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플] 베일 벗은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자율'로 정부 규제 넘을까

    [팩플] 베일 벗은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자율'로 정부 규제 넘을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아랫줄 왼쪽에서 일곱번째)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여덟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주요 플랫폼 사업자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등 국내외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참여한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활동 9개월여 만에 분과별 규제방안을 공개했다. 정부와 플랫폼업계, 소상공인, 소비자단체 등이 수차례 논의한 끝에 나온 결과다. 오픈마켓 불량 입점업체의 사기 판매를 막기 위해 플랫폼 간 공조에 힘쓰고 검색 노출·추천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이용자 권익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규제 방안이 규제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  무슨 일이야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플랫폼 자율기구 규제 방안 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규약을 마련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이들은 갑을, 소비자·이용자, 데이터·AI, 혁신공유·거버넌스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해왔다. 발표회에는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 소비자단체 등 각 분과 구성원들을 비롯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플랫폼 자율기구 규제 방안은 민간의 자율규제를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의 역점 정책과제 중 하나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한 지점이기도 하다. 민간 자율기구의 활동이지만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위,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범부처가 총출동해 측면 지원을 약속했다.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자율규제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어떻게 한대   ① 오픈마켓 갑질 막고: 10개 오픈마켓 사업자가 참여한 갑을 분과는 입점계약 관행 개선, 입점업체와의 분쟁처리 절차 개선,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마련에 주력했다. 우선 입점약관(계약서)을 작성할 때 계약기간, 수수료·광고비 적용방식, 대금정산 주기와 절차 등을 명시하고, 계약을 변경·해지하거나 서비스를 제한·중지할 때는 일정 기간을 두고 사전에 이유와 내용을 통지하도록 했다. 오는 8월 말까지 오픈마켓 자율분쟁 조정협의회도 설치한다. 수수료 정책 동결(카카오·지마켓), 신규판매자 수수료 혜택 연장·확대(11번가), 매출 하위 50% 입점사 결제수수료 면제(무신사) 등 소상공인과의 상생도 추진하기로 했다.   ② 소비자 피해 대응은 빠르게: 돈만 받고 상품을 보내지 않거나 가품을 진품으로 판매하는 등의 악성 쇼핑몰로 인해 소비자 집단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오픈마켓에서의 소비자 민원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를 사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사기쇼핑몰에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르면 이달 안으로 ‘소비자 집단피해 대응 협의체’를 만들고 올해 8월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③ 검색·추천 기준 공개하고: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이 참여한 데이터·AI 분과는 검색 노출과 추천 기준 투명화에 방점을 뒀다. 검색 노출 순서 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에 대해 이용자가 알기 쉽게 설명하고 공개하기로 한 것. 수수료나 광고료 등이 노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엔 이를 이용하는 중소 사업자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점검을 거쳐 주요 변수 공개를 위해 6개월 안에 인터페이스(UI)를 변경할 예정. 이들은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이행 여부를 점검할 경우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④ 소상공인과 상생 도모: 앞서 혁신공유·거버넌스 분과는 지난해 12월 플랫폼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8대 원칙을 공개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한편 불법 콘텐트를 차단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등의 원칙이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등의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사업자별 주요 활동 계획을 공유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자율규제 통할까   관건은 이 같은 자율규제 방안의 실효성 여부. 골목상권 침해 논란,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갑질, 오픈마켓 이용자 피해 등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플랫폼 업계가 ‘자율’을 통해 얼마나 달라질지 관심사다. 민간 자율기구가 주도했다고는 하지만 각 부처가 적극 참여하고 있어 규제로 변질될 우려도 없지 않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간 주도로 원칙을 마련하고 직접 이행 선언을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플랫폼의 독과점, 경쟁 제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온라인 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법개정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구글, 애플 등 5~6개 대규모 플랫폼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지난 정부의 온플법과의 차별점. 독과점 행위가 적발될 경우엔 고강도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5.11 17:28

  • [팩플] 네이버 3년 만에 PC 메인 개편…멀티태스킹 MZ 잡을까

    [팩플] 네이버 3년 만에 PC 메인 개편…멀티태스킹 MZ 잡을까

    네이버 PC 메인 페이지가 3년 만에 바뀐다. 2020년 4월 메인 화면 상단에 검색창을 고정하는 등 변화를 꾀한 지 3년 만에 대규모 개편이다. 10일 공개된 체험 페이지를 보면 여전히 검색이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지만, 쇼핑을 전진 배치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네이버는 개편 취지를 “모바일에서 이용자 경험을 PC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일주일간 체험 기간을 거쳐 17일부터 새 메인 화면이 적용된다.    ━  이게 왜 중요해     17일부터 바뀌는 네이버 PC 메인 페이지. 사진 네이버 현재 글로벌 검색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장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이 지난 2월 출시 한 달 만에 일일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하는 등 각광을 받았다. 점유율 93%의 구글 검색 독주 체제에 균열이 나고 있는 셈. 구글도 3월부터 대화형 AI ‘바드’를 순차 공개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중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에선 1위(약 60%)를 지키고 있지만, 생성 AI 경쟁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보여준 게 없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8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에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검색 등 주요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PC 메인 화면 개편은 하반기 대화형 검색으로 전면 개편 전까지 사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  어떻게 바뀌는데     ① 캐시카우 쇼핑 전면등판: 새 메인화면에선 쇼핑이 좌측 중앙부로 전면 등판했다. 기존 뉴스스탠드와 오늘 읽을만한 글 사이를 파고든 것.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던 ‘원쁠딜’과 ‘쇼핑라이브’ 탭을 추가하고, 이용자 쇼핑명세와 주문배송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분기 매출(2조2804억원)은 서치플랫폼(8518억원)이 커머스(6059억원)보다 많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각각 0.2%, 45.5%로 커머스가 압승했다. 미국 패션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효과가 크지만, 집토끼도 잡아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7일부터 바뀌는 네이버 PC 메인화면. 사진 네이버 ② 멀티태스킹으로 MZ 공략: 새로운 빙이 이용자 질문에 따라 좌측에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우측에선 문답을 이어가도록 화면을 구성한 것처럼 네이버의 새 메인화면도 페이지를 나눠서 활용했다. 네이버는 쇼핑이 빠진 자리에 ‘위젯 보드’를 신설했다. 캘린더, 메모, 파파고, 영어사전, 나우 등 5가지 서비스를 채워 넣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파파고나 영어사전은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에서 업무 중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멀티태스킹 수요에 맞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정보가 담겨있는 캘린더와 메모엔 잠금 기능이 추가됐다.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사 서비스에 묶어두기 위한 장치다.     ③ 뉴스·날씨·증시도 개인화: 모두에게 필요한 개방형 정보가 아닌, 나에게 필요한 맞춤형 정보도 강화했다. 뉴스스탠드 옆에 언론사 편집, 엔터, 스포츠, 경제 탭을 추가했다. 모바일처럼 PC에서도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 기사 위주로 소비할 수 있게 한 것. 날씨와 증시 영역도 확대됐다. 지역별, 시간대별 날씨를 제공하고 주요 지수뿐 아니라 관심 종목 주가도 보여준다.      ━  실검 부활하나   컨퍼런스콜에서 언급된 네이버 하반기 검색 서비스 개편 방향을 두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추천·구독’ 탭에서 무작위로 이용자를 선정해 테스트 중인 AI가 추천하는 ‘트렌드 토픽’ 서비스가 와전된 것”이라며 “실시간도 아니고, 검색어만 포함된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용자 개인의 관심사 기반으로 AI가 현재 인기가 많은 콘텐트(블로그·카페 등)를 학습해 공통된 주제를 뽑아내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의 ‘투데이 버블’ 서비스. 다음 캡처. 2020년 한발 앞서 실검을 폐지한 다음은 10일 ‘투데이 버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 측은 블로그를 통해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갖고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발견해 나가는 서비스로 소개했다. 다음 관계자는 “과거 실검은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입력하는 검색어 횟수를 기반으로 보여줬다면, 투데이 버블은 뉴스·카페·블로그·커뮤니티 등에서 일정 기간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추출해 별도 순위를 매기지 많고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2005년 네이버에 처음 도입된 실검은 단시간에 검색 횟수가 급증하는 키워드를 공개해 호응을 얻었으나 여론 조작 등 부작용이 지적돼 2021년 폐지됐다. 하지만 인기 급상승 검색어나 영상을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 트위터, 유튜브 등 글로벌 소셜 미디어(SNS)가 이를 대신하자 국내 포털들이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붙들 방안을 다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 [팩플] 네이버 “M&A 줄이고, AI 투자 늘린다”…1분기 커머스·콘텐트 선방 [팩플] ‘AI 맞수’ MS·구글, 예상 웃돈 깜짝 실적…클라우드가 효자 [팩플] 네이버웹툰 김준구 “애플·아마존 안 두려워…우린 선두”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5.10 18:33

