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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돈 넘쳤던 작년, 유니콘 역대 최대…옥석 가리기 시작된다
[사진 셔터스톡]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이 18개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한 해에만 7개가 추가된, 역대 최대 규모다. 두나무(업비트)·직방·컬리(마켓컬리)·빗썸코리아(빗썸)·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당근마켓·리디(리디북스)가 그 주인공. 2020년 발표에서 유니콘에 포함됐던 쿠팡과 크래프톤은 지난해 상장으로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글로벌 유니콘 통계에 주로 인용되는 CB인사이츠와 벤처투자 업계의 자료를 종합해 유니콘을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날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니콘이 된 이후에 기업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제외되는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국내에서 총 27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고도 밝혔다. 유니콘은 상상 속 동물처럼 희귀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언제 이렇게 확 늘어난 걸까. ■ 「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유니콘이 성장해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10조) 이상이 되면 뿔이 10개 달린 상상 속 동물인 ‘데카콘’이라고 부른다. 이는 유니콘보다 희소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의미. 유니콘의 100배(hecto) 가치를 가진 기업은 ‘헥토콘’이라고 부른다. 」 ━ 왜 중요해 국내 유니콘 기업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창업 생태계 바로미터 : 유니콘 기업의 수는 창업ㆍ벤처 생태계의 스케일업을 보여주는 지표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도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며 목표치를 각각 20개(2022년 까지), 30개로 잡았다. 제20대 대선 후보들도 창업 정책을 발표하며 ‘50개(윤석열 국민의힘 후보)ㆍ60개(안철수 국민의당 후보)ㆍ100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목표치를 빼 놓지 않았다. ● 머릿수 효과 : 2017년 3개뿐이던 한국 유니콘은 4년 만에 6배로 늘었다. 사업 분야도 가상자산·콘텐트·중고거래 등으로 다양해졌다. 고용 창출 효과도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 중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8개사가 1년 동안 늘린 고용 인원이 2100여 명. 다만 최근 수년간 시중에 돈이 흘러넘치는 유동성 과잉으로 스타트업의 몸값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캐피털이나 대기업 뿐 아니라, 개인투자조합까지 공격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다. 유니콘 급증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만 518개, 매일 1.4개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0억달러의 문턱을 넘었다는 얘기다. 2020년(134개)보다 3.8배 늘었다. ━ 한국 유니콘 살펴보니 서울 강남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때려도 돈 몰리는 코인거래소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빗썸과 업비트(두나무)가 처음으로 유니콘이 됐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에만 블록체인 사업에 251억 달러(약 30조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블록체인 유니콘 65개가 새로 생겼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유니콘이 2개나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규제에 나서고 있는 디지털자산 등 디지털경제 분야에서 등장했다”며 “디지털자산 산업은 정부 지원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 K-콘텐트의 힘 : 전자책 강자 리디도 유니콘에 올랐다. 국내 기업 중 콘텐트 플랫폼으로 유니콘에 포함된 건 리디가 처음. 주력 사업을 전자책 구독인 ‘리디셀렉트’에서 연재형 웹툰ㆍ웹소설로 전환한 게 매출 성장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대중성을 노리는 네이버ㆍ카카오 웹툰과 달리 리디는 마니아층 중심의 장르물과 이에 대한 확실한 팬층 확보했다는 강점이 있다. 리디북스 [중앙포토] ━ 글로벌은 어때 ● 미·중 AI 유니콘 경쟁 :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58개의 유니콘 중 60% 이상을 미국(489개사)ㆍ중국(171개사)이 차지하고 있다. 핀테크ㆍ소프트웨어ㆍ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사가 다수. 반면 한국 유니콘 기업들은 B2C 플랫폼이 많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7개사도 모두 소비자를 직접 타겟해 돈을 버는 기업이다. 한번 궤도에 오르면 매출액 등의 성장세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니콘 전반이 여기에 몰려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IPO 패싱…데카콘·헥토콘의 시대 : 블룸버그는 지난 9일 “시장의 활발한 투자로 거의 하루에 1개씩 유니콘이 나왔지만, 과거와는 달리 유니콘 기업들이 IPO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예전보다 자본 조달이 수월해져 IPO 없이도 충분한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면 상장으로 대주주 지배력이 약해질 우려도 없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탐사 업체 ‘스페이스X’, 핀테크 거물 '스트라이프'는 이미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을 넘어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에 올랐다. ━ 앞으로는 ● 옥석 가리기 시작되나 : 유동성 과잉이 끝난 이제부터는 ‘유니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V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동성 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스타트업의 가치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고평가가 계속되면 향후 자금 회수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냉정한 질적 검증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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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겁났지만 싸워야했다” 구글·애플에 맞선 이 남자 명분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매우 두려웠다. 그래도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팀 스위니(50) 에픽게임즈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가 창업한 게임사 에픽게임즈는 글로벌 앱 마켓 시장 90% 이상을 점유한 애플·구글을 상대로 지난해 8월 미국 법원에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 이 회사의 게임(포트나이트) 사용자들에게 애플·구글의 인앱결제 대신 에픽게임즈의 자체 결제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양대 앱 마켓에서 퇴출당하자 소송전에 돌입했다. 그가 반(反) 인앱결제 전사로 거듭난 순간. 이날 스위니 대표는 “애플·구글은 개발사와 이용자 사이를 차단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해 (소송을 내기가) 두려웠다”며 “그래도 장기적으론 좀 더 안전한 환경으로 나가려면 당장의 리스크를 감내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소송 전까지 에픽게임즈는 게임 제작 도구 ‘언리얼 엔진’을 만든 회사로 더 유명했다. 이용자 3억 5000만명에 달하는 1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선두주자이기도. 텐센트·소니·월트디즈니 등이 에픽게임즈의 주요 주주다. 지난 4월 투자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87억 달러(약 33조원). 에픽게임즈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는 이날 오전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회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앱공정성연대(CFA)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스위니 대표는 지난 8월말 한국 국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자 "나는 한국인이다"는 트윗을 날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조승래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이 법은 디지털 경제와 모바일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세미나 이후 별도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양대 앱 마켓에서 퇴출된 후, 포트나이트에 어떤 영향이 있었나. “전체 게임 이용자의 10%가 애플 iOS에서 유입됐는데, 이들이 우리 게임을 못 하게 됐다. 