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민간 중심 자율 규제를 보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갑질, 이용자 피해 등 플랫폼 내 고질적 문제도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플랫폼 자율 규제의 법적 근거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지적돼온 플랫폼 생태계의 문제들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토대로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번 법 개정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국정 기조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속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① 규제 넘어 혁신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규제를 지적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네이버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생성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로 전략적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② 자율 통한 성장 촉진: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정과제 중 하나.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지난해 7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기업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민간 기구나 내부 위원회를 통해 각종 분쟁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주요 내용은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율 기구나 자체 규율을 통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보호, 혁신 촉진, 상생 협력 등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자율 규제 활동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연 1회 이상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업자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정부는 제재에 앞서 그간의 자율 규제 성과 등을 고려하는 등 자율 규제 활동을 지원·촉진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  기업은 뭐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 규제를 우려했던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날 입법예고를 적극 환영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율 규제 방식의 해법이 주요 선진국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구성해 자체 규제 방안과 상생 계획을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을 출범하고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선포했던 카카오는 AI 윤리 정책을 강화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모든 게 자율? 독과점은 별개   이번 개정안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준비 중이다. 거래 환경과 이용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는 기업에 자율을 부여하되 플랫폼 간 공정 경쟁 환경은 정부가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사전 규제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방통위와 공정위가 각각 자율 규제법과 온플법을 발의한 후 국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율 규제안은 범정부부처가 참여해 만든 안”이라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되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20 17:33

  • "레시피 알려줘" 하니 쇼핑까지 주르륵…네이버 AI검색 '큐:' 써봤다 [팩플]

    "레시피 알려줘" 하니 쇼핑까지 주르륵…네이버 AI검색 '큐:' 써봤다 [팩플]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큐.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20일 내놨다. 베타 테스트로 사용자 피드백을 받은 후 11월부턴 기존 통합 검색에 큐:를 적용한다. 글로벌 검색 시장 1위 구글이 생성 AI를 무기로 국내 검색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국내 검색 1위 네이버가 큐:를 통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큐:가 뭐야?   큐:는 지난달 24일 네이버가 공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검색이다. 말하듯 자연어 문장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답을 찾아준다. 현재는 이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 후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까지 수차례 검색과 클릭을 반복해야 한다. 큐:는 출처 없이 검색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챗GPT와 달리, 정보의 출처까지 밝힌다. 예를 들어, ‘추석에 만들 호박전 레시피 알려줘. 필요한 재료도 함께 사고 싶어’라고 큐:에 입력하면, 요리법과 함께 현재 구매 가능한 재료 목록도 함께 나온다. 추가 탐색을 할 수도 있다. 답변 내 ‘더보기’를 클릭하면 통합검색 결과로 연동돼 추가 콘텐트를 볼 수 있고, 이어지는 ‘후속 질문’도 할 수 있다.    ━  클로바X와 달라?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다른 서비스인 ‘클로바X’와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X는 문서 작성·창작 등에 특화돼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반면 큐:는 쇼핑·여행 등 기존의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해 포털 검색의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콘퍼런스에서 “너무 많은 선택지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과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런 경험과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 검색 공룡의 수성전: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57.40%. 지난해까지 점유율 60%대였으나 올해 50%대로 내려 앉았다. 그 사이 구글의 점유율은 20%대에서 32%까지 올랐다. 구글도 AI 챗봇 ‘바드’를 확장하며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만큼, 네이버의 전략이 구글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 네이버 생태계 효과는?: 네이버는 큐:에 쇼핑, 페이, 플레이스 등 기존 네이버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연계했다. 레시피를 검색하면 ‘네이버 장보기’가 연결되고, ‘추석 선물하기 좋은 한우세트 추천해줘’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네이버 쇼핑’으로 이어진다. 큐:가 다른 네이버 서비스로 이용자를 얼마나 유입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네이버 생성AI 검색 서비스 큐. 빨간색 박스 안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베타 테스트에 참가해 큐:를 이용해볼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이날 오전 10시부터 네이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기존 검색창 옆에 ‘큐:’ 버튼이 생겼다. 여기에서 네이버 아이디로 베타 테스트 참여 신청 후 승인을 받아야 큐:를 써볼 수 있다. 현재는 PC에서만 가능하고, 모바일 네이버에선 안 된다.     직접 사용해보니, 레시피 검색이나 쇼핑 등 생활에 밀접한 질문에는 곧잘 대답했다. 다만 ‘된장찌개 레시피와 요리 영상을 보여달라’는 질문에는 레시피와 식재료 쇼핑 목록까지만 제시할 뿐, 관련 영상은 보여주지 않았다. 또 ‘네이버 주가와 관련한 최신 기사를 보여줘’라는 질문에는 생성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 관련한 답변을 내놨다. 직전 질문에서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물어 오류가 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할루시네이션 등 서비스 품질 개선과 기능 고도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큐:가 네이버 주가 질문에 답변한 내용. 직전 검색 내용인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답하는 오류가 있었다. 사진 네이버 큐: 캡처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팩플] 韓사투리 강하지만 수학엔 오답…클로바X, 11월 기능 고도화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9.20 16:15

  • “바드, 파리 항공편 찾고 맛집도 알려줘” 'AI 비서' 경쟁에 불붙이는 구글 [팩플]

    “바드, 파리 항공편 찾고 맛집도 알려줘” 'AI 비서' 경쟁에 불붙이는 구글 [팩플]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가 한 단계 더 진화한다. 묻는 질문에만 답하는 게 아니라, 일정에 맞는 항공·숙박 예약 정보를 제안하고, 필요할 법한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는 등 ‘AI 개인 비서’에 가까워진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전쟁이 기술 개발에서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시 샤오 구글 어시스턴트 부문 부사장이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에서 인공지능 챗봇 바드의 한국어 지원을 소개하고 있다. 바드에는 코딩도 가능하고, 수학문제도 풀 수 있는 새로운 대형 언어모델 이 적용됐다. 김인경 기자  ━  무슨 일이야   구글은 19일 바드의 ‘확장’ 등 새로운 기능을 대거 출시했다. 확장은 바드가 구글 맵, 유튜브, 쇼핑, 항공, 숙박 등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정보와 연동해 답하는 기능이다. 영어를 시작으로 추후 한국어 지원도 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바드에 “파리행 항공편을 찾아줘”라고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예약 가능한 항공편이 나열되는 식이다. 바드는 사용자가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드라이브에 저장해둔 정보와 인터넷 상의 실시간 정보도 답변에 활용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동시에 쓸 수도 있다. 가령 바드에 “내 ‘서울 맛집’ 문서에 있는 장소들을 구글 지도에서 보여줘”라고 입력하면 바드가 구글 문서와 구글 지도를 결합한 화면을 보여주는 식이다.   구글의 확장 기능은 인공지능(AI) 챗봇 바드가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실시간 정보와 연동해 답변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해당 날짜의 피닉스행 항공편과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호텔을 알려줘”라는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자 바드가 예약 가능한 항공편 리스트를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구글.  ━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일상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오픈AI가 ‘챗GPT’에 플러그인(외부 기능 추가)을 통해 익스피디아(호텔‧항공권 예약), 클라나 쇼핑(쇼핑) 등을 연결해 소비자의 체감 AI 서비스를 늘렸듯, 구글도 유튜브·구글 드라이브 등 보유한 기존 서비스에 바드를 붙여 바드 생태계를 넓혔다. AI가 사전에 LLM으로 학습한 정보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구글 바드는 사용자의 개인 클라우드도 활용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 네이버도 지난달AI 챗봇 ‘클로바X’을 발표하면서 네이버의 기존 서비스를 연결하는 ‘스킬’ 기능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이 기능을 적용하면 클로바X가 네이버 쇼핑‧여행 서비스와 연동해 장소 예약이나 상품 구매를 도와준다.   김영옥 기자    ━  나랑 무슨 상관인데   구글 사용자라면 AI 챗봇 따로, 검색 따로, 내 문서 정보에서 따로 헤맬 것 없이 바드로 한 번에 답을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앱과 웹을 탐색할 피로를 줄이고 필요한 기능만 AI 비서가 찾아주는 것이다. 다만 검색으로 일일이 찾던 게 익숙한 사용자들이 이런 서비스에 실제로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픈AI가 지난 5월 챗GPT 플러그인을 내놨지만, 이용자 수는 6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행태 정보가 들어간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구글 문서 등 클라우드에 있는 정보가 바드에 쓰이면, AI 학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구글 측은 “개인 클라우드의 데이터는 바드 모델을 학습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며 “클라우드 데이터 활용 기능을 원치 않으면 사용자가 비활성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다른 기능도 있나   ① 더블체크: 이번 구글 업데이트에서는 바드의 대답을 이용자가 구글 검색으로 즉시 검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바드 답변 아래에 있는 ‘G’ 버튼을 누르면 바드가 생성한 대답이 구글 검색 결과와 비교할 수 있다.   ② 대화 공유: 다른 사람이 바드와 먼저 나눈 대화를 공유 받고, 후속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도 있다. 아마르 수브라만야 구글 바드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지난 15일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화가 중단했던 부분에서 시작해서, 그 주제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하거나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위한 출발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LLM 기반의 서비스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백화점에 좋은 점포가 많아야 손님이 많아지듯이, AI에 다양하고 양질의 앱이 붙어 있느냐가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I 자체의 기술력은 물론 문화에 대한 맥락, 이용자 개인에 대한 이해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다양성 등이 AI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더 알면 좋은 것   구글과 오픈AI의 LLM 고도화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일부 기업에 멀티모달 모델 ‘제미니’의 초기 버전을 제공하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멀티모달 모델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구글은 제미니를 오픈AI의 GPT-4의 대항마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새로운 멀티모달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GPT-비전’으로 알려진 이미지 인식 기능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코드명 ‘고비’로 불리는 또다른 멀티모달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9.19 19:00

  • [단독] 배민 김봉진 또 창업한다 "알찬 중소기업 여러개 만들 것"

    [단독] 배민 김봉진 또 창업한다 "알찬 중소기업 여러개 만들 것"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가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관련 창업팀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한 회사도 설립했다. 이름은 그란데클립. 일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제품화하는 회사다. 김 창업자는 지난 16일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창업 소식을 공개했다.      ━  무슨 일이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지난 16일 서울시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현대카드 김봉진 창업자는 이날 서울시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의 토크쇼에서 ‘그란데클립’(grandeclip) 창업 사실을 공개 석상에서 처음 밝혔다. 김 창업자는 “일단 모여서 리서치(연구)를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처럼 큰 사업보다는 알찬 중소기업 여러 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토크쇼는 현대카드 문화 행사인 ‘다빈치 모텔’의 둘째 날 일정으로 ‘브랜딩하는 CEO VS 경영하는 디자이너’란 주제로 진행됐다.     ━  이게 왜 중요해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쓴 김봉진의 연쇄 창업으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선 상징적인 행보다. 김 창업자는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지난 2020년 12월 글로벌 배달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DH)에 4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4조8000억원)에 매각했다. 한국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 창업자가 글로벌 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첫 사례였다. 김 창업자는 지난 2월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7월엔 우아DH아시아 의장직도 사임하며 새 출발을 예고했다. 회사를 완전히 떠나겠다고 선언한 7월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며 디자인 분야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그란데클립, 어떤 회사야   그란데클립 홈페이지 캡쳐 이날 김 창업자는 “회사를 작게 하나 만들어 제 통장에서 월급을 주고 있다. 그란데클립이란 이름의 회사”라며 “작은 클립을 크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뭘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일한 친구들과 다시 모여 리서치를 하고 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투자 관련 이들이다. 배민처럼 큰 사업보다 알찬 중소기업을 여러 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안 가냐”고 묻자 김 창업자는 “싱가포르에도 팀이 있다. 한국팀과 싱가포르팀이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새로운 회사의 수익모델을 묻자 김 창업자는 “1년 정도 리서치를 할 생각이다. 브랜딩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많다”고 했다. 그란데클립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를 모토로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있고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모인 팀”이다. 홈페이지에는 “그란데클립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아이디어들을 실험하고 제품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소개돼 있다.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와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진행할 프로덕트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획자 등을 뽑는다는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다.    ━  정태영·김봉진은 무슨 얘기 나눴나     정 부회장과 김 창업자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해 대담했다. 정 부회장이 “주변에 브랜딩과 마케팅을 배우고 싶다는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냐”고 묻자 김 창업자는 “브랜딩은 철학을, 마케팅은 전략을 붙인다는 점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철학은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바라보는 것으로, 브랜드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라면서 “반대로 마케팅은 전략이고 전쟁이다. 전략은 상대방을 속이는 기술로, 마케팅은 상대방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사진 현대카드 두 사람은 ‘서체 마케팅’에 대한 상반된 의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배민은 글씨체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지만, 현대카드는 서체 배포에 부정적이다. 김 창업자가 “(기업 서체를) 카피하는 이들이 많다는 건 성공의 척도”라고 말하자 정 부회장은 “배민은 구글스러운 접근이고 나는 애플스러운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모바일 기반 온라인 플랫폼을 만든 김봉진 전 의장이 연쇄 창업자로 나서는 건 창업 생태계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아시아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후배 창업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흙수저 창업신화 13년…김봉진, 배민 이어 DH도 떠난다 [팩플] 김봉진 물러난다…'배민 창업' 12년 만에 대표직 사임 [팩플] 배민다움은 한마디로 ‘이·따·떠’…“연봉·근무환경 자신있다”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⑤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9 05:00

