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의 독주, 쿠팡의 추격…2등 요기요는 카카오톡 들어갔다 [팩플]

    배민의 독주, 쿠팡의 추격…2등 요기요는 카카오톡 들어갔다 [팩플]

    배달 앱 2위 요기요가 ‘앱 인 앱(App In App)’ 전략을 시도한다. 국민 앱 카카오톡 안으로 들어가서 배달음식 주문을 받겠다는 것. 쿠팡이츠가 무섭게 추격하는 가운데 요기요가 카카오톡에서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주문하기 by 요기요’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위치해 있어 카카오톡을 실행 중인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고 편리한 주문이 가능하다. 사진 요기요 요기요는 21일부터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의 배달 주문을 요기요가 전담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도 이날부터 ‘주문하기 by 요기요’로 개편됐다. 요기요 앱이 없어도 최초 1회 카카오톡 회원 연동을 하면 요기요 서비스를 카카오톡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요기요 앱이 카카오톡 안으로 들어온 셈. 이달 말부터는 카카오 맵에 나온 음식점에서 요기요 배달 주문도 가능해진다.     ━  무슨 의미야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2017년 카카오톡 내에 선보였다.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배달 음식 등을 주문하면 카카오는 이를 배달 대행업체에 연결했다. 하지만 3대 배달 앱의 월활성사용자(MAU)가 3000만명을 넘는 만큼, ‘음식 주문은 배달 앱에서’ 한다는 소비자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번 요기요와 협업으로 카카오는 그간 구색만 유지하던 주문하기 서비스를 되살리고, 운영 비용도 효율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요기요도 4100만명(10월 MAU 기준)이 쓰는 카카오톡을 신규 채널로 확보한 데 의미가 있다.     ━  요기요의 고민과 전략은      신재민 기자 국내 배달 앱 시장은 배달의민족(66%)의 독주 속에, 요기요(19%)와 쿠팡이츠(15%)가 2, 3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3위 쿠팡이츠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요기요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지난달 쿠팡이츠는 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32만건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요기요(28만건)를 뛰어 넘었다. 쿠팡은 지난 4월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월4990원의 와우 멤버십 회원이 쿠팡이츠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최대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할인 혜택을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등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쿠팡이츠의 확장세는 쿠팡의 실적에도 기여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3분기 쿠팡의 호실적(매출 8조1028억원, 영업이익 1146억원) 배경 중 하나로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꼽았다. 쿠팡은 와우할인이 적용된 지역의 75% 이상에서 쿠팡이츠 거래량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1위 배민은 1900만명의 이용자를 유지하며 ‘10% 무제한 할인 쿠폰’ 등으로 쿠팡의 추격을 견제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의 속은 타들어 간다. 요기요의 MAU는 지난 8월 652만명에서 지난달 573만명으로 두 달 새 79만명이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는 약 27만명이나 늘었다. 쿠팡의 역습에 요기요는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료가 무료인 ‘요기패스X’의 월 구독료를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 데 이어 카카오와 손잡고 반전을 노린다.   사진 뉴스1 요기요는 음식 배달을 시작으로 포장·사전예약, 퀵커머스 등으로 카카오톡 내 요기요의 서비스 영역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카카오톡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다른 배달 앱을 쓰던 쿠팡 회원들을 쿠팡이츠로 모으는 상황에서 요기요와 카카오의 협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서비스 대행이 아니라, 가격·편리성 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승부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1, 3등 사이에서 고전하던 요기요는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지난 15일 SK 플래닛 대표이사 출신의 요기요 서성원 대표는 취임 1년 반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요기요 주요 주주인 GS리테일과 사모펀드 간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요기요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이정환 전 오토플러스(중고차 플랫폼)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요기요는 이 대표가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업무 능력과 경험을 갖춘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은 물론 입점 파트너사, 라이더분들과 함께 상생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1.22 05:00

  •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민간 중심 자율 규제를 보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갑질, 이용자 피해 등 플랫폼 내 고질적 문제도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플랫폼 자율 규제의 법적 근거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지적돼온 플랫폼 생태계의 문제들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토대로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번 법 개정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국정 기조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속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① 규제 넘어 혁신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규제를 지적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네이버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생성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로 전략적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② 자율 통한 성장 촉진: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정과제 중 하나.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지난해 7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기업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민간 기구나 내부 위원회를 통해 각종 분쟁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주요 내용은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율 기구나 자체 규율을 통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보호, 혁신 촉진, 상생 협력 등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자율 규제 활동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연 1회 이상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업자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정부는 제재에 앞서 그간의 자율 규제 성과 등을 고려하는 등 자율 규제 활동을 지원·촉진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  기업은 뭐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 규제를 우려했던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날 입법예고를 적극 환영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율 규제 방식의 해법이 주요 선진국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구성해 자체 규제 방안과 상생 계획을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을 출범하고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선포했던 카카오는 AI 윤리 정책을 강화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모든 게 자율? 독과점은 별개   이번 개정안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준비 중이다. 거래 환경과 이용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는 기업에 자율을 부여하되 플랫폼 간 공정 경쟁 환경은 정부가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사전 규제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방통위와 공정위가 각각 자율 규제법과 온플법을 발의한 후 국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율 규제안은 범정부부처가 참여해 만든 안”이라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되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20 17:33

  • 여행 폭발기에 상장? 매각?…야놀자·여기어때의 동상이몽

    여행 폭발기에 상장? 매각?…야놀자·여기어때의 동상이몽 유료 전용

    Today’s Topic, 야놀자, 여기어때의 동상이몽(feat. 네카쿠쏘)   지키는 1위와 넘보는 2위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국내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 1위 야놀자와 2위 여기어때 얘깁니다. 야놀자는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워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을 노리고 있고,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인정받은 여기어때는 4년 연속 흑자를 내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둘 다 팬데믹 기간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여기어때는 2019년 최대주주가 영국계 사모펀드 CVC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이들 회사의 상장(야놀자)과 매각(여기어때)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자주 들려옵니다. 3년 만에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지금,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성장 전략은 뭘까요. OTA는 아닌데 OTA와 경쟁하는 듯한 네이버, 카카오, 쿠팡의 전략은요? 쏘카는 왜 숙박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을까요? 요즘 여행 플랫폼들의 사정, 오늘 팩플 오리지널에서 알아보겠습니다.   ■ 💬 목차  「 1.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2. 야놀자 : 몸집 키워 글로벌로   3. 여기어때 : 수익에 집중   4. 네카쿠쏘, 여기서 뭐해?   」  그래픽=한호정   1.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다수 여행사가 위기를 겪었지만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여기어때는 달랐습니다.   ① 알고 보니 기회 하늘길이 막혔지만, 이들 플랫폼은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해 국내 여행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호캉스’ 열풍도 한몫했고요. 무엇보다 정부가 코로나19 기간 ‘숙박대전’ 사업으로 숙박 쿠폰을 뿌린 덕을 봤습니다. 3년간 매년 300억~500억원대 정부 예산이 이렇게 풀렸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숙박대전의 최대 수혜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다. 발행 쿠폰의 절반 이상이 두 플랫폼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② 숫자는 어때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야놀자는 매출 2474억원, 영업적자 1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2년 차인 2021년엔 매출 2748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이었고요. 여기어때를 볼까요?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 성장했습니다. 2019년 매출 1027억원, 영업이익 72억원에서 2021년엔 각각 2049억, 15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③ 엔데믹 경쟁 시작 코로나 기간 실속을 차린 이들에게 엔데믹은 그야말로 날개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 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는 약 987만 명. 지난해 1분기(62만 명)의 16배입니다. 이 중 541만 명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5만 명대에 비하면 100배 이상 늘어난 거죠. 지난해 4분기부터 일본⋅대만 등이 한국인 무비자 관광을 재개했고, 동남아 여행 수요도 회복된 영향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국내·해외 OTA를 고루 이용했다면, 코로나 이후 국내 여행·호캉스로 야놀자 여기어때가 기회를 잡았는데요. 이들이 기존 고객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효과로 글로벌 OTA의 반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미국 뉴욕 나스닥 광고판에 등장한 야놀자의 GGT 인수 축하 문구. 야놀자 이수진 총괄대표 페이스북.  ━  2. 야놀자: 몸집 키워 글로벌로   야놀자는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 산하에 플랫폼·클라우드·인터파크 부문을 두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우드는 인수합병 M&A)을 통해 글로벌과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플랫폼과 인터파크는 항공·숙박 등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① 성장하는 클라우드 ◦ 숫자를 보자: 지난해 야놀자는 연결기준 매출 6045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보다 8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536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요. 야놀자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합니다. 클라우드 사업(야놀자클라우드)의 과감한 인수합병 영향이 큽니다. 지난해 야놀자클라우드 매출(1095억원)은 전년보다 3배 이상 성장했지만, 1년 새 영업적자(114억원→249억원)는 더 불었습니다. 숙박업체들에 파는 IT 솔루션 사업과 채널링(숙박 등 인벤토리를 다른 플랫폼에 공급) 매출이 늘긴 했지만, 인수한 회사들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분명히 야놀자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 전략을 보자: 야놀자는 2021년 10월 PMS(호텔자산관리시스템)를 전담하는 자회사로 야놀자클라우드를 분사시켰습니다. 숙박이나 레저 시설 운영사 등 다양한 고객들에게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사업을 시작한 겁니다. PMS뿐 아니라 BE(예약창구), CMS(창구관리시스템), RMS(객실관리시스템) 등 여러 솔루션 중 고객이 필요한 걸 골라 쓸 수 있게 한 거죠. 이 시장의 특징은 숙박업체들이 한 번 쓴 솔루션을 잘 안 바꾸고, 로컬 기업 점유율이 높다는 겁니다. 그래서 야놀자는 공략 대상 지역의 현지 기업을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야놀자가 보유한 숙박 인벤토리를 다른 여행 플랫폼에 판매해 B2B 수익을 내려고 합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② M&A는 나의 힘? ◦ 나스닥, 그린라이트?: “나스닥으로부터 축하를 전광판으로 받으니 원톱 트래블 기업이란 목표에 한발 한발씩 걸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지난 16일 야놀자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입니다. 야놀자클라우드가 B2B 여행 솔루션 기업인 고글로벌트래플(GGT)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에 야놀자 로고가 등장했습니다. 나스닥이 야놀자의 GGT 인수를 축하한다는 광고를 한 겁니다. 나스닥의 상장 유치 활동이지만 야놀자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인정해준 면도 있습니다.   ◦ 글로벌 플랫폼: GGT는 2000년 이스라엘에서 시작한 기업입니다. 이 총괄대표는 “GGT를 인터파크(3011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100만 개 이상의 글로벌 최대 규모 여행·숙박 인벤토리를 확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허브를 구축해 여행·호스피탈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야놀자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판단해 (GGT)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GGT의 인벤토리와 네트워크를 강화한 M&A였다는 의미입니다,    ◦ 숙제는 경영 시너지: GGT 전에도 야놀자클라우드는 글로벌 각 지역에서 왕성하게 기업을 사들였습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PMS 기업 인소프트를 830만 달러(약 110억원)에, 지난해 9월에는 야놀자클라우드가 투자한 아프리카 호스피탈리티 기업(호텔온라인)이 동아프리카 등의 2200개 호텔에 PMS를 공급하는 업체(호텔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비전펀드2에서 유치한 투자금을 활용한 거죠. 야놀자 관계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은 뒤 국내외 7개 기업을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쇼핑 후엔 숙제가 남습니다. 운영 효율을 높이고 투자금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게 경영의 힘입니다. 그래서 요즘 야놀자는 인수한 PMS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야놀자와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③ 비장의 무기, 인터파크 ◦ 알짜만 남겼다: 야놀자는 2021년 말 인터파크 지분 70%를 3011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인터파크의 쇼핑·도서 등 분야를 매각해 211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인터파크의 알짜였던 여행⋅공연 사업, 판교 신사옥만 남겨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 지난해엔 인터파크가 초개인화 여행 플랫폼 트리플을 인수했고요. 이제 야놀자 그룹(야놀자⋅데일리호텔·트리플·인터파크)는 국내외 숙박·항공권 등 B2C 여행 시장의 전 영역을 쥐게 됐습니다.   ◦ 이젠 ‘인바운드’: 야놀자는 올해 하반기에 인터파크를 통해 국내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 즉 인바운드 수요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야놀자 관계자는 “국내 1위는 우리에게 의미 없다”며 인바운드 시장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이어서 그는 “글로벌 OTA는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숙박만 연결해줄 뿐 콘텐트는 못 준다”며 “인터파크는 항공·숙소뿐 아니라 공연·티켓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인바운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탱크는 왜: 야놀자는 지난 3월 “관광 산업은 제2의 반도체 산업”이라며 싱크탱크 야놀자리서치를 만들었습니다. 여행 산업의 디지털 전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략 연구기지를 육성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야놀자가 쌓은 데이터로 미국 퍼듀대와 경희대가 여행 산업 지표를 만들어 연구할 계획입니다. 2021년 ‘테크 올 인(Tech All-In)’ 비전을 선포한 야놀자가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만큼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여기어때    ━  3. 여기어때: 수익에 집중   몸집을 빠르게 키운 야놀자와 달리 여기어때는 수익에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2019년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창업자(심명섭 전 대표)가 지분을 매각한 이후, 흑자를 꾸준히 유지하며 차근차근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이죠.   ① 달라진 2위 2015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야놀자가 주도하던 숙박 앱 시장에서 무료 수수료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급성장했습니다. 당시 여기어때와 야놀자의 치열한 광고 경쟁, 기억하는 분들 있으시죠? 하지만 그 후 야놀자가 치고 올라왔습니다. 야놀자가 2015년 시리즈 A(100억원)부터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로부터 2조원 투자를 받으며 ‘트래블’에 ‘테크’를 붙이는 사이 여기어때는 사업 확장 속도에서 밀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2019년 CVC가 여기어때 경영권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한 뒤 좀 달라졌습니다.   ② 선택과 집중 ◦ 선택=단거리 여행: 여기어때는 여행·여가의 핵심 자원인 숙박과 교통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데 충실하겠다는 전략입니다. CVC캐피탈은 해외 사업으로 여기어때의 성장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하필 그때 코로나19가 터져 내수 시장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2020년 맛집 추천 플랫폼(망고플레이트)을 인수해 국내에서는 여가·외식으로 분야를 넓혔습니다. 그렇다고 해외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었고요. 2021년 10월 해외여행 전문기업인 ‘온라인투어’ 지분 20%를 500억원에 확보했습니다. 이후 해외 항공권·숙소 예약 서비스를 공개했고, 렌터카 실시간 비교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파티룸 등 공간 대여를, 개인 맞춤형 숙소(홈앤빌라)도 내놨습니다.   해외여행의 경우 일본·베트남 등 비행 5시간 이내 단거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명훈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근거리 해외여행을 쉽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과 숙소를 결합했다. 간편함과 신뢰성에 집중해 해외여행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어때의 2월 기준 단거리 항공권 거래액은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3.8배 늘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단거리 부문의 긍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여행 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집중=실속: 이 회사는 불황이 덮친 지난해에도 매출 3059억원, 영업이익 301억원으로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챙겼습니다. 회사는 “국내 여행 부문은 고급 숙소와 모빌리티 교차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합니다. 숙소 정보로 유입된 고객이 렌터카·항공권 등 모빌리티 상품을 함께 구매해 시너지를 냈다는 겁니다. 올해는 ‘해외여행 리바운드 원년’으로 삼고,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몸집을 키울 계획입니다. 인바운드 시장 공략을 고민하는 야놀자와 달리 원래 하던 걸 더 잘하겠다는 실속 전략입니다. 정명훈 대표는 지난 3월 연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치열한 플랫폼 경쟁 속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증명했다”면서 “모두가 ‘여행할 때 여기어때’를 떠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어게인 2015, 광고 전쟁: 여기어때는 최근 3년간 광고비를 매년 늘렸습니다. 2020년 284억원에서 2022년엔 617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301억원)의 2배 이상이고, 매출 규모가 2배인 야놀자 광고비(408억원)보다도 더 많았습니다. 윤종신·장기하 등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모델로 등장하는 여기어때 TV 광고, 여러분도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그래서 효과가 있었냐고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남아⋅일본 등 해외여행 인원이 급증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2월엔 앱 신규 설치 건수 33만 건을 기록하며 야놀자(21만 건)를 앞섰다고 합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③ IPO냐 매각이냐 여기어때가 4년 연속 흑자를 내자, IT와 투자업계에서는 CVC의 매각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해 4월 여기어때는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약 1조2000억원의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여기어때는 당초 기업공개(IPO)를 고려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길입니다. 올해 컬리⋅오아시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잇따라 IPO를 연기했습니다. 야놀자 말고도 해외 OTA나 마이리얼트립 등 여행 스타트업의 약진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부담입니다. 이렇다 보니, 여기어때 최대주주인 CVC가 투자금 회수 시점을 당기기 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옵니다. 기업 체질은 좋아진 듯하지만 IPO에서 1조원 이상 몸값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기에 1조원대 매각 딜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며 “CVC 입장에서 매각이 시급한 상황도 아닌 것으로 안다.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어때에 물었습니다. 회사 측은 “매각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여행과 여가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에 집중해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편리한 여행을 가도록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  4. 네카쿠쏘, 여기서 뭐해?   OTA는 아니지만 OTA 같은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국내 대표 IT 플랫폼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입니다. 각각 검색·콘텐트, 커뮤니케이션, 커머스 시장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모은 강자들입니다. 이들이 기존 서비스 플랫폼에 여행과 숙박을 붙이면? 소비자에겐 여행⋅숙박 플랫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쏘카도 숙박 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왜 뛰어들었을까요?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   ① 네이버여행 지난 2월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 상품 플랫폼 이용 경험률 조사에 따르면 1위는 야놀자(22.9%), 2위는 네이버(19%)가 차지했습니다. 여기어때는 근소한 차이(0.3%포인트)로 3위. 소비자들은 네이버를 이미 여행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네이버여행은 OTA가 아니라 ‘메타 서치 플랫폼’”이라고 강조합니다. 구글이나 스카이스캐너처럼 중개만 한다는 주장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물을 가진 파트너사들과 제휴해 상품을 중개하는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여행 상품을 노출해 중개 수수료를 받고, 이용자들에게는 네이버페이나 포인트 연동 시 혜택을 제공하는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숙박업체들은 야놀자와 여기어때 대신 ‘네이버예약’을 통해 직접 예약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데도 숙박 플랫폼이 아닐까요?   야놀자나 여기어때 입장에서 보면 네이버는 파트너이자 경쟁자입니다.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검색 포털 네이버는 OTA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② 카카오와 쿠팡트래블 여행 카테고리를 ‘중개이자 협업’으로 정의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와 쿠팡은 여행 상품을 커머스로 접근합니다. ◦ 카카오의 트래블 커머스: 카카오는 ‘쇼핑’과 ‘선물하기’에서 호텔 숙박권, 여행 패키지 상품을 판매합니다. 카카오 맵에 장소 예약 기능을 추가해 최근에는 숙박 예약도 가능해졌습니다. 야놀자·인터파크의 인벤토리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항공권을 판매 중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괌에서 택시 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요. 카카오 관계자는 “커머스 관점에서 호텔 숙박권 등 일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맵 장소 예약의 경우 맵 생태계 확장 차원이라 OTA와 직접 경쟁하는 사업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여행 소상공인 셀러를 모집하는 쿠팡트래블 ◦ 쿠팡의 여행 버티컬: 쿠팡은 보다 적극적입니다. 쿠팡 여행 전문관인 쿠팡트래블은 지난달 여행 소상공인 셀러(판매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쿠팡트래블에 입점한 중소 여행사나 숙박업체 등은 쿠팡이 구축한 숙박, 항공, 패키지, 렌터카 등 판매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쿠팡의 무기인 1100만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특별 기획전 상품을 출시할 수 있고, 참여 셀러에게는 쿠팡트래블 노출 등 프로모션 혜택도 제공합니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저렴한 특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여행 업계 소상공인들에게 입점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과 같은 멤버십 혜택 확장과 고객 가치 확대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100만 유료 사용자를 쥐고 여행 시장에 진출한 쿠팡의 전략,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숙박의 경우 날짜나 룸컨디션 등 재고관리가 일반 상품과는 차이가 있어 고유의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쇼핑몰 트래픽을 기반으로 여행 상품을 팔겠다는 커머스 관점 기업들은 네이버에 비해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쿠팡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쏘카스테이 ③ 쏘카, 니가 왜 거기서? 쏘카는 24일 코레일유통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카셰어링과 철도를 연결한 모빌리티 거점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카셰어링과 전국 2만5000개 호텔·리조트 예약이 동시에 가능한 ‘쏘카스테이’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쏘카 앱에 추가된 쏘카스테이를 통해 원하는 지역의 호텔을 예약하고 카셰어링을 순차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숙박 시설만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쏘카는 ‘야놀자’와 ‘온다’ 등에서 API를 통해 숙박을 끌어오고, 일부 숙소는 직접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야놀자와 협력하는 모양새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오프라인 경험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죠.   쏘카 관계자는 쏘카스테이에 대해 “하나의 앱에서 이동 수단과 숙박 예약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유일한 서비스로 다른 OTA 대비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면서 “KTX 결합을 시작으로 숙박·액티비티 등을 모빌리티와 연결하는, 이동의 모든 여정에 걸친 서비스로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쏘카 앱에 숙박을 붙이는 게 야놀자보다 경쟁력 있을까요? 회사 측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행 플랫폼에 렌터카를 붙이는 것보다, 쏘카 앱에 숙박을 붙이는 게 소비자에겐 더 편리하다고요. 전자의 경우, 소비자는 렌터카 할인 쿠폰을 입력하거나 업체에 직접 방문해야 해 번거롭다는 겁니다. 모빌리티에서 OTA로 확장한 쏘카, 계획대로 소비자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요. 쏘카의 실적 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여행 수요 폭발기인 올해 이들의 경쟁을 함께 지켜보시죠.   