  • [팩플] 네이버 “M&A 줄이고, AI 투자 늘린다”…1분기 커머스·콘텐트 선방

    [팩플] 네이버 “M&A 줄이고, AI 투자 늘린다”…1분기 커머스·콘텐트 선방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네이버가 올해 1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플랫폼 기업의 주요 수입원인 디지털 광고 수입에 일부 타격을 입었지만 커머스와 콘텐트 사업에서 선방했다. 네이버는 당분간 인수합병(M&A)을 자제해 곳간을 지키되 인공지능(AI) 투자를 늘려 초거대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  무슨일이야   8일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6%, 9.5%씩 늘어났다.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매출 2조2734억원, 영업이익 3171억원)를 소폭 웃돌았다.     ◦ 콘텐트·커머스는 선방: 1분기 네이버 커머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605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C2C(개인 간 거래) 패션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가 지난 1월 초 완료돼 이번 분기부터 네이버 연결 실적에 반영된 덕이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 제외 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최 대표는 “소비심리 둔화와 오프라인 활동 증가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평균 성장세가 둔화했음에도 네이버는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콘텐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해 411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보다는 6% 감소했지만, 네이버는 마케팅 축소나 운영 감축에도 웹툰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4122억원)이 증가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광고 사업엔 노란불: 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피해가진 못했다. 총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큰 서치플랫폼 매출(8518억원)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었다. 직전 분기 매출에 비해선 7.1% 줄었다. 검색 광고는 전년동기 대비 5.3% 성장했으나, 배너 위주의 디스플레이광고(DA)가 전년동기 대비 13.1% 줄었다. 지난해 2000억원대를 유지하다 이번 1분기에는 1923억원으로 떨어진 것. 최 대표는 “브랜딩 목적으로 활용되는 고정형 광고, 특히 PC 내 광고가 경기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이를 위한 대응책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  주주가치 제고는 어떻게?   최 대표는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주서한도 발송했다. 3개년(회계연도 2022년~2024년) 주주환원 계획과 자사주 특별 소각 계획이 핵심. 네이버는 일단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FCF(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한다. 이와 별개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8% 중 3%를, 향후 3년간 매년 1%씩 특별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서한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보유 비율을 5% 이내로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56% 오른 20만7000원(종가 기준)에 마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위축이 장기화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테크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용 효율화 전략이 더욱 구체화된다면 수익성 개선 시점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네이버의 AI 전략은   ◦ AI와 B2B: 올해 여름에는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을 예정. 최수연 대표는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대규모 생성형 AI 빅모델을 개발했다”며 “높은 성능에도 타사 대비 4분의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 기업용 AI 상용화 전략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고객사 데이터와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뒤 이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보안 우려 없이 생성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오픈AI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기업향 구독 모델인 ‘챗GPT 비즈니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 AI와 B2C: 검색 뿐 아니라 쇼핑, 블로그, 지식인 등 주요 서비스 전반에도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다. 먼저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검색 서비스에 적용해 챗GPT 이후 달라진 검색 트렌드에 대응할 예정. 최 대표는 “사용자별 최적화된 검색이 가능한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상반기 내 사내에서 베타 테스트하고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색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로 연결되도록 검색 화면도 하반기에 개편한다.      ━  글로벌은 어때    지난해 3월 최 대표가 취임하며 강조한 전략은 ‘글로벌 네이버’. 그는 일본·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네이버 커머스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포시마크는 당초 2024년 목표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세금·이자 등 차감 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조기에 달성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시마크는 최근 대다수 미국 패션 C2C 플랫폼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재구매 고객을 늘리며 지속 성장했다”며 “지난달엔 라이브커머스 기능인 ‘포시 쇼 라이브’를 도입했더니 연환산 기준 1조원 가까운 라이브 거래액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말 네이버웹툰의 흑자전환이 이뤄지면 내년 북미 증시에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1분기 웹툰 사업의 손실 규모는 241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손실폭이 79억원 줄었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https://www.joongang.co.kr/factpl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5.08 18:05

  • 당신네 AI가 우리 '뉴스·블로그'로 공부? 그럼 사용료는? [팩플]

    당신네 AI가 우리 '뉴스·블로그'로 공부? 그럼 사용료는? [팩플]