  • 中알리페이, 토스페이먼츠 2대 주주됐다…토스 해외결제 탄력 [팩플]

    中알리페이, 토스페이먼츠 2대 주주됐다…토스 해외결제 탄력 [팩플]

    토스 사무실 금융 플랫폼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 그룹과 손잡았다. 간편결제 ‘알리페이’로 유명한 앤트 그룹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을 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회사 토스페이먼츠에 1000억원대 지분 투자를 하면서다. 향후 토스페이먼츠의 해외 결제 서비스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무슨 일이야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앤트 그룹은 토스페이먼츠에 대한 1000억원대 투자로 이 회사 2대 주주에 올랐다. 토스페이먼츠 이사회 이사 5명 중 2명이 앤트 그룹 측의 인사로 선임됐다. 토스 관계자는 “정확한 지분투자 규모 등의 세부사항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PG 사업은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쇼핑몰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계산대’ 같은 결제 도구를 제공한다. 토스는 2019년 말 LG유플러스의 PG 사업부를 인수해 이듬해 토스페이먼츠를 설립했다. 최근엔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앤트 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이 토스페이먼츠의 해외 사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앤트 그룹의 알리페이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12억명의 가입자, 200개국 이상에 결제 망을 보유했다. 앤트 그룹과 협력한다면 향후 토스페이먼츠도 앤트 그룹이 보유한 해외 가맹점과 온라인 결제 등의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쓰는 ‘해외직구’ 이용자를 토스의 다양한 결제·금융 서비스로 끌어오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익명을 원한 대형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해외 결제 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해서 토스페이먼츠의 수수료 수익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은 낮지만, 이용자를 모아 플랫폼 내 다른 금융 서비스로 매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스페이먼츠는 지난해 8월 글로벌 핀테크 피델리티내셔널서비스(FIS)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FIS가 보유한 핀테크 솔루션 ‘월드페이’ 가맹점에 토스페이먼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국 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에게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앤트 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12억명의 가입자, 200개국 이상에 결제 망을 보유했다. 연합뉴스=신화통신  ━  관전 포인트는   ◦ 토스 실적 개선 효과 : 앤트 그룹과의 협력으로 토스페이먼츠의 매출 등의 재무 지표가 좋아지면, 올해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는 모회사 토스의 재무상황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 4월초 공시한 지난해 토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연결 매출 1조 1888억원, 영업손실 2472억원을 기록했다. 토스 매출 중 60% 이상은 PG 사업을 하는 토스페이먼츠(7362억원·영업수익 기준)에서 나왔다. 토스페이먼츠의 국내외 가맹점과 거래액이 늘어날 수록, 토스의 재무 개선 효과도 커지는 구조다.    ◦ 앤트 그룹의 전략적 투자 : 앤트 그룹은 이미 카카오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6월말 기준 앤트그룹의 지분은 34.33%. 지분 투자를 통해 관계를 다진 양사는 협력을 통해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의 해외 가맹점을 빠르게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알리페이의 중국 내 소매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의 해외 현지에서 간편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해외 결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 해외 결제액은 직전 분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결제액은 비공개).   ◦ 해외 진출 경쟁 :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 진출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페이는 지난 7일 글로벌 결제사업자인 유니온페이, BC카드와 협약을 맺고 중국과 일본 내 유니온페이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앱을 통한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09.18 19:03

  • 글로벌 압박 끝에 넷플릭스, 망사용료 냈나…SK텔레콤과 전격 합의 [팩플]

    글로벌 압박 끝에 넷플릭스, 망사용료 냈나…SK텔레콤과 전격 합의 [팩플]

    지난 2021년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향하는 SK브로드밴드 측 소송인단. 사진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사용료 관련 쌍방간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2020년 4월 넷플릭스의 소 제기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인터넷 망을 구축한 통신사와 이를 이용하는 콘텐트 사업자(CP) 간 이용대가 논란은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고민 중인 공통 과제다. 이번 합의가 구글 등 빅테크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는 18일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코리아에서 고객 편의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모든 분쟁을 종결한다. 양사가 상호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것.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최환석 경영전략담당은 “고객들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호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지난 6월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책임자(CEO)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은 글로벌 통신업계도 관심있게 지켜본 사안이다. 국내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할 경우,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트 사업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앞서 법원은 지난 2021년 6월 1심에서 넷플릭스에 ‘망사용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베트남 등은 구글, 넷플릭스 등 콘텐트 사업자가 망 투자에 기여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간 소송은 망 구축·유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서 글로벌 콘텐트 사업자의 책임을 환기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합의 배경은   두 회사 모두 3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에 피로감이 커졌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장기간 소송에 대응하며 회사 역량을 소모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왔다고 한다. 인터넷(IP)TV에서는 넷플릭스를 서비스하지 않다보니 KT·LG유플러스와의 경쟁에서 불리했기 때문.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1심에 이어 2·3심에서도 패소해 판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에 상응하는 비용을 SK브로드밴드에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 넷플릭스는 버라이즌, AT&T 등 미국·유럽 일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와 별개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개발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 기술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OCA는 인터넷 대역폭과 사용 기기에 따라 데이터를 압축 전송해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넷플릭스는 OCA 기술을 적용하면 영상 전송에 따른 통신망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  뭐가 달라지나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SK텔레콤까지 넷플릭스의 결합 상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SK브로드밴드의 IPTV, SK텔레콤의 요금제뿐 아니라 구독상품인 ‘T우주’에도 넷플릭스가 포함된다.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을 예정. 상품 구성 외에 기술 개발에도 협력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축적한 대화형 사용자 경험(UX),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넷플릭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부문 부사장은 “더욱 많은 한국 회원들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망 이용=유료’ 정착될까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통신업계의 시선은 구글을 향하는 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약 30%)이다. 구글의 트래픽 점유율은 2위인 넷플릭스(약 10%)의 3배에 이른다. 현재 국회에는 망 이용대가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콘텐트 사업자는 이미 통신사들에 망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해외 빅테크를 겨냥한 법안이다. 내달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 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환영한다”며 “미국, EU 등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제도 정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살피겠다”고 말했다.    ━  해외는 어때   글로벌 통신업계 역시 대형 콘텐트 사업자를 상대로 망 이용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망은 구축 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하므로 이를 통해 수익을 내는 콘텐트 사업자들도 관련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 리사 퍼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을 소수 빅테크가 차지하고 있다”며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적정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콘텐트 사업자들이 망에 투자하는 통신사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빅테크가 가진 시장 영향력이 크다보니 이용대가를 받아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망사용료 법제화를 통해 빅테크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18 17:18

  • 뜻밖 인종차별·표절 논란...美상장 앞 '참교육' 당한 네이버웹툰 [팩플]

    뜻밖 인종차별·표절 논란...美상장 앞 '참교육' 당한 네이버웹툰 [팩플]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은 국내에서 연재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 네이버웹툰 캡처 내년 미국 증시 상장(기업공개·IPO)을 준비 중인 네이버웹툰이 콘텐트 내 인종차별적인 표현과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웹툰은 논란 이후 즉시 해당 웹툰의 게재를 중단했지만 글로벌 콘텐트 플랫폼에 걸맞은 관리 능력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서비스 중이던 웹툰 ‘참교육’(영어명 Get Schooled)의 모든 회차를 지난 15일 삭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1일 국내에 공개된 이 웹툰의 최신 회차(125회)에서 인종차별적 표현과 흑인을 비하하는 영어 단어가 나와 영어권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웹툰이 극도로 인종차별적”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이버는 한국 독자 대상으로 서비스한 125화도 삭제하고 국내에서도 장기 휴재에 들어갔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에 나온 장면을 비판하는 SNS 게시물. X(구 트위터) 캡처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웹툰은 '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선두주자다. 2014년 북미 영어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고 현재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권에 서비스 중이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억 8000만 명. 국내 웹툰 시장에서 검증된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초기 독자를 플랫폼에 모으고, 각 언어권의 지역 작가를 키워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에 영어권 독자들에게 특히 더 민감할 수 있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그대로 담은 한국 웹툰이 공개되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 입장에선 돌발 변수가 불거진 셈이다.    ━  네이버웹툰의 해명은   웹툰 참교육은 2020년 11월 네이버웹툰 연재를 시작해 장기간 국내 월요웹툰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교권 붕괴의 심각성을 느낀 교육부가 교권보호국을 설립해 문제 학교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논란이 된 참교육의 해당 회차는 국내에서 미리보기(유료)를 통해 지난 11일 공개됐다. 영어 번역이나 현지 독자에 맞는 내용 보완 등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해 북미 플랫폼에도 두 달 뒤쯤 공개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를 한국에서 미리보기한 이들이 불법으로 화면을 캡처해 영어로 내용을 번역한 후 SNS상에 유통하면서 불거졌다. 정식 현지화 이전 불법 유통된 번역본이 원작의 흑인 비하 욕설을 여과 없이 노출해 논란이 커진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웹툰의 책임이 무겁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서비스 단계부터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게 문제를 키웠다는 것. 웹툰 공개 전 사전 검수(모니터링)에서 해당 내용을 잡아내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해당 웹툰 댓글에 “한국에 사는 흑인 혼혈 아이들이 상처받을거라 생각 안하냐” “이런 부끄러운 작품을 왜 북미에 수출한 거냐” 등 비판이 나왔다. 네이버웹툰 측은 “현재 작품을 번역할 때 해당 언어 사용 국가의 정서를 고려해 현지화(로컬라이즈)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보완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웹툰 작가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는 SNS 계정에 “한국 다문화, 이민 가정이 직면한 차별을 밝히고 해결하는 내용을 다루는 과정에서 더 크고 보편적인 차별의 범위를 간과했다”며 “동질적 사회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인종차별에 대해 무지한 탓에 해로운 표현을 쓰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참교육은 다음 달 17일부터 미국에서 출판 만화로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일본작품 표절 논란도   최근 네이버웹툰의 일부 작품은 표절 논란으로 잇달아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 15일엔 일요웹툰 ‘고백 취소도 되나?’의 연재가 중단했다. 해당 웹툰의 대사 등이 일본 만화 ‘네 곁의 나’와 유사해서다. 지난 7일에는 금요웹툰 ‘여자를 사귀고 싶다’도 서비스를 중지했다. 역시 일본 만화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와 유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2건이나 일본만화 표절 논란으로 서비스 중단 절차를 밟았다.      ━  상장 앞둔 네이버웹툰, 준비는?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네이버 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은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의 미국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내년 중에 상장할 수 있게 준비는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T 업계 안팎에선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 수준에 맞는 콘텐트 관리 능력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종차별, 표절 등의 논란을 사전에 잡아내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 웹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엔 다양한 국가 이용자가 많은 만큼 사전 검수 과정에도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며 “팬덤 비즈니스인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9씹 1읽씹’ 당한 김준구…美웹툰 뚫은 ‘첨부파일 1개’ 악플도 2000만 대박도 터졌다…네이버웹툰·AI ‘사랑과 전쟁’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18 05:00

  • 이통3사 만난 이동관 "단말기 값·통신료 체계 전면 재검토" [팩플]

    이통3사 만난 이동관 "단말기 값·통신료 체계 전면 재검토" [팩플]

