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플] 상반기 벤처투자 전년 대비 42%↓…하반기엔 나아질까

    [팩플] 상반기 벤처투자 전년 대비 42%↓…하반기엔 나아질까

    경기도 판교에 있는 유스페이스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판교 테크노벨리 전경. 전민규 기자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가 1년 전보다 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도 투자에 신중해진 영향이다. 현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턴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온다.    ━  무슨일 이야   중소벤처기업부가 10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7조6442억원)보다 41.9% 줄었다. 민간과 정책 부문의 벤처 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영향이다. 이 기간 모태펀드의 벤처펀드 출자금액(2337억원)은 지난해 상반기(3565억원)보다 34.4% 줄었고, 이를 포함한 전체 정책 금융 출자금액(6620억원)도 1년 전(1조803억원)보다 38.7% 줄었다. 민간부문 출자액도 올해 상반기 3조9297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상반기(7조6158억원)에 비하면 48.4%가 쪼그라들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으로 세계 주요국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벤처 투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급증한 영향으로 이번 통계엔 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라며 “금리 인상으로 벤처투자의 ‘큰 손’인 금융기관과 VC들이 투자 규모를 줄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는 ‘빙하기’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 왓챠 등 누적 투자액 1000억원을 넘긴 스타트업도 올해 상반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한 카카오도 지난해 계열사 중 가장 큰 영업손실(1406억원)을 기록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사업 조직을 개편하며 구조조정 중이다.     또 폐업 위기에 몰린 스타트업들이 늘다 보니 폐업 절차와 관련 법률 자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 변호사는 “투자 시장 악화로 지난해보다 사업 중단에 따른 투자 기관과의 계약 문제, 폐업에 따른 임원진의 책임 문제 등에 대한 법률 자문 요청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  하반기에는 다를까   일부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엔 투자 물꼬가 트일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공학과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딥테크(deep-tech) 기업,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이 그렇다. 생성 AI 기술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난 6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고,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레도 지난달 KT 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최근 AI의 발전으로 기술 변곡점이 왔다는 인식이 살아 나면서, 딥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도 “VC들이 투자 집행을 줄인 건 금리 인상 등 당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므로 올해 하반기 분위기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 대책은   중기부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와 합동으로 벤처·스타트업에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벤처투자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해외 스타트업과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종합 대책인 ‘스타트업 코리아’도 올해 하반기에 발표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타트업 코리아 정책 관련 예산 등 실무적인 세부사항을 놓고 관계 부처와 막바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타트업들의 현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한국은 금융기관이 스타트업에게 대출을 내주는 데 인색한 편”이라며 “현금 조달의 비중을 따졌을 때 투자와 융자의 비중이 반반인 실리콘밸리처럼, 정부가 스타트업 투자 이외에 (융자 등의) 영역에서 대책을 강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08.10 16:10

  • 1200만 이용? 95%가 가짜…소프트뱅크·JP모건도 속인 유니콘 [팩플]

    1200만 이용? 95%가 가짜…소프트뱅크·JP모건도 속인 유니콘 [팩플]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2의 투자사인 소셜 앱 IRL 창업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사용자 수를 속여 받아간 투자금 2000억원도 회수하라는 소송을 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용자는 많고 돈은 못 버는 B2C 플랫폼, ‘긁지 않은 복권’이 아니라 ‘안 긁히는 복권’이었나.  소프트뱅크, JP 모건 같은 대형 투자자들이 사용자 수를 부풀려 수천억 원을 투자받은 ‘깡통 유니콘’을 고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불경기로 식어가는 스타트업 투자 열기에 얼음물을 끼얹은 격이다.    ━  무슨 일이야    소프트뱅크 그룹이 스타트업 IRL의 창업자 아브라함 샤피와 그 가족을 사기로 고소하고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투자금 반환을 청구했다고 4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과 CN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2017년 설립된 소셜 메시징 앱 IRL은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등으로부터 투자 받을 당시 기업가치 11억7000만 달러(약 1조5300억원)를 인정 받았다. 이는 IRL이 투자자에게 내민 ‘1200만 명의 월간 활성이용자(MAU)’, ‘30세 미만 미국인 10%가 이용’, ‘연 400% 성장률’ 같은 실적 수치에 근거했다. 사용자의 95%를 거짓으로 부풀린 것으로 드러난 소셜 앱 IRL은 지난 6월 서비스를 폐쇄했다. IRL 캡쳐   그러나 지난해 IRL 직원의 내부 고발로 IRL의 이용자 수가 부풀려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사회가 창업자를 CEO에서 해임한 뒤 파악한 사실은 이용자의 95%가 봇(bot)과 자동화 계정 등으로 부풀려진 가짜였으며, 창업자와 그의 형제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가짜 계정을 생성해왔다는 것. IRL 신규 이용자 획득에 드는 비용은 투자자에게 밝힌 것보다 3배나 많은 고비용 구조였다는 것도 미 금융 규제 당국의 조사로 드러났다. 그간 이용자 수가 외부 기관 측정치와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있을 때마다 창업자는 “우리 앱은 개인정보 보호 대상인 미성년 사용자가 많아서 외부에서 데이터 추적이 잘 안 된다”라며 둘러댔지만, 사실은 돈을 쏟아붓고 가짜 계정으로 채운 텅 빈 플랫폼이었다는 것. IRL은 지난 6월 서비스를 접었다.    ━  이게 왜 중요해   현재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많은 사용자 수를 내세워 거액의 투자를 받던 벤처투자 관행이 타격을 입었다. 플랫폼에 모인 사용자 수만으로도 기업가치를 인정받던 투자 업계의 분위기는 ‘사용자 부풀리기’ 사기의 배경으로 지적돼 왔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사용자 수를 부풀려 회사를 매각한 혐의로 미국 핀테크 플랫폼 ‘프랭크’의 창업자 찰리 제이비스가 재판에 넘겨졌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출신의 제이비스는 2017년 27세의 나이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신청을 간소화해주는 사업을 벌여 525만 고객을 끌어 모았고, 2021년 JP모건은 1억7500만 달러(약 2330억)에 프랭크를 인수했다. 그러나 JP모건이 인수 후 확인해보니 프랭크의 실제 사용자는 30만 명이 채 되지 않았다. JP모건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미 수사 당국은 제이비스가 데이터 과학 교수를 고용해 가짜 고객 데이터를 만들어낸 정황을 포착했다.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핀테크 기업 '프랭크' 창업자인 찰리 제이비스가 지난 6월 변호사와 함께 뉴욕 연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EPA=연합뉴스  ━  이게 무슨 의미야   수익 없이 사용자 수만 많은 B2C 플랫폼을 보는 투자자들의 눈이 달라졌다. 자고 일어나면 유니콘이 등장하던 이머징 마켓엔 이런 플랫폼들이 수두룩하다. 시장 조사 플랫폼 트랙슨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인도에서 114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지만 이 중 17곳만 수익을 낸다.   지난 2월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사 세쿼이아캐피털은 ‘인도의 틱톡’이라 불리던 소셜 동영상·커머스 앱 트렐(Trell)에 투자했다가, 기존 투자금의 5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에 지분을 매각했다. 한때 유니콘을 넘보는 회사였으나 재정 비리 의혹이 불거진 데다 수익 내기도 요원해 보이자, 세쿼이아가 78%의 손해를 감수하고 철수했다는 것. 이외에도 인도 유니콘 중 고메카틱(모빌리티 서비스), 바라트페(핀테크) 등도 각종 수치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투자가 중단되고 소송에 휘말려 있다.   최근 오랜 적자 끝에 흑자 전환하는 B2C 플랫폼이 나오고 있지만, 비결은 요금을 대폭 인상한 데 있었다. 차량 호출 업체 우버는 창업 14년 만에 지난 2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는데 비결은 주식 투자 성과와 요금 인상이었다. 우버 CEO는 지난 1일 외신 인터뷰에서 기자가 “뉴욕에서 우버로 2.95마일(4.75㎞) 이용료가 얼마일 것 같냐” 묻자 “20달러”라고 답했다가 “50달러 이상”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  국내는 어떤가    사용자 수를 늘리며 투자를 받았던 국내 B2C 플랫폼도 지난해 벤처 투자금이 경색되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5만 회원을 보유한 오늘회(오늘식탁)는 지난해 서비스를 중단한 뒤 일부 택배 서비스만 재개했고, 20만 이용자를 확보한 샐러드 신선배송 서비스 프레시코드는 지난달 파산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는 “활성 이용자 수가 여전히 중요한 수치인 것은 맞지만, 단기간에 마케팅으로 부풀릴 수 있어 이를 항상 주의해서 본다”라며 “빠르게 이용자를 모으고 사업을 키워가는 플랫폼의 장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AI나 보유 기술에 좀 더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너도나도 ‘플랫폼’, ‘수퍼 앱’을 외친 데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고.   AI 시대에는 기업 스스로도‘사용자 수’를 성공의 지표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AI 기반 서비스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비용 등 구동 비용이 높기 때문. 하반기 AI 상용 서비스를 준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적절한 과금 정책과 사업화 전략”(최수연 네이버 대표), “비용이 합리적인 적정 모델”(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을 언급하며 운영 효율성을 강조했다.  관련기사 [팩플] ‘공격 전환’ 선언한 손정의 “AI 혁명 주도…5조엔 준비됐다” "최대 징역 30년" JP모건에 수천억 사기…30대 여성CEO 정체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K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셋[팩플] 경영진이 백악관 다녀오자, 그 기업 주가에 벌어진 일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8.08 05:01

  •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 2019년 12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가 한국에 이어 아시아 배달 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국의 배달 앱 시장을 키우고, 스타트업 매각 신화를 쓴 이의 퇴장, 혹은 새로운 출발이다.    ━  무슨 일이야    7일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창업자가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김 의장은 우아한형제들 전 직원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e메일 보내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본다”며 사임 인사를 했다.    우아DH아시아는 독일계 배달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사로, DH의 아시아 13개국 사업을 관장한다. 김 의장은 지난 2020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을 DH에 매각한 뒤 우아DH아시아 의장으로 아시아 배달 사업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고문직만 맡게 된다.    ━  김봉진 13년 성취   김 의장은 한국 외식 산업을 배달 중심으로 재편한 주역이다. 2010년 출시한 배달의민족 앱은 국내 모바일 기반 B2C(소비자 대상) 플랫폼 전성시대를 열었다. 창업 초기에는 전단지를 모으고 식당 주인들을 설득해 입점시키며 ‘흙수저 창업신화’를 썼다.    웹 디자이너 출신인 김 의장은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적을 정도로 디자인과 마케팅을 중시했다. ‘을지로체’, ‘한나체’ 같은 글씨체를 자체 제작해 배포했고,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 B급 감성의 광고로 주목받았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배민다움’ 등 자율·팀워크를 강조한 기업문화롤 만들고 알렸다.   지난 2019년 말 DH의 배민 인수는 한국 스타트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DH는 당시 ‘요기요’와 ‘배달통’을 내세워 배민과 경쟁했지만 배민을 꺾지 못하자 결국 인수합병(M&A)를 택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라고 했고, DH는 요기요를 팔고 배민을 품었다.    김 의장은 “배민 매출이 100억원일 때 그 정도면 상장하라는 이들도 많았지만, 회사를 더 키우는 길을 택했다”고 나중에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DH의 공습을 막아내고 국내 배달시장 1위를 고수한 끝에, 40억 달러 규모의 엑싯(exit·스타트업 투자자나 창업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이뤄낸 것. 이후 하이퍼커넥트(아자르 앱)가 미국 매치그룹에 인수되고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등 한국 유니콘 기업의 대형 엑싯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김봉진 미완의 과제   아시아 진출의 꿈은 미완으로 남았다. 김봉진 의장은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DH에 매각할 때 현금화하는 대신 DH 지분으로 전환해, DH 이사회 멤버(글로벌 자문 이사회)로 경영에 참여했다. 앞서 배민은 2019년 ‘BAEMIN’ 브랜드로 베트남에, 2020년 ‘푸드네코’ 브랜드로 일본에 진출했었다.    김 의장의 우아DH의 아시아 사업 13개국 사업을 주관하며 아시아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DH는 2021년 12월 ‘경쟁 심화와 노동력 부족’을 이유로 일본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의 BAEMIN은 그랩 같은 동남아 대기업에 밀려 현지 시장 점유 4위권에 머물고 있다(베트남 전자상거래 백서 2022).   한국 배민은 혁신과 유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배민은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2021년 사실상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는 매출 2조9471억원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 명실상부 돈 버는 기업이 된 것. 다만 외국계 모기업 DH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에 머무는 것이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난 1분기 DH 매출의 37%는 아시아에서 나왔고, 아시아 매출의 상당 부분은 한국 배민이 차지한다.    ━  김봉진은 앞으로   김 의장은 사임 후 디자인 분야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과를 졸업했고 배민 창업 전 네오위즈·네이버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김 의장은 직원 대상 메일에서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다”라며 “커다란 세상에 ‘작은 생각 하나’와 ‘뜨거운 열정 하나’를 품고 세상과 맞짱을 떠보려는 후배들도 도와보려 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여러분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네요”라며 “고맙고 또 고맙고, 고맙습니다”라고 이메일을 맺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아래는 이메일 전문.    안녕하세요 김봉진입니다. 오랜만에 전체 메일을 드리네요. 무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배민’은 열정적이고, 정열적입니다.   우리 구성원들과의 함께 했던 그 열정의 시간들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열정은 너무 뜨겁고 너무 큰 힘을 쓰는 일인지라 좋은 쉼표가 있어야 좋은 마침표로 완성됩니다. 이제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봅니다.   ‘우리들의 배민’과의 연결은 계속될 것입니다. ‘고문’이라는 역할로 여러분과 연결되어 뜨거운 도전에 지속적으로 힘을 더할 겁니다.   우리의 생각은 멋졌고, 우리의 시간들은 행복했습니다. 풋~ 하고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아! 하며 우리의 생각은 진화되었습니다. 우리들의 ‘풋!’과 ‘아!’는 대한민국의 외식시장을 진화시켰다고 자부합니다. 구성원들이 함께 이룬 것들입니다. 고마움을 전합니다.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서 떠나라’ 우리 회사 공간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여러분의 멋진 도전을 위해 제가 적은 것입니다. 그때 생각이 눈 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작은 시작 앞에서 여러분들과의 시간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 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커다란 세상에 ‘작은 생각 하나’와 ‘뜨거운 열정 하나’를 품고 세상과 맞짱을 떠보려는 후배들도 도와보려 합니다.   새로운 도전에 우리 배민 구성원들이 응원해주면 큰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고맙다’는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네요. 고맙고 또 고맙고,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팩플] 1년만에 4200억 흑자 낸 배민...“압도적 1위의 독식, 나머지는 다 적자” ‘적과의 동침’ 그 후 2년…LINE·배민, 오겡키데스카 배달 미래? ‘나 배고파’에 있다…구글맨이 ‘요기요’ 택한 까닭 퀵커머스 : 배송의 미래인가, 파산행 급행열차인가 [팩플] 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⑤