    2023.05.25 17:53

  • [팩플] 베일 벗은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자율'로 정부 규제 넘을까

    [팩플] 베일 벗은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자율'로 정부 규제 넘을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아랫줄 왼쪽에서 일곱번째)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여덟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주요 플랫폼 사업자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등 국내외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참여한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활동 9개월여 만에 분과별 규제방안을 공개했다. 정부와 플랫폼업계, 소상공인, 소비자단체 등이 수차례 논의한 끝에 나온 결과다. 오픈마켓 불량 입점업체의 사기 판매를 막기 위해 플랫폼 간 공조에 힘쓰고 검색 노출·추천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이용자 권익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규제 방안이 규제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  무슨 일이야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플랫폼 자율기구 규제 방안 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규약을 마련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이들은 갑을, 소비자·이용자, 데이터·AI, 혁신공유·거버넌스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해왔다. 발표회에는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 소비자단체 등 각 분과 구성원들을 비롯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플랫폼 자율기구 규제 방안은 민간의 자율규제를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의 역점 정책과제 중 하나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한 지점이기도 하다. 민간 자율기구의 활동이지만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위,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범부처가 총출동해 측면 지원을 약속했다.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자율규제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어떻게 한대   ① 오픈마켓 갑질 막고: 10개 오픈마켓 사업자가 참여한 갑을 분과는 입점계약 관행 개선, 입점업체와의 분쟁처리 절차 개선,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마련에 주력했다. 우선 입점약관(계약서)을 작성할 때 계약기간, 수수료·광고비 적용방식, 대금정산 주기와 절차 등을 명시하고, 계약을 변경·해지하거나 서비스를 제한·중지할 때는 일정 기간을 두고 사전에 이유와 내용을 통지하도록 했다. 오는 8월 말까지 오픈마켓 자율분쟁 조정협의회도 설치한다. 수수료 정책 동결(카카오·지마켓), 신규판매자 수수료 혜택 연장·확대(11번가), 매출 하위 50% 입점사 결제수수료 면제(무신사) 등 소상공인과의 상생도 추진하기로 했다.   ② 소비자 피해 대응은 빠르게: 돈만 받고 상품을 보내지 않거나 가품을 진품으로 판매하는 등의 악성 쇼핑몰로 인해 소비자 집단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오픈마켓에서의 소비자 민원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를 사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사기쇼핑몰에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르면 이달 안으로 ‘소비자 집단피해 대응 협의체’를 만들고 올해 8월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③ 검색·추천 기준 공개하고: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이 참여한 데이터·AI 분과는 검색 노출과 추천 기준 투명화에 방점을 뒀다. 검색 노출 순서 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에 대해 이용자가 알기 쉽게 설명하고 공개하기로 한 것. 수수료나 광고료 등이 노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엔 이를 이용하는 중소 사업자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점검을 거쳐 주요 변수 공개를 위해 6개월 안에 인터페이스(UI)를 변경할 예정. 이들은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이행 여부를 점검할 경우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④ 소상공인과 상생 도모: 앞서 혁신공유·거버넌스 분과는 지난해 12월 플랫폼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8대 원칙을 공개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한편 불법 콘텐트를 차단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등의 원칙이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등의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사업자별 주요 활동 계획을 공유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자율규제 통할까   관건은 이 같은 자율규제 방안의 실효성 여부. 골목상권 침해 논란,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갑질, 오픈마켓 이용자 피해 등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플랫폼 업계가 ‘자율’을 통해 얼마나 달라질지 관심사다. 민간 자율기구가 주도했다고는 하지만 각 부처가 적극 참여하고 있어 규제로 변질될 우려도 없지 않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간 주도로 원칙을 마련하고 직접 이행 선언을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플랫폼의 독과점, 경쟁 제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온라인 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법개정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구글, 애플 등 5~6개 대규모 플랫폼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지난 정부의 온플법과의 차별점. 독과점 행위가 적발될 경우엔 고강도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5.11 17:28

  • ‘마침내 흑자’ 쿠팡, 컬리는 무슨 숫자 봐야 해?

    ‘마침내 흑자’ 쿠팡, 컬리는 무슨 숫자 봐야 해? 유료 전용

    Today's Topic커머스의 넘버스   ‘e커머스 상장 1호’는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주로 하는 커머스 업체 오아시스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지만 지난달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IPO 대어로 꼽혔던 컬리가 상장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낮아진 기업가치로 IPO할 것인가에 대해 회사(혹은 기존 투자자)가 결정을 내린 겁니다.   두 번의 IPO 불발은 생각해 볼 논점 하나를 남겼습니다. e커머스의 기업가치와 장래성을 무엇으로 측정하는가, 이른바 ‘커머스의 넘버스(numbers)’입니다. 아래의 질문을 던지며,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과의 인터뷰도 담았습니다.   ■  「 1. 유통과 e커머스는 다른가? 2. 쿠팡과 컬리는 어떤 숫자를 주목하나? 3. 신선커머스와 e커머스는 다른가? 4. 신선과 e커머스 둘다 하는 쿠팡은 뭔가? 」    그래픽=한호정  ━  총거래액? 방문객? 영업수익? e커머스의 ‘잣대’는   e커머스 첫 국내 상장사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컬리는 적자라서’ ‘흑자인 오아시스는 규모가 작아서’이기도 합니다만, e커머스 더구나 신선식품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e커머스의 국내 상장 선례가 없는 까닭도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증권신고서에 비교 그룹으로 쿠팡·메르카도리브레·씨(SEA)·엣시 같은 해외 e커머스 플랫폼을 적었죠.   e커머스, e그로서리(신선식품 e커머스)의 기업가치는 뭘 보고 매겨야 할지 생각해볼 이유입니다. 물론 규모와 흑자를 모두 갖추면 되겠습니다만, 적자 상태로 상장한 쿠팡도 1년 반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니까요. 뭘 보면 이 회사가 ‘개선 중’, ‘성장 중’인지를 알 수 있을까요.   자주 쓰이는 e커머스 지표 중 총거래액(GMV, 해당 플랫폼에서 거래된 총 상품 대금)이 있지만, 이게 회사의 실속과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중개와 직매입 비율, 중개수수료율에 따라 회사 몫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회사 몫으로는 영업수익을 보면 됩니다만, 이마저도 사업모델에 따라 비교하기가 간단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네이버쇼핑과 쓱닷컴 매출(영업수익)은 각각 1조8011억원, 1조7447억원입니다만, 이것만으로 두 회사 커머스 규모가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네이버쇼핑 매출의 60%는 쇼핑광고이고 중개·판매 매출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입니다. 사업의 내부 구조가 다르기에 영업수익을 회사 간 비교 잣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앱 방문자 수(트래픽)도 허수가 많습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방문한 유기적 트래픽(organic traffic)의 증감은 의미가 있지만, 마케팅비를 써 사방에서 클릭해 넘어온 비유기적 트래픽(inorganic traffic)은 돈만 쓰면 바로 늘릴 수 있으니까요. 구매 관련성이 적은 트래픽인 거죠.   오프라인 유통사는 매장 수·규모만으로도 뚜렷한 비교가 됩니다. 입지 좋은 부동산을 구해 매장을 열면 상권과 고객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그 자체로 홍보가 되며, 지가 상승 효과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e커머스가 공들인 물류·데이터분석 인프라의 수준은 측정이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컬리는 “200명 이상 개발자를 보유하고 데이터로 주문 수요를 예측하는 기술”을 자사의 핵심 역량으로 소개하고, 오아시스는 “자사 물류센터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축돼 캐펙스(CAPEX·설비투자)가 40억~50억원으로 여타 물류센터의 절반 수준”인 점을 내세웁니다.   ━  쿠팡과 컬리가 주목하는 숫자   이제는 e커머스의 기준이 된 쿠팡을 볼까요. 쿠팡은 2020년 뉴욕증시 상장 후 비교적 다양한 숫자를 실적 발표에서 공개하는데, 그중에서도 ‘고객 코호트’를 강조합니다. 코호트란 동일 사용자 그룹을 시간 흐름에 따라 추적하며 분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7년 1월 가입한 고객들의 그해 2월, 3월, 또는 2022년 1월 활동을 보는 거죠. 마케팅이나 특가 같은 일회성 변수의 영향을 배제하면서 해당 e커머스의 체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쿠팡은 지난달 28일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8~2021년 쿠팡 가입 고객의 연간 구매액 코호트 분석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2018년에 쿠팡에서 첫 구매한 5년차 고객은 본인 첫해 구매액의 4.74배를 지난해 쿠팡에서 결제했습니다. 이 수치가 4년차 고객은 3.59배, 3년차 고객은 2.26배로 나타났습니다. 가입한 지 오래될수록 쿠팡에서 더 많이 산다는 거죠. 출발점(가입 첫해 구매액)도 해마다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컬리도 고객 코호트를 중시합니다. 컬리 CFO인 김종훈 부사장은 “고객 잔존율(리텐션)과 회당 구매액을 가입 시기별로 코호트 분석한다”고 했습니다. 잔존율은 데려온 고객을 남기는 비율입니다. 이달 신규 구매자 100명 중 10명이 다음 달에도 구매하면 ‘잔존율 10%’로 봅니다. e커머스는 ‘100원 특가’에 사려고 가입했다가 다음 달에 발길을 끊는 고객이 많죠. 김 부사장은 “끝까지 남는 고객이 얼마인지, 떠났던 고객이 얼마나 다시 오는지에 따라 e커머스 회사의 생사가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김 부사장은 중앙일보에 컬리 고객 잔존율과 패턴을 공개했습니다. “첫 구매 6~9개월 후에 20% 정도 남는데, 4~5년이 지나면 50% 이상으로 반등한다. ‘한번 써볼까’하고 왔던 고객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했다가, 다시 컬리로 돌아오는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김 부사장은 이를 “컬리에서만 얻을 수 있는 품목·품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컬리가 2021년 3월 경기도 김포에 마련한 신선식품 물류센터. 총 2만5000여 평 규모로 수도권 신선식품 배송을 커버하는 이곳은 냉장·냉동·상온 센터를 모두 갖췄다. [사진 컬리] ‘특가를 찾아왔다가 다시 특가 때문에 오는 건 아니냐’고 질문했더니 김 부사장은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가입 고객 첫 달 평균 주문액이 4만원 정도인데, 가입 9~12개월차에는 회당 주문액이 6만원, 3~4년차에는 7만~8만 원까지 올라간다”고요. 쿠팡과 마찬가지로 컬리 고객도 오래될수록 많이 산다는 겁니다. ‘그건 소수 충성고객의 얘기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컬리에서 월 15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이 전체의 20%를 넘어섰다”며 숫자도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컬리 신규 고객의 1년 내 재구매율은 아래 그래프와 같이 상승 추세입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커머스와 e그로서리는 다른가   쿠팡처럼 컬리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혹은 오아시스가 규모를 키울 수 있을거라고 예측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투자 규모도 그렇지만, 공산품 위주인 쿠팡이 물류에서 보여주는 효율화가 신선식품에서도 가능한가의 문제입니다. 전자상거래 분야 연구를 다수 진행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컬리가 쿠팡 사이즈의 거래를 달성하기는 어렵고, e커머스보다 e그로서리 부문이 이익 내기 더 힘든 건 사실”이라고 합니다. 품목 확장성과 취급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죠. 컬리는 비(非)식품 비중을 50%까지 늘린 상황이긴 합니다.  오아시스 의왕 물류센터 전경. [오아시스]   그런데 컬리와 오아시스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강조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구매 빈도’입니다. “신선식품을 다루는 커머스는 구매 빈도 측면에서 파괴력이 있다”(김종훈 컬리 부사장), “신선식품 고객은 구매 빈도가 잦은 알짜 고객이다”(안준형 오아시스 대표). 두부·우유·계란 등은 가정에서 주 1~2회는 사야 하니, 고객의 잦은 구매가 보장된다는 거죠.    공산품은 어디서 사든 품질이 균질하기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 전환이 빨랐습니다. ‘짝퉁’이 걱정되는 고가품이 아니라면 말이죠. 소비자는 ‘여기서 검색, 저기서 구매’하는 전략을 썼고, e커머스 기업들은 가격이나 서비스(배송, A/S)로 경쟁합니다.    신선식품은 다릅니다. 같은 산지 상품이라도 유통 과정에 따라 소비자가 받아보는 품질이 달라집니다. 컬리가 ‘풀 콜드체인(전 과정 냉장유통)과 전 제품 먼저 먹어보기’를, 오아시스가 ‘국산 유기농 산지 직송’을 강조하며 각각 ‘믿을 만한 신선식품 구매처’로 자리 잡는 데 주력한 이유입니다. 김종훈 컬리 부사장은 말합니다. “집착적으로 고객 경험을 관리해 고객이 신선 품질을 확실하게 느끼면, 거기서 자주 살 가능성이 높다.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그로서리 커머스가 다른 버티컬 확장에서도 성공하면 진짜 규모의 경제가 나온다.”   고객의 구매 빈도와 회당 주문액(basket size)이 동시에 올라가는 건, 모든 e커머스가 꿈꾸는 모습입니다. 고객당 유지(모객) 비용과 건당 배송비를 함께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도 실적 발표에서 성장을 “고객의 구매 빈도와 지출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2018년 말 쿠팡이 ‘로켓프레시’와 ‘와우멤버십’(공산품 무조건, 신선식품 1만5000원 이상 무료배송)을 동시에 시작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선을 갖춰 고객 구매 빈도를 높이면서 손실의 일부를 멤버십 요금으로 메우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컬리가 중앙일보에 공개한 고객 회당 주문액은 평균 6만원(4만원부터 무료배송) 선이며, 신규 가입 고객은 첫 달 1.5회 구매하고, 회당 6만원 정도 주문하는 고객은 평균적으로 월 2회 이상 구매한다고 합니다. 오아시스 고객의 회당 주문액은 4만5000원(무료배송 기준 3만원)입니다. 쿠팡은 회당 주문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고객당 월평균 구매액은 12만7000원 수준입니다.   ━  쿠팡의 신선, 컬리의 신선은 다른가   그런데 e커머스 강자 쿠팡은 풀 콜드체인 없이 e그로서리(쿠팡프레시)를 하고 있습니다. 쿠팡에게 쿠팡프레시란 무엇일까요?    답은 쿠팡 김범석 의장에게서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김 의장은 커머스의 3대 요인을 “서비스, 가격, 셀렉션”으로 정의합니다(2월 28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기존 커머스는 이 3가지 요인이 서로 상충되지만(trade-off), 쿠팡은 셋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겁니다. 그는 “지난 수년간의 투자로 가장 어려운 두 가지-서비스와 가격-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해 ‘생필품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를 잡았고, 대량 직매입과 오픈마켓 도입으로 가격도 잡았다는 거죠.    그다음은? 다양한 상품군을 제공하는 ‘셀렉션’입니다. 쿠팡프레시는 그 핵심이죠. 김 의장은 “2022년 4분기 활성 고객*의 3분의 1만이 쿠팡프레시 고객이었다”며 “프레시 상품군 다양화에 투자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제까지 당일배송을 해주며 ‘이래도 안 살래’였다면, 이제는 신선제품을 다양하게 갖춰놓고 ‘이 중에 살 게 하나는 있겠지’ 전략으로 간다는 거죠. *쿠팡 활성 고객 기준 : 최근 3개월 내 구매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활성 구매고객은 1812만 명*입니다. 대한민국에는 2202만 가구(1인 가구 포함), 2806만 명의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있습니다(통계청). 쿠팡 활성 구매자가 1812만 명이라는 건 e커머스의 1차 과제인 ‘모객’이 거의 완료됐다는 얘깁니다. 쿠팡이 흑자로 돌아선 건 자동화로 물류 효율을 높인 효과와 함께 ‘모객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큽니다. 이제 모은 고객당 실속을 올리는 데 주력할 차례입니다. *컬리와 오아시스의 가입고객은 각각 1200만 명, 130만 명(활성고객은 비공개).   그래서 ‘셀렉션’입니다. ‘고객이 다양한 품목을 살수록 더 많이 산다’는 게 쿠팡 내 데이터로 입증됐거든요. 쿠팡은 현재 20개 분류 상품을 취급하는데, 구매 고객의 20%만이 이 중 9종 이상을 구매했고 이들은 일반 고객의 2.5배씩 쿠팡에서 돈을 씁니다. 쿠팡의 투자가 ‘상품군 확장’으로 옮겨가는 이유입니다. 쿠팡은 고객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고객의 1인당 월 구매금액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11월 2022년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별도의 콜드체인 없이도 신선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콜드체인 투자 없이 프레시를 하겠다는 거죠. 컬리와는 길 자체가 다릅니다. 컬리는 ‘풀 콜드체인’을 강조하며 “품질은 고객이 판단할 거다”고 합니다. 2023년 2월 쿠팡의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상품을 분류 중인 소팅 봇. 소팅 봇은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후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긴다. 연합뉴스  ━  ‘1호 상장’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IPO 성사를 위한 기업 스스로의 과제도 있습니다. 투자받을 때는 신중해야 하고, 안팎으로 기존 투자자와 시장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해야 합니다. 특히 지난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자기 업종 내 1호 상장사가 되려는 플랫폼 기업들의 숙제입니다.   오아시스는 IPO 수요예측이 부진하더라도 최대주주와 초기 투자사의 의지가 강해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IPO를 강행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 생각은 달랐나 봅니다. 2021년 오아시스에 재무적 투자를 한 유니슨캐피탈(3대 주주)이 ‘그 금액으로 IPO하면 소송 불사’를 선언해 결국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설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치한 투자가 상장 때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2022년 IPO 막차를 탄 쏘카의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쏘카 역시 모빌리티 플랫폼 1호 상장인 까닭에 기업가치 비교 그룹을 찾는 데 애먹었고, 애초 기대한 기업가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공모가를 낮춰서 코스닥에 입성했죠. 쏘카 측은 “기존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하고 대주주의 보호예수를 약속하며 전량 신주매출로 하는 등 시장과 투자자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쏘카는 지난해 연결 매출 3976억원, 영업이익 94억원으로 상장 첫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신선 커머스가 상장하려면 가장 바깥의 이유인 ‘시장 상황’과 가장 내부의 이유인 ‘이익 창출’이 갖춰져야 한다”며 “쿠팡이 물류 효율 개선에 오랫동안 노력과 투자를 한 것처럼 컬리도 비용 구조를 다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김종훈 컬리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 인터뷰 「 컬리 김종훈 부사장. [컬리] 이커머스 회사에 중요한 수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고객 잔존율, 회당 구매금액, 구매 빈도다. 그리고 컬리는 그게 늘어나는 추세다.”   컬리 고객 코호트는 어떤가. “첫째, 컬리에는 저점이 있다. 이커머스가 가장 원하는 건 고객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 지점, 즉 저점을 만드는 거다. 물론 (플랫폼이) 돈을 많이 쓰면 고객이 이탈하는 기울기는 완화되겠지만, 결국 여기서만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나 충성 고객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는 e커머스는 저점 형성이 어렵다. 두 번째는 반등이다. 컬리 고객 잔존율은 첫 구매로부터 6~9개월 정도 후에 20% 정도다. 그런데 4~5년이 지나면 50% 이상이 다시 돌아온다. 내려갔다가 치고 올라오는 그래프다. 이커머스 한번 써볼까 하고 처음 왔던 고객이 컬리만 써주지 않고 다른 플랫폼도 가보고, 오프라인 구매도 여전히 지속한다. 그러다 컬리로 돌아오는 패턴이 나타난다.”     반등 패턴이 일정한가?   “컬리의 초기 고객보다 뒤로 갈수록 반등 곡선이 옅어질 수는 있으나,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모습은 일정하다. 대부분 이커머스에서 저점을 찍는 경우가 드물고, 반등은 손에 꼽는다.”     그게 컬리의 성장성이나 수익성과 직결되나? “이커머스에서 투자의 결실은 회당 주문금액(basket size)과 구매 빈도로 나타나며, 그게 회사의 이윤을 결정한다. 이커머스가 얻을 수 있는 개별 상품 마진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에, 회당 주문금액이 클수록 (이윤엔) 무조건 유리하다. 구매 빈도를 높이는 효과는 더 크다. 고객이 월 10회 장보기 중 몇 회를 컬리에서 사는지가 중요하다.”   컬리는 여전히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데, 수익이 나나.   “신선 커머스는 폐기율이 높아 마진이 안 좋을 거라는 오해가 있는데, 컬리의 신선 폐기율은 0.5% 수준으로 웬만한 유통업체보다 훨씬 낮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서 재고 관리가 어렵다는 것도 오해다. 신선 재고가 물류센터 한 곳에 모여있는 쪽이 보관도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오프라인 매장 마감세일은 그때 매장에 와 있는 고객 대상으로만 할 수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앱을 통한 홍보가 쉬워서 밀어낼(재고 처리) 수단이 많다. ”   투자 성과는 언제 흑자로 나타나나? “행정구역별로 권역을 쪼개서 분석하는데, 우리 고객이 밀집된 지역은 배송효율과 상품 마진이 모두 우수하다. 컬리가 이미 돈 버는 지역들이 많다. 대형 물류센터를 여는 투자를 계속하고 있기에* 전국 평균으로는 여전히 적자인 거고.” (송파와 김포 물류센터 운영 중, 평택·창원 물류센터 상반기 개소 예정)   잘라서 보면 수도권은 흑자인가? “굳이 따지자면 그렇지만, 그게 큰 의미가 있나 싶다. 어떤 회사도 모든 고객에게 돈을 벌지는(수익을 내지는) 않는다. 잃는 고객과 버는 고객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형태를 찾아가는 거다.”   이커머스가 수도권만 운영하면 흑자 내기 어렵지 않은 건가? “특정 지역만 서비스한다고 거기서 원하는 만큼의 고객을 얻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컬리가 다른 곳을 접고 수도권만 하겠다?’ 이런 접근은 맞지 않는다. 3년 전에는 수도권 전체에서 이윤을 내지 못하고 일부 깎아먹는 지역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 이익을 낸다. 지방에서도 고객 수와 주문액이 올라가고 있다.“   평균 주문액이 고객 가입시기별 뿐 아니라, 회사 전체 평균에서도 상승하고 있나?   “지난해는 6만원 정도고, 매년 꾸준히 2000~3000원씩 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분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고객은 똑똑하기에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덜 산다. 물가 때문에 오른 것은 아니란 얘기다.”   컬리는 투자자를 어떤 수치로 설득하나.   “회당 구매금액이 크고, 빈도가 잦으며, 고객의 이런 행동패턴이 계속된다는 것. 지금까지 이렇게 잘해왔고 앞으로 고객이 늘어난다는 근거다. 하나의 주문 당 어떠한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창업 2~3년 된, 고객 100만 명 정도인 회사라면 추세를 확신하기 힘들겠지만 컬리처럼 만 8년이 지나고 추세가 보이면 과학적 투자가 가능하다.”     컬리 추세는 계속 좋은가?   “중간에 신규 물류센터 세우는 대형 투자가 있기에(연내 창원, 평택에 물류센터 개소 예정) 한 해 전체로 보면 수익성 개선 추세가 흔들릴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추세가 좋고, 올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개선된 추세를 자세히 쪼개보면 뭐가 좋아진건가? “주문액이 높아졌고, 할인 이벤트가 아니어도 사는 고객이 늘어 마진율이 좋아졌고, 밀집도가 높아져 물류 효율성도 높아졌다. 회사 규모가 커지니 고정비(운영, 인건비 등) 분담 효과도 있다. 매우 바람직한 추세는, 컬리의 고객은 오래될수록 많이 산다는 거다. 고객이 늘어나 배송지가 밀집되니, 고객 1명당 배송 비용은 계속 낮아진다. 고객당 구매액은 늘고 물류비는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된다.”   컬리 고객이라고 하면 ‘고소득 맞벌이 가정’이 떠오르는데. “컬리 런칭 초기의 인식이었을 뿐, 사실과는 다르다. 현재 컬리는 1200만 명이 가입한 서비스다. 또 실제로 컬리에 들어와 보면 많이 팔리는 상품은 우유 계란 두부다. 프리미엄만 있다는 건 편견이다.”   컬리는 저렴한 이미지는 없는데.   “쇼핑 검색에서 최저가 상품이 나오더라도, 사람들은 먹는 걸 무조건 최저가로 사진 않는다. 너무 싸면 불안하니까. 컬리는 품질이 안 좋아서 싼 제품은 갖추지 않는다. 같은 품질에 비싼 게 아니라 품질이 다른 상품을 파는 거다.”   소수 충성 고객만 많이 사고, 신규 고객은 조금 사는 구조는 아닌가?   “충성 고객이 구매하는 금액도 늘지만, 충성 고객의 숫자도 늘고 있다. 컬리에서 월 15만원 이상 구매하는 ‘러버스’ 고객이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월 평균 150만 원 이상 쓰는 고객도 전년 대비 25% 늘었다.”   뷰티컬리는 왜 하는 건가?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에서 믿고 살 수 있는 데가 많지 않다. 백화점 3사 웹사이트 정도일 거다. 고객은 신뢰도가 중요한 물품을 컬리에서 찾는다. ‘깐깐하게 검증한 좋은 상품을 대신 골라줘’라는 고객의 요구에서는 뷰티도 동일하다. 컬리 주고객인 3040 여성과도 결이 맞는다.”   컬리페이(핀테크 자회사. 2021년 PG사 인수해 사명 변경함)는 뭘 하나. “간편결제 같은 고객경험 개선을 하려 한다. 또, 백화점 상품권처럼 컬리로 선물하기 수요가 있어서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한다.”   풀 콜드체인의 컬리, 콜드체인 없이 하는 쿠팡, 흑자 나는 규모 내에서 운영하는 오아시스, 이그로서리에서 어느 길이 맞다고 생각하나.   “데이터 관점에서 컬리의 평균 주문액과 고객 잔존율이 압도적이다. 신선 품목 중 컬리에서 취급하는데 쿠팡에 없는 게 많고, 품질에 대해서는 고객이 판단할 영역이다. 오아시스는 컬리와 비교하기에는 권역과 규모의 차이가 크다.” 」  팩플 인터뷰 컬리 김슬아의 이기는 게임, 리테일 테크 ‘새벽배송=적자’ 인식 깼다…국내 1호 상장 앞둔 오아시스