    “단말기 가격, 통신 요금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했으면 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15일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계 통신비를 고물가 주범으로 보고 통신 요금 인하에 집중한 정부가 해마다 급증하는 단말기 가격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이동통신 3사 대표이사와 첫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이 위원장,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이 위원장 취임 이후 첫 회동으로, 향후 통신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 위원장은 통신 3사 대표들에게 고통 분담과 상생, 이용자 불편 해소를 강조하며 가계 통신비 인하, 알뜰폰 등과의 상생, 불법 스팸 근절을 위한 노력 등을 주문했다.    ━  무슨 얘기 오갔나   ◦ 가계통신비 인하: 이 위원장은 “국민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요금 인하 필요성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통신사들은 5G 중간요금제, 청년·시니어 요금제 등을 출시하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응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서민들 입장에서는 높은 가계 통신비가 부담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지적도 있다”면서 “고가 요금제·고가 단말기 위주 판매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통신비가 국제적 수준에 비춰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 인프라 투자 여력 확보와 가계 통신비 부담 사이 균형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통신 요금 인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통위와 통신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이동통신 3사 대표이사와 첫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단말기 가격 부담: 통신업계는 “정부 정책으로 통신 요금은 인상 폭이 제한되고 있지만, 단말기 가격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며 단말기와 통신서비스 요금 간 분리 고지, 단말 가격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날 이 위원장은 고가 요금제뿐만 아니라 고가 단말기 위주의 판매 정책도 꼬집었다. “단말기 가격과 통신서비스 요금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국민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주문한 것. 지난달 18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이 위원장이 “스마트폰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며.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관련 법 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불법 스팸 문제: 불법 스팸과 보이스 피싱 차단을 위해 앞장서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팸 문자·메신저를 통한 스미싱 피해 규모는 2019년 200억원, 2020년 587억원, 2021년 1265억원으로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통신사가 연간 수천억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스팸 문자 차단 노력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불법 스팸 발송자가 개통할 수 있는 전화 회선 수를 제한하고 블랙리스트 사업자를 차단하는 등 사전적인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해 스팸 필터링 기술을 혁신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월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매장에 통신 3사의 로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 공정위 조사: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 3사가 휴대폰 판매 장려금을 30만원 이하로 유지하려 한 담합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할 경우 불법 보조금으로 이용자를 차별할 수 있다는 방통위 판단을 고려해 30만원을 판매 장려금 가이드라인으로 운영해왔다”며 방통위와 공정위의 정책이 상호 모순이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가 방통위의 차별 금지 목적에 반한다는 사업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정책 혼선이 없도록 방통위도 관계 부처와 면밀히 협의하겠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고, 14일에 공정위에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선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유료 방송에 통신사가 지급하는 콘텐트 사용료(재송신료) 문제도 다뤄졌다. 현재 통신사 IPTV와 케이블TV 같은 유료 방송은 방송사가 만든 뉴스, 드라마, 예능 등 콘텐트를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이들 가입자 1명당 일정 수준의 콘텐츠 사용료(재송신료)를 방송사들에 지급하고 있다. 이때 지상파 방송사들이 받는 콘텐트 사용료가 종편보다 더 많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지상파와 종편의 콘텐트 사용료가 공정하게 지급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적절한 사용료 지급이 필요하며, 필요할 경우 방통위가 조정 및 중재 역할을 맡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  앞으로는     이 위원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통신 3사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국민, 다른 사회구성원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며, 생활 속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통신사뿐 아니라 플랫폼 업계와도 만나 방송, 통신, 인터넷 분야 이용자 보호와 공정 경쟁을 위한 정책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5 17:23

  • 카카오 이번엔 ‘코인 먹튀’ 논란...전현직 임원들 횡령 고발됐다 [팩플]

    카카오 이번엔 ‘코인 먹튀’ 논란...전현직 임원들 횡령 고발됐다 [팩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주요 전현직 임원들이 가상자산 ‘클레이’를 통한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됐다. 내달 국정감사를 앞둔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가 불고 있는 상황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무슨 일이야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13일 가상자산 클레이를 이용한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와 크러스트 유니버스(크러스트), 그라운드X, 클레이튼 재단 등 핵심 관계자들을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이 있는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김 창업자 등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단체 측은 클레이 상장 전 프라이빗 세일(비공개 사전 판매) 과정에서 횡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1500억~3000억원이 모집됐으나 관련 사업에 사용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카오 내부자들이 투자·보상·용역비 등 각종 명목으로 클레이를 나눠 가진 후 현금화한 의혹도 제기했다. 가상화폐를 현금화해 얻은 부당이익이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게 경제민주주의21의 주장이다.   클레이튼 재단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카카오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 대표가 13일 가상자산 클레이(KLAY) 관련 횡령·배임 부정거래 혐의로 카카오 김범수 전 의장 등을 고발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이게 왜 중요해   잇따른 논란에 카카오의 리더십이 계속 상처를 입고 있다. 고발 대상이 된 크러스트 관계자들은 카카오의 핵심 임원을 지낸 김범수 창업자의 복심으로 통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사업을 운영하던 크러스트의 초대 대표는 송지호 전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었다. 강준열 전 최고서비스책임자(CSO), 신정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정주환 전 카카오 부사장 등 ‘김범수 라인’이 크러스트를 이끌었다. 카카오는 이번 고발 사건 전에도 핵심 임원들이 도덕적 해이로 구설에 올라 문제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카카오의 최고재무책임자인 김모 부사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다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입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창업자를 조준하고 있다.    ━  클레이튼은 뭔데   클레이튼은 한때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 카카오표 블록체인 브랜드였다. 메인넷(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가상자산인 클레이를 발행하고,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김 창업자가 싱가포르를 오가며 블록체인 사업을 챙기고, 처음 클레이튼을 개발‧운영하던 자회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전 대표도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이튼을 성장시키려는 경영진들의 의지도 강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당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클레이튼은 올해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특화 블록체인으로 진화해 웹3.0 시대의 글로벌 톱티어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카카오 클레이튼은 투자 집행 실패, 자회사들의 불투명한 경영 등으로도 논란이 됐다. 클레이튼 성장펀드(KGF)가 투자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 ‘크로노스 다오’는 약 80억원의 예치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크러스트의 사내 벤처(CIC)로 시작해 분사한 ‘크래커랩스’는 자금세탁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클레이튼 운영도 안정적이지 못했다클레이튼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2019년부터 2년여 간 운영하다가, 크러스트로 사업이 이관됐다. 다시 지난 3월 카카오와 독립된 클레이튼 재단으로 사업이 넘어가면서 카카오와는 더 멀어졌다. 카카오 측은 “클레이튼에서 손을 뗐다"는 입장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클레이튼 사업이 카카오와 분리되자 클레이튼 생태계 참여자와 클레이 코인 구매자들 사이에선 “무책임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카카오 브랜드를 믿고 클레이튼에 참여했는데, 카카오가 슬며시 손을 털었다는 것이다. 고발에 나선 경제민주주의21도 “클레이튼을 회생불가 상태로 만들어 놓고, 책임을 피하고자 클레이튼 재단으로 모든 업무를 이관했다”고 지적했다. 한때 5000원을 돌파했던 클레이의 시세는 13일 현재 160원대로 추락한 상황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미비한 운영 끝에 결국 카카오가 클레이튼에서 손을 뗀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는 아니다”면서도 “도덕적 문제와 별개로 법적으로 책임질 문제가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9.14 05:01

