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플]아마존 '아마존 같은' 쿠팡·네이버 두고 11번가 투자 왜

    [팩플]아마존 '아마존 같은' 쿠팡·네이버 두고 11번가 투자 왜

    아마존에게 11번가는 본선일까, 연습일까. ‘아마존 닮은’ 쿠팡·네이버가 쇼핑 왕좌를 놓고 각축하는 중에, 11번가의 손을 잡은 아마존의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11번가(左), 아마존(右)    ━  무슨 일이야   아마존이 SK텔레콤의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협력해 조만간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규모와 대상이 의외라는 얘기가 나온다. 11번가를 통한 성장보다는, 인수합병(M&A) 전 ‘한국 시장 테스트’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국내 쇼핑은 네이버·쿠팡 양강 체제다. 11번가는 한 단계 아래에서 이베이코리아·위메프 등과 경쟁한다. 유효상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현지 1, 2위 사업자를 활발히 인수해 온 아마존의 행보로 보면 어색한 면이 있다”고 했다. ·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가 곧 열리지만, 본격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존은 사업을 철수한 중국에서도 해외 직구는 운영한다. ·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의 이번 투자는 쿠팡 같은 업체를 인수하기 전에 가격 적정성 등을 보려는 시장탐색 비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아마존은 ‘공급 망 전략’, ‘플라이 휠’(fly wheel: 한 번 가속도 붙으면 알아서 돌아감) 등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 교본과도 같은 기업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모두 힘든데 아무도 집에 안 가며’ 적자를 버틴 건 아마존처럼 되기 위해서다. · G마켓·옥션 운영사인 이베이코리아 외에, 쿠팡·티몬·위메프는 모두 적자를 감수하고 몸집을 키웠다. 11번가가 상장을 준비하며 수익을 우선하자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은 줄었다. · 아마존은 유통을 넘어 물류, 동영상 스트리밍(OTT), 금융까지 갖췄다. 커머스 시장의 압도적 1위로 생태계를 강화하고 락인(lock-in·잠금) 했기에 가능했다. ·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공산품은 쿠팡, 식품은 마켓컬리, 패션은 무신사 등으로 시장이 분절돼 있다”며 “이걸 누가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아마존이 결정된다”고 봤다.    ━  쿠팡과 아마존   불확실한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압도적 1위에 오른다는, 아마존의 ‘블리츠 스케일링’(Blitz Scaling) 전략을 국내에 본격 적용한 건 쿠팡이다. · 네이버가 쇼핑의 시작(검색)을 틀어쥐었다면, 쿠팡은 ‘빠른 배송, 손쉬운 반품’이라는 쇼핑의 끝단에서 우위를 점했다. · 쿠팡은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췄을 뿐 아니라 한국 법·규제에 대응 경험도 있다. 로켓배송이 화물운수법을 위반했다는 택배업계의 소송에 휘말렸지만 승소했다(2018년 확정). ·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의 OTT ‘훅’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인수했고 지난달 정관 사업목적에 영상·음악을 추가했다. 멤버십에 동영상을 결합한 아마존의 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네이버와 아마존   네이버는 한국에서 아마존의 ‘플라이 휠’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아마존웹서비스)에서 고수익을 올려 쇼핑·인공지능(AI)에 투자한다. 네이버도 검색·광고에서 축적한 기술과 돈을 쇼핑 플랫폼과 간편결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 아마존은 2011년 시작한 입점 업체 대상 대출을 올해부터 금융사 골드만삭스와 함께한다. 네이버도 미래에셋과 협력해 자체 신용평가와 쇼핑 입점사 대출을 준비한다. ·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히던 자체 물류·배송을 제휴로 풀었다. 지난달 네이버는 주식 교환으로 국내 1위 택배사 CJ대한통운의 3대 주주가 됐고 국내 배달 대행 1·3위(생각대로·부릉)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 유효상 교수는 “미국은 ‘구글은 검색, 아마존은 쇼핑’인데 네이버는 국내에서 검색ㆍ쇼핑 모두 1위라 더 강력한 락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과 함께 금융 이력 없는 사업자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네이버    ━  11번가와 아마존   11번가는 일단 구원투수를 만났다. 2~3년 내로 상장하거나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 적자가 누적됐던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H&Q코리아(사모펀드), 새마을금고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받았다(지분 18.2%). 3~5년 이내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돌려주는 조건이었다. · 업계에서 이번 아마존 투자를 두고도 ‘아마존에 유리한 조건이 걸렸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건 이 때문이다. 아마존이 11번가 지분을 순차 인수하는 방식으로 알려졌지만, 아마존이 11번가 인프라에 대형 투자까지 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 ‘탈(脫)통신’을 선언한 SKT는 독자 승부 대신 플랫폼 강자와 제휴 전략을 펴는 중이다. 우버와 손잡은 모빌리티(티맵),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은 OTT(웨이브), 네이버와 협력한 앱마켓(원스토어) 등이다.    ━  그 전엔 무슨 일이   · SK는 2017년 신세계·롯데와 11번가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됐다. SK 측이 11번가 경영권을 유지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 아마존은 2004년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조요닷컴’을 인수해 현지 진출했으나 2019년 해외 직구와 클라우드 사업만 빼고 철수했다. 알리바바ㆍ징둥 등 현지 업체의 자체 물류와 간편결제(알리페이)에 밀렸다.  · 아마존은 2000년 일본에 진출해 2007년 회원제를 시작했고, 2017년 신선식품 2시간 내 배송을 시작했다. 일본 이커머스 시장은 라쿠텐과 아마존재팬 양강 체제다.    ━  더 알면 좋은 점   · 11번가의 이상호 대표는 네이버ㆍ다음의 음성검색과 SKT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 개발을 이끈 음성 처리 전문가다. 2018년 취임하며 “전자상거래에 AI를 접목해 ‘한국형 아마존’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 아마존은 AI 스피커 ‘에코’로 미국 내 스마트 스피커 시장 1위 업체이지만, 쇼핑 주문에 활용하는 ‘보이스 커머스’에는 기대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레터 구독은 여기서→ https://url.kr/qmvPIX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배달 큰 손 네이버···배달대행 1위 업체도 400억 쏟았다OTT 노리는 이커머스 강자 쿠팡, 목표는 아마존?'네이버 낀 4파전' 신선배송시장...코로나 특수, 네이버 연합군도 노린다코로나로 '인쇼' 눈떴다…50대 지갑 터는 네이버·카카오

