 업체가 도심 중간 물류센터에 공유 킥보드를 배치해 주면 기사가 야간에  킥보드를 타고 집 앞까지 배송하는 식의 협업을 여러차례 제안했다”며 “킥보드는 오토바이보다 타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 물류업체 효율을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5. 쿠팡 vs 네이버 최전선 : 라스트마일   쇼핑의 완성은 배송. 본격적인 일전을 앞두고 있는 국내 온라인 쇼핑 양대 강자 쿠팡과 네이버의 대결에도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핵심 전장이 될 전망.     ·쿠팡 “우리가 라스트마일 최강자”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상장 신고서에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1만5000명 이상(2020년 12월)의 직고용 배달기사가 하루에도 수차례 배달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쿠팡이 일반 로켓배송에도 공유 킥보드를 활용할지는 미지수. 다만 상장 신고서에 “4700억 달러(약 520조원) 규모 한국의 유통·식료품·음식배달·여행 시장에서 비중을 높일 것”이라 한 만큼 공격적 확장이 예상된다. 쿠팡이츠에서 시작한 공유 킥보드와 협업이 주목되는 이유.   ·네이버 “직접 배달 안하지만, 투자는 계속”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강화가 시급하기는 마찬가지. 한성숙 대표는 지난 1월 28일 2020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물류 관련해서는 빠른 배송 외에도 지정일배송 등 다양한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러 스타트업, 새로운 업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업자의 다양한 사업 형태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더 편리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기 위해(투자하는 것)”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킥고잉과 전략적 사업제휴를 체결하기도. 인증부터 시작해 네이버 길찾기, 예약 등의 서비스를 공유 킥보드에 녹여내는게 목표. 온라인 쇼핑 배송 활용 가능성도 열려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  6. 로봇·드론배달과 경쟁?   공유 킥보드산업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효율을 더욱 더 높이기 위해 국내외 여러 회사들이 배달 로봇, 배달 드론 등 ‘발품 대체재’를 개발 하는 중이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은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수원 광교 신도시 내 광교 앨리웨이 단지에서 시범서비스 중이다. 단지 내 식당에서 주문 하면 딜리 드라이브가 입주민이 사는 건물 1층까지 음식 배달. 현재 8대 운영 중.   우아한 형제들의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사진 우아한 형제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음식배달 드론을 시연했다. 1~2㎞ 떨어진 음식점에서 주문한 치킨과 햄버거가 10분 내에 배송됐다.     ·이주호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는 비용문제가 가장 큰 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앱과 공유 킥보드 업체 간 협업이 일어나고 있다”며 “과도기가 지나 기술이 충분히 발달한다면 향후 드론·로봇 배송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추천자료 「 1. 풀필먼트 시대가 온다 👉 보고서 보기 물류가 이커머스와 결합해서 생기는 현상에 대해 분석한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온라인 쇼핑강자 네이버를 중심으로 알리바바, 아마존 등의 물류 전략을 자세히 설명한 자료입니다.   2.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택배물류의 마지막 1마일 시장을 잡아라 👉보고서 보기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이 글로벌기업의 라스트마일 대응 전략에 대해 분석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기존 물류와 풀필먼트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위 콘텐츠는 2월 18일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뉴스레터로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팩플레터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테크 산업계 이슈와 정책, 주목할 만한 비즈니스 트렌드를 입체적으로 살펴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구독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팩플 서베이와 팩플 퀴즈 등 다양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팩플레터 받아보시려면 → https://url.kr/qmvPIX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팩플 레터 보기[팩플 레터] 쿠팡 이펙트, 쿠팡 리스크[팩플 레터] 클럽하우스, 실리콘밸리에도 성골이 있었다[팩플 레터] 날개 잃은 우버, 미래는 어떻게 될까?