    2023.03.09 17:27

  • [팩플] ‘흑자+상장=새벽배송+퀵커머스’…오아시스, 더블로 간다

    [팩플] ‘흑자+상장=새벽배송+퀵커머스’…오아시스, 더블로 간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사진 오아시스마켓 ‘얼죽아’(얼어 죽을 것 같아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닌 ‘얼죽상’(얼어 죽을 것 같아도 상장)이다. 글로벌 불경기와 고금리로 자본시장과 커머스 업계에 최강 한파가 몰아쳤지만, 오아시스마켓이 아랑곳하지 않고 상장에 나섰다. ‘새벽배송 흑자’라는 두툼한 방한복을 걸쳤다.     ━  무슨 일이야   30일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전날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3개월 만이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  이게 왜 중요해   ‘새벽배송 + 퀵커머스’ 동반 흑자가 가능할지, 시장은 주목한다. 오아시스마켓의 상장 추진에는 ‘퀵 커머스 진출’이라는 뚜렷한 방향이 있어서다.   여타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만, 오아시스마켓 측은 “단지 자금 때문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회사는 유기농 농산물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가 지난 2018년 새벽배송을 시작하고도 줄곧 흑자를 냈다. 지난 2월과 6월 홈앤쇼핑과 이랜드로부터 각각 100억원과 330억원의 투자도 유치해 자금이 안정적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런데도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내년 1분기 출시할 퀵커머스 ‘브이마트’ 사업을 위해서다. 퀵커머스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 소형 물류센터를 구축해 식료품·생필품·화장품 등을 주문 1~2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장보기 서비스다. 원래는 배달대행사 메쉬코리아(‘부릉’ 운영사)와 합작사를 세워 브이마트를 운영하려 했으나,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을 겪자 메쉬 측 지분 전량을 오아시스 관계사인 실크로드가 인수했다. 결국 자력으로 퀵 커머스를 전개하는 상황이다.    새벽배송과 퀵커머스는 모두 대형 투자가 필요한 업종이다. 새벽배송은 신선유통 체인과 야간 근로 등 물류·노동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새벽배송 경쟁사인 컬리와 SSG닷컴은 지난해 각각 2177억원과 10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퀵커머스 역시 땅값 비싼 도심에 소규모 물류센터를 여럿 갖춰야 하므로 고정 지출이 크다. 오아시스마켓은 수도권 62곳의 오프라인 직영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고, 추가 확보한 4곳의 전용 물류센터도 가동할 계획이다.     ━  오아시스는 어떤 회사   코스닥 상장사인 IT업체 지어소프트가 오아시스마켓 지분 55.17%를 보유했다. 그런데 IT기업이 신선식품 이(e)커머스를 시작한 게 아니라, 거꾸로 농산물 유통업에서 IT업을 추가한 격이다. 오아시스마켓 창업자인 김영준 이사회 의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개인 사업에 성공한 뒤 협동조합식 농산물 유통 ‘우리생협’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이후 2011년 상장사인 디지털오션(현 지어소프트)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마켓의 흑자 비결은 ‘농업유통 + IT’라는 태생에 기반을 둔다. 회사는 기존에 보유한 신선식품 네트워크에 지어소프트가 구축한 IT 인프라를 활용한다. 오아시스 물류센터에서 발주·입고·보관·진열·포장·배송 등 전 과정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오아시스루트’도 지어소프트가 개발했다. 오아시스마켓 올해 1~3분기(누적) 실적은 매출 3118억원, 영업익 77억원, 당기순익 30억원.   시장에 유동성이 넘칠 때도 마케팅비 등 지출에는 보수적이었다. 오아시스의 2021년 광고선전비 지출은 12억원으로, 매출의 0.3%에 해당한다. 같은 해 SSG닷컴과 컬리는 광고선전비에 각각 543억원(매출의 3.8%)과 435억원(2.8%)을 지출했다.    ━  이걸 알아야 해   커머스 시장과 증권 시장 모두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새벽배송 1위 기업 컬리는 지난 8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안에 내지 않으면 승인 효력이 사라지므로 내년 2월이 기한이다. 당초 ‘2022년 상반기’였던 상장 계획이 1년 가까이 연기된 상태.     그간 11번가·티몬·SSG닷컴 등 커머스 기업들이 상장을 숙원 사업으로 여겼으나, 지난해 3월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외에는 성공 사례가 없다. 커머스 업계가 오아시스마켓의 상장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유다.    신선식품 위주인 오아시스가 규모를 키워가면서 흑자를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쿠팡은 공산품으로 수익을 내며 신선식품(로켓 프레시) 분야의 손실을 줄여가는 구조고, 컬리는 최근 ‘뷰티 컬리’를 출시하는 등 가전·호텔·여행 등으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재고 손실이 발생하는 데다,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이윤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컬리 김슬아의 이기는 게임, 리테일 테크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퀵커머스 : 배송의 미래인가, 파산행 급행열차인가 “창업 7년 만에 맞은 첫 위기…고칠 게 있다면 다 고치겠다”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2.30 16:02

  • [팩플] SK주유소에 물류센터 만드는 네이버, 뭘 노리나 보니

    [팩플] SK주유소에 물류센터 만드는 네이버, 뭘 노리나 보니

    네이버가 SK에너지 주유소를 물류 거점으로 만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를 위한 배송·물류 로드를 촘촘하게 깔아 커머스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큰 그림이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SK에너지와 손잡고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TECH(기술) 협력’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를 네이버쇼핑 물류센터로 삼고, 네이버의 인공지능(AI)·로보틱스 기술을 심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 내년 초부터 중소형 판매자의 상품을 수거·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K 주유소 부지에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 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SK에너지  ━  왜 중요해   ◦ 네이버 물류 더 빨리: 네이버는 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하지만, 자체 물류 인프라는 없다. 때문에 대형 물류센터를 직접 구축해 배송 속도를 높인 쿠팡에 비해 배송 경쟁력이 약하단 평가를 받는다. 대신 네이버는 CJ대한통운·파스토·품고 등 물류사들과 ‘물류 동맹’을 꾸려 물류·배송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협약도 연장선 상에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형 판매자 55만명(2022년 12월 기준)이 빠르게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물류 로드’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이번 협력으로 전국의 SK주유소를 도심 속 소형 물류창고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주유소 부지는 도심형 물류의 최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 주유소의 변신 : 전기차가 늘면서 정유업계도 주유소 활용 전략을 고민한지 오래다. 물류 허브는 유력한 대안이다. 교통 요지에 위치한 주유소 부지를 MFC로 활용한다면 임대 수익은 물론 다양한 연계 사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GS칼텍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케아 가구를 주유소에서 받아볼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초구 내곡 주유소에 무인 MFC를 두고 하루 3600여개 택배를 처리할 예정이다.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SK에너지는 주유소를 활용한 친환경 도심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일상 속 주유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퀵커머스 : 배송의 미래인가, 파산행 급행열차인가 ‘물류 연합군’ 꾸린 네이버, 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 쿠팡과는 차원이 다르다?…네이버 야심작 '도착보장' 기술 보니 [팩플] [팩플] 직접하는 쿠팡, 중개만 하는 네이버...네ㆍ쿠 파이낸셜 전략  ━  앞으로는   네이버는 주유소 기반 MFC를 지역 사회와 결합하면 지역 상품을 싼 값에 공동구매하거나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 배송과 연계하는 등의 사업 모델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구상 단계다. 네이버 관계자는 “물류 시스템은 인프라 연동이 복잡하고, 수요예측 등 네이버의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_SK주유소   우선 내년 초 네이버에 입점한 중소형 판매자 상품을 모아서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SK에너지가 투자한 물류 기업 ‘굿스플로’가 판매자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면, 배송사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해주는 식이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범 운영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SK에너지는 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다방면에서 미래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협력도 함께 한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총괄 좆기인 네이버 포레스트(Forest) CIC의 이윤숙 대표는 “SK에너지와 물류 자동화, AI 수요 예측 효율화 등을 협업해 중소상공인(SME) 중심의 온디맨드(수요 응답형) 물류를 확대하고, SME의 물류 부담을 줄여 새로운 커머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커머스·물류 업계에선 네이버가 물류센터를 직접 짓지 않고 제휴·협력만 하는 ‘에셋 라이트(Asset Light)’ 전략이 얼마나 남는 장사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와 경쟁하는 쿠팡이 최근 흑자전환 하면서 양사의 전략 성과는 더욱 더 비교 대상이 됐다. 물류의 A부터 Z까지 모두 내재화하느라 적자를 면치 못하던 쿠팡이 ‘로켓배송’ 도입 8년 만인 지난 3분기에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 쿠팡은 해당 분기 6조8383억원(51억133만 달러·환율 1340.5원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3850억원 대비해 27% 늘었다.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2.12.23 16:34

  • "쿠팡이츠 NO, 배민 쓰세요" 월드컵 대목에 라이더 파업 왜 [팩플]

    "쿠팡이츠 NO, 배민 쓰세요" 월드컵 대목에 라이더 파업 왜 [팩플]

    배달 라이더들이 카타르 월드컵 첫 ‘프라임 타임’ 대목을 앞두고 ‘쿠팡이츠 보이콧’을 선언했다. 오는 24일 열리는 한국 대 우루과이 대표팀 경기(오후 10시 시작) 전후로 쿠팡이츠를 통해 들어오는 배달 콜은 라이더들이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최근 배달포장료 논란에 이어, 배달료 갈등 2막이 오른 것일까.  민주노총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열린 파업행진 전 결의대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하 교섭단) 관계자는 22일 “24일 우루과이전 쿠팡이츠 배달 거부 형식의 파업을 하기로 했다”며 “(배달 앱 이용자들은)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을 쓰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교섭단은 지난 1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친 뒤 이번 파업을 결정했다. “쿠팡이츠가 기본배달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한다”는 게 이들의 보이콧 이유. 쿠팡이츠는 지난해 라이더 기본배달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배달 거리당 할증률을 높였다. 기본료는 낮추되, 원거리 배달 시 라이더 수익이 늘어나도록 설계한 것.    ━  라이더들 요구는      교섭단은 기본료를 다시 3000원대로 올려달라고 요구한다. 또 한시적 인센티브 성격인 ‘프로모션’ 비중을 줄이고 기본 배달료를 높여 라이더들의 안정적인 소득 체계를 쿠팡이츠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쿠팡이 주장하는 ‘거리가 늘어날수록 할증이 붙는 체계’를 라이더, 자영업자,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알려 라이더 배달수입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상설협의체 설립, 보험료와 명절 상여금 등 복리후생 문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되는 노동조건에 대한 쿠팡이츠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단은 “지난해 9월 노사 기본협약서 체결 이후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쿠팡이츠 측이 주요 쟁점 안에 대한 어떠한 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한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코로나 특수 끝났는데, 배달료 인상?코로나 특수로 급성장한 배달 시장은 올해 들어 조정기에 접어 들었다. 엔데믹으로 음식배달 수요가 줄며 업계의 성장판이 어느 정도 닫힌 것. 지난 10월 기준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 앱 3사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총 3023만명으로 1년 전 3391만명 대비 10% 가량 줄었다. 특히, 이 기간동안 쿠팡이츠 앱 MAU는 545만명에 364만명으로 33% 감소해 3사 중 엔데믹 타격을 가장 많이 입었다.   반면, 코로나 기간 중 택시·건설 업계에서 배달로 뛰어든 라이더들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많은 15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소화물전문운송업 종사 배달원 수는 2017년 10만 287명에서 지난해 4월 19만503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배달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3위인 쿠팡이츠는 배달료 인상에 소극적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은 고객뿐 아니라 자영업자인 음식점주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매출과 적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지만, 배달 앱 1위인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지난해 연결 매출(거래액)은 2조원을 넘겼음에도 영업적자 757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이츠 역시 라이더 기본배달료를 인상할 경우, 기본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 개선에선 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배달료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② 1등 배민이 쏘아올린 공 2020년 10월 배민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민주노총 산하 배달플랫폼노조와 배달 중개수수료 면제와 복지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을 플랫폼 업계 최초로 체결했다. 이전까지는 플랫폼 종사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교섭을 요구해도 기업이 거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라이더들이 여러 플랫폼에서 일감을 받기 때문에 전속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우아한청년들은 법적으로 사용자인지 아닌지 다투지 않고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배민의 사례를 경험한 라이더들은 쿠팡이츠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선제적으로 교섭해 비용을 감수한 건 압도적 시장 지배율을 갖고 있어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쿠팡이츠는 적자, 이용자 감소 등으로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  앞으로는   쿠팡이츠는 기본배달료 인상은 물론 라이더들의 다른 요구에도 소극적인 분위기다. 양측의 이견은 24일 월드컵 첫 경기까지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라이더들이 24일 오후 쿠팡이츠 콜을 받지 않는다면, 배민이나 요기요 등에 주문이 몰려 이들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추후 배달 앱 시장 개편에 속도가 날지도 지켜볼 일. 성장 속도가 계속 더뎌진다면 라이더 확보 경쟁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특수 기간엔 배달 앱이 라이더들에게 건당 2만원대의 프로모션비를 지급하기도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줄었다. 동시에 플랫폼 종사자 보호와 입법 관련 논의도 계속되는 중이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플랫폼종사자, 프리랜서, 특수형태 근로자 등에 관한 보호 내용을 담은 ‘일하는 사람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리랜서 속성을 갖는 플랫폼노동자 관련 입법 흠결로 발생하는 갈등이다. 고용환경은 변하는데 집단적 노사관계 틀은 과거 모습 그대로다. 현장에 맞는 법과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라이더 보험료 100만원 내준단 배민…우버 모델 따라가나 배민 배달라이더 휴가비 받는다···플랫폼 기업·종사자 첫 단협 배민은 안 올렸다는데 치솟는 배달비 왜 쿠팡 3분기 영업이익 1059억원… 로켓배송 도입 후 첫 흑자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2.11.23 06:00

  • [팩플] 쿠팡·네이버 등 늘어나는 온라인 플랫폼 분쟁, '자율규제'로 해결될까

    [팩플] 쿠팡·네이버 등 늘어나는 온라인 플랫폼 분쟁, '자율규제'로 해결될까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플랫폼 사업자별 분쟁 빈도와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쿠팡은 플랫폼 중 분쟁이 가장 잦았지만, 그만큼 조정·합의에 성공하는 비율도 높았다. 반면 네이버는 쿠팡 다음으로 많은 분쟁이 발생했지만, 조정 성립률은 평균에 못미쳤다.     늘어나는 온라인 플랫폼 분쟁.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2017~2021년 실제 분쟁 조정 사례를 조사한 결과 쿠팡·네이버·이베이코리아 순으로 분쟁이 많았다. [각 사]  ━  무슨 일이야   26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 관련 정책 이슈와 자율규제'를 주제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정원은 불공정 거래 관련 분쟁을 신속하게 조정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된 공정위 산하기관. 조정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접수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분쟁 사례를 분석했다. 매출액 100억원 이상, 중개거래액 1000억원 이상인 사업자 26개사가 대상이 됐다. 이 분류에 따라 조사 대상엔 배달·부동산 앱들도 다수 포함됐지만 분쟁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건 오픈마켓 등 커머스 플랫폼들이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쿠팡〉네이버〉이베이: 조정 신청 사건 262건 중 44.3%에 해당하는 116건이 쿠팡 관련 분쟁이었다. 특히 광고비 환불 문제로 소상공인과 쿠팡 간 벌어진 분쟁이 가장 많았다. 쿠팡 다음으로는 네이버(15.6%),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12.2%), 우아한형제들(5.3%) 순이었다. G마켓은 지난해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뒤 올해 5월부터 SSG닷컴과 서비스를 일부 통합했다.   ● '조정성립률'은 또달라: 플랫폼 사업자의 문제해결 의지를 평가하는 데는 분쟁 발생 건수 못지 않게, 사건 발생후 조정·합의 과정을 보는 게 중요하다. 이날 조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플랫폼들의 평균 조정 성립률은 75.2%로 나타났다. 즉 분쟁 사건 10건 중 7건은 양측이 원만히 합의해 해결됐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쿠팡(79.1%)과 이베이코리아(93.8%)의 조정 성립률이 높은 편이었다. 네이버(66.7%)와 배달의민족(66.7%)은 그보다는 낮았다.  쿠팡의 경우 2018년 앱 광고비 논란 이후 조정에 더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쿠팡이 검색광고 사업을 확대하며 일부 텔레마케터가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광고비는 하루 1만원'이라고 알렸지만, 실제로는 상품 한 품목당 하루 1만원이어서 여러 품목을 판매할 경우 매일 광고비 수십만원이 과금돼 분쟁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되자 당시 쿠팡은 별도 대응팀을 꾸려서 정상 집행된 광고여도 광고비가 매출보다 많이 나오면 환불을 진행하기도 했다.     ━  어떤 문제가 문제야?   조정원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관련 분쟁은 매년 약 48%씩 증가하고 있다. 어떤 문제가 특히 자주 발생하는 지를 분석해봤더니. ● 검색·노출 알고리즘 불만: 분쟁의 세부 이유를 살펴보면 내규 분쟁과 관련한 문제가 가장 많았다. 내규 분쟁이란 온라인 플랫폼 내 검색 결과, 노출 순서처럼 알고리즘 관련 문제들이 포함된다. 플랫폼들이 영업 기밀을 이유로 관련 정보를 비공개로 부치고 있어 판매업자·소상공인의 불만이 크다. 실제로 내규 분쟁의 경우, 조정 성립률은 62.8%로 평균(75.2%)에 크게 못미쳤다.    ●"쿠팡 광고 분쟁 많아": 광고비 환불 관련 분쟁도 많았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김건식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연구센터장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 시장이 포화되고 구매자(소비자) 유인이 어려워지자, ‘(플랫폼 내) 상위 노출을 도와준다’는 각종 광고나 광고 대행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쿠팡의 검색 광고 환불 문제는 지난해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는 판매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의 혁신성·역동성을 위해 법령 규제 대신 민간이 자율적으로 개선안을 내놓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19일엔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공식 출범했다.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은 사실상 흐지부지된 것. 플랫폼의 자발적인 문제해결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강제성 없는 민간 자율기구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 플랫폼 '투명성' 확보 필요: 이날 행사에선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건식 조정원 공정거래연구센터장은 "검색, 배열 순서, 이용 후기 등과 관련한 기준을 공개하고,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플랫폼이 자체적인 분쟁 해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지난해 2월 제정·시행 중인 '디지털 플랫폼 거래투명화법'의 경우, 기업들이 검색 표시 순위 결정에 이용되는 주요 사항을 반드시 공개하게 돼있다. 기업이 분쟁 해결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플랫폼이 분쟁 해결 절차와 조치를 정부에 보고하면, 정부가 이를 평가하여 결과를 발표한다. 선지원 광운대 교수(법학)는 "자율규제는 시장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시장행위자 스스로가 규제의 방식을 선택, 실천할 때 가능한 것"이라며 "국내외 자율규제 경험과 장단점을 검토해 국내 플랫폼 시장 현황에 맞는 자율규제 모델을 신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업들 자구책 먼저 내놔야: 이날 토론회에서 김경원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은 "실제로 플랫폼 관련 민원을 받아보면 정부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플랫폼에 일일이 가이드라인을 줄 수도 없고, 또 공정거래법 위반에 이를 만큼 위법한 경우도 많지는 않다"며 "자율규제 취지에 맞게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정하게 내부 규정을 설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 [팩플] “온플법 대신 ‘자율규제’ 얘기해볼까” 네·카·쿠·배·당 소집한 정부 [팩플] 이마트 떠난 자리에 토스 온다...2030이 살린 알뜰폰 이코노미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2022.08.29 06:00