    2023.07.07 16:40

  • 5월 연휴, 뭐하면서 쉬나요? 벤처 CEO들 멍 때리는 비법

    5월 연휴, 뭐하면서 쉬나요? 벤처 CEO들 멍 때리는 비법 유료 전용

    Today’s TopicCEO들은 뭐하면서 쉬어? 나만의 이너피스 찾는 법   이번 달에는 유독 연휴가 많은데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날, 29일 부처님오신날 대체 공휴일까지 모두 주말을 끼고 있는 덕에 모처럼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팩플이 만난 유망 스타트업 창업자와 대표이사(CEO)들은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바쁠수록 잠시 멈춰 서서 숨 고르기가 중요한 법. 평소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힐링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트레킹부터 디제잉까지 각 회사의 운영 철학과 맞닿아 있는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는데요. 당근마켓·드라마앤컴퍼니·야놀자·여기어때컴퍼니·우아한형제들·한국신용데이터 등 유니콘 기업부터 닥터나우·라포랩스·루닛·마이리얼트립·뮤직카우·백패커·스트라드비젼·에이블리코퍼레이션· 의식주컴퍼니·콘텐츠퍼스트·크몽 등 넥스트 유니콘, 그리고 이들과 동행해온 투자사 매쉬업엔젤스·소풍벤처스·소프트뱅크벤처스·스파크랩·캡스톤파트너스·퓨처플레이·TBT(가나다순) 등 창업자 및 CEO 25명이 공유한 이너피스 찾는 법. 함께 만나보시죠.    그래픽=한호정  ━  땀 흘리며 힐링, 스포츠파    답변을 분류해보니 운동으로 땀을 흘리며 복잡한 생각을 덜어내고, 긴장을 이완한다는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응답자 25명 중 9명이 각종 스포츠를 얘기해주셨는데요. 최근 새롭게 유니콘 기업을 이끌게 된 신임 대표 중 운동을 즐기는 분이 특히 많았습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 연말 배달 플랫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CEO에 오른 이국환 대표는 다른 실내 운동을 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동안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지인들과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1~2시간 정도 타곤 했다는데요. 최근에는 가상의 공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실내 자전거의 매력에 빠졌다고 합니다. “숨이 차고 힘들지만 잠시나마 머릿속에서 일 생각을 비울 수 있어 리프레시된다”고 하네요.   지난달 야놀자의 플랫폼 부문 대표로 선임된 배보찬 대표는 오래 전 시작한 골프를 팬데믹 기간 동안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행 플랫폼 대표답게 “운동과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어 기분 전환에는 더없이 좋은 취미”라고 하네요. 배 대표는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고 골프의 매력을 설명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또 다른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의 취미는 아이스하키라고 합니다. 다둥이 아빠인 정 대표는 초등학교 2학년인 쌍둥이 자녀들이 취미로 시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해요. 아이들과 함께 좋아하는 팀, 선수, 장비, 훈련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정 대표는 “격렬한 운동이라 힘들고 생각대로 안 돼 좌절할 때도 많지만 아이스하키가 주는 생동감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기 어렵다”며 “이제 5살과 3살인 셋째와 넷째도 얼른 커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지난 연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수장이 된 황도연 각자대표 역시 대학생 때부터 꾸준히 수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는 수용성’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물속에서 뭔가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물에 녹아 사라지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황 대표도 “온몸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라 건강상의 이점이 많고, 수영하는 순간엔 명상의 시간처럼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을 운영하는 크몽의 박현호 대표도 물에서 하는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프리다이빙인데요. 물속에서 숨을 참는 데 호기심이 생겨 시작했다가 지금은 취미가 됐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프리다이빙은 숨이 차더라도 릴렉스 하는 게 중요한 멘탈 게임”이라며 “일에서 받던 스트레스나 잡념을 잊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제주 올레길에 이어 오름도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연합뉴스 걷기 예찬론자도 많습니다. 소셜 벤처 연쇄 창업자(뭉크·넥스터스·위즈덤)인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트레킹을 즐긴다고 밝혔습니다. 임팩트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AC) 소풍벤처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창업자가 2008년 설립하고, 한 대표가 2016년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실내에 갇혀 있다 보니 너무 갑갑하기도 하고 생각도 많아져서 걸으면서 좀 비워내 보자”는 이재웅 창업자의 전도로 걷기 시작하게 됐다고 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스타트업 대표들이 함께 모여 트레킹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다음 공동 창업자인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파트너의 취미도 산책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운동을 통한 혈액 순환으로 뇌를 깨우는 시간을 가지자”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업무상 계속 논리적인 판단을 하다 보니 쉴 때는 감성적인 것을 느끼려고 하는 편”이라며 “특히 저녁에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면서 업무와 관련 없는 생각들을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벤처캐피털(VC) TBT의 이람 대표는 필라테스, 자이로토닉, 발레핏과 같이 코어 근육에 집중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싸이월드와 네이버 카페·블로그 서비스를 기획한 이 대표는 “균형 잡힌 신체활동을 할 때 일 생각에 사로잡혔던 뇌가 저절로 쉬게 되는 것 같다”며 이유를 전했습니다.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최희민 라포랩스 대표는 “일주일에 2번은 운동을 하고 평일 1회, 주말 1회에는 가족과 식사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  보는 게 즐거움, 콘텐트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영화·드라마·뮤지컬 등 콘텐트에서 즐거움을 찾는 CEO들도 있습니다. 2015년 당근마켓을 공동 창업한 김용현 대표는 2021년부터 캐나다에서 머무르며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요. 캐나다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일본 등으로 확장 중입니다. 김 대표는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한국 콘텐트가 그리울 때가 있다”며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함께 한국 뉴스나 드라마를 찾아본다”고 말했습니다. “종일 영어로 소통하다가 한국어 콘텐트를 보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고 하네요. 특히 “K드라마가 넷플릭스 캐나다 톱 10에 있는 걸 보면 괜스레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어 순위를 올려주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꼭 챙겨보는 편”이라고 합니다.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제작사 A24가 만든 드라마 ‘성난 사람들’. 사진 넷플릭스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방선영 콘텐츠퍼스트 대표는 ‘몰아보기’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한 작품을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특정 감독이나 배우, 혹은 제작사나 프로듀서 작품을 연달아 찾아보며 만든 사람들의 취향이나 스타일을 이해하는 과정을 즐긴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미국 제작사 A24가 만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을 인상 깊게 봤다고 합니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제작사로 2021년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영화 ‘미나리’를 만든 곳이기도 합니다. 방 대표는 “기존에 정형화된 틀을 깨면서 장르 확장을 해나가는 공통점이 있다”며 “콘텐트 제작과 유통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관객들도 독특한 작품을 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에빅사·앤써즈 등 소프트웨어 기업 창업 후 2015년 소프트뱅크벤처스에 합류한 이준표 대표는 다큐멘터리를 즐겨 본다고 답했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땐 무리하게 일을 하기보다는 잠시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주제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사회적 이슈부터 자연 생태계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다큐를 보고 있으면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과학, 역사, 인류학, 동물학 주제를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비대면 진료라는 화두를 던진 닥터나우의 장지호 대표는 뮤지컬을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습니다. “티켓팅이 어렵긴 하지만 꼭 보고 싶었던 뮤지컬 예매에 성공하고 좋은 넘버를 만나게 되면 행복감이 배가 된다”고 밝혔는데요. 아무래도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미래 지향적 내용을 담은 곡이 많다 보니 밤늦게까지 일할 때 흥얼거리면 힘을 얻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김호민 공동대표는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밝혔습니다. 넥슨그룹 본부장 출신으로 개발 자회사 넥슨노바 대표를 역임한 그는 “기존 게임 친구들과 메이플스토리나 카트라이더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  커피와 함께라면, 사색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취미의 고전, 독서광도 있습니다. 2011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를 공동 창업한 데 이어 2015년 패션 커머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을 설립한 강석훈 대표는 독서와 메모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대표는 “창업자의 모든 활동은 팀과 서비스의 성장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데요. “텍스트 자체에 몰입하기보다는 에이블리와 연결해 이런저런 상상하는 것을 즐긴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은 메모로 남겨두고, 주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리하면서 하나씩 실행에 옮겨나가는” 식입니다. 특히 역사서를 좋아해서 최근에는 『리비우스 로마사』를 읽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모바일 세탁 플랫폼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 조성우 대표는 “커피를 마시며 하는 독서”를 즐긴다고 합니다. 특별할 때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닌 ‘힐링의 일상화’를 추구하는데 “커피와 책, 공간, 음악까지 결합하면 무한대에 가까운 조합이 생긴다”는 설명입니다. “일찍 출근하는 날 사무실에서 싱글 오리진을 내리며 재즈 뮤직을 틀어넣고 10분간 책을 읽어도 좋고, 퇴근 후 테라스에서 커피를 곁들인 책은 어떤 피로회복제보다도 도움이 된다”네요. 그야말로 ‘소확행’입니다.   코스타리카에서 생산된 커피콩. EPA=연합뉴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도 커피 예찬론자입니다. “커피도 지역, 품종, 날씨, 생산자, 가공 방식 등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데 이러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싱글 오리진 커피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원두를 갈다 보면 시대의 흐름에 겸손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산자도 가뭄이나 냉해 같은 기후 조건을 극복할 순 없기 때문”인데요. 그는 “회사 경영도 마찬가지”라며 “대표가 아무리 노력해도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서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바람의 순방향에 서도록 목표를 정렬한다”고 말했습니다.   ‘멍때리기’의 효용을 강조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 내부 카페를 힐링 장소로 꼽았습니다. 뮤지엄 산은 2013년 한솔문화재단이 오크밸리 내에 만든 박물관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송 대표는 “산을 바라보며 입맛에 맞는 파나마 게이샤를 한 잔 마시며 멍때리다 보면 내가 가진 문제들이 사소해 보이고 천천히 할 수 있는 기운을 얻는 것 같다”고 합니다.    정현경 뮤직카우 총괄대표도 멍때리기 옹호론자입니다. 음악 IP(지적재산) 저작권료 수익 공유 플랫폼을 만든 정 대표는 “새로운 생각은 집중력과 논리가 여백과 결합해야 나오는데 그 여백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특히 해결할 사안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을 때면 생각을 지우기 위해 고궁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는 창덕궁 낙선재를 꼽았습니다. 명함 관리앱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는 묵상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고 합니다. 최 대표는 “신앙의 힘으로 이너피스를 찾는다. 매일 아침을 기도로 시작하고 출근길에 유튜브로 새벽기도회 예배를 보며 출근한다”고 말했습니다.    ━  리듬 타고 둠칫, 음악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리듬을 만들어내는 기쁨을 추구하는 CEO들도 있었습니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최근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아직 잘 못 쳐서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지만 늦은 퇴근이 반복되는 일상 속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며 “쇼팽 곡만으로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연주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자율주행의 미래를 앞당기고 있는 곳인데 의외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곡을 연주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대표와 함께 2006년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올라웍스를 공동 창업했던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디제잉을 즐깁니다. 초기 테크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온 류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디제잉을 했는데 관객이 없더라도 실시간으로 두 개의 음악이 만나 하나가 되는 쾌감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머리가 복잡해지면 프라모델을 만들었는데 디제잉이나 프라모델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경험이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딥러닝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을 만든 백승욱 의장도 음악에 조예가 깊습니다. 백 의장은 “지금은 업무가 많아 직접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음악 프로듀싱을 익혔다”고 말했습니다. “작곡가인 아내의 작품 활동을 돕거나 회사 연말 파티에서 디제잉을 하는 등 음악 활동을 할 때 새로운 에너지를 얻곤 한다”고 합니다.    ━  틈나면 떠나자, 여행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여러분은 여행을 갈 때 어디에서 묵는 것을 선호하시나요.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호캉스를 즐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온 가족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장시간 비행은 힘들기 때문에 예전처럼 해외여행을 가긴 쉽지 않지만, 물놀이를 좋아해서 온수풀이나 워터파크가 있는 국내 리조트나 호텔을 찾아다니고 있다”는데요. “아이를 동반한 여행자들은 어떤 것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네요.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운영하는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노지 캠핑의 매력을 설파했습니다. “체크인·아웃 시간이 따로 없어서 금요일 저녁 늦게 바다로 출발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 때도 있고, 늦잠을 즐길 수도 있는 게 장점”이라고 합니다. “처음엔 편의시설이 없어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니다 보니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서 캠핑장이나 펜션보다 자유롭고 편해서 진정한 쉼을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18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 초청 아프리카 돕기 자선 테니스 경기에 참석한 모습. 사진 게이츠 노트   유니콘과 예비 유니콘, 투자사 대표들의 취미 어떻게 보셨나요. 사실 취미나 힐링 포인트를 여쭤봤을 때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공개하기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시장이 어려운 시기에 대표가 한가하게 노는 것처럼보일까 봐 걱정된다”는 이유에서요.   하지만 적절한 휴식이 집중력을 높여주고, 일의 효율도 높여준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얘기죠. 해외의 수퍼 리치나 성공한 창업가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휴일에는 우쿨렐레를 치며 쉰다고 합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지난해 수상스키와 비슷한 하이드로 포일링을 하는 사진을 꾸준히 업로드합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는 테니스를,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자전거를 즐긴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된 분들을 팩플 기자들도 여러 행사에서 만나거나 인터뷰를 하곤 했는데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와중에도 지쳐 보이지 않았던 건, 확실한 힐링 포인트에서 오는 에너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팩플 독자님들께서도 좋은 에너지를 얻으셨길 바라며,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3.05.03 18:05

  •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K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셋[팩플]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K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셋[팩플]

    지난해 4월 메쉬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MFC강남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 뉴시스 ‘물류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노리던 메쉬코리아가 꿈을 눈 앞에 두고 휘청했다. 고금리 시대를 만난 불운일까, 혹은 ‘나도 쿠팡처럼’을 외치던 K-유니콘의 성장 공식이 잘못된 걸까.    ━  무슨 일이야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을 맞아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음식배달대행 시장에서 바로고·생각대로 등과 겨루며 성장해왔고, 특히 버거킹·롯데리아·KFC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 배달 일감을 맡는 B2B 배송 분야에서 1위를 고수해 왔다.   회사는 올해 초 저축은행 OK캐피탈로부터 빌렸던 360억원을 만기인 11월이 되도록 갚지 못했다. 창업자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 지분 21%를 담보로 한 고금리 대출이었다. 앞서 유 의장은 회사 주요 주주들에게 추가 증자를 부탁했지만 선뜻 나선 이는 없었고, OK캐피탈은 회사 매각에 착수했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새벽배송과 식자재 유통 등 신사업을 접고 지난달 100명 이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의 위기를 급성장한 한국 스타트업의 그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메쉬코리아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의 투자심리나 경영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올해 초만 해도 메쉬코리아는 기업가치 1조를 인정받으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난해엔 5500억원 기업가치로 1500억원 투자를 유치했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급변과 고금리 기조로 스타트업 투자가 마르자 직격탄을 맞았다.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쿠팡 식 모델의 무분별한 차용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사용자를 많이 모아 기업 가치를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확보, 더 공격적인 투자·마케팅을 벌여 경쟁자를 압도하고, 규모의 경제와 효율화로 흑자를 달성한다’는 것이 쿠팡 모델. 메쉬코리아 역시 배달대행업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뒤, 물류사업 진출과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쿠팡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제는 시장 1위에만 유효하다”고 했다. “과거에는 시장 2, 3위 업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사업모델이 확실히 검증된 1등에만 투자금이 몰린다”는 것. 압도적 1위 주자가 아니라면 투자 유치를 기대하기보다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경영 방식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  메쉬의 경고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 368억원으로,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2177억원)나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1796억원) 등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다. 배송과 POS(판매결제시스템)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네트워크 등 보유한 가치도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아있는 임직원들의 의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위기 극복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는 뭘까.   ① 사업은 ‘무제한 체급’이 아니다 이륜차 배달대행으로 큰 메쉬코리아는 디지털 물류 테크 업체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품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말 경기도 김포와 남양주, 지난 5월에는 광주(곤지암)에 물류센터를 차례로 열었고 냉장배송을 위한 콜드체인을 갖춰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밀키트·식자재·화장품 등을 2~3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진출을 위해 서울 한복판 강남·송파에 도심형 소형물류센터(MFC)도 냈다.   이때부터 회사의 비용은 급격히 증가했다. 영업비용 중 오토바이 음식배달과 연결된 ‘배달대행지급수수료’는 2020년 대비 2021년 16% 증가해 이 기간 매출액 성장(+19%)에 기여했지만, 물류사업과 관련된 지급임차료(21억원)·운반비(257억원)는 각각 전년 대비 96%, 223% 늘었다. 신사업이 회사의 비용 구조를 악화시킨 것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메쉬코리아는 물류·퀵커머스를 통해 포장 음식 배달을 넘어 식자재·도서·화장품 배송으로 영역을 확장하려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음식 배송과 비음식 배송은 사업의 성격이 판이하다”고 고개를 갸웃한다. 한 배송대행업체 임원은 “음식배달은 배송기사의 콜 수락이 생명이기에, 대리점주와 기사 관리가 중요한 노동집약적·지역밀착형 사업”이라고 했다. 반면 물류업은 물류센터·사륜차 같은 대형 인프라가 필요하고, 퀵커머스 역시 땅값 비싼 도심에 거점(MFC)을 갖춰야 하는 자본집약적 사업이라는 것.    배달대행에서 부릉만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물류·유통·새벽 배송을 시작하며 체급이 다른 컬리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따라가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② ‘협력=수익’이 아니다 메쉬코리아의 1·2·4대 주주는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인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다. 유정범 의장은 지분 14.8%를 보유한 3대 주주. 메쉬코리아는 올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주도하는 ‘네이버물류연합(NFA)’에 합류했고, 지마켓의 새벽배송을 단독 수행하기 시작했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와 퀵커머스 합작사‘브이’를 세웠다. 메쉬코리아가 주목받은 데에는 이처럼 유통·IT 강자들과 잇따른 협력을 성사시킨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현재 메쉬코리아는 NFA에서 빠졌고, ‘브이’ 역시 오아시스 관계사가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자체 수익구조가 불안하니, 애써 잡은 손도 놓을 수밖에 없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업무협약(MOU) 등의 보여주기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이 움직인다고 너도나도 믿고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③ 창업자 열정이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유정범 의장은 대외 활동과 영업 모두 잘하는 창업자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유 의장이 학력·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주요 주주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의장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 학력 부풀리기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변대규 휴맥스 회장이 유 의장의 멘토 격으로 각별한 사이였으나, 이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메쉬코리아 1대 주주인 네이버의 이사회 의장이자 당시 2대 주주인 휴맥스의 대표였다. 이 사건 이후 메쉬코리아 경영진에서 휴맥스 측 인사가 빠졌고, 2021년 휴맥스는 보유 지분 전량을 GS홈쇼핑(현 GS리테일)에 매각했다. 휴맥스가 밝힌 사유는 “(다른)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메쉬코리아는 2020~2021년 사이, 쿠팡·삼성·SM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친 인사들을 C레벨 임원과 실장급으로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1년 남짓 근무하고 회사를 떠난 이가 여럿이다. 회사가 밝힌 공식적 퇴사 이유는 대부분 ‘개인 사정’.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유 의장의 리더십과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에 동의하지 못해 떠난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메쉬코리아 곤지암 물류센터 개관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 사진 연합뉴스  ━  앞으로 어떨까   메쉬코리아는 현재 유진그룹과 인수 논의 중이다. 유진그룹은 유진로지스틱스·유진소닉 등 물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유진 측은 “라스트마일 직영 배달 서비스를 하는 유진소닉과 부릉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살펴보며 인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와 별개로, 메쉬코리아는 회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2분기 대비 3분기 실시간 배송 영업이익이 130% 이상 늘었다”며 “적자 사업은 접고 이륜차 배송에서 영업이익을 늘려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했다. 메쉬코리아 측의 강조점은 “타 배달대행사와 달리 우리는 음식배달보다 기업고객 위주라 이익률이 높다”는 것. 개별 식당 음식배달은 속도가 중요하기에 기사가 한 번에 배송 1~2건만 수행하는 고비용 구조이지만, 부릉이 배달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나 CJ올리브영·홈플러스 등 기업고객 상품은 여러 건을 묶음 배송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팩플] IT+모빌리티+로컬이 만났다, 퀵커머스 전쟁 [팩플] 구독자들이 뽑은 '미래 주차장' 1위는 어디? [팩플] 라스트마일 최종병기 자율주행 로봇, LG전자·카카오모빌리티 손잡은 이유 [팩플] 카카오는 왜 물류에 뛰어드나…카카오엔터프라이즈 'Kakao i LaaS' 공개심서현·여성국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1.21 06:00

  • [팩플] “자율주행 SW도 싸고 가볍게”…인텔과 경쟁하는 스트라드비젼

    [팩플] “자율주행 SW도 싸고 가볍게”…인텔과 경쟁하는 스트라드비젼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스트라드비젼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미래 시장은 요원하고, 캐시는 줄어든다. 고대하던 ‘레벨 5’(완전 자율주행) 시대보다 투자 암흑기를 먼저 만난 자율주행 업계의 현실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조차 적자 누적으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사업을 축소했을 정도.   그런데 이 시점에 1000억 원대 투자를 받고, 차량 1300만 대에 공급계약을 하고, 제품군 확장을 선언한 토종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있다. 자율주행차 카메라용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개발사 스트라드비젼이다. 현재 13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차량 50종 56만 대가 8년차 스타트업인 이 회사 SW를 탑재하고 유럽·중국·독일·한국 등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회사 목표는 2027년까지 1055만대 차량에 SW를 올리겠다는 것.   4일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와 이선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났다. 이들은 “1등이 아니어도 충분히 생존하는 큰 시장에 들어간 것”, “기존 회사가 직접 하기에는 기술·비용이 많이 들고 경쟁사 제품을 쓸 수도 없는 영역을 파고든 것”을 성장 비결로 꼽았다.    ━  내 기술, 내 고객을 알아야   스트라드비젼의 주력 제품 SVNet은 ‘자율주행차의 눈’ 격인 카메라용 SW다. AI와 딥러닝 기술로, 차량·사물·보행자와 그들의 이동 방향 및 거리, 신호등과 차선, 표지판 글자 등을 파악한다. 자율주행 단계로 따지면 레벨 2~3에 해당한다.   SVNet의 강점은 ‘가볍고, 싸고, 호환이 잘 된다’는 것. 이 분야 시장 1위인 모빌아이(인텔의 자회사)는 ‘반도체+카메라+SW’를 합한 패키지(시스템온칩)만 파는데, SVNet은 고객사가 원하는 반도체나 카메라 사양에 맞게 최적화해 납품한다. 이를테면 ‘고사양 폰+고가 요금제’만 있던 시장에 중간 사양 알뜰폰을 내놓은 셈.    글로벌 고객사가 선택하는 이유는.  일단 기술력이 기반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나 르네사스 같은 반도체 회사들과 협력해 인정받으니, 고객사가 우리의 레퍼런스다. SVNet은 총 18종 이상의 반도체를 지원한다. 저사양 반도체 칩에서도 SW가 돌아가게 하는 경량화 기술이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사양과 기능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다.   얼굴 인식 AI 분야로 창업했는데, 어떻게 자동차 업계에 들어왔나? 원론적인 얘기로 들리겠지만, 고객의 요청에 귀를 기울인 결과다. 원래는 구글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기기용 SW를 개발하다가 그 시장이 정체돼 사업 분야를 바꿨다. 당시 현대차가 차량 내장형 카메라를 해보자고 했고, 자동차 분야를 살펴보게 됐다. 초기에는 자동차 업체들의 주문 규모가 아주 작았다. 기껏 개발해도 라이선스 적용 대상이 1000대 수준일 때도 있었고. 하지만 거절하지 않고 뭐든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려 했다. ‘어? 왜 자동차 회사에서 우리를 자꾸 찾지? 차라리 제대로 만들어볼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이번에 발렛파킹 인식 SW를 내놓았고 내년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개발 예정인데, 이것 역시 독일 완성차 업체의 수요가 있어서 시작하게 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9년 ‘일반 안전 규정(GSR)’을 개정하며 2022년 하반기부터 모든 신차에 지능형 안전장치를 달아야 한다고 예고했고, 지난 7월 이를 공식화했다. 지능형 안전장치는 차선을 읽고 앞차와 거리를 경고하는 등의 ‘첨단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의미한다. 스트라드비젼의 SVNet도 여기에 해당한다.   EU 정책이 회사에 직접적 영향을 주나? 다른 국가 현황은?  규제가 들어오면 가격이 중요해진다. 일부 차종에만 넣던 ADAS를 보급형 차종에도 넣어야 하니 결국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대체로 유럽이 규제를 만들면 미국, 중국, 일본도 따라간다. 우리로서는 진출할 시장이 넓어진다. 스트라드비젼 김준환 대표(오른쪽)와 이선영 스트라다비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4일 서울 강남구 스트라드비젼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자동차어’를 알아듣는 SW프로그래머   회사는 지난 8월 1076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후 누적투자금은 1558억원. 앱티브, ZF, 현대모비스, LG전자가 회사의 전략적 투자자(SI)다. 이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사(주요 부품 공급사)라는 점.     4개 투자사가 경쟁 관계 아닌가?   각사가 협력하는 완성차 업체가 많이 겹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LG는 다임러와, 앱티브는 포드와 관계가 좋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양한 완성차에 SVnet을 실을 기회다. 투자사 중에 레이더·라이다·카메라를 같이 쓰는 곳도, 카메라 위주인 곳도 있는데 우리는 다 맞춰서 SVnet을 최적화한다.   자동차와 IT는 업계 분위기가 아주 다른데. 하드웨어(HW)와 SW의 간극은 크다. 예를 들어 SW에서 버그(오류)가 나고 수정하는 과정은 너무나 당연한 건데, HW 쪽에서는 ‘제품 불량이야?’라는 식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업계가 완벽한 SW 제품을 기대하는 면이 있다. 처음에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납품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이제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완전히 다 개발해서 공급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도 있나. 자국의 완성차 업체(현대차)가 있다는 것이 스타트업으로서는 매우 큰 기회다. 또한 한국인이 쓸데없이 열심히 하고 필요 이상으로 책임지는 면이 있는데,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선호되는 자질이다. 고객사의 요청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해주니 신선하게 느끼더라. 스트라드비젼 로고    ━  첫 매각 상대 인텔, 이제는 경쟁사     앞서 김준환 대표가 2006년 공동 창업한 얼굴 인식 기술 스타트업 올라웍스는 지난 2012년 인텔이 350억원에 인수했다. 2년 후 김 대표가 인텔에서 나와 다시 차린 회사가 바로 스트라드비젼이다. 2017년 인텔은 이스라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인수했고, 현재 스트라드비젼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인텔에서 얻은 자산이 있다면.  가진 기술로 알고리즘 설계부터 시작해 태블릿용 SW로 최적화하는, 전체 개발 사이클을 한번 체험했다. 반도체 회사들이 일하는 생리도 알게 돼 지금 협업하는 반도체 업체들과의 작업이 수월하다. 우리가 가진 SW 경량화 기술이 왜 중요한지 경험하는 계기도 됐다. SW가 크면 반도체가 돌아가지 않으니까.   큰 회사를 거치는 장점이 있다는 건가. 외국 회사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고, 유럽과 인도 같은 지역 시장을 경험한 것도 자산이다. 그런 면에서 창업을 꿈꾸더라도 대기업 조직은 겪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팩플 "불황에도 기회는 있다" 실리콘밸리로 간 한국인들 카카오·KT·쏘카·네이버…현대차의 이유 있는 문어발 "46조어치 게임사 산다"…글로벌 게임업계 흔든 사우디 노림수는 “인도·파키스탄·멕시코서 로그인을?” 다크웹에 팔린 개인정보 https://www.joongang.co.kr/factpl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2.10.05 06:00