    2021.02.19 11:00

  • [단독] 314일 원격근무 한 네이버, 협력업체 인건비 3억 지원

    [단독] 314일 원격근무 한 네이버, 협력업체 인건비 3억 지원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은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 카페.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본사 협력업체에 직원 인건비 3억원을 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입은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본사 그린팩토리 사옥 내 직원식당·카페, 조식 및 간식·음료자판기를 운영하는 업체 2곳에 고용 유지 지원금 2억 8259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간 직원 인건비(월 4037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 달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전환 근무 체제가 해소될 때까지 매달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이번 지원 결정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전환 근무 체제가 장기화함에 따른 조치다. 네이버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2월 26일부터 전 직원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8월에 2주간 잠시 정상근무 체제로 돌아갔던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주 2회 돌아가며 출근하는 전환근무(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또는 원격근무(2~2.5단계)를 유지해 왔다. 현재까지 원격·전환근무 기간은 누적 314일(2월 15일 기준, 주말 포함)이다. 첫 원격근무 시행 시점부터 현재까지 기간(356일) 중 88%가량을 원격·전환 근무 체제로 일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은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 카페. [사진 네이버]   문제는 원격·전환 근무로 본사 출근 직원 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했다. 직원식당 등 편의시설 이용자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매출은 원격·전환 근무 기간 중 평균 30~4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원격·전환 근무 상황에서도 출근하는 네이버 직원이 있기 때문에 협력 업체도 전면 휴업은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매출은 줄었는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계속 발생해 협력업체 측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내부적으로 전환 근무 체제에선 평균 2080만원, 원격근무 시 3670만원, 업장 폐쇄 시 4000만원의 고정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협력업체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비스 유지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숙련된 직원이 계속 해당 업무를 담당해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고용 안정을 위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5만원 상당 지역사랑상품권을 네이버 및 계열사 직원에게 지급했다. 각각 6000여명 기준 6억여원 상당이다. 네이버 등 직장인들의 원격·전환 근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인을 지원하는 취지였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카카오도 전 직원 10주씩…자사주, 인재 잡는 치트키'라방' 사옥투어, 아바타 인증샷…빅테크 '신입 환영법' 독특  ■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 https://url.kr/qmvPIX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1.02.15 15:05