  • [팩플] 직접하는 쿠팡, 중개만 하는 네이버...네ㆍ쿠 파이낸셜 전략

    [팩플] 직접하는 쿠팡, 중개만 하는 네이버...네ㆍ쿠 파이낸셜 전략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모습. 뉴스1 직접 다 하겠다는 쿠팡, 중개의 판만 깔고 빠지겠다는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 1, 2위를 다투는 플랫폼 두 곳이 이번엔 대출 시장서 맞붙는다. 올 1월 설립된 쿠팡의 손자회사(쿠팡페이 자회사)인 '쿠팡 파이낸셜'이 이달초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하면서다. 소상공인들이 쿠팡에 입점할 이유 목록에 '대출 상품'을 추가하겠다는 전략.       ━  무슨일이야    업계에선 쿠팡 파이낸셜이 다음달 초에는 할부금융업 등록을 마무리하고 소상공인 대상 대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쿠팡 파이낸셜이 금감원에 신청한 여신금융업 중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신기술산업금융업은 결격사유가 없을 시 빠르면 한 달 뒤 등록이 완료되는 편.    ━  이게 왜 중요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가 할부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여신전문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그동안 소상공인과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대출은 시중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업체 등 전통 금융회사의 영역이었다. 쿠팡이 직접 금융업에 뛰어들면서 소상공인 대상 대출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쿠팡 파이낸셜 vs 네이버 파이낸셜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매입한 뒤 이용자에게 배송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로켓배송' 서비스 운영에 중점을 둔다. [중앙포토]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네이버와 쿠팡의 전략 차이가 선명해지는 중이다. 쿠팡은 본업인 유통·물류 아닌 금융업에 진출해 선수로 뛰겠다는 전략이지만, 네이버는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자 역할에 머무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 '직접 진출'하는 쿠팡 파이낸셜 : 쿠팡은 기존에도 직접 나서는 방식으로 컸다. 배송 인력을 직고용해 로켓배송을 성공시켰고, 신사업인 음식배달(쿠팡이츠)·OTT(쿠팡플레이)도 뛰어들어 시장의 판을 흔들었다. '직접 진출'을 좋아하는 쿠팡 DNA를 이어받은 쿠팡 파이낸셜이 노리는 건 명확하다. 쿠팡 입점 업체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설계하겠다는 것. 쿠팡 스스로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 등을 정할 수 있어 입점 업체의 특성에 맞는 대출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부담도 있다. 돈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가 늘어나거나,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등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 방향이 틀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지난달 14일 '미디어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파이낸셜] ● '간접 진출'하는 네이버 파이낸셜 : 반면 네이버 파이낸셜이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한 ‘간접 진출’이다. 2020년 출시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 전용 대출상품은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등 전통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나왔다. 사업자의 대출 가능 여부는 네이버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하거나, 스마트스토어에서 나온 정보를 각 금융사가 고려해 심사한 뒤, 제휴 금융사가 대출을 실행한다. 사실 미래에셋의 4개 계열사가 네이버 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출자(지분 30%)한 2019년부터 네이버식 제휴 금융은 예견됐다.   포털·검색으로 성장한 네이버는 이전에도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워 중개의 판을 키우되 개별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다. 커머스만 놓고 봐도 물류는 CJ대한통운과, 신선식품 유통은 이마트와, 사업자 반품보험은 캐롯보험 등과 손잡아서 해결했다. 예컨대 네이버 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입점 상인들의 매출 정보를 대출 심사시 대안신용평가에 활용하고 평가모델을 고도화하지만, 대출 상품의 연체 리스크 등은 각 제휴사가 관리하는 식이다. 박상진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보다)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듣고 불편함을 개선하는 금융 플랫폼의 역할이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놓고 쿠팡 파이낸셜과 네이버 파이낸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기존 2금융권과의 대출 경쟁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 쿠팡, 네이버와 대출시장에서 맞대결? = 네이버 파이낸셜은 지난달 28일 오프라인 소상공인을 겨냥한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 대상을 온라인 커머스인 스마트스토어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의미.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사들과 다양한 사업자 대출 상품 내놓고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도 출시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같은 간접적인 대출사업 진출이 입점 사업자 모집에 효과적일지, 쿠팡처럼 직접적인 사업 진출이 나은 방식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② 전통금융사, 긴장하나?=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은 전통 금융사에 중요한 수익원이다. 특히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의 2금융권은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대출 경쟁이 심화할 경우 전통 금융사가 기존의 시장을 뺏기면서 ‘핀테크 골목상권 침해’를 둘러싼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과 같은 거대한 핀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으로까지 진출할 경우 대출 시장을 뺏긴 2금융권이 각종 규제 형평성 등을 두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2.07.20 06:00

  • [팩플] ‘넥스트 이해진’ 2650억 대박…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①

    [팩플] ‘넥스트 이해진’ 2650억 대박…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①

    숫자 9 사진 중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블록오디세이 연창학 대표(94년생),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97년생), 정육각 김재연 대표(91년생), 클라썸 최유진 대표(92년생), 비욘드뮤직 이장원 대표(93년생). 숫자 0 사진 중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클라썸 이채린 대표(96년생), 플로틱 이찬 대표(97년생),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대표(91년생), 두들린 이태규 대표(95년생),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90년생). 사진=장진영·김경록 기자 및 각 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음원 저작권(IP) 스타트업 비욘드뮤직은 창업 1년 만에 누적 26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량한 음원 IP를 매입해 방송·영화·게임 등에 제공하는 자산운용사 모델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인 이장원(29) 대표는 경력 9년차의 연쇄 창업자다. 이번이 세 번째 창업. 이전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당시 학교 특화 배달앱 ‘샤달’을, 이후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마피아컴퍼니’(마음만은 피아니스트)를 공동 창업했다.   이 대표는 “기존 조직에 들어가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보다 ‘제로 투 원(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창업이 잘 맞는다”고 했다. ‘음원의 금융화’가 목표라는 그는 여전히 20대다.   이장원 비욘드뮤직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90년대생 창업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23~32세인 이들은 배달의민족·쿠팡·토스·마켓컬리의 뒤를 잇는 ‘넥스트 유니콘’을 꿈꾼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기술 창업은 2016년 연간 19만 674개에서 지난해 23만 9620곳으로 26%가량 증가했다. 이중 30세 미만 법인 창업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2151개에서 3462개로 61% 증가했다.   이들 중엔 두어번의 연쇄 창업 끝에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5000억원에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는 연쇄 창업자인 이승윤(32)씨가 26세에 창업, 5년 만에 매각한 경우다.   30세 미만 기술창업 법인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벤처 1세대, 모바일 1세대 잇는 90년대생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은 누구인가.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태동한 9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 시절 아이폰발 스마트폰 혁명을 경험했으며, 국내외 혁신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을 목격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같은 60년대생 벤처 1세대, 즉 586세대의 자녀 세대이기도 하다. 사교육 집중 세대로서 공·사교육 문제를 잘 알고, 영어나 IT를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동시에,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고서도 경제적 자유에 이를 방법을 일찌감치 고민해온 실속 세대. 공정한 경쟁을 중시하며 친환경·다양성·젠더 평등에 대한 지향이 이전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이 같은 특성은 90년대생 창업가들의 사업이나 창업 동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계의 슬랙’으로 불리는 교육용 소통 플랫폼 클라썸은 교육 수요자로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려다 창업한 경우다. 이채린(26)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3학년이던 2017년 창업했다. 일방적인 주입식 대학 교육이 준 충격이 단초였다. 그는 “대학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동아리에 들어가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학생들이 교수님과 소통하는 것도 힘들어한다는 게 충격이었다”며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배울 때 공부도 더 잘됐던 경험에 착안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라썸에서 직원들이 토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대표는 학생회와 함께 과목별로 강의 자료를 공유하거나 질문할 수 있는 ‘과목별 톡방(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시범 운영했고, 학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일하다 오신 선배나 교수님들이 독려해줬고 선배들의 창업 사례를 보며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클라썸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교육이 온라인 전환기를 맞으며 급성장했다. 현재 KAIST와 서울대, 삼성,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전 세계 25개국 5000여개 대학·기업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톰벤처스, 빅베이슨캐피탈 등으로부터 누적 76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대표는 “직접 실감한 교육 문제에서 출발했기에 기존 교육 기업보다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자부한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영감을 주고받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  준비된 창업 “스티브 잡스, 이해진 보며 꿈”   90년대생 창업자 중엔 어려서부터 미디어나 책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배우고 ‘작심 창업’한 경우가 많았다. 닥터나우 장지호(25) 대표가 그렇다. 한양대 의대 재학 중 창업한 그는 스스로를 “마크 저커버그나 네이버 이해진, 다음 이재웅 등 창업자 이야기를 위인전처럼 읽던 꼬마였다”고 말한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거대한 조직이 아닌 혁신을 갈망하는 개인의 의지에서 출발할 수 있단 걸 배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의대 진학 후에도 코딩을 배우고, 해외 원격진료 기업을 탐방하며 창업을 준비했다. 결국 의대 3학년 때인 2019년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연결해주고, 약도 배달해주는 모바일 앱을 서비스한다. 2020년 2월 2만 5000여명에 불과했던 앱 사용자는 2년 만에 누적 443만명으로 급증했다. 장 대표는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와 건강 전체를 관리하는 의료 슈퍼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패스트파이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세대 창업자들은 실리콘밸리식 창업 모델도 일찌감치 학습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투자금을 유치해 빠르게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모바일 1세대 창업자가 대기업이나 네이버·카카오, 혹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거쳐 창업했다면, 90년대생들은 중·고교생 때부터 창업을 꿈꾼다.   간편투자 플랫폼 어니스트펀드의 서상훈(32) 대표도 10대부터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며 창업을 준비했다. 대학 입학 전부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원제 Good to Great) 같은 경영서를 찾아 읽고, 대학 때 교환학생으로 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선 1년간 창업 수업만 찾아 들었다. 서 대표는 “기업가로서 이루고 싶은 가치와 기술력만 있다면, 자본이나 경험은 좀 부족해도 도전할 수 있는 시대”라며 “창업은 거대한 변화를 직업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  교육도, 기후위기도 창업이 가장 빠른 해법   이들은 창업이야말로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한다. 특히,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을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한다.   2017년 양승찬(26) 대표가 군대 동료들과 창업한 스타스테크는 세계 최초로 불가사리 성분 기반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해양 폐기물인 불가사리는 국내에서만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스타스테크는 이를 제설제 재료로 역이용했다. 이 회사 제설제는 2018년 출시 후 4년 만에 공공 조달시장서 점유율 1위(25%)에 올라섰고, 지난해엔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3조원 규모의 친환경 제설제 시장을 노리고 북미·일본 수출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핵심 아이디어는 양 대표가 경기과학고 시절 했던 연구에서 출발했다. ‘불가사리의 뼛조각이 차량이나 도로를 부식시키지 않는다’는 발견이었다. 양 대표는 대학 진학 후 군복무기간에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국방부 창업경진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았고, 바로 창업했다.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는 게 이 회사의 모토다. 최근엔 불가사리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과 액상비료도 개발했다. 특히 액상비료는 제설제와 화장품 원료 생산 후 남는 폐액을 100% 업사이클링해 사용한다. 양 대표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서 내 능력을 키우는 데 창업만큼 빠른 길이 없다”며 “해양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일과 영리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창업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퀴즈에 출연한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사진 tvN 유튜브 단국대 글로벌벤처창업학과 남정민 교수는 “90년대생들은 이상적인 회사를 만들려는 의지가 이전 세대보다 강하다”며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이 과거보다 줄었고, 롤모델이 증가하며 성공을 평가하는 잣대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연구개발 스타트업 리플라의 서동은(24) 대표도 재활용 기술에 도전 중이다. 고등학생 때 창업해 창업인재 전형으로 울산과학기술원에 입학한 그는 대학 2학년 때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대상을 받은 후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성장 속도나 수익화는 IT 창업보다 더딜 수 있지만, 플라스틱 미생물 솔루션이야말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리플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순도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순도가 높아지면 현재 10%대 초반에 그치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70~80%대까지 올려 폐기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2024년까지 상용화 제품 출시가 목표다.   서 대표는 “우리는 윗세대처럼 ‘언젠가 해결되겠지’ 하고 기다리거나 방관하지 않는다”며 “환경 문제에 도전하는 20대 창업자들은 ‘내가 지금 바꾸는 만큼 세상도 바뀐다’고 믿는 낙관적인 현실주의자들”이라고 말했다. 물류창고용 로봇 개발사 플로틱의 이찬(25) 대표도 “내 또래 창업자들은 기회가 재분배되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바꾸고 싶어 한다”며 “이를 위해서라면 규제나 리스크에 도전하는 게 그리 두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네이버·카카오로부터 모두 투자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  “5~10년 내 유니콘 될 미래 주역”   벤처 스타트업계에선 90년대생 창업자들이 향후 5~10년 내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본다. 2010년 전후 모바일 시장이 열리자 70년대생 창업자들이 집중적으로 창업에 나섰고, 현재의 쿠팡(김범석, 78년생), 배달의민족(김봉진, 76년생), 야놀자(이수진, 78년생), 직방(안성우, 79년생), 리디(배기식, 79년생) 등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토스 이승건(82년생), 마켓컬리 김슬아(83년생), 무신사 조만호(83년생) 등 80년대생이 창업한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에 올랐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은 “90년대생 창업자들은 어려서부터 글로벌 제품을 사용하며 자랐고, K팝과 K콘텐트 영향으로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을 때 창업한 세대”라며 “이전 세대 창업자들보다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 기업을 뒤쫓는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트렌드와 기술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단 얘기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로보틱스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율주행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서울로보틱스가 그런 예. 이 회사 이한빈(31) 대표는 “단 두명이서 창업한 이스라엘 모빌아이가 인텔에 17조원에 인수된 걸 보고, 라이다 시장에선 우리가 ‘퍼스트 무버’가 되겠단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BMW·볼보·벤츠 등 전 세계 200여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쿠팡·배달의민족·토스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의 윤태중 파트너는 “90년대생 창업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정보 습득 역량이 뛰어나고 문제 접근 방식도 창의적”이라며 “특히 이들은 창업을 통해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 해결에 공헌하면서 돈도 빠르게 벌 수 있다는 열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by FACTPL 「 팩플팀이 미래 산업(Future of Business)의 주인공이 될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이 뛰어든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시리즈는 3일 1~3회가, 4일부터 4~6회가 하루 한 편씩 공개됩니다. ㅤ ① 넥스트 이해진·김범석·김슬아 여기서…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② 글로벌 주류 노리는 90년대생, ‘쳅(CHEBB)’에 걸었다 ③ 통계로 본 90년대생 창업…여성 늘고, SKY 줄고, 무대는 글로벌 ④ 너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격자무늬처럼 일하라” ⑤ 00년대생 창업자 ‘호모 메르카투스’도 온다 ⑥ 글로벌도 이미 90년대생이 주도…“韓 90년대생,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것” 」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05.03 05:00

  • [팩플] AWS 없는 '한국의 아마존' 쿠팡, 신사업 키운다는데

    [팩플] AWS 없는 '한국의 아마존' 쿠팡, 신사업 키운다는데

    쿠팡이 상장 후 첫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22조 2260억원을 기록해 전년(13조 9230억원) 대비 54% 성장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오프라인 마트 매출(16조 4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의 온라인 매출(1조 4924억원)을 합쳐도 쿠팡이 4조원 이상 앞섰다. 추정 연간 거래액 27조원인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확실한 양강체제를 굳혔다. 특히,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900만을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쿠팡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왜 중요해?   지난해 3월 상장 후 첫 연간 실적, 향후 쿠팡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해볼 기회다. 특히 최근 25달러대에 정체된 주가는 상장 초기의 절반 수준이어서 이번 실적 발표를 지켜보는 눈이 많다. 공모가(35달러)를 밑돈 지도 6개월 째다. 올해 쿠팡은 주주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김범석 쿠팡Inc(한국 쿠팡의 모회사) 이사회 의장은 3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로켓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로켓성장 : 54%, 쿠팡이 강조하는 숫자 '연간 매출 성장률'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15.7%)을 크게 웃도는 건 맞다. 분기 내 1회 이상 구매한 활성 고객 수도 4분기 179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0만명(21%) 늘었다. 활성 고객 증가율은 16분기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1인당 구매액은 34만원 수준. 김 의장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5년까지 2900억 달러(약 3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쿠팡은 아직 리테일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에,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 역대 최대 적자 : 매출 20조 돌파에도 마냥 웃기 어려운 건 적자 때문. 지난해 쿠팡 영업적자는 1조 8039억원,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 역대 최대치다. 2018년 이후 3년만에 다시 1조 원대 적자 기업이 됐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손실 3574억원)이나 코로나19 방역비용(1560억원) 등 요인을 고려해도 급증했다. 이 추세에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주가(3월 2일 종가 25달러)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김범석 의장과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 등은 수익성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총매출에서 제품 구입 원가를 뺀 마진율을 현재 16.9%에서 최대 32%까지 올리겠다는 것.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2900원→4900원)도 쿠팡의 기대 요소.  숫자로 보는 쿠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네이버와 경쟁은?   ● 연간 거래액을 기준으론 네이버가 5조원가량 앞선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 쇼핑의 성장세가 최근 주춤해졌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 성장률은 2020년 4분기 56%(전년 동기 대비)에서 지난해 4분기엔 25%로 떨어졌다. 쿠팡의 4분기 매출 증가율 34%(전년 동기 대비)에 뒤지는 양상. 네이버는 풀필먼트 확장과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 등을 앞세워 현재 17% 수준인 커머스 시장 점유율(메리츠 증권 분석)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 쿠팡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다. 지난해만 42만평(140만㎡) 이상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지어 국내 최대인 112만평 규모(370만㎡) 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김 의장은 “전체 전자상거래 성장 규모에서 쿠팡의 몫이 매 분기 커지고 있다”며 “다른 플레이어는 우리의 전자상거래 인프라 규모나 서비스 속도, 편의성, 가격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 눈에 띄는 건 쿠팡의 유료멤버십(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다. 지난해 말 900만명까지 늘었다. 2020년 말 475만명에서 2배가량 뛰었다. 유료 멤버십 회원에 무료로 제공되는 쿠팡플레이(OTT)가 주효했다. 지난해 기세를 올린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최근 600만명 수준이다. 멤버십을 통해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양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 일단 시가총액은 쿠팡 445억 달러(53조), 네이버 53조 3980억원으로 엇비슷하다. 쿠팡 주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쿠팡의 AWS는 어디에   ● 아마존의 AWS : 쿠팡의 고민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청출어람' 자회사가 아직 없다는 데 있다. 상장 이후 쿠팡이 줄곧 받는 질문도 '한국의 아마존이라면 쿠팡의 AWS는 어디 있냐'는 질문이었다. 아마존은 AWS가 기업간 거래(B2B) 사업에서 급성장한 덕분에 성장과 수익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 쿠팡의 성장 이니셔티브 : 쿠팡은 이날 신사업 부문을 적극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음식배달(쿠팡이츠)·OTT(플레이)·핀테크(쿠팡페이) 등 신사업과 해외투자를 ‘성장 이니셔티브(Growth Initiative)’로 묶어 1분기부터 별도로 실적을 발표한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8500만 달러(1023억원)에서 올해 2억 달러(24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직 수익을 내기 힘든 신사업을 별도로 분리하는 건 기존 쿠팡 전자상거래 사업을 흑자 전환하는 데도 유리한 셈법이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운영 2년 만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주문이 이뤄지는 서비스가 됐다”며 “우리 활성 고객의 70%가 아직 쿠팡이츠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에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일본·대만으로 확대한 해외 진출 성과에는 말을 아꼈다. 김 의장은 “한국 시장을 넘어서도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지만, 아직은 (확장에) 이르다”라며 “진전이 이뤄짐에 따라 적절한 때 구체적 내용을 밝히겠다”고 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관련기사[팩플] '국민 멤버십' 노리는 네이버 "가족 4명까지 멤버십 공유"[팩플]네이버쇼핑 ‘제3의 길’ 출발…쿠팡과 다른 물류 가동쿠팡, 궁금했던 너의 실체[팩플] “쿠팡이란 로켓, 연료는 치열함.ZIP”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④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2.03.04 06:00