  • [팩플] “미래의 데카콘 잡아라” MS는 왜 K-스타트업 지원할까

    [팩플] “미래의 데카콘 잡아라” MS는 왜 K-스타트업 지원할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29일 국내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사옥에서 열린 'MS 런처'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아흐메드 마즈하리 MS 아시아 사장.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이제는 제조업 중심의 메이드 인 아시아(made in Asia)가 아닌 본 인 아시아(born in Asia, 태생이 아시아)의 시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시장의 혁신을 주목하고 있다. MS 기술로 많은 기업들이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흐메드 마즈하리 MS 아시아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MS 사옥에서 열린 ‘MS 런처’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이제는 제조 기지가 아닌 ‘스타트업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즈하리 사장은 “아시아 스타트업의 흥미로운 부분은 ‘수퍼 앱’(하나의 앱으로 여러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가 비즈니스에 활용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  무슨일이야   한국MS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MS 런처를 공개했다. 앞서 MS는 올해 초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파운더스 허브(Microsoft for Startups Founders Hub)’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한국 상황에 맞는 혜택을 추가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MS의 업무용 소프트웨어(SW)ㆍ개발자 도구 등의 라이선스를 스타트업에 무료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정우근 한국MS 디지털 네이티브 팀장은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스타트업 한 곳당 최대 5억원 수준의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올해 100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선발할 계획이다. 기술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비영리단체나 정부·교육기관, '암호화폐 채굴' 사업자 등은 프로그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  이게 왜 중요해   ● 국내 유니콘 4년 새 6개→15개: 글로벌 지원 프로그램 외에 한국용 프로그램을 따로 내놓은 이유는 뭘까. MS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벤처투자는 침체됐지만, 한국의 스타트업들엔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이지은 한국MS 대표는 “MS는 한국의 잠재력을 크게 보고,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잘 큰 한국 스타트업들과는 함께 손잡고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8년 6개였던 국내 유니콘 기업이 올해는 15개로 늘었다. 마즈하리 사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CB인사이츠도 글로벌 혁신 국가 10개 중 하나로 한국을 꼽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 클라우드와 스타트업 : MS는 글로벌 2위 CSP(클라우드 제공 업체)다. MS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은 아니란 의미다. MS런처의 핵심은 MS 클라우드인 애저(Azure) 이용권을 제공하는 것. 정우근 팀장은 “스타트업의 성장이 곧 CSP인 MS의 성장과 직결된다. 우린 일종의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MS의 클라우드를 쓰는 스타트업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이 필요하고 자연스레 MS의 매출도 올라가는 구조라서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한번 특정 CSP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나중에 기업 규모가 커져도 좀체 바꾸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MS가 미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구글과 뭐가 달라   이런 맥락에서 MS 뿐 아니라 구글, AWS 등의 CSP들도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특히 구글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자 공간으로 ‘스타트업 캠퍼스’를 운영했다. 클라우드 아카데미, 세일즈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곳을 거친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금액은 누적 4330억원, 이들이 만들어낸 일자리는 3059개에 달한다.   MS런처는 최근 스타트업들의 고민이 구인난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개발자 역량 평가 및 채용 추천 플랫폼 ‘슈퍼코더’와 협력해 스타트업이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정 팀장은 “연봉 5000만 원 개발자 한 명 채용시, MS런처를 통하면 약 1000만 원 정도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거품이 빠진다…테크버블, 9인의 View [팩플] 돈 넘쳤던 작년, 유니콘 역대 최대…옥석 가리기 시작된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08.29 18:22

  • [팩플] IPO 미루고 3000억 수혈한 토스, 기업가치 8조5000억원

    [팩플] IPO 미루고 3000억 수혈한 토스, 기업가치 8조5000억원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토스]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8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기업공개(IPO) 연기에 따른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심폐소생’에 성공한 모습이다. 추가로 끌어모은 자금은 CB(개인신용평가) 사업과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  무슨일이야   비바리퍼블리카는 2959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초기 투자자 중 한 곳인 벤처캐피탈(VC) 알토스 벤처스와 KDB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투자했다. 이 밖에 광주은행이 200억원을 투자했고,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 미래에셋증권도 소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굿워터캐피탈과 그레이하운드캐피탈 등 해외 투자자도 투자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달 후속 투자가 마무리되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토스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투자를 2회에 나눠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논의 중인 기관의 참여 여부가 확정되면 8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토스는 올해 초부터 데카콘을 꿈꾸며 야심 차게 프리 IPO(상장 전) 투자를 추진했다. 당시 예상한 기업가치는 15조~20조원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자본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토스는 프리IPO 투자를 포기하고, 시리즈 G 투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지난 4월 PO 세션에서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토스] 토스가 상장 시점을 2~3년 후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는 지난달 임직원 간담회에서 “토스 기업가치는 12조 원이 안 된다”며 “최대 2~3년간 시장이 안 좋을 것으로 봐 상장도 미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선 지난달 자평한 수준보다 기업가치를 더 낮춘 셈이다.   그러나 시장이 가라앉은 와중에도 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에 성공하면서, 뒤숭숭했던 내부 분위기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사업 초기부터 10번에 걸쳐서 후속 투자한 알토스 벤처스가 이번에도 1000억원을 추가로 수혈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상장 계획이 틀어진 토스에 알토스는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  앞으로는?   7~8월에 걸쳐 조달한 투자금은 토스가 공들여 준비 중인 신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날 토스의 채용 웹사이트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신용데이터(가칭) 부문 채용을 진행 중이다. 개인이나 사업자의 금융거래정보를 토대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개인 신용평가(CB)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나온다. 20일 토스의 채용 웹사이트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신용데이터(가칭) 부문 채용을 진행중이다. [토스 웹사이트 캡쳐] 지난 3월 설립한 카드 단말기 제작회사인 ‘토스 플레이스’도 올해 하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달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인 ‘섹터나인’과 손잡고 스마트 결제 단말기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2.07.20 19:10

  • "엄마, 내 앱은 내가 고를래요" 뱃속부터 텍잘알, 55조 키즈테크 [팩플] | 풀버전

    "엄마, 내 앱은 내가 고를래요" 뱃속부터 텍잘알, 55조 키즈테크 [팩플] | 풀버전 유료 전용

    팩플레터 232호, 2022.5.3 Today's Topic "내 앱, 내가 고를래요" 뱃속부터 텍잘알, 키즈테크 팩플레터 232호   드디어 5월! 어린이날이 다가옵니다. 선물 받을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빨간 날이라 행복한 마음입니다!   각설하고, 자녀를 위한 디지털 기기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고민하는 30대 부모들이 요즘 많죠. 밀레니얼 세대인 이들의 자녀 ‘알파세대’(2010년대 이후 출생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제몸의 일부처럼 자유롭게 쓰다보니, 부모는 사주고 싶은 것만큼 걱정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들과 이 부모를 타깃 소비자로 하는 ‘키즈테크’ 서비스 시장을 팩플이 들여다봤습니다. 이 시장이 요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산율은 낮지만, 그만큼 귀해진 아이들을 위해 지갑 열 준비가 된 부모(+조부모, 이모, 고모, 삼촌들...)들이 많으니까요.   팩플팀에도 알파세대를 키우는 밀레니얼 부모들이 여럿 있는데요. 오늘 레터를 준비한 하선영・정원엽 기자가 딱 그렇습니다. 부모의 마음, 기자의 머리로 키즈테크 시장을 취재했다고 합니다. 오늘 설문에선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앱은 무엇일지 골라주시면 되는데요. 결과는 6일 언박싱에서 알려드릴게요! 그 전에 팩플은 키덜트를 위한 인터뷰를 들고 목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 🧾 목차 「 1. ‘뚜루룻뚜루’ 알파세대 노린 키즈테크, 두둥 2. 키즈테크 “일단 교육부터 시작” 3. 어디까지 가봤니, 키즈의 세계 4. 전통 육아 vs 키즈테크, 다른 이유 셋 5. 해외에선, 벌써 유니콘 6. 키즈 슈퍼앱 나올까 」   ━  1. ‘뚜루룻뚜루’ 알파세대 노린 키즈테크, 두둥   Z세대 다음, 알파세대 본격 등장. 2010년 이후 출생(0~12세)인 이들은 엄마 뱃속부터 초음파 영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앱에 기록한 ‘본투비 모바일’ 세대다. 모유수유 앱으로 관리를 받고 말문 트이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스와이프했으며 ‘뚜루룻뚜루’ 아기상어 노래에 자동 반응하는 세대. 국내 인구의 8.1%(약 419만명)를 차지하는 이들의 성장에 맞춰 키즈테크 산업도 슬슬 제이(J) 커브 시동을 걸었다는데.   ● 절반이 맞벌이, 부담 덜어준 ‘테크’ : 알파세대를 주로 키우는 30대 가구 맞벌이 비율은 51.3%(2020년). 2013년 41.5%에서 크게 증가했다. 부모 모두 일하는 사이 육아 부담을 덜어준 건 교육, 보육, 케어 서비스. 자란다나 째깍악어 같은 선생님ㆍ보육교사 연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IT기술이 패션, 여행, 액티비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면서 맞춤형 키즈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키즈 산업이 테크와 결합해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로 진화 중.   ● 55조원, 새로운 맘 이코노미 : 알파세대의 부모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도 이전 세대와 다르다. 개인주의·워라밸·확실한 취향을 중시하는 이들은 획일화된 육아 방식보다 ‘선택지’를 원한다(80년대생 학부모의 특성, 경기도교육연구원). 미 포브스는 이들을 겨냥한 육아, 서비스, 앱 경제 규모를 약 55조원으로 추산하며 ‘새로운 맘 이코노미(The new MoM Economy)’라 명명했다. 한국의 이들 부모세대 인구는 약 300만명, 시장규모 약 10조원.    ━  2. 키즈테크 “일단 교육부터 시작”   알파세대를 일찌감치 ‘고객님’으로 점찍은 건 교육 시장. 2010년 이후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되며 ‘재미있는 공부 콘텐츠’ 서비스가 쏟아졌다. 해외에선 유니콘도 이미 여럿 등장. VIPKid(중국, 어린이 화상 영어), 바이주스(인도, 강의 서비스), Newsela(미국, 영어 뉴스 읽기)가 대표적이다. 한국서도 ‘인강’을 넘어 남다른 기술로 교육 중심 키즈테크로 진화하는 회사들이 속속 출현. ●“이건 인강이 아니다” : 키즈테크, 시작은 에듀테크였다. 천재교육이 만든 ‘밀크T’(2015년 출시), 단비교육의 ‘윙크’(2016년) 같은 온라인 학습지가 대표적. 이후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가세하면서 알파세대를 위한 혁신적 교습 방법들이 쏟아졌다. 게임사 출신 이수인·이건호 부부가 2012년 미국에서 설립한 에누마는 게임적 기법을 수학, 영어 학습에 접목한 토도수학과 토도영어로 돌풍을 일으켰다. 수학 문제 풀이 앱 콴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제풀이로 글로벌 월 사용자(MAU) 1300만명을 확보.   ●‘한 번 써볼까’ 수요 창출 : 교육시장을 혁신한 기술이 키즈테크로 영역을 확장한 건 시장 수요가 그만큼 다양해졌기 때문. 공부 외에 아이들이 무얼 하고 놀지, 용돈은 어떻게 쓸지, 등원 준비할 땐 무슨 음악을 들을지까지. '처음 본 서비스지만, 한 번 써볼까?'라며 구매·구독할 수 있는 선택지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플랙스(아이의 일기를 바탕으로 심리 상태 분석), 코코지(TV 대신 동요·동화를 듣는 오디오 기기) 모두 새 수요를 만들어낸 경우. ‘우리는 어떤 부모가 돼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패런트리 같은 서비스도 등장.   ●‘금쪽이’ 마음에 달렸다 : 결제는 부모가 하더라도, 실제 콘텐츠·서비스를 소비하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또 할래!”라는 반응이 나와야 의미 있는 것. 그런데 요즘 알파세대, 자기 의견 확실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엔 부모가 원하는걸 소비했지만, 지금은 자녀가 스스로 판단해서 어떤 시장과 상품을 이용할지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예전과는 다른 키즈테크 시장이 형성되는 이유.   어린이 고객님을 타깃으로 출시된 키즈테크 서비스들. 왼쪽부터 용돈 관리앱 '모니', AI 기반 영유아 심리상담 앱 '키즈다이어리', 어린이 여행·액티비티 정보 앱 '동키', 아이들 그림을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리틀 피카소'. [사진 각 사]  ━  3. 어디까지 가봤니, 키즈의 세계   키즈테크, 거침없이 카테고리 확장 중이다. 스타트업은 카테고리를 세분화해서 개척하고 있고, 기존 버티컬 플랫폼들도 확장을 도모한다. 요즘 이 동네 대표 서비스들 특징 살펴보니.   ① 세살 경제관념 여든까지 간다 : 핀테크는 대표적인 키즈테크 신성장 동력. 어린이⋅청소년 맞춤형 용돈관리 앱 모니(monee)가 대표적이다. 운영사 모니랩은 올해 1월 초등학생 가정을 위한 용돈미션 모바일 앱을 출시. 고영곤 모니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알파세대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도구를 쓰며 자라, 소비와 금융에도 밝다"며 “카카오뱅크 미니 체크카드는 14세부터 발급되는데 생일날 자정에 가입하는 청소년이 50%나 된다”고 말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용돈을 관리하고 경제공부를 하는 앱을 개발 중인 레몬트리는 지난해 창업 직후 “용돈을 받는 아이들이 돈을 어떻게 쓰고, 모으고, 불리고, 나눌지 알려주고 싶은 엄마의 필수품이 될 것”이란 투자사의 평가를 받았다. 초기(시드) 투자금만 50억원 유치.   ② 첫째도, 둘째도 재미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려는건 사실 부모 욕심. 어린이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재미가 1번이다. 아이 발달 상황에 맞는 장난감 꾸러미를 제공하는 올디너리매직, 초코푸딩·공룡젤리 만들고 농장 체험 안내해주는 동키, 온라인 마술·스트레칭 수업을 하는 클래스101 키즈 등은 엔터테인먼트에 가깝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그린 디지털 그림을 클라우드에 보관해주는 리틀피카소에는 매주 평균 3000장의 그림이 업로드된다. 손주 그림이 보고 싶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갤러리를 공유할 수 있다.   ③ 플랫폼도 탐낸다 : 야놀자, 무신사, 마이리얼트립 같은 기존 서비스들이 어린이 타깃으로 확장하는 것도 트렌드. '우리가 잘하는 것'(기존 사업)을 하되 컨셉을 확 바꿔 어린이 고객층을 확보하자는 것. 야놀자는 2020년 5월 키즈카테고리 아이야 놀자를 런칭했고, 무신사도 지난 2월 키즈 패션 전문샵 무신사 키즈를 열고 아웃도어 프로덕츠·커버낫처럼 무신사에서 흥한 브랜드의 어린이 제품을 들여왔다. 여행 앱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3월 어린이 여행 플랫폼 동키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이 시점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가진 상품성을 높게 평가했다.   ④ B2B 서비스도 :  B2B(기업 간 거래) 키즈테크도 있다. 직원들의 육아 고민은 회사의 경쟁력과도 직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증진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데 키즈테크 서비스가 유용하다.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는 지난해부터 B2B 서비스를 시작했다. 맘시터와 계약한 기업의 임직원 집으로 필요한 시터를 보내주는 것. 올디너리매직은 기업 부설 어린이집에 장난감 키트를 대량 납품한다. 전국 어린이집·유치원 5곳 중 4곳이 쓰는 키즈노트(영유아 기관-가정 사이 사진·글 소통 서비스)나 키즈플(영유아 기관 ERP 서비스)은 처음부터 B2B향(向) 서비스였다.    ━  4. 전통 육아 vs 키즈테크, 다른 이유 셋   원래 있던 시장이지만, 지금 특히 키즈테크가 뜨거운 이유. 다음 셋 때문. ① 코로나가 낮춘, 디지털 거부감 : 키즈 시장은 부모가 지갑을 열어야 하는 시장.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부모 거부감이 컸는데, 코로나 이후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교육 등의 효과를 체감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부모의 지불의사가 커지며, 키즈테크 시장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② 목소리 커진, 모모세대 : 디지털 네이티브인 모모(More Mobile)세대, 미디어 노출 시기가 일러지면서 아는 것도 많고, 제 의견도 똑부러지게 말한다. 부모 아닌 이들의 취향을 노린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녀의 판단이 가족의 소비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 무신사 관계자도 “초등학교 입학부터 부모와 아이의 패션상품 구매 결정권이 비등해진다”며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연령대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③ 밀레니얼 부모와 텐포켓 : 알파세대의 부모는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초반 이후 출생자). 이들은 양육의 외주화에 익숙하다. ‘아이도 중요하지만, 내 삶과 커리어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부모를 위한 성장 커뮤니티 서비스 패런트리의 윤지민 대표는 “밀레니얼 부모는 기존과 다른 가치관으로 육아, 교육방식을 바라본다”며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만큼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하고 주도적인 삶을 살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0~14세 인구는 2000년 21.1%에서 2020년 12.2%로 20년새 절반 가량 줄었다. 부모 뿐 아니라 조부모와 삼촌, 이모 등 친척까지 10명이 어린이 1명을 위해 지갑을 여는 ‘텐포켓’ 시대라는 말. 리틀피카소의 박천명 대표는 “키즈 시장은 양보단 질이 중요한 프리미엄 시장이 됐다”며 “아이에 맞춘 특화 서비스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업의 키즈테크 확장 속내 「 ●미래에 투자 : 일찌감치 Z세대에 포커스를 맞춘 제페토, 크림 같은 서비스의 성장을 본 기업들은 알파세대도 정조준. 맥도날드가 해피밀 피규어로 아이들을 미래의 소비자로 만들 듯, 비즈니스의 지속을 위해 알파세대는 미리 챙겨야할 대상.   ●무주공산 키즈 데이터 : 소비자인 키즈의 속마음은 안갯속이다. 이들에 대한 데이터 확보 경쟁도 시작됐다. 빅데이터 제왕인 SNS도 아동의 데이터 수집만큼은 어렵다.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김재희 교수는 “다른 플랫폼처럼 키즈 테크 서비스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족한 아동 관련 각종 행동 데이터를 기업들이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후 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5. 해외에선, 벌써 유니콘   엔데믹과 함께 전 세계 키즈테크 시장 성장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키즈테크 시장 투자 규모는 13억 8720만달러(약 1조 7665억원). 직전 4년간 총 투자 규모보다 더 크다. 21년에 벤처캐피털(VC)로부터 수백억~수천억원 단위로 투자받은 미국 키즈테크 스타트업만 20곳 이상. ● 키즈테크 유니콘 우르르 : 지난해 4월 2억 6000만달러(약 3280억원)를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은 그린라이트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부모 감독 하에 직불 카드를 만들고 주식 투자하는 서비스다. IT 기술로 자폐 아동의 치료를 돕는 엘레미도 같은 해 10월 2억 1900만달러(약 2765억원)를 투자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서 다른 장소로 데려다 주는 라이드 서비스 줌(Züm)도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1억 3000만달러(1531억원) 투자 유치해 유니콘에 근접(기업가치 9억 3000만달러).   ● 키즈 구독 서비스 확대 : 구독 경제도 키즈 시장을 노린다. 그린라이트의 구독료는 월 4.99~9.98달러(약 6300~1만2600원).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키드픽(Kidpik)은 어린이가 취향에 맞게 의류, 신발, 패션 쇼품을 선택하면 분기별로 키드박스에 담아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다. 나이키도 2019년 어린이 운동화 구독서비스를 내놨고, 스포티파이도 같은해 스포티파이 키즈를 선보였다. 아마존도 책, 프로그램, 게임, 오디오 북 등을 월 2.99 달러에 (프라임멤버 기준) 즐길 수 있는 키즈 플러스 서비스를 2020년 9월 출시.   ● 스마트 디바이스도 인기 : '고사리손'에 특화된 IT 신제품들도 나오는 중. 아마존의 태블릿PC 파이어와 스마트 스피커 에코는 각각 어린이 에디션을 따로 출시했다. 사용 시간 등에 제한이 있다. 전자책 단말기 킨들도 어린이 버전을 따로 만들었다. 홍콩 기업 브이텍이 만든 유아 카메라 키디줌과 중국의 유아 로봇 훠훠투는 미 아마존에서 인기.  ━  6. 키즈 슈퍼앱 나올까   교육 분야로 깊어지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어진다. 교육 분야 키즈테크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아동 개인에 최적화된 형태로 고도화하고, 교육용 메타버스도 등장할 전망. ● 관심 커진, 키즈테크 창업 : 지난달 13일 벤처캐피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개최한 키즈 스타트업 CEO 공개모집 온라인 설명회에는 1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렸다. 기존 육아 서비스에서 답답함을 느껴 창업하겠다는 이들이다. 이 회사 이미영 프로젝트 리드는 “국내에선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쓰고, 주도적으로 결정해 놀거나 배울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며 “그런 공간 서비스를 만들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싶다는 이들이 설명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 키즈 플랫폼, 슈퍼앱 되나 : 키즈 관련 모든 서비스를 한데 모은 슈퍼앱 탄생도 가능하다. 2016년 창업한 유아동 교육∙돌봄 매칭 플랫폼 자란다는 지난달 29일 310억원 규모의 투자(시리즈B)를 유치했다. 국내 키즈 플랫폼 중 최대 규모 투자로, 누적 유치액은 448억원. 투자를 주도한 한국투자파트너스 정화목 이사는 “자란다는 최대 5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키즈 산업 생태계에서 미래 세대와 부모를 위한 ‘단 하나의 키즈앱’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에누마도 누적 25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는 중. ● 전통 학습지 “우리도 메타버스” : 교원빨간펜, 웅진씽크빅 등 기존 교육 기업들도 지난해 부터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하고 몰입형 교육을 시도중. 알림장 서비스 아이엠스쿨을 통해 1만 2500여개 초·중·고교(전체 99%)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NHN에듀도 2일 32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발표하며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국 어린이집·유치원 5만 곳(전체 80% 이상)이 쓰는 스마트알림장 키즈노트(카카오 계열사)는 키즈테크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  팩플 서베이   어린이 '고갱님'들에게 가장 필요한 앱은 무엇일까요?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설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 1. 엔데믹 시대의 '패밀리테크'가 나아갈 방향 👉자세히 보기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의 토론회 영상입니다. 코로나19로 가족, 특히 어린 자녀들의 디지털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메타버스 생태계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건지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2. 경기도교육연구원, 1980년대생 초등학교 학부모의 특성 👉보고서 보기 초등학생 부모가 된 밀레니얼 세대.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밀레니얼 세대 학부모가 중시하는 가치와 생각, 특징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2022.05.04 05:00