  • “마블 팬픽 쓰고 돈까지 번다” IP 권력자 방시혁 꽂힌 회사

    “마블 팬픽 쓰고 돈까지 번다” IP 권력자 방시혁 꽂힌 회사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IP 규칙을 새로 짜면 콘텐트 권력이 바뀐다제이슨 자오 스토리 프로토콜 공동창업자   ‘덕후’의 해피 엔딩은 ‘성덕’(성공한 덕후)이다. 좋아하는 가수·배우를 위해 만든 글·그림 등의 팬아트를 아티스트가 ‘잘 봤다’고 언급해 준다면 그날은 이른바 ‘덕후의 계 탄 날’이다. 물론 대다수의 덕후는 ‘현타’의 새드 엔딩을 맞는다. 닿지도 않을 곳에 왜 시간과 정성, 창의성까지 쏟아부었나 하는 ‘현실 자각’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쓴 팬픽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채택되고, 내가 만들어낸 조연이 히어로 영화 후속편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게다가 이 모든 창작 활동이 ‘팬심으로 한 봉사’에 그치지 않고 수익으로도 돌아온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이걸 실현하겠다며 나온 스타트업에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사인 안드리센호로위츠(a16z)가 700억원을 꽂았고, 삼성전자·해시드, 방시혁·김창한 등도 투자자로 나섰다. 26세에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31세에 엑싯(카카오가 5000억원에 인수)한 이승윤(33) 대표가 구글 딥마인드·아마존 출신들과 창업한 1년 차 스타트업, 스토리 프로토콜(Story Protocol)이다.   지난 5일 서울 중구에서 제이슨 자오 스토리프로토콜 공동창업자 겸 프로토콜 총괄을 만났다. 그는 “인터넷에서 창작물이 퍼지는 속도는 빠르지만 창작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속도는 느린데, 생성AI로 이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지금 같은 방어적인 지식재산권(IP) 구조가 아니라 인터넷의 힘을 활용하는 IP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호정 디자이너, 사진 우상조 기자    ━  ‘IP 장터’가 아닌, ‘IP 규칙’을 만든다   스토리 ‘플랫폼’이 아니라 스토리 ‘프로토콜’이다. 무슨 차이인가?   “우리가 만드는 건 개별 플랫폼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작동하며 플랫폼끼리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지메일(gmail)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hotmail)은 동일한 e메일 전송 프로토콜을 사용하기에 지메일에서 핫메일로 메일을 보낼 수 있다. 스토리 프로토콜은 서로 다른 플랫폼의 서로 다른 IP들이 원활한 방식으로 오갈 수 있게 하는 표준, 혹은 인프라가 되려 한다.”   소니뮤직같이 콘텐트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로 자사 IP를 관리하는 사례가 이미 있다. 스토리 프로토콜은 뭐가 다른가?   “블록체인으로 IP 관리를 더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되려고 한다. 개별 기업은 기술을 고민할 필요 없이 최고의 콘텐트만 고민하면 된다. 라이선스 관리 방법이나 프로세스는 우리가 처리하겠다.”   스토리 프로토콜을 적용하면 기업은 자체 메인넷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우리는 IP들을 원활하게 블록체인상에 올릴 수 있도록(on-chain) 데이터 구조와 표준을 구축한다. IP가 블록체인에 올라가면 모든 플랫폼에 통용되는 IP 저장소의 일부가 되며 라이선싱, 수익 공유, 모금 등 모든 접근이 블록체인으로 이뤄진다.”   그 기술로 콘텐트 시장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첫째는 기존 콘텐트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유튜브나 왓패드처럼 콘텐트가 대량 생산되는 플랫폼의 뒷단에서 스토리 프로토콜이 작동하면 사람들이 자기 작품에 대한 소유권을 더 확실히 행사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우리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발자나 창업자들이 새로운 콘텐트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어떤 이가 그 생태계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나?   “할리우드의 신예 크리에이터들, 주류 미디어, 생성 AI를 사용하는 기업들과 대화하고 있다. 현재 AI로 생성된 콘텐트가 폭증하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보상도 지불하지 않고 인간 창작자의 IP를 사용하고 있어 큰 문제다. 이런 생성AI 사례에 대해 요즘 많은 파트너와 논의 중이다.” 박경민 기자    ━  ‘물 새는 양동이’를 바꿔라   스토리 프로토콜은 회사 소개에서 현재의 IP 관리 시스템을 인터넷상의 콘텐트와 그 가치를  제대로 담아낼 수 없는 ‘물 새는 양동이(leaky bucket)라고 표현했다. 자오 COO는 “인터넷에서 공동 창작이 빠르게 일어나지만, 참여자 중 누구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해법으로는 ‘스토리 콘텐트의 복잡성을 반영하는 IP 구조’를 제시했다. “스토리를 캐릭터∙관계∙스토리 라인 등으로 레고처럼 쪼개 각 저작권을 블록체인 시스템에 등록하고, 팬이나 2차 창작자들은 속편 등을 만들어 자신의 IP로 추가 등록할 수 있으며, 이걸로 상업적 창작물을 만들면 그 수익을 배분한다”는 것. 창작자는 자신의 ‘레고’를 활용하려는 사람과 만나 계약서를 쓸 필요 없이, 라이선스 조건만 투명하게 설정해 놓으면 된다.   그걸 어떻게 구현할 수 있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에 존재하는 일련의 표준 데이터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는 원자(atom)에 해당되고, 블록체인의 합성 가능성을 활용해 원자로부터 분자(2차 창작물)를 만들어 내고 이를 하나로 모아 관리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거다. 사람들은 프로토콜을 사용해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쉽게 캐릭터를 가져갈 수 있다. 이 작업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오픈소스와 비슷하다. 스토리 프로토콜이 IP를 위한 깃(Git)이 될 수 있다.”   *깃(Git) : 소스 코드 저장소 *깃허브(Github) : 깃을 쉽게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웹 호스팅 서비스   깃허브(Github)가 아닌 깃(Git)에 비유하는 이유는?   “깃과 깃허브의 측면이 모두 있다. IP에 대한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담은 글로벌 IP 저장소라는 점에선 깃과 같다. 특정인이 운영하지 않고 조작할 수도 없으므로 누구나 사용하되 신뢰할 수 있다. IP가 이 데이터 구조 안에 저장되면 그 위에 ‘개별 허가가 필요 없는 자동 라이선싱’ 같은 모듈(기능별 소형 묶음)을 만들 수 있다. 데이터 구조가 좋으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코드를 저장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깃 위에 깃허브가 구축되듯 IP 저장소 위에 모듈이 구축되는 거다.” 스토리프로토콜 창업자 제이슨 자오가 5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방대한 스토리는 엄청나게 많은 ‘레고’들로 구성된다. 그 모든 걸 스토리 프로토콜에 등록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작업일 텐데?   “창작자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지 R. R. 마틴이 ‘왕좌의 게임’을 온체인하고 싶다면 대너리스(주인공) 캐릭터 하나만 먼저 저장하고, 다른 캐릭터는 차차 추가할 수도 있다. 꼭 기존 IP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새로 만든 IP를 처음부터 블록체인에 올려 ‘인터넷 네이티브’ 방식으로 시작한다면 더 강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블 IP가 등록된다면, 팬이 ‘엔드 게임’의 새로운 결말을 써서 스토리 프로토콜에 등록하고, 마블이 그걸로 새 영화를 제작할 수도 있겠다. “현재는 팬픽션넷 같은 웹사이트에서 팬픽션을 써도 원작과는 상관없이 유통된다. 하지만 스토리 프로토콜에서는 팬픽을 원작 스토리의 일부로 채택할 수 있고, 추후 수익도 자동 배분된다. 개방과 참여가 가능한 인터넷의 구조를 IP 개발에도 반영하는 거다.”   창작자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창조되면 어떻게 하나. 예를 들어 다크 나이트가 트럼프 편에서 일한다든지 하는 정치적인 외전 말이다. “창작자들은 자기 IP를 얼마나 개방할지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 혐오 발언이나 음란물, 정치적 논평 등을 스토리 프로토콜에 계약 조건으로 반영할 수 있다. 우리는 블록체인으로 저작권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다. 기존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법이 좀 더 블록체인처럼 작동하게 하려는 거다.”    ━  IP와 플랫폼, 권력을 뒤집어라     콘텐트 산업은 필연적으로 팬덤과 함께 간다. 팬은 콘텐트 소비에 그치지 않고 홍보하고, 해석하고, 의미 부여를 하며 즐긴다. K팝 등은 아티스트를 물심양면 지원하는 두터운 팬층에 힘입어 성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익을 나눠 갖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가 아니다. 소수의 엔터 기획사가 다수의 팬에게 콘텐트를 설계⋅창작⋅배포하는 일대다의 콘텐트 지배구조(governance)다. 스토리 프로토콜의 설계는 이 구조를 건드린다.     이번 스토리 프로토콜 투자에는 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거나 있었던 창업자들이 개인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앨런 라우왓패드 창업자, 김창원 타파스 창업자, 정경인 블랙레이블(YG엔터테인먼트 관계사) 대표 등이다.   대형 스튜디오나 엔터 회사는 이미 다수의 인기 IP와 문화권력을 지녔다. 이들이 굳이 스토리 프로토콜의 방식을 채택할까? “그들은 우리를 통해 팬들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의 힘을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리포터를 좋아해 굿즈로 스카프를 만들던 사람이 저작권 침해로 문을 닫았다 치자. 그런데 사실 그런 팬아트가 해리포터 IP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니지 않나? 스토리 프로토콜을 통해 팬과 프랜차이즈의 관계를 ‘협력’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 열성 팬들에게 IP 개발에 참여할 기회와 실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그들은 더 열정적인 전파자가 될 뿐만 아니라 콘텐트에 창의성을 더해줄 거다. 회사와 프랜차이즈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생각해야 한다.”   엔터 산업과 게임 산업이 스토리 프로토콜과 연계될 거라고 보나?   “가까운 미래에 그럴 거다. 게임은 오래전부터 이런 트렌드로 움직였다. 커뮤니티 사람들이 추가한 기능(모드·MOD)이 인기를 얻거나 그 자체가 새 게임이 되는데, 리그오브레전드(LoL) 같은 인기 게임도 그 영향을 받았다.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는 이미 이용자들이 그 안에서 다양한 서버와 캐릭터를 창작하는 플랫폼이 됐다. 우리는 이런 창작활동을 강화하고 창작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려고 한다. ‘엄청난 팬이어서’라는 건 창작의 좋은 이유지만, 자신의 기여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건 또 다른 얘기다.”   *모드(MOD) : 수정(modification)의 줄임말로, 기존 게임의 등장 요소나 작동 방식을 게이머가 수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사들은 모드를 적극 활용해 신작 게임을 내놓기도 한다.   스토리프로토콜 창업자 제이슨 자오가 5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메타버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동기부여’가 빠져 있으니까. “지금은 ‘울타리 쳐진 메타버스’다.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애플의 메타버스가 나뉘어 있고 이를 넘나드는 소통은 불가능하다. 스토리 프로토콜은 창작자의 IP를 이 메타버스에서 다른 메타버스로 가져올 수 있게 하려 한다. IP의 소유자는 창작자이지 플랫폼이 아니니까. 모든 게임과 모든 메타버스가 동일한 인프라를 사용한다면 개인과 창작자들이 힘을 갖게 된다. 그게 우리의 비전이다.”   특정 플랫폼에 록인(lock-in)될 필요가 없다는 건가. “바로 그거다. 당신이 창작한 것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규칙을, 지금은 플랫폼이 정한다.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는 기반 인프라를 만들 거다.”   그런 인프라 구축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할까? “현재는 내부 버전을 몇몇 파트너와 시범 운영하고 있다. 프로토콜의 확장 가능성과 활용도를 확인하기 위해 2024년 상반기에 공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개발자, 개인 창작자도 테스트해 볼 수 있게 하겠다.”     그 다음 목표는?   “생태계 구축이다. 우리는 애플리케이션 만드는 사업자가 아니라 다른 기업가나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끔 하는 인프라 사업자다. 개발자에게 응용소프트웨어(API)와 개발도구(SDK)를 제공하는 것, 인센티브 설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  블록체인은 거들 뿐   지금 크립토는 겨울을 넘어 암흑기다. 코인 가격 하락 외에도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업계 전반의 신뢰 하락이라는 위기를 만났다. ‘탈중앙화’와 ‘참여’라는 웹3의 정신 자체는 알려지고 있지만 가장 성공한 웹3 플랫폼인 이더리움도 대중은 ‘암호화폐로 재산 증식하기’ 수준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현실이다. 스토리프로토콜 창업자 제이슨 자오가 5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웹3 위에 크리에이터 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이상이 왜 이제껏 성공적으로 구현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웹3는 성공하지 못했다기보다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 USD 코인 채택 같은 새로운 지불 방식의 측면에서 성공하기도 했고. 더 나은 블록체인 기술을 구축하면 적절한 응용프로그램과 용도가 마법같이 나타날 거라고 믿는 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존 엔터 사업의 작동 방식을 존중하면서 웹3를 도입하려 한다. 블록체인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게 될 때 블록체인은 주류로 받아들여질 거다.”   웹3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의심을 어떻게 극복할 텐가? “우리는 기능 중심이다. 현재 웹3의 많은 부분이 의도했든 아니든 토큰 가치와 가격 상승에 집중돼 있는데,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면은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많은 AI 개발자들이 AI 기반 영상 추천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와, AI 기술이다’라고 하지 않고 ‘다음 추천은 뭐지?’라고 할 뿐이다. 블록체인도 이래야 한다. 토큰의 가치보다 사용 사례에 집중하자는 게 우리의 핵심 신념이다.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의 작동 원리’를 이해시키려는 게 아니다.”      현재의 광고 기반 수익모델에서는 창작자들이 ‘바이럴’될 만한 콘텐트를 만들어야 돈을 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 구조를 바꾸면 콘텐트의 성격도 달라질까?   “공동창작과 협업이 늘고, 콘텐트 소비자와 창작자의 구분이 모호해질 거다. 다음 단계는 ‘칸막이 쳐진 IP(siloed IP)’에서 ‘연결된 IP(networked IP)’로의 전환이다. 창작자는 다른 창작자에게 자기 IP를 공개하고 라이선스를 부여해 경제적 이득을 얻을 뿐만 아니라 다른 창작자의 참여로 자기 IP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는 거다.”   AI는 콘텐트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터넷에서는 모든 사람이 창작자가 될 수 있는데, 생성 AI는 이 트렌드를 강화한다. 과거 팬픽션을 쓰던 사람들은 이제 생성 AI에 프롬프트(지시어) 입력만으로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고품질 콘텐트조차 제작 비용은 제로(0)에 수렴하는 거다. 이렇게 인터넷에 콘텐트는 풍부해지는데, AI가 누구의 IP를 사용했는지 추적이 안 되고 보상받을 길도 없다. 그저 찾아내서 (유튜브, 틱톡에서) 내리라고 할 뿐이지만, 그것도 점점 어려워질 거다. AI를 활용해 창작자가 자기 IP를 원하는 방식으로 컨트롤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IP의 전체 생명주기와 유통, 진화를 추적하고 IP 사용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투명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면 된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가수 드레이크와 위켄드의 목소리로 AI가 부른 노래가 틱톡에 퍼졌고, 드레이크의 요청으로 해당 콘텐트는 삭제됐다. 그런데 AI 리믹스 콘텐트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드레이크와 위켄드가 가져가도록 설계하면 어떨까. 많은 팬을 보유한 창작자는 혼자 할 때보다 더 많은 노래를 만들고, 자신을 네트워크로 확장할 수 있다. 즉, 인터넷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는 거다.”   콘텐트 산업에서 생성AI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한다는 건가.   “우리 앞엔 정반대의 두 길이 있다. 하나는 생성AI가 창작자의 자리를 빼앗는 것인데, 우리가 가려는 길이 아니다. 다른 하나는 생성 AI가 창작자의 IP를 확장하고 완전히 새로운 가치의 세계를 열어 주는 도구가 되는 거다. 이것은 강력한 비전이다.”    ━  새로운 세상의 ‘설계자’   자오 공동창업자는스탠퍼드대학에서 정치철학을 전공했고, 석사학위는 컴퓨터공학으로 받았다.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 대학 시절 인문·기술 잡지를 창간했는데, 유급 직원 30명까지 성장하니 글쓰기보다는 자금 조달이 중요해졌고 ‘창작자가 창작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공동창업자인 이승윤 대표도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 ‘바이라인’이라는 후원 기반의 탐사보도 매체를 운영하다 접은 경험이 있다. 둘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경제학을 만들고 싶다’며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했다가 카카오에 매각한 뒤 스토리 프로토콜을 창업한 이승윤 대표. 사진 스토리프로토콜   유명한 투자자가 많은데, 어떤 점이 그들을 매료시켰나?   “a16z가 좋은 투자자들을 많이 모아줬고, 우리 팀의 창업 경험에 높은 평가를 받은 점도 있다. 래디쉬 창업자 승윤 외에도 하모니의 부사장, 구글의 최초 웹3 특허 출원자 등이 모였다.”     요새 가장 주목받는 딥마인드를 그만두고 새 회사를 창업한 이유는?   “딥마인드에서 2년간 제품 관리자로 일했다. 매우 똑똑한 딥마인드 연구소의 박사들이 해낸 매우 추상적인 연구를, 소비자가 매우 구체적이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바꿔내는 일을 했다. 즐거웠고, 스토리 프로토콜의 본질과도 같다. 지금은 AI보다 초기 기술인 블록체인으로 그걸 하고 있다.   AI에서 크립토로 이동한 셈인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 연구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 즉 추상적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발전하는 일이 암호화폐에서 훨씬 빠르고 공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둘째로 크립토는 ‘정치적 거울’이라서 흥미롭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초기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원하는 자유주의자들이 시작했고, 업계에는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와 토큰을 플랫폼과 노동의 연계 수단으로 여기는 공동체주의자도, 암호화폐 글로벌 시장에 주목하는 순수 자본주의자도 있다. 전혀 다른 사람들이 제각각 ‘이 기술로 내 정치적 신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 철학적으로 흥미롭다.”   철학과 컴퓨터 과학의 조합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줬나?   “매우 드문 조합인데, 크립토 업계에 와 보니 이런 조합의 사람이 많더라. 크리스 딕슨(a16z크립토 투자 총괄)도 철학과 과학을 전공했다. 암호화폐는 첨단 기술인 동시에 비전을 공유하며 대규모로 사람을 조율하는 기술이다. 프로토콜 설계는 마치 국가의 헌법 설계와 같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니까. 프로토콜 설계는 더 빠르고 확장 가능한 것을 만드는 컴퓨터 과학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생태계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정치 철학이다.”  