  • [팩플] 영상앱 ‘아자르’, 나스닥 상장사에 2조 매각…배민 이후 최대 규모

    [팩플] 영상앱 ‘아자르’, 나스닥 상장사에 2조 매각…배민 이후 최대 규모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는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약 2조원에 매치그룹에 매각됐다. [사진 하이퍼커넥트]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시가총액 47조원)이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2조원에 인수한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선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4조 7500억원에 인수한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하이퍼커넥트는 “미국 매치 그룹이 하이퍼커넥트 지분 100%를 17억 2500만달러(1조 9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영상 채팅앱 ‘아자르’·‘하쿠나라이브’ 운영사인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전세계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소셜디스커버리’ 개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왔다. 현재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 중. 핵심 앱인 아자르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5억 4000만회에 달한다.    비상장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적자 없이 매년 60% 이상의 매출이 늘리고 있는 회사다. 2019년 매출은 1689억원, 영업이익은 202억원이다. 지난해는 상반기까지 1235억원을 벌었다. 동종업계에선 비디오 커뮤니케이션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하이퍼커넥트는 2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며 “국내 스타트업도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 매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2조원 가치평가, 원동력은?   하이퍼커넥트의 핵심 경쟁력은 영상 채팅 서비스 '아자르(Azar)'다. 원하는 상대의 지역과 성별을 택한 후 화면을 가로로 넘기면(스와이프) 무작위로 전 세계 가입자와 영상 대화를 할 수 있다. 이용자 99%가 해외 사용자로 지난해 12월 애플 앱스토어 전 세계 60개국 매출 탑 10(SNS부분 매출 기준)에 들었다.    아자르는 매치그룹 주력사업인 소셜 데이팅 앱 '틴더' 등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 매치그룹은 40여 개 글로벌 소셜앱을 보유했지만 '틱톡' 같은 영상 킬러앱이 없었다. 샤르 듀베이 매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하이퍼커넥트의 라이브 영상 및 오디오 기술은 강력한 연결 수단"이라며 "하이퍼커넥트의 혁신 기술을 매치그룹 서비스에 적용하고 기술 투자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어떻게 성사됐나   지난해 초 하이퍼커넥트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하고 투자 유치를 준비했다. 김 고문은 라인(LINE)을 일본에 상장시킨 주역이다. 하이퍼커넥트도 3000억~4000억원대 투자를 유치해 기업공개(IPO)하는 큰 그림을 그렸다.   이후 매치그룹이 적극적 투자 의사를 보였다. 사모펀드 투자보다 기업과 직접 협력하길 원했던 하이퍼커넥트에겐 적절한 파트너였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매치그룹이 관심을 보여왔고, 이번 투자제안도 가장 적극적으로 해왔다"며 "인수 이후에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을 제안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  누가 돈 벌까   하이퍼커넥트는 안상일 대표(40)와 정강식 최고기술책임자(CTO),용현택 최고연구책임자(CRO)가 공동창업한 회사다.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4년~2015년 초기 투자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적이 없어 상당수 지분을 공동창업자들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 대표와 정 CTO는 서울대 대학 창업동아리 친구 사이기도 하다. 안상일 아자르 대표. 최정동 기자   최대 주주인 안 대표는 2007년 검색엔진 업체 레비서치를 공동 창업했지만,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떠안은 빚만 8억원이었다. 개발·기획 외주 등으로 빚을 갚던 그는 정 CTO, 용 CRO와 함께 2013년 11월 '아자르'를 출시한 뒤 회사를 세웠다.   이번 인수로 초기 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도 잭팟을 터뜨렸다. 알토스벤처스는 2014년 22억원을 투자했고, 이듬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1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두 투자사가 보유한 하이퍼커텍트 주식은 370만주 가량(우선주 포함)으로 수천억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 최대 엑시트 배민 모델 따를까    매치그룹의 이번 인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 민족 인수와 닮은 점이 많다. 기존 경영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독창적 기술이나 역량 등을 높이 샀다는 점에서다. 아시아 시장 확장이란 목표도 유사하다.   매치그룹은 2~3년 전부터 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지만 일본을 제외하곤 시장 안착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동남아·인도 시장 확대에 하이퍼커넥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샤르 듀베이 CEO는 “하이퍼커넥트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시장 입지는 매치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보완한다"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도 북미 시장 진출에 유리해졌다. 지난해 북미에 출시한 데이팅앱 '슬라이드'가 고전 중이라 매치그룹의 네트워크와 마케팅이 도움이 될 전망. 안 대표는 "북미·일본 등 빅마켓 공략과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작년 AI 스타트업 수아랩이 코그넥스라는 나스닥 상장기업에 인수됐고, 이번에도 나스닥 상장사가 유망한 한국 스타트업을 인수했다"며 "글로벌 기업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또 다른 기회가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엽·김정민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넷플릭스도 힘들다는 인도…한국 영상 앱 '아자르'가 잡은 비결은'게르만 민족'된 배달의 민족?…배민, 독일계 손잡고 아시아 공략2억명 홀린 토종앱 '아자르'···한국 IT별종이 만들었다  ■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 https://url.kr/qmvPIX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1.02.10 15:05