신규 이용자를 유치할 수도 없었다. 구글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앱 설치가 어려워져 불편을 겪고 있다.” 앱 마켓 결제 수수료 얼마가 적당하다 보나. “애플과 구글은 소비자 결제액의 30%라는, 높은 수수료를 떼어간다. 자신들이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에 어떤 기업이 그만큼의 수수료를 요구하나. 물론 모든 스토어는 결제처리 회사가 원하는 만큼 수수료를 책정할 수는 있다. 중요한 건 경쟁이다. 그런데 이곳(앱 마켓)에는 경쟁 대신 독점이 있다. 경쟁을 해야 수수료가 낮아진다. 페이팔과 비자, 마스터카드의 결제 수수료는 3~4%다.” 앱을 글로벌 출시하는 데 앱 마켓 도움을 받고 있지 않나. “(단호하게) 없다. 스토어가 소비자에 대한 개발자의 접근성을 높여주긴 했다. 그런데 스토어는 스토어여야 하고 결제는 결제여야 한다.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이걸 모두 묶어서 패키지로 비싸게 제공해선 안 된다. 애플은 스토어에서 자기들 것(결제)만 쓰게 하고 구글은 자기 걸 안 쓰면 (개발사에) 불리한 정책을 적용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애플 반독점 금지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애플이 앱 내 다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반(反) 경쟁적 행위”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애플이 독점 기업에 해당하는지 등 다른 9개 쟁점에선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스위니 대표는 트위터에 “더 싸우겠다”는 글을 올렸다. 어떻게 더 싸울 계획인가. “현재 항소해 소송은 진행 중이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반독점법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디지털 산업에서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법이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소심에서 이를 적극 주장할 것이다. 현재 애플·구글은 150년 전 반독점법 제정 계기를 만든 철도회사처럼 행동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개발사 자체 결제수단을 허용하고, 수수료율을 30%에서 26%로 낮췄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수수료 26%를 가져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0%여야 한다. 애플·구글은 개발자와 소비자가 직접 의사소통하지 못하게 막고 앱 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개발사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원래 가격에 30%를 더 붙여야 한다. 디지털 경제 자체가 생존할 수 없는 구조다.”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 문제 해결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국이 친근하다. 1999년쯤 처음 방문했는데 매우 활기차고 창의적이었다. 한국의 게임 기업을 보면서 역량이 훌륭하다 생각했다.” 포트나이트는 영화 듄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사진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에서 유명 가수들이 콘서트를 열고 BTS가 뮤직비디오(다이너마이트)를 최초로 공개하며, 페라리의 신차 시승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등과 함께 현 시점 메타버스에 가장 근접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위니 대표는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기 전 앱 마켓 독점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를 어떻게 정의하나. “메타버스는 3차원(D)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다. 3D 가상공간에서 친구도 만나고 대화하고 사회적 활동도 하고 놀 수도 있는 그런 플랫폼이다. 메타버스는 하나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일반 대중을 위한 메타버스, 완전 성인을 위한 메타버스 등. 이용자는 다양한 곳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아바타를 활용한 가상 공간인가. “그렇다. 다양한 공간에 자신의 온라인 정체성을 만들고 활동하는 세상이 메타버스다. 단, 메타버스는 어느 기업 한 곳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수백만 크리에이터와 개발자가 같이 만드는 것이다.” 포트나이트가 메타버스로 진화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새로운 창작자들이 우리의 도구를 이용해 경험을 창조하고 그걸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인터넷 다음은 정말 메타버스 시대인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100% 수준으로 개발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지금의 메타버스 상태는 1995년 인터넷 같은 수준이다.” 메타버스 전에 애플·구글 독과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메타버스는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이 참여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오픈 시스템'을 지향해야 한다. 애플·구글은 이미 자체 규제 정책이 아주 많고 이는 메타버스와 충돌한다. 그들은 메타버스를 100% 제어할 수 있거나 그 수익 100%를 차지하는 걸 원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인터뷰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스위니 대표에게 애플·구글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확신하냐고 물었다. 1991년 창업해 30년간 게임으로 가상 세계를 만들어온 그는 또박또박 말했다. “꼭 승리할 것"이라고. “개발자가 승리를 거머쥘 것이고 꼭 그래야 한다. 안 그러면 애플·구글의 힘이 계속 강해지고 메타버스 세계에서 우리는 더 많은 수수료를 그들에게 내야 할 것이다. 그들 스스로 바꾸든, 법으로 강제하든 시장 내 경쟁이 활발해져야 한다. 지금처럼 독점이 지속되면 미래는 암울하다.” . 관련기사[팩플] 美법원 “인앱결제 완화” 명령에도, 에픽은 “계속 싸운다”[팩플] ‘생색내기’인가 ‘인앱결제 포기’인가…애플 정책변경 논란구글 30% 수수료, 왜 공적이 됐나 [팩플] 앱마켓 규칙 바뀔까…세계 최초 '인앱결제 방지법' 코앞 박민제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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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R&D센터 둔 HP “종이도 프린터도 사라지지 않는다”
자비에가르시아(Xavier Garcia) HP프린팅하드웨어시스템총괄이 지난 7일 화상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글로벌 프린터 시장 점유율 1위 HP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연구개발(R&D) 센터 ‘HP프린팅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석·박사급 연구원 포함 직원만 1000여 명. 2017년 10억 5000만 달러(1조 2268억원)를 들여 인수한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가 모태가 됐다. HP의 글로벌 기업용 프린팅 시장 전략과 R&D를 모두 이곳에서 담당한다. 앞으로도 투자 규모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지상 7층, 지하 5층 규모 사옥도 짓고 있다. 코로나 19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사무실에서 종이가 사라질 것이라는 ‘페이퍼 리스(paperless)’ 전망까지 나오는 판에 HP는 왜 프린터 사업에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걸까. 중앙일보 팩플팀은 지난 7일 자비에 가르시아(Xavier Garcia) HP프린팅 하드웨어 시스템 총괄을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1993년 HP에 합류한 가르시아 총괄은 현재 HP의 프린팅 하드웨어 시스템과 제품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에는 HP 프린팅코리아 김광석 대표가 함께 했다. 가르시에 총괄은 “향후 수십 년 내 종이도, 프린터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사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재택근무·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워크, 화상회의 활성화로 인쇄 수요가 많이 줄었겠다. “기업용 프린팅 시장 관련 수치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가정용 프린팅 수요가 커졌다. 우리는 사무실·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를 대비해 서비스 기반 솔루션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HP 워크 프롬 홈’이 대표적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처럼 프린팅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고, 외부에서도 보안을 유지하며 회사 문서를 인쇄할 수 있다. 또 소모품 담당 직원이 스마트폰 앱으로 잉크를 구매하는 등 외부에서도 번거로운 일에 신경쓰지 않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코로나19 전에도 ‘페이퍼 리스’ 얘기가 많았다. 