  • [팩플] 4조…5개월새 몸값 60% 뛴 컬리, 상장 전 풀어야할 숙제는

    [팩플] 4조…5개월새 몸값 60% 뛴 컬리, 상장 전 풀어야할 숙제는

    내년 주식시장 상장(IPO)를 준비중인 마켓컬리. [팩플]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가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 설립된 컬리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9000억원을 넘어섰다.     ━  왜 중요해?   ● 김슬아 대표가 2015년 창업한 컬리는 ‘샛별배송’으로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다. 이번 투자는 내년 IPO(기업공개)를 예고한 컬리의 미래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 컬리는 이번 투자에서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 받았다고 공개했다. 5개월 만에, 지난 7월 투자(2254억원) 때 받은 평가액 2조 5000억원보다 60%가량 뛰었다.  ● 6개월새 총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컬리가 IT 인프라 및 물류 투자를 확대한다. 쿠팡·네이버가 주도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SSG·컬리·오아시스 등의 중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4조 몸값의 근거는   ● 빠른 성장 : 연 100% 이상의 매출 성장 유지, 2021년 거래액 2조원 돌파(예상), 2021년 말 누적회원 수 1000만명 달성 등 컬리의 빠른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기업가치 평가액에도 반영됐다. 컬리는 올해 수도권을 넘어 충청권, 대구, 부산·울산으로 샛별배송을 확장하며 규모를 키웠다. 수년 내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확실한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 주머니를 열었다. ● 믿을 만한 기존 투자자 : 국내 이커머스 대표 유니콘인 컬리에는 국내외 유명 투자사들이 대거 몰려 있다. DTS글로벌(트위터, 그루폰, 당근마켓 등 투자사),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비바리퍼블리카, 무신사 등 투자사), 힐하우스 캐피탈(텐센트, 배달의민족 등 투자사) 등이 대표적.  ● 마지막 티켓, 프리IPO : 컬리 측 주장처럼 “상장 시 기업가치가 7조원을 상회”한다면 이번에 단독으로 컬리에 투자한 앵커에쿼티는 1년 내 2배의 수익(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티몬·카카오뱅크 등에 투자한 바 있는 앵커에쿼티는 카카오뱅크에도 상장 9개월 전 프리IPO 성격의 유상증자에 참여(2500억원)한 바 있다. 올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앵커에쿼티 투자 당시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익명을 원한 국내 벤처캐피탈 책임 심사역은 “마켓컬리의 성장세나 최근의 유니콘 고평가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60%이상 뛰는 건 드문 일”이라며 “차후 상장시 유리한 평가를 받기 위해 이번에 오버밸류(고평가)도 고려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연도별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컬리는 어디로?   컬리는 투자금을 “사업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리가 밝힌 사용처를 보면 기술 고도화와 이커머스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쓸 것으로 보인다.   ● IT기반 기업으로 진화 : ‘전지현의 컬리’, 대중 광고를 통해 고급 신선식품 커머스로 브랜딩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규모있는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엔 IT 인프라 경쟁력이 필수다. 이는 장기간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달인 쿠팡은 물론, 쓱닷컴(SSG닷컴)이나 오아시스마켓 등과 경쟁하기 위한 조건이기도. 컬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물류 서비스 및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 서비스 기술개선, 전문 인력 채용에 쓰겠다고 밝혔다.  ● 덩치 키워 전국 경쟁 : 신선식품을 넘어 유통기업으로 확장을 노린다. 컬리는 “샛별배송의 권역을 확대해 전국에서 경쟁하고, 상품카테고리 확장, 신규회원 유치에 투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컬리는 지난 9월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향후 '거래액 경쟁'도 이미 예고했다. 현재는 직접 매입한 물건을 선별해 판매하는 큐레이션 방식만 취급하고 있다.   마켓컬리 광고에 직접 출연한 김슬아 창업자 겸 CEO.    ━  컬리를 향한 우려   ● 늘어나는 경쟁자들 : 컬리는 지난해 거래액(GMV) 1조원을 돌파, 올 4월엔 파이낸셜타임즈(FT)와 닛케이가 선정한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경쟁자는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엔 배달의민족·GS리테일등도 대도시 기반 ‘퀵커머스’로 근거리 배송 기반 신선식품 커머스에 뛰어 들었다.   ● 앞서가는 경쟁자, 건실한 추격자 : 컬리는 물류 인프라 역량이나 취급 품목 면엔서 쿠팡·SSG닷컴에 밀려 전국 단위 커머스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올해 4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오아시스마켓의 추격도 무섭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드문 흑자 기업으로 지난 10월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1126억원의 투자를 받은 오아시스는 1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상승(1526억원 →1조원)했다. ● 두 마리, 세 마리 토끼 : 새벽 배송은 고정비용이 많이 들고, 신선식품 장보기는 수익성이 낮다. 직매입 중심의 사업이라 재고 리스크도 숙제다. 최근 5년간 컬리의 누적 적자만 5500억원에 달한다. 컬리가 향후 거래 규모를 키우면서 재무를 개선하고, 서비스 품질과 충성 고객 확대까지 다 해낼 수 있을지 관건. 최근 컬리가 가전, 호텔·리조트 숙박권 등을 팔며 외형 확대에 주력하자 ‘컬리’의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나온다.     마켓컬리 주요 투자 유치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그래서 앞으로 컬리는   ● 투자업계에선 혁신 유니콘의 상징인 컬리의 IPO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장으로 얻은 실탄을 바탕으로 SSG닷컴, 쿠팡과 신선식품 유통 3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단 전망.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등이 내년 IPO를 추진 중인 점은 흥행의 변수다. 현 투자자 구성이 전략적투자자(SI)보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많다는 점에서 상장 후 빠르게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도 고려할 점이다. 김진우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기업들은 IPO 이후 자본 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적자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률 둔화가 시작된만큼, 한국도 이커머스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1.12.20 16:20

  • ‘삼현에엘’도 모델 삼는다…인재 흡수하는 ‘네카라쿠배 스타일’ [팩플]

    ‘삼현에엘’도 모델 삼는다…인재 흡수하는 ‘네카라쿠배 스타일’ [팩플]

    네카라쿠배 창업자들. 왼쪽부터 이해진(네이버), 김범수(카카오), 신중호(라인), 김범석(쿠팡), 김봉진(우아한형제들). 팩플 정다운 네카라쿠배.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네이버ㆍ카카오ㆍ라인플러스ㆍ쿠팡ㆍ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5대 IT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연봉 높고 복지제도 좋은 회사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네카라쿠배는 ‘기회’와 ‘성장’의 아이콘이다. 이들 기업의 조직 문화나 인사ㆍ평가ㆍ보상 방식은 이제 ‘삼현에엘’(삼성전자, 현대차, SK, LG)로 불리는 전통 대기업들도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 중앙일보 팩플이 5개 기업의 HR(Human Resources) 임원들을 만났다.    ━  문제해결하고, 도전하는 인재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이들은 진취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인재를 영입 1순위로 꼽았다. 네이버 황순배 HR 책임리더는 “변화와 경쟁을 즐기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인재에게 기회가 많은 회사”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강새봄 기업문화ㆍ제도 담당 리더는 ”이해진 창업자보다 라인 주식을 더 많이 받은 신중호 대표 사례처럼, 창업자처럼 일하면 창업자처럼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은 쿠팡 인사 담당 상무는 “주어진 일만 잘해서는 안 되고,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남다른 시도를 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를 찾는다”며 “채용 과정에서도 그렇게 일해본 경험이 있는지 본다”고 소개했다.  네이버 강새봄(왼쪽) 기업문화 담당 리더와 황순배 HR&Culture 책임리더가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카카오스러움’을 혁신 비결로 꼽는 카카오는 인재의 조건을 ‘길본동주선’으로 요약한다. 양재희 카카오 인재영입팀장은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본’질을 생각하고, ‘동’료의 생각이 옳을 수 있음을 믿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며,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 노력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플러스 주정환 HR 총괄도 “승부욕과 투지를 갖추되, 실패해도 금세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인재의 조건으로 꼽았다.     이런 인재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조금씩 달랐다. 성과 평가를 ‘리뷰’로 부르는 네이버는 동료 10명 안팎으로부터 서술형 피드백을 받는 다면평가를 한다. 2015년부터는 평가 등급제도 아예 없앴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서술형평가를 하되, 상위 조직장이 정성평가를 한다. 2018년부터 이 회사 HR을 맡은 변연배 우아한청년들 부사장은 “상급자 평가는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은 쿠팡 상무는 “평가 시스템을 매년 개선한다”며 “목표 달성 과정을 잘 살피기 위해 최근엔 정성평가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양재희 카카오 인재영입팀장이 지난 11월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확산된 점을 감안해 평가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라인은 지난해 8월부터 기존 연1회 평가에서 수시평가로 전환했다. 주정환 HR 총괄은 “직원들이 수시로 성과를 기록하고 이에 대해 팀장과 팀원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P토크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  “소통은 수평적, 실행은 수직적”   네카라쿠배는 소통과 정보공유를 기업문화 전반에서 강조했다. 카카오는 타 부서의 업무 내용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공유’ 문화를 추구한다. 정보를 폭넓게 공유하는 게 소통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커넥트데이 등 최고 경영진이 주요 의사결정 배경을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주기적으로 갖는다.   라인 주정환 HR총괄이 지난 10월14일 경기도 분당시 라인 플러스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라인 플러스] 그러나 이들 기업에선 수평적 소통이 혼란이나 비효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사결정 전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지만, 한번 결정되고 나면 철저히 수직적으로 따르는 문화다. 배민은 합의된 규율 내 자율성을 추구하는 ‘규율 위의 자율’을, 쿠팡은 ‘15가지 리더십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다. 라인도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 의사결정은 수직적’이라는 업무 원칙을 두고 있다.    ━  “더더더” 외치는 MZ와 해법은   기존 대기업 기준으론 파격적인 문화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더더더’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지금의 보상과 소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은 회사 성과가 더 직접적으로 내 보상과 연결되길 바라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더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 올해 초 네이버ㆍ카카오 등에서 성과 보상과 평가를 두고 직원 반발이 커진 게 대표적이다. 이해진ㆍ김범수 두 창업자까지 직접 나서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내부에 제도 개선 TF를 만들어 급한 불을 껐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쿠팡 김경은 상무가 지난 11월 1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최근 진행 중인 회사와의 단체 교섭에서 인센티브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네이버는 조직을 이끄는 책임리더에게 업무 지휘와 평가, 인센티브ㆍ스톡옵션 부여 권한 등을 준다. 이 때문에 ‘위계에 의한 괴롭힘’도 가능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카카오는 보상과 평가 체계 개선을 위해 ‘길 TF’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 노조 소속 한 직원은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결정 과정을 함께 해야하는데 카카오 구성원들이 과연 회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여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HR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과 갈등은 당연한 성장통으로 보고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해법을 찾으라고 제안한다.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성공한 스타트업을 보면 기업 이론(Corporate Theory)이라 부를 정도로 각 기업별 기업문화를 정립한다”며 “네카라쿠배로 불리는 한국 IT 대기업도 그런 이론이 나올 만하고, 그래야 100년 기업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연배 우아한청년들(전 우아한형제들 인사총괄) 부사장이 지난 9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32 예전빌딩 우아한청년들 회의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임현동 기자     네카라쿠배 HR 임원 인터뷰 전문을 읽으시려면 →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460 [팩플]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시리즈① [팩플] 네이버 코드 “본질에 집중하라, 글로벌로 가라”② [팩플] 카카오스러움 키우는 비밀병기, ‘길본동주선’③ [팩플] 와우 소리 나오는 라인 WOW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④ [팩플] “쿠팡이란 로켓, 연료는 치열함.ZIP” ⑤ [팩플]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279대1 경쟁 ‘네카라쿠배 고시학원’…“매일 12시간 공부도 부족” . 박수련ㆍ박민제ㆍ정원엽ㆍ김정민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21.11.30 05:00

  • 279대1 경쟁 ‘네카라쿠배 고시학원’…“매일 12시간 공부도 부족” [팩플]

    279대1 경쟁 ‘네카라쿠배 고시학원’…“매일 12시간 공부도 부족” [팩플]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잠을 많이 자는 거예요. 6시간이면 많이 잤다는 친구들이 많죠.”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의 데이원컴퍼니(전 패스트캠퍼스) 학원. 이곳에서 만난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취업완성 스쿨’ 2기 수강생 박바름(32)씨는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올해 7월 ‘네카라쿠배 스쿨’에 합격하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지금은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식사와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최소 10시간은 프로그래밍 공부를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학원에서 수업을 듣거나 동기들과 스터디 모임을 갖고, 집에 가서도 남은 공부를 하다 잠든다. 박씨의 목표는 ‘카카오 입사’다. 네카라쿠배 스쿨 수강생 박바름씨의 일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네카라쿠배 학원’까지 생겨…입학 경쟁률만 279대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발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초 IT업계엔 ‘개발자 몸값 전쟁’이 몰아쳤다. 넥슨·네이버 등 이름 있는 IT기업들은 연봉 인상, 주식 지급 등 임직원 보상 정책을 줄줄이 발표했다. 그중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네카라쿠배’로 불리는 5대 IT 기업. 5000만~6000만원대 초봉, 젊고 유연한 기업문화와 ‘국민 앱’이 가진 친숙한 이미지 덕에 전통 대기업인 ‘삼현엘(삼성·현대·LG)’을 제치고 ‘꿈의 직장’으로 부상했다.   데이원컴퍼니의 '네카라쿠배 스쿨' 포스터. 사진 데이원컴퍼니   공학 비전공자들까지 개발직으로 전환할 만큼 네카라쿠배의 인기가 높아지자, 5개사 입사를 위한 학원까지 생겼다. 직장인 교육업체 데이원컴퍼니는 지난 3월부터 ‘네카라쿠배 취업완성 스쿨’을 열고 프론트엔드 과정과 데이터 사이언스 과정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입사 후 2년치 연봉의 1%(인당 최대 100만원)를 기부받는 조건이다. 2~3개월마다 10~20명을 선발해 가르친다. 최종 선발된 학생들 중엔 박씨(국어국문학 전공) 같은 비전공자도 많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데이원컴퍼니 건물에서 인터뷰한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2기 수강생 박바름씨. 사진 데이원컴퍼니 선발 과정은 까다롭다. 지원자는 약 한 달간 데이원컴퍼니가 제공하는 HTML/CSS(웹 페이지에서 시각적인 부분을 구현하는 기술), 파이썬 문법 및 자료구조 기초 영상을 학습하고 1, 2차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네카라쿠배 전·현직 개발자의 인성면접이 기다린다. 1기의 경우, 지원자 4185명이 몰려 최종 15명이 선발됐다(경쟁률 279:1). 네카라쿠배 스쿨은...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재수도 불사…“하루 12시간 공부 안하면 네카라쿠배 못가요”   네카라쿠배 스쿨은 6개월간 주 5일 학원에 나와 ‘텐 투 텐(오전 10시~오후 10시)’으로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는, 그야말로 ‘고시학원’이다. 원하는 회사 입사에 실패하면 ‘재수’도 불사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였던 김모(26)씨가 그런 경우다. 입사 제안은 많이 받았지만, 네이버·카카오에 가고 싶어 거절했다. 학원 동기 10명 중 7명이 네이버·카카오에 입사한 영향이 컸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취업 면담과 자기소개서 첨삭 등 사후 관리를 받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데이원컴퍼니 건물에서 인터뷰한 강호준 데이원컴퍼니 스쿨사업부기획팀 팀장. 사진 데이원컴퍼니 중도 포기자도 적지 않다. 1~3기에 선발된 48명 중 11명이 중간에 그만뒀다. 모의고사 점수가 좋지 않아 중단을 권유받았거나, 빡빡한 일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그만둔 경우다. 이 과정을 기획한 강호준 데이원컴퍼니 스쿨사업기획팀장은 “네카라쿠배는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12시간씩 공부만 해도 갈까 말까한 최상위급 회사”라며 “이 회사들이 지원자 스펙(학벌 등 외형 조건)을 안 본다지만, 요구하는 공부량은 웬만한 ‘초고스펙자’ 못지 않다. 당연히 입시학원처럼 교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는 지원자의 성별·학력·스펙을 보지 않는 대신, 실력을 본다. 채용 과정 내내 코딩 테스트와 실무 면접이 이어진다. 그래서 수업도 철저하게 실무 중심이다. 교육 과정은 크게 5개. 프로그래밍의 기본 요소를 배우고, 직접 웹 서비스를 구현해보는 실습까지 마쳐야 한다.    ━  수능 앞둔듯 고요하고 진지…실제 수업 들어보니   지난 5일 찾은 서울 강남구 데이원컴퍼니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과정. 3기 수강생들이 HTML/CSS 수업을 듣고 있다. 김정민 기자 실제 수업 분위기는 어떨까.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HTML/CSS 수업 현장. ‘넷플릭스 첫 화면’ 속 로그인 버튼 만들기가 강의 주제다. 로그인 버튼 하나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요목조목 뜯어보고 직접 코딩해보는 수업이다. 각자의 노트북에서 수업 화면과 코딩 창이 바쁘게 열리고 닫혔다.   수강생 10명은 모두 편한 티셔츠에 추리닝, 슬리퍼 차림이었다. 책상 위엔 커피와 음료수 캔, 핸드크림, 안경집, 미니 선풍기 같은 ‘수험생 아이템’이 가득했다. 손때 묻은 필기 노트들이 눈에 띄었다. 남녀 성비도 반반. ‘개발자는 대부분 남자’란 말은 옛말이었다. 수능을 앞둔 듯 고요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데이원컴퍼니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과정을 참관했다. 2기 수강생들이 조별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발표 수업이 열리는 다른 반을 찾았다. 좀 더 밝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이제껏 배운 걸 활용해 일주일 간 기획·개발한 조별 과제 발표가 이어지고 있었다. ‘마피아 게임’과 ‘라이어 게임(눈치 게임)’을 합쳐 간단한 웹 게임을 개발한 1조의 발표가 끝나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냐”는 강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발표 끝엔 조원들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돌아가며 말했다.   지난 5일 찾은 서울 강남구 데이원컴퍼니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과정. 2기 수강생들이 발표 수업을 듣고 있다. 김정민 기자 발표 수업을 듣던 박바름씨는 기자에게 “30대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배울 수 있는 동료가 많은 회사에서 ‘좋은 개발자’가 되는 것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가장 빠른 길이란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박씨는 오후 10시가 다 되어서야 학원 문을 나섰다.   ■ 취준생 ‘꿈의 직장’이라는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은 「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이 인재와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엔 GAFA(구글·애플·아마존·페이스북)가 있고, 한국엔 ‘네카라쿠배’가 있죠. 네이버, 카카오, 라인(운영사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입니다. 이들 중 상장사인 네이버·카카오·쿠팡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 19일 기준 180조원, 시장은 이들의 미래를 현재(2020년 연매출 합계 약 25조원)보다 더 밝게 봅니다. ㅤ  네카라쿠배의 성장 기반은 ‘인재’입니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고, 우수 인재들도 이 기업을 선호합니다. 중앙일보 팩플은 5대 IT 기업의 인사(HR)와 기업문화를 총괄하는 임원들을 만나 이들이 찾는 인재상과 키우는 리더, 평가·보상의 방향 등을 들어봤습니다. 기업문화에 깔린 창업자들의 생각도 짚었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시리즈를 확인해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460 ㅤ   」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1.11.23 05:00

  • [팩플] 국감 마침표 찍은 이해진·김범수, 핵심 5문 5답

    [팩플] 국감 마침표 찍은 이해진·김범수, 핵심 5문 5답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나란히 국회에 출석했다. 2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같은 날 국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창업자는 국감장의 증인 대기석 양쪽 끝에 떨어져 않아 약 4시간에 걸쳐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답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끝자리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앉아있다. 임현동 기자  ━  ① “골목상권 침해, 어떻게 해결할 건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등은 플랫폼 기업이 “상생이 아닌 살생”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플랫폼은 없던 시장을 만든게 아니라 있던 시장을 잠식한 것”이라며 “수수료 문제, 소상공인 협력문제에 대한 답을 달라”고 했다. 이해진 GIO는 “소상공인 협력 문제는 그간 오랫동안 애써왔는데 여전히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많아 경영진과 고민해보겠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수수료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처음 진입하는 영세상공인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낮춰야할게 더 있는 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범수 의장도 앞서 두 차례 국감에서처럼 먼저 사과했다. 김 의장은 “소상공인 상생 관련해 (카카오 산하) 회사마다 상생계획 발표하는 걸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수수료로 이익을 독점할 구조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  ② “커진 힘, 사회적 책임은?”   IT 플랫폼이 사회 전면에 부상하면서 생긴 여러 부작용에 대한 질의도 두 창업자에게 이어졌다.“플랫폼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알고리즘 확증편향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보와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가지는 성향이 있다”(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의 지적이다. 두 창업자는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만큼 커다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세계 136개국 정부가 최종 합의한 ‘디지털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3년부터 적용될 디지털세는 구글처럼 세계 각국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기업은 특정 국가가 아닌, 매출을 올린 각국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게 제도다. 이해진 GIO는 “세금 제대로 안내는 글로벌 회사에 세금을 매기는 기쁜 일이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알고리즘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김범수 의장은 “기업은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해야 한다”며 “ 편향적이지 않은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③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 공정한가”   두 창업자가 사과만 한 것은 아니다. ‘짧은 답변시간 압박’과 ‘의원들의 말 자르기’ 속에서도 업계와 회사를 대표해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출신인 윤영찬 의원이 “한국의 규제 강도에 대해 어떻게 느끼냐”고 묻자 이 GIO는 “미국 등 해외에선 큰 기업 위주로 규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가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기 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와 경쟁에서 시장을 뺏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는 국경에 관계없이 브랜드를 선택한다"며 "상생 차원에서 규제도 받아들이고 고민도 해야 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GIO는 역차별 규제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드러내왔다. 그는 2019년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엄에서도 “(네이버가) 제국주의 시대에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고싶다”고 말할 정도로  IT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이버·카카오가 매년 통신사에 700억~1000억원 가량 망 이용료를 내고 있는데 구글·넷플릭스 등은 내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 GIO는 “전부터 역차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망 비용 내는 만큼 해외 기업들도 같은 기준으로 내는게 공정경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기존 대기업의 그것과 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엄청난 규모와 인력에 대응할 방법은 우수한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250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일부는 인수합병(M&A)하는 성장 방정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인수 및 투자가) 스타트업에겐 출구전략이 될 수 있고 혼자 힘으로 할수 없는 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측면도 커 (기존 대기업의)문어발 확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주권 측면에서 온오프라인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법 제정할 때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형평성 고려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 기관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④ “뉴스 서비스 계속 할 건가”   대선을 5개월 앞둔 만큼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도 국감장에서 거론됐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75.8%가 인터넷 포털로 뉴스를 보고 있어 독과점”이라며 “언론 독립을 위해 뉴스 서비스를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GIO는 “뉴스에 영향 많이 미치는 것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라며“뉴스 서비스는 우리만 하는게 아니라 글로벌 모든 회사가 하고 있고 사용자 편익 부분도 있어 (뉴스 서비스 폐지는) 깊이 고민하고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김범수 의장은 “포털이 가진 뉴스 유통의 중요성 잘 알고 있다”며 “공정성을 포함한 여러가지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⑤ “새로운 먹거리는 어디서 찾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질문에 두 창업자는 모두 ‘글로벌’을 꼽았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는 초기부터 글로벌 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 일본, 미국, 동남아 쪽에서 성과를 낸만큼 내년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 GIO도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게 우리의 사회적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더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답했다.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1.10.21 19:22

