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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어 해군까지 깔았다…'이음5G' 얼마나 빠르길래 [팩플]

중앙일보

입력

1784 사옥을 누비는 네이버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1784 사옥을 누비는 네이버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사진 네이버클라우드]

통신사가 깔아놓은 망 대신 스스로 5세대(5G) 망을 구축해 사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네이버가 신사옥 ‘1784’에 국내 최초로 5G 특화망(이음 5G)을 도입해 최첨단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병원·군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 중이다. 이음5G가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슨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MOS북부와 세종텔레콤의 이음5G 주파수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또 한국전력·해군·KT에 대한 이음5G 주파수도 지정했다. 이음5G는 특정 건물이나 스마트 공장 등에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망. 이 서비스를 타인에게 제공하려면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 하고, 자기 업무나 연구개발(R&D)에만 활용할 때는 주파수를 지정 받기만 하면 된다. 이날 이음5G 주파수를 할당받은 KTMOS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자율주행 횔체어나 3차원(3D) 수술 시뮬레이션 등에 이음5G를 활용하겠다는 계획.

이음5G가 뭔데?

◦ 5G 셀프 구축 :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공모전을 통해 5G 특화망의 이름을 이음5G로 확정했다. 이통사가 깔아놓은 전국망 대신 기업이 직접 건물에 5G 장비를 설치하고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주파수는 4.7㎓(기가헤르츠)나 28㎓를 쓴다. 단, 여러 기업이 근처에서 같은 주파수를 이용하면 주파수 혼선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전파 전문가들의 현장 실사를 받아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외에도 LG CNS·SK네트웍스서비스·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이음5G를 구축했다. 이번에 승인된 5개를 포함해 기업·기관 10곳에서 사용 중이다.

◦ 안정성, 맞춤형 장점: 이음5G는 이통사의 공용 5G나 와이파이보다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통사를 기다리지 않고도 원인 파악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쓰기 때문에 속도나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주파수 할당 대가도 싸기 때문에 경제적인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① 고인 물 시장에 메기: 정부는 2016년 제4의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공모에 나섰지만 끝내 무산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사 과점 체제를 흔들 ‘메기’를 찾았지만, 전국 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통신 사업 특성상 적격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 그런데 최근 5G망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가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음 5G가 통신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한다.

② 쓸모 찾은 28㎓: 28㎓ 주파수는 3.5㎓ 대역보다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지연 시간도 짧아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초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국망에 활용된 3.5㎓ 대역과 달리 도달 거리가 짧고 간섭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기지국 의무 구축부터 난항을 겪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 적합하지 않아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며 이통3사가 투자를 꺼렸기 때문. 그런데 인공지능(AI)·로봇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28㎓ 대역 투자에 적극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사옥에 28㎓ 주파수로 이음5G를 구축했고 향후 더 고도화된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③ 디지털 전환의 인프라: 국내서는 스마트 공장, 데이터센터, AI·자율주행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이음5G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네트워크 안정성이 중요해지기 때문. 네이버는 이음5G 가 깔린 신사옥을 AI, 로봇, 자율주행 등을 실행하는 테스트베드로 쓰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사옥을 돌아다니는 배달 로봇 루키는 5G,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움직이는 브레인리스 로봇”이라며 “현재 60대에서 연내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3년 전부터 스마트 공장 등에 5G 특화망을 허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5G 특화망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7560만 달러(약 1조9354억원)에서 2028년 142억8496만 달러(20조1132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정부는 올해 총 480억원을 투입해 의료·물류·에너지 등 11개 과제를 5G 융합서비스 프로젝트로 지원할 예정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기존에 ICT와 연관성이 없거나, 아날로그 통신에 의지했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이음5G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에서 이음5G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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