기업에서 프린터 사용이 줄어드는 미래에 대해 HP는 어쩐 전략을 갖고 있나. “우리는 종이 인쇄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 본다. 관련 연구 논문 ‘스크린과 인쇄물에서의 독서와 학습’에 따르면 학습 능력은 종이로 된 문서를 통해 더 잘 키울 수 있다. HP는 모니터도 팔고 프린터도 팔지만 두 매체는 특징이 다르다. 빠르게 정보를 접하고 찾아보는 데에는 디지털 포맷이 유리하지만, 깊게 생각하고 배울 땐 종이에 인쇄하고 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보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이메일은 스크린으로 읽기 편하지만 20쪽 넘어가면 집중하기 어렵다. 물론 기술이 진화하겠지만,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을 연결해 주는 프린터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다.” 사람들이 편리한 디지털 포맷 대신 왜 종이로 본다고 보나. “실제성이 중요한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스크린에 그려보라고 한 뒤 지우도록 할 때와, 종이에 그린 후 그걸 찢어보라 했을 때를 비교하면 종이를 찢으라고 요구받은 사람들이 더 불편해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리적 세상과 우리 마음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생산성,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종이와 프린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페이퍼리스 시대는 근 20년 내엔 오지 않을 거 같다.” 경기도 성남시에 짓고있는 HP프린팅 코리아 R&D센터 완공 후 이미지. [사진 HPPK] 기업용 프린터 R&D를 늘리고 판교에 사옥까지 짓는 것도 같은 이유인가. “그렇다. 10억 달러 넘게 한국에 투자한 이유는 직원들 때문이었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 대한 지식과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었고 HP프린팅코리아(HPPK)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도 기업용 시장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해 투자할 것이고 차세대 기기도 개발 중이다. 기업용 프린터는 화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 다양한 기술분야가 들어가는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연구개발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관련기사[팩플] 원격근무 시대, 전화·카톡보다 더 중요한 이것?내 친구의 회사는 어디인가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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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백종원도 기다린 디아블로II…'자동전투' '현질'은 없다
롭 갈레라니 블리자드 총괄디렉터 인터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24일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출시한다. 왼쪽부터 암살자, 아마존, 드루이드, 성기사, 강령술사, 야만용사, 원소술사 캐릭터. [사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성역(Sanctuary)에서 뵙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 게임 커뮤니티에서 이 말은 가슴 뛰는 인삿말로 통했다. 성역은 게임 '디아블로II' 속 세상. '디아블로II에서 만나 게임하자'는 의미의 은어였다. 왕년의 ‘갓겜’ 디아블로II가 21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디아블로II를 현대적 그래픽으로 다시 만든(리마스터)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을 24일 글로벌 출시했다. 디아블로II는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블리자드를 글로벌 게임사 반열에 올린 액션 롤플레잉(역할수행)게임. 야만용사, 강령술사 등 다양한 직업의 영웅이 돼 디아블로, 메피스토 같은 대악마를 처치하는 스토리에 몰입한 이들이 많았다. 2000년에만 글로벌 275만장 이상 판매 돼 그 해 기네스북에 가장 빨리 많이 팔린 컴퓨터 게임으로 등재됐다. 국내에서도 누적 200만장 이상이 팔렸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디아블로 팬이란 건 잘 알려진 사실. 아내 소유진씨가 최근 백 대표 이름으로 된 게임 초대장을 공개하며 “24일에 바쁘다 하더니 성역 가는 스케줄인가”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롭 갈레라니 블라자드엔터테인먼트 디자인 총괄 디렉터가 지난 15일 줌 화상미팅을 통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중앙일보는 지난 15일 디아블로II: 레저렉션 개발을 담당한 롭 갈레라니 블리자드 총괄디렉터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갈레라니 디렉터는 “리마스터이지만 기존 게임의 정통성을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갈레라니 디렉터는 20년간 블리자드 등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21년 전 인기 게임을 다시 만들었다. “나도 예전에 정말 재밌게 즐겼던 게임이다. 정해진 답 없이 자유롭게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번 리마스터 과정에서도 가장 큰 목표는 과거에 느꼈던 재미를 살리는 것이었다. 그래픽은 최신 방식으로 현대화했지만 나머지 코드는 과거의 것을 많이 살려서 썼다. 괴물을 잡을 때 느낌, 물건이 떨어질 때의 감각 등 기존 디아블로II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기 위해 게임의 보여주는 방식은 조금 다르게 했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쉽게 혹은 다르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원작과 같은 점은 뭐고 다른점은 뭔가. “기본 구조는 같다. 그래픽은 달라졌고, 이용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추가했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게임하기 편하도록 시스템도 개선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24일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을 출시한다. [사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은 요즘 게임과 비교하면 ‘불편한 게임’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시된 RPG 게임 대부분이 채택한 ‘자동전투’ 기능이 이 게임엔 없다. 자동전투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인공지능이 알아서 전투를 수행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왜 자동전투는 채택하지 않았나. “이 게임은 그런 게임이 아니다. 직접 게임 속 세상을 탐험하고 경험하고 즐기는 게임이다. RPG 게임의 본질은 이용자가 스스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다. 어떻게 자기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어떤 괴물을 잡을지를 선택하는 게 재미다. 우린 특정 단계가 되면 뭘 쓰는게 가능한지 문만 열어준다. 게임은 주어진대로 받아들여야하는 책이나 영화와는 다르다. 불편하더라도, 이 게임 원작의 매력을 살리고 싶었다.” 요즘 게임 중엔 돈을 많이 쓰면 이기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비즈니스모델(BM)을 택한 경우가 많다. ‘확률형 아이템’도 많다.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은 어떤가. “우리는 그런 BM을 채택할 생각이 없다. 우리 게임의 핵심은 각각 열심히 뛰어다니며 몬스터를 잡고 능력치를 올려 성장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갑자기 돈 내서 아이템을 샀으니 빠르게 성장하는 식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 아이템 사용방식도 과거와 다르게 할 생각이 없다.” 요즘 게임 이용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한다. 개발과정에서 어떤 점을 반영했나. “20년 넘은 게임이라 전 세계에 팬이 많다. 시범서비스를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물약이 나올 때 배경소리까지 원작과 세세하게 비교하는 등 팬들의 주문이 많았다. 가급적 많이 반영했다.“ 디아블로II 레저랙션은 원작 디아블로II의 그래픽을 대폭 개선했다. 왼쪽이 2000년에 나온 디아블로II 원작, 오른쪽이 24일 출시된 디아블로II 레저랙션이다. [사진 블리자드] 원래 PC용 게임이었다. 이번엔 콘솔 기기로도 확장한 이유는. “보다 많은 사람이 게임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요즘엔 컴퓨터로 게임을 안 하는 사람도 많고 콘솔 사용자도 크게 늘었다. 두 플랫폼을 다 쓰는 이용자가 양쪽에서 진척도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PC에서 게임하던 캐릭터 그대로 콘솔 기기에서도 게임할 수 있다.” 한국 게임은 해본 적 있나.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오버와치 등에서 한국 이용자들의 열정을 접할 수 있었고 존경한다. 한국 게임 중에선 검은사막(펄어비스)을 해봤다. 