    챗GPT 같은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부상하면서 ‘데이터 사용권’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AI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구축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LLM 개발사들이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를 무단으로 가져다 AI 훈련에 쓴 데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다. 이 AI로 기업이 수익을 추구한다면 데이터 제공자들에게 사용료를 제대로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는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트위터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훈련했다”고 경고했다.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트위터 데이터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훈련했다. 소송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MS가 자사의 광고 플랫폼에서 트위터를 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MS에 역공을 가한 것. IT 매체 매셔블에 따르면, MS는 그동안 기업 고객들이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여러 소셜 미디어(SNS) 앱에 접속해 계정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트위터가 지난 2월 다른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와 트위터를 실시간 연동하려면 접속료(API fee)를 내라고 요구하자, 트위터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나 연구개발에 활용하는 데 돈이 들게 됐다. 트위터가 부과한 API 요금은 월 4만 2000달러(약 5580만원) 수준. CNBC는 “머스크의 위협은 데이터 소유권이 생성 AI 경쟁의 전쟁터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  이게 왜 중요해     ◦ 알고 보니 내 데이터: 챗GPT에게 어떻게 언어를 배웠냐고 물으면 “오픈AI의 언어 모델로서 인터넷에서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했다. 책, 기사, 웹사이트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며 두루뭉술하게 답한다. 하지만 지난 2월 데이터 추적 플랫폼 ‘어플라이드X’와 대화 과정에서 로이터·뉴욕타임스·가디언·B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참고한 언론사 목록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에 WSJ는 투자자들에게 “기사를 AI 학습에 활용하려면 적절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고 밝히는 등 소송도 검토 중. 북미 언론사 2000여개가 소속된 뉴스미디어연합(NMA) 차원에서 AI 학습에 뉴스가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일평균 5700만명이 방문하는 만큼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간다. 사진 레딧 ◦ 상업용? 그럼 얘기가 다르지: SNS와 언론사뿐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평균 5700만 명이 방문하는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은 18일 API 유료화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레딧의 대화 내용이 오픈AIㆍMSㆍ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훈련에 공짜로 활용됐지만, 이젠 그 AI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게 된 만큼 돈 낼 때가 됐다는 것. 스티브 허프먼 레딧 CEO는 NYT와 인터뷰에서 “레딧의 데이터는 상당히 가치가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들에 그걸 무료로 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 사라지는 오픈소스: 오픈AI는 챗GPT 직전 언어 모델인 GPT-3까지는 소스코드와 API를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달 내놓은 GPT-4부터는 관련 정보를 모두 비공개에 부쳤다. 오픈AI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머스크는 지난 17일 폭스 뉴스에 나와 “오픈AI는 구글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비영리 단체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투자사) MS에 통제된 닫힌 소스 기반의 영리 기업이 돼버렸다”고 비판하며, 이에 대항하는 ‘트루스(truth) GPT’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 AI 시장은 수익 경쟁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달 기업용 API 판매를 시작했고, 최근엔 아마존이 기업용 AI 클라우드 서비스 ‘베드록’을 출시하는 등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빠르게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AI 검색 플랫폼 스타트업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는 “GPT-3.5에서 GPT-4로 넘어오면서 API 비용이 30배 정도 비싸졌다”며 “지금은 오픈AI가 독점하고 있는데, 경쟁이 더 치열해져야 가격이 인하되고 기술도 민주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AP=연합뉴스  ━  나랑 무슨 상관인데     국내에서도 생성AI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AI 서비스로 수익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오는 7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네이버가 대표적.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고 한다. 50년 치 뉴스와 9년 치 블로그 등 네이버에서 ‘전체 공개’로 설정된 막대한 데이터 덕분이다. 네이버는 이 언어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소비자 대상 서비스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을 구상 중이다.그런데 네이버가 AI 개발에 활용한 뉴스와 블로그의 콘텐트 권리 문제가 최근 논쟁의 중심에 섰다. 포털 네이버의 뉴스서비스·뉴스검색 용도로 제공받은 콘텐트를 계열사나 제3자가 활용할 수 있게 제휴 약관을 개정하려다 언론사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 네이버로선 AI 기반 연구개발·사업 계열사들이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려면 필요한 조치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온라인신문협회·한국기자협회 등 언론계는 “사전 동의 없이 뉴스 서비스 이외 목적에 데이터를 활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네이버는 언론사들과 수정안을 논의 중이다. 개인 창작자들이 쓰는 블로그 콘텐트의 경우 네이버는 휴대폰 번호 등을 비식별화했다고 밝혔지만, 개인정보 관련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무단 수집 등의 이유로 챗GPT를 금지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다른 생성 AI 분야에서도 데이터 사용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개발자이자 변호사인 매슈 버터릭은 코딩 AI ‘코파일럿’을 만드는 데 관여한 깃허브·MS·오픈AI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수백만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깃허브에 올려둔 코드를 깃허브 MS가 무단으로 도용해 AI 학습에 썼다는 주장이다. MS는 2018년 깃허브를 인수한 바 있다. 올 1월에는 사진DB 업체 게티이미지가 이미지 AI ‘스테이블 디퓨전’이 게티의 유료 이미지를 무단 학습했다며 개발사 스테빌리티 AI에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셔터스톡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이미지 AI ‘달리’에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하고, 달리가 만든 이미지를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무단 사용은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이를 일일이 증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별 허락을 받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수익 배분 등 이용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빅데이터는 AI 개발의 기본인데 합법적 크롤링까지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일본 등 텍스트 데이터 마이닝 면책 조항이 있는 국가를 소개하며 “한국에서는 저작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전체 산업이 성장해 새로운 일자리와 먹거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 [팩플] AI 반도체, MS도 만든다…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칩에 푹 빠진 이유 “MS·바이두 싫다면 우리뿐” 네이버의 초거대AI 자신감 [팩플] 파란딱지 이어 '도지코인 시바견' 내건 트위터…수익구조 바꾸나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4.24 05:00

  • [팩플] AI 반도체, MS도 만든다…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칩에 푹 빠진 이유

    [팩플] AI 반도체, MS도 만든다…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칩에 푹 빠진 이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나섰다.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에 수요가 폭발한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움직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MS가 2019년부터 코드명 ‘아테나’라는 이름으로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이 칩은 MS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직원들이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MS는 오피스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365를 비롯해 검색엔진 빙, 코드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 등 자사 제품에 GPT-4 등의 초거대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  이게 왜 중요해   초거대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를 구동시키기 위한 AI 전용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했다. MS뿐만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이미 자체 AI 반도체를 가지고 있다. 각종 AI 서비스를 구동할 자사 클라우드에 적합한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다.   ‘GPU 공룡’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측면도 크다. MS와 협력 중인 오픈AI의 챗GPT에는 약 1만여개의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처리장치로 GPU를 공급하면서 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는 개발 중인 아테나가 AI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값비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체해 AI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한국은 어때   한국 기업들 역시 엔비디아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보유한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연내 AI 반도체 출시를 위해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와 손잡고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용도에 맞게 내부 회로를 바꿀 수 있는 반도체) 형태로 AI반도체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통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한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들도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상용화도 빠르다. SK텔레콤 자회사인 사피온은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인 ‘X220’을 내놨다. KT클라우드에는 한국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인 ‘아톰’이 다음달 중 적용될 예정이다.    ━  앞으로는   하드웨어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계가 더 빠른 속도로 흐려질 것으로 보인다. GPU 하드웨어를 설계·판매해온 엔비디아는 지난달 열린 AI 개발자 컨퍼런스 GTC2023에서 클라우드·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장을 선언했다. AI 연구용 슈퍼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엔비디아 DGX 클라우드’ 공개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시대에 디지털 패권을 차지하려면 AI 반도체의 자립화가 필수”라며 “다만 엔비디아의 GPU가 범용성이나 생태계에서 현재는 우위에 있어, 최근에야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시작한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이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장의 미래를 두고 빅테크들의 ‘중원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초거대 AI 경쟁이 초거대 AI를 위한 AI 반도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4.19 17:42

  • [팩플] 구글·메타는 왜 투명성에 꽂혔나…선택도 책임도 이용자 몫?