  • [팩플] 족발 주문도 초록창서? '결제수수료 0' 네이버의 야심

    [팩플] 족발 주문도 초록창서? '결제수수료 0' 네이버의 야심

    앱을 열고 → 검색창에 ‘족발’을 입력해 → 가게를 택하고 → 메뉴를 골라 → 앱에서 결제한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같은 배달 앱에서만 될 것 같지만, 네이버에서도 된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이 시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배달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더 많은 동네 가게를 네이버에 들이기 위해 결제 수수료 무료 기간을 연장했다.    ━  무슨 일이야   · 네이버는 오는 3월 31일까지 비대면 주문 서비스 ‘스마트주문’의 결제 수수료를 중소상인에게는 받지 않기로 했다. 2020년 말까지 무료였는데, 3개월 연장했다. 원래 수수료는 소비자 결제액의 1.0~2.9%대였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스마트주문은 일반 검색하듯 네이버 초록색 창에 ‘카페’나 ‘족발’ 등을 입력한 뒤 주변의 오프라인 가게를 골라 주문·결제(네이버페이)하는 서비스다.  · 네이버는 미용실·네일숍에서 쓰는 ‘네이버 매장결제’ 수수료도 3월 말까지 안 받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미용실을 검색해 예약하고, 실제 방문해서 시술받은 뒤 매장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  이게 무슨 의미야   네이버가 노리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 소상공인 유입 효과 : 코로나19로 주문대·계산대 앞 줄서기가 부담스러워지자, 오프라인 가게에서도 모바일 비대면 주문이 늘었다. 소상공인에겐 길거리 입간판보다 온라인으로 주문 받을 수 있는 접점이 더 중요해졌다. 결제 수수료 부담 없이 주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 소상공인에겐 입점 매력이 크다. · 소비자 락인 효과 :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원하는 바는 ‘네이버로 다 하기’다. 더 많은 식당·카페가 네이버 스마트주문에 입점하면 소비자는 다른 앱을 켜지 않고 네이버만 써도 된다. 소비자를 앱에 붙드는 ‘락인(lock-in)’ 효과가 강해진다.      ━  왜 비대면 결제일까   · 간편결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배민·요기요 같은 배달 앱, NHN 페이코 같은 결제 앱, 네이버·카카오 같은 IT 플랫폼 기업들 모두 뛰어들었다. 앱으로 주문·결제할 때 자사의 ‘OO페이’를 이용하면 우대하는 식이다.  · 네이버페이가 포함된 핀테크 매출은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에도 성장세가 가팔랐다. 3분기 매출 1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다.  · 네이버 신사업 전체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신사업(쇼핑·금융·클라우드·콘텐츠) 매출은 6507억원으로, 기존 사업(검색·광고) 매출(7101억원)의 92%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체 분기 매출 중 48%가 신사업에서 나왔다.     ━  어디까지 무료일까   · 네이버페이 결제에 따르는 결제대행 수수료가 무료라는 의미다. 네이버 검색 상단에 나오기 위한 검색광고 상품의 수수료는 그대로다.   · 스타벅스·파스쿠치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스마트주문에 들어와 있지만, 이번 결제수수료 무료 대상에선 제외다.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중소상인을 돕는 취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왜 중소상인일까   · 전 세계적으로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점에 대한 비판이 높다. 지난해 미국 하원에서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애플의 반(反) 독점 청문회가 열렸다. 한국 정부도 입법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지난달 만들었고,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대형 플랫폼들은 ‘우리는 중소상인의 협력자’라며 생태계를 강조한다. 지난해 반독점 논란에 섰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도 ‘페이스북의 맞춤 광고를 규제하면 소상공인이 타격 입는다’고 주장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레터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url.kr/qmvPIX    팩플페북 손 잡은 카페24…'SNS 원스탑 쇼핑' 대세 될까?연말정산, 성범죄자 알림…디지털인증, 공짜인데 불붙었다금융권, 네이버·카카오 아닌 엔씨·넥슨 러브콜 왜'배민 M&A' 승인後, K-유니콘 반발…요기요는 누가 사나