굉장히 잘 만든 게임이고 글로벌 시장서 인기있는 게임이라고 알고 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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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구글OS 강요, 과징금 2000억” 공정위 결론, 8년새 바꾼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스마트워치·스마트TV 등 제조사에게 강요한 혐의로 구글에 2047억원의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내렸다. 2016년부터 공정위가 조사를 벌인 'OS 강요' 의혹이 5년만에 결론이 난 것. ━ 무슨 내용이야? ● 구글은 2005년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사인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한 후 2008년 ‘안드로이드 OS’를 오픈소스 형태로 무료로 공개했다. 이후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참여하면서 수천 종의 안드로이드 기반 OS가 생겨났다. 그러나 OS가 너무 많다보니 앱 개발사들이 대응하기 어려워 사용자 불편이 커지는 현상, 일명 파편화(fragmentation)가 심해졌다. 구글은 이런 이유를 들어, 2011년 기기 제조사들과 반(反)파편화협약(AFA)을 맺고 호환성 프로그램(CDD)을 택했다고 주장한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OS를 변형하거나 새로 개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은 것. ● 이를 두고 공정위는 구글이 사실상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과 스마트 기기 전반에 의무 사용하도록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 왜 중요해? ● 주목할 점은 공정위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외에, 웨어러블 및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구글의 OS 강제'를 포괄적으로 막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이번 공정위 판단으로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들이 향후 OS를 탑재할 길이 열리게 됐다. 반면, 구글 입장에선 로봇·웨어러블 등 성장잠재력이 큰 미래 OS 선점에 변수가 생겼다. ● 조원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 정책연구팀장은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만들고 있어 이번 시정 명령이 국내 기업 및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실효성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리눅스 등 다른 오픈소스처럼 안드로이드도 변종(포크)형태로 다양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 구글은 뭐래? 구글은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혔다. ● 구글은 입장문에서 "안드로이드의 호환성 프로그램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훼손이라는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은 이런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을 무력화해 개발자의 개발 유인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며, 애플 등 다른 사업자와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구체적으로는 ▶앱개발자·제조사·소비자가 받은 혜택을 공정위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시정명령의 적용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해 관할권 및 국제 관례에 맞지 않으며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경쟁 상황을 간과했다는 것. 특히 구글은 "호환성 프로그램이 경쟁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다른 국가까지 한국 공정위 결론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반독점 견제하는 각국 정부 그래픽 이미지. ━ 구글OS…해묵은, 현재진행형 숙제 ● 구글의 OS 강요는 2013년 한번 무혐의로 공정위가 결론 낸 사안이었다. 2011년 네이버·카카오 등이 문제를 제기해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다가 2013년 무혐의로 종결했다. 그러다 2016년 조사를 재개했다. ● 공정위의 재조사는 2016년 유럽연합(EU)의 결정 이후 시작됐다. EU 경쟁당국이 '모바일운영체제 시장에서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결론 내자, '우리도 다시 봐보자'고 한 것. 당시 EU는 심사 보고서를 통해 구글이 제조사에 ▶대체 OS(안드로이드 포크) 사용을 제한했고 ▶유튜브 같은 구글 앱 선탑재 시 대가성 혜택을 제공했으며 ▶구글 검색엔진(크롬 브라우저) 탑재를 강요한 혐의 등을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구글에 역대 최대 반독점 과징금인 43억 4000만 유로(약 5조 6700억원)를 부과했다. ● 2018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입장문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기준이 되는 호환성 규칙이 없으면 오픈소스 플랫폼은 파편화될 수 밖에 없고, 개발자·제조사·사용자 모두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반박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 이 문제는 현재 미국에서도 쟁점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구글이 검색엔진과 OS를 스마트폰 제조사에 기본 탑재하도록 한 게 반독점 행위라며 제소했다. 16개월 간의 조사 과정에서 구글이 삼성·LG 등 휴대전화 제조사나 통신사들과 검색광고 수익을 공유해 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 앞으로는 구글이 항소 의지를 밝힌 만큼 결론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 2018년 유럽연합의 과징금 조치도 구글의 항소로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한국 공정위도 본격적인 '빅테크 규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위원장은 이날 직접 구글OS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플랫폼 사업자의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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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美법원 “인앱결제 완화” 명령에도, 에픽은 “계속 싸운다”
미국 법원이 애플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완화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애플이 관련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해 앱 마켓 수수료를 둘러싼 개발사와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 무슨 일이야 12일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 법원은 “애플이 앱 내 다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반(反) 경쟁적 행위”라고 지난 10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8월 “애플 앱스토어가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해 30% 수수료를 받는 것은 시장 독점 횡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다. 이 법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은 90일 이내에 개발자들이 다른 결제수단에 대한 외부 링크를 앱에 포함할 수 있게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에픽게임즈의 대표 게임 포트나이트는 지난 8월 '원더우먼' 컵 대회를 열었다. [사진 에픽게임즈] ━ 이게 왜 중요해 ●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IT업계 초미의 관심사. 그간 글로벌 IT업계에선 애플·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둘러싼 불만이 누적돼 왔다. 하지만 90% 이상 시장을 장악한 애플·구글은 “앱마켓 운영비를 앱개발사도 분담하라”며 정책을 고수했다. 그런데 최근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수수료 30%는 플랫폼의 횡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 실제 지난달 한국 국회에선 “결제 시스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양대 앱마켓을 배출한 미국에서도 특정 결제수단 강요를 막는 ‘오픈 앱마켓 법안’이 의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번 판결은 이같은 인앱결제 무력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 소송에선 누가 이겼어? 법원이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완화하도록 명령했지만, 다른 9개 쟁점에선 애플이 모두 이겼다. “부분적인 승리”(WSJ)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 애플이 법원 판결을 받아들인다면, 향후 소비자가 애플의 앱마켓(앱스토어) 밖에서 결제할 경우 개발사는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개발사들이 현재보다 저렴하게 외부링크로 앱 내 콘텐트를 판매한다면 앱마켓 생태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판결 후 애플의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했다. NYT는 “법원이 애플의 앱스토어 통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 하지만 법원은 애플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앱스토어 밖에서 소비자가 아이폰에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하려는 에픽게임즈의 시도도 법원은 허용하지 않았다. 