  • [팩플] 컬리 대표 "언제든 흑자 가능…새벽배송 기술, 해외로" | 숏버전

    [팩플] 컬리 대표 "언제든 흑자 가능…새벽배송 기술, 해외로" | 숏버전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컬리 김슬아 대표가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물류센터 운영 소프트웨어를 해외 이커머스 기업에 판매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새벽배송 기술 인프라를 국내외 기업간 거래(B2B) 사업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 앱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김슬아 대표. [사진 컬리]  ━  컬리의 글로벌은 새벽배송 SaaS     김슬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컬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첫 언론인터뷰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오프라인 식료품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며 “수요예측, 물류센터의 적정 자동화, 변동성 큰 온라인 주문 대응 역량 등 컬리가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SaaS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전체 신선식품 시장의 20%가 온라인으로 전환될 정도로 이 시장에 앞서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냉장 물류 1위인 우리가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국의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인 오카도(OKADO)의 SaaS와 차별화에 대해선 “식품은 빠르기만 해선 안 되고 가장 좋은 품질로, 빠르게, 싸게 배송해야 한다”며 “내부 분석결과 컬리의 시스템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앱 MAU 성장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컬리는 또 국내 파트너사와 공동 제조한 먹거리나 공산품의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연내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에 ‘컬리관’을 열고, 한국서 판매한 떡볶이 밀키트, 물티슈 같은 공산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마켓컬리 실적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  “오너 경영보다 이사회 경영이 더 안전”   이날 인터뷰에서 김슬아 대표는 자신의 지분율(5.75%)이 낮아 상장후 경영권이 불안하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창업자나 임원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이사회와 시스템 중심으로 경영해왔고, 그게 주주 이익에도 더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한국의 상장사들은 대부분 오너가 강력한 경영권을 보유해 컬리 같은 지배구조를 낯설고 불안하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창업자에게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복수의결권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복수의결권은 이사회 중심 경영이 안정된 구조일 때 있으면 좋은 것”이라며 “이사회와 주주, 대표이사 간 힘의 균형이 아직 안 잡힌 국내에 제도만 들여오면 부작용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컬리는 세콰이어캐피탈 등 유명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9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의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상장후 글로벌 VC들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컬리는 일부 VC로부터 최소 2년간 투자금 회수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아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위험을 감수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해준 해외 투자자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본을 통해 회사를 키워 상장까지 한 스타트업이 국내에 없다 보니 오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주)컬리가 2021년 3월 경기도 김포에 마련한 신선식품 물류센터. 총 2만5000여평 크기로 수도권 신선식품 배송을 커버하는 이곳은 냉장ㆍ냉동ㆍ상온 센터를 모두 갖췄다. [사진 컬리]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적자(지난해 2177억원) 논란에 대해선 “지금도 기술,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덜 하면 언제든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흑자는 능력의 문제 아닌, 언제할지 결정의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행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은 제조업 중심이라 개발자 인건비 등 IT 기술기업의 자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며 “물류센터 부지에 투자하면 회계상 자산이 늘지만,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인재에 투자하면 회계상 비용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은 더이상 부동산이 아니고 데이터 산업이기에 우린 부동산 아닌 사람에 투자한다”며 “이제 땅보다는 개발자가 수천배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걸 누구나 알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관련기사[팩플] 컬리 김슬아의 이기는 게임, 리테일 테크 | 풀버전[팩플] 임원만 받던 스톡옵션, 마켓컬리·토스는 왜 전 직원에게 쏘나[팩플] 4조…5개월새 몸값 60% 뛴 컬리, 상장 전 풀어야할 숙제는  ■ The JoongAng에서 뉴스 그 이상, 팩플을 만나보세요. 「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가 생각하는 유통의 미래, 컬리가 오프라인 공간을 준비하는 이유, 컬리의 글로벌 계획 등 위 기사에 담지 못한 더 깊은 이야기는 중앙일보 팩플 홈페이지에서 풀 버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풀버전 기사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5151)   팩플은 ‘비즈니스의 미래(Future of Business)’를 취재하는 중앙일보의 테크·비즈니스 뉴스 브랜드입니다. 팩플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화·목·금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소식과 이슈 해설을 이메일로 배송해 드립니다. 비즈니스의 미래가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ㅤ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etc/factpl_newsletter 」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22.04.21 05:00

  • [팩플] 말들은 얼마나 더 컸나? 유니콘 실적분석 2022

    [팩플] 말들은 얼마나 더 컸나? 유니콘 실적분석 2022 유료 전용

    팩플레터 223호, 2022.4.12 Today's Topic “이 구역 슈퍼앱은 나야”유니콘 5대장 성적표 뜯어보니 팩플 223호 유니콘 분석 지난 3월말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줄줄이 공개됐습니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들의 2021년 사업 실적도 공개되었는데요.   팩플은 눈여겨봐야 할 한국 유니콘 빅5의 연간 성적표를 뜯어봤습니다. 지난해 이맘 때에도 저희가 8개의 유니콘 기업을 분석했었죠. 그중에 상장을 마친 크래프톤을 제외하고, 데카콘 수준(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커졌거나 올해 상장을 앞둔 다섯 곳을 추렸습니다. 토스, 야놀자, 컬리, 쏘카, 두나무가 그 주인공입니다.   몇 년 뒤 2021년을 돌아본다면, 아마도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가장 폭발적으로 커진 한 해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들의 2021년 성장 비결을 복기해보고, 그 질(質)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하선영⋅김정민 기자가 준비한 ‘팩플 유니콘 실적분석 2022’는 그런 관점에서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다만, 업종마다 각기 다른 잣대가 있고 성장방식이 있기에 해당 기업들 간 실적을 비교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기업별로 추가 성장 여력을 가늠하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 목차 「 21년에는 누가 잘했어? 누가 더 빠르게 크는 거야? 뭘로 돈 버는 건데? 벌어서 어디다 썼어? 숫자가 전부는 아니야 」     ━  1. 21년에는 누가 잘했어?   몸집을 가늠하기 위해 5개사 연결 실적을 나란히 세워봤다. ●두나무는 돈나무였나. 매일 100억원씩 쓸어 담았다. 영업이익은 네이버(1조 3255억원)와 카카오(5969억원)를 합친 것보다 크고, 삼성전자(52조원) 17분의 1 수준. 놀라운 것은 영업이익률(88.3%)이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힘. ●컬리는 1년 전 거래액(GMV) 1조 돌파에 이어, 이번엔 거래액 2조원을 넘겼다.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 돌파. ●토스는 캐시카우 PG사업의 효과 실감.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토스페이먼츠 실적이 지난해부터 온전히 반영됐다. 토스뱅크는 토스 지분율(36.8%)이 50% 미만이라, 연결 실적에서 제외. ●2020년 흑자 전환한 야놀자, 2021년 매출은 5개사 중 4위지만 영업이익은 두나무에 이어 2위. 코로나19 속에서 호황을 누린 국내 여행 시장 덕분.    ━  2. 누가 더 빠르게 크는 거야?   거거익선이라지만 전년(2020년) 대비 얼마나 컸는지, 그 성장속도도 중요하다.     ●토스의 매출은 전년의 2배가 됐지만, 그 성장 폭은 전년(228.3%)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 슈퍼앱’을 향한 몸집 불리기에 들어가면서다. 토스증권, 토스뱅크 등 새 계열사들이 쓴 초기 비용으로 영업손실은 725억원→1796억원으로 2.5배 up.   ●컬리도 매출이 63.8% 늘었지만, 그 증가 폭은 전년(123.7%)보다 줄었다. 상장을 앞두고 관심을 끈 적자도 전년보다 87.3%(약 1000억원) 더 늘었다. 컬리는 “공헌이익(매출-변동비)은 3년째 흑자”라며 “물류센터 투자, 인건비, 재고관리·배송·결제비용 등을 추가 투입하지 않으면 현 사업구조로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계속 투자하니 적자라는 뜻.   ●2020년 흑자전환한 야놀자는 영업이익이 전년의 약 5배(391.9%)로 늘었다. 숙박 예약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항공·레저 등 여행과 관련한 서비스가 모두 가능한 ‘슈퍼앱’으로 사업 방향을 확대한 것이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게 자체적인 평가.   ●쏘카는 2020년 ‘타다 베이직’ 사업을 중단하며, 차량공유 사업이 매출의 핵심이 됐다. 매출이 31% 늘어나는 새, 영업손실 폭은 그보다 더 커졌다. 회사 측은 “작년에 증차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전반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움으로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자동차보험 상품을 변경하면서 든 1회성 비용(20억원)을 빼면, 쏘카 자체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와 비슷(-1.7%)하다”고 설명했다.   ●코인 열풍을 업은 두나무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매출 1996%, 영업이익 3676%, 순이익 4598%, 네 자릿수의 향연. 1년새 5명 중 1명이 쓰는 ‘국민 앱’이 된 업비트(2020년 회원 300만명→현재 900만명) 덕이다.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다른 서비스들도 어시스트.   ■ 💸실속은 차리고 있어? 「 영업손익 면에서 5개사 모두 2년 전보다 확실히 개선됐다. 다만, 토스, 컬리, 쏘카는 각자 사업 투자를 늘리면서 전년보다 영업손실률이 커졌다. 사업해서 이익을 낸 곳은 두나무(3년 연속)와 야놀자(2년 연속) 두 곳. 」     ━  3. 뭘로 돈 버는 건데?   ●토스 수익의 95%는 금융사에서 나온다. 각 금융사가 자사 신용대출, 카드모집 등을 토스에서 광고한다. 토스 관계자는 “금융사간 경쟁을 통해 고객이 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컬리는 직매입해서 파는 상품 매출이,쏘카는 차량 공유서비스 매출이, 두나무는 수수료 매출이 99% 이상으로 압도적. ●야놀자는 여전히 숙박 예약수수료(33.8%)·광고(25.2%)가 전체 매출 중 60% 가까이 차지한다. 비중은 적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3배 늘었다. 숙박시설들의 숙박 관리 시스템(PMS), 수익관리(RM) 등 솔루션을 판매하는 양이 크게 는 것.    ━  4. 벌어서 어디다 썼어?   팩플 223호 유니콘 분석 ●토스는 ①지급수수료로 전체 영업비용의 64.9%인 6236억원을 썼다. 1년 전과 비중(62.3%)은 비슷하고 금액은 3357억원 증가. 지급수수료는 1년 전에도, 2년 전에도 토스 비용의 60~90%를 차지했는데 이땐 은행에 내는 송금 수수료가 메인이었다. 올해는 ‘카드 결제’를 중개하는 PG사 토스페이가 끼면서 비용이 늘었다.   ●컬리는 ①급여가 1667억원으로 1위(32.8%). 1년간 전 직원의 절반 가량인 1533명을 새로 뽑은 영향이다(물류·배송직원 등 단기계약직 포함). 컬리는 올해 1월 임원 제외 정규직 전 직원 900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 화제되기도. 지난해 1위(785억원, 27.5%)였던 ③포장비는 678억원(13.3%)으로 많이 줄였다.   ●야놀자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①급여(953억원)가 가장 많은 비중 차지. 전 직원(1087명, 등기임원 제외) 평균 급여는 9600만원. 경상연구비도 169억원(2019년)→263억원(20년)→314억원(21년)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줄였던 광고비(’19년 270억원→’20년 230억원)는 지난해 다시 280억원으로 늘렸다.   ●쏘카는 차량이 자산인만큼 ①차량유지비(1050억원)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다음으로 많이 들어가는 비용도 보유 차량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을 계산한 ②감가상각비(595억원)와 차량에 대한 ③보험료(385억원).   ●두나무 직원 370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무려 3억 9300만원(등기이사 제외). 국내 상장사 평균 연봉 1위인 카카오(1억 7200만원)의 2.3배다. 주요 경영진도 돈방석에 앉았다. ‘보수킹’은 179억원을 받은 김광수 CTO, 2등은 138억원을 받은 임지훈 CSO다. 송치형 이사회 의장(99억원), 김형년 부회장(72억원), 이석우 대표(28억원)의 보수총액은 한도 200억원을 꽉 채웠다. 세 사람은 배당 수익도 쏠쏠하다. 두나무 지분 25.66%를 쥔 송 의장은 513억원, 김 부회장(13.18%)은 264억원, 이 대표(0.34%)는 7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  5. 숫자가 전부는 아니야   숫자만으론 읽을 수 없는 미래. 너도나도 제 구역 ‘슈퍼앱’ 되겠다는 유니콘 빅5,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사명을 클릭하시면 각 사 실적보고서로 연결됩니다.)   ① 토스 (마지막 투자 기준 기업가치: 8조원) ●‘3대 PG사’ 캐시카우 확보 :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와 함께 국내 3대 PG사인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2019년 인수해 만든 토스페이가 매출 70%(5513억원)를 책임지는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은행·주식·카드·보험 다 되는 슈퍼앱 : 토스는 모든 금융서비스가 앱 하나에 담긴 슈퍼앱이 되고 싶어한다. 지난해 출범한 토스증권, 토스뱅크는 각각 신규고객 420만명, 235만명을 확보하며 선전. 월간 앱 ●사용자(MAU)도 뱅킹앱 1위(1400만명)에 등극했다. 토스뱅크는 이자순손실 112억원이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예금 이자 2%(1억원 이상 0.1%)’란 파격 조건이 슬슬 통하는 중. 베트남, 싱가포르에 세운 현지법인을 기반으로 동남아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② 야놀자 (8조~9조원) ●야놀자 ‘테크놀로지’ : 야놀자가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은 건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의 가능성 때문. 계열사인 야놀자클라우드는 현재 170여개국 4만3000여개의 고객사(호텔)에 호텔 운영 솔루션을 제공.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야놀자의 글로벌 SaaS 솔루션이 얼만큼 성장할지가 관건. ●M&A로 사업 영토 확장 : 지난 1년간 야놀자가 인수·투자한 회사는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 ▶골프장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 이츠원 ▶티켓팅 IT 솔루션 기업 스마틱스 ▶호텔온라인(아프리카 호텔 마케팅 기업). 국내외 여행을 중심으로 골프·공연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 글로벌 레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중.   ③ 컬리 (4조원) ●거래액 2조 찍은 샛별배송 : ‘거래액 필승’ 전략을 취해온 컬리다. 뷰티·가전·여행 등 비식품 비중을 33%로 늘리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적자 우려에 대해 컬리는 “송파·김포 물류센터 2곳으로 부산까지 커버한다, 선제적 투자가 규모의 경제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샛별배송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지 주목.   ●테슬라 상장 e커머스? : 컬리의 김슬아 대표 지분은 5.75%. 거듭된 투자 유치로 창업자인 김 대표 지분이 희석됐고, 주요 주주들이 외국계 VC다. 상장후 경영권 안정을 위해 거래소는 컬리 측에 ‘의결권을 공동 행사할' 우호 지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컬리는 3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상장 성공시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유니콘의 특례 상장)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첫 e커머스 기업이 된다. 다만,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자본시장 환경이 지난해보다 빡빡해진 건 상장 흥행에 변수.   ④ 쏘카 (3조원) ●포문 여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 토스에 타다를 넘긴 쏘카는 올해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슈퍼앱으로 자리잡는단 계획. 지난 연말 인수한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과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을 올해 하반기 쏘카 앱으로 통합 예정. 내 차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건데, 카카오모빌리티⋅티맵 등 대기업 경쟁사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지가 성공의 관건. ●모빌리티 IPO 풍년, 흥행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첫 IPO를 앞둔 쏘카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증시 입성 준비를 마쳤다. 경쟁사인 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도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지라, 쏘카의 IPO는 얼만큼 흥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⑤ 두나무 (13조원) ●BTS 업고 메타버스로 : 국내 가상화폐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의 독주를 발판으로, ‘글로벌’ 종합 거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지난해 말부터 NFT 마켓 ‘업비트 NFT’,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등을 출시하며 가상자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하이브와 미국에 설립하는 NFT 합작법인이 글로벌 거래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행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 중립외교? : 동시에 전통의 강자들을 껴안으며 ‘제도권 등판’도 준비 중.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1%를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BC카드와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이 ‘세컨블록’에 NFT로 구현되는 ‘두나무 BC카드’를 출시하기로. 다만, 업비트의 독주에 대한 견제 목소리는 변수.    ━  팩플서베이   여러분이 투자자라면 어느 유니콘에 투자하고 싶나요?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설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2022.04.13 06:00