    [팩플] 구글·메타는 왜 투명성에 꽂혔나…선택도 책임도 이용자 몫?

    애플에 이어 구글도 이용자 계정 삭제 관련 지침을 강화한다. 이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제공하며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2021년 4월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한 이후 개인정보 추적 시 반드시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정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용자가 선택권을 넘겨받았으니 책임도 ‘셀프’로 져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걸까.      ━  무슨 일이야     구글과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은 5일(현지시간) 구글플레이 이용자 데이터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계정 삭제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모든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계정 생성이 가능한 앱에 계정·데이터 삭제 관련 질문을 만들고, 이를 이용자가 찾기 쉽게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 앱을 다시 설치하지 않아도 삭제 요청이 가능하도록 웹 링크도 제공해야 한다. 앱뿐만 아니라 해당 계정과 연결된 시스템 내 데이터도 삭제해야 하는 등 적용 범위 역시 넓어진다. 계정과 함께 일괄 삭제하지 않더라도, 활동 기록·이미지·비디오 등 원하는 데이터만 선택적으로 지우는 것도 가능해진다. 내년 초부터 적용하겠다는 계획. 애플은 지난해 6월부터 관련 조치를 시행해왔다.      ━  이게 왜 중요해     ◦ 규제는 강화되고: 알파벳(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는 이용자 정보 기반 ‘맞춤형 광고’로 성장해 왔지만, 개인정보 보호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는 기존 모델에 기댈 수 없게 됐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9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며 시정 명령과 함께 각각 692억원, 3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상태. 양사는 이에 불복해 올 2월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용자 행태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는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웹사이트 혹은 앱 서비스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 역시 개발자에게 더 많은 의무를 부여하고 이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나눠주며 책임 소재를 줄이기 위한 장치인 셈.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입지는 좁아지고: 애플이 쏘아 올린 ATT의 파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리서치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 매출에서 구글과 메타의 비중은 각각 28.8%, 19.6%. 두 회사의 비중 합계(48.4%)가 과반을 넘지 못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구글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2245억 달러(약 297조원)로 전년(2095억 달러, 278조원) 대비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메타는 1136억 달러(150조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년(1149억 달러, 152조원)보다 감소했다. 반면 애플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상황.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2021년 30억 달러(4조원)에서 지난해 50억 달러(7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  또 뭐가 바뀌는데     구글의 '내 광고 센터'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얼마나 광고를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구글 홈페이지 캡처 개인정보와 직결된 광고에 대해서도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는 중. 구글은 지난달 29일 ‘광고 투명성 센터’를 출시했다. 광고를 클릭하면 그동안 광고주가 지난 30일간 어떤 광고를 게재해왔는지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광고주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 지난해 10월 도입한 ‘내 광고 센터’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주제와 브랜드에 따라 원하는 광고와 원치 않는 광고를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지난 2월 메타는 2014년 도입한 ‘이 광고가 표시되는 이유는’ 기능에 광고 기본 설정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추가했다. 유사 광고를 더 볼지, 덜 볼지 설정할 수 있고 나와 관련성이 낮다고 느껴지면 해당 광고나 광고주 숨기기도 가능하다. 이 기능은 페이스북에 이어 인스타그램까지 확대됐다. 이용자 활동이 광고 머신러닝 모델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메커니즘까지 밝혀둔 상태.      ━  앞으로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 강화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검색 광고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는 ‘네이버 광고’ 페이지를 통해 운영 정책과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소개하고 있지만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정보가 대부분이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은 거의 없는 상황. 지난달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 마이카에서 자동차세 연납 신청에 관한 전자문서를 확인하는 과정을 예로 들며 광고 노출이 지나치게 많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문제를 지적하기도. 이후 “네이버가 간이 부었다”(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권한은 공룡만큼 큰데 책임은 쥐꼬리만큼”(김장겸 국민의힘 ICT미디어특위 포털위원장)과 같은 발언이 나오는 등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 “리니지, 원스토어엔 출시 불가” 앱마켓 독점 구글에 과징금 421억원 [팩플] ‘중개’로 큰 네이버, 뉴스·쇼핑 양뺨 맞나…여당발(發) 규제 급물살 [팩플] 美 청문회서 집중포화 맞은 틱톡 CEO…SNS 지형 바뀌나 [팩플] 페북·인스타도 파란 딱지 판다…유료 회원 잡기 나선 빅테크, 이유는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4.12 06:00