또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8월부터 게임 이용자들이 애플을 건너뛰고 결제할 수 있게 한 건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며 애플에 손실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55%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이 요소를 독점 금지 행위로 볼 순 없다”며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 애플-에픽게임즈 소송을 담당한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의 지난 5월 공판 진행 모습을 그린 삽화. [로이터=연합뉴스] ━ 앞으로 어떤 영향? 애플은 판결을 앞두고 최근 잇달아 인앱결제 강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에는 앱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외부의 결제수단을 사용자에게 홍보하는 걸 허용한다는 정책 변경안을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콘텐트 구독형 앱(리더 앱)에 한해 외부결제 링크를 앱에 넣는 걸 허용하기도 했다. 이번 법원 판결은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갔다. 애플이 리더 앱으로 한정한 외부결제 링크를 게임을 포함한 모든 앱으로 넓힌 것.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변함 없지만, 결제 규모가 큰 앱에도 모두 외부링크가 허용되면 기존 앱마켓 생태계엔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과 에픽게임즈 모두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법원 명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 애플·에픽게임즈는 뭐래?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의 발언 [사진 트위터 캡처] ● 애플은 “앱스토어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법원이 인정했듯, 성공이 불법은 아니다”라며 “애플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고 제품과 서비스가 최고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애플과 소송전을 주도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오늘 판결은 개발자나 소비자의 승리가 아니다”라며 “에픽은 10억 명 소비자를 위해 인앱결제 수단과 앱스토어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팩플] ‘생색내기’인가 ‘인앱결제 포기’인가…애플 정책변경 논란[팩플] 앱마켓 규칙 바뀔까…세계 최초 '인앱결제 방지법' 코앞 포트나이트도 "애플 30% 룰 못참아" 美서 소송...국내선 '임의 수수료 금지법' 발의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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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방어벽 서서히 무너지나…일부 앱에 외부결제 링크 허용
애플 앱스토어 홈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캡처] 빅 테크의 철벽 방어가 서서히 무너지는 것일까. 애플이 콘텐트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앱(리더 앱)에 한해 외부결제 링크를 앱에 넣는 걸 허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2일 “일본공정거래위원회(JFTC) 조사 종료에 따라 앱스토어 정책을 업데이트 한다”며 “리더 앱 개발자들은 앱 내에 외부 웹사이트 링크를 포함시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변경사항은 내년 초부터 전 세계에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애플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일환으로 각 개발사 앱에 외부 결제 링크를 넣지 못하게 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 콘텐트 앱들은 ‘읽기 전용(Reader)’ 앱으로 운영됐다. 사용자가 앱스토에서 해당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에 가입하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앱 내 결제는 안 됐다.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는 앱 개발사들이 앱에는 결제 기능을 아예 넣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의 웹사이트를 찾아가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넷플릭스 등은 앱 내에 자기 웹사이트 결제 관련 링크를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이번 정책의 적용 대상을 리더 앱 개발사로 한정했다. 기존에 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했던 개발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애플은 리더 앱에 대해 “디지털 잡지, 신문, 책, 오디오, 음악 및 비디오 등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앱 내부에서 결제가 일어나지 않은 앱”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잇달아 인앱결제를 완화하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앱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외부의 결제수단을 사용자에게 홍보하는 걸 허용한다는 정책 변경안을 발표했다. 앱 내에서 얻은 고객 이메일 정보 등을 활용해 개발사가 '앱 밖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고 사용자에게 알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전까지 애플은 홍보만 해도 앱스토어에서 퇴출해버릴 만큼, 인앱결제를 강력하게 고수했다. 그런데 이번에 리더 앱 외부 링크로, 애플이 한 발 더 나갔다. 앱스토어를 총괄하는 필 쉴러 애플 펠로우는 “리더 앱 개발자들의 앱 및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이용자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신뢰를 유지하는 것 또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 IT업계에선 ‘생색 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계 최초로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게 막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미국 상원에서도 유사한 ‘오픈 앱 마켓 법안(The Open App Market Act)’이 발의되는 등 규제 움직임이 가속화되자 이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의미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은 유지하면서 일부 가능한 정책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 뉴스 그 이상 The JoongAng에서 팩플을 만나보세요. 「 ㅤ 팩플은 혁신기업의 비즈니스 트렌드와 이슈를 분석하는 테크·비즈니스 뉴스입니다. 테크ㆍ비즈니스 뉴스레터 '팩플'을 구독하시면 매주 화·목·금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소식과 이슈 해설을 이메일로 배송해 드립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factpl/letter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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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세계 첫 인앱결제 금지법…네이버·카카오 족쇄 풀렸다
