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팩플] ‘네카쿠배’ 불려나온 플랫폼 국감, 중간점검 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1.10.19 12:00

업데이트 2021.10.19 14:26

팩플레터 156호, 2021.10.19

 Today's Topic
어서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플랫폼 국감. 팩플레터 156호

플랫폼 국감. 팩플레터 156호

지난 1일부터 시작한 21대 국회 두번째 국감이 곧 끝나갑니다. ‘지금까지 이런 국감은 없었다. '이것은 국정감사인가, 기업감사인가’ 이런 농담을 할 만큼, 내로라 하는 IT 기업인들이 카메라 앞에 불려 나갔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국회가 이왕 멍석을 깔았으니,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기업인에 호통과 면박은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니 그렇다쳐도, 가끔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상생 차원에서 배달 라이더의 고용보험료 100%를 배민이 다 낼 생각이 없느냐”는 추궁이 계속됐을 때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에둘러 조심스레 답했던데, 저같으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의원님, 사용자와 피고용자가 반반씩 내도록 한 고용보험의 법적 근거고 뭐고 상관없이 기업이 비용을 다 부담하는 게 상생인가요? 그런 법을 먼저 만들어 주시면, 하겠습니다.” 오늘 설문에선 저처럼 ‘국감장 증인’에 잠깐 빙의해볼 수 있는 질문이 준비돼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설문에 참여해주세요! 참여하신 분들께는 플러스 알파 콘텐츠를 드립니다. 😮 (※설문은 팩플레터 구독자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국감 레터 제작엔 팩플팀 외에도 특별한 게스트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정책 전문 스타트업 코딧(CODIT)이 그 주인공. 코딧과 팩플이 ‘국감의 시간’을 숫자로 확인해봤습니다. 가뜩이나 짧다는 올해 국감에서 의원들의 파행으로 날려버린 시간이, 무려 ‘네자릿수’라고 합니다. 글로벌 IT기업 한국법인들은 ‘네가지’ 질문을 주로 받았고요. 자세한 내용은 레터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팩플은 앞으로도 전문성있고 재능있는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들과 콜라보를 환영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

🧾 목차
1. 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2. 일로 와 봐, 카카오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4. 브레이크야, 때리기야?

5. 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1.어서 와, 플랫폼 국감은 처음이지?

발단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플랫폼 국감’을 예고. 모빌리티, 물류·유통, 숙박 등 IT 플랫폼 기업을 ‘갑 of 갑’으로 봤다.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플랫폼이 골목시장까지 문어발식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며 ‘을(乙) 권리 보장 공약’을 내놨다. ▶︎플랫폼 가맹 소상공인 단체결성권·협상권 보장 ▶︎공정 플랫폼 사회적 대화기구 추진 ▶︎공공플랫폼 확대가 골자.
전개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8월 31일 본회의 통과)으로 이정표를 세운 국회가 과녁을 ‘국내’로 돌렸다. 상임위가 부른 국감 증인 명단엔 카카오(김범수 의장 등 4인), 네이버(한성숙 대표 등 4인), 쿠팡(박대준 대표 등 3인), 배달의민족(김범준 대표), 야놀자(배보찬 대표), 직방(안성우 대표) 등 플랫폼 기업이 빼곡. 빠지나 했던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채택.
결말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심판 겸 선수’로 뛰는 불공정 경쟁, 수수료 인상의 정당성, 알고리즘 공정성, 국내외 기업 형평성 등 주요 이슈가 고루 다뤄지긴 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야단치는 분위기로 흐른 건 아쉽지만, 플랫폼 내 여러 문제를 상기하고,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짚은 건 의미가 있다”고 평가.
아쉬운 건?: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고, 다룬 이슈는 많았는데 깊이 파지는 못 했다. 정책 스타트업 ‘코딧’의 분석(국감 파행분석)에 따르면 ‘화천대유’ 건으로 파행을 겪은 국감만 14개, 총 1250분(20시간 50분)이 날아갔다. 주질의(7분)기준 179번의 기회가 사라진 것. 지난해 7월 미국 하원이 GAFA 수장을 불러 6시간 이상 집중 청문회를 연 것과 대조되는 부분.

※ 국회 상임위 줄임말 안내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방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자위, 정무위원회: 정무위, 환경노동위원회: 환노위

팩플레터 156호.

팩플레터 156호.

