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 등 범죄자 100명 산다…‘서울 중랑구’ 그 교회의 항변 [제시카의 눈물③]

  • 카드 발행 일시2024.04.01

세상에, 동네 한복판에 저런 시설이 있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하루라도 빨리 없어지는 게 이곳 주민들 소원이에요.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담안선교회. 김태윤 기자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담안선교회. 김태윤 기자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 면목동 ‘담안선교회’ 앞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여기로 이사를 오려던 사람들도 저 선교회 존재를 알면 놀라 도망치는데, 여기 사는 사람들 심정은 어떻겠냐”고 토로했다.

담안선교회는 법무부 인가를 받은 민간 자활(갱생)시설이다. 교도소를 나온 출소자에게 최대 2년 동안 무료로 숙식을 제공한다. 면목동에 자리 잡은 지 30년이 넘은 이 선교회에는 현재 100명가량이 산다. 이들 중엔 성범죄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조두순·박병화 같은 성범죄자 한 명만 이사와도 온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마당에,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 성범죄자들이 집단 거주한다면 그 지역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2022년 성폭행범 박병화가 이사올 당시 화성시 전역에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 연합뉴스

2022년 성폭행범 박병화가 이사올 당시 화성시 전역에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 연합뉴스

성범죄자 집단 거주 실태 최초 공개 

올 초 정부가 제출한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논리 중 하나다. 그런데 이미 많은 곳에서 성범죄자들이 모여 살고 있다.

20~40대 여성 일곱 명을 연쇄 성폭행하고 징역 15년을 살고 나온 60대를 포함해 아홉 명이 집단 생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에서 불과 2분 거리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성범죄자들이 거주하는 곳도 있다. 대구의 한 중심가에 있는 병원에선 성범죄자 일곱 명이 환자복을 입고 생활한다. 고시원이나 여인숙에서 거주하는 이들도 있고, 심지어 공범끼리 함께 살기도 한다.

중앙일보 ‘이것이 팩트다’는 지난달 18일자 ‘전국 읍·면·동별 성범죄자 거주 실태’와 25일자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 현황’에 이어 성범죄자의 집단 거주 실태를 최초 공개한다. 방치된 성범죄자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김근식 거주 소식에 홍역 치른 의정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