  • [팩플] ‘중개’로 큰 네이버, 뉴스·쇼핑 양뺨 맞나…여당발(發) 규제 급물살

    [팩플] ‘중개’로 큰 네이버, 뉴스·쇼핑 양뺨 맞나…여당발(發) 규제 급물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뉴스1] 네이버가 정부 여당의 포화를 맞고 있다. 핵심은 네이버의 중개다. 뉴스·정보·상품 유통에서 배송까지, 직접 손을 대기보다 생태계 조성과 연결을 강조하며 중개로 커 온 네이버가 사업 형태의 근본을 정조준 당한 것. ‘거짓’을 ‘중개’하며 ‘책임지지 않는다’는 정부 여당의 맹공에, 네이버는 어떤 대응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  무슨 일이야   여당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원회를 가리지 않고 연일 네이버를 겨냥한 비판과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네이버 쇼핑 가짜후기와 전자문서 이용 광고 등을 비판하며 “네이버가 간이 부었다”고 발언한 이후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최승재 의원은 “빅테크가 알고리즘과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 중대 범죄 전적을 무시하느냐”며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질책했다. 앞서 5일 금융위가 네이버·다음 포털에서 보험상품 중개(비교·검색·추천)를 허용한 게 잘못됐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은 포털뉴스 알고리즘을 심의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29일과 3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윤두현 의원은 네이버를 통해 가짜 쇼핑 후기와 가짜뉴스가 유통된다며 각각 “포털에 관리자 의무 지키게 하는 법률 검토”, “과방위 차원의 엄정 감사”를 외쳤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무슨 의미야   정부 여당의 네이버 비판 열쇳말은 거짓·중개·무책임이다. 정치권의 포털 비판은 주로 뉴스나 댓글에 대한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네이버 쇼핑 중개와 뉴스 배열의 문제점을 함께 다룬다. ▶거대 포털의 중개로 ▶거짓 정보가 유통돼 ▶국민이 피해본다로 공통점을 뽑아낸 것. 정치 고관여층뿐 아니라 소상공인·소비자로 네이버 규제의 공감층을 넓히려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오른쪽) 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뉴스1]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은 자율 규제한다’라는 정부 기조에서 네이버·카카오는 제외되는 게 분명해졌다”고 본다. 대통령이 먼저 선언하고, 여당이 따라오는 형태도 유사하다는 것.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기간통신망”이라고 언급한 후 데이터센터 규제 3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이 급물살을 타고 통과됐다.   이번 여당의 네이버 정조준도 윤 대통령의 “온라인을 타고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3/29,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토론), “거짓과 부패가 자유민주주의 위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4/9, 부활절 예배) 등 발언 후 속도를 냈다. 현재 포털뉴스 점유율은 네이버(67%), 다음(19%), 구글 (11%) 순(한국언론진흥재단 ‘2022 언론 수용자 조사’). 특히 20~30대 응답자가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 1위’는 네이버였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왜 중요해   네이버 입장에서는 사업 원칙과도 같은 ‘중개’, 혹은 ‘연결’에 정면으로 도전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두현 의원은 “같은 플랫폼 사업자인 쿠팡은 판매물품 90%가량을 직접 구매해서 거래하고, 물품 하자도 책임진다”며 “소비자 보호에 진일보한 형태”라고 말했다. 플랫폼 중에서도 쿠팡과 네이버 사이 선을 그은 것.   실제로 네이버는 “쿠팡은 경쟁자로 인지하고 있지 않다”(이윤숙 네이버 쇼핑담당 사내기업 대표)고 말할 정도로, 직매입·직배송 위주의 쿠팡과는 사업 모델이 판이하다. 쇼핑 전용 IT 솔루션인 브랜드스토어·스마트스토어를 판매자에 제공해 수수료를 받고, 쇼핑에서 점차 중요해지는 배송도 직접 물류센터를 지어 내재화하는 대신, CJ대한통운 같은 협력사와 함께한다. 직매입·직배송에 비해 리스크를 줄이고, 협력사와 수수료를 나누는 대신 연계 광고로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전자상거래 분야 전문가인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늘어나 업계 수익성이 낮아지니, 플랫폼의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가짜후기 등으로 경쟁이 과열됐다”며 “단지 네이버쇼핑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도 확실히 아니라고 판단이 난 가짜뉴스·가짜후기는 방치하지 말고 확실히 정리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이걸 알아야   네이버·다음은 2015년부터 자율 기구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기사 게재 언론사 선정·퇴출을 위임해 왔는데, 구체적 기준과 논의 과정을 비공개해 여야 모두 ‘문제 있다’는 입장이다. 2021년에는 연합뉴스를 퇴출했다가 소송전으로 갔고, 최근에는 경인일보가 퇴출당해 “양대 포털의 담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법제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 집단으로 꾸린 ‘포털뉴스 신뢰성 투명성 제고를 위한 협의체’ 1기를 지난해 운영했고, 곧 2기 협의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신영규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협의체 1·2기 논의를 취합해 올해 하반기에는 구체적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3일 이와 거의 동일한 내용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법률인 신문법 개정안으로 발의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대통령 인수위원회 국정과제에서부터 방통위 위주로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신문법 개정안이) 갑자기 나왔다”는 입장이다. 포털뉴스 규제에 대한 대통령 관심사가 분명하자 부처 간 경쟁도 벌어지는 모양새다.   ※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 ‘물류 연합군’ 꾸린 네이버, 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 ‘적과의 동침’ 그 후 2년…LINE·배민, 오겡키데스카 [팩플] 빅테크도 '짠테크'...영업익 줄어든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공개” 네카쿠배+토당야컬쏘직…플랫폼 기업 올해 살 길은 ①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4.10 17:59

  • [팩플] 네이버, 중동에 IT 기술수출 길…사우디 정부와 디지털 전환 협약

    [팩플] 네이버, 중동에 IT 기술수출 길…사우디 정부와 디지털 전환 협약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기술 협력자로 나섰다. 한국 IT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술 수출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앞줄 가운데),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앞줄 오른쪽)과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30일(현지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자치행정주택부(주택부) 청사에서 사우디 주택부 및 투자부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다각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의 스마티시티 사업 전반을 주도하는 주택부가 네이버와 디지털 전환 파트너십을 맺은 것. 이날 협약식에는 사우디 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과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이 참석했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한국 IT기업 주도의 중동 수출 길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네옴시티 수주지원단(원팀코리아)에 네이버가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번 협약도 성사됐다.    특히, 사우디 주택부와의 협력은 네옴시티 수주 가능성과 별개로 사우디의 건설 사업 전반에 한국 IT기업의 기술 수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건설업 관련 국내 대·중소 기업은 물론, 스마트빌딩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IT 스타트업들의 중동 진출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살레 빈 나세르 알 자레스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사우디에 기술을 적용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국내 스타트업과 동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84에서 로봇팔 앰비덱스와 악수하고 있는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사진 네이버   ② 네이버의 글로벌 B2B네이버는 사우디 진출을 계기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등 보유한 기술을 판매하는 기술 B2B(기업 간)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는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에 참여한 이후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진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메신저(라인)나 웹툰 등 주로 B2C(기업-소비자 간) 서비스·플랫폼을 들고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이제 기술 자체를 파는 B2B 시장에 뛰어드는 것.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기존 사옥 옆에 지은 제2사옥 ‘1784’를 B2B(기업 간), B2G(기업-정부) 기술 수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 삼고 있다. 애초에 1784를 5세대 이동통신, 로봇, AI 등 첨단 기술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설계했고, 여기에 적용한 기술 솔루션을 모듈 단위로 외부에 판매할 수 있게 사업화했다. IT 솔루션 분야의 B2B나 B2G는 일반 소비자 대상 B2C IT 서비스에 비해 현지화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면 디지털 전환 의지가 강한 동남아·유럽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  사우디는 왜     사우디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교통과 치안, 위생 관리 등 도시 문제와 주택 관리, 사우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홍수 등 재난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 일행은 방한 당시 네이버 1784를 방문해 디지털트윈·로봇·AI·클라우드 기술을 눈여겨 봤다고 한다. 네이버가 검색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 여부 등 ‘디지털 주권’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에도 사우디의 AI 및 데이터 관련 정부 기관 세 곳이 네이버 본사를 방문했다.    30일(현지시간)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 마제드 알 호가일(Majed Al Hogail) 장관 등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네이버  ━  앞으로는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사우디 정부와 국민들이 사용할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ICT프로젝트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도시 단위의 시뮬레이션과 모니터링을 위해 AI와 로봇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 솔루션을 활용하거나, 사우디 주택부가 제공할 ‘슈퍼 앱(가칭)’을 네이버의 초대규모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3.30 18:40