  • [팩플] 돈 넘쳤던 작년, 유니콘 역대 최대…옥석 가리기 시작된다

    [팩플] 돈 넘쳤던 작년, 유니콘 역대 최대…옥석 가리기 시작된다

    [사진 셔터스톡]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이 18개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한 해에만 7개가 추가된, 역대 최대 규모다. 두나무(업비트)·직방·컬리(마켓컬리)·빗썸코리아(빗썸)·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당근마켓·리디(리디북스)가 그 주인공.    2020년 발표에서 유니콘에 포함됐던 쿠팡과 크래프톤은 지난해 상장으로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글로벌 유니콘 통계에 주로 인용되는 CB인사이츠와 벤처투자 업계의 자료를 종합해 유니콘을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날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니콘이 된 이후에 기업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제외되는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국내에서 총 27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고도 밝혔다. 유니콘은 상상 속 동물처럼 희귀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언제 이렇게 확 늘어난 걸까.   ■  「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유니콘이 성장해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10조) 이상이 되면 뿔이 10개 달린 상상 속 동물인 ‘데카콘’이라고 부른다. 이는 유니콘보다 희소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의미. 유니콘의 100배(hecto) 가치를 가진 기업은 ‘헥토콘’이라고 부른다.   」     ━  왜 중요해   국내 유니콘 기업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창업 생태계 바로미터 : 유니콘 기업의 수는 창업ㆍ벤처 생태계의 스케일업을 보여주는 지표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도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며 목표치를 각각 20개(2022년 까지), 30개로 잡았다. 제20대 대선 후보들도 창업 정책을 발표하며 ‘50개(윤석열 국민의힘 후보)ㆍ60개(안철수 국민의당 후보)ㆍ100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목표치를 빼 놓지 않았다.     ● 머릿수 효과 : 2017년 3개뿐이던 한국 유니콘은 4년 만에 6배로 늘었다. 사업 분야도 가상자산·콘텐트·중고거래 등으로 다양해졌다. 고용 창출 효과도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 중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8개사가 1년 동안 늘린 고용 인원이 2100여 명. 다만 최근 수년간 시중에 돈이 흘러넘치는 유동성 과잉으로 스타트업의 몸값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캐피털이나 대기업 뿐 아니라, 개인투자조합까지 공격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다. 유니콘 급증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만 518개, 매일 1.4개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0억달러의 문턱을 넘었다는 얘기다. 2020년(134개)보다 3.8배 늘었다.    ━  한국 유니콘 살펴보니    서울 강남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때려도 돈 몰리는 코인거래소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빗썸과 업비트(두나무)가 처음으로 유니콘이 됐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에만 블록체인 사업에 251억 달러(약 30조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블록체인 유니콘 65개가 새로 생겼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유니콘이 2개나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규제에 나서고 있는 디지털자산 등 디지털경제 분야에서 등장했다”며 “디지털자산 산업은 정부 지원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 K-콘텐트의 힘 : 전자책 강자 리디도 유니콘에 올랐다. 국내 기업 중 콘텐트 플랫폼으로 유니콘에 포함된 건 리디가 처음. 주력 사업을 전자책 구독인 ‘리디셀렉트’에서 연재형 웹툰ㆍ웹소설로 전환한 게 매출 성장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대중성을 노리는 네이버ㆍ카카오 웹툰과 달리 리디는 마니아층 중심의 장르물과 이에 대한 확실한 팬층 확보했다는 강점이 있다.   리디북스 [중앙포토]  ━  글로벌은 어때   ● 미·중 AI 유니콘 경쟁 :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58개의 유니콘 중 60% 이상을 미국(489개사)ㆍ중국(171개사)이 차지하고 있다. 핀테크ㆍ소프트웨어ㆍ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사가 다수. 반면 한국 유니콘 기업들은 B2C 플랫폼이 많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7개사도 모두 소비자를 직접 타겟해 돈을 버는 기업이다. 한번 궤도에 오르면 매출액 등의 성장세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니콘 전반이 여기에 몰려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IPO 패싱…데카콘·헥토콘의 시대 : 블룸버그는 지난 9일 “시장의 활발한 투자로 거의 하루에 1개씩 유니콘이 나왔지만, 과거와는 달리 유니콘 기업들이 IPO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예전보다 자본 조달이 수월해져 IPO 없이도 충분한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면 상장으로 대주주 지배력이 약해질 우려도 없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탐사 업체 ‘스페이스X’, 핀테크 거물 '스트라이프'는 이미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을 넘어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에 올랐다.    ━  앞으로는    ● 옥석 가리기 시작되나 : 유동성 과잉이 끝난 이제부터는 ‘유니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V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동성 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스타트업의 가치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고평가가 계속되면 향후 자금 회수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냉정한 질적 검증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2.02.16 06:00

  • 컬리, 여성 커리어 플랫폼 ‘헤이조이스’ 인수

    컬리, 여성 커리어 플랫폼 ‘헤이조이스’ 인수

    마켓컬리 이미지 [사진 마켓컬리]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잘 알려진 쇼핑몰 마켓컬리가 여성 커리어 개발 커뮤니티인 헤이조이스를 품는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여성 커리어 성장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헤이조이스 운영사 플래너리를 인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컬리는 플래너리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인수와 관련된 모든 절차는 이달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 후에도 플래너리는 기존 헤이조이스 서비스를 계속 운영한다. 이나리 플래너리 대표는 컬리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업무도 겸할 예정이다.   헤이조이스 로고.[헤이조이스 홈페이지 캡처]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헤이조이스는 일하는 여성의 경력 개발을 돕기 위한 온라인 콘텐트를 제작해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회원 가입 여성에게 경력 개발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 취업 및 창업 정보 등을 제공하고 각종 모임과 행사를 진행한다. 현재 이용자는 2만5000여 명이다.   컬리는 헤이조이스와 함께 여성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과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는 “다양한 협업을 바탕으로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양쪽 플랫폼 모두의 고객 충성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다운 삶을 지향하는 2040 여성’이 핵심 고객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헤이조이스와 컬리)는 이미 참 많이 닮았다"며 "헤이조이스는 컬리를 통해 1000만여 명의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컬리는 헤이조이스의 탄탄한 컨텐트&커뮤니티 역량을 바탕으로 더 탁월한 고객 경험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2022.01.21 10:25

  • [팩플] 농업 데이터의 힘…50만 농부가 쓰는 그린랩스, 1700억원 투자 유치

    [팩플] 농업 데이터의 힘…50만 농부가 쓰는 그린랩스, 1700억원 투자 유치

    그린랩스 신상훈 각자 대표. 그린랩스 제공. 창업 5년 차인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가 1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번에 평가 받은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에 근접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블루런벤처스의 아시아투자 플랫폼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주도(1000억원)했고 SK스퀘어, 스카이레이크가 각 350억원씩을 투자했다.    ━  왜 중요해?   애그테크(agtech·농업기술) 유니콘 탄생이 임박했다. 커머스·유통·핀테크가 아닌, 농업 같은 1차 산업 기반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유니콘으로 큰 사례는 없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SK스퀘어 관계자는 “그린랩스는 향후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그린랩스는?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 영농을 돕는 스타트업이다. 농사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고, 클라우드에서 농장을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술에서 출발했다. 2020년 선보인 모바일 앱 ‘팜모닝’에선 타깃 사용자인 농민들이 원하는 농사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날씨, 비료, 농약 등 변수에 따른 수확량 변화를 예측해 알려주고, 실시간 도·소매 동향을 비교해 ‘이번 주 말고 다음 주에 경매시장에 파시는 게 좋아요’ 같은 조언을 제공하는 식이다. 그린랩스 관계자는 “무조건 농민과 협업하고 같이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린랩스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1700억원 투자 유치 비결은   국내 농업 시장 규모는 약 37조원. 작지 않은 시장이지만 대기업이 뛰어들긴 어려웠다. 자칫 ‘골목상권 침해’보다 더 큰 비난을 받을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 2016년 LG CNS가 새만금 스마트팜 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다 농민 반대로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기업형 농가 중심인 해외에 비해 경작 규모가 작고(평균 1헥타르 내외), 농민의 평균 연령층이 높다는 점도 시장 혁신을 늦췄다. 그린랩스가 이를 딛고 성장한 비결은 다음 셋.    ① 농업 데이터, 다 모았다   ● 국내 농가 100만 7000가구(통계청) 중 절반인 50만 가구가 그린랩스 회원이다. 매출은 2020년 259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으로 1년새 4배로 뛰었다. 스마트팜, 팜모닝에 더해 농민과 대규모 농산물 상인(바이어)을 연결해주는 신선마켓(농산물 B2B거래 플랫폼)도 선보였다. 농작물 생산에서 유통까지 농업 전주기 데이터를 확보할 플랫폼을 갖춘 셈.   ● 스마트팜 관리 내역, 영농일지 등 농민의 모든 활동이 데이터로 수집된다. 최근엔 네이버의 지식인 같은 농사무료 상담 서비스를 통해 농민 커뮤니티도 구축하는 중이다. BRV캐피털의 정의민 전무는 “실시간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고유 데이터베이스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며 “농업 생태계 가치사슬을 재정의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것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② 한국 찍고 아시아로  미국·유럽식 기업형 농가보단, 한국의 중소형 농가를 통해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게 그린랩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과 농업 환경이 유사하고 디지털 전환이 더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데이터 농업 사업 모델을 수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회사는 최근 중국 션라이농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도 시작했다. BRV캐피털 정 전무는 “그린랩스의 방정식은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개척 및 인수합병 전략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③ 투자사 눈 끈 창업멤버 ● 그린랩스는 데이트앱 ‘아만다’를 만든 신상훈 대표와 이커머스 '쿠차'를 창업한 안동현·최성후 대표가 2017년 공동 창업했다. 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를 섭렵한 최정혁 최고비지니스책임자(CBO), 전자책 리디북스 출신 남현우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듀테크 기업 퀄슨 부사장 출신의 정인혜 최고상품책임자(CPO) 등이 대표적. 투자사도 “대담한 도전을 하는 경험 많은 창업가 집단”을 주요 투자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 그린랩스는 이전 투자에서 상상벤처스, 마그나 인베스트먼트, 메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해시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린랩스의 대표 서비스 팜모닝. 각종 농업 관련 정보를 앱 하나에 담았다. 그린랩스 제공.  ━  앞으로는   ● 그린랩스는 지난해 리얼팜·예술소 같은 축산업 스타트업을 다수 인수하며 축산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연결한 3세대 스마트팜도 준비 중이다. 신상훈 대표는 “올해에는 팜모닝을 국내 100만 농가 전체가 이용하는 대표 앱으로 키우고, 매출도 전년 대비 4~5배를 목표로 성장하겠다”며 “국내 데이터 농업 동력을 해외로 확장해 글로벌 농업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그린랩스가 뿌려둔 씨앗을 거두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국내 농가는 고연령층이 많아 농업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생산성을 향상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스마트팜 보급 속도가 더 빨라져야 정량적 데이터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40만 농민의 네이버' 그린랩스, 어디까지 성장할까아마존·구글 눈독 들인다…돈 버는 농사꾼 만드는 '애그테크'[팩플] 임원만 받던 스톡옵션, 마켓컬리·토스는 왜 전 직원에게 쏘나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2.01.18 07:00

  • [팩플] 4조…5개월새 몸값 60% 뛴 컬리, 상장 전 풀어야할 숙제는

    [팩플] 4조…5개월새 몸값 60% 뛴 컬리, 상장 전 풀어야할 숙제는

    내년 주식시장 상장(IPO)를 준비중인 마켓컬리. [팩플]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가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 설립된 컬리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9000억원을 넘어섰다.     ━  왜 중요해?   ● 김슬아 대표가 2015년 창업한 컬리는 ‘샛별배송’으로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다. 이번 투자는 내년 IPO(기업공개)를 예고한 컬리의 미래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 컬리는 이번 투자에서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 받았다고 공개했다. 5개월 만에, 지난 7월 투자(2254억원) 때 받은 평가액 2조 5000억원보다 60%가량 뛰었다.  ● 6개월새 총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컬리가 IT 인프라 및 물류 투자를 확대한다. 쿠팡·네이버가 주도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SSG·컬리·오아시스 등의 중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4조 몸값의 근거는   ● 빠른 성장 : 연 100% 이상의 매출 성장 유지, 2021년 거래액 2조원 돌파(예상), 2021년 말 누적회원 수 1000만명 달성 등 컬리의 빠른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기업가치 평가액에도 반영됐다. 컬리는 올해 수도권을 넘어 충청권, 대구, 부산·울산으로 샛별배송을 확장하며 규모를 키웠다. 수년 내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확실한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 주머니를 열었다. ● 믿을 만한 기존 투자자 : 국내 이커머스 대표 유니콘인 컬리에는 국내외 유명 투자사들이 대거 몰려 있다. DTS글로벌(트위터, 그루폰, 당근마켓 등 투자사),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비바리퍼블리카, 무신사 등 투자사), 힐하우스 캐피탈(텐센트, 배달의민족 등 투자사) 등이 대표적.  ● 마지막 티켓, 프리IPO : 컬리 측 주장처럼 “상장 시 기업가치가 7조원을 상회”한다면 이번에 단독으로 컬리에 투자한 앵커에쿼티는 1년 내 2배의 수익(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티몬·카카오뱅크 등에 투자한 바 있는 앵커에쿼티는 카카오뱅크에도 상장 9개월 전 프리IPO 성격의 유상증자에 참여(2500억원)한 바 있다. 올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앵커에쿼티 투자 당시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익명을 원한 국내 벤처캐피탈 책임 심사역은 “마켓컬리의 성장세나 최근의 유니콘 고평가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60%이상 뛰는 건 드문 일”이라며 “차후 상장시 유리한 평가를 받기 위해 이번에 오버밸류(고평가)도 고려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연도별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컬리는 어디로?   컬리는 투자금을 “사업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리가 밝힌 사용처를 보면 기술 고도화와 이커머스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쓸 것으로 보인다.   ● IT기반 기업으로 진화 : ‘전지현의 컬리’, 대중 광고를 통해 고급 신선식품 커머스로 브랜딩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규모있는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엔 IT 인프라 경쟁력이 필수다. 이는 장기간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달인 쿠팡은 물론, 쓱닷컴(SSG닷컴)이나 오아시스마켓 등과 경쟁하기 위한 조건이기도. 컬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물류 서비스 및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 서비스 기술개선, 전문 인력 채용에 쓰겠다고 밝혔다.  ● 덩치 키워 전국 경쟁 : 신선식품을 넘어 유통기업으로 확장을 노린다. 컬리는 “샛별배송의 권역을 확대해 전국에서 경쟁하고, 상품카테고리 확장, 신규회원 유치에 투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컬리는 지난 9월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향후 '거래액 경쟁'도 이미 예고했다. 현재는 직접 매입한 물건을 선별해 판매하는 큐레이션 방식만 취급하고 있다.   마켓컬리 광고에 직접 출연한 김슬아 창업자 겸 CEO.    ━  컬리를 향한 우려   ● 늘어나는 경쟁자들 : 컬리는 지난해 거래액(GMV) 1조원을 돌파, 올 4월엔 파이낸셜타임즈(FT)와 닛케이가 선정한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경쟁자는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엔 배달의민족·GS리테일등도 대도시 기반 ‘퀵커머스’로 근거리 배송 기반 신선식품 커머스에 뛰어 들었다.   ● 앞서가는 경쟁자, 건실한 추격자 : 컬리는 물류 인프라 역량이나 취급 품목 면엔서 쿠팡·SSG닷컴에 밀려 전국 단위 커머스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올해 4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오아시스마켓의 추격도 무섭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드문 흑자 기업으로 지난 10월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1126억원의 투자를 받은 오아시스는 1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상승(1526억원 →1조원)했다. ● 두 마리, 세 마리 토끼 : 새벽 배송은 고정비용이 많이 들고, 신선식품 장보기는 수익성이 낮다. 직매입 중심의 사업이라 재고 리스크도 숙제다. 최근 5년간 컬리의 누적 적자만 5500억원에 달한다. 컬리가 향후 거래 규모를 키우면서 재무를 개선하고, 서비스 품질과 충성 고객 확대까지 다 해낼 수 있을지 관건. 최근 컬리가 가전, 호텔·리조트 숙박권 등을 팔며 외형 확대에 주력하자 ‘컬리’의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나온다.     마켓컬리 주요 투자 유치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그래서 앞으로 컬리는   ● 투자업계에선 혁신 유니콘의 상징인 컬리의 IPO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장으로 얻은 실탄을 바탕으로 SSG닷컴, 쿠팡과 신선식품 유통 3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단 전망.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등이 내년 IPO를 추진 중인 점은 흥행의 변수다. 현 투자자 구성이 전략적투자자(SI)보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많다는 점에서 상장 후 빠르게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도 고려할 점이다. 김진우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기업들은 IPO 이후 자본 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적자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률 둔화가 시작된만큼, 한국도 이커머스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2021.12.20 16:20

  • [팩플] 택시기사에게 4100만원 쏜다는 토스·타다, 왜?