    2020.11.18 15:40

  • "야, 너두 대표할수 있어"…내 창업 스타일은 김범수? 이해진?

    "야, 너두 대표할수 있어"…내 창업 스타일은 김범수? 이해진?

    내가 창업한다면 어떤 회사가 나올까?   자수성가는 옛말이라지만, 엄연히 현재 진행형이다. 가슴 속 사표 한 장 품고 사는 직장인,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퀴즈형 인터랙티브 콘텐트 ‘창업 유형 테스트 : 야! 너두 대표할 수 있어’가 나왔다. (클릭 또는 링크 복사 : 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439)   창업 유형 테스트는 한국 IT 창업가의 실제 경영 철학과 사례에 바탕해 중앙일보 산업기획팀 기자들이 제작했다. 1990년대 이후 설립된 국내 주요 인터넷 ㆍ모바일 기업 8곳 창업자인 이해진(네이버), 김범수(카카오), 이재웅(다음), 김정주(넥슨), 김택진(엔씨소프트), 김슬아(컬리), 김봉진(우아한형제들), 김범석(쿠팡) 등 창업자 8인의 성향을 실제 경영 사례와 발언, 저작, 인터뷰에 바탕을 둬 분석·분류했다.  창업 유형 테스트 '야1 너두 대표할 수 있어'에 등장하는 8인의 창업자. 테스트는 총 15문항. ‘임원에게 일을 맡길까, 직접 세부 사항을 들여다볼까’, ‘직원과 접촉을 늘릴까, 일정 거리를 유지할까’, ‘불합리한 규제를 만나면 우회할까, 정면 대응할까’와 같은 선택들이다. 창업자들이 회사를 세워 한국의 대표 IT기업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실제로 겪은 고민, 선택, 경영철학을 담은 상황 문답으로 구성했다.   이용자는 15개 문항에 응답한 뒤 나와 비슷한 창업자가 누구인지와 그의 창업 스토리 및 성과를 알 수 있다. 집중력 있고 내부 직원에 후한 김택진, 세심하고 책임감이 강한 이해진, 거시적 안목과 포용력을 갖춘 김범수, 사교성 있고 사업 계산이 빠른 김정주, 김봉진 등 8인 창업가의 스타일로 분류된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레터 구독은 여기서→ https://url.kr/qmvPIX  