  • [팩플] 네이버·카카오 7월부터 재난관리 의무…‘제2의 카카오 사태’ 막는다

    [팩플] 네이버·카카오 7월부터 재난관리 의무…‘제2의 카카오 사태’ 막는다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오는 7월부터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도 정부의 재난관리 의무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카카오 먹통 방지 3법’(방송통신발전 기본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일부개정안)의 시행령이 마련되며 대형 플랫폼 기업에도 재난 예방을 위한 관리 의무가 생겼다.    ━  무슨 내용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30일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의 안정성 확보 의무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재난 관리 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넓힌다. 지금까지는 가입자 수 10만명 이상 또는 회선 수 50만명 이상 기간통신사업자(통신사, 방송사 등)만 대상이었는데, 앞으로는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0만명 이상 또는 국내 발생 트래픽 비중 2% 이상인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도 포함된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화재 예방과 안정적 전력 공급 노력을 해야 하고, 부가통신사업자는 핵심기능을 다중화(각종 자원을 이중 혹은 그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할 의무가 생긴다. 이들은 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고 정부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제재가 가해진다.      ━  왜 중요해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서비스 안전성 강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의 대규모 서비스 장애 이후 ‘민간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던 정부가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안정성에까지 관여할 수 있는 고삐를 쥐게 됐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 플랫폼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자율규제’를 강조했으나 카카오 사태를 기점으로 기류가 변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8일 네이버에 대해 “권력에 취해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었다”며 공개 저격하기도.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중화나 서비스 안정성 문제는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도 대비하고 있다”며 “민간 기업 운영의 영역을 정부가 들여다보겠단 건데, 대비를 하는 것과 정부가 감독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  누가 해당하는데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 수나 트래픽 기준 중 하나만(or) 충족돼도 정부 재난관리 대상이 된다.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넷플릭스법)에 따른 기준보다 대상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법은 ‘하루 평균 사용자 100만 이상이면서 국내 트래픽 점유율이 1% 이상’이라 두 개 모두를 만족해야(and) 대상이 되기 때문. 일단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상이 될 예정이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7일 기준 네이버의 일평균 이용자수(DAU)는 2347만 명, 카카오톡은 3443만 명이다. 업계에서는 이 외에 트래픽 기준을 넘어서는 구글, 넷플릭스 등도 해당할 거라고 예상한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어떤 사업자가 해당하는지는 기준에 따라 정확히 측정해봐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7개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사업자 중 최대 운영 가능한 전산실 바닥면적이 2만2500㎡ 이상이거나 수전용량(전력공급량)이 40MW 이상인 대규모 센터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대상이다. 10개 내외 사업자가 포함될 예정이다.    ━  기업의 반응은 어때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식적으로는 “정부 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 빅테크들과의 역차별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 등 국내에 메인 데이터센터가 없는 해외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실효성이 있겠냐는 것.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콘텐트전송네트워크(CDN)을 통해 한국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우 등 사업자마다 서비스 운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대상에 포함할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타트업계에서는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 또는 트래픽 양 비중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 중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사업자는 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시적으로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DAU 400만 명이 넘는 배달의민족이나컬리, 당근마켓 등 스타트업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익명을 원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가통신사업자를 규제하려고 만든 법안이면서 이 조항이 붙은 건 아이러니”라며 “통신재난관리심의위도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순식간에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과기정통부는 여러 법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과 관련한 조항을 통합해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등의 종합적인 재난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디지털서비스안전법(가칭)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대규모 통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데이터센터 재난을 막기 위해 배터리실 내 전력선 포설 금지 등을 담은 ‘집적정보 통신시설 보호지침’ 세부 기준 개정에 나선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데이터센터·부가통신서비스 재난 대응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마련한 디지털 안정성 강화방안을 철저히 추진하겠다”며 “디지털서비스 재난 예방과 대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3.30 18:03

  • [팩플] 1800조원 ‘대출 갈아타기’ 시장, 핀테크가 판 키우나

    [팩플] 1800조원 ‘대출 갈아타기’ 시장, 핀테크가 판 키우나

    오는 5월까지 금융 당국이 ‘대환대출(새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것) 플랫폼’ 인프라(기반시설)를 만들기로 하면서, 핀테크 업계가 분주해졌다. 셔터스톡 핀테크 업계가 대환대출 봄바람에 분주해졌다. 금융 당국이 오는 5월까지 새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대환대출, 일명 ‘대출 갈아타기’를 위한 플랫폼의 인프라(기반시설)를 만들기로 하면서다. 1800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대출 잔액 전체가 대환대출 플랫폼의 잠재 시장이다.     ━  무슨 일이야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을 오는 5월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개인신용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올해 안으로 적용 범위를 주택담보대출까지 넓힐 계획이다. 53개 금융사가 대환대출 상품을 공급하고, 23개사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한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는 전자, 네이버 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핀테크는 후자로 참여할 수 있다.    ━  대환대출 플랫폼?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핀테크에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존 대환대출이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불만이 크기 때문. 현재는 여러 대출상품의 금리를 비교하고, 새 대출에 대한 신청·승인까지만 비대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대출금을 실제 계좌로 받고, 기존 대출을 갚는 절차 등은 각 은행에 직접 방문해 서류를 작성해야 하고 법무사도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대환대출 플랫폼에선 모든 절차가 비대면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왜 중요해   ① 대출시장에 진심인 핀테크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 수요가 많은 대출 시장에 오래 눈독을 들여왔다.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주요 핀테크가 모두 비대면 개인신용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성복 자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의 금융 서비스 수요가 가장 많은 건 ‘네이버 페이’ 같은 지급결제 분야고, 그 다음이 대출”이라며 “핀테크 기업이 사용자를 대량으로 확보하려면 대출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핀테크가 금융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기회다. 부실 대출이나 대출 연체 등의 위험은 금융사가 부담하고, 핀테크는 소비자와 금융사를 연결해주면서 신규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가 대부업처럼 자산을 직접 운용하면 각종 리스크를 지게 되는데, 대출 상품 중개는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중개 플랫폼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② 대환대출, 돈이 된다 신규 중개업은 수수료 수익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대환대출 중개 수수료는 금융사와 플랫폼 간 자율 협약으로 결정후 공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기존 대출비교 서비스 수수료율을 가늠자로 삼고 있다. 정확한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출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저축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1.7~1.8%, 시중 은행은 1% 이하로 알려졌다. 대형 핀테크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한 자릿수로 낮아 보이지만, 이용자가 몰리면 (중개 수익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며 “대출비교만 하는 핀다와 같은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것도 비대면 대환대출이나 대출비교 시장의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안으로 주택담보대출까지 비대면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면, 대환대출 플랫폼 시장이 국내 가계대출 잔액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잔액은 1749조원이다.    ━  관전 포인트는   ① 선두 탈환은 누가: 대환대출 플랫폼 시장을 두고 핀테크 기업 간 혈투가 치열해질 전망. 업계에선 대출비교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스·카카오·핀다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을 받으려면 각 상품의 금리를 비교해야 하고, 이는 기존의 시스템과 이용자를 보유한 회사가 유리하기 때문. 이성복 선임 연구위원은 “대출비교 시장을 통해 노하우를 이미 확보한 핀테크 업체들이 대환대출 서비스도 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왼쪽부터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의 대출비교 앱(어플리케이션) 화면의 모습. [사진 각사]   ② 관건은 서비스 차별화 : 플랫폼들은 차별화 전략을 고민 중이다. 금융사들이 여러 플랫폼에 같은 대출상품을 입점할 경우, 대출상품 자체로는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IT 기술력을 활용해 소비자의 대환대출 절차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토스는 대환대출 서비스의 앱 사용자 경험 전반에 집중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기존 신용대출상품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며 얻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사용자 경험(UX) 노하우를 대환대출 플랫폼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다 관계자는 “기존 대출비교 서비스를 대환대출을 목적으로 쓴 이용자도 많았던 만큼, 정확도가 높은 신용평가모델(CSS)을 적용해 실제 대출금리와 예상되는 대출금리의 오차를 줄이는 등 기존 서비스의 강점을 대환대출 서비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수료율 등 수익모델은 고민이다. 익명을 요구한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국민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공익적인 성격이 있어서, 플랫폼으로서 수익모델을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03.17 05:00