  • [팩플] 분기 매출 2조 바라보는 네이버, 글로벌 무기는

    [팩플] 분기 매출 2조 바라보는 네이버, 글로벌 무기는

    네이버가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중앙포토]  ━  무슨 일이야   네이버가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웹툰·커머스 등 네이버의 주요 신사업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한 효과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7~9월)동안 매출 1조 7273억원, 영업이익 3498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분기 기준)다. 글로벌에선 웹툰과 제페토 등 콘텐츠 사업 부문이, 국내에선 쇼핑과 페이가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서치플랫폼(검색·광고)을 제외한 4대 신사업(콘텐츠·커머스·핀테크·클라우드) 비중은 전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네이버 2021년 3분기 사업부문별 매출.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웹툰·제페토 그렇게 잘나가?   글로벌 성장이 두드러진 사업은 '콘텐츠'였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2% 성장해 성장률 면에서 검색(16.2%)·커머스(33.2%)·핀테크(38.9%) 등 다른 부문을 압도했다.   높은 성장률엔 네이버웹툰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기여가 컸다. 네이버웹툰 월 거래액은 아시아·북미·유럽 등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마블·DC코믹스 등 글로벌 지적재산(IP) 강자들과의 협업, K콘텐트의 약진 등이 주효했다.   ‘Z세대의 놀이터’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는 전년보다 40% 증가한 2억 4000만명을 기록했다. 제페토 가입자의 90%는 글로벌 10대다. 제페토를 자회사로 둔 스노우는 카메라 등 다른 사업부문도 수익 다변화에 성공하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웹툰과 스노우는 사업의 성장과 수익모델 안정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상장(IPO)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3분기 전체 매출 중 콘텐츠 사업 비중은 지난해 동기보다 3%p 오른 11%를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3분기 실적 요약. 사진 네이버    ━  국내 쇼핑 1위 사수   국내에선 서치플랫폼(검색 광고)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커머스(쇼핑)와 핀테크(페이)가 약진했다.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18.6%)를 고수하고 있다(통계청). 2위인 쿠팡(13.7%)과는 약 5%p 차이다.   커머스 사업은 47만 소상공인(SME)이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신사업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는 성장 동력이 됐다. 브랜드스토어는 스마트스토어의 기업 버전으로, 올해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쇼핑라이브도 소상공인(SME)들과 각종 브랜드의 주요 홍보 채널로 자리 잡으며 전년 대비 분기 거래액이 13배 이상 늘었다. 100만뷰 대박 영상과 분기 매출 100억원을 찍은 브랜드도 다수 등장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지난해보다 약 40% 늘어 9조 8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오프라인 결제액이 7배 가량 늘었다. 페이 앱, 네이버 현대카드, 제휴처 확대 등 새로 선보인 오프라인 결제 기반이 호응을 얻으면서다.    ━  4분기도, 내년도 잘할까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은 최근에야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웹툰·웹소설을 영화·드라마·출판 등으로 확장하는 지적재산(IP) 사업은 이제 막 꽃피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네이버웹툰 산하 스튜디오N이, 해외에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가 총 180여개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상진 CFO는 "웹툰 IP를 활용한 오디오 드라마, 게임, MD(굿즈), 전시 등도 구상할 수 있고 제페토와의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로 확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인기 웹소설·웹툰 '재혼황후'와 제페토의 협업 사례. 사진 제페토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국내 1위 판타지·무협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지분 36%를 인수했다. 앞서 올 1월에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캐나다'왓패드'를 인수했다. 일본에서는 전자책 회사 '이북재팬' 인수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이북재팬 인수를 통해 카카오 픽코마에 빼앗긴 일본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커머스는 지분을 교환한 혈맹 기업들과의 사업이 최근 가동되면서 4분기부터는 그 효과도 실적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엔 이마트의 생필품·신선식품을 네이버를 통해 당일 제공받을 수 있는 '이마트 장보기'가 출시됐으며 쓱배송과 새벽배송도 순차적으로 입점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과 협업 중인 빠른 배송은 3분기말 기준 69개사가 풀필먼트 입점을 완료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 입점사는 연말까지 15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대한통운과 기존 10배 이상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도 짓고 있다. 이날 한성숙 대표는 "차별화된 물류 역량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들과 네이버 생태계의 다양한 상품군을 포괄하는 전국구 배송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스토어의 일본 진출도 닻을 올렸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지난 20일 일본에서 '마이스마트스토어'를 베타 출시하고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스마트스토어는 라인 메신저가 연동돼 판매자가 소비자와 편하게 일대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입증된 스마트스토어 기술력과 SME 생태계 모델을 일본에서도 재현할 계획이며, Z홀딩스와 협업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마이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 커머스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첫 교두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1.10.21 17:13

  • [팩플] ‘네카쿠배’ 불려나온 플랫폼 국감, 중간점검 해보니...

    [팩플] ‘네카쿠배’ 불려나온 플랫폼 국감, 중간점검 해보니...

    팩플레터 156호, 2021.10.19  Today's Topic 어서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플랫폼 국감. 팩플레터 156호 지난 1일부터 시작한 21대 국회 두번째 국감이 곧 끝나갑니다. ‘지금까지 이런 국감은 없었다. '이것은 국정감사인가, 기업감사인가’ 이런 농담을 할 만큼, 내로라 하는 IT 기업인들이 카메라 앞에 불려 나갔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국회가 이왕 멍석을 깔았으니,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기업인에 호통과 면박은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니 그렇다쳐도, 가끔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상생 차원에서 배달 라이더의 고용보험료 100%를 배민이 다 낼 생각이 없느냐”는 추궁이 계속됐을 때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에둘러 조심스레 답했던데, 저같으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의원님, 사용자와 피고용자가 반반씩 내도록 한 고용보험의 법적 근거고 뭐고 상관없이 기업이 비용을 다 부담하는 게 상생인가요? 그런 법을 먼저 만들어 주시면, 하겠습니다.” 오늘 설문에선 저처럼 ‘국감장 증인’에 잠깐 빙의해볼 수 있는 질문이 준비돼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설문에 참여해주세요! 참여하신 분들께는 플러스 알파 콘텐츠를 드립니다. 😮 (※설문은 팩플레터 구독자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국감 레터 제작엔 팩플팀 외에도 특별한 게스트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정책 전문 스타트업 코딧(CODIT)이 그 주인공. 코딧과 팩플이 ‘국감의 시간’을 숫자로 확인해봤습니다. 가뜩이나 짧다는 올해 국감에서 의원들의 파행으로 날려버린 시간이, 무려 ‘네자릿수’라고 합니다. 글로벌 IT기업 한국법인들은 ‘네가지’ 질문을 주로 받았고요. 자세한 내용은 레터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팩플은 앞으로도 전문성있고 재능있는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들과 콜라보를 환영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 🧾 목차 「 1. 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2. 일로 와 봐, 카카오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4. 브레이크야, 때리기야? 5. 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   ━  1.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 발단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플랫폼 국감’을 예고. 모빌리티, 물류·유통, 숙박 등 IT 플랫폼 기업을 ‘갑 of 갑’으로 봤다.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플랫폼이 골목시장까지 문어발식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며 ‘을(乙) 권리 보장 공약’을 내놨다. ▶︎플랫폼 가맹 소상공인 단체결성권·협상권 보장 ▶︎공정 플랫폼 사회적 대화기구 추진 ▶︎공공플랫폼 확대가 골자. ● 전개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8월 31일 본회의 통과)으로 이정표를 세운 국회가 과녁을 ‘국내’로 돌렸다. 상임위가 부른 국감 증인 명단엔 카카오(김범수 의장 등 4인), 네이버(한성숙 대표 등 4인), 쿠팡(박대준 대표 등 3인), 배달의민족(김범준 대표), 야놀자(배보찬 대표), 직방(안성우 대표) 등 플랫폼 기업이 빼곡. 빠지나 했던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채택. ● 결말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심판 겸 선수’로 뛰는 불공정 경쟁, 수수료 인상의 정당성, 알고리즘 공정성, 국내외 기업 형평성 등 주요 이슈가 고루 다뤄지긴 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야단치는 분위기로 흐른 건 아쉽지만, 플랫폼 내 여러 문제를 상기하고,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짚은 건 의미가 있다”고 평가. ● 아쉬운 건?: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고, 다룬 이슈는 많았는데 깊이 파지는 못 했다. 정책 스타트업 ‘코딧’의 분석(국감 파행분석)에 따르면 ‘화천대유’ 건으로 파행을 겪은 국감만 14개, 총 1250분(20시간 50분)이 날아갔다. 주질의(7분)기준 179번의 기회가 사라진 것. 지난해 7월 미국 하원이 GAFA 수장을 불러 6시간 이상 집중 청문회를 연 것과 대조되는 부분.   ※ 국회 상임위 줄임말 안내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방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자위, 정무위원회: 정무위, 환경노동위원회: 환노위  팩플레터 156호.    ━  2.일로 와 봐, 카카오   김범수 의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정무위·산자위·문체위 등에 불려갔다. 단일 기업이 9번(중복출석)이나 국감에 나선 건 처음.   1) 김범수 편 올해 초 “재산 절반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김 의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상당했다. 하지만 그 선언 8개월 만에 ‘플랫폼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국감에서 의원 26명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김 의장을 향한 핵심 질문과 그의 답변은.  ① 골목상권 침범은?“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 핵심 질문: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는 거 아닌가. 구글·페이스북·애플이 미용실·네일숍·영어교육· 꽃배달·실내 골프 연습장에 사업이라며 투자하고 기술 혁신이라며 확장하나?” (5일 정무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송구스럽다. 카카오가 초창기에 투자했던 많은 회사들이 있다. 신속히 정리하겠다.” ● 배경 해설: 골목상권과 택시 수수료 관련 추궁에 김 의장은 ‘죄송’, ‘사과’, ‘송구’만 17번 반복했다. 김 의장이 “플랫폼이 (소상공인을 위한) 기회의 장을 만들고 도울 수 있다”며 긍정적 측면도 얘기하려 했지만, “선을 넘었다”는 김 의원의 질책에 잘렸고 김 의장은 다시 “송구하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 남은 질문: 김 의장에게“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일은 뭐냐?” 물었더라면 어땠을까.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옮겨간 마당에 플랫폼 국감이 진짜 ‘을(乙)’을 위한 대책까지 고민하려 했다면 말이다. ② 케이큐브홀딩스는 지주사? “지주사 아닙니다” ● 핵심 질문: “카카오 지분 10.52%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주사 아닌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 답: “지주사 아니다.” ● 배경 해설: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동생과 김 의장 자녀들 근무 이력 때문에 가족회사·승계용이란 의혹이 많았다. 윤 의원은 이 회사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카카오를 사실상 지배하는’)를 파고들었다. 케이큐브가 ‘지주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2016년)한 데다, 자산 중 자회사 지분이 50%를 넘을 경우 지주사로 보는 공정거래법이 그 근거. 하지만 같은 법은 지주사 요건으로 ‘자회사의 1대 주주’도 요구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13.21%)에 이어 카카오 2대 주주다. 김 의장이 “지주사 아닙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힌 이유다. ● 남은 질문: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이 회사가 카카오 지분을 유지하는 한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더이상 투자활동은 안한다는 것인지, 수익 없이 어떤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김범수 의장의 개인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의 역할 구분도 궁금한 대목으로 남는다.   2) 다른 카카오는? ① 카카오모빌리티(카모): 플랫폼 국감의 진원지 류긍선 카모 대표는 산자위·과방위·국토위에 증인 출석했다. 특히 8일 국토위 국감에선 의원 9명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은 ‘빨대’, ‘삥’, ‘오만’, ‘카카오 공화국’, ‘신재벌’, ‘횡포’, ‘독점’이라 했고, 류 대표는 ‘면밀히’, ‘무겁게’, ‘마음 깊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 핵심 질문: “카카오가 시장 개척은 안 하고 소상공인 생업에 뛰어들어 빨대 꼽고 있다. 가맹택시는 매출 3.3%, 비가맹은 프로멤버십으로, 승객에겐 스마트호출 수수료로. 플랫폼 하나로 이렇게 삥을 뜯는다. 중고차시장, 대리시장, 차량정비 등 뛰어드는 것도 문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답: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계기로 플랫폼의 공공성, 사회적 책임에 통감하게 됐다. 이해당사자와 협력해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겠다.” ● 배경 해설: 8월 초 카모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 시도가 나비효과를 불렀다. 기사용 프로 멤버십(월 9만 9000원)이나 배차 알고리즘 논란은 ‘업계’ 이슈였지만, 호출료 5000원 인상은 ‘민심’을 건드렸다. 인상 백지화에도, 카모는 국감에서 현미경 감사를 받았다. ● 남은 질문: 어쩌다 카모가 시장을 독점하게 됐는지, 인접 산업영역(대리운전·주차장,퀵서비스 등)을 잠식해 소비자 후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국회가 디지털 플랫폼 독점 방지법을 제정하고, 알고리즘을 규제해야 한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청문회로 더 자세한 논의를 해야 한다”(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발언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②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첫 타자, 준비는 많이 했지만… 플랫폼 국감 첫 타자는 웹툰(10월 1일, 문체위 국감). 2010년부터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을 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처음엔 적극 해명하다가, 의원들이 ‘불쾌하다’, ‘책임회피’, ‘예의 문제’라고 꾸짖자 급 ‘사과모드’로 전환.   ● 핵심 질문: “수수료를 30%에서 최대 45%까지 가져가는데, 그게 합리적인가? 원작자보다도 많이 가져간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이 업계를 키울 유일한 방법이었다. 7년간 작가와 플랫폼 수익 분배는 66% : 25%였다(나머지 9%는 앱마켓 수수료 등). 올해는 72~74%를 작가에게 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산 비율이다.” ● 배경 해설: 웹툰·웹소설 작가들은 “플랫폼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받아, K웹툰은 뜨는데 창작자는 돈을 못번다”고 주장. 특히 카카오의 ‘선인세 지급, 후수수료 45%’ 정책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가 “7년 통계상 카카오 수수료는 25%”라고 주장하며 정산 비율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됐다. ● 남은 질문: 작가와 플랫폼 사이에 낀 콘텐츠 공급사(CP)를 어떻게 볼 것인가. 카카오는 CP를 ‘창작자 집단’으로 보고, 작가들은 카카오의 ‘하청업체’로 본다. 입장이 다르니 논의가 돌고 돈다. 의원이 ‘불공정 계약’이라 하면, 플랫폼은 “우리가 아니라 CP가 맺은 계약”이라 항변하는 식. 이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와 작가 간 직접 계약은 10%에 불과하고 90%는 CP를 통한 계약”이라고. 문제 해결을 위해선 CP도 국감에 불렀어야.   팩플레터 156호  ━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① 네이버 환노위 국감(6일)에 출석한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내부 제도 개선과 리더십 교체를 약속했다.   ● 핵심 질문: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028명)의 5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그 중 10.5%가 일주일 내 반복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모든 수단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선은 커녕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고인의 사망 관련해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꿔야 할 부분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말까지 경영 쇄신과 리더십을 정리 중이며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드린다.” ● 배경 해설: 올해5월 직장 내 괴롭힘을 겪던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네이버 해당 부서의 과도한 업무, 성과주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대두됐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는 구글 같은 창의적 분위기와 거리가 먼, 소수의 창업 멤버와 인사평가·보상 권한을 가진 100여명의 조직장 중심의 상명하복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 남은 질문: 네이버가 내부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5건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감에서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사건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양상, 내부고발이 어려운 구조, 노조 현황 등 IT업계 실태 전반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어야.   ② 쿠팡 상임위 4곳이 불렀고(행안위·정무위·과방위·국토위), 정무위를 뺀 3곳에 박대준 대표 등이 출석했다. 질타가 쏟아진 곳은 ‘배달 안전’ 문제를 다룬 국토위(8일). 의원 5명이 장기환 쿠팡이츠 대표를 몰아 세웠다.   ● 핵심 질문: “배달 노동자 산재 사고가 2019년 1393건, 2020년 2255건, 2021년 6월 벌써 1700건이다. 알고리즘이 작업 지시하고 통제하고 평가하는데, (직고용) 노동자 아닌 걸로 덮어씌워 보험료 안 내고 이렇게 맘대로 해도 되나? 노동자들에게 고무줄 배달료 기준 공개 안 하는 것도 문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답: “배달 파트너가 무리하지 않도록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고, 파트너에게 배달 예정 시간을 노출하지 않으며, 배달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 파트너들 의견을 수렴해 상생 방안 고민하겠다.” ● 배경 해설: 노동 문제는 쿠팡이 상장신청서에 위험 변수로 자인할 만큼 중요한 이슈. 쿠팡이 직고용하는 택배기사(쿠팡친구)와 달리, 쿠팡이츠·쿠팡플렉스 기사는 앱에서 일감 받는 ‘자영업자’다. “이것이 법률이나 규제에 의해 문제가 된다면 사업모델을 바꿔야(상장신청서)” 하는데, 기사들이 쿠팡에서만 일하는지(전속성) 등이 모호해 보호가 어렵다. 쿠팡이츠 라이더 중 산재보험 가입자는 15.5% 뿐. 치열한 배달 경쟁 속 AI가 ‘사실상 업무 감시자’란 지적도. ● 남은 질문: 쿠팡을 둘러싼 질문들, 배달 노동자 말고도 많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입점사와 경쟁하고 정산이 늦다는 불만, 승자독식 시스템이라 비판받는 최저가 상품 우선 노출 등 공정과 상생의 문제들이다. 정무위는 21일 종합감사에 강한승 대표를, 과방위는 박대준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다.  ③ 배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자영업자와의 상생, 배달 노동자와의 상생, 동네마트·편의점과의 상생을 묻는 질문이 과방위(5일), 산자위(7일), 환노위(15일)에서 쏟아졌다.   ● 핵심 질문: “배달앱 가맹점 164개 중 앱 수수료 부담된다는 곳이 68.3%다. 배민1로 1만원 팔면 자영업자는 3620원 남는다. 이게 적정한가? 또, 라이더를 직고용하면 최저임금이나 산재보험·퇴직금 등 문제가 해결되는데 염두에 두고 있나?” (7일 산자위 국감,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 ● 답: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수수료 및 앱 서비스 운영 정책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있다. 다만 라이더 문제는, 2015~2016년 직고용해본 경험상 라이더들이 자유롭게 근무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특수고용 형태를 선호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과 라이더들의 수요 등을 고려해 (직고용하는) 방향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배경 해설: 자영업자와 라이더 없인 배민도 없다. 이 사실은 배민이 가장 잘 안다. DH와의 기업 결합과 수수료 정책 변경 시도로 민심이 바닥친 지난해 이후, 배민은 자영업자 광고비 환급 등에 760억원을 투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라이더유니온 등과도 상생 논의를 이어가는 중. ● 남은 질문: 그런데 신사업, 또 ‘골목상권 침해’가 될 것인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1477억원을 기록한 ‘B마트’는 1시간 내 생필품·식료품을 직배송하는 서비스. B마트가 동네마트·편의점 손님을 빼앗는다는 비판에, 김 대표는 “소비자 특성이 다르다”며 “외출하지 않았을 신규 고객을 창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역풍이 예상된다.   ④ 야놀자 야놀자 배보찬 경영부문 대표는 5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신청한 창업자 이수진 총괄 대표는 증인에서 빠졌다.   ● 핵심 질문: “플랫폼이 플레이어가 되는 게 공정하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답: “시작할 때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이 산업 한번 혁신해보겠다고 시작한 건데… 말씀주신 내용 공감한다.” ● 배경 해설: 야놀자는 직영(7개), 가맹점(189개), 브랜드점(47개)을 포함해 약 250개 호텔과 모텔 등을 관계사로 운영한다. 심판(플랫폼)이 선수로 뛰면 공정한 경쟁이 되겠냐는 게 문제제기의 핵심. 민병덕 의원은 이수진 총괄 대표가 2017년에 지은 강원도 홍천군 소재 H 펜션도 야놀자에서 예약을 받았던 점, 이 회사 감사가 이수진 대표에게서 모텔을 인수해 야놀자에서 운영한 점을 지적. 민 의원은 팩플팀에 “플랫폼은 모든 정보를 자기가 수집하는데 그 정보 가지고 자기 장사를 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야놀자 측은 “2019년 이후 신규 가맹점은 받지 않고 있다”며 “브랜드 호텔도 광고비를 내면 노출될 뿐 특별히 우대하는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대표 소유 펜션에 대해선 “논란된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 남은 질문: 이 질문, 이수진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어야. 배보찬 대표는 창업자 관련 질문에 “제가 아는 부분도 있고 모르는 부분도 있다”고, 야놀자 임직원이 호텔·모텔을 운영한 의혹엔 “사례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이수진 대표가 소유한 H 펜션은 현재 홈페이지를 닫고, 야놀자에서 빠진 상태. H 펜션 관계자는 팩플팀 질의에 “내년까지 잠시 쉰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수진 대표는 증인 명단에서 어떻게 빠졌을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를 더 잘 안다고 해서 여야 간사 합의로 배 대표를 불렀다”고 했다.    ━  4.브레이크야, 때리기야?   역대급 질타에도 모자랐을까.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정무위·산자위에 이어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역시 과방위 증인에 채택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가 2018년 이후 3년 만에 국감장에 나올지도 관심. 현재로선 출석이 유력하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 때리기=공정?: 플랫폼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바빴던 국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익집단과 플랫폼 간 충돌에서 나온 이슈가 많은데, 어느 한쪽을 무조건 ‘을’로 보고 플랫폼을 악마화해선 안 된다”며 “카카오의 골프 산업 진출은 골프존 독점 시장에 ‘경쟁’을 일으킨 면이 있는데도 철수하라는 건 시장경제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때리기만 한다고 공정은 아니다. 대규모 투자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플랫폼 사업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 쏘긴 쐈는데, 잘 쐈나?: 국회가 일주일 간 플랫폼 수장들을 독점했다. 정무위 의원 23명 중 18명이 ‘김범수 증인’에게 질의. 반(反)플랫폼 쪽에선 “우리가 원하는 질문은 다 나왔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고 할 정도. 하지만 “쏘긴 했지만 조준이 아쉽다. 플랫폼 논쟁을 촉발한 미국은 플랫폼의 구조를 재편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 국감에선 윤리적인 문제만 다뤘지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를 다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적도 나왔다. ● 과방위가 부른 이해진: 이해진 네이버 GIO를 증인으로 신청한 이는 “네이버・카카오를 못 불러 우리 상임위 체면이 말이 아니”라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포털 AI 알고리즘 검증’과 ‘중소 콘텐츠 업체 상생 및 과다 수수료’를 묻겠다고. 이해진 GIO가 생각하는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 국감에서 들어볼 수 있을까.    ━  5.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글로벌 플랫폼도 국감 타깃. 과방위는 5일 구글·애플·넷플릭스·페이스북의 한국법인 대표와 실무자를 불러 인앱결제와 법인세 회피 등을 집중 질의했다.   ● 코딧에 따르면, 이날 의원들의 기업별 언급은 구글코리아(69회) 〉 애플코리아(50회) 〉 넷플릭스(42회) 〉 쿠팡(36회) 〉 페이스북(21회) 순. 인앱결제 방지법을 주도한 상임위인 만큼 질의의 55%가 구글과 애플에 쏠렸다. ● 이들 기업에 쏟아진 질문은 주로 다음 네 가지. ‘인앱결제’, ‘뉴스 사용료’, ‘국내 법인세’, ‘대리인 제도’. 2개사 이상이 관련 질문을 받았다. 특히 구글코리아 김경훈 사장은 의원 8명으로부터 4가지 영역을 고루 질문받았고, 애플코리아 윤구 대표에게도 법인세를 제외한 3가지 영역에 6명 의원의 질의가 쏟아졌다. 애플은 인앱결제 방지법 이행계획에 대해 “현재 애플 정책은 개정법에 부합한다”며 현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방통위는 이행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구글과 애플에 요구했다.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엔 윤구 애플 대표가 다시 나올 예정. ● 글로벌 기업 관련 국회 과방위 의원들의 질의 분석 세부내용과 원문을 보시려면 코딧의 과방위 국감 분석 페이지를 참조. 팩플레터 156호   ‘어느날 갑자기 내가 카카오 원톱이 되어버렸다’면... 국감장에서 쏟아지는 호통에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소요시간 1분)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설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보너스 콘텐츠 ‘국감이 본 전문직 플랫폼’과 ‘미국, 중국은 플랫폼 어떻게 한대?’로 이어지는 링크를 드립니다. 설문 완료하시고, ‘플랫폼 국감’ 퍼즐을 완성해보세요. 다른 구독자분들의 의견과 취재 뒷이야기를 다음 ‘언박싱’ 레터에서 공개해요.     ■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  1. 팩플x코딧 : 이번 레터를 콜라보한 ‘코딧’은요? 2019년 창업한 ‘코딧’은 각 기업에 필요한 법ㆍ규제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국회의원 정보 및 발언을 분석해 기업의 정책 대비 역량을 서포트하는 정책 전문 스타트업입니다. 주요 고객사에겐 국감 내용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도 국영문으로 제공합니다. 정지은(37) 코딧 대표는 유네스코와 OECD 등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정책 전문가입니다. 👉팩플의 코딧 인터뷰   2. 해외의 플랫폼 테크래시 동향 👉미국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편(KOTRA) 미국과 중국 모두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굳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의 경쟁정책 및 플랫폼 독점규제 입법 동향과 시사점’(8월 19일 발간)과 코트라의 ‘중국의 인터넷산업 규제 강화동향’(9월 23일 발간)은 최근 미·중의 규제 범위와 방향 입법 특징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  .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2021.10.19 12:00

