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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국감 나온 김범수, 17번 사과…그에게 쏟아진 질문 셋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20:10

업데이트 2021.10.05 20:13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열일곱 차례에 걸쳐 사과를 거듭했지만, 동시에 플랫폼 비즈니스의 긍정적인 면을 봐달라고도 호소했다. 국감장에서 바짝 몸을 낮춘 카카오의 대응에,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 출석한지 3년만이다. 김 의장은 3시간 동안 이어진 질의에 최소 17차례 이상 ‘죄송하다’‘송구하다’ 답변하며 사과했다. 포털 뉴스 댓글 문제 등으로 3년 전 국감에 나와 7회 가량 사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게 왜 중요해

● 올해 초만 해도 카카오는 찬사를 받았다.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게다가 지난 2월 김범수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적 호감은 정점을 쳤다. 주가도 수직 상승해 시가총액 국내 3위까지 올랐다.
● 하지만 호의가 적대감으로 바뀌는 데엔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스마트 호출료를 최대 5000원으로 올리면서 ‘독점 갑질 플랫폼’이란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달 14일 카카오발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갑질 플랫폼'이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다. 카카오로선 김 의장이 공개 석상에 나서는 이번 국감이 국민적 반감을 해소할 반전 기회이기도 하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와 기업가치.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와 기업가치. [사진 카카오]

김 의장에게 주어진 질문 셋, 그리고 답변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크게 세 갈래였다. 콜택시 등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에 오른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남용 문제, 소상공인 영역까지 가리지 않고 진출한 문어발 확장, 김 의장 가족회사인 케이큐브 홀딩스의 부적절한 처신 등이었다.
다음은 김 의장과 정무위 의원들 간 문답의 핵심과 그 배경을 해설한 내용.

① 독과점 갑질 : 김 의장은 택시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 “택시 논쟁에 대한 대응 계획이 뭐냐”는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그는 “모빌리티 관련해선 여러 문제 일으켜 정말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답했다. 이어 “택시는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용자 편익을 증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택시 기사 파트너들과 수익을 같이 가져가는 구조가 이상적인데 그 과정에서 여러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물의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파트너(택시 기사)들과 이야기해서 풀어보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을 이용해 돈벌이에만 나선다는 지적에 대해선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카카오가 수익을 내기 시작한게 3년 전”이라며 “내부적으로 카카오 자회사의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못 다한 것에 통렬히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서비스와 사업구조를 설명하는 IR자료.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서비스와 사업구조를 설명하는 IR자료. [사진 카카오]

② 문어발 확장 : 카카오 자회사가 158개(해외 포함)라는 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미용실, 꽃배달, 스크린 골프, 영어 교육 등등 덩치 큰 플랫폼이 골목상권까지 전부 장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김 의장은 “일부는 이미 철수했고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며 “이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것이고 앞으론 글로벌 혁신, 미래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 진출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플랫폼엔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자본·빽이 없고 기술을 몰라도 (플랫폼을 통해)지금 큰 흐름이 있는 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다만 앞으론 수많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엔 진출하지 않을 것이고 관여한 게 있다며 철수하겠다”며 “침해가 아닌 도와줄 방법을 찾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③ 가족회사 케이큐브홀딩스 :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부인과 자녀, 남동생 등이 근무하며 여러 투자를 진행한 건에 대한 지적(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받자, “논란에 사과한다”며 “앞으론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남동생이 퇴직금으로 약 14억원 가량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제 생각에도 퇴직금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케이큐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 최선을 다해서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하고 있다.임현동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하고 있다.임현동 기자

카카오는 향후 추가 상생안을 공개하는 등 갑질 플랫폼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김범수 의장은 정무위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갈 시점에 발언 기회를 얻자 플랫폼의 긍정적 역할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기업에 유리한 광고 비즈니스와 달라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회의 땅이자 혁신의 축”이라며 “독점의 폐혜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광고 비즈니스보다는 더 나은 경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중요한 부분(독점의 폐혜)을 간과했는데 거듭나겠다”며 “더 많은 상생안과 실천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모빌리티는 추진하던 전화대리 업체 인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과방위에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대리 업계 측과 상생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논의 과정에서 인수하기로 한 두 업체에 대해 철수 요청을 받았다”며 두 업체 인수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말 전화대리 업계 1위(1577 대리운전)와 공동 법인을 설립해 전화대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추가로 전화대리 업체 인수에 나서자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 시장마저 독식하려 한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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