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당일배송' 시작했다…탈쿠팡 고객 유혹, 구독료도 인하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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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네이버가 15일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네이버가 15일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커머스 업계 ‘탈(脫) 쿠팡’ 고객 잡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당일 배송을 시작했다. 자체 물류센터 없이 솔루션을 고도화해 배송 시간을 앞당기겠다는 네이버의 전략이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들과 경쟁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무슨일이야

네이버는 물류 솔루션 ‘네이버 도착보장’을 통해 당일배송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당일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물류 데이터 및 창고관리시스템(WMS)이 연동된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 중 절반 정도. 구매자들의 빠른 배송 요구가 많은 화장지, 분유, 조미료, 소스 등 일상 소비재와 패션 카테고리 상품들이 대상이다. 만약 제때 못 받으면 보상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한다. 서울·경기도를 중심으로 시작해 내년부턴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그간 시범 운영해오던 일요배송도 수도권 중심으로 시작한다. 일요배송은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에 받아보는 서비스다. CJ대한통운이 자체적으로 일요일 배송이 가능한 배송망을 만들어 물품을 배달할 예정이다.

이게 왜 중요해

① 솔루션은 물류센터를 이길 수 있을까

자체 물류센터를 가지고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 시장까지 점령한 쿠팡·컬리와 달리 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가 없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건 ‘기술’과 ‘연결’. 2021년 셀러와 물류 기술 기업을 연결하는 배송·물류 플랫폼 ‘NFA’(네이버 풀필먼트 연합)를 시작해 배송 기간을 점점 줄여왔다. CJ대한통운, 품고, 파스토, 아르고 등 국내 물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NFA의 솔루션을 점점 고도화해 했고 이제 당일 배송까지 나선 것.

업계에선 지금 이 시점에 네이버가 공격적으로 당일 배송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 쿠팡이 지난 12일 유료 회원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58% 인상(4990→7890원)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신규회원에게 3개월 구독료를 면제해주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프로모션도 지난 15일 시작했다.

②미·중 커머스 공습, 막을 수 있을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국내외 업체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차이나 커머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본격적인 배송 경쟁에 나설 예정.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도 18일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한 총 금액이 49 달러(약 6만8000원)를 넘으면 무료 배송 받을 수 있다. 국내 경쟁자 쿠팡은 올해부터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업계에선 배송 속도와 가격(배송료, 상품 가격 등)이라는 두 가지 측면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냐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차이나 커머스 업체들은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887만, 829만명이다. 중복 사용자가 있더라도, 2개 업체 합산 이용자수는 1716만명으로 1위 쿠팡(3087만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전략 앞에서 무료 배송의 범위나 기간, 유료 멤버십의 가격 등 고차 함수를 잘 풀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