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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강남은 이랜드에 울었고, 여수는 LG화학에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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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은 이랜드, 중구는 CJ에 울었다. 서울 송파는 쿠팡이, 전남 여수는 LG화학이 이끌었다.

[팩플데이터] 코로나 일자리 분석 ②

코로나19가 확산된 두 달간 지역별로 늘고 준 일자리가 크게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관광업이 많은 지역의 고용은 위축되고, 물류·건설 기업이 있는 지역은 도리어 고용이 늘었다.

중앙일보가 올해 2월과 4월의 전국 3인 이상 사업장의 국민연금 직장가입 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확인한 결과다. 정규·비정규, 시간제·일용직 등 회사가 고용해 국민연금 부담금을 내는 모든 근로자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줄어든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줄어든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 강남·중구, 외식·호텔업에 울었다

전국 시군구 중 고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울 강남구였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가 2개월 만에 1만4965명 감소했다. 강남구에 본사를 둔 주요 외식업체들이 고용을 20%씩 줄였기 때문이다. 애슐리·자연별곡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두 달 새 1782명 줄었다(24.5% 감소).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는 756명(21.2% 감소), 커피빈코리아는 359명(20% 감소) 줄었다. 강남에 본사를 둔 아성다이소(-750명)와 GS리테일(-504명)같은 유통업체도 일자리가 많이 감소했다.

2위 지역은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1만4343명이 줄어든 서울 중구다. 이곳에는 CJ의 외식 부문 계열사들이 있다.  CJ푸드빌과 CJ엠디원이 매장 직원을 위주로 각각 고용의 67.8%, 55%를 줄였다. 중구에 있는 플라자호텔, 호텔롯데, 호텔신라의 고용 인원도 각각 4~6%씩 줄었다. 이곳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코리아도 1041명 분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경비·매장 파견 일자리도 급감

감소 3위 지역은 서울 서초구(-6204명)였다. 서초구에 주소를 둔 제니엘(-1207명)ㆍ케이텍맨파워(-431명)ㆍ뷰티플휴먼(-155명) 등의 고용 감소 영향이 컸다. 제니엘과 케이텍맨파워는 시설관리·경비·업무 보조 등 인력을 파견하는 업체다. 뷰티플휴먼은 생활용품 판매점 '모던하우스'에 매장 직원을 파견한다. 서초구 양재동에 본사가 있는 현대자동차도 고용 인력이 450명 줄었다.

쿠팡·마켓컬리 있는 송파구는 늘어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서울 송파구였다. 2개월 새 6310명이 늘었다. 송파구의 롯데 계열사들 고용은 줄었으나, 쿠팡과 그 자회사의 고용이 물류센터 위주로 늘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늘었다. 송파구 장지동뿐 아니라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 고용 증가량이 포함된 수치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늘어난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늘어난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송파구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본사 및 자회사도 있다. 이들도 코로나19 이후 고용을 늘렸다.

건설 vs 관광, 지역 희비 교차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건설현장이 많은 지역과 관광업이 주력인 지역의 고용 현황이 크게 엇갈렸다. 산업단지를 가진 지역은 웃었다. 전남 여수시는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수가 두 달 새 3397명 늘었는데(+7.1%), 주로 여수산단 LG화학 석유화학 공장 공사에서 파생된 일자리였다. 2816명(+8.5%)이 늘어난 충남 서산시는 대부분 대산바이오매스 산업단지와 관련한 일자리 증가였다.

반면, 강원도 평창군ㆍ홍천군ㆍ정선군에서는 두 달 새 국민연금 직장가입자가 각각 15.8%, 10.2%, 9.5%씩 줄었다. 호텔 및 리조트 업체의 고용이 감소한 탓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고용 변동 큰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이후 고용 변동 큰 지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옹진군 일자리 49% 늘어 

도서 산간 지역의 일자리는 지방자치단체가 만드는 단기 근로가 좌지우지했다. 인천 옹진군은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수가 1334명에서 2000명으로, 2개월 새 49% 증가했다. 마을개선 일자리 사업 등이 늘었다. 경북 울릉군(+16.4%), 강원 양구군(+13%)도 마찬가지였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데이터] 코로나 일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