    [팩플] 택시기사에게 4100만원 쏜다는 토스·타다, 왜?

    타다는 올해말 고급택시 타다 넥스트를 선보인다. [사진 VCNC] 토스 품에 안긴 ‘타다’가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해 4월 이후 중단된 11인승 렌터카 호출 ‘타다 베이직’의 팬덤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타다 플랫폼 운영사 VCNC는 20일 “오는 12월 선보일 신규 서비스 ‘타다 넥스트’에 참여할 드라이버를 사전 모집한다”고 밝혔다.   ● 타다 넥스트는 7인승 이상 대형 차량 기반 서비스. 택시 면허로는 배기량 2800CC이상 차량으로 운행 가능한 고급 택시에 속한다. 타다가 현재 운영 중인 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플러스’가 세단형인 반면 타다 넥스트는 스타리아 9인승(현대차), 카니발 4세대(기아차) 등 승합차 형이다. 11인승 승합차 카니발을 이용했던 타다 베이직과 닮은꼴. ● 앞서, 타다는 지난달 핀테크 플랫폼 토스에 인수됐다. 타다 넥스트는 토스의 입김이 반영된 첫 서비스인 셈. 이정행 VCNC 대표는 “‘타다 넥스트’는 이용 고객과 드라이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파격적 지원이라는데?   타다는 1기 드라이버를 모집하면서 최대 4100만원 지원을 내세웠다. 기사가 부담해야 할 차량 구입비를 대부분 타다가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과거 타다 플러스, 카카오T벤티(카카오모빌리티)가 기사 모집할 때 내세운 지원금은 많아야 수백만 원이었다.   ● 모든 드라이버에게 4100만원을 일시에 다 주는 것은 아니다. 1기 드라이버로 선정되면 홍보비 1500만원을 일시 지급, 이후 타다가 내건 운행 조건을 충족하면 12개월간 매달 최대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또 현재 타다 라이트, 타다 플러스 운행 기사가 타다 넥스트 기사로 전환 시 경력 기간에 따라 최대 200만원까지 준다. ● 물론 자격 조건은 까다롭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를 보유해야 한다. 5년간 무사고 사업자여야 하며 1년 이내 행정 처분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타다는 올해말 선보일 타다 넥스트를 운행할 기사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 VCNC]  ━  ‘토스타다’, 왜 고급 택시야?   타다는 토스 투자금으로 선보이는 1호 서비스로 고급 택시를 선택했다. 고급 택시는 중형 택시에 비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차량 가격부터 두 배(쏘나타 1768만원, 스타리아 3610만원)다. 면허 보유자도 전국 24만여명 택시기사 중 0.6%인 1503명(8월 말 기준, 전국 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로 극소수. 중형 택시 면허를 가진 기사가 고급 택시를 몰려면 지방자치단체 인가도 받아야 한다. 더구나 중형 택시처럼 ‘길빵’(배회영업)은 못하고 콜(호출) 영업만 가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다가 고급택시를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① 택시‘만’하게 된 시장 : 지난해 3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 국회 통과 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택시 위주로 재편됐다. 타다 베이직 같은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 등 택시 이외 탈 것 시장은 사업자가 택시업계를 위해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가 됐기 때문. 모빌리티 기업들이 다들 택시로 경쟁하게 됐다. 문제는 일반 중형 택시로는 타 서비스와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점. 현재 1300여대 운행 중인 가맹 택시인 타다 라이트의 경우, 운전석 뒤에 투명 격벽을 설치했지만, 승객은 특별한 서비스로 느끼지 못 한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토스 인수후 타다의 새로운 서비스에선 대형 승합차로 차종을 바꿔 공간을 넓히고 독자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스의 최대 장점은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역량에 있다”며 “승합 차량이 주는 공간감을 통해 일반 택시와 구분되는 사용자 경험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 그래도 매력적, 고급택시 : 초기 투자비는 높지만, 고급 택시는 플랫폼이 좋아할 장점이 있다. 일단 의무휴업제(부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 개인택시의 경우 3부제로 이틀 일하면 하루 쉬어야 한다. 그러나 고급 택시는 매일 운행해도 된다. 중형 택시가 다는 갓등도 안 달아도 된다. 차량 외관을 자유롭게 꾸며도 된다는 의미. 가장 중요한 건 자율신고 요금제다. 고급 택시는 사업자가 요금을 정해서 신고만 하면 된다. 서울시 택시면허팀 관계자는 “사전협의는 하지만 대부분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다목적차량(MPV) 택시 모델 '스타리아 라운지 모빌리티'를 출시했다. 연합뉴스  ━  그런데 기사엔 왜 파격 지원?   ●‘토스타다’는 타다 베이직이 보여준 ‘선순환’ 트랙에 다시 타고 싶어한다. 즉 좋은 서비스를 선보여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호출을 늘려 다시 공급자(기사)를 더 끌어 오는 양면시장 네트워크 효과를 노리는 것. 그러려면 좋은 공급자(기사)가 가장 중요하다. ●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것은 '부르면 바로 오는지'와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두 가지 변수다. 전자는 운행 대수를 늘려야 하고 후자는 택시기사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문제. 국내 개인택시 기사 16만여 명 중 플랫폼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기사는 극히 적다. 토스타다가 업계 1위 카카오T블루·벤티를 넘어선 서비스로 승부를 보려면 파격적 대우로 우수 기사를 영입해야할 상황.    ━  앞으로는   지난 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의 한장면. 타다는 11인승 승합차 타다베이직과 유사하게 9인승 승합차를 이용하는 타다 넥스트 서비스를 12월에 선보이기로 했다. [사진 블루]   1기 드라이버까지는 파격적인 대우로 모신다지만, 과연 2기, 3기 이후에도 이 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조금 더 나은 택시' 시장에서도 이미 카카오모빌리티는 독보적 1위다. 전국 3만 6630대(6월 기준) 가맹택시 중 카카오T블루는 2만 6000대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택시 카카오벤티도 600여대에 달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이 중단된 이후 타다가 가맹택시로 활로를 찾으려 했던 이유는 고비용 구조 때문이었다"며 "11월엔 우버와 결합한 우티까지 본격 등판할 마당에 토스타다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1.10.20 18:03

  • [팩플] 변협에 쓴소리한 박범계 장관 “로톡 탈퇴 유도, 옳지 않다”

    [팩플] 변협에 쓴소리한 박범계 장관 “로톡 탈퇴 유도, 옳지 않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호사·의사 등 전문 직역 단체와 플랫폼 스타트업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무 부처 장·차관이 스타트업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3일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간담회’에서 “지금 로톡 관련 (대한변호사협회가) 징계를 통해 사실상 로톡 탈퇴를 유도하는 듯한 현상은 옳지 않고,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협이 지난 5월 변호사 업무 광고규정을 바꾼 뒤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게 ‘계속 로톡을 이용하면 협회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탈퇴를 종용한 건에 대한 비판이다. 변협의 방침에 따라 로톡 가입 변호사 수는 지난 3월 3996명에서 6개월만에 1901명(7일 기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박 장관은 한 참석자가 “변협의 징계 방침으로 법률 플랫폼 가입자가 줄었는데 법무부에서 관리 감독권을 행사할 의사가 있냐”고 질문하자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실제로 개시되면 그 부분에 대해 감독권을 적절한 시점에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로톡이 중개가 아닌, 광고형 플랫폼이라는 확고한 판단을 갖고 있다”며 “경찰청에서 의견조회가 왔는데 (로톡이) 합법이라는 의견을 보냈다”고 말했다. 일부 변호사 단체가 “로톡이 사실상 변호사를 대가를 받고 소개·알선하고 있어 변호사법 34조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11월 고소한 건과 관련해서다.     박 장관은 전문가 단체와 스타트업 간 갈등에 대한 고민도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을 장려하는 건 동의한다”며 “다만 국가에서 오랜 전통을 갖고 법률가를 양성했고 이게 법치주의 국가, 의료선진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무질서하게 만드는 혁신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로톡이 앞으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13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는 1700여 스타트업이 가입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최했다. 정부에선 박 장관과 함께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참석했다. 스타트업과 정책 부처가 모여 기업 현장 어려움을 공유하고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스타트업계에선 코딧 등 법률 플랫폼 3곳과 강남언니(운영사 힐링페이퍼) 등 의료 플랫폼 4곳이 참석했다. 로톡은 참석하진 않았다.   간담회에선 의료계와 갈등 중인 IT 플랫폼 관련 대화도 오갔다. 성형광고 플랫폼 강남언니 측이 “성형 광고에 시술 가격과 소비자 후기를 금지하는 의사협회의 심의 기준이 의료법을 넘어서는 과도한 규제”라 얘기하자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협의 심의가 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판례 등을 보면 의료광고에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의협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 전문직과 플랫폼 갈등 궁금하세요? 「 팩플은 올들어 ‘전문직 vs 플랫폼’ 갈등 관련 심층 해설 분석 기사와 로톡 등 스타트업 3사 인터뷰 시리즈를 연속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 팩플 홈에 오시면 관련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들을 이메일로 편하게 받아보시고 싶으시면 팩플레터를 구독해주세요.     ① 전문직 vs 플랫폼 심층분석 : 전문가 사회와 그 적들 (feat. 로톡)   ② 변호사협회 vs 로톡 : 변호사 회원 절반이 사라졌다…생존위기 맞은 로톡 ③ 의사협회 vs 강남언니 : “합법광고도 의협 거치면 불법?” 사면초가의 강남언니 ④ 세무사회 vs 삼쩜삼 : 내돈내세, 인공지능(AI) vs 세무사 어디에 맡기실래요?  ⑤ 전문직 vs 플랫폼 설문조사 : ‘제2의 타다’, 막을 수 있을까요?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2021.10.13 14:35

  • [팩플] “플랫폼 국감, 제발 난제를 풀어주세요.”

    [팩플] “플랫폼 국감, 제발 난제를 풀어주세요.”

    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의 한장면. [사진 BLUE] 팩플 현장에서  지난 7일 오후 8시, 경기도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영화관. 거리는 한적했지만 이곳만은 북적였다. 14일 일반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의 시사회를 찾은 IT기업·스타트업 직원들이었다. 거리두기용 빈 좌석을 제외하고 남은 100여 개 좌석이 금세 찼다.   90여분짜리 이 영화는 2018년 10월 쏘카·VCNC가 선보인 타다 베이직의 흥망성쇠를 기록했다. 170만명 사용자를 모았던 ‘타다의 시간’,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법원의 시간’을 너머 영화가 관객을 이끈 곳은 ‘국회의 시간’. 지난해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더 검토해야 한다”는 위원들 반대에도 강행 처리되는 장면에선 곳곳에선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영화가 끝난 뒤 삼삼오오 영화관을 나가는 이들 사이에선 “우리도 저런 영화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농담이 오갔다.   '타다 사태'는 스타트업계에 트라우마가 됐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서비스라도 정부와 국회가 법을 바꿔 금지할 수 있다는 선례가 돼서다. 물론 시행령이라는 불안정한 법적 근거에 의지해 사업을 했던 점, 당연히 예상되는 택시업계 반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 등 타다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규제와 싸워 사회를 혁신하려는 창업자의 의지에 타다금지법은 ‘자기 검열’이라는 찬물을 끼얹었다. 갈등이 생겼다고 새로운 시도를 막는 ‘쉬운 해법’을 택한 결과다.   지난 7일 경기도 판교 CGV에서 열린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영화 시사회에서 권명국 감독이 상영 전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타다가 사라진 자리엔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만 남았다. 타다 금지법 통과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국회는 “더 많은 타다가 나올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법 시행 1년 반 동안 더 많은 카모만 나왔다. 카모와 함께 법 통과 지지선언을 했던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벅시 등 6개 스타트업조차 존재감이 전혀 없다. 택시 호출 중개의 80% 이상을 점유했던 카모에 대한 고려 없이 타다만 금지하는데 급급해 설익은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카모는 플랫폼 중개 영향력을 바탕으로 가맹 택시 시장의 78%를 확보했고 발 빠르게 수익화에 나섰다. 가맹택시에 카모가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타다금지법을 발판으로 카모가 중개와 가맹을 모두 제패한 플랫폼이 됐기에 생긴 일이다.   심지어 국회가 손 들어준 택시업계조차 요즘 타다금지법을 비판한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울개인택시조합 박원섭 조합원은 "카모의 수수료 인상이 부담되냐"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엄청 부담된다”며 “국토교통부가 여객자동차법을 편파적으로 개정해 대기업인 카카오가 있는 콜을 다 몰아 가져가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2년 전 비판하던 타다 베이직의 빈 자리를 카모가 채웠다.    카모는 요즘 극심한 역풍을 맞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류긍선 카모 대표는 연일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사과를 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의원들 질문에서 이번에도 쉬운 해법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점이다. 대부분 의원들의 질의는 “(카모가) 소상공인 생업을 위한 곳에 뛰어들어 빨대를 꽂고 있다”는 식의 비판에 그치고 있어서다. 현재 시장의 문제점이 뭔지는 보지 않고 그냥 새로운 것 하지 말라는 쉬운 해법이다. 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의 한 장면. [사진 BLUE]    “난제를 너무 쉽게 풀려고 한 우리 사회 리더십을 비판하고 싶었다.”   타다 다큐멘터리를 만든 권명국 감독은 7일 시사회에서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스타트업이 적어도 수십년 간 쌓인 불합리를 해결하려고 나섰다면 정부와 국회가 스타트업 타다와 택시업계 둘 다 살릴 방법을 더 열심히 찾았어야 했다는 비판이다. 타다 베이직이 사라진 지금도 이 비판은 유효하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1.10.12 18:18

  • [팩플]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확보하라" …2조 투자한 이유는

    [팩플]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확보하라" …2조 투자한 이유는

    팩플 인터뷰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 쿠팡, 올 2월 뉴욕증시 상장 전까지 해외에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미는 기업’(Softbank Vision Fund backed-Coupang)으로 소개되곤 했다. 줄곧 적자인 한국 이커머스 기업을 글로벌 시장이 주목할 이유는, 상당 부분 ‘손정의 픽(Pick)’이어서였다.   그 리스트에 최근 한국 유니콘 한 곳이 추가됐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하 SVF)가 오랜만에 한국 유니콘에 조(兆)단위 투자를 결정했다. 대상은 여행 플랫폼 야놀자. 손 회장이 2019년 결성한 비전펀드2가 이 회사에 17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15일 발표했다. 비전펀드2의 129건 투자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SVF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야놀자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8조~9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 있는 문규학(57)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를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2018년까지 그룹 벤처캐피탈(VC)인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였고 지금은 한국·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투자를 맡고 있다. 이번 야놀자 투자도 그가 이끌었다. 문규학 매니징 파트너는 “15분 전에 계약서에 사인했다”며 “창업자 이수진 총괄대표가 ‘또다른 차원의 도전 기회를 갖게 해 줘서 고맙다’길래 먹먹하고도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 [사진 소프트뱅크그룹]    ━  손정의 “야놀자 지분, 최대한 많이 사라”    야놀자의 어떤 비전을 보고 투자했나. 야놀자는 기술기업이다. 그렇게 된 지 오래다. 사물인터넷, AI, 빅데이터 처리, 블록체인까지…선진 기술을 다 내재화했다. 여행 소비자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들도 모이는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크다. 사실 여행이 신산업도 아닌데, 그 가치를 끌어올려 산업을 혁신한다는 건 쉬운 일 아니다. 그런데 야놀자는 소비자 만족도와 서비스 제공자의 생산성을 다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알려졌던 규모(1조원)보다 더 많이 투자했다. 왜 2조원? 잘못 알려진 거다. 비전펀드 내부에도 ‘야놀자에 그렇게까지?’라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한국에서 1등’이라는 건 비전펀드가 투자해야할 이유로 부족하다. 야놀자가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믿음이 필요했다. 그런데 손 회장이 결정했다. ‘묻고 더블로 가’라고.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연합뉴스]   손 회장은 야놀자의 뭘 보고 확신했나 기술기업으로서 가치, 특히 AI를 예약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에 구현한 기술력 등에 감동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에 투자하려고 수차례 검토해봤고, 여행·숙박 분야에 투자도 여러번 했다. 손 회장이 ‘야놀자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애초에 야놀자에 왜 관심갖게 됐나.   4~5년 전부터 지켜봤다. 그런데 어디까지 성장할지 의구심이 좀 있었다. 비전펀드는 대체로 기업가치 1조원일 때 투자해서 10조짜리 회사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에 코로나19로 여행산업이 붕괴되다시피 했는데, 전세계 여행 업계에서 야놀자만 ‘유일하게’ 성장했다(매출 1920억원, 전년대비 43.8%↑). 손 회장도 이 점을 높이 샀다. 이수진 대표에게 ‘이런 실행력으로 비전펀드와 더 큰 도전을 함께 해보자’고 했다.   야놀자는 국내에 상장하려고 했었다. 향후 미국에 상장하나. 투자 과정에서 그 누구도 야놀자의 상장 시점이나 장소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IPO가 회사의 목적이 아니니까.   그럼 목적이 뭔가. 성장하는 것이다. 야놀자라면, 최고의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꿈이자 목적이어야 한다. 그걸 위해 필요하다면 IPO를 하고, 그보다 먼저 성취해야할 게 있다면 IPO는 좀 미뤄도 된다.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 [사진 야놀자]   비전펀드는 거기에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나. 여행 준비에서 호텔 예약은 극히 일부다. 모빌리티, 공연이나 액티비티, 식당 예약, 콘텐트⋯ 다 필요하다. 비전펀드가 전세계에서 투자한 기업들 중에 야놀자와 접점 있는 곳이 아주 많다. 이를 잘 연결하는 작업을 도울 거다.    ━  국적, 벤처투자에서 의미없다   비전펀드2는 최근 3개월 동안에만 90개 가까운 기업에 투자했다. 하루에 1개꼴이다. 위워크·우버 등 한 곳에 수조씩 투자하던 비전펀드1 때와 달라졌다. 특히 올 상반기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랐다. 문규학 매니징 파트너는 영상자막 번역 미디어기업 아이유노(1800억원), AI 교육솔루션 기업 뤼이드(2000억원)에 대한 투자도 총괄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난 배경은. 한국 벤처에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년간 게임, 전자상거래, 포털이 주류였지만 5~6년 전부터 분야별로 기존 시장의 질서를 깨는 새로운 기업들이 나온다. 쿠팡은 그런 상징적 기업이다. 비전펀드는 규모가 좀 있는 투자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들의 성장을 기다렸다. 검토할 기업들이 더 있다.   쿠팡 상장 이후, 한국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커진 건가. 벤처투자에서 국가 단위로 시장을 보는 건 의미없다. 창업자 국적이 뭐고 기업 위치가 어디든, 글로벌 자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기업에 투자한다. 최근 한국에 그런 기업들이 눈에 띄고 있는 건 맞다. 이제 국적 얘기보단, 해외 나가서 더 크게 성장하려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면 좋겠다. 아이유노는 한국인이 창업했지만 본사는 해외다. 이런 창업자가 늘어나는 것도 세대 교체다.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니, 비전펀드 자금이 한국 등에 간다는 해석도 있는데. 아니다. 벤처투자와 주식투자는 다르다. 우린 투자지속 기간이 길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중국에서 5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겠나. 비전펀드의 중국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투자할 만한 기업이면 투자한다. 엊그제도 중국 스타트업 2곳에 투자했다.   비전펀드2는 많은 기업에 더 작게 투자한다. 왜 달라졌나. 기업가치 1조 이하 스타트업의 성장 패턴이 코로나이후 크게 달라졌다. 갑자기 훅 큰다. 조기에 발굴하는 게 중요해졌다. 손 회장은 또 ‘AI 모멘텀이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컨셉 수준이 아니라 검증할 수 있는 수준으로 AI 기술을 가진 기업엔 빨리 투자한다. 뤼이드가 딱 그런 경우다. 뤼이드 장영준 대표가 사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뤼이드]   뤼이드는 왜 투자했나. 메가스터디 류의 인터넷강의가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한번 성장시켰지만, 그 온라인 교육을 다시 혁신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뤼이드가 AI로 개인화된 학습 및 시험 시장에 도전한다기에,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서 창업했지만 미국 등 글로벌 교육시장에서 성과낼 기업이다.   아이유노는 한국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먼저 투자한 곳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발굴한 기업에 비전펀드가 후속 투자에 참여한 경우다. 아이유노 외에 동남아 토코피디아도 그랬고.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  동남아, 한국 기술 스타트업에 기회    동남아는 한국 스타트업에 어떤 기회인가. 동남아는 그 자체로 글로벌 시장이다. 스타트업들이 아세안 6억8000명 규모 시장을 다 먹어보겠다며 사업한다. 다만, ‘딥테크’, 즉 심층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실리콘밸리나 중국, 한국, 이스라엘 제외한 대부분 나라가 사실 그렇다. 한국 기술 기업이 동남아의 서비스 시장과 만나면 기회가 있다. 똑똑한 대기업들은 동남아 유니콘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데, 그런 도전이 대기업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맡고 있는 동남아 모빌리티 기업 ‘그랩(Grab)’이 나스닥 상장 준비 중이다.  그랩은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최초의 동남아 기업이 될 것이다. 규모도 꽤 클 것이고. 동남아의 벤처 역사는 10년 정도 된 셈인데, 한국보다 훨씬 빠르게 나가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어, 10조원 이상 규모의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란.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업이다. 기도하듯 기다리기보단, 기업과 아주 다이내믹한 교감이 필요하다. 기업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꾸준히 궁금해 해야 하고, 필요하면 조언도 한다. 그러나 조급증을 가져서도, 내 판단을 과신해서도 안 된다. 잘할 것 같은 기업이 실패하기도 하고, 소식이 없어 망한 줄 았았던 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기도 한다. 그런 창업가들로부터 배우는 게 벤처투자다. 비전펀드 Pick 스타트업들에 대한 더 자세한 기사[팩플] '손정의 Pick 비전'에 합류한 야놀자, 미래는?[팩플] 'AI 교육' 뤼이드, 손정의 비전펀드가 2000억 쏜 이유[팩플] 아이유노 이현무 대표 “기계는 절대 인간보다 좋은 번역 못해”  ■ 요즘 뜨는 기업 소식, 팩플에서 보세요! 「 ㅤ 이메일로 팩플을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21.07.19 05:01