  • [팩플] 긴축하는 네·카오, 1만명 해고하는 메타…IT는 봄이 춥다

    [팩플] 긴축하는 네·카오, 1만명 해고하는 메타…IT는 봄이 춥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AP=연합뉴스 경기 침체로 전 세계 빅테크들의 감원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서도 정보기술(IT)업계 채용을 이끌던 네이버·카카오가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서고, 스타트업들 사이에선 권고사직이 확산되는 등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추가로 1만명을 더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지 불과 넉 달만이다. 이번 감원 조치가 마무리되면, 지난해 9월 8만7300명이었던 메타 총 직원 수는 6만6000명으로 줄어든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효율성의 해’”라며 “중복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프로젝트는 접고, 모든 조직을 가능한 한 간결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또 해고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 모회사) 등도 앞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치렀다. 빅테크 가운데 2차 구조조정을 발표한 것은 메타가 처음. 전 세계 IT 기업들의 정리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현재까지 기술기업들의 감원 규모는 약 3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선 빅테크들이 서로 경쟁을 위해 의도적으로 초과 고용을 해왔다는 비판도 나온다. 타사에 인재를 뺏기지 않으려는 욕심에 일단 채용해놓고, 별 볼일 없는 ‘가짜 노동(fake work)’을 시켰었다는 것.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 벤처캐피털(VC) 파운더스펀드 파트너는 “아무것도 하는 일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  네이버·카카오도 허리띠 꽉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팬데믹 시기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인 국내 빅테크 기업들도 예전 같지 않다. 임직원 성과급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올해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 카카오는 지난달 면접 준비 중이던 경력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채용 중단을 통보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외환경 변화로 인해 필수인력 외엔 보수적으로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기존에는 제한을 두지 않던 직원 1인당 회식비를 5만원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회사의 운영경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해외 자회사들이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북미 웹소설 자회사 ‘왓패드’는 임직원 15%에 해당하는 42명을 해고했고, 지난 1월 네이버가 1조6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패션 개인간거래(C2C) 기업 ‘포쉬마크’도 직원을 소폭(전체의 2% 미만) 줄였다. 네이버는 이달 중 국내에서 신입 공채는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만큼 경력 채용은 더 보수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 직원들의 성과급은 전년대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성장이 정체기로 접어들어 글로벌 성과가 중요한데, 채용이 줄면 기존 인력으로 내수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면서 해외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사옥. 연합뉴스   IT 대기업들의 임원 보상도 깎였다. 지난 14일 공개된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수연 대표는 취임 첫해인 지난해 11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전임자인 한성숙 대표는 27억8000만원(21년 기준)을 수령했다. 카카오는 대내외에 긴축과 효율을 강조하면서도 ’대표에게 스톡옵션 5만주를 부여하고 퇴직금 지급률을 3배수로 인상’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겠다고 지난달 공시했다가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차기 대표부터 적용하겠다”며 내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네이버·카카오는 이달 주총에서 이사들의 보수 한도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채용 속도를 조절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는 “미국 기업은 해고하면 주가가 오르지만 한국에선 채용을 줄였다고만 말해도 부정적으로 보여 (기업들이) 이런 계획은 말도 못 꺼낸다”라며 “필수인력은 채용하겠지만 기업들의 눈높이가 더 높아졌고, 비(非)개발직의 채용 문은 확실히 좁아졌다”고 말했다. 쏘카 관계자도 “개발자는 상시 채용하지만 나머지 직무는 보수적으로 뽑는다”고 말했다.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제도를 고수해왔던 야놀자는 대표가 직접 나서 “생산성이 바닥 수준”이라며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앞으로는   애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그린랩스를 비롯해 샌드박스네트워크, 패스트파이브, 정육각 등 크고 작은 스타트업들이 자금난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달 원티드 신규 채용공고 수는 전년동기 대비 20.6% 줄어든 5193건을 기록했다. 지원자 수는 79.4% 늘었지만, 합격 건수는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용의 문이 다 닫힌 건 아니다. 국내외 빅테크들은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 부문에 최우선으로 투자하고 있다. 챗GPT가 촉발한 AI 경쟁이 거세지면서, 인재 확보전도 ‘선택과 집중’이 강화될 전망이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3.03.16 05:00