    2023.09.13 16:34

  • [팩플] “AI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AI 일상화 계획’, 성공 조건은

    [팩플] “AI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AI 일상화 계획’, 성공 조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정부가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를 목표로 ‘전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과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후속 대책이다. 챗GPT발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 AI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취지다.    ━  무슨 일이야   윤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개발을 기념하고, 민관이 함께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는 복지·건강·교육·문화 등 국민 일상과 농어촌을 비롯한 산업 현장, 공공 서비스 등 정부 행정에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위해 90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네이버, LG AI연구원, 카카오, KT, SK텔레콤, 코난테크놀로지, 스캐터랩, 퓨리오사AI 는 산업계를 대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다짐하는 출정식도 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행사 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AI 기술·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혜택을 국민과 공유하며 AI 일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AI 윤리·신뢰성 강화,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규범과 질서를 주도해가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 앞서 국내 기업 부스를 방문해 초거대 AI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번 계획은 사회 각 분야의 AI 기본기를 다지고 국가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첫 단추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AI 시장 선점에 분주하자 정부도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초거대 AI 기업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초거대 AI는 전후방 산업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의 지원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계획 뜯어보니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① 일상 속 AI 접목: 정부는 독거노인, 보호아동,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AI 기기와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감염병 확산 예측 AI 모델, 공공병원 진료보조 AI 등 의료·복지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인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습 콘텐트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공공 어린이집에 AI 돌보미 로봇도 보급한다.   ② AI로 산업 대전환: 법률·의료 등 민간 전문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 응용 서비스도 개발한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AI 심리상담 서비스 등을 발굴할 예정. 농어민을 위한 AI 농작업 서비스, 소상공인용 서빙 로봇 등을 지원하고 제조·물류·철강·화학 등 산업별 AI 솔루션·플랫폼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③ 정부 행정에 AI 도입: 사건 신고, 재난 대응, 행정 문의 등 대국민 공공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활용한다. 지자체 CCTV를 AI 기반 관제로 전환하고 AI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는 것. 특허·통관·통계 등 행정 기관 내부 업무에도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④ AI 교육 강화: 국민들이 AI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AI 문해력과 윤리 교육도 병행한다. 초등·중학생의 정보(AI, 소프트웨어) 수업 시수를 늘리고 대학생과 고령층, 직장인 등 성인을 위한 AI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초거대 AI의 거짓 답변(할루시네이션), 편향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지켜야할 AI 윤리 표준지침도 만든다.    ━  거창한 계획, 성공하려면   전문가들은 AI 활성화 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여주기식 단기 대책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별 AI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 산업별 AI 융합 전문가를 육성해 장기적 관점에서 AI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초중고 교육 과정뿐 아니라 대학 전공과목과 공무원 선발 과정에도 AI 과목을 추가하는 등 AI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13 15:51

  • [단독] '택시대란' 없애려 요금 올렸더니, 기사·손님 다 내쫓았다 | 팩플

    [단독] '택시대란' 없애려 요금 올렸더니, 기사·손님 다 내쫓았다 | 팩플

    택시요금 심야할증 조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1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택시 승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해 심야 택시대란 대책의 하나로 급격하게 요금을 올리자, 택시 수요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수요를 억제해 대란을 해소하다보니 택시 업계도, 소비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사이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는 1억 5622만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억 6628만여건)보다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 달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 월별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9% 감소했고, 최근 5년간을 놓고봐도 2021년을 제외하고는 올해가 가장 적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  택시 떠난 승객은 어디로?     반면 지하철과 버스 승객은 크게 늘었다. 올 7월까지 서울시 지하철 이용건수는 15억 2870만 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 3430만여건) 대비 14% 증가했다. 시내버스 이용건수는 7억 6537만 여건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모빌리티 업계 안팎에선 급격한 요금 인상의 여파로 택시를 타던 승객들이 버스·지하철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심야시간 ‘택시대란’ 대책 일환으로 택시 요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심야 할증을 기존 자정보다 2시간 당긴 오후 10시부터 적용하고, 할증률도 20%에서 최대 40%로 조정했다. 올 2월부터는 기본요금을 1000원 인상하고 주행기본거리도 400m 줄였다. 잇따른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택시 대신 버스·지하철을 택하게 됐다는 것.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교통 요금은) 절묘하게 올려야 하는데 심야시간에 두 배 가까이 요금이 오르다보니 ‘택시를 타면 안되겠구나’ 하며 수요가 위축됐다”며 “요금은 올랐지만 요금 인상 효과는 보지 못해, 산업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정부와 서울시의 심야시간 택시 대란 해소 대책이 사실상 실패했다. 택시 대란 자체는 해소됐지만, 수요가 줄어서 해결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택시 부제 해소 등으로 심야시간대 택시 공급이 늘기도 했다. 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 택시를 안 타게 된 소비자들도 그만큼 많았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택시) 요금은 인상됐지만, 전체 이용 고객이 줄어 택시업계, 택시기사, 소비자 중 누구 하나 수혜자가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정부가 미시적 관점에서 땜질식 처방만 내놓지 말고, 시민 편익과 택시업계 안정을 위해 거시적 관점의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  플랫폼 직영택시도 휘청   서울시 택시 기사 수도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말 6만 9728명에서 지난 7월엔 6만 9266명으로 약 300명이 줄었다. 요금 인상으로 택시기사 처우를 개선하고 택시 공급을 늘리려 했던 정부 전략도 먹히지 않은 것이다. 인력 기반이 흔들리다 보니 모빌리티 플랫폼 택시 회사들도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 직영택시 회사인 진화택시, KM2의 휴업을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법인택시 업계의 기사 구인난과 택시 수요감소로 택시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경영난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고정비를 마련하기도 어렵다보니 손실 규모가 큰 두 곳을 일시 휴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플랫폼 가맹택시 2위였던 마카롱택시의 자회사인 마카롱T1과 마카롱T2는 지난 7월과 4월 각각 법원에서 파산 선고됐다.   김영희 디자이너  ━  소비자 편익은 어디로   심야택시난을 해결하려 했다면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정교하게 요금을 조정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요금을 내린 후 택시 승객이 늘어난 사례도 나온다. 대형택시 운영사인 타다는 지난달 탄력요금 할증률을 조정해 최대 5000원 가량 요금을 인하했다. 그러자 평일 및 주말 포함 시간당 평균 매출이 12.1% 증가했다. 또 주당 호출 이용자 수는 13% 늘었고 주당 이용자 재방문율도 17.2% 증가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 과도하게 요금을 올렸다”며 “택시 잡기가 수월해진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불편함, 상권과 소비심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올랐다. 서울역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에 붙은 요금인상 안내문. 연합뉴스 근본적으로 모빌리티 산업 자체를 육성하려는 정부 방침과 실제 정책 실행의 온도차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2020년 3월 여객자동차법 개정 후 모빌리티 산업을 타입1(택시 외 서비스), 타입2(가맹), 타입3(중개)으로 구분했다.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였던 타다 베이직을 금지하면서 타다와 같은 형태인 허가제 타입1을 그만큼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입1 서비스는 코액터스(100대), 레인포컴퍼니(220대), 파파모빌리티(현재 100대, 조건부로 연말까지 100대 증차) 등 3개사를 다 합쳐도 최대 520대에 불과하다. 25만대 가까운 택시의 경쟁자가 되기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모빌리티 회사 관계자는 “요금은 잔뜩 올렸는데 서비스는 크게 달라진게 없으니 요즘 택시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이라며 “그런 택시를 자극해 경쟁할 서비스도 없으니 정부가 의도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택시요금,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상승…택시·시외버스·시내버스 순 "기사님께 마음 전해요" 당연해질까…카카오T '택시 팁' 논란 [팩플] "회식 짧게 1차만, 이게 국룰"…'밤의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다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13 05:00

  • "통신비 인상 주범은 비싼 스마트폰…OTT 구독료도 한몫" [팩플]

    "통신비 인상 주범은 비싼 스마트폰…OTT 구독료도 한몫" [팩플]

    “가계 통신비 인상 주범은 통신 요금이 아니라, 고가의 스마트폰.” 12일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통신 요금은 인상 폭이 제한되고 있지만, 휴대폰 가격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  무슨 일이야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시민들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5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고물가 주범으로 가계 통신비를 지목한 뒤 통신사들은 5G 요금제 최저가 수준을 낮추고, 중간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는 등 정부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계 통신비 부담의 주 원인이 통신비보다는 고가 스마트폰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주문형 비디오(VOD) 이용료까지 통신 요금에 통합 청구되며, 소비자들의 체감 통신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5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통신 3사 대표이사들의 첫 회동에서 실효성 있는 가계 통신비 대책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  문제는 단말기 가격?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휴대폰 단말기 평균 가격은 약 87만3000원으로 9년 전인 2014년(약 62만원)보다 41% 증가했다. 박완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 단말기 할부신용보험 지급 건수와 보험금 지급금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동안 소비자의 단말기구매 비용은 연평균 4%씩 늘어,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1.62%) 보다 월등히 높다. 애플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할 아이폰15의 경우 국내 출시 가격은 기종에 따라 130만~26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작인 아이폰14의 최고가 모델의 출고가는 250만원 선이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통신요금 수준 바로알기: 현황과 제언' 토론회. 연합뉴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 통신 요금 수준 바로 알기’ 토론회(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 주최)에서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가계 통신비가 높다는 인식은 단말기 가격이 (통신비에)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통신 요금의 공정한 비교를 위해선 단말기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단말기 가격이 요금 상승률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있고, 업체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 “중고 단말기 시장도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스트림플레이션’도 영향     잇따라 오르고 있는 OTT 구독료도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스트리밍+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소비자 부담을 키운다. OTT 구독료는 통계청이 집계하는 가계 통신비 항목에 포함되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통신비로 인식하는 편이다. 국내에서 ‘가성비’ 좋은 OTT로 통하던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1월부터 기존 멤버십 가격(월9900원)에서 4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신 화질·동시 접속 기기 수가 제한된 하위 등급 멤버십을 추가한다.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스탠다드 요금제를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를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방통위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20년 66.3%에서 2022년 72%로 상승했다.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도 55.9%에 달한다. 이 가운데 통신사의 OTT 결합 상품을 이용하거나 통신사의 통합 요금 청구서를 통해 OTT 요금을 내는 소비자들이 OTT 구독료 인상을 통신비 부담으로 느낀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  그래서 통신업계 주장은?     통신사들은 통신 요금과 그외 부담액을 분리해 달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단말기 할부금이 통신비와 함께 청구되고, OTT 이용료 인상도 소비자들은 체감 통신비 인상으로 느낀다”며 “단말기 가격과 통신 요금의 분리, 단말기 가격 인상 문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계청의 분기별 통신서비스 지출 통계에 휴대전화 수리비가 포함되는데, 이를 통신 장비 지출로 분류해 공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단말기가 비싸질수록 수리비 부담도 커지니, 현재의 통계 분류 방식이 통신서비스 비용을 부풀린다는 이유에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앞으로는   오는 15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 3사 대표 간 첫 회동에서는 가계 통신비 인하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통신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을 분리하는 방법이나 단말기 가격 인상으로 인한 오해, 단통법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자급제 단말기 시장 활성화, 중저가폰 저변 확대 등 고가의 단말기 구매로 커진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3 05:00

  • [팩플] MS는 우회, 애플은 직격…미·중 갈등이 갈라놓는 빅테크 운명

    [팩플] MS는 우회, 애플은 직격…미·중 갈등이 갈라놓는 빅테크 운명

    애플 로고.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애플은 정통으로 맞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비켜 맞고.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중국의 갈등에 세계 시가총액 1, 2위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최근 2주간 중국 빅테크는 차례로 포효했다. 지난 7일 텐센트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훈위안’을 공개하고, 이미지 생성과 문구 작성 등 기업용 AI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에는 바이두와 센스타임, 바이트댄스가 각각 자사의 AI 챗봇인 ‘어니봇’, ‘센스챗’, ‘두오바오’를 일반에 공개했다. 텐센트와 바이두는 각각 자체 테스트 결과 자사의 AI가 미국 기업 오픈AI의 챗GPT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7일 중국 선전에서 ‘글로벌 디지털 에코시스템 서밋’을 열고,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 훈위안(Hunyuan)을 공개했다다우손 통 텐센트 수석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AI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화웨이는 5세대(G) 이동통신 칩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발표했는데, 이 기기는 중국 SMIC의 7나노미터(㎚) 칩을 탑재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장비를 중국 기업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했음에도 화웨이가 최신 칩을 갖춘 고성능 5G 스마트폰 출시에 성공해서다.      ━  직격타 맞은 애플, 끄떡없는 MS   중국이 최신 기술의 스마트폰과 AI 챗봇을 동시에 내놓자, 미국 빅테크 기업이 받는 영향은 주력 사업에 따라 나뉘었다.    초거대 AI 선두기업인 MS와 구글은 바이두·텐센트의·센스타임 등의 연이은 ‘대(對) 챗GPT 선전포고’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MS가 투자하고 오픈AI가 서비스하는 챗GPT는 중국에서 공식 출시하지 않았기에, 중국산 AI 챗봇이 나온다고 기존 시장을 잠식할 우려는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AI는 ‘언어·문화 국경’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블룸버그·AFP통신 등 외신이 테스트해 보니, 어니봇은 대만, 톈안먼 시위,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기 일쑤였다고. 지난달 15일 중국에서 발효된 ‘생성형 AI 산업 관리 임시규정’은 ‘중국에서 제공되는 AI 서비스는 중국의 사회주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중국의 가치·문화를 중점적으로 학습하다 보니,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는 셈.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로빈 리 바이두 CEO가 AI 챗봇 '어니봇'을 발표하고 있다. 바이두는 어니봇을 지난 8월 31일 일반 사용자에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반면, 애플은 중국에 직격타를 맞았다. 화웨이 프리미엄폰의 등장에 더해 지난주 중국 공산당이 공무원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애플 주가는 거래일 3일 만에 6% 하락했다. 애플은 최신 기종 아이폰15 시리즈를 오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할 전망인데, 애플 매출의 19%에 달하는 중국 시장을 화웨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애플의 중국 의존도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애플·중국의 상호 의존 관계가 어떻게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애플은 신작 아이폰15를 중국 외에 대만과 인도에서도 생산하며, 생산 기지를 분산하고 있다. 그러나 WSJ는 “애플의 ‘중국 뿌리내리기’는 팀 쿡 CEO의 정책이기에 수년 내 끊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쿡 CEO가 그간 중국 고위층을 정기적으로 만나온 만큼, 이번에도 중국 정부와 막후 소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화웨이가 공개한 최신형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중국 상하이 매장이 전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AI 기업 MS와 하드웨어 기업 애플의 몸값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플과 MS는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 2위 기업이다. 지난 6월 30일 애플이 전 세계 최초로 시총 3조 달러(약 3950조원)를 돌파(종가 기준)할 당시, 2위인 MS의 시총(2조5320억 달러)보다 몸값이 20% 높았다. 그러나 일련의 ‘차이나 효과’를 겪고 난 지난 8일 현재(종가 기준) 이 격차는 12%까지 좁혀졌다. 여차하면 1, 2위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   그동안 애플은 초거대 AI 개발에는 다소 미지근한 자세였으나, 최근 ‘진도 빼기’에 나섰다. 지난 6일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음성 비서 시리(Siri)를 대화형 AI로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하루 수백만 달러씩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이걸 알아야   미·중 양국은 서로 ‘이제껏 남의 자식 좋은 일 시켰다’라며 날을 세웠다. 지난 2월 조지타운대 기술정책그룹 CSET가 “최근 6년간 중국 AI 기업의 투자금 37%는 미국에서 댔다”라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자 미국 정·재계는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조지프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반도체∙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 자본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의원은 미 상무부에 “화웨이와 SMIC에 대한 미국의 모든 기술 수출을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불똥은 한국 기업에도 튈 수 있다.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D램이 포함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제재 이후로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美 화나게 한 中화웨이 폰에 '하이닉스 칩'…"거래 한 적 없다" 미국 '차이나 칩' 쇼크…"중국에 모든 기술 수출 중단해야" 안중근 의사가 '조선족'이라고?…中 최대 포털, 또 대놓고 역사왜곡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9.11 06:00

