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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직접하는 쿠팡, 중개만 하는 네이버...네ㆍ쿠 파이낸셜 전략

중앙일보

입력 2022.07.20 06:00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모습. 뉴스1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모습. 뉴스1

직접 다 하겠다는 쿠팡, 중개의 판만 깔고 빠지겠다는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 1, 2위를 다투는 플랫폼 두 곳이 이번엔 대출 시장서 맞붙는다. 올 1월 설립된 쿠팡의 손자회사(쿠팡페이 자회사)인 '쿠팡 파이낸셜'이 이달초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하면서다. 소상공인들이 쿠팡에 입점할 이유 목록에 '대출 상품'을 추가하겠다는 전략.

무슨일이야

업계에선 쿠팡 파이낸셜이 다음달 초에는 할부금융업 등록을 마무리하고 소상공인 대상 대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쿠팡 파이낸셜이 금감원에 신청한 여신금융업 중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신기술산업금융업은 결격사유가 없을 시 빠르면 한 달 뒤 등록이 완료되는 편.

이게 왜 중요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가 할부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여신전문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그동안 소상공인과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대출은 시중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업체 등 전통 금융회사의 영역이었다. 쿠팡이 직접 금융업에 뛰어들면서 소상공인 대상 대출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쿠팡 파이낸셜 vs 네이버 파이낸셜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매입한 뒤 이용자에게 배송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로켓배송' 서비스 운영에 중점을 둔다. [중앙포토]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매입한 뒤 이용자에게 배송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로켓배송' 서비스 운영에 중점을 둔다. [중앙포토]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네이버와 쿠팡의 전략 차이가 선명해지는 중이다. 쿠팡은 본업인 유통·물류 아닌 금융업에 진출해 선수로 뛰겠다는 전략이지만, 네이버는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자 역할에 머무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 '직접 진출'하는 쿠팡 파이낸셜 : 쿠팡은 기존에도 직접 나서는 방식으로 컸다. 배송 인력을 직고용해 로켓배송을 성공시켰고, 신사업인 음식배달(쿠팡이츠)·OTT(쿠팡플레이)도 뛰어들어 시장의 판을 흔들었다. '직접 진출'을 좋아하는 쿠팡 DNA를 이어받은 쿠팡 파이낸셜이 노리는 건 명확하다. 쿠팡 입점 업체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설계하겠다는 것. 쿠팡 스스로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 등을 정할 수 있어 입점 업체의 특성에 맞는 대출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부담도 있다. 돈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가 늘어나거나,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등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 방향이 틀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지난달 14일 '미디어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지난달 14일 '미디어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파이낸셜]

● '간접 진출'하는 네이버 파이낸셜 : 반면 네이버 파이낸셜이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한 ‘간접 진출’이다. 2020년 출시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 전용 대출상품은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등 전통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나왔다. 사업자의 대출 가능 여부는 네이버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하거나, 스마트스토어에서 나온 정보를 각 금융사가 고려해 심사한 뒤, 제휴 금융사가 대출을 실행한다. 사실 미래에셋의 4개 계열사가 네이버 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출자(지분 30%)한 2019년부터 네이버식 제휴 금융은 예견됐다.

포털·검색으로 성장한 네이버는 이전에도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워 중개의 판을 키우되 개별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다. 커머스만 놓고 봐도 물류는 CJ대한통운과, 신선식품 유통은 이마트와, 사업자 반품보험은 캐롯보험 등과 손잡아서 해결했다. 예컨대 네이버 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입점 상인들의 매출 정보를 대출 심사시 대안신용평가에 활용하고 평가모델을 고도화하지만, 대출 상품의 연체 리스크 등은 각 제휴사가 관리하는 식이다. 박상진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보다)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듣고 불편함을 개선하는 금융 플랫폼의 역할이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놓고 쿠팡 파이낸셜과 네이버 파이낸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기존 2금융권과의 대출 경쟁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 쿠팡, 네이버와 대출시장에서 맞대결? = 네이버 파이낸셜은 지난달 28일 오프라인 소상공인을 겨냥한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 대상을 온라인 커머스인 스마트스토어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의미.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사들과 다양한 사업자 대출 상품 내놓고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도 출시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같은 간접적인 대출사업 진출이 입점 사업자 모집에 효과적일지, 쿠팡처럼 직접적인 사업 진출이 나은 방식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② 전통금융사, 긴장하나?=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은 전통 금융사에 중요한 수익원이다. 특히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의 2금융권은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대출 경쟁이 심화할 경우 전통 금융사가 기존의 시장을 뺏기면서 ‘핀테크 골목상권 침해’를 둘러싼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과 같은 거대한 핀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으로까지 진출할 경우 대출 시장을 뺏긴 2금융권이 각종 규제 형평성 등을 두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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