  • [팩플] 실리콘밸리가 찍은 앱 '미소'···별점 테러 안 무서운 이유

    [팩플] 실리콘밸리가 찍은 앱 '미소'···별점 테러 안 무서운 이유

    홈 서비스 앱 '미소' 빅터 칭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대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드무니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다. 무수한 스타트업이 창업 3~5년 후 소멸한다. 실리콘밸리의 명문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가 매년 ‘유니콘 후보’급 스타트업 20여 곳을 골라 집중 육성 프로그램을 돌리는 이유다. YC 그로우쓰(YC Growth. 이하 YCG) 프로그램, 2018년 여기 선정된 센드버드(Sendbird)는 올해 유니콘이 됐다.   지난달 한국 스타트업 중 두 번째 YCG 멤버가 나왔다. 홈 서비스 앱 미소(miso)다. 2015년 청소 서비스로 시작한 미소는 이사견적·펫케어·정리수납·인테리어·세차·방역 등 70종 서비스를 갖춘 종합 홈 플랫폼이 됐다. 이사 등 신규사업 성장세가 가팔라, 최근 3개월 간 회사 매출이 45% 늘었다고. 미소 창업자인 빅터 칭 대표를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미소의 성장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삶을 위해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저희 앱 오래 보지 마세요’   미소의 고객 대상 철학은 둘로 요약된다. ‘개인정보 안 주셔도 돼요’, ‘저희 앱 오래 보지 마세요’. 최대한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최대한 길게 고객을 붙잡는, 여타 플랫폼과는 반대다. 가입 시 성별·나이를 안 묻고, 청소 예약 시에도 ‘몇 평’, ‘아이 있나’ 안 묻는다. ‘반려동물 있나’ 묻는 건 일부 클리너(cleaner)가 동물을 무서워해서라고.   고객 정보를 많이 수집해야 유리하지 않나?   “서비스에 직결된 정보만 묻는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청소 예약 때 ‘집에 아기가 있는지’ 체크했다. 그런데 클리너들에게 ‘이걸 알면 청소를 더 잘할 수 있나요?’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 필요한 건 고객 정보가 아니라 ‘아기 매트는 들어서 아래 바닥도 닦아준다’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70종 서비스 플랫폼인데 앱이 간단하다. “삶을 덜 복잡하게 만들려고 미소를 쓰는 거다. 그러니까 앱도 심플해야 한다. 우리는 인스타그램같이 고객이 많은 시간을 화면에 머물기 원하지 않는다. 미소에서 목적만 달성하고 나가시면 된다. 앱을 짧게 쓰고 당신의 오프라인 삶을 누리세요, 라는 거다.”    ━  별점보다 중요한 것    플랫폼의 고객 평점에는 ‘별점 테러’(악의적으로 별점을 낮게 주는 것) 같은 부작용도 일어난다. 미소는 파트너(가사도우미 등)와 회사의 성과 모두 평점이 아닌 ‘고객 유지율’로 측정한다. ‘홈조이’를 창업해 미국 최대 청소 플랫폼으로 키웠다가 폐업했던 YC의 일원 아도라 청이 사업 초기 그런 조언을 해줬다고.   홈조이의 실패 이유도 들었나. “마케팅비를 써서 새로운 고객을 데리고 오는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했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에게 회사 이름을 알리기보다 고객과 파트너가 좋은 경험을 해서 플랫폼에 남아있게 하라고 강조했다.”   고객 평점은 안 보는 건가. “품질 지표 중 하나이긴 하다. 그러나 점수에 대한 기준은 고객마다 다르다. 결국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은 고객과 파트너 모두 만족한다는 의미다. 우리 핵심 지표는 한 번 쓴 고객의 재사용률이며, 전체 평균은 85%다.”   미소가 파트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일단 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클리너의 이동 거리나 일정에 맞는 일감을 제시할 수 있다. 4시간 청소 외에 2, 3시간 청소도 내놓자 클리너가 오전/오후 일정을 짜기가 훨씬 편해졌다. 정기고객과 오래 가는 클리너에게는 보너스도 지급한다. 청소 뿐 아니라 이사 등 법인 파트너도 마찬가지다. 미소와 함께 하면 홍보와 마케팅, 고객 상담과 각종 결제를 미소가 해 주니 파트너는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홈 서비스 플랫폼 미소는. 그래픽=팩플 정다운 인턴   미소는 2016년 한국 O2O(온라인-오프라인 중개)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YC 초기 투자를 받았다. 이후 프리랜서 O2O 스타트업 ‘숨고’가 YC에 선정되는 등, 한국 O2O 기업이 글로벌 VC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이번 YCG 선정은 초기 투자 5년 만에, 미소의 확장성을 다시 인정받은 것.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좀 아는지. “쿠팡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알고 있더라. 쿠팡·카카오를 보니 한국 시장만 잡아도 기회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소는 아시아 확장성도 있다고 평가받았다.”   홈 서비스 시장이 더 커질까? “우리는 사회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 고객들은 집 안의 생활에 점점 더 많은 관심과 돈을 들이고, 반면에 낯선 이가 집에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드는 추세다. 도어락 번호를 알려주고 부재 시 반려동물 산책을 맡기는 이도 많다.”     YCG에 선정되면 좋은 점은?   “YCG 선정사는 픽사·트위터 CFO를 역임한 알리 로우가니, 야후의 첫번째 직원이었던 팀 브래디 등에게 경영 멘토링을 받고, 후속 투자도 연결된다. YCG 동기 스타트업과 네트워크도 생긴다.”    ━  대표의 꿈, 구성원의 꿈    YC 대표인 제프 랄스톤(Geoff Ralston)은 미소의 개인 투자자이기도 해서, 평소 미소 경영에 조언을 구하는 사이라고.   현재 CEO로서 고민이 뭔가?   “회사가 커지고 성과가 나오니, 고급 인재가 회사에 합류하고 있다. 나보다 뛰어나고 경력도 대단한 분들과 일하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그분들의 상사다. 이분들과 어떻게 꿈을 합해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보통 대표의 꿈대로 가지 않나? “물론 내가 방향을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꿈’이면 다르지 않나. 스타트업 자체가 꿈 꾸는 거다. 그래서 구성원들에게 많이 강조한다. ‘당신이 세상에 원하는 것을 언제나 이야기 해 달라’고.”   현실적 동기 부여도 필요할 것 같다.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줬다. 미소가 1조원 가치 유니콘으로 성장하면, 창업멤버를 제외해도 직원 1인당 지분 가치가 27억원 정도다. 후에 직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살 정도의 현금을 가져갔으면 한다.” 홈 서비스 플랫폼 미소 빅터 칭 창업자. 그래픽=팩플 정다운 인턴   칭 대표는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미국 대학 졸업 후 2005년 한국에 와 스포카와 요기요 등을 공동 창업했다. 인터뷰는 막힘 없는 한국어로 이뤄졌다. 미소가 국내법상 ‘직업소개소’라서, 그는 한국 직업상담사 자격증도 땄다고.     한국어는 원래 잘했나? “한국에서 사업해야 하니 배울 수밖에. 초기에는 회의 때 ‘적자’도 몰랐는데, 단어를 계속 찾아보며 ‘흑자’의 반대말이구나, 하는 식으로 부지런히 공부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 지금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 기사는 6월 17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미소 CEO는 왜 '우리 앱 짧게 쓰세요' 할까?"의 요약 버전입니다. 팩플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2021.06.21 05:00

  • [팩플]구글 나오길 잘했네…‘유튜브 광고의 아빠’ 유니콘 됐다

    [팩플]구글 나오길 잘했네…‘유튜브 광고의 아빠’ 유니콘 됐다

    지금은 상상이 안 되지만 유튜브도 한때는 돈 안 되는 서비스였다. 그런 유튜브의 체질을 확 바꾼 건 추천광고 알고리즘. 취향에 맞는 광고를 추천해 주고, 보기 싫은 광고는 건너뛰는 기능 덕에 유튜브는 연 197억달러(22조원, 2020년기준)짜리 비즈니스 플랫폼이 됐다.   그 유튜브 알고리즘을 만든 한국인이 있다. 스티브 잡스를 동경했던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97학번)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석·박사를 밟았고, ‘구글러’가 됐다. 그러다 2013년 가을, 구글을 떠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나섰다. 올해 5월 2000만달러(220억원)를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몰로코(Moloco)의 안익진 대표의 이야기다. 지난 17일 한국을 찾은 안 대표를 서울 신사역 근처 몰로코 한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광고솔루션 기업 몰로코 안익진 대표가 17일 서울 강남대로 몰로코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  유튜브 광고의 아버지      몰로코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 기술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온라인 광고를 자동 집행하는 회사다. 안 대표가 2013년 10월 오라클 출신의 박세혁 공동창업자와 함께 유튜브 본사가 위치한 산마테오(현재 본사는 레드우드시티)에 설립했다.   왜 ‘온라인 광고’ 시장에 도전했나. “한국의 판도라TV 기억하시는지? 세계 최초(2004년)의 동영상 공유사이트였지만 수익화의 벽을 못 넘고 사라졌다. 그런데 유튜브는 제가 동료들과 만든 광고모델과 기술로 기존 콘텐트 시스템을 뒤엎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걸 지켜보면서 애드테크(ad-tech)가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지속가능케 하는 핵심이란 걸 깨달았다.”   안 대표는 구글의 유튜브 인수(2006년 10월) 초기인 2008년 구글에 입사해 유튜브 수익화를 담당하며 추천 광고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세상을 바꿀거라고 기대했나. “전혀. 그때는 유튜브가 다 죽게 생겼으니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젠 유튜브가 구글 매출의 10% 이상(2021년 1분기 알파벳 매출 554억달러, 유튜브 매출 60억달러)을 책임지더라. 처음에 우리가 만든 알고리즘으로 광고를 팔아오라는데, 광고 건너뛰기 기능이 붙은 플랫폼에 어느 광고주가 돈을 낼까 싶었다. 하지만 광고 효과가 데이터로 입증되자 광고주들이 먼저 찾아왔다. 게다가 콘텐츠 제작자도 수익을 얻고, 플랫폼도 성장했다. 광고 프로그램의 혁신이었다.”   그런데 왜 구글을 나왔는지. “유튜브 다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분석팀에서 일했는데, 모바일 시장서 ‘넥스트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속속 생겼다.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수익화 방법이나 광고 매출을 가진 플랫폼이 거의 없더라. 그때 ‘앞으로 모바일 기업을 위한 광고 엔진 기술이 꼭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창업했다.”   광고솔루션 기업 몰로코 안익진 대표가 17일 서울 강남대로 몰로코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  짜증나는 광고, 머신러닝이 바꿀까?      몰로코의 경쟁력은 뭔가. “우리는 글로벌 모바일 광고시장의 90% 이상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실시간으로 앱에 접근하는 사용자를 분석하고 광고주에게 연결해 주는 기술(오픈 RTB ·Real Time Bidding)이 핵심이다. 1초에 200만개 앱에서 광고 넣어달라는 요청이 오고, 실시간으로 광고주와 연결한다. 현재 몰로코를 통해 광고를 파는 모바일 앱은 전세계 550만개 이상,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는 매달 100억명 이상이다.”   소비자들은 광고를 '짜증나는 것'으로 여기는 편인데. “한국 사람이라면 인터넷, 미디어 지면이 광고 때문에 얼마나 지저분했는지 알고 있을 거다. 잘못된 애드테크의 폐해다. 그렇다고 광고를 모두 없애야 하는 건 아니다. 좋은 광고 기술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발견(Discovery experience)하게 해주고, 플랫폼 기업의 성장 발판이 된다.”   매출은 어떤가. “최근 3년간 약 2.7배씩 성장했다. 작년에 매출 2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5000억원이다. 무난히 달성할 걸로 본다. 흑자 전환한지 꽤 됐다.”    성장의 분기점을 꼽는다면. “성장 가속도가 붙은 건 스타트업들과 일하면서였다. 대기업과 일하는 게 도움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달랐다. 스타트업들은 일의 속도가 빨랐고, 성취감도 컸다. 국내에선 배달의 민족, 비트망고(퍼즐 게임 회사), 메스프레소(AI 수학앱 콴다), 스푼라디오 같은 기업이 기억에 남는다. 초창기부터 함께 했고, 그들이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걸 보며 보람도 느꼈다.”    ━  구글, 페이스북, 애플, 틱톡과 나란히     몰로코가 세계 7위 광고 네트워크라고? “맞다. 한국계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공략법을 고민했는데 답은 숫자에 있었다. 광고 성과는 정량적으로 측정되니, 숫자만 좋으면 상대를 설득하기 좋다. 2018년 정도부터 각종 광고 퍼포먼스 측정에서 글로벌 순위권에 들었다. 마케팅업계서 가장 공신력 있는 싱귤러 ROI인덱스에서 7위에 올랐다. 6위까지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이다. 그들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파트너 고객사(앱)들과 우리가 가진 기술을 나눈다는 점이다.”   기술을 나눈다? “광고는 데이터를 가진 쪽과, 기술을 가진 쪽이 함께 비즈니스하는 것이다. 둘 다 가진 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정도고 대부분 회사는 사용자 데이터는 있지만 광고기술이 없다. 초창기 유튜브도 그 기술이 없어 구글에 팔렸고, 같은 이유로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에 팔릴 수 밖에 없었다. ‘데이터를 가졌더라도, 살아 남으려면 결국 플랫폼에 흡수돼야 하나?’ 이 질문이 내 창업의 출발점이었다.”     앱이 보유한 데이터를 몰로코도 공유받나? “아니다. 고객사 데이터를 우리가 가져올 순 없고, 우리의 머신러닝 기술을 플랫폼에 통째로 내줄 수도 없다. 이 딜레마는 클라우드로 풀었다. 고객사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두고 보호하면서, 저희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모듈화해서 고객사의 환경에 맞출 수 있게 됐다.” 몰로코는 2021 싱귤러 ROI 인덱스에서 종합순위 7위 광고 네트워크에 이름을 올렸다.    ━  광고의 미래     애플·구글이 고객 데이터수집 정책을 엄격히 바꿨다. 광고 시장엔 타격 아닌가.   “사용자 개인정보 존중이란 대의에는 100% 동의한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애플은 데이터 수집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 ‘그러면 유튜브 추천이 부정확해지고 나와 안 맞는 광고로 도배되는 게 좋은 경험이냐’고 되물을 수 있다. 데이터 자체보다, 소수의 플랫폼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게 문제다.”   구체적으로 뭐가 걱정되나.   “(돈 벌 수 있는) 광고 기술을 소수 회사만 쥐고 있고, 중소 플랫폼들이 이들 회사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광고) 기술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대 플랫폼 독점은 더 심해질 것이다.”   국내에서도 플랫폼이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하는 경우가 늘었다.   “가령, 명함 관리해주는 ‘리멤버’(드라마앤컴퍼니)도 독자적으로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네이버에) 통합 되지 않았나. 그런 회사들에게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광고 기술을 주고 클 수 있게 돕는 게 우리 일이다. 특정 플랫폼으로 데이터가 집중되지 않으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광고 기반의 인터넷 사업모델(BM)이 계속될까. “광고와 구독, 과금 등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세가 될 것이다. 한동안은 넷플릭스형 구독모델이 답이라고들 했지만, 지금은 광고지원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업체(OTT)들이 요샌 ‘애드 서포티드 TV’(광고 시청 여부에 따라 이용가격이 할인되는 모델)를 강조하는 추세다.”   앞으로 계획은. “모바일 퍼포먼스 광고 시장에서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하겠다. 머신러닝에 기반한 (또다른)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는 시점엔 상장(IPO)도 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유니콘은 마일스톤일 뿐"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팩플] “기계는 절대로 인간보다 좋은 번역할 수 없어”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 기사는 5월 20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유튜브 광고' 아버지의 친자식, 몰로코"의 요약 버전입니다. 팩플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2021.05.27 06:00