7월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앱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임현동 기자 구글・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게 막는 ‘인앱결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지 13개월 만이다. 앞으로 앱 개발사는 구글·애플의 앱마켓에서 출시한 앱 내에서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 이게 왜 중요해? ・전 세계 앱마켓의 90% 이상을 점유한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을 규제하는 법이 한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법안 발의 후 양대 앱마켓은 수수료 인하・연기 등 개선안을 내놓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입법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최근 유사한 법안이 미 의회 상·하원에서도 발의된 만큼, 한국발 인앱결제 방지법이 미국・유럽 등의 반(反)독점 규제 도미노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동시에, 한국에서 글로벌 IT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 잇따라 등장한 데 따른 부담도 있다. 지난 7월 국회에선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 등 콘텐트 사업자들에게 인터넷 망이용료 부담을 의무화한 '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김영식 의원)이 발의됐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일명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이어, 글로벌 IT 기업의 망 품질 관리 책임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넷플릭스법 도입 때도 통신사가 할 일을 콘텐트 사업자에 전가하는 법이란 비판이 있었으나 '국내 기업 역차별론'이 우세했다. 한국 IT 기업이 지는 의무를 글로벌 IT 기업에도 물려야 한다는 여론이었다. ・이렇다보니 이번 인앱결제 방지법도 글로벌 기업에 열세인 국내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한 법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있다. "앱마켓 수수료 30%는 과하다"고 주장해온 카카오나 네이버 역시 이모티콘 창작자들로부터 소비자가의 30~40% 가량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법안, 핵심이 뭐길래 개정 법의 핵심은 50조(금지 행위) 1항. '앱마켓의 금지 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된 부분이다. ①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결제 방식 강제 금지② 모바일 콘텐트 등록시 부당지연 금지③ 모바일 콘텐트에 대한 부당삭제 금지 당초에는 '다른 앱마켓 출시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지만, 공정위와 규제와 중복이란 지적에 최종안에선 제외됐다. 인앱결제 강제를 구체적으로 금지하긴 했지만, 구글이나 애플이 앱 개발사를 인앱결제로 '유도'하는 것까지 막긴 어렵다. 특히, 국내 IT 업계는 구글·애플이 타사의 결제방식에 별도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다른 결제수단을 택한 앱 개발사의 수익이 인앱결제 때보다 줄어든다면, 인앱결제의 지배적 지위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구글 등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대체로 "(법안 통과는)독과점을 견제하고 산업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란 입장이다. 그러나 앱마켓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조치란 평가도 있다.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구글에 낼 수수료 부담이 커질 기업은 극히 일부(전체의 0.03%)고 나머지 대부분은 앱마켓을 통해 혜택을 입는 중소 개발자들”이라며 "이번 법안으로 구글이 입는 타격보다 중소 개발사들의 불안이 더 크다"고 했다. ━ 그래서, 누가 좋아지나 개정 법이 시행되면 네이버·카카오·게임사 등 앱 내 유료결제가 많은 국내 플랫폼 업체들은 자체 결제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낼 뻔 했던 수수료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인앱결제 수수료 30% 적용시 네이버·카카오 등 콘텐트 기업의 추가 부담은 연간 약 51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인터넷기업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 콘텐트 산업이 매년 10%이상 성장하는 만큼 2025년에는 앱마켓 수수료 부담액이 5조3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은 직접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석 부회장사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박성호)는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공정한 앱 생태계 조성을 기대한다"며 "앱마켓 사업자 정책이 친개발자, 친사용자로 재정립되어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대표 최성진)도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한 애플도 앞으로 변화에 나서, 모바일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구글 수수료 30% 적용시, 비게임분야 추가 부담액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 구글·애플 반응은? ・구글은 법안 통과 직후 "앱을 만들 때 개발비가 들어가듯, 구글도 모바일 운영체제와 앱마켓을 구축·유지하는 데 비용이 든다"며 "앱마켓 비지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법률을 준수하는 방안을 모색해 수 주일 내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10월로 예정됐던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 적용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애플코리아는 "(인앱결제가 아닌) 다른 경로를 이용할 경우 이용자가 사기 위험에 노출되거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는 본사의 입장을 전했다. 미국에서 모바일 앱 기업들과 반독점 소송 중인 애플은 최근 일부 유화책을 내놨다. 회사는 지난 27일 앱 개발사가 앱스토어 외부 결제 수단을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게'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앱결제 의무 방침은 고수했다. 이들에게 관건은 이 법이 한국 밖으로 확산하느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경쟁없는 자본주의는 착취"라고 강조했다. 빅테크의 M&A를 통한 시장 독점을 규제하는 '경쟁 촉진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다. 지난 6월 미국 하원 법사위에서 플랫폼 기업 관련 반독점 법안 5개가 발의됐고 8월엔 상원도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오픈 앱마켓 법안(The Open App Market Act)’을 발의했다. ━ 앞으로는 개정안은 이달 중 공포되면 즉시 발효된다. 법안이 시행되면, 네이버·카카오 등 간편결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 앱 내 결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소규모 앱 개발사들은 구글 인앱결제를 계속 쓸 가능성이 크다. 구글은 앞서 지난 6월 연매출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원) 미만 기업에 대해선 수수료를 매출의 15%로 인하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서 디지털 콘텐트를 판매하는 3%, 그중 상위 0.03%의 개발사가 수수료 30% 대상이다. 관련기사[팩플] ‘생색내기’인가 ‘인앱결제 포기’인가…애플 정책변경 논란[팩플]초유의 인앱결제 방지법? 구글 vs 反구글 ‘운명의 한주’[팩플] 구글 “인앱결제 돈벌이 아니다…앱마켓 비용 분담하자는 것” ■ 뉴스 그 이상 The JoongAng에서 팩플을 만나보세요. 「 ㅤ 팩플은 혁신기업의 비즈니스 트렌드와 이슈를 분석하는 테크·비즈니스 뉴스입니다. 테크ㆍ비즈니스 뉴스레터 '팩플'을 구독하시면 매주 화ㆍ목ㆍ금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소식과 이슈 해설을 이메일로 배송해 드립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factpl/letter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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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생색내기’인가 ‘인앱결제 포기’인가…애플 정책변경 논란
그래픽=정원엽 기자 세계 최초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국회 처리(30일)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이 앱스토어 결제정책 일부를 변경했다. ━ 무슨 일이야? · 애플은 최근 미국 법원에 2019년 앱스토어 불공정성 문제 관련 합의안을 제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공개한 7가지 합의 내용 중 주목 받은 부분은 '앱스토어 외부 결제에 대한 홍보 허용'. · 이 조항은 앱스토어 이용 개발사들이 고객에게 이메일·문자·전화 등 연락수단으로 외부결제 방식을 알리는 걸 허용하는 내용이다. 앱 내에서 얻은 고객정보를 활용해 외부결제를 홍보해도 된다는 의미. 이 조항을 두고, "사실상 애플이 인앱결제를 포기한 게 아니냐?"라는 해석도 나온다. ━ 사실은 뭐야? ·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앱 사용 중 결제는 여전히 애플 결제 시스템만 써야한다는 의미. 달라진 건 개발사가 연락처를 활용해 고객에게 직접 '웹결제 방식도 있다'고 앱 밖에서 알릴 수 있게 된 것(앱 내부에서 알림·링크 등은 불허). 애플과 중소개발사간 합의는 법원의 승인(9월 2일)을 받아야 적용된다. 애플 앱스토어 관련 7가지 정책변경.