2.일로 와 봐, 카카오

김범수 의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정무위·산자위·문체위 등에 불려갔다. 단일 기업이 9번(중복출석)이나 국감에 나선 건 처음.

1) 김범수 편
올해 초 “재산 절반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김 의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상당했다. 하지만 그 선언 8개월 만에 ‘플랫폼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국감에서 의원 26명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김 의장을 향한 핵심 질문과 그의 답변은.

① 골목상권 침범은?“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핵심 질문: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는 거 아닌가. 구글·페이스북·애플이 미용실·네일숍·영어교육· 꽃배달·실내 골프 연습장에 사업이라며 투자하고 기술 혁신이라며 확장하나?” (5일 정무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구스럽다. 카카오가 초창기에 투자했던 많은 회사들이 있다. 신속히 정리하겠다.”
배경 해설: 골목상권과 택시 수수료 관련 추궁에 김 의장은 ‘죄송’, ‘사과’, ‘송구’만 17번 반복했다. 김 의장이 “플랫폼이 (소상공인을 위한) 기회의 장을 만들고 도울 수 있다”며 긍정적 측면도 얘기하려 했지만, “선을 넘었다”는 김 의원의 질책에 잘렸고 김 의장은 다시 “송구하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남은 질문: 김 의장에게“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일은 뭐냐?” 물었더라면 어땠을까.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옮겨간 마당에 플랫폼 국감이 진짜 ‘을(乙)’을 위한 대책까지 고민하려 했다면 말이다.

② 케이큐브홀딩스는 지주사? “지주사 아닙니다”
핵심 질문: “카카오 지분 10.52%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주사 아닌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 “지주사 아니다.”
배경 해설: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진 케이큐브홀딩스는 동생과 김 의장 자녀들 근무 이력 때문에 가족회사·승계용이란 의혹이 많았다. 윤 의원은 이 회사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카카오를 사실상 지배하는’)를 파고들었다. 케이큐브가 ‘지주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2016년)한 데다, 자산 중 자회사 지분이 50%를 넘을 경우 지주사로 보는 공정거래법이 그 근거. 하지만 같은 법은 지주사 요건으로 ‘자회사의 1대 주주’도 요구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13.21%)에 이어 카카오 2대 주주다. 김 의장이 “지주사 아닙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힌 이유다.
남은 질문: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이 회사가 카카오 지분을 유지하는 한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더이상 투자활동은 안한다는 것인지, 수익 없이 어떤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김범수 의장의 개인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의 역할 구분도 궁금한 대목으로 남는다.

2) 다른 카카오는?

① 카카오모빌리티(카모): 플랫폼 국감의 진원지
류긍선 카모 대표는 산자위·과방위·국토위에 증인 출석했다. 특히 8일 국토위 국감에선 의원 9명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은 ‘빨대’, ‘삥’, ‘오만’, ‘카카오 공화국’, ‘신재벌’, ‘횡포’, ‘독점’이라 했고, 류 대표는 ‘면밀히’, ‘무겁게’, ‘마음 깊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핵심 질문: “카카오가 시장 개척은 안 하고 소상공인 생업에 뛰어들어 빨대 꼽고 있다. 가맹택시는 매출 3.3%, 비가맹은 프로멤버십으로, 승객에겐 스마트호출 수수료로. 플랫폼 하나로 이렇게 삥을 뜯는다. 중고차시장, 대리시장, 차량정비 등 뛰어드는 것도 문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계기로 플랫폼의 공공성, 사회적 책임에 통감하게 됐다. 이해당사자와 협력해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겠다.”
배경 해설: 8월 초 카모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 시도가 나비효과를 불렀다. 기사용 프로 멤버십(월 9만 9000원)이나 배차 알고리즘 논란은 ‘업계’ 이슈였지만, 호출료 5000원 인상은 ‘민심’을 건드렸다. 인상 백지화에도, 카모는 국감에서 현미경 감사를 받았다.
남은 질문: 어쩌다 카모가 시장을 독점하게 됐는지, 인접 산업영역(대리운전·주차장,퀵서비스 등)을 잠식해 소비자 후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국회가 디지털 플랫폼 독점 방지법을 제정하고, 알고리즘을 규제해야 한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청문회로 더 자세한 논의를 해야 한다”(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발언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②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첫 타자, 준비는 많이 했지만…
플랫폼 국감 첫 타자는 웹툰(10월 1일, 문체위 국감). 2010년부터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을 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처음엔 적극 해명하다가, 의원들이 ‘불쾌하다’, ‘책임회피’, ‘예의 문제’라고 꾸짖자 급 ‘사과모드’로 전환.