    2020.10.30 14:18

  • [팩플]"앱 주문대로 배달갔다 체포" 美서도 논란된 기사 눈물

    [팩플]"앱 주문대로 배달갔다 체포" 美서도 논란된 기사 눈물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앱 이용이 급증한 가운데, 업무상 위험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란도 일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의 우버 이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앱에 나온 장소대로 배달 갔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캐비어' 배달기사) ‘앱에 나온 시간대로 배달 갔다, 사고 날 뻔했다’ (한국 '쿠팡 이츠' 배달기사)   모바일 배달 앱의 주문대로 일하다가 위법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됐다면, 누구 책임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음식 배달 등 플랫폼 노동이 만난 질문이다.      ━  무슨 일이야   모바일 앱으로 들어온 음식 배달 요청을 수행하는 기사들이 범법자가 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앱의 지시대로 일했을 뿐인데 교통신호 위반, 통행금지 위반, 불법 주차 등을 하게 됐다는 것.    · 미국 뉴욕에서 밤에 음식 배달하던 기사가 경찰에 체포되는 영상이 트위터 등 SNS에 확산돼 논란이 됐다(워싱턴포스트 보도). 뉴욕 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1일부터 야간 통행을 금지했다. 식음료업 등의 ‘필수 업무’는 허용된다. ‘음식 배달’이 여기 속하는지 불명확했지만, 우버이츠·도어대시·캐비어 같은 업체는 야간 배달 주문을 받았다. 현장에서 경찰을 설득하는 건 배달 기사의 몫이었다. 영상 속 기사는 “이건 필수업무에 속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수갑을 채웠다. ·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의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쿠팡이츠가 앱으로 제시한 배달 완료 시간이 너무 짧아, 라이더가 그 시간 내에 도착하려면 교통 신호를 위반하게 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음식 배달 서비스로, 타사보다 빠른 ‘치타 배달’을 내세웠다.    ━  이게 왜 중요해   회사와 ‘고용 계약’이 아닌 용역ㆍ위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으로부터 배달, 청소, 심부름, 보육 등의 일감을 중개 받는다. 그런데 업무에 따른 각종 위험 비용을 ‘개인사업자’ 신분의 종사자가 온전히 떠안는다는 지적이 있다. · 보통의 근로자는 회사의 지시·감독에 따라 일하던 중 발생한 일에 대해 회사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종사자는 업무 수행 중 일어난 일의 책임을 자신이 지는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미국에서는 배달 앱 도어대시 기사가 미성년자에게 술을 배달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나왔다. 주문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을 기사는 알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배달 기사들은 앱의 지시를 따랐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일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배달 기사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의 과도한 배달 시간 제한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연합뉴스  ━  나랑 무슨 상관이야?   국내에선 배달 시간과 안전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 앱이 사실상 ‘배달 목표 시간’을 정해주고 고객은 이를 반영해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기사가 과속하게 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배달 기사뿐 아니라 국내 교통안전과도 직결된다. ·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달 기사의 계약서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쿠팡은 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아니한다’, ‘사고 발생시 모든 피해 및 분쟁은 배송사업자 본인의 책임과 비용으로 해결한다’고 적혀 있다. · 지난 1~4월, 화물차ㆍ보행자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으나, 이륜차(오토바이·전동킥보드) 사고 사망자는 15% 증가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주문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자료)    ━  그 전엔 무슨 일이   · 2011년 국내 피자 업체들의 ‘30분 배달제’가 폐지됐다. 배달 마감에 맞추려던 피자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의 사망 사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 산업안전보건규칙(고용노동부령) 673조는 ‘배달 중개업자가 배달 시간을 산업재해를 유발할 정도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라이더유니온은 지난해부터 ‘늦어도 안전하게’, ‘안전배달료 보장’을 요구해 왔다. 현재의 ‘싸게, 많이’식의 구조가 아닌, 적정 가격으로 배달료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배달시장 종사자는 대부분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  더 알면 좋은 점    ·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선 올해 3~4월 모바일 배달음식 거래액은 2조376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756억원)보다 86.3% 늘었다(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 월급쟁이 임금 근로자의 산업재해 보험료는 사업자가 전액 부담한다. 그러나 퀵서비스,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개인사업자 신분)는 회사와 종사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낸다. 근로자 본인이 원치 않으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돼 가입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국내 배달 앱 기사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0.4%로 나타났다(한국노동연구원 ‘배달업 종사자 현황 실태 파악 및 보호 방안 연구’).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우버의 '배달 야망' 막은 이 법, 구글ㆍ페이스북도 떤다는데"약탈 시작땐 총격 시작" 트럼프, 저커버그를 위기로 내몰다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아프면 쉬기' 어려웠다우버 기사에 유급 병가…코로나가 쏘아올린 '플랫폼노동' 안전망

    2020.06.22 06:30

  • [팩플]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이런데 아프면 쉬라고?

    [팩플]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이런데 아프면 쉬라고?