  • [팩플] KT, AI 스타트업에 200억원 투자…초거대 AI 생태계 확장

    [팩플] KT, AI 스타트업에 200억원 투자…초거대 AI 생태계 확장

    KT가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첫 번째 투자로 ‘초거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것. 네이버가 AI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공개하고, SK텔레콤이 ‘AI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 김영섭 대표와 '콴다’의 이용재 대표가 만나 AI 사업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KT는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 KT  ━  무슨 일이야   KT는 10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AI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 개발사인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순위인 ‘허깅페이스’의 리더보드 1위를 차지한 스타트업. 에듀테크 스타트업 콴다는 사진의 도표, 문자 등을 디지털로 바꾸는 광학문자인식(OCR)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활용한 문제 풀이 서비스와 비대면 과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국내 초거대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무슨 의미지     KT는 이르면 10월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예정. 이를 위해 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7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7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AI 인프라·솔루션 투자에 집중해왔다. 이번 투자는 AI 풀스택 중에서도 B2B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  협업 내용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AI 세션에 참여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KT는 업스테이지와 기업용 LLM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AI 분야 B2B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0개 국가에서 교육 분야 앱 1위를 차지한 콴다와는 교육 분야 특화 LLM 개발, 교육 플랫폼의 AI 확산 등 AI B2C 서비스 개발을 협력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KT와 협력해 세계 최고 성능의 LLM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용재 콴다 대표는 “교육 LLM 모델을 위한 특화 데이터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KT의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적인 교육 LLM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경쟁사들은 어때   규모와 기술로 대결하던 LLM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경쟁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통신업계에서는 AI 연합체를 통해 서비스 확대에 공들이는 중. SK텔레콤은 해외 통신기업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국내 11개 스타트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등 AI 동맹을 늘리고 있다. 또한 미국의 생성 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국내 AI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하고, 자사의 AI 서비스 ‘에이닷’과 LLM의 이들 기업의 LLM을 융합한 ‘멀티 LLM’ 전략을 발표하는 등 B2B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LLM 외에도 AI 반도체(사피온), 자율주행(팬텀AI), 협업툴(스윗) 분야에서 서비스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이치텔레콤의 조나단 에이브러햄슨(Jonathan Abrahamson) 프러덕트&디지털 최고 책임자, 이앤라이프(e& life)의 칼리파 알 샴시(Khalifa Al Shamsi) CEO, 싱텔의 아나 입(Anna Yip) 부대표, SKT 유영상 사장. 사진 SKT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클라우드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AI B2B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한다. 네이버는 여러 대기업과 협업 논의를 이어가며 B2B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다.    ━  앞으로는   KT의 AI B2B 서비스도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 LLM과 KT클라우드의 AI 연산 인프라를 수요 규모에 맞춰 탄력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 KT 관계자는 “공공과 금융 산업을 위한 기업 보안을 강화한 ‘기업 전용 초거대 AI’ 상품을 개발하는 등 그룹 역량을 모아 기업 고객을 위한 초거대 AI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SKT, 미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다국어 LLM 개발한다 KT, 모레에 150억 투자…‘AI 풀스택’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 [팩플]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0 17:14

  • [팩플] KT 김영섭 “통신사, 안 변하면 강제 혁신 당해…올핸 구조조정 없다”

    [팩플] KT 김영섭 “통신사, 안 변하면 강제 혁신 당해…올핸 구조조정 없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 참석해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CEO)가 취임 8일 만에 글로벌 통신 콘퍼런스 무대에 올라 외부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신업계가 독점적 서비스를 통한 수익에 안주해왔다”고 비판하며 “혁신을 통해 빅테크와 대등한 정보기술(IT) 역량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의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 연설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모바일360은 GSMA의 아태 지역 연례 행사로, 올해는 KT가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 콘퍼런스에는 최강림 AI 모빌리티사업단장, 배순민AI2XL연구소장 등 KT 임원들도 참석해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혁신, 핀테크 산업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전했다.    ━  통신업계엔 쓴소리하고   김영섭 KT 대표이사(오른쪽)가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KT AI 풀스택 전시 부스에서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T 김 대표는 첫 번째 대외 메시지를 타성에 젖은 통신업계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통신사업자들이 독점적 서비스로 수익을 얻는 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들은 통신사(텔코)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며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지적한 것. 그는 통신업계에 대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 혁신’에 처하게 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빅테크가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역량을 축적하는 한편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영역에서도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에서는 “KT가 기존에 진행해오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은 앞으로도 유효하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고도화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로선 지금 한국 통신사가 도전장을 내밀어도 ‘모기’ ‘파리’ 정도로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기존 역량을 바탕으로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서 신사업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밝혔다.    ━  구성원은 달래고   KT는 지난 1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내 고위급 임원 일부에 대한 교체 인사를 실시했다. 본격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한 인사에 KT 내부는 술렁였다. 이날 김 대표는 내부 결속을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겠다고 다독였다. 간담회에서 그는 “2년 만에 진행하는 연말 인사는 여러 문제점을 없애고 구성원이 마음을 합쳐 함께 출발하는 시발점”이라며 “KT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질적으로 아주 잘 된 인사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훌륭한 인재들이 KT에 대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이들이 KT가 버텨온 동력이며 이런 역량을 모으고 협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필요 없다고 본다. 올해는 확실히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인사 관련해 ‘누구의 편이다’‘누구에게 줄을 댄다’는 얘기가 있다는 것을 피상적으로 들어 알고 있다”며 “그런 시각은 지금부터 지워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하나의 KT’를 지향한다면 곧 없어질 것으로 본다”며 “조직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협업하는 게 KT의 문화로 장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이날 행사는 KT의 경영 공백에 마침표를 찍은 신임 CEO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KT는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9개월 이상 마비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정보통신산업계에선 통신업계 맏형인 KT의 새로운 수장이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지 주목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이틀간 열리는 올해 모바일360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퍼스트 미래를 선도하라’는 주제로 DX(디지털 전환), 6세대 이동통신, 핀테크 등에 대한 각국 전문가들의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김 대표 외에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부문장,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KT는 이번 콘퍼런스에 각국 정부, 규제 기관, 기업 관계자 등 1000명 이상의 주요 인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미래 기술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 전시도 병행될 예정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07 18:07

  •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네이버의 생성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 등 업무 전반에 대화형 생성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6일 삼성전자와 네이버 취재를 종합하면, 양사는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용 AI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DS부문은 직원들에게 ‘하이퍼클로바X의 12월 사내 출시’를 공지하기도 했다. KB금융 등 국내 다른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네이버의 B2B(기업 간 거래) 생성 AI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행보가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팀 네이버 컨퍼런스 단23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  무슨 의미야     ◦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의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여러 생성 AI서비스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번 삼성전자의 결정으로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의 1호 고객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을 확보하게 됐다. B2B 시장 공략 측면에서 든든한 사업 이력을 마련한 셈.    ◦ 삼성전자는: 양사는 지난해 12월부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키며 AI 반도체를 고도화하고 있다. LLM에 최적화된 AI 반도체의 시장 수요가 큰 만큼, DS부문은 삼성리서치가 개발 중인 자체 생성 AI보다 국산 LLM 중 가장 앞서 있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12월부터는 DS부문 업무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하기 위해 현재 내부적으로 AI 학습용 데이터를 준비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은 삼성 자체 개발 생성 AI를 쓸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용 생성 AI, 어떻게 활용하나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반도체 공장. 사진 평택시 네이버의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생성 AI를 결합한 기업용 서비스다.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게 특징. 지난달 24일 네이버의 생성 AI 발표 현장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컨테이너 한 상자 크기의 AI 클라우드를 기업 내부에 둔다”며 “기업 내부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정보 유출 우려 없이, 자사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켜 반도체 특화 LLM를 만든 뒤 사내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 6월 서울 연세대 강연에서 생성 AI를 ‘최고의 지성’이라고 표현하며 사용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를 써야한다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는데, 난 써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도 쓸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5일 서울대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양사의 AI 반도체 개발 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의 경우 네이버가 만든 경량화 알고리즘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를 하는 FPGA(용도에 따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검증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고, 좋은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업화나 상용화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논의할 게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삼성이 만든 ‘생성형AI’ 내달 베일 벗는다 [팩플] 네이버+삼성전자=‘AI 반도체’…1위 시너지 날까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07 05:00

  • '스팸 문자' 발송 큰손, 알고보니 KT·LG유플러스였다 [팩플]

    '스팸 문자' 발송 큰손, 알고보니 KT·LG유플러스였다 [팩플]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용카드 결제 승인, 택배 배송 등을 안내하는 문자 메시지(기업 메시징) 10개 중 9개(89%)는 도박, 금융, 불법 대출 등의 스팸 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메시징 시장이 올 들어 1조 2000억원 규모로 커지면서 스팸 문자 발송 규모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가 수차례 ‘스팸과의 전쟁’을 선포해도 효과가 없는 셈. 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자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하는 불법스팸 신고 애플리케이션 화면. 사진 KISA 홈페이지 캡처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통신 3사, 방송통신이용자보호협회, 기업메시징부가통신사업자협회(기업메시징협회) 등으로 구성된 ‘불법 스팸 대응 제도개선 연구반’ 활동을 종료하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시작한 스팸 대응 연구반 활동이 지난 달로 종료됐다”며 “방통위가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연내에 개정안 발의가 목표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사업자 의견을 취합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결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불법 스팸을 막기 위해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제도 정비에 나선 것. 방통위와 별개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의 민생사기근절 특별위원회도 스팸·스미싱 문자 근절 대책을 준비 중이다. 통신사가 스팸·스미싱 문자 차단에 적극 나서야 서민들의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팸 문자·메신저를 통한 스미싱 피해 규모는 2019년 200억원, 2020년 587억원, 2021년 1265억원으로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다.    ━  스팸으로 배불리는 통신사   박경민 기자 방통위·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스팸 문자 적발 건수는 2021년 1083만 건에서 지난해 1399만 건으로 약 29% 늘었다. 업체별로는 KT가 매년 400만건 이상, 5년 연속 가장 많은 스팸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도 발송 건수 5위로 상위권에 속한다. SK텔레콤은 기업 메시징 사업을 하지 않으며 이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SK텔링크와 SK브로드밴드)의 스팸 발송 건수는 최근 2년간 크게 줄어, 정부 통계에서 빠졌다.   일각에서는 대형 통신사가 연간 수천억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스팸 문자 차단 노력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류연호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간사는 “방통위가 불법 스팸 발송 현황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받는 스팸 문자는 줄지 않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메시징 수익을 위해 사실상 스팸 발송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팸 문자 근절에 소극적인 통신사들의 태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각사의 경영 기조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신사가 스팸·스미싱 문자 피해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관련 부서의 매출과 조직 운영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공짜망’ 앞세워 시장 교란?   박경민 기자 대형 통신사들이 ‘스팸 공장’ 노릇을 하는 한편, 중소기업들이 개척한 기업 메시징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1997년 인포뱅크가 시작한 기업 메시징 서비스는 초기엔 중소 부가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자사 통신망으로 메시징 사업을 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점을 활용해 단가를 크게 떨어뜨려 세를 확장했다. 반면, SK텔레콤 계열사들은 SK텔레콤에 별도 망 사용료를 내고 있어, 저가로 사업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런 식의 사업 확장이 불공정하다는 법원 판결에도 통신 대기업들은 사업을 계속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중소업체들은 망을 보유한 통신사들의 저가 판매가 불공정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LG유플러스에 44억9400만원, KT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통사의 망 이용료보다 낮게 기업 메시징 비용을 책정하는 것은 ‘이윤 압착’ 행위를 통한 저가 영업으로 경쟁사를 배제하는 불공정 행위”라는 결론에서다. 두 통신사는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0년이 지난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 측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따라 향후 5년간 기업 메시징 관련 회계를 분리해 보고할 예정”이라며 “기존 사업부 운영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업메시징협회 관계자는 “불공정 경쟁이라는 판결이 나왔어도 통신사가 이윤 압착 방식으로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엔 변함이 없다”며 “이 시장에 대한 통신 당국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07 05:00

