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사랑 후 27억 빚 생겼다, 할아버지 울린 ‘위험한 로맨스’ [실버 크라임]

  • 카드 발행 일시2024.04.08

그 여성을 집에 들인 게 화근이었다.

80대 초반 김상훈(가명)씨는 한 도서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치매 초기라 할 수 있는 중등도 인지장애로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을 받았다. 요양보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재가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때는 2021년, 마사지를 전문으로 하는 70대 중반의 여성 요양보호사 B씨가 농장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2주면 충분했다.

김씨와 B씨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B씨는 아예 짐을 싸 들고 김씨 농장에 들어와 살았다. 이를 처음 알게 된 건 심부름을 하던 김씨의 20대 초반 손자였다.

80대 초반 김모씨가 로맨스 스캠을 시작으로 백화점식 실버 크라임을 당한 도서 지역의 농장 모습. 사진 김씨 가족 제공

80대 초반 김모씨가 로맨스 스캠을 시작으로 백화점식 실버 크라임을 당한 도서 지역의 농장 모습. 사진 김씨 가족 제공

손자는 할아버지 김씨와 B씨가 동침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가족은 깜짝 놀랐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정도로 혼미한 김씨의 재력을 노렸다고 봤다. 가족들은 힘을 합쳐 B씨를 내보냈다. 그런데 더 큰 일이 벌어졌다.

B씨와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굳게 믿은 김씨는 노발대발했다. 그러더니 아예 B씨와 농장 및 부속건물 전체를 무료로 빌려주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임대차 계약서, 기사 하단에 첨부)

B씨를 곁에 두고, 두 아들과 딸 등 가족에 대해 “주거 침입으로 고발하겠다”며 농장 접근을 막았다. B씨에게 완전히 ‘가스라이팅’을 당한 결과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로맨스 스캠’은 서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