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현재로선 단순히 외부 결제 '홍보'만 허용했지만, 작은 구멍이 '인앱 결제'라는 큰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 소송을 낸 운동 앱 서비스 '퓨어 스웨트 바스켓볼'의 리차드 체슬로프스키 대표는 재판에서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건 게임을 바꾸는 변화(Game changer)"라며 "개발자가 고객에게 애플 수수료를 피할 방법을 알려, 애플에게 경쟁 압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부 결제 시 애플 수수료가 없기에, 30%가량 싼가격에 결제할 대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 '구독형 상품'은 외부(웹)에서 한 번만 정기 구독 결제를 하면 자동으로 결제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앱 결제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회사도 멤버십이나 웹 결제 기반 구독상품으로 애플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 다만, 게임 아이템 결제 처럼 일회성 결제의 경우 매번 앱을 나가 웹에서 결제하고 앱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업계에선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 ━ 애플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사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애플의 웹결제 안내 이메일 금지에 대해 꾸준히 지적해왔다. 지금까지 묵묵부답이었던 애플, 왜 정책을 바꿨을까. · 소중한 그 분 : 애플이 합의안을 내놓은 소송은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 오클랜드 법원에 제기된 소송. 담당 판사는 세기의 소송인 '애플 vs. 에픽게임즈' 재판을 맡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다. 에픽 게임즈 재판 선고가 올해 말이라 중소개발사와 중재합의를 통해 애플이 협상하고 있다는 노력을 재판부에 보여준 것. · 독과점 위험 제거 : 최근 미국 상·하원에서 특정결제 수단 강요를 막는 '오픈 앱마켓법안'이 발의됐다. 앱마켓 시장 독점 규제 논의가 본격화된 상황. 애플은 그간 홍보가 불가능했던 웹 결제 방식을 바꿔 '독과점' 논란을 피할 기반을 만들었다. · 큰 손해 없이, 명분 쌓기 : 애플은 지난해 말 구글인앱결제 논란이 커지자,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원) 미만 매출 앱에 대해 수수료를 절반(30%→15%)만 받겠다고 발표했다. 한 해 20조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의 2.5% 정도를 손해보며, '우리는 다르다'라는 명분을 쌓은 것. 이번에도 외부결제 허용이란 명분은 쌓고, 앱 내 홍보는 막아 손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 애플은 이번 7개 조항 합의를 통해 '반값 수수료'를 최소 3년간 유지하겠다고 했다. ━ 업계 반응은 어때? · 애플과 소송 중인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매치그룹 등이 참여한 앱공정성 연대(CAF)는 "애플의 합의안은 전 세계 법원, 규제 당국, 입법자를 피하기 위한 필사적 시도"라며 "합의가 승인되더라도 앱 내에서는 더 낮은 가격을 알리지도 못하고, 다른 결제 옵션을 제공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 오픈 앱마켓 법안을 발의한 미국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오픈 앱마켓 법이 다루는 앱마켓 부당행위를 바로잡지는 못하는 조치"라 밝혔다. · 국내에서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현재의 '특정 방식으로 앱 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앞으로는? · 국내 인앱결제 방지법 통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 애플은 최근 "앱스토어 외 경로 구매 시 사기 위험, 개인정보보호 약화 등 고객 보호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법 개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었다. · 구글플레이의 외부 결제 정책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글도 결제정책안내를 통해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 외 결제 수단으로 사용자를 유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앱 등록정보나 앱 내 안내·링크를 막고 있다. 구글이 애플의 100만 달러 이하 매출 앱 반값 할인 정책을 유사하게 따라간 만큼, 외부결제 홍보 정책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기사[팩플]초유의 인앱결제 방지법? 구글 vs 反구글 ‘운명의 한주’부처 논쟁에, 美의회·애플까지 가세…혼돈의 인앱결제방지법애플 '반값수수료' 따져보니…연매출 2.5% 내놓고 생색? "교묘한 분열책" 비판 ■ 뉴스 그 이상 The JoongAng에서 팩플을 만나보세요. 「 ㅤ 팩플은 혁신기업의 비즈니스 트렌드와 이슈를 분석하는 테크·비즈니스 뉴스입니다. 테크ㆍ비즈니스 뉴스레터 '팩플'을 구독하시면 매주 화ㆍ목ㆍ금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소식과 이슈 해설을 이메일로 배송해 드립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etc/factpl_newsletter 」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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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초유의 인앱결제 방지법? 구글 vs 反구글 ‘운명의 한주’
구글 인앱결제 이미지 그래픽=정원엽 기자 글로벌 플랫폼 업계 시선이 일제히 서울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 대한민국 국회에서 세계 최초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앱 마켓 플랫폼 '구글 플레이'를 운영하는 구글과, '반(反) 구글'로 뭉친 국내 IT 플랫폼의 미래가 달린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 무슨 일이야 23일 IT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24일 열릴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과 의안 상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구글은 지난해 인앱결제 의무화 방침을 발표했다. 구글 플레이로 출시한 앱에서 웹툰·음악 등 콘텐트 결제시 구글의 결제시스템만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 구글은 여기서 나온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내도록 했다.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 개정안에는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원천봉쇄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을 두고 “앱마켓 비용을 분담하자는 비즈니스 모델(BM)을 법으로 규제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구글 측 주장과 “독점 기업의 갑질을 막기 위한 법안”이라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반박이 숨가쁘게 오가고 있다. ━ ① “운영비 분담해야” ·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앱마켓 운영·유지 비용을 앱 개발사도 분담하자는 취지라는 입장.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쿠팡·배달의 민족 같은 무료 앱 뒤에 앱을 검사하고 악성코드를 관리하는 등 노력이 있다”고 말했다. · 하지만 국내 IT회사들은 “30% 수수료는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결제수수료라면 카드 수수료(2~5%)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또 이미 수수료로 구글이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246개 기업을 조사한 ‘구글 수수료 정책 변경에 따른 기업현황 및 대응방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는 2019년 수수료로 국내 기업들로부터 7995억원을 벌었다. ·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앱마켓으로 전세계를 연결한 구글의 공헌은 당연히 대가를 받아야 하지만, 결제 비용으로만 30%를 내라는 게 문제”라며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면 앱마켓 등록할 때 등록비를 받든가, 관리비를 받아야지 다 합쳐서 30%를 떼가겠다는 것은 시장 그 누구도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마켓 수수료 변화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② “전체 앱 중 0.03%만 해당” · 구글은 개정안 자체는 인앱결제 강제를 막자는 내용이지만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 앱 중 과금 대상은 극소수(0.03%)인데, 이들 대형 개발사가 “구글에 돈을 못 내겠다”고 한다는 주장. · 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본질은 (수수료가 아니라)결제 선택권 박탈’이라고 반박했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개정안은 구글이 앱 개발사 결제시스템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이를 통해 거래정보 등 모든 정보를 독점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며 "앱 생태계는 구글이 혼자 만든 게 아니라 전세계 개발자들과 같이 만든 건데, 구글이 모두를 종속 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③ “수수료 부과=소비자 부담 아니다” · 구글은 수수료를 올려도 소비자 부담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6월부터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으로 인앱결제를 쓰는 일부 비(非)게임 앱 수수료를 구글이 대신 부담한다는 취지. 