핵심 질문: “수수료를 30%에서 최대 45%까지 가져가는데, 그게 합리적인가? 원작자보다도 많이 가져간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업계를 키울 유일한 방법이었다. 7년간 작가와 플랫폼 수익 분배는 66% : 25%였다(나머지 9%는 앱마켓 수수료 등). 올해는 72~74%를 작가에게 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산 비율이다.”
배경 해설: 웹툰·웹소설 작가들은 “플랫폼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받아, K웹툰은 뜨는데 창작자는 돈을 못번다”고 주장. 특히 카카오의 ‘선인세 지급, 후수수료 45%’ 정책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가 “7년 통계상 카카오 수수료는 25%”라고 주장하며 정산 비율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됐다.
남은 질문: 작가와 플랫폼 사이에 낀 콘텐츠 공급사(CP)를 어떻게 볼 것인가. 카카오는 CP를 ‘창작자 집단’으로 보고, 작가들은 카카오의 ‘하청업체’로 본다. 입장이 다르니 논의가 돌고 돈다. 의원이 ‘불공정 계약’이라 하면, 플랫폼은 “우리가 아니라 CP가 맺은 계약”이라 항변하는 식. 이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와 작가 간 직접 계약은 10%에 불과하고 90%는 CP를 통한 계약”이라고. 문제 해결을 위해선 CP도 국감에 불렀어야.

팩플레터 156호

팩플레터 156호

3. 너도 있지, 네쿠배야

① 네이버
환노위 국감(6일)에 출석한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내부 제도 개선과 리더십 교체를 약속했다.

핵심 질문: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028명)의 5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그 중 10.5%가 일주일 내 반복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모든 수단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선은 커녕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고인의 사망 관련해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꿔야 할 부분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말까지 경영 쇄신과 리더십을 정리 중이며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드린다.”
배경 해설: 올해5월 직장 내 괴롭힘을 겪던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네이버 해당 부서의 과도한 업무, 성과주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대두됐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는 구글 같은 창의적 분위기와 거리가 먼, 소수의 창업 멤버와 인사평가·보상 권한을 가진 100여명의 조직장 중심의 상명하복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남은 질문: 네이버가 내부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5건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감에서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사건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양상, 내부고발이 어려운 구조, 노조 현황 등 IT업계 실태 전반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어야.

② 쿠팡
상임위 4곳이 불렀고(행안위·정무위·과방위·국토위), 정무위를 뺀 3곳에 박대준 대표 등이 출석했다. 질타가 쏟아진 곳은 ‘배달 안전’ 문제를 다룬 국토위(8일). 의원 5명이 장기환 쿠팡이츠 대표를 몰아 세웠다.

핵심 질문: “배달 노동자 산재 사고가 2019년 1393건, 2020년 2255건, 2021년 6월 벌써 1700건이다. 알고리즘이 작업 지시하고 통제하고 평가하는데, (직고용) 노동자 아닌 걸로 덮어씌워 보험료 안 내고 이렇게 맘대로 해도 되나? 노동자들에게 고무줄 배달료 기준 공개 안 하는 것도 문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배달 파트너가 무리하지 않도록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고, 파트너에게 배달 예정 시간을 노출하지 않으며, 배달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 파트너들 의견을 수렴해 상생 방안 고민하겠다.”
배경 해설: 노동 문제는 쿠팡이 상장신청서에 위험 변수로 자인할 만큼 중요한 이슈. 쿠팡이 직고용하는 택배기사(쿠팡친구)와 달리, 쿠팡이츠·쿠팡플렉스 기사는 앱에서 일감 받는 ‘자영업자’다. “이것이 법률이나 규제에 의해 문제가 된다면 사업모델을 바꿔야(상장신청서)” 하는데, 기사들이 쿠팡에서만 일하는지(전속성) 등이 모호해 보호가 어렵다. 쿠팡이츠 라이더 중 산재보험 가입자는 15.5% 뿐. 치열한 배달 경쟁 속 AI가 ‘사실상 업무 감시자’란 지적도.
남은 질문: 쿠팡을 둘러싼 질문들, 배달 노동자 말고도 많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입점사와 경쟁하고 정산이 늦다는 불만, 승자독식 시스템이라 비판받는 최저가 상품 우선 노출 등 공정과 상생의 문제들이다. 정무위는 21일 종합감사에 강한승 대표를, 과방위는 박대준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다.