  • a16z∙삼성∙방시혁 700억 꽂았다…韓연쇄창업가의 블록체인 IP 도전 [팩플]

    a16z∙삼성∙방시혁 700억 꽂았다…韓연쇄창업가의 블록체인 IP 도전 [팩플]

    한국인 33세 창업가의 블록체인 구상에 구글 딥마인드·아마존 출신이 모였고, 아직 수면 아래의 회사에 700억원이 꽂혔다.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사인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가 투자를 주도했고, 삼성·해시드 외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 데이비드 본더만 TPG캐피털 의장도 떡잎을 감별해 개인적으로 투자했다. 스타트업 ‘스토리 프로토콜’(Story Protocol) 얘기다.  제이슨 자오 스토리프로토콜 공동창업자가 5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스토리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으로 콘텐트 지식재산권(IP) 시장을 혁신하겠다며 미국에서 설립됐다. ‘딥러닝의 겨울’을 걷어낸 알파고·챗GPT처럼, ‘크립토의 겨울’을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6일 스토리 프로토콜은 a16z 등으로부터 5400만 달러(약 71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a16z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어비앤비 등에 초기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벤처캐피탈(VC)로 유명하다. 이번 투자에는 블록체인 기업 엔데버와 해시드, 삼성전자의 VC 자회사인 삼성넥스트, 싱가포르 투자사 인시그니아벤처파트너스, 패리스 힐튼의 11:11미디어 등이 참여했다.    블록체인 기반 IP 스타트업 스토리프로토콜   이 회사는 2016년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했던 이승윤(33) 대표의 재창업이다. 래디쉬는 2021년 카카오에 5000억원에 인수됐다. 스토리 프로토콜 창업팀은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인공지능(AI) 기업과 하모니 프로토콜, 대퍼랩스 같은 블록체인 기업 출신들로 구성됐다.    ━  뭘 하는 회사길래   스토리 프로토콜은 ‘스토리 저작권’의 새로운 관리∙활용∙보상 규칙을 블록체인 기술로 재정의하겠다는 회사다. 현재의 IP 제도는 영화∙드라마∙웹툰 같은 개별 창작물의 IP를 통채로 관리할 수는 있으나, 그 근간이 되는 ‘스토리’의 복잡성은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인터넷에서 팬픽∙팬아트∙리믹스 같은 2차 창작물이 파생돼 빠르게 확산하지만, 1·2차 창작자들이 그 보상을 제대로 거두기 어려운 현재의 구조를 블록체인으로 혁신하겠다는 것   회사는 “스토리를 캐릭터∙관계∙스토리라인 등으로 레고처럼 쪼개 그 저작권을 블록체인 시스템에 등록하고, 팬이나 2차 창작자들이 이에 기반한 속편이나 새로운 스토리를 자신의 IP로 추가 등록할 수 있으며, 이를 새로운 상업적 창작물로 만들면 수익 배분도 가능한 구조”라고 회사 소개서에 설명했다.    예컨대, 마블이 어벤저스의 캐릭터·줄거리를 스토리 프로토콜에 등록하고 팬이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새로운 결말을 창작해 등록해, 마블이 이에 기반한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면, 해당 팬에게 수익이 배분되는 식이다.    스토리 프로토콜의 플랫폼이 확산한다면, 기존 저작권자와 2차 창작자가 변호사를 대동해 별도로 수익 분배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IP 수익화가 진행된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IP를 등록할 때 미리 사용 한도와 수익 배분 조건 등을 계약 조건으로 설정해두면,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이 이뤄지는 원리다. 회사는 이를 ‘글로벌하고 확장 가능한 IP 저장소를 통한 IP 생성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이승윤 스토리프로토콜 창업자 겸 CEO.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에 매각한 후 재창업했다. 중앙포토   이승윤 대표는 “생성 AI로 창작 활동이 더 풍부해지고 있는 지금, 블록체인 기술로 IP 출처를 투명하게 추적하고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할 수 있다”라며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기회를, 기존 IP 보유자에게는 이용자 참여를 유도해 IP를 발전시킬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스리람 크리슈난 a16z 크립토 파트너는 “스토리 프로토콜은 창의력이 인터넷 시대의 속도에 맞게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아티스트, 팬, 개발자를 위한 IP의 미래를 혁신할 것”이라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  이걸 알아야   콘텐트 팬덤을 IP 사업에 활용하고 싶은 엔터테인먼트 및 게임 업계도 이 회사의 사업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앨런 라우 왓패드 창업자, 김창원 타파스 창업자, 정경인 블랙레이블(YG엔터테인먼트 관계사) 대표 등이 개인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이슨 자오 스토리 프로토콜 공동창업자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토리 프로토콜을 통해 팬들에게 IP 개발에 참여할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면, 콘텐트 확장 효과는 놀랍도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자, 기업, 개인들이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개 버전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왜 중요해   크립토(암호화폐)의 겨울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토큰의 가치’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집중한 스타트업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각종 코인 가격의 널뛰기 여파로, 차세대 인터넷인 웹3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과대평가 및 거품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자오 공동창업자는 “토큰의 가치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의 좋은 활용 사례를 만드는 데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I가 그 기술 자체보다도 AI 추천·챗봇 등 대중이 반응하는 시장을 찾아낸 이후 투자가 집중된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도 기존 산업에 녹아 들어 IP 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겠다는 의미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9.06 14:31

  • "블록체인 폴리곤은 ‘스위스 군용칼’…암호화폐 침체는 일시적" [팩플]

    "블록체인 폴리곤은 ‘스위스 군용칼’…암호화폐 침체는 일시적" [팩플]

    미래의 컴퓨팅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은 ‘트릴레마’(삼중 딜레마)에 빠져 있다. 블록체인의 이론적 강점인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처리 속도)을 셋 다 만족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현실엔 없기 때문. 거래를 검증하는 노드(node,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가 많아지면 탈중앙성과 보안성은 높아지지만, 검증 시간이 늘어나 확장성이 떨어진다.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이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폴리곤랩스도 그렇다.     폴리곤랩스는 2018년 인도에서 설립된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이다. 이더리움 기반의 메인넷(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여럿을 운영한다. 보안성은 높지만 거래 처리 속도가 느린 이더리움의 문제를 개선하면서도 가스비(수수료)가 저렴한 솔루션들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세쿼이아 캐피털 인디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타이거글로벌 등에서 4억5000만 달러(약 5900억원)를 투자 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6조원). 이들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매틱’(MATIC)은 5일 기준 시가총액 51억6000만달러(약 6조 8350억원)로, 전 세계 암호화폐 중 14위에 올라 있다.   마크 보이런 폴리곤랩스 CEO를 지난달 18일 경기도 판교 SK플래닛 사옥에서 만났다. 보이런 CEO는 웹3.0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SK텔레콤과의 업무협약(MOU)을 위해 방한했다. 웹3.0이란 소수의 플랫폼에 정보와 권력이 집중되는 현재의 웹2.0을 넘어선 차세대 인터넷으로, 정보의 분산 저장과 보안성을 강점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마크 보이런 폴리콘랩스 CEO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성남시 SK플래닛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 🕸️🕷️웹1.0, 웹2.0, 웹3.0이란 「 ‧ 웹1.0: 웹에 올라온 자료를 읽고 검색하던 시기를 말한다. 이메일·웹사이트가 대표적인 예다. ‧ 웹2.0: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생산·공유하고,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정보의 소유권이 플랫폼에 있다. ‧ 웹3.0: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보상도 받을 수 있는 탈중앙화 인터넷을 뜻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근간을 이룬다. 」   ━  나이키·구글이 선택한 블록체인 기업   폴리곤랩스는 폴리곤 포스(PoS), 폴리곤 zkEVM, 폴리곤 슈퍼넷 등 3가지 종류의 메인넷을 운영한다. 각 메인넷은 보안성, 속도, 가스비에 차이가 있다. 폴리곤랩스에 따르면 포스는 가스비가 가장 싸고 속도가 빠르다. zkEVM은 보안성이 가장 뛰어난 대신 느리고 비싸다. 슈퍼넷은 속도와 가스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기업들이 많이 이용한다.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에서 강점이 있는 메인넷들을 따로 개발해 트릴레마 해소에 도전한 것이다.   보이런 CEO는 “폴리곤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스위스 군용칼’과 같다”며 “사용자들에게 유연한 선택권을 준 게 폴리곤”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폴리곤 2.0’으로 따로 운영되고 있는 메인넷들을 통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곤랩스는 이같은 유연성을 무기로 대중성을 확보해 ‘블록체인의 인터넷’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키, JP모건, 스타벅스, 구글 클라우드, 레딧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은 배경이다. 나이키는 폴리곤 기반의 디지털 수집품 거래를 지원하는 웹3.0 플랫폼 ‘닷 스우시’를 만들었고, JP모건은 폴리곤 네트워크를 통해 첫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거래를 하는 등 각 기업의 웹3.0 기반 신사업에 폴리곤의 네트쿼크를 이용했다. 기업들이 서로의 사례를 참고하며 생태계의 성장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폴리곤랩스의 설명. 보이런 CEO는 “폴리곤의 블록체인 인프라 구조가 가장 성숙하기에 수많은 기업들이 선택한 것”며 “한때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됐을 때도 폴리곤은 안정적인 트랜잭션(거래)를 보장했다”고 강조했다.    ━  SKT와 웹3.0 생태계 확장할 것   폴리곤랩스는 지난달 17일 SK텔레콤과 함께 웹 3.0 생태계 확장을 위해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SKT는 지난해 공개한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 ‘탑포트’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웹3 지갑에서 폴리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탑포트를 이용하는 NFT 제작자들이 폴리곤 메인넷에서 NFT를 거래할 수 있고, 탑포트에서 발행된 NFT는 폴리곤 내 다른 NFT 거래소에서 유통될 수도 있다. 폴리곤의 암호화폐 매틱을 탑포트 내 NFT 거래에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폴리곤랩스는 자회사인 폴리곤벤처스를 통해 SK텔레콤이 추천하는 유망 웹3.0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오세현 SK텔레콤 Web3 CO장(오른쪽)과 글로벌 블록체인 선도기업 폴리곤랩스의 마크 보이런 CEO가 지난달 17일 서울 을지로 소재 SK-T타워에서 Web3 생태계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보이런 CEO는 “SKT는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웹3.0) 제품 설계를 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갖고 있어 앞으로의 협업을 기대한다”며 “함께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겠다는 SKT의 의지와 웹 3.0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폴리곤랩스와 협업 중인 한국 기업들은 더 있다. 앞서 넥슨,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와도 손을 잡았다. 보이런 CEO는 “한국은 기술 선도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나라라, 웹3.0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며 “특히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기에, 이들이 보유한 많은 자본과 자원으로 모범적인 웹3.0 활용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웹3.0에 웹2.0 규제를 적용하려는 것이 문제”   웹3.0이 미래의 인터넷이라고는 하지만, 암호화폐 침체기에 각국의 규제 강화로 폴리곤랩스도 타격을 입었다. 다른 웹3 기업들처럼 올해 초 20% 인원(100여명)을 감축했다.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보이런 CEO는 “시장 침체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폴리곤랩스는 웹3.0에서 우수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테라‧루나 사태, 정치권의 코인 투기 논란 등으로 국내 블록체인 시장의 분위기도 좋지는 않다. 이와 관련해 보이런 CEO는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암호화폐 외에도 블록체인에는 다양한 영역이 있다”며 “좋은 방향의 블록체인 활용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면 산업이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실베니아주립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인 그는 지난 7월 CEO에 취임했다. 그 전까진 최고법률책임자(CLO)를 맡았었다. 각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그는 “웹2.0과 웹3.0의 생태계는 완전히 다른 데 (각국 정부가) 같은 규제를 적용하려고 하는 건 문제”라며 “가령 금융 서비스만 해도 송금 과정에 중개 플랫폼이 끼는 웹2.0에선 중개자자를 규제해야 하지만, 웹3.0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노드가 거래를 검증하기 때문에 웹2.0식 규제가 필요 없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9.06 05:00