  • [팩플] 국감 나온 김범수, 17번 사과…그에게 쏟아진 질문 셋

    [팩플] 국감 나온 김범수, 17번 사과…그에게 쏟아진 질문 셋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열일곱 차례에 걸쳐 사과를 거듭했지만, 동시에 플랫폼 비즈니스의 긍정적인 면을 봐달라고도 호소했다. 국감장에서 바짝 몸을 낮춘 카카오의 대응에,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 출석한지 3년만이다. 김 의장은 3시간 동안 이어진 질의에 최소 17차례 이상 ‘죄송하다’‘송구하다’ 답변하며 사과했다. 포털 뉴스 댓글 문제 등으로 3년 전 국감에 나와 7회 가량 사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  이게 왜 중요해   ● 올해 초만 해도 카카오는 찬사를 받았다.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게다가 지난 2월 김범수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적 호감은 정점을 쳤다. 주가도 수직 상승해 시가총액 국내 3위까지 올랐다.   ● 하지만 호의가 적대감으로 바뀌는 데엔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스마트 호출료를 최대 5000원으로 올리면서 ‘독점 갑질 플랫폼’이란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달 14일 카카오발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갑질 플랫폼'이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다. 카카오로선 김 의장이 공개 석상에 나서는 이번 국감이 국민적 반감을 해소할 반전 기회이기도 하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와 기업가치. [사진 카카오]    ━  김 의장에게 주어진 질문 셋, 그리고 답변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크게 세 갈래였다. 콜택시 등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에 오른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남용 문제, 소상공인 영역까지 가리지 않고 진출한 문어발 확장, 김 의장 가족회사인 케이큐브 홀딩스의 부적절한 처신 등이었다.  다음은 김 의장과 정무위 의원들 간 문답의 핵심과 그 배경을 해설한 내용.   ① 독과점 갑질 : 김 의장은 택시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 “택시 논쟁에 대한 대응 계획이 뭐냐”는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그는 “모빌리티 관련해선 여러 문제 일으켜 정말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답했다. 이어 “택시는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용자 편익을 증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택시 기사 파트너들과 수익을 같이 가져가는 구조가 이상적인데 그 과정에서 여러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물의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파트너(택시 기사)들과 이야기해서 풀어보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을 이용해 돈벌이에만 나선다는 지적에 대해선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카카오가 수익을 내기 시작한게 3년 전”이라며 “내부적으로 카카오 자회사의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못 다한 것에 통렬히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서비스와 사업구조를 설명하는 IR자료. [사진 카카오] ② 문어발 확장 : 카카오 자회사가 158개(해외 포함)라는 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미용실, 꽃배달, 스크린 골프, 영어 교육 등등 덩치 큰 플랫폼이 골목상권까지 전부 장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김 의장은 “일부는 이미 철수했고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며 “이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것이고 앞으론 글로벌 혁신, 미래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 진출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플랫폼엔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자본·빽이 없고 기술을 몰라도 (플랫폼을 통해)지금 큰 흐름이 있는 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다만 앞으론 수많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엔 진출하지 않을 것이고 관여한 게 있다며 철수하겠다”며 “침해가 아닌 도와줄 방법을 찾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③ 가족회사 케이큐브홀딩스 :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부인과 자녀, 남동생 등이 근무하며 여러 투자를 진행한 건에 대한 지적(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받자, “논란에 사과한다”며 “앞으론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남동생이 퇴직금으로 약 14억원 가량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제 생각에도 퇴직금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케이큐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 최선을 다해서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하고 있다.임현동 기자 카카오는 향후 추가 상생안을 공개하는 등 갑질 플랫폼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김범수 의장은 정무위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갈 시점에 발언 기회를 얻자 플랫폼의 긍정적 역할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기업에 유리한 광고 비즈니스와 달라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회의 땅이자 혁신의 축”이라며 “독점의 폐혜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광고 비즈니스보다는 더 나은 경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중요한 부분(독점의 폐혜)을 간과했는데 거듭나겠다”며 “더 많은 상생안과 실천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모빌리티는 추진하던 전화대리 업체 인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과방위에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대리 업계 측과 상생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논의 과정에서 인수하기로 한 두 업체에 대해 철수 요청을 받았다”며 두 업체 인수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말 전화대리 업계 1위(1577 대리운전)와 공동 법인을 설립해 전화대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추가로 전화대리 업체 인수에 나서자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 시장마저 독식하려 한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2021.10.05 20:10

  • [팩플]역대급 플랫폼 때리기 국감…카카오 김범수 나온다

    [팩플]역대급 플랫폼 때리기 국감…카카오 김범수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강한승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왼쪽부터). 다음달 1일 시작하는 국정감사가 코앞인 요즘 IT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국회를 찾느라 바쁘다. 창업자와 대표이사 등 각 기업 VIP들이 증인 출석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 이미 증인 채택을 의결한 정무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를 비롯해,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윈회 등 6개의 상임위가 카카오·네이버·쿠팡 등의 임원들을 카메라 앞에 세울 태세다. 이들 기업이 ‘독과점 플랫폼’의 주축이라는 비판이 커진 영향이다.     ━  '국감 출석' 기업별 주요 쟁점은   ① 카카오 카카오는 총 8개 상임위원회에서 증인 출석 후보에 올랐다. 정무위·문체위는 증인 출석이 확정됐다. 금융, 택시, 웹툰, 메신저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한 만큼 '오너 나오라'는 상임위도 많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을 따지겠다는 국회의 문어발 출석요구 전략인 셈. · 김범수 의장은 5일 정무위 국감 출석 대상자로 확정됐다. 정무위 의원들은 김 의장을 상대로 전방위 사업 확장과 독점 시장에서 수수료 인상, 골목상권 침해 등 플랫폼 독과점 이슈 전반을 질의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산분리 위반'과 ‘계열사 누락' 혐의로 조사 중인 김범수 의장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국토위도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토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 의원이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만큼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토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은 “택시뿐 아니라 전화콜 대리운전 사업 등 업계의 반발이 있는만큼 카카오가 어떤 해결 방안을 준비 중인지 묻겠다"고 말했다.     2018년 과기부 국정감사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오른쪽 세번째)등 IT기업 대표들이 국감에 앞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② 네이버 오랜기간 ‘공룡 포털’ 소릴 들어온 네이버는 국감 단골 기업으로 꼽힌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017·2018년 국감에 잇따라 출석해 뉴스 배열 알고리즘과 댓글 조작 논란 관련 질문 공세를 받은 바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월 6일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5년 연속 출석 기록을 세우게 됐다. · 환노위에선 플랫폼 기업 중 유일하게 네이버(한성숙)를 증인으로 확정했다. 지난 5월 네이버 소속 개발자가 직장 내 괴롭힘과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최근 공익재단 해피빈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영향이다. 당초 이해진 GIO가 증인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안에선 한 대표로 결정됐다. 환노위 의원들은 한 대표를 상대로 책임과 대책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네이버웹툰(김준구 대표)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진수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 플랫폼 기업이 웹툰창작자들에게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는지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 한성숙 대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증인 후보에도 올라 있다. 위원회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동물용 의약품이 불법 유통되는 실태를 따지고, 대책을 묻겠다고 한다. 2021년 국정감사 출석하는 플랫폼 기업 명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③ 쿠팡, 배민, 야놀자 숙박·배달 플랫폼도 수수료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다. 관련 기업 임원들이 대거 국감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 쿠팡(강한승 대표), 배민(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야놀자(이수진 총괄대표)는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증인 신청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쿠팡과 배민의 경우 배달 앱 수수료 적정성 문제와 ‘별점 테러’로 확인된 플랫폼 관리 책임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업주에 광고료를 과도하게 떠넘긴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 환노위는 배달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와 안전 문제를 배민 김봉진 의장에 묻겠다며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지만, 최종안에서 증인으로 채택하진 않았다.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쿠팡(강한승 대표)을 불러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 이후 대책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④ 넥슨 그리고 구글·애플·넷플릭스 · 게임 회사들 중에선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주주가 출석 명단에 올랐다. 정무위는 올해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게임의 공정성 논란’을 이유로, 김정주 창업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 외국계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선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당사자인 구글과 애플의 한국법인 대표들이 과방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방위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디지털 콘텐트 사업자들을 불러 인터넷망 이용료 부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에 대한 입장도 들을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법인 대표(레지날드 숀 톰슨)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27일 이 회사의 한국인 팀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  플랫폼 국감, 관전 포인트는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각국 의회의 견제가 국내에서 토종 플랫폼 기업 대상으로 재현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미 의회는 빅4로 불리는 4대 IT 기업 수장들을 불러 반독점 청문회를 열었다. 이후 미 의회와 정부는 기술 플랫폼 독과점 시대에 필요한 규제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이번 국감이 한국판 빅테크 청문회 같은 역할을 할지 주목하는 이유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플랫폼 횡포에 비판적인 국민 정서에 올라탈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총 8개의 플랫폼 규제 법안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거래·수익 규모가 작은 소규모 플랫폼 스타트업마저 규제 대상에 포함돼 ‘싹 자르는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① ‘호통 국감’ 넘어설까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에 제동을 원하는 여론은 있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감장에 나온 기업인들에게 면박을 주거나 호통만 치다 끝나는 '갑질 국감'도 제동 대상으로 꼽힌다. 플랫폼 기업 임원들이 대거 출석할 이번 국감, 좀 다를까.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희곤 의원(국민의힘)은 “플랫폼을 너무 줄세워 부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일부 동의한다"면서 “기업인에 호통 치고 규제로 압박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고, 덩치 커진 플랫폼이 제 역할을 하도록 규율을 고민하는 국감이 돼야 한다”고 했다. ② ‘시장 경쟁’ 빅픽처 만들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4일 상생안을 발표하며 “지난 10년의 성장 방식을 버리겠다"고 했다.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를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인 뒤 전방위적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 교수는 “확장이 문제가 아니라 경쟁이 사라지는 것이 문제"라면서 “오프라인보다 낮은 수수료를 무작정 낮추라고 기업에 요구하기 보단 경쟁을 통해 (수수료를)낮출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③ '플랫폼 공정' 점검할까    플랫폼의 독과점 논란은 이들 기업이 ‘적자’를 벗기 시작하며 증폭된 면이 있다. 카카오T 앱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2800억원)이 167% 성장하며 영업손실(129억원)을 전년(221억) 대비 크게 줄였다. 올해 유료상품(기사 멤버십, 스마트호출)을 확대해 흑자 전환을 노렸다가, 반발을 샀다. 여전히 적자라 해도 시장 90%를 장악한 플랫폼의 유료화는 여론의 거부감을 산 것. 이 과정에서 콜 배분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도 샀다. 이에 대해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플랫폼이 적자 경영을 감수하고 혁신을 시도하며 소비자 편의를 높인 면은 평가 받아야 한다"면서 “플랫폼 전체를 갑질 프레임으로 보고 규제 대상으로 몰아가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여당 관계자는 “그렇다면 더더욱 플랫폼의 수익모델을 점검해야 할 때”라며 심판이 직접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공정한지 따져보자”고 말했다.   .   관련기사[팩플] 백기 든 카카오, 네이버처럼 '상생ㆍ글로벌'…그 길도 험난[팩플] 누가 카카오택시를 '갑질 1등'으로 만들어줬나“네이버·카카오·쿠팡·배민·야놀자 다 나와”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2021.09.27 17:07

  • [팩플]"몸값 100조? 당근 가능" 3조 당근마켓 김용현 승부수

    [팩플]"몸값 100조? 당근 가능" 3조 당근마켓 김용현 승부수

    당근마켓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18일 1789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로 기업가치 약 3조원을 인정받으면서다. 2년 전 2000억~3000억이던 몸값이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롯데쇼핑(코스피 시총 2조 9900억원)이나 신세계(시총 2조 5800억원)보다 미래가치가 더 높다는 얘기. 2015년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시작한 중고거래 서비스는 어떻게 6년 만에 '로컬 슈퍼앱'을 노리게 됐을까.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에 있는 당근마켓 본사에서 김용현 공동대표를 만나 물었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페북·트위터 투자자 "앱부터 한번 보자"   이번에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한국을 세계 톱5 시장 중 하나로 본다. 한국에서 카카오나 쿠팡처럼 국민앱이 되면 100조 이상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더라. 당근마켓은 로컬 비지니스로 확장성과 '수퍼 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았다.   글로벌 확장성보다 한국 시장을 보고 투자했단 말인가? 해외 어디에도 당근마켓 같은 앱이 없어 평가가 쉽지 않았다. 국내 시장가치 만으로도 앞으로 몇십조 원의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봐줬다. 물론 당근마켓의 글로벌의 성공 가능성도 철저히 따졌고.   페이스북·트위터·그루폰 초기 투자사로 유명한 DST글로벌(리드투자사)도 투자했던데. 시리즈C(2019년) 투자 마무리후 DST 쪽에서 사무실로 직접 찾아왔다. "이렇게 방문 빈도가 높고 체류시간이 긴 커머스 앱은 처음본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계속 화상 미팅을 이어왔다. DST글로벌 대표인 유리 밀러(Yuri Milner)는 줌 미팅에서 "회사 설명은 할 필요 없고, 앱부터 보여달라"고 하더라. "커머스와 커뮤니티 성격을 동시에 가진 유니크한 앱"이라며 바로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인재 채용,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머신러닝 투자, 글로벌 진출에 쓰려고 한다.   당근마켓 투자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당근마켓 및 벤처캐피탈 취합]     ━  당근마켓의 넥스트, 생활밀착 · 당근페이   당근마켓은 7월 기준 가입자 2100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구 2092만 가구(2020년 기준, 통계청)를 넘어섰다. 앱사용 지표인 MAU도 2018년 1월 50만명에서, 올 7월 1500만명으로 30배 늘었다. 1000만 MAU까지 걸린 시간은 2년 8개월, 쿠팡(3년)이나 배달의민족(5년 5개월)보다 빨랐다.    '당근 중독'이란 말도 나온다. 소비자를 어떻게 붙잡았나.    가끔 버스에서 당근마켓 쓰시는 분들을 만나는데, 카톡 보다가 유튜브 보고, 다시 당근마켓 피드를 보다가 유튜브로 가더라. 물건 사려고 쓰는 게 아니라 콘텐트를 소비하듯, SNS를 하듯 당근마켓을 쓴다. 사용자들이 당근마켓에서 물건 득템하는 재미, 동네생활 둘러보는 재미를 얻는다고 본다.    가입자가 2000만을 넘었는데, 여기서 더 커질 수 있을까. 카카오나 네이버의 월사용자는 4000만명이 넘는다. 저희도 일상서비스가 되면 그 정도까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중고거래 뿐 아니라 동네 가게를 찾거나 모임을 만드는 등 진짜 생활 밀착 서비스가 된다면 가능하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우선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담는 플랫폼이 되겠다. 청소·세탁·배달·이사·차량세차·인테리어 등 O2O(online to offline) 앱이 수천개인데, 대부분 독자적으로 신규 사용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들이 당근 마켓의 1500만 트래픽을 이용하고, 사용자는 파편화된 생활 앱과 서비스를 당근마켓에서 편하게 쓰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생활 서비스들이 입점하는 플랫폼? 지금도 '내근처' 메뉴 안에 세탁특공대·미소 같은 앱이 추가돼 있다. GS편의점 마감할인도 들어왔다. 향후 이런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당근 계정과 연동해, 개별 서비스에 신규가입·로그인할 필요 없이 당근마켓에서 다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준비 중인 결제시스템 '당근페이'로 결제도 가능해질 것이다.   당근페이는 언제 나오나. 준비는 끝났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 등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초기엔 앱에서 당근페이로 동네가게 상품을 결제하고 사용자가 물건만 픽업해오는 모델부터 시작한다. 생활 밀착형 앱 연결 등 다양한 비지니스로 확장하는 데 당근페이가 중심이 될 거다.    당근마켓 월간사용자(MAU) 증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하이퍼로컬, 그리고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반경 6km 내로 제한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한다. 왜?  공동체 회복이라는 선한 가치와 비지니스는 함께 갈 수 있다. 지역공동체 서비스가 되면 트래픽이 따라오고, 그걸 바탕으로 비지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중고거래가 트래픽을 불러오지만, 앞으로 커뮤니티가 핵심이 될 거다.   하이퍼로컬(hyper-local · 좁은 지역)을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슬리퍼 신고 다닐 만한 '슬세권'에 집중하겠다는 거다. 사실 동네 골목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카페나 상점이 많다. 이런 동네 생태계를 재발견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드는 게 저희 목표다. 그게 '하이퍼 로컬'이다. 이런 커뮤니티가 강화되면 커머스도 자연히 붙게 된다. 동네 기반 커머스 시장이 엄청난데 국내에선 이걸 제대로 하는 데가 없다.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는 새로운 '로컬 커머스'를 우리가 하겠다.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경쟁자는 누군가. 국내에선 네이버다. 지금도 동네 가게를 찾을 때 네이버에서 위치나 리뷰를 검색하고, 네이버엔 주문 픽업 서비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이던 네이버카페는 최근 '이웃 탭'도 만들었다. 하이퍼로컬의 중요성을 잘 아는 회사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우리가 더 앞섰고, 네이버가 추격자다.    ━  글로벌 당근, 도약은 2022년   현재 미국·캐나다·영국·일본에 진출해 있다. 성과는? 아직까진 테스트 중이다. 지난 2년간 해외서 얻은 피드백으로 앱을 개선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에 최적화된 앱을 여러 국가에 동시에 선보이고, 도약할 것으로 본다.      국가별로 문화나 환경이 다를 텐데. 차이가 진짜 크다. 서울은 반경 4㎞면 모든 게 가능한데, 미국·캐나다는 그게 30~40㎞는 돼야 하더라. 시·군·구 같은 행정체계도 한국처럼 명확하지 않아 고민이다. '동네 인증' 방식을 유지하면서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누가 경쟁자인가. 로컬 커뮤니티 앱은 페이스북이 압도적이다. 한국엔 네이버카페나 밴드가 강하지만 글로벌에선 페북이 커뮤니티 기반으로 지역 중고거래까지 한다. 5년 안에 페북과 진짜 경쟁하게 될 것 같다.    상장 계획은. 아직은 없다. 상장은 대중에게 저희 회사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건데, 수익성을 탄탄히 한 뒤 추진하고 싶다. 당분간 전문 투자사의 투자를 받으려 한다.   당근마켓 하면 사람들이 뭘 떠올렸으면 하나. 우리동네, 로컬이다. 중고거래도 하고 동네사람도 만나고, 가게도 발견하고, 구매도 하고, 질문도 주고 받으면 좋겠다. '우리동네 하면 당근'이 바로 떠오를 때 저희가 진짜 '로컬 수퍼 앱'이 될거다.  관련기사[팩플] 당근마켓 노린 '이웃' 챙기기?…네이버의 로컬 야심[팩플]유튜브·카카오·삼성 관두고, 왜 업계 3위 번개장터 갔나[팩플] 리셀 사업 확장 네이버, 스페인 중고마켓 1500억 투자     ■ 유니콘의 미래, 궁금하세요? 「 ㅤ 팩플은 중앙일보의 테크·비즈니스 뉴스 브랜드입니다. 팩플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네카라쿠배, GAFA, 유니콘 등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이슈를 심층 분석해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IT업계 리더들의 성장 비결과 비전을 담은 인터뷰와 칼럼도 받아보실 수 있어요. 화·목·금 주3회, 팩플과 함께 혁신기업의 미래를 검증해보세요. (※ 팩플레터 홈페이지 상단 구독버튼을 누르시면 중앙일보 회원가입 및 구독신청이 완료됩니다) 」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1.08.19 05:00