올해 1억달러(1160억원)를 국내 기업에 지원한다. · 국내 IT기업들은 이 또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조사에 따르면 이미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 중인 애플(iOS)용 앱의 콘텐트 이용요금은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 보다 평균 32.75% 비싸다. 1년 한시적 지원으로는 가격인상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의회 회장은 “과도한 수수료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시장이 축소되고 창작자가 활동할 무대도 줄어들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④ “결제방식 통일, 소비자 피해 구제” 구글의 결제방식으로 일원화하면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구글 측 주요 논거다. 하지만 2019년 1~9월까지 콘텐트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앱스토어(애플 3088건, 구글 768건) 관련 분쟁은 3856건이다. 인앱결제 의무화를 먼저 시행 중인 애플의 소비자 불만이 훨씬 많다. 구글 플레이가 한국어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 국내 IT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게 한국 소비자에게도 더 좋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앱마켓 이용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⑤ “인앱결제는 비즈니스모델(BM)이다” · 구글 측은 "앱마켓이 돈 많이 버는 개발사가 운영비용을 대고 나머지는 무료로 쓰는 BM인데 이를 법으로 막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라고 주장했다. · 국내 IT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개정안이 특정 BM을 막는 게 아니라, 그 BM을 강요하는 행위를 개선하라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국내 앱마켓의 63.4%(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를 차지하는 구글이 일방적인 정책을 취해선 안 된다는 것.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구글이 현재와 같이 개방적인 정책을 취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 자기 결제방식을 강제하려고 하니 법안까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 뉴스 그 이상 The JoongAng에서 팩플을 만나보세요 「 ㅤ 팩플은 중앙일보의 테크·비즈니스 뉴스 브랜드입니다. 팩플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화·목·금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소식과 이슈 해설을 이메일로 배송해 드립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etc/factpl_newsletter 」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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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너와 나의 연결고리…텐센트 기침에 K게임 앓아누웠다
중국 진출에 성공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던전앤파이터(넥슨) 캐릭터. 그래픽=김정민 기자 텐센트가 ‘콜록’하자 한국 게임사가 앓아 누웠다. 지난 3일 중국 정부의 텐센트 게임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출렁인 것. 중국 시장의 연결고리가 되어줬던 텐센트가 중국발(發)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지난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경제지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수천 억 산업이 된 정신적 아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청소년들이 텐센트 게임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 이상씩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게임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 기사가 발행되자 홍콩 증시의 텐센트 주가는 급락했다. 해당 기사는 몇 시간 뒤 삭제됐고, 장중 10% 이상 떨어졌던 텐센트 주가는 전날 대비 6.1%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런데 당일 국내 게임사 주가는 더 떨어졌다. 한국 증시의 위메이드(-10%)와 펄어비스(-6.83%), 도쿄 증시의 넥슨(-6.5% 도쿄) 등이다. 엔씨소프트(-1.7%)·넷마블(-1.8%)·카카오게임즈(-3.5%)도 소폭 하락. 4일에도 넥슨(-1.03%)·펄어비스(-0.14%)·위메이드(-0.58%)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중국 게임 시장은 40조원 규모(2019년 기준)로, 미국(43조원)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런 중국과 국내 게임사를 이어줬던 텐센트에, 규제 가능성이 커진 것. 업계에선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게임은 대부분 성인들이 선호해, 청소년 규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한국 게임사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모두 텐센트와 지분·유통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 텐센트와 국내 게임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① 지분 관계: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크래프톤 지분은 15.52%를 보유해, 창업자 장병규 의장(16.43%)에 이은 2대 주주다. ② 협업 관계: 국내 게임의 중국 유통은 대부분 텐센트가 맡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사의 직접 진출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히트작 ‘던전앤파이터’가 대표적. 지난해 네오플 매출(8910억원)의 89%가 중국 매출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는데, 역시 텐센트가 중국에서 유통하는 ‘크로스 파이어’의 역할이 컸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도 텐센트가 ‘화평정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내 서비스한다. ━ K게임과 텐센트의 연결고리 텐센트는 전세계 게임사에 골고루 투자한 글로벌 '큰손'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100%), ‘클래시 오브 클랜’의 수퍼셀(51%),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40%) 등 지분을 소유하며 영향력 아래 두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게임즈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게임사에도 적극 투자하는 중. 한국 게임사들은 텐센트를 통해 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판호’를 발급 받고 현지 서비스를 위해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네오플의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텐센트를 통해 유통할 예정. 지난 6월 판호를 받은 ‘검은사막 모바일’도 텐센트가 투자한 현지 퍼블리셔와 협업 중이다. 리니지2레볼루션(넷마블)도 텐센트를 통해 판호를 기다린다. 텐센트에 대한 당국의 부정적 기류는 게임사들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려 유공자 표창을 받은 마화텅 텐센트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지난해 마윈 회장에 이어 올해 마화텅 회장 역시 중국의 IT기업 옥죄기에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EPA=연합뉴스] ━ 더 알면 좋은 것 이번 ‘게임=아편’ 논란은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규제 공개 비판으로 시작된 중국 정부의 IT기업 옥죄기 연장선이다.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기업 앤트그룹이 11월 예정으로 추진하던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이 중단됐다. 지난 4월 알리바바는 경쟁 업체 입점을 방해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3조 1000억원을 부과받았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역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30일, 공산당 만류에도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괘씸죄에 걸렸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모든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을 제거하란 지시를 내리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 마찬가지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뮤직에 대해 지난달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명의로 30일 이내 독점 음악권 포기, 고액의 선급금 중단 등의 지시를 내려 주가가 급락했다. 관련기사[팩플]40조 시장 다시 열린것 맞냐···中게임 '애매모호한 판호'中 "과몰입 안돼"…6000만 예약 넥슨 던파, 출시 연기 무슨일 ■ 지금 뜨는 기업이 궁금하세요? 「 ㅤ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 : / / url.kr / factpl 」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