③ 배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자영업자와의 상생, 배달 노동자와의 상생, 동네마트·편의점과의 상생을 묻는 질문이 과방위(5일), 산자위(7일), 환노위(15일)에서 쏟아졌다.

핵심 질문: “배달앱 가맹점 164개 중 앱 수수료 부담된다는 곳이 68.3%다. 배민1로 1만원 팔면 자영업자는 3620원 남는다. 이게 적정한가? 또, 라이더를 직고용하면 최저임금이나 산재보험·퇴직금 등 문제가 해결되는데 염두에 두고 있나?” (7일 산자위 국감,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
: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수수료 및 앱 서비스 운영 정책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있다. 다만 라이더 문제는, 2015~2016년 직고용해본 경험상 라이더들이 자유롭게 근무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특수고용 형태를 선호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과 라이더들의 수요 등을 고려해 (직고용하는) 방향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경 해설: 자영업자와 라이더 없인 배민도 없다. 이 사실은 배민이 가장 잘 안다. DH와의 기업 결합과 수수료 정책 변경 시도로 민심이 바닥친 지난해 이후, 배민은 자영업자 광고비 환급 등에 760억원을 투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라이더유니온 등과도 상생 논의를 이어가는 중.
남은 질문: 그런데 신사업, 또 ‘골목상권 침해’가 될 것인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1477억원을 기록한 ‘B마트’는 1시간 내 생필품·식료품을 직배송하는 서비스. B마트가 동네마트·편의점 손님을 빼앗는다는 비판에, 김 대표는 “소비자 특성이 다르다”며 “외출하지 않았을 신규 고객을 창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역풍이 예상된다.

④ 야놀자
놀자 배보찬 경영부문 대표는 5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신청한 창업자 이수진 총괄 대표는 증인에서 빠졌다.

핵심 질문: “플랫폼이 플레이어가 되는 게 공정하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작할 때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이 산업 한번 혁신해보겠다고 시작한 건데… 말씀주신 내용 공감한다.”
배경 해설: 야놀자는 직영(7개), 가맹점(189개), 브랜드점(47개)을 포함해 약 250개 호텔과 모텔 등을 관계사로 운영한다. 심판(플랫폼)이 선수로 뛰면 공정한 경쟁이 되겠냐는 게 문제제기의 핵심. 민병덕 의원은 이수진 총괄 대표가 2017년에 지은 강원도 홍천군 소재 H 펜션도 야놀자에서 예약을 받았던 점, 이 회사 감사가 이수진 대표에게서 모텔을 인수해 야놀자에서 운영한 점을 지적. 민 의원은 팩플팀에 “플랫폼은 모든 정보를 자기가 수집하는데 그 정보 가지고 자기 장사를 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야놀자 측은 “2019년 이후 신규 가맹점은 받지 않고 있다”며 “브랜드 호텔도 광고비를 내면 노출될 뿐 특별히 우대하는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대표 소유 펜션에 대해선 “논란된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질문: 이 질문, 이수진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어야. 배보찬 대표는 창업자 관련 질문에 “제가 아는 부분도 있고 모르는 부분도 있다”고, 야놀자 임직원이 호텔·모텔을 운영한 의혹엔 “사례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이수진 대표가 소유한 H 펜션은 현재 홈페이지를 닫고, 야놀자에서 빠진 상태. H 펜션 관계자는 팩플팀 질의에 “내년까지 잠시 쉰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수진 대표는 증인 명단에서 어떻게 빠졌을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를 더 잘 안다고 해서 여야 간사 합의로 배 대표를 불렀다”고 했다.

4.브레이크야, 때리기야?