    식당ㆍ극장ㆍ파견… 코로나19는 저임금 일자리부터 쓸어갔다. 남은 것은 물류센터뿐. ‘아프면 쉬기’는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에게는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였다. 이들이 소득을 채울 다른 대안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중앙일보가 올해 2월과 4월의 전국 국민연금 직장가입 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확인했다. 정규·비정규·시간제·일용직 등 회사(3인 이상 사업장)가 고용해 국민연금 부담금을 내는 모든 근로자 수가 집계된다.   고용 인원 감소 사업장 상위 10곳.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외식업 알바 ‘증발’   300명 이상 모든 대형사업장의 2개월 간 고용 변화를 분석했더니, 고용 인원 감소 폭이 큰 10개 회사 중 절반이 외식 및 식음료 업체였다. CJ푸드빌, 이랜드이츠, CJ엠디원, 스타벅스커피, 한국맥도날드 등 5곳이다.    계절밥상ㆍ빕스 같은 식당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고용이 두 달 새 67.8%나 감소했다(2934명→ 946명). 회사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2,3월에 매장 운영을 제대로 못했다”며 “매장에 손님보다 직원이 많을 정도라 아르바이트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애슐리·자연별곡 운영사인 이랜드이츠도 고용이 24.5% 줄었다(7262명→5480명). 스타벅스커피도 6.1%(-1041명) 감소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일반직(1441명)과 파트타임 직원(7733명)을 별도로 신고했는데, 파트타임 직원이 두 달 새 10.9%(-945명) 줄었다. 비비고 같은 CJ의 식품 판매를 담당하는 CJ엠디원의 국민연금 가입자는 두 달 새 55% 줄었다.    ━  영화관 근무, 청소·간병 파견직도 급감   고용 인원이 줄어든 4위 사업장은 롯데컬처웍스로, 롯데시네마 영화관의 운영사다. 고용이 38.3% 감소(-1375명)했다.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식당·카페·극장 단기 일자리가 모두 줄어든 것이다.   제니엘, 삼구아이앤씨같은 인력 파견업체의 고용도 크게 줄었다. 이들은 사무보조·간병·청소·건물관리 등 인력을 채용해 파견한다.    단일 사업장 중 국민연금 가입 인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주한미군사령부서울충당’이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지연되자 주한미군사령부가 미군 부대 한국인 근로자 중 절반가량에 4월부터 무급휴직을 시행했다(국민연금은 자동으로 납부 예외 처리). 이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특별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  저임금 일자리가 먼저 사라져   일자리는 급여가 낮은 쪽부터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 회사의 국민연금 부담금을 분석해 얻은 결과다. 국민연금 부담금은 회사와 직원이 절반씩 부담하며, 액수는 각 직원의 급여에 따라 정해진다.   두 달 새 2000명 가까이 직원이 감소한 CJ푸드빌의 직원 1인당 국민연금 평균 부담액은 17.9% 가량 올랐다. 롯데컬처웍스는 15.7%, 강원랜드는 15.4% 올랐다. 저임금 일자리가 주로 사라진 탓에, 남은 직원 1인이 내는 평균값이 오른 것이다.    고용 인원 증가 사업장 상위 5곳.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나홀로 증가, 물류 일자리   2월 대비 4월 고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업장은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였다. 1만 9118명(2월)에서 2만5568명(4월)으로, 2개월 새 34%(+6450명) 늘었다. 쿠팡의 고용 인원도 9475명에서 1만1335명으로 20%(+1860명) 증가했다. 쿠팡맨을 관리하는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고용은 이 기간 255명에서 412명이 됐다. 총 8310명 분 일자리가 추가됐다.   CFS의 국민연금 부담금 액수를 분석해 보니, 이곳에서 일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단시간 근로였다. 지난달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일부는 평일엔 콜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고 주말에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미국에서도 실직자들이 아마존으로 향하는, '물류센터의 소득 피난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아마존은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려 17만5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주로 물류·배송 일자리였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미국 매체에는 하루아침에 실직하고 아마존 물류센터로 몰리는 이들의 사연이 실렸다. (관련기사) 아마존에서는 지금까지 8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쿠팡 외에 고용이 증가한 한전엠씨에스는 검침·송달 업무를 하는 한전의 자회사로, 공기업 직접고용 및 정규직 전환 작업으로 고용이 늘었다. 고용 증가 4위 사업장은 수원시 영통구의 삼성전자, 5위는 평택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의 배관공사 작업장이었다.   심서현·김원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데이터] 코로나 일자리①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아프면 쉬기' 불가능했다②강남은 이랜드에 울었고, 여수는 LG화학에 웃었다③300대 기업 56% 고용 감소···롯데 두달 5279명 짐쌌다