    2021.01.04 06:00

  • [팩플] 배민 독주 막겠다는 서울·경기…NHN 어부지리 논란

    [팩플] 배민 독주 막겠다는 서울·경기…NHN 어부지리 논란

    제로페이를 활용하는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사진 서울시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독과점을 막겠다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공 배달’이 ‘어부지리’ 논란에 직면했다. 운영 사업자에 배민보다 몸집이 큰 NHN이 연달아 선정되면서다. 지방 정부의 개입이 배달 시장의 경쟁을 촉진할지, 혹은 왜곡할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경기도와 서울시가 각각 진행하는 공공배달 사업에 NHN이 모두 참여하게 됐다. ·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주식회사는 공공배달앱 우선협상 대상자로 NHN 페이코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 · NHN페이코는 서울시가 제로페이와 민간 배달업체를 결합해 내놓은 ‘제로배달유니온’에도 참여했다. 10개 참여사(리치빔, 만나플래닛, 먹깨비, 위주, 띵동 등) 중 가장 몸집이 크다.  NHN의 간편결제 사업 페이코. 사진 NHN  ━  이게 왜 중요해?   경기도와 서울시는 배민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출 목적으로 사업을 계획했다. 출범하면 홍보·마케팅(할인) 등에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NHN페이코가 혜택을 받게 됐다. ‘공룡’(배민) 견제하려 더 큰 공룡(NHN)을 들이냐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 NHN은 한게임·페이코·벅스뮤직 등 사업을 한다. 지난 2013년 네이버와 분할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이다. · 페이코는 네이버페이·삼성페이·카카오페이와 함께 국내 간편결제 4강이다(점유율 약 10%). 지난해 하반기부터 식당 주문결제 서비스도 한다. 이번 선정은 페이코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다. · 경기도주식회사는 “페이코 컨소시엄의 지역화폐 기반 결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이 사업 방향과 맞았다”고 밝혔다. ·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독과점 규제는 시장 실패를 막기 위함인데,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  경기도 ‘공공배달’은   경기도주식회사가 운영하며, 별도의 앱을 개발한다. · 선정된 ‘NHN페이코 컨소시엄’은 NHN과 배달중개사(먹깨비), 배달대행사(생각대로, 바로고), PG사(포스뱅크), 가맹점(GS리테일 등)으로 구성됐다. NHN 측은 “기존 음식배달 영업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최종 앱인 ‘배민’만 ‘페이코’로 바꾼 격이다. · 경기도 내 1~2개 시군구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올 가을에 시작한다. 배달 수수료는 낮게 책정되고, 지역화폐 할인과 홍보ㆍ마케팅 등을 선정된 지자체가 맡는다. · 중앙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시범사업에 선정되길 원하는 지자체들은 ‘가맹점 모집에 공공근로 인력을 지원하겠다’, ‘추가 예산을 편성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겠다’는 등을 경기도주식회사에 제안했다. 4월9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군산시와 공공배달앱 기술자문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 연합뉴스  ━  서울시 ‘제로배달’은   민간 배달 앱에 제로페이 결제 제한을 풀어주는 대신 식당들로부터 받는 배달 수수료를 낮추게 한 협약이다. ·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은 지역 소상공 점포를 방문했을 때만 쓸 수 있다(상품권, 선불카드, QR코드 결제). 배민·쿠팡 같은 앱에선 못 쓴다. 그런데 ‘제로배달’ 참여 앱에는 이 제한을 풀어준다. 배달 수수료를 적게 받는 조건이다. · 서울시는 경기도를 의식한 듯 ‘우리는 공공배달앱을 따로 만들거나 세금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도 자료) · 서울시 지원이 없는 건 아니다. 제로페이는 최대 15% 할인 판매하며(100만원 어치를 85만원에 구매), 차액은 세금으로 메운다. 영세 자영업자 매상을 올려주라는 취지라, 대형마트·백화점에선 못 쓴다. 그런데 이걸 페이코 앱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거다. 올해 발행된 제로페이 할인 충당에 서울시 예산 320억원이 편성됐다.   6월 25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뉴스1  ━  그 전엔 무슨 일이   · 지난해 12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음식 배달 앱 시장 1·2·3위(배민·요기요·배달통)가 모두 DH 소유가 되는 것.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합 심사 중이다. · 지난 4월 1일 배민이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가 소상공인협회 등으로부터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고 지적받았다. · 4월 4일 이재명 경기 지사가 “배민 독과점의 횡포”라며 경기도 공공앱 개발을 선언했다. 이후 배민은 공식 사과하고 정책을 철회했다. 이 지사는 “공공배달앱은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이라며 계속 추진했다(관련자료). 다른 지자체의 ‘공공 배달앱 개발’ 선언도 이어졌다. · 6월 25일 국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제로배달유니온’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 참여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앱 수수료를 지자체가 규제하고 지역화폐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  이걸 알아야 해   · 제로페이 등 지역화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인지도와 사용량이 늘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바일 지역상품권으로 받으면 10%를 더 얹어줬기 때문. · 지역화폐 사업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7~10%의 할인 금액을 재정으로 계속 메워야 하기 때문. 2018년 출시한 제로페이는 이용이 부진했지만 박 전 시장의 의지가 강해 홍보 예산을 수십억 원 씩 썼다. · ‘서울시 vs 경기도’ 배달 사업은 대권 주자인 두 지자체장의 정책 경쟁이기도 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의 유고로 제로배달 사업의 앞날은 시계 제로가 됐다. 참여한 한 배달 사업자는 “우리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팩플] '슈퍼 갑' 구글 30% 통행세 매기나…"애플·구글 독과점 도 넘었다"[팩플]英공정위 “구글·페북 광고 독점” 그들을 쪼갤 기구 추진[팩플]"앱 주문대로 배달갔다 체포" 美서도 논란된 기사 눈물[팩플]이재명이 띄운 '군산 배달앱'···따져보니 무료가 아니다 '팩플레터' 구독을 원하시면 배너를 클릭해주세요. 구독신청 페이지로 바로 가시려면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3985

    2020.07.1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