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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네이버가 산 美중고마켓 ‘포쉬마크’ 가보니…협업 1호는 스마트 렌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쉬마크는 유일하게 서비스 초기부터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결합한 커뮤니티·커머스 플랫폼이다. 그것이 아마존 등 빅테크와 다른 우리의 독보적인 차별점이다.”

포쉬마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니시 샨드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 플랫폼인 포쉬마크는 이달초 네이버의 자회사에 편입됐다. 이날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이미지 검색) 기술을 도입한 ‘포쉬렌즈’를 공개하고 향후 기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좌측부터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 책임자,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CEO, 트레이시 선 공동창업자·수석부사장. 사진 네이버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쉬마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좌측부터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 책임자,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CEO, 트레이시 선 공동창업자·수석부사장. 사진 네이버

포쉬마크는 어떤 회사

2011년 마니시 샨드라 등이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북미 지역 1위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팔고 싶은 옷을 사진 찍어 포쉬마크에 올리고, 포쉬마크는 중개 수수료 수익으로 사업을 키웠다. 미국 우편번호를 토대로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우하고 피드를 꾸밀 수 있는 소셜미디어 기능이 다른 커머스 플랫폼들과 차별화한 포인트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포쉬마크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3개월만인 이달 6일 약 12억달러(1조5000억원)으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직접 수거해 판매까지 하는 스레드업(Thred up), 명품 중고거래에 초점을 맞춘 더리얼리얼(The Real Real) 등이 포쉬마크의 경쟁사.

이날 행사가 열린 본사 사무실 곳곳에선 쉴 새 없이 대화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포쉬 스튜디오에서는 직원 겸 셀러들이 판매 아이템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쥬얼린 안젤레스 기업문화팀장은 “포쉬마크는 다양성과 역동성을 중요시하는 조직”이라며 “사람들간 연결에 집중하고, 다름과 이상함을 포용하는 문화는 포쉬마크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미국 C2C 커머스 플랫폼 포쉬마크의 서비스화면.

네이버의 자회사인 미국 C2C 커머스 플랫폼 포쉬마크의 서비스화면.

네이버+포쉬마크, 이게 왜 중요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으로 뻗고 싶은 네이버, 플랫폼에 기술 부스터가 필요했던 포쉬마크. 양사의 M&A 시너지를 따져보면 이렇다.

① 네이버의 C2C 기지 :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에서 C2C 성장성에 주목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액티베이트 컨설팅에 따르면, 미국 중고 거래 시장은 2025년 약 1300억 달러(161조원) 규모로 커지고, 2021~2025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네이버는 왈라팝(스페인), 베스티에르콜렉티브(프랑스), 빈티지시티(일본) 등 C2C 기업에 연이어 지분 투자를 했고, 손자회사 크림(KREAM)을 통해 사솜컴퍼니(태국), 리벨로(싱가포르) 등 동남아 커머스에도 투자했다. 그중에서도 커머스와 플랫폼의 결합시 파급효과가 가장 큰 곳이 북미다. 이 지역에서 가입자 8000만명을 보유한 포쉬마크는 네이버 글로벌 C2C 전략의 핵심 기지인 셈. 포쉬마크 인수를 마무리한 지난 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북미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사옥의 벽면. 2021년 이용자 8000만명을 돌파했다고 적혀있다. 여성국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사옥의 벽면. 2021년 이용자 8000만명을 돌파했다고 적혀있다. 여성국 기자

② 포쉬마크의 테크 서포터 : 포쉬마크 강점은 커뮤니티와 소셜 기능이다.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포쉬마크는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하나로 결합해 시작한 유일한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연결한다”면서 “SNS에 커머스를 붙이거나 커머스에 커뮤니티 게시판을 적용한 여타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포쉬마크 이용자의 80%가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인 MZ세대이고, 1명당 하루 25분간 포쉬마크를 쓴다. 특히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여성의 90%가 포쉬마크 가입자. 지역 기반 커뮤니티도 활성화 돼 있다. 이용자들을 위한 오프라인 축제 포쉬 페스트(posh fest), 포쉬 파티(posh party) 등이 대표적이다.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해 MZ 세대와 커뮤니티 데이터를 확보하고, 거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선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 기술을 적용한 ‘포쉬렌즈’의 테스트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포쉬마크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영해서 포쉬마크에 업로드하면 앱에서 유사 상품과 가격을 한번에 확인해 사용자들에게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본사. 여성국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쉬마크 본사. 여성국 기자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마케팅, 검색, 커뮤니티 등 서비스 전반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의 경험을 향상시켜 글로벌 시장 새로운 C2C트렌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해 포쉬마크를 고도화해 철저히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라이브 커머스, 결제시스템, AI 등 네이버가 한국에서 이미 활용 중인 기술을 포쉬마크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에 진출한 네이버 웹툰 등 콘텐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네이버는 포쉬마크 등 커머스 이용에 대한 보상과 유인책으로 웹툰·웹소설 서비스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운영 중인 서비스 간 시너지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테스트가 진행중인 포쉬 스튜디오. 여성국 기자

라이브커머스 테스트가 진행중인 포쉬 스튜디오. 여성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