역대급 질타에도 모자랐을까.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정무위·산자위에 이어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역시 과방위 증인에 채택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가 2018년 이후 3년 만에 국감장에 나올지도 관심. 현재로선 출석이 유력하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때리기=공정?: 플랫폼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바빴던 국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익집단과 플랫폼 간 충돌에서 나온 이슈가 많은데, 어느 한쪽을 무조건 ‘을’로 보고 플랫폼을 악마화해선 안 된다”며 “카카오의 골프 산업 진출은 골프존 독점 시장에 ‘경쟁’을 일으킨 면이 있는데도 철수하라는 건 시장경제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때리기만 한다고 공정은 아니다. 대규모 투자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플랫폼 사업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쏘긴 쐈는데, 잘 쐈나?: 국회가 일주일 간 플랫폼 수장들을 독점했다. 정무위 의원 23명 중 18명이 ‘김범수 증인’에게 질의. 반(反)플랫폼 쪽에선 “우리가 원하는 질문은 다 나왔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고 할 정도. 하지만 “쏘긴 했지만 조준이 아쉽다. 플랫폼 논쟁을 촉발한 미국은 플랫폼의 구조를 재편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 국감에선 윤리적인 문제만 다뤘지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를 다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적도 나왔다.
과방위가 부른 이해진: 이해진 네이버 GIO를 증인으로 신청한 이는 “네이버・카카오를 못 불러 우리 상임위 체면이 말이 아니”라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포털 AI 알고리즘 검증’과 ‘중소 콘텐츠 업체 상생 및 과다 수수료’를 묻겠다고. 이해진 GIO가 생각하는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 국감에서 들어볼 수 있을까.

5.잊지 말자, 해외 플랫폼

글로벌 플랫폼도 국감 타깃. 과방위는 5일 구글·애플·넷플릭스·페이스북의 한국법인 대표와 실무자를 불러 인앱결제와 법인세 회피 등을 집중 질의했다.

● 코딧에 따르면, 이날 의원들의 기업별 언급은 구글코리아(69회) 〉 애플코리아(50회) 〉 넷플릭스(42회) 〉 쿠팡(36회) 〉 페이스북(21회) 순. 인앱결제 방지법을 주도한 상임위인 만큼 질의의 55%가 구글과 애플에 쏠렸다.
● 이들 기업에 쏟아진 질문은 주로 다음 네 가지. ‘인앱결제’, ‘뉴스 사용료’, ‘국내 법인세’, ‘대리인 제도’. 2개사 이상이 관련 질문을 받았다. 특히 구글코리아 김경훈 사장은 의원 8명으로부터 4가지 영역을 고루 질문받았고, 애플코리아 윤구 대표에게도 법인세를 제외한 3가지 영역에 6명 의원의 질의가 쏟아졌다. 애플은 인앱결제 방지법 이행계획에 대해 “현재 애플 정책은 개정법에 부합한다”며 현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방통위는 이행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구글과 애플에 요구했다. 21일 과방위 종합국감엔 윤구 애플 대표가 다시 나올 예정.
● 글로벌 기업 관련 국회 과방위 의원들의 질의 분석 세부내용과 원문을 보시려면 코딧의 과방위 국감 분석 페이지를 참조.

팩플레터 156호

팩플레터 156호

‘어느날 갑자기 내가 카카오 원톱이 되어버렸다’면... 국감장에서 쏟아지는 호통에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소요시간 1분)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설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보너스 콘텐츠 ‘국감이 본 전문직 플랫폼’과 ‘미국, 중국은 플랫폼 어떻게 한대?’로 이어지는 링크를 드립니다. 설문 완료하시고, ‘플랫폼 국감’ 퍼즐을 완성해보세요. 다른 구독자분들의 의견과 취재 뒷이야기를 다음 ‘언박싱’ 레터에서 공개해요.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1. 팩플x코딧 : 이번 레터를 콜라보한 ‘코딧’은요?
2019년 창업한 ‘코딧’은 각 기업에 필요한 법ㆍ규제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국회의원 정보 및 발언을 분석해 기업의 정책 대비 역량을 서포트하는 정책 전문 스타트업입니다. 주요 고객사에겐 국감 내용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도 국영문으로 제공합니다. 정지은(37) 코딧 대표는 유네스코와 OECD 등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정책 전문가입니다. 👉팩플의 코딧 인터뷰

2. 해외의 플랫폼 테크래시 동향 👉미국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편(KOTRA)
미국과 중국 모두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굳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의 경쟁정책 및 플랫폼 독점규제 입법 동향과 시사점’(8월 19일 발간)과 코트라의 ‘중국의 인터넷산업 규제 강화동향’(9월 23일 발간)은 최근 미·중의 규제 범위와 방향 입법 특징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

.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