  • [팩플]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확보하라" …2조 투자한 이유는

    [팩플]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확보하라" …2조 투자한 이유는

    팩플 인터뷰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 쿠팡, 올 2월 뉴욕증시 상장 전까지 해외에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미는 기업’(Softbank Vision Fund backed-Coupang)으로 소개되곤 했다. 줄곧 적자인 한국 이커머스 기업을 글로벌 시장이 주목할 이유는, 상당 부분 ‘손정의 픽(Pick)’이어서였다.   그 리스트에 최근 한국 유니콘 한 곳이 추가됐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하 SVF)가 오랜만에 한국 유니콘에 조(兆)단위 투자를 결정했다. 대상은 여행 플랫폼 야놀자. 손 회장이 2019년 결성한 비전펀드2가 이 회사에 17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15일 발표했다. 비전펀드2의 129건 투자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SVF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야놀자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8조~9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 있는 문규학(57)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를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2018년까지 그룹 벤처캐피탈(VC)인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였고 지금은 한국·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투자를 맡고 있다. 이번 야놀자 투자도 그가 이끌었다. 문규학 매니징 파트너는 “15분 전에 계약서에 사인했다”며 “창업자 이수진 총괄대표가 ‘또다른 차원의 도전 기회를 갖게 해 줘서 고맙다’길래 먹먹하고도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 [사진 소프트뱅크그룹]    ━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많이 사라”    야놀자의 어떤 비전을 보고 투자했나. 야놀자는 기술기업이다. 그렇게 된 지 오래다. 사물인터넷, AI, 빅데이터 처리, 블록체인까지…선진 기술을 다 내재화했다. 여행 소비자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들도 모이는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크다. 사실 여행이 신산업도 아닌데, 그 가치를 끌어올려 산업을 혁신한다는 건 쉬운 일 아니다. 그런데 야놀자는 소비자 만족도와 서비스 제공자의 생산성을 다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알려졌던 규모(1조원)보다 더 많이 투자했다. 왜 2조원? 잘못 알려진 거다. 비전펀드 내부에도 ‘야놀자에 그렇게까지?’라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한국에서 1등’이라는 건 비전펀드가 투자해야할 이유로 부족하다. 야놀자가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믿음이 필요했다. 그런데 손 회장이 결정했다. ‘묻고 더블로 가’라고.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연합뉴스]   손 회장은 야놀자의 뭘 보고 확신했나 기술기업으로서 가치, 특히 AI를 예약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에 구현한 기술력 등에 감동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에 투자하려고 수차례 검토해봤고, 여행·숙박 분야에 투자도 여러번 했다. 손 회장이 ‘야놀자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애초에 야놀자에 왜 관심갖게 됐나.   4~5년 전부터 지켜봤다. 그런데 어디까지 성장할지 의구심이 좀 있었다. 비전펀드는 대체로 기업가치 1조원일 때 투자해서 10조짜리 회사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에 코로나19로 여행산업이 붕괴되다시피 했는데, 전세계 여행 업계에서 야놀자만 ‘유일하게’ 성장했다(매출 1920억원, 전년대비 43.8%↑). 손 회장도 이 점을 높이 샀다. 이수진 대표에게 ‘이런 실행력으로 비전펀드와 더 큰 도전을 함께 해보자’고 했다.   야놀자는 국내에 상장하려고 했었다. 향후 미국에 상장하나. 투자 과정에서 그 누구도 야놀자의 상장 시점이나 장소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IPO가 회사의 목적이 아니니까.   그럼 목적이 뭔가. 성장하는 것이다. 야놀자라면, 최고의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꿈이자 목적이어야 한다. 그걸 위해 필요하다면 IPO를 하고, 그보다 먼저 성취해야할 게 있다면 IPO는 좀 미뤄도 된다.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 [사진 야놀자]   비전펀드는 거기에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나. 여행 준비에서 호텔 예약은 극히 일부다. 모빌리티, 공연이나 액티비티, 식당 예약, 콘텐트⋯ 다 필요하다. 비전펀드가 전세계에서 투자한 기업들 중에 야놀자와 접점 있는 곳이 아주 많다. 이를 잘 연결하는 작업을 도울 거다.    ━  국적, 벤처투자에서 의미없다   비전펀드2는 최근 3개월 동안에만 90개 가까운 기업에 투자했다. 하루에 1개꼴이다. 위워크·우버 등 한 곳에 수조씩 투자하던 비전펀드1 때와 달라졌다. 특히 올 상반기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랐다. 문규학 매니징 파트너는 영상자막 번역 미디어기업 아이유노(1800억원), AI 교육솔루션 기업 뤼이드(2000억원)에 대한 투자도 총괄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난 배경은. 한국 벤처에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년간 게임, 전자상거래, 포털이 주류였지만 5~6년 전부터 분야별로 기존 시장의 질서를 깨는 새로운 기업들이 나온다. 쿠팡은 그런 상징적 기업이다. 비전펀드는 규모가 좀 있는 투자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들의 성장을 기다렸다. 검토할 기업들이 더 있다.   쿠팡 상장 이후, 한국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커진 건가. 벤처투자에서 국가 단위로 시장을 보는 건 의미없다. 창업자 국적이 뭐고 기업 위치가 어디든, 글로벌 자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기업에 투자한다. 최근 한국에 그런 기업들이 눈에 띄고 있는 건 맞다. 이제 국적 얘기보단, 해외 나가서 더 크게 성장하려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면 좋겠다. 아이유노는 한국인이 창업했지만 본사는 해외다. 이런 창업자가 늘어나는 것도 세대 교체다.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니, 비전펀드 자금이 한국 등에 간다는 해석도 있는데. 아니다. 벤처투자와 주식투자는 다르다. 우린 투자지속 기간이 길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중국에서 5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겠나. 비전펀드의 중국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투자할 만한 기업이면 투자한다. 엊그제도 중국 스타트업 2곳에 투자했다.   비전펀드2는 많은 기업에 더 작게 투자한다. 왜 달라졌나. 기업가치 1조 이하 스타트업의 성장 패턴이 코로나이후 크게 달라졌다. 갑자기 훅 큰다. 조기에 발굴하는 게 중요해졌다. 손 회장은 또 ‘AI 모멘텀이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컨셉 수준이 아니라 검증할 수 있는 수준으로 AI 기술을 가진 기업엔 빨리 투자한다. 뤼이드가 딱 그런 경우다. 뤼이드 장영준 대표가 사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뤼이드]   뤼이드는 왜 투자했나. 메가스터디 류의 인터넷강의가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한번 성장시켰지만, 그 온라인 교육을 다시 혁신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뤼이드가 AI로 개인화된 학습 및 시험 시장에 도전한다기에,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서 창업했지만 미국 등 글로벌 교육시장에서 성과낼 기업이다.   아이유노는 한국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먼저 투자한 곳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발굴한 기업에 비전펀드가 후속 투자에 참여한 경우다. 아이유노 외에 동남아 토코피디아도 그랬고.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  동남아, 한국 기술 스타트업에 기회    동남아는 한국 스타트업에 어떤 기회인가. 동남아는 그 자체로 글로벌 시장이다. 스타트업들이 아세안 6억8000명 규모 시장을 다 먹어보겠다며 사업한다. 다만, ‘딥테크’, 즉 심층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실리콘밸리나 중국, 한국, 이스라엘 제외한 대부분 나라가 사실 그렇다. 한국 기술 기업이 동남아의 서비스 시장과 만나면 기회가 있다. 똑똑한 대기업들은 동남아 유니콘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데, 그런 도전이 대기업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맡고 있는 동남아 모빌리티 기업 ‘그랩(Grab)’이 나스닥 상장 준비 중이다.  그랩은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최초의 동남아 기업이 될 것이다. 규모도 꽤 클 것이고. 동남아의 벤처 역사는 10년 정도 된 셈인데, 한국보다 훨씬 빠르게 나가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어, 10조원 이상 규모의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란.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업이다. 기도하듯 기다리기보단, 기업과 아주 다이내믹한 교감이 필요하다. 기업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꾸준히 궁금해 해야 하고, 필요하면 조언도 한다. 그러나 조급증을 가져서도, 내 판단을 과신해서도 안 된다. 잘할 것 같은 기업이 실패하기도 하고, 소식이 없어 망한 줄 았았던 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기도 한다. 그런 창업가들로부터 배우는 게 벤처투자다. 비전펀드 Pick 스타트업들에 대한 더 자세한 기사[팩플] '손정의 Pick 비전'에 합류한 야놀자, 미래는?[팩플] 'AI 교육' 뤼이드, 손정의 비전펀드가 2000억 쏜 이유[팩플] 아이유노 이현무 대표 “기계는 절대 인간보다 좋은 번역 못해”  ■ 요즘 뜨는 기업 소식, 팩플에서 보세요! 「 ㅤ 이메일로 팩플을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21.07.19 05:01

  • [팩플]네이버쇼핑 ‘제3의 길’ 출발…쿠팡과 다른 물류 가동

    [팩플]네이버쇼핑 ‘제3의 길’ 출발…쿠팡과 다른 물류 가동

    네이버가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를 위해 데이터 기반 물류시스템을 연다. 쿠팡과도 이베이와도 다른, 네이버식 ‘제3의 쇼핑’이 본격 가동한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가 온라인 물류 데이터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네이버의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배송·물류시스템이다.   · 중소형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약 45만. NFA는 이들이 필요에 맞게 냉동·신선·당일·대형물품 배송 등을 골라서 쓸 수 있도록 물류업체와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 사업자별 수요 예측 같은 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 국내 택배 1위 업체 CJ대한통운 외에도 아워박스, 위킵, 파스토, 품고, 딜리버드, 셀피 같은 물류 스타트업이 NFA에 참여한다. 이들에게는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기회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는 주식을 교환한 관계고, 아워박스·위킵 등 스타트업에는 지분 투자를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3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의 소상공인 사업 관련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  이게 무슨 의미야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국내 인터넷 쇼핑 1위 업체다. 그런데 이베이의 오픈마켓도, 쿠팡의 직매입·직배송도 아닌 ‘쇼핑 플랫폼’이라는 제3의 길을 택했다. 판매자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한다는 건데, 그중에서도 물류는 핵심이다.   · 네이버쇼핑의 두 축은 대기업·백화점 같은 대형 판매자의 ‘브랜드스토어’와 중소 판매자의 ‘스마트스토어’다. 스마트스토어는 판매 규모가 작지만, 포장·배송·재고관리·반품처리·고객상담 등을 해야 한다. 이를 네이버가 물류시스템으로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것. · 쿠팡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모토처럼,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과 쉬운 반품이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중소 판매자들의 애로사항인 물류 문제를 해결해 이들을 플랫폼에 끌어오는 모양새다. 소비자에게는 마케팅비용을 써서 네이버페이 적립금을 주고 있다.   네이버 물류시스템. 사진 네이버  ━  네이버는 왜 이렇게   ‘포털 공룡’ 독점 논란에 자주 휩싸이는 네이버가 규제와 갈등을 피하면서 쇼핑 사업을 키우는 방법이다.   · 네이버는 2010년대 후반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쇼핑 불공정행위’를 놓고 공방을 벌여 왔다. 지난해 공정위는 네이버가 자사에 유리하게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며 2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네이버는 사실과 다르다며 불복해 행정소송 중이다. 네이버가 직접 쇼핑·물류 사업에 뛰어든다면 이런 논란이 반복되고, 노동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가 직접 하기보다 타사와 협력해 판을 까는 방식을 택한 배경이다.  · 쿠팡의 빠른 배송이 대세인 상황에서, 물류를 직접 하지 않고도 네이버에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질문은 계속 나왔다.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한성숙 대표는 “빠른 배송 외에도 예약·선물·친환경 배송 등 다양한 요구가 있다”며 “배송을 직접 한다고 이 문제들을 다 해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직접 물건 드리는 쿠팡과는 다르게 발전시킬 생각”이라는 것.     ━  큰 그림을 보면   네이버는 인터넷 쇼핑에서 ‘판매자를 위한 종합 솔루션’을 만들어 판매하려 한다. 광고·라이브커머스·금융·대출·물류까지 다 네이버 안에서 해결하라는 것.   · 네이버는 직접 개발한 검색·간편결제·광고·라이브커머스 등을 쇼핑에 적용했다. 대부분 포털 운영으로 기술과 노하우를 쌓은 영역이다. 금융은 기존 사업자인 미래에셋과 협력한다.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인을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내놨다. · 네이버가 이커머스 전 과정을 패키지로 만든다면 해외수출도 가능하다. 지난 3월 일본의 라인·야후재팬을 통합해 출범한 Z홀딩스는 일본 이커머스 사업 구상을 공개하며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쇼핑 플랫폼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 지금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카카오+한진택배, 네이버+CJ 이어 '플랫폼+물류' 짝꿍 탄생네이버+CJ 첫 작품, '신선식품 AI 물류' 가동한다쇼핑 거인 쿠팡 vs 검색 마왕 네이버…520조 판돈 걸렸다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1.07.13 13:30

  • [팩플] 의장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해진·김범석 향한 물음표

    [팩플] 의장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해진·김범석 향한 물음표

    그래픽=정다운 인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회사와 더 멀리 떨어지겠다”고 했다. 지난 5월 있었던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30일 전 직원에 보낸 사과 이메일에서다. 지금도 회사와 거리는 꽤 멀다. 직함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인데, 직급상으로는 네이버에 100명 넘게 있는 미등기임원 중 한 명이다.   국내 경영과 ‘거리 두기’ 중인 건 김범석 쿠팡 창업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5월 ㈜쿠팡 이사와 의장직을 사임했다. 이유는 ‘국내 경영 대신 글로벌에 집중하겠다’는 것. ㈜쿠팡의 모회사이자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 Inc.의 대표 및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표면적으로 두 창업자는 국내 경영을 주관하지 않지만, 중요 사안일수록 다들 창업자를 바라본다. 여기서 짚어볼 점은.     ━  #1. 욕심이 없나   IT 기업 창업자가 경영진에서 빠지는 건, ‘가진 지분은 적은데 과도한 경영권을 휘두른다’고 비판받아 온 기존 대기업들의 과거와 반대로 보이기도 한다.   이해진 창업자는 2004년 CEO직을 내놨고, 2017년에는 의장직을, 2018년엔 등기이사직을 그만뒀다. 현재 A홀딩스(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사) 대표 외에 계열사 겸직도 없다. 이 GIO의 네이버 지분은 3.73%로, 창업 1세대 치고 적은 편이다. 창업 초기부터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유망 기업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그때마다 본인 지분이 줄어든 것. 업계에선 “자기 지분 희석을 개의치 않고 사업적 결정을 내린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준다. 지분이 적다고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기도.   김범석 창업자의 쿠팡 Inc 지분은 10.2%.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지분(33.1%)의 3분의 1도 안 된다. 그러나 김범석의 경영권은 강력하다. 대주주들이 차등의결주식 보유를 동의해준 덕에 그는 76.5%(5월 기준)의 의결권을 가졌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우). 사진 중앙포토  ━  #2. 책임이 없나   한 편으로는 ‘책임 회피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들이 불편해하는 그룹 총수(동일인) 지정과 규제, 국정감사 출석, 각종 법적 책임에 대해서.   쿠팡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물류센터 화재 발생 직후, 김범석 창업자의 ㈜쿠팡 의장직 사임이 알려졌기 때문. 쿠팡은 별도 자료까지 내서 ‘이사직 사임은 화재 발생(6.17) 전인 5월 31일 등기 완료됐고, 늦게 알려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감한 노무·안전 문제에서 창업자가 거리를 둔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화재사고 입장문도 강한승 ㈜쿠팡 대표 명의로 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달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 Inc 대표의 올해 기본급은 85만 달러(약 10억원).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 148억원의 주식 보상을 받았다. 쿠팡 매출은 올해도 대부분 한국에서 나올 텐데, 국내 경영에서 손 뗀 김범석 대표가 올해 주식 보상을 얼마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이해진 GIO는 ‘네이버 총수’를 피하려 애썼다. 2017년 네이버가 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무렵, 직접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가 ‘나는 지분도 적고, 네이버를 지배하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2017~2018년 네이버 주식을 2300억원 규모 이상 팔아 개인 지분을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총수로 지정됐고, 2017·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 2년 연속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 뉴스 편집과 드루킹 사태 등에 대해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 이해진 GIO는 지난해 급여로 네이버 본사 C레벨 경영진보다 적은 20억원을 받았고, 스톡옵션은 받지 않았다.    ━  #3. 사실은 오래된 질문   글로벌 스탠다드는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해 상호 견제하는 것이다.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은 “동일인이 CEO와 의장직을 겸할 경우 기업은 그 이유를 공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지난 2019년 국민연금(당시 대한항공 2대 주주)이 조양호 전 회장(대표이사 겸 의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져, 조 전 회장이 경영권을 잃었다. 주주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수혈한 산업은행도 대표이사/의장 분리를 정관에 못 박을 것을 회사에 요구했고, 반영됐다.   반면, 2019년 열린 SK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당시 지분 8.4%)에도 불구하고 최태원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출석 주주의 과반이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재계에서는 “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오너의 경영을 원하는 주주도 많다”고 주장했다. SK는 이때부터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는다.   한국증권거래소 산하 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상장사 지배구조를 평가해 등급을 발표한다. 그런데 ‘오너=대표이사=의장’ 구조인 엔씨소프트와 현대자동차도 A 등급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 측은 “오너의 겸직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분 적은 창업자가 의사결정에 크게 관여해 주주-대리인(경영자)이 어긋날 때가 문제”라고 했다.    ━  #4. IT업계 의장님은 상왕?   한국 IT업계는 그야말로 ‘창업자 의장님’ 전성시대다. 이해진 창업자가 도입한 모델을 너도나도 따른 것. 김범수(카카오), 장병규(크래프톤), 방준혁(넷마블), 김대일(펄어비스), 김봉진(우아한형제들), 최근에는 조만호(무신사) 의장까지.   의장이 되면 아무래도 법적·사회적 부담이 줄어든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책 ‘지속가능한 혁신공동체를 향한 실천전략’에서 “의장님이란 애매한 입지를 택함으로써, 정부 행사 참여 같은 번거로움이나 규제로 인한 대표이사의 법적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IT 업계 관계자는 “IT 창업자들은 직원이 좀 늘면 경영을 골치 아프게 여겨, 전문경영인에 넘기고 자신은 좋아하는 신산업 발굴 등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창업자의 사내 영향력은 여전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형식적 이사회의 독립성보다도, 사외이사가 사업 내용을 파악하는 전문성을 갖췄는지, 창업자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네이버 노조는 “이해진 GIO는 이사회에 없지만, 실상 네이버의 모든 것은 그가 결정한다”고 했다.   빅테크 창업자들  ━  #5. 해외 빅테크는   많은 경우, 미국 창업자는 오래도록 현업에 남아 CEO로 재직하면서 의장까지 한다. 현역 중엔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퇴역 중엔 20년 이상 CEO로 재직한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MS)나 제프 베조스(아마존)가 대표적. 베조스는 7월부터 CEO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만 맡는다.   반면, 구글의 초기 투자자들은 대학원생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곁에 연륜 있는 에릭 슈미트를 붙여줬다. 전문경영인 슈미트는 10년간 구글 CEO를 맡아 회사를 키웠다. 현재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 CEO는 모두 순다 피차이가 맡고, 창업자 페이지와 브린은 알파벳 이사회 일원이다.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는 창업자를 이사회가 쫓아내기도 한다.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위워크의 아담 노이만 등이 그 사례. 스티브 잡스도 한때는 애플의 쫓겨난 창업자였다. 한편으로는 일만 잘한다면 겸직도 시킨다. MS는 지난달 사티아 나델라 CEO를 이사회 의장도 겸하도록 하면서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렛대 삼아 이사회 의제 설정을 이끌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모바일 전환에 뒤처졌던 MS를 되살려놓은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팩플'이해진 사람'을 건들수 있나···네이버 앞 3가지 질문"무조건 돈 쓰지 않아…쿠팡플레이, 쿠팡스타일대로 간다"네이버, 이베이엔 안 써도 여기엔 '7000억 쯤이야'!'직원 극단선택' 네이버, 리더십 개편…최인혁 COO는 사의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 기사는 6월 29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의장님,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요약본입니다. 뉴스레터 전문을 읽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심서현, 김정민

    2021.07.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