    2020.06.03 06:00

  • [팩플] 강남은 이랜드에 울었고, 여수는 LG화학에 웃었다

    [팩플] 강남은 이랜드에 울었고, 여수는 LG화학에 웃었다

    서울 강남은 이랜드, 중구는 CJ에 울었다. 서울 송파는 쿠팡이, 전남 여수는 LG화학이 이끌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두 달간 지역별로 늘고 준 일자리가 크게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관광업이 많은 지역의 고용은 위축되고, 물류·건설 기업이 있는 지역은 도리어 고용이 늘었다.   중앙일보가 올해 2월과 4월의 전국 3인 이상 사업장의 국민연금 직장가입 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확인한 결과다. 정규·비정규, 시간제·일용직 등 회사가 고용해 국민연금 부담금을 내는 모든 근로자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줄어든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서울 강남·중구, 외식·호텔업에 울었다   전국 시군구 중 고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울 강남구였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가 2개월 만에 1만4965명 감소했다. 강남구에 본사를 둔 주요 외식업체들이 고용을 20%씩 줄였기 때문이다. 애슐리·자연별곡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두 달 새 1782명 줄었다(24.5% 감소).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는 756명(21.2% 감소), 커피빈코리아는 359명(20% 감소) 줄었다. 강남에 본사를 둔 아성다이소(-750명)와 GS리테일(-504명)같은 유통업체도 일자리가 많이 감소했다.   2위 지역은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1만4343명이 줄어든 서울 중구다. 이곳에는 CJ의 외식 부문 계열사들이 있다.  CJ푸드빌과 CJ엠디원이 매장 직원을 위주로 각각 고용의 67.8%, 55%를 줄였다. 중구에 있는 플라자호텔, 호텔롯데, 호텔신라의 고용 인원도 각각 4~6%씩 줄었다. 이곳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코리아도 1041명 분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  경비·매장 파견 일자리도 급감   감소 3위 지역은 서울 서초구(-6204명)였다. 서초구에 주소를 둔 제니엘(-1207명)ㆍ케이텍맨파워(-431명)ㆍ뷰티플휴먼(-155명) 등의 고용 감소 영향이 컸다. 제니엘과 케이텍맨파워는 시설관리·경비·업무 보조 등 인력을 파견하는 업체다. 뷰티플휴먼은 생활용품 판매점 '모던하우스'에 매장 직원을 파견한다. 서초구 양재동에 본사가 있는 현대자동차도 고용 인력이 450명 줄었다.     ━  쿠팡·마켓컬리 있는 송파구는 늘어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서울 송파구였다. 2개월 새 6310명이 늘었다. 송파구의 롯데 계열사들 고용은 줄었으나, 쿠팡과 그 자회사의 고용이 물류센터 위주로 늘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늘었다. 송파구 장지동뿐 아니라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 고용 증가량이 포함된 수치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늘어난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송파구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본사 및 자회사도 있다. 이들도 코로나19 이후 고용을 늘렸다.    ━  건설 vs 관광, 지역 희비 교차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건설현장이 많은 지역과 관광업이 주력인 지역의 고용 현황이 크게 엇갈렸다. 산업단지를 가진 지역은 웃었다. 전남 여수시는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수가 두 달 새 3397명 늘었는데(+7.1%), 주로 여수산단 LG화학 석유화학 공장 공사에서 파생된 일자리였다. 2816명(+8.5%)이 늘어난 충남 서산시는 대부분 대산바이오매스 산업단지와 관련한 일자리 증가였다.   반면, 강원도 평창군ㆍ홍천군ㆍ정선군에서는 두 달 새 국민연금 직장가입자가 각각 15.8%, 10.2%, 9.5%씩 줄었다. 호텔 및 리조트 업체의 고용이 감소한 탓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고용 변동 큰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옹진군 일자리 49% 늘어    도서 산간 지역의 일자리는 지방자치단체가 만드는 단기 근로가 좌지우지했다. 인천 옹진군은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수가 1334명에서 2000명으로, 2개월 새 49% 증가했다. 마을개선 일자리 사업 등이 늘었다. 경북 울릉군(+16.4%), 강원 양구군(+13%)도 마찬가지였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데이터] 코로나 일자리①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아프면 쉬기' 불가능했다②강남은 이랜드에 울었고, 여수는 LG화학에 웃었다③300대 기업 56% 고용 감소···롯데 두달 5279명 짐쌌다

    2020.06.0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