  • [팩플]'예비유니콘' 뤼이드, 손정의 비전펀드가 2000억 쏜 이유

    [팩플]'예비유니콘' 뤼이드, 손정의 비전펀드가 2000억 쏜 이유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뤼이드 사무실. 뤼이드 국내 인공지능 교육기업 뤼이드가 25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로 부터 1억 7500만달러(약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한국계 기업에 단독 투자한 건 쿠팡(3조 3000억원), 아이유노(번역·자막 스타트업, 1800억원)에 이은 세번째.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손정의 회장은 "뤼이드는 시험이 개별화, 개인화될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AI) 기업   · 장영준(35) 대표가 2014년 설립했다. 장 대표는 최근 6000억원에 카카오에 인수된 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공동창업자. 2012년 UC버클리 하스비즈니스스쿨 유학 시절 실리콘밸리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 기계학습) 을 접한 후, 한국에 돌아와 뤼이드를 창업했다.    · 핵심 경쟁력은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AI 교육 솔루션. 토익·토플 같은 객관식 시험에서 사용자 수준에 맞춘 일대일 'AI 튜터'를 표방한다. 학습자가 5분가량(최소 6건)의 문제만 풀어보면 실력을 진단해 수준에 맞는 최적 학습을 제공하는 식. · 올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서 선정한 AI 100대기업(상장사 제외)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국제인공지능학회(AAAI)나 교육인공지능학회 EDM 등 해외 학회에 꾸준히 논문을 등재하는 중.    ━  토익문제풀이로 모은 데이터   2017년 선보인 '산타토익'으로 290만명의 누적이용자를 확보. 잘나가는 토익 회사라고만 알려졌지만 알고보면 AI 강자.  · 기술력 : 전체 200여명 직원(국내 150명) 중 절반 이상이 카카오·네이버·토스·구글 등에서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엔지니어링을 했던 전문가다. 회사는 "정오답율·학습중도이탈율 등 학습 예측 분야에서 현존 AI모델 중 정확도가 가장 높다"고 자부한다. 구글의 딥러닝 모델 버트(BERT) 보다 오류가 20% 낮다. · 데이터 : 산타토익 앱을 기반으로 일 60만건의 학습데이터를 쌓고 있다. 이 데이터에 AI 기술을 바로 적용·테스트 해볼 수 있다는게 강점. 이렇게 얻은 학습데이터셋 '에드넷'을 공개(1억 3000만건)해 글로벌 알고리즘 챌린지를 열기도 했다.   · 균형 : AI 선도기술을 연구개발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만들어내는 등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뤼이드는 올해 CB인사이츠 선정 100대 AI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뤼이드.    ━  손정의 회장은 왜?   · 미래 교육시장, 특히 기술이 접목된 '교육 평가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2021년 글로벌 교육서비스 시장 규모는 5조 5000억달러(6180조원). 디지털이 접목된 에듀테크 시장은 4040억달러(454조원) 규모다.  · 손정의 회장은 지난달 뤼이드 장영준 대표의 발표를 들은 자리에서 "결국 시험은 이제 개별화, 개인화 될 것이며 뤼이드가 보유한 인공지능(AI)기술이 그걸 가능하게 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 투자를 리드한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는 "미래 교육시장이 네트워크 기반의 데이터 중심 시장으로 바뀔 것이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시험출제부터 성적관리 등 개인화된 학습도구를 만들 수 있는 뤼이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 AI 기술 기업이란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전펀드는 언아카데미(인도), VIP Think·장멘·줘예방(중국) 등 에듀테크에 투자해왔지만 글로벌 최정상 수준급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뤼이드가 유일하다. 비전펀드1은 1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로, 쿠팡처럼 수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에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해 출범한 비전펀드2는 5000억원 이하 규모의 투자도 하는 추세다.    뤼이드 장영준 대표가 사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하고 있다. 뤼이드.  ━  공교육 혁신하는 유니콘?   쿠팡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느끼게 하는게 목표라면, 뤼이드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최종 목표다. 장영준 대표는 "콘텐트 제작·유통 중심의 교육에서 AI중심 교육으로 교육시장을 재편하고, 진정한 의미의 교육기회 평등을 이루고자 한다"며 "이번 투자는 사업이 아닌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뤼이드 비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① 글로벌 진출과 인재영입 · 뤼이드는 작년 4월 실리콘밸리에 뤼이드랩스를 세웠다. 일본·미국·중동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지다. 글로벌 교육기업 카플란과 손잡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시험에 AI기술을 적용한 모듈화 솔루션(R인사이드)를 붙여, 교육기업들이 뤼이드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간(B2B)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 글로벌 교육 전문가들을 임원으로 대거 영입했다. 스탠포드대 부학장·바이든 대선캠프 교육정책위원을 거친 짐 래리모어가 뤼이드 교육기회 확대 책임자를, 미 대학입학자격시험 주관사 ACT의 마텐 루다 전 최고경영자가 뤼이드 학습측정부문 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다. 구글에서 기계지능과 헬스데이터과학 부문을 이끈 요한 리 박사도 뤼이드에 합류했다.    ② 학습 평가, 공교육으로 확장 · 시험 평가 대신 지속적인 학습진단과 피드백 제공으로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포머티브 러닝(Formative Learning) 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토익·토플·ACT 같은 시험기관에 뤼이드의 AI기술을 도입해, 시험 형태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 공교육에서 교사를 보조하는 AI튜터 역할도 노린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부설학교 4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교육 현장에 AI 기술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뤼이드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공공기관, 대학 등과 학생 개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시스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전문직도 긴장시킨 플랫폼…이번엔 의사와 '강남언니' 붙었다[팩플] 은퇴한 전설의 투자가 불러낸 기후테크···美산불이 판 키웠다[팩플] 전문가 사회와 그 적들 (feat. 플랫폼)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2021.05.25 18:03

  • [팩플] 시작은 커뮤니티…몸값 2.5조 무신사, 취향을 판다

    [팩플] 시작은 커뮤니티…몸값 2.5조 무신사, 취향을 판다

    유니콘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무신사가 지난 3월 기업가치 2조 5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세콰이어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300억원을 추가 투자받으면서다. 이를 통해 무신사는 창업 20년 만에 기업가치, 입점사 수, 연간 거래액, 누적 투자유치액 등에서 패션 이커머스 분야 국내 1위가 됐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그래픽=한건희 인턴  ━  #1 무신사는 무신 기업?   무신사는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열광하는 패션 브랜드가 모여있는 ‘온라인 편집숍’. 회원 800만명 중 40세 이상은 10%에 불과하다. 70%가 10~20대. 학창시절부터 무신사와 함께 큰 ‘무신사 키즈’들이 주 이용자다.   · 3세대 대표주자 : 국내 이커머스는 3세대로 나뉜다. 네이버·쿠팡 등 가격 경쟁 위주의 1세대 코모디티(Commodity), 컬리·쓱 등 식품·신선배송의 2세대 그로서리(Grocery), 패션·뷰티 등 한 분야를 좁고 깊게 파는 3세대 버티컬(Vertical). 버티컬은 많은 브랜드를 다루면서도 ‘일관된 스타일’을 판다는 특징이 있다. 이중 패션 버티컬은 쿠팡 등 종합몰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 이용자가 가격보다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서다. 무신사는 이 시장 1인자다.   · 거래액 1.2조원 :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은 3319억원, 영업이익은 456억원이다. 거래액은 1조 2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입점 브랜드 수도 2000개에서 5700개로 급증하며 파죽지세의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카카오에 인수된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거래액 7500억원·입점사 4000개)를 큰 차이로 앞선다.    ━  #2 무신사, 뭐가 특별하길래   버티컬 플랫폼에는 취향이 같은 사람이 모인다. 이들끼리 떠들고 어울리는 놀이터가 된다면, 플랫폼 확장도 수월하다. 탄탄한 사용자 커뮤니티 기반은 지금도 무신사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경쟁력.   · 선(先) 커뮤니티, 후(後) 상거래 : 무신사의 전신은 2001년 당시 고3이었던 조만호 현 무신사 대표가 만든 프리챌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다. 여기에 2005년 패션 웹진 ‘무신사 매거진’, 2009년 물건을 파는 ‘스토어’가 붙었다. 팬덤에 가까운 충성고객이 많은 이유.   · 디자이너 우대 :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외면받던 시절부터 무신사는 이들을 위한 플랫폼을 고민했다. 신진 디자이너 키우기에 적극 나섰고 커버낫(연매출 600억원), 디스이즈네버댓(연매출 200억원), 쿠어(연매출 120억원) 등이 무신사와 함께 성장했다.   · 이색 콜라보 : 과자, 주류, 게임. 모두 무신사 입점사들과 콜라보 상품을 선보인 업계다. 2019년 진로와 만든 ‘참이슬 백팩’을 시작으로, 이종산업과도 활발히 협업하며 상품의 재미와 경험을 구매하는 ‘펀슈머(Funsumer)’ 마음을 사로잡았다.   쿠키런(데브시스터즈)와 무신사 입점사 '이벳필드' 콜라보 제품 [사진 무신사]  ━  #3 무신사vs지그재그   패션 커머스는 많지만, 사업모델은 미묘하게 다르다. 대표적인 두 곳 무신사와 지그재그를 비교해 보면.   · 무신사가 백화점 편집숍 같은 ‘프리미엄 취향’을 강조한다면, 지그재그는 AI가 사용자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기술’을 강조한다. 무신사는 입점사에 물류·마케팅 전반을 지원하는 대신 20% 중후반대의 입점 수수료를 받는다. 이 수수료로 번 돈이 지난해 매출의 37%(1228억원). 59%(1968억원)는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등의 매출이다.   · 반면 지그재그는 주로 앱 내 광고로 돈을 번다. 입점사에게 받는 수수료는, 지그재그 결제시스템(Z결제)을 쓰는 경우에 한해 받는 5.5%(PG사 수수료 포함)가 전부다.   여성 쇼핑몰 모음 앱 '지그재그'는 1020에게 인기다. [사진 지그재그]  ━  #4 앞으로도 잘 될까?   여성 패션은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여러 주자가 있지만, 남성 패션은 무신사 독주 체제다. 무신사 월 사용자(MAU)는 400만 명으로, 라이벌인 29CM(240만 명)이나 W컨셉(30만 명)을 압도한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수익률 면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대문에서 옷을 떼오는 쇼핑몰은 통상 원가의 1.2~1.4배 밖에 못 받지만, 브랜드 제품은 원가의 3~4배를 받는다"며 "디자인·생산·유통을 직접 하는데다 소비자도 ‘부르는 게 값’인 시스템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5 성장한 플랫폼, 책임도 커져   온라인 플랫폼 ‘갑질’ 논란, ‘갑’에 해당하는 무신사도 도마에 올랐다.   · 국회 정무위원회는 네이버·쿠팡 같은 대형 플랫폼의 갑질을 예방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만드는 중이다. 지난달 22일 정무위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 부장은 “(무신사가) 입점 디자이너들에게 무료배송 정책을 강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무료배송은 2009년부터 유지해온 정책이고 동의한 브랜드들만 입점한다”고 반박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ㅤ 이 기사는 4월 27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무신사는 무신 사업해?'의 요약본입니다. 팩플 구독자들이 '가장 궁금한 유니콘'으로 꼽아주신 무신사를 다뤘습니다. 무신사의 성장 동력과 사업 방향을 뜯어본 뉴스레터 전문을 읽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2021.05.03 05:00

  • [팩플] "유니콘은 마일스톤일 뿐"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팩플] "유니콘은 마일스톤일 뿐"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인공지능(AI) 채팅 솔루션 기업 ‘센드버드’는 이달초 유니콘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0억 5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김동신 대표와 그 동료들이 2015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지 7년만입니다.  한국인 창업팀이, 실리콘밸리에서, B2B(기업간거래) 소프트웨어 사업에 도전해 이룬 성과입니다. 게다가 김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인 연쇄창업가이고요. 한국에선 흔치 않은 조건을 두루 갖췄죠. 센드버드는 왜 실리콘밸리로 갔는지, 그후 유니콘이 되기까지 어떤 계곡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김동신 대표가 보내온 글로 만나보세요. 〈팩플 편집자〉    바야흐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다. 10년 전에는 안 그랬었냐고? 결정적 차이가 있다. 웹브라우저의 아버지이자 세계적인 벤처캐피탈 a16z의 마크 안드레센이 말하듯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잡아 먹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 2021년의 소비자는 디지털 콘텐츠를 기기에 내려받지 않는다. 금융계좌 여러 개를 관리하려 여러 앱을 다운받지 않는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전화를 걸지 않으며, 연애도 데이팅 앱에서 만나 결혼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자체 서버나 프로그램에 의존하기보다, 검증된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사업을 효율적으로 넓혀 간다.   센드버드는 이런 시장 변화를 타고 유니콘이 됐다. 레딧, 야후, 넥슨, 딜리버리히어로가 센드버드의 메시징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잇으)를 이용하는 것은 개발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유저들이 자주 사용하는 채팅 기능을 최신, 고품질로  유지하면서도 개발 역량은 자사 핵심 사업의 고유한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업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다.   센드버드는 이런 트렌드를 초기에 포착하고, 다양한 사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유스 케이스 (use case)를 쌓아왔다. 블루오션에 뛰어들었으니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코드 몇 줄 만으로 모든 앱에 적용 가능한 메시징 솔루션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니콘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실패와 몇 번의 피벗팅(Pivoting · 사업 모델이나 아이템을 전환하는 것),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이 있었다. “고객을 향한 끝없는 집요함”이라는 핵심 가치에 따라, 여러 국가 시장의 다양한 니즈를 소화할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어 왔기에 업계 리더들의 신뢰를 받고 성장할 수 있었다. 센드버드는 모바일 앱에 적용할 수 있는 메시징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한다. [사진 센드버드 홈페이지]    ━  실패, 유니콘의 시작   육아정보 커뮤니티 ‘스마일패밀리’가 센드버드의 시작이었다. 첫 창업이었던 파프리카랩을 매각하고 그 이듬 해 기존 멤버 3명과 함께 공동 창업했다. 개발자들과 디자이너가 합심했으니 서비스 개발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누적 유저 25만 명이 넘어도 수익이 생기지 않았다. 유저들은 우리가 의도한 앱의 고유 기능을 활용하기보다는 댓글로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관계 맺는 데에 더 열중했다. 그럼 대화라도 하기 쉽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플랫폼에 넣을 메시징 기능을 찾았고, 여러 개를 검토했으나 마땅한 것이 없어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스마일패밀리는 제품이 생존력을 갖게 되는 프로덕트-마켓 핏 (Product-market fit)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 메시징 기능을 가져다 쓰고 싶으니 상용 솔루션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우리가 B2B 업체도 아닌데 무슨 소리냐’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사업 자금이 바닥나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추진하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구심이 더 컸다. 업계 전문가들도 시장이 작아서 안될 거라고, 타 메시징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선계약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결정적으로 2016년 Y콤비네이터(이하 YC)에 합격하면서, 메시징 API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  변화, 유니콘의 생존법   꽃길만은 아니었다. 5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API 솔루션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없었다. 국내 사업을 고수했다면 센드버드는 진작 망했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사업 초반부터 미국 법인으로 전환했다. 애초에 테크 회사의 수도인 실리콘밸리에서 도전할 생각이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YC에서 만난 멘토와 선배 사업가들의 조언에 따라 대대적 체질 개선을 했더니 매출이 첫 해만 20배 넘게 뛰었다.   그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고, 기존 국내 투자자 한 곳의 극렬한 반대에 공동창업자들이 사비를 털어 지분을 도로 사오는 일도 있었다. 무엇보다 B2C에 집중해온 사업 및 역량을 고스란히 버려야 했다. 엑셀러레이팅을 거치며 타깃 고객층부터 홈페이지 구성, 서비스 가격, 계약서 내용까지 전부 바꿨다. 글로벌 기준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뜯어 고쳤다. 힘든 결정이었고, 팀원 모두가 겪어내야 했기에 실행은 더욱 어려웠다. 문화 차이에 당황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꼭 필요했고, 참 잘 한 결정이었다.   2015년 ‘자이버’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땐 매출과 고객사의 90%가 한국이었다. YC에 들어가면서 ‘센드버드’로 이름을 바꿨다. 2017년 중반 즈음엔 전세계 153개국에 고객사를 가진 글로벌 서비스가 되어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 맞춰 바꾸고 노력하면, 그에 따라 기회와 보상이 왔다. 이것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이제는 회사 매출의 40%가 북미ㆍ남미(AMER), 30%가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EMEA), 30%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에서 나온다. (*2019년 기준)    ━  실리콘밸리, 유니콘의 냉혹한 요람   스타트업에게 실리콘밸리 진출의 의미는 명확하다. 일단 얼리어답터 고객이 많고, 성장의 기회가 월등하다. 훌륭한 멘토가 많다. 투자자들은 소소한 수백억 원의 성공보다, 긴 호흡으로 1조 원 이상 유니콘을 키울 기회를 찾는다. 그 대신 감내해야할 부분도 있다. 수준 높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노력해야 한다. 센드버드를 포함한 YC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재수, 삼수생인 것은 그래서다. [사진 센드버드 홈페이지]   YC 같은 좋은 초기 투자자를 만나더라도 이후 성공은 창업자와 팀의 몫이다. 스타트업은 끝까지, 버티며,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첫 시리즈A 투자 도전에서 30전30패를 겪고 이걸 처절하게 느꼈다. 서비스는 성장하고 매출은 늘어나는데 돈은 바닥을 보이고, 투자 미팅을 다녀도 텀싯(term sheet・투자 조건 합의서)은 받지 못했다. 몇 달 간의 집요한 분석과 보강 작업을 통해 실리콘밸리 문법에 철저히 맞춘 스토리와 성과지표, 펀딩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그러자 미팅이 끝난 직후부터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며 불과 3주 만에 텀싯에 싸인을 했다. 이후 3년에 걸쳐 시리즈B와 시리즈C 펀딩을 유치했고, 센드버드는 이제 기업가치 1조 2000억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이 기술로써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더 재미있게 만들거나 더 쉽게 만들거나. 센드버드의 비전은 후자다.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 수도나 전기처럼 일상적이고 보편적으로, 온 세상 널리 사용되는 솔루션이 되었으면 한다. 전세계 모바일 인구가 50억 명이니, 매달 1억 6000만 명이 사용하는 센드버드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  개발자, 유니콘의 두뇌   ‘API 경제’는 이제 막 싹을 틔웠고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제조업이 고도화되면서 부품 개발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업체들이 생겨난 것처럼,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따라  특정 기능을 플랫폼이나 API 형태로 제공하는 솔루션 회사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덩치를 키우고 있다. 센드버드도 10조 규모의 채팅 API 시장에서 업계 리더 포지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필요하다.   전략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고, 팀 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리며,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인재. 찾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치열한 개발 인재 쟁탈전이 일어나는 것도 그래서다.     유니콘은 개발자의 손에서 탄생한다. 기업이 모시려는 개발자는 ‘손발’이 아니다. 기업의 두뇌와 중추 신경 역할을 할, 실력과 진취력을 갖춘 미래의 임원진 후보다. 한국에서도 개발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들이 개발자 유치로 지금 어렵다지만, 바람직한 전개에서 겪는 성장통이다.     개발자 스스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실리콘밸리는 밖에서 보는 것같은 장미빛 환경이 아니다. 실력과 남다른 적극성, 언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승진은커녕 산발적으로 늘 일어나는 정리해고를 피하기 어렵다. 그만큼 냉철하면서도, 실력을 가꾸는 사람에겐 기회가 주어지는 자유경제 시장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  비전, 유니콘을 넘어서서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려면 회사의 결실을 구성원들에게 경제적 보상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의 비전을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센드버드도 실리콘밸리 표준에 맞춘 스톡옵션, 커리어 계발 프로그램 등을 해외 및 한국내 임직원에 동일하게 제공한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만으로는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남들이 별로 가지 않는, 곳곳에 난제가 도사린 길을 10년 후를 바라고 가야 하니 말이다. 글로벌 1위 서비스를 함께 키워나갈 진정한 동료가 되려면 서로 간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장기적 안목, 끈기가 필요하다. 회사가 나의 역량과 결정을 믿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커 나갈 울타리가 되어줄 때, 비로소 구성원들도 책임의식을 갖고 자신의 업무에 온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스타트업을 키우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온다. 창업자에게나, 구성원에게나. 그때 돈 같은 외적 동기는 마음을 잡아주지 못한다. 일에 대한 사랑과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면, 여기까지다.     ‘유니콘’은 회사의 성장에서 거치는 하나의 마일스톤에 불과하다. 이미 우리는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10년 후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비전과 믿음을 갖고 집요하게 고객의 피드백을 따라가는 것, 그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팀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스타트업 아닐까.     ■ 요즘 핫한 기업 궁금하세요? 「 위 칼럼은 4월 29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팩플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2021.05.01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