  • [팩플] 보안업계 ‘유니콘’ 키운다…정부, 1조 투입해 글로벌 진출 지원

    [팩플] 보안업계 ‘유니콘’ 키운다…정부, 1조 투입해 글로벌 진출 지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가 열렸다. 사진 기획재정부 국내 보안 시장에서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정부가 1300억원 규모 사이버 보안 펀드를 조성하고 주요 산업 보안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정보보호 산업 분야에 예산 1조원을 투입한다. 사이버 안보 강화와 국내 보안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5일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예산 1조1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정보보호 시장을 세계 5위 수준인 3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것. 보안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협의체도 조직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글로벌 보안시장에서 패러다임 선점 경쟁이 강화되며 기업 간 협업과 공조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국내 정보보호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우리의 힘으로 사이버 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 정책실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가 시설 해킹 등 사이버 위협이 늘고 각국의 보안 규제가 강화하면서 글로벌 보안 시장의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019억 달러(약 394조 원)로 2026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전망. 하지만 국내 보안업계는 중소·중견 기업의 비중이 약 90%를 차지하는 등 규모가 영세한데다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번 전략을 통해 보안 산업의 뿌리를 탄탄히 만들고 실력 있는 업체들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보안 유니콘, 어떻게 육성하나   ① 보안 기준 높이고: 정부는 통신·금융·의료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기존보다 보안 수위를 높인 ‘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적용하도록 하는 등 보안의 기준을 강화한다. 갑작스러운 해외 정책 변화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안·의료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공급망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지능형 폐쇄회로(CC)TV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국산 핵심 부품 개발·양산도 지원할 계획. 스마트공장, 스마트헬스케어, 로봇,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보안인증 체계를 마련하는 등 융합 보안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다는 목표다. 또 지문·안면 중심의 생체인식 성능 평가 분야를 정맥·홍채 등으로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생체 데이터 구축 규모를 늘려 관련 보안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보안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무인점포’도 개발해 내년까지 상용화한 뒤 소상공인을 위해 보급할 예정이다.   ② 협업 기반 만들고: 대·중소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가 함께하는 통합보안 모델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를 조직해 서비스 개발, 해외 진출 시 협업을 유도하기로 했다. 협업 성과에 따라 투자, 법률 자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 중동·동남아 지역 공공조달 사업 수주를 위해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팀 코리아’를 내년부터 운영한다. 여기서 기업들의 해외 보안인증 취득과 인력 조달, 판로 개척까지 분야별 맞춤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③ 산업 생태계 키우고: 기업이 안정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민·관 합동으로 1300억원 규모 ‘사이버보안 펀드’도 조성한다. 실력있는 보안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AI·제로트러스트 등 유망 분야 스타트업과 기업간 인수·합병(M&A)을 통한 통합 서비스 개발 등에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신규 기술을 위한 동맹 확보에도 나선다. 미국, 독일, 핀란드 등 사이버보안 기술에 강한 국가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한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  앞으로는   정부는 이번 발표가 국내 보안시장의 내실을 다지고 사이버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전략은 보안 산업 생태계를 확충해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의미가 있다”며 “정보보호산업 수준이 곧 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고 관련 정책에 적극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05 16:18

  • 청약당첨 결과도 토스에서?…예산 2배 된 이 위원회, 칸막이 깬다 [팩플]

    청약당첨 결과도 토스에서?…예산 2배 된 이 위원회, 칸막이 깬다 [팩플]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1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출범 1주년을 맞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디지털플랫폼정부(DPG)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년 간 과제를 발굴하고 로드맵을 짰다면, 앞으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련 예산도 1조원 가까이 편성됐다.    ━  무슨 일이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성과와 계획 및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다. DPG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이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은 위원회 출범 전에 예산이 편성되어 있어 저희 철학대로 예산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예산은 DPG 실현 계획을 바탕으로 편성돼, 이를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DPG 예산은 9262억원으로. 올해(4192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DPG의 기틀이 되는 ‘하나의 정부’ 사업에는 1951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하나의 정부란 정부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설계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작고 유연한 구조와 단절 없는 서비스를 구현) 방식으로 바꾸고, 민간 기업이 개발한 초거대AI를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 예산 규모가 가장 큰 ‘민관이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 사업엔 올해(2343억원)의 2배 이상인 5065억원을 투입해 공장 설립 원스톱 인허가 서비스, 디지털서비스 개방, 디지털트윈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① 실손보험 간편청구 물꼬 고 위원장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10년 이상 답보 상태였던 실손보험 간편청구 제도를 개선한 게 대표적이다. 위원회는 실손보험 서류를 소비자가 일일이 병원에서 받아 보험사에 제출할 필요 없이, 병원과 보험사가 직접 연계해 처리할 수 있게 한 보험업법 개정에 앞장섰다. 개정안은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 데이터 직접 연계는 2024년 말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② 청약은 토스에서, SRT는 카카오T에서 DPG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의미는 크게 둘이다. 그동안 사일로(Siloㆍ조직 내 부서간 장벽)에 막혀 있던 정부 부처 간 데이터를 잇는 플랫폼이자, 민·관이 만나 협력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시민들이 민간 플랫폼 서비스에서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의 문을 열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청약홈’과 금융 앱 토스를 연계했다. 2030세대가 많이 쓰는 토스에서 청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 고 위원장은 “내년에는 청약 당첨 결과 조회까지 민간 앱에서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는 SRT 기차 승차권도 카카오T, 네이버 등 앱에서 가능하도록 개방했다.      ━  ‘하나의 정부’ 가능할까   간담회에서 고 위원장은 “DPG에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사일로를 깨고 부처 간 소통이 활발해아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DPG가 구현되면 ‘구비 서류 제로화’도 가능할 거라고 본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인감증명 같은 서류를 따로 낼 필요 없이 필요한 경우 공무원이 정부 시스템에 접속해 확인하는 식이다. 그러려면 한 번 입력한 정보가 여러 기관과 부처에 모두 공유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처별로 DPG 주도권을 놓고 눈치 싸움 중이라 부처 간 데이터 장벽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제도적인 걸림돌도 있다. 현재는 특정 부처가 개인 또는 기업의 정보를 가져다 쓸 때 고유 목적 외에는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 예외 조항이 있지만, 데이터를 획득한 목적 사업 이외의 사업에 활용하는 건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관계자는 “예외 조항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에 대해 감사원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위원회는 행정부 간 협업 뿐 아니라 사법부와의 데이터 공유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 때부터 행정부와 사법부 간 칸막이 해소가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사법부에 있는 가족관계증명서를 PDF가 아닌 데이터로 공유하는 방안이 먼저 추진된다. 그동안은 PDF로만 공유돼 행정부에서 담당자가 일일이 텍스트로 입력해야 했다. 고 위원장은 “대법원에서는 이미 데이터화를 완료했고 연내 행정부 시스템과 연계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말부터는 주택 청약 신청 시 적격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청약 당첨 후 뒤늦게 부적격 판정을 받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초거대AI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AI가 단전ㆍ단수 데이터를 토대로 복지 사각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 필요성과 지원 방식 등을 확인하거나,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 상황을 예측ㆍ분석하는 사업을 연내에 추진한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9.05 05:00

  • 법카로 '게임 아이템 1억' 산 카카오 CFO…비난 또 거세진다 [팩플]

    법카로 '게임 아이템 1억' 산 카카오 CFO…비난 또 거세진다 [팩플]

    사진 연합뉴스 등잔 밑이 어두웠나. 카카오의 살림을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다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역대급 ‘먹튀’, 카카오 창업주의 시세조종 의혹에 이어 재무 담당 임원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카카오가 신뢰의 위기에 휩싸였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재무그룹장인 김모 부사장에 대한 징계 심의 결과를 지난 1일 사내 공지했다. 김 부사장이 법인카드를 게임 아이템 결제 등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한다는 제보가 지난달 접수됐고, 조사 결과 일부 사실이 확인돼 윤리위가 3개월 정직 처분을 결정했다. 김 부사장은 2015년 카카오 재무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카카오커머스, 카카오게임즈 CFO를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카카오의 CFO인 재무그룹장을 맡아왔다.    ━  구멍 뚫린 곳간   윤리위는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 자체는 카드의 사용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김 부사장이 쓴 법인카드는 일반 직원들의 업무용 법인카드와는 다른 수당 성격의 법인카드로, ‘공동체(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체험’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아이템을 사는 데 1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리위는 결제 규모가 과했다고 보고 징계를 결정했다. 해당 금액은 환수됐다.    윤리위의 결정에 카카오 내부는 뒤숭숭하다. 임원이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 구매에 억대 결제를 할 수 있다는 데 놀란 직원이 많고, 회사는 핵심 임원의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을 미리 파악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법인카드의 사용처와 한도에 대해 보다 명확한 규정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자, 카카오 노조는 대응 여부를 논의 중이다.    ━  표류하는 카카오   이번 사건으로 카카오의 경영 리더십은 다시 상처를 입게 됐다. 지난 2021년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한 달 만에 벌인 스톡옵션 ‘먹튀’ 사건으로 폭락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회복이 요원하다. 사건의 중심엔 ‘김범수의 사람’으로 불리던 류영준 전(前) 카카오페이 대표가 있었다. 카카오의 주가도 좀처럼 5만원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4일 종가 4만9100원). 게다가 카카오는 지난 3월 하이브를 제치고 1조2000억원에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지만, 김범수 창업자 등이 시세조종 의혹으로 금융 당국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김 창업자와 홍은택 대표 등 카카오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기업체에선 감사팀이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촘촘히 보는데,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3.09.04 19:49

  • [팩플] 연간 길안내 44억건 티맵, 식당·호텔 예약도 연결한다

    [팩플] 연간 길안내 44억건 티맵, 식당·호텔 예약도 연결한다

    4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대표가 올 뉴 티맵 및 사업 비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티맵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가 자동차 길 안내에 머물던 내비게이션 앱 TMAP(티맵)을, 차량 밖으로 본격 확장한다. 대중교통부터 호텔, 식당 예약까지 앱 하나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티맵모빌리티는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뉴 TMAP(v10.0)’을 순차적으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새 티맵은 기존에 별도로 제공하던 티맵 대중교통 서비스를 통합한다. 공항버스 조회 및 예약, 공유 킥보드 이용도 가능하다. 다음 달부턴 공유 자전거도 추가한다. 또 식당·숙박업소 정보 검색 및 예약 서비스도 시작한다. 업데이트는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기존 티맵이 이동 경로 탐색에 주로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이동의 모든 순간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티맵은 이동통신망과 GPS(위치확인시스템)를 활용한 내비게이션으로 20년 이상 인기를 끌고 있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해 안 막히는 길을 잘 찾아준 덕분이다. 국내 내비 시장 점유율은 내부 추산 70% 안팎. 길안내 건수는 연평균 44억건이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이 2020년 말 티맵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하도록 독립시킨 회사다. 그간 대리운전, 발렛 주차 등으로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88억 8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2.5% 늘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서 시장 경쟁력엔 의문 부호가 붙었다.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택시 호출 위주로 재편됐고, 그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94.96%)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와 맞서 어떻게 경쟁할 것이냐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티맵 개편은 이에 대한 티맵모빌리티의 답변인 셈이다. 박경민 기자    ━  뭐가 달라져   티맵모빌리티는 통합과 개인화를 이번 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설명했다. 우선 기존 3~4개 앱에 나눠서 제공되던 서비스를 하나로 모은다. 길 안내·주차·대리·전기차 충전·대중교통 안내까지 앱 하나로 통합해 어디로 가든 여러 이동 수단을 통합적으로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인천공항을 목적지로 찍으면 다양한 경로를 제시하고 공항버스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여기에 10월부터 4만개 이상의 숙박시설 예약 기능도 추가한다.   차량 소유주를 위한 서비스도 통합한다. 운전 점수를 반영해 할인된 자동차 보험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차량 구매부터 등록, 정비, 중고차 판매, 폐차까지 티맵 앱에서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 장기적으론 구독형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다.     통합된 서비스엔 21년간 내비 데이터로 학습한 티맵 AI의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한다. 예컨대 ‘양양에서 서핑하고 싶은데, 근처 숙박 좀 추천해줘’ 같은 질문에도 게스트 하우스를 선호하는 사람과 호텔을 선호하는 사람을 구분해 다른 결과를 추천해준다. 양성우 티맵모빌리티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최초 목적지 탐색부터 먹고 자고 노는 것에 있어 전 국민이 실제 방문한 인기 장소를 바탕으로 최상의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앞으로는?   티맵모빌리티는 4일 올뉴티맵을 공개했다. 사진 티맵모빌리티 업계 안팎에선 티맵모빌리티가 이날 발표한 통합·AI 서비스의 구현 수준이 중요할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여행 전문, 식당 예약 전문 등 각 버티컬 서비스 대비 티맵이 얼마나 차별화된 가격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종호 대표는 “통합과 AI 기반 개인화가 새 티맵의 차별화 지점”이라며 “가장 적절한 이동수단을 제시하고, 이를 예약과 결제로 연결하는 게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인 택시 호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관건이다. 새 티맵에서 택시 서비스는 ‘앱투앱(app-to-app)’ 방식으로 구현한다. 티맵 내 택시호출 서비스를 누르면 우티 앱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우티 앱을 미리 깔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어 이용자로선 카카오T 대비 불편할 수 있다.   티맵의 새로운 전략의 성패는 티맵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에도 중요한 변수다. 2025년을 상장 목표 시점으로 잡은 만큼 내년까지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회사 이재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올해 3000억 원 이상(연결기준) 매출을 목표로 한다”며 “2025년 상장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남은 건 카카오 94% 독식…타다 합법까지 4년, 혁신 망가졌다 [팩플] 택시만 하는 거 아니었어? 카모의 꿈, 카모에게 묻다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04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