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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영상, 만원에 살 것" 어도비 AI 정공법…오픈AI에 맞선다 [팩플]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영상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오픈 AI의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sora)에 맞서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상 데이터 수집에 나선 어도비는 영상 제작자들이 ‘울거나 웃는 감정 표현이 담긴 일상 활동 영상’을 제출할 경우 최대 120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분당 평균 약 2.62(3570원)달러, 최대 7.25달러(9890원)까지 보상한다. 어도비는 손, 발, 눈 등 클로즈업 샷을 포함한 100개 이상 짧은 영상에도 대가를 지불하기로 했다. 다만 저작권이 있는 자료, 불쾌감을 주는 콘텐트는 받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어도비 본사. 셔터스톡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어도비 본사. 셔터스톡

무슨 의미야  

영상 생성 AI 모델을 훈련하고 구축하기 위해선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오픈 AI가 소라 훈련에 어떤 영상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도비는 데이터를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겠다며 정공법을 택했다. 어도비는 그간 자사의 ‘스톡 라이브러리’에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훈련하며 차별화를 모색해왔다.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AI 훈련을 위한 대량의 사진을 제출하는 이들에게 이미지당 6~16센트의 보상을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소라로 시장을 놀라게 했던 오픈 AI는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영상을 소라 훈련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닐 모한 유튜브 CEO는 지난 5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픈 AI가 실제로 ‘소라’를 훈련시키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면서 “만약 허가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AI모델 훈련에 사용했다면, 유튜브 약관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전 유튜브와 제작자의 관련 계약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로 제작한 동영상이 재생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로 제작한 동영상이 재생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어도비, 앞으로는  

오픈 AI가 소라를 공개한 뒤 시장에선 어도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커졌다. 디자이너와 영상편집자가 어도비의 주 고객이기 때문이다. 2월 12일 611달러였던 어도비 주가는 오픈AI가 소라를 공개한 날(2월 16일) 546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 487달러로 약 20% 떨어졌다. 이후 어도비는 영상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자사 이미지 생성 AI 파이어플라이에 영상 생성 기능 탑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알렉산드루 코스틴 어도비 생성AI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영상 생성 기능 등) AI 모델을 향상시키기 위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AI 모델에서 생성된 영상을 어도비 제품으로 가지고 올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생성보다 실제 활용 기능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계속되는 데이터 저작권 논란  

오픈 AI는 챗GPT 출시 이후 저작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등 언론사는 오픈AI가 자사 콘텐트를 무단으로 AI 훈련에 활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오픈 AI는 CNN과 타임지 등에 뉴스 사용료를 내고 AI 훈련에 활용하는 계약을 맺는 등 타협점을 찾고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더 많은 영상 데이터가 필요한 오픈 AI가 소라의 훈련 데이터 출처 의혹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라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영상을 통해 훈련받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