  • [팩플] “시각장애인에 길 안내까지?” 눈 달리고 더 똑똑해진 GPT-4

    [팩플] “시각장애인에 길 안내까지?” 눈 달리고 더 똑똑해진 GPT-4

    챗GPT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AI)이 나올 것이란 기대 속에 GPT-4가 공개됐다. 지난 3개월간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의 후속작이다. GPT-4는 똑똑할 뿐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 등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눈’까지 탑재했다. 초거대 AI 기술 경쟁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오픈AI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4세대 초거대 AI인 GPT-4를 출시했다. 챗GPT의 기반이 된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오픈AI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같은 날 즉시 “검색엔진 빙에 GPT-4를 탑재했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초거대 AI 훈련에 사용된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통은 매개변수가 많을 수록 AI의 역량이 뛰어난데, GPT-3의 파라미터 수는 1750억개였다.   오픈AI는 언어학습 앱인 듀오링고, 핀테크 앱인 스트라이프 등 유명 모바일 앱에도 GPT-4가 탑재됐다고 공개하며 ‘GPT 생태계’를 과시했다. 오픈AI는 GPT-4 공개 직후, 앱 개발사들로부터 API 이용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오픈AI가 지난달 출시한 유료 AI ‘챗GPT 플러스’(월 이용료 20달러)에도 GPT-4를 즉시 적용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14일(현지시간) 초거대AI GPT-4를 공개했다. 오픈AI 캡처  ━  GPT-4, 뭐가 더 좋아졌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①눈이 생겼다: 이전 AI 모델들과 가장 큰 차이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점이다. 오픈AI는 파트너사인 ‘비마이아이즈’가 개발 중인 GPT-4 기반 버추얼 자원봉사자를 소개했다. 시각장애인에게 현재 눈앞의 풍경이나 사물의 형체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AI 서비스다.   이날 오픈AI가 공개한 ‘GPT-4 기술 리포트’에 따르면 지역별 인당 육류 소비량에 대한 차트 이미지를 입력한 뒤, GPT-4에게 ‘차트에 나온 숫자의 합계를 내달라’고 요구하자, GPT-4가 올바른 결과값을 도출해냈다. 단순히 결과값뿐만 아니라 계산의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GPT-4의 특징은 이미지도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점이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이 이미지의 특이한 점은 무엇인가”라고 입력하자 GPT-4가 “이 이미지의 특이한 점은 한 남자가 움직이는 택시 지붕에 부착 된 다리미판에서 옷을 다림질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답하고 있다. 오픈AI 제공 ② 말은 더 잘한다: 영어 능력은 MMLU(AI 언어 모델의 언어 능력을 보여주는 벤치마크) 기준 70.1%(GPT-3.5)에서 85.5%로 향상됐다. 다소 어색했던 한국어도 나아졌다. GPT-4의 한국어 능력은 MMLU 기준 77.0%로 GPT-3.5의 영어 능력(70.1%)보다 좋아졌다. 모의 변호사 시험을 상위 12%의 점수로 통과하고, 미국 대학입학시험인 SAT에서는 상위 10%의 성적을 냈다.   ③ 기억력도 향상: GPT-4는 GPT-3.5보다 기억할 수 있는 대화가 더 많다. GPT-3.5가 한 번에 최대 약 3000단어(영어 기준)까지 처리하는 데 비해 GPT-4는 약 2만5000단어까지 처리할 수 있다. 쉽게 말해 GPT-3.5가 사용자와 대화할 때 책의 4~5페이지 분량을 기억한다면 GPT-4는 50페이지 분량을 기억한다는 것.   ④ 헛소리는 덜 한다: AI가 없는 정보를 있는 것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GPT-4에서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전 언어모델보다 개선되긴 했다. 오픈AI가 진행한 사실성 평가에서 GPT-4는 GPT-3.5보다 40%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직도 2021년 9월 이전 정보만 학습돼 있어 최신 정보는 모른다. 오픈AI는 정보 검증(필터링)을 강화하면서 유해한 정보의 생성도 줄였다고 밝혔다. 오픈AI의 GPT-4 사용화면. 없는 정보를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김남영 기자    ━  왜 중요해   ① 글로벌 AI 경쟁 심화: 오픈AI발 챗GPT 충격 이후 빅테크들의 AI 경쟁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구글은 초거대 AI인 람다 기반의 대화형 생성AI ‘바드’의 출시를 예고했고,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도 초거대 AI 라마를 연구자들에게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② 문이 닫힌다?: 오픈AI는 연구개발 논문을 공개했던 GPT-3과 달리 GPT-4는 소개서 성격의 기술 리포트만 냈다.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사용한 데이터셋, 아키텍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AI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구글처럼 AI 기술을 독점하지 않겠다’라는 명분으로 설립된 오픈AI가 MS의 거액 투자 이후 점점 폐쇄적으로 변해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지금까지 오픈AI가 많은 것을 공개하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방향으로 해왔는데, 이제 오픈AI-MS 진영은 ‘문을 닫겠다’는 선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이같은 기조가 GPT 시리즈에 한정될 수도 있고, 모든 연구에 대해서일 수도 있는데 아직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경쟁자는 뭐해   이날 오픈AI가 GPT-4를 공개하기 직전 구글도 생성 AI 관련 신규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업무 도구 플랫폼인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일부 시범 사용자들에게 생성AI를 활용한 새로운 글쓰기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초안을 제공하는 식이다. 또 구글의 초거대 언어모델 팜(PaLM)의 API를 공개하고, 빠르게 생성 AI앱을 만들 수 있는 앱 빌더를 출시한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챗GPT로 글로벌 히트를 친 오픈AI의 신작(GPT-4) 출시 소식에 묻히는 분위기다. 오픈AI에서 나온 개발자들이 만든 앤스로픽도 대화형 생성AI ‘클로드’를 같은 날 출시했다. 앤스로픽도 구글이 4억 달러를 투자한 회사다.   구글이 투자한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만든 대화형 생성 AI '클로드'. 앤스로픽 캡처  ━  한국은 어때   국내 IT기업들도  초거대 AI 경쟁에서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강하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생태계에 강제 포위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오는 7월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색에 특화된 AI인 네이버 서치GPT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KT는 초거대AI ‘믿음’의 올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도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 ‘코챗GPT’를 상반기 내 출시하겠다는 계획.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각 기업이 초거대 AI 개발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을 앞서 진출하려는 공격의 목적도 있지만,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방어 전략으로서의 목적도 크다”며 “그러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지금은 규제보다 지원”…챗GPT 대항마, 국내서 나오려면 ‘연봉 4억’ 신직업도 생겼다…생성AI, 어디까지 써봤니 [팩플] 한국어 만렙에 최근 정보까지?…네이버 서치GPT 통할까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03.15 17:10

  • 이해진보다 적게 받아…네이버 CEO 급여 28억→11억 반토막 왜

    이해진보다 적게 받아…네이버 CEO 급여 28억→11억 반토막 왜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시마크 사무실에서 열린 사내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28억원→11억원.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급여가 1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최수연 네이버대표는 지난해 11억원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자인 한성숙 대표가 2021년 수령한 금액(27억8000만원)의 40%에도 못 미친다. 네이버 주가 하락으로, 이에 연동해 책정된 상여금이 ‘0원’이었던 영향이 컸다.   14일 네이버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사내이사 2인의 평균 보수는 16억원으로 전년(1인당 37억원)보다 60% 가량 내려갔다. 임기 첫해를 마친 최수연 대표는 기본급 6억원에 ‘글로벌 사업 조율’에 대한 상여금 5억원을 받았고,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는 기본급 10억원에 ‘1784 로봇 친화적 신사옥’ 성과 상여로 11억원을 받았다.    두 대표 모두 네이버 주가 상승률에 연동하여 RSU(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를 상여금으로 받는 연봉 계약을 맺었으나, 이에 대한 지급분은 0원이었다. 최 대표의 경우 계약한 보수의 45%가 RSU였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지난해 네이버 보수 상위 5인은 한성숙 유럽사업개발 대표(23억원), 채선주 대표(21억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18억원), 김주관 사내법인 대표(16억원),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15억원) 순이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기본급 12억원에, ‘야후-라인 경영통합, 왓패드 인수’ 성과 상여로 6억원을 받았다. 네이버 CEO가 이해진 창업자보다 보수를 적게 받은 건 지난 2013년 네이버와 NHN의 분사 이후 처음이다.   네이버 미등기 임원(리더)의 평균 급여는 4억8477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고, 직원 평균 급여는 1억3449만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스톡옵션 행사차액 포함). 2019년 말 3492명이던 네이버 직원 수는 2022년 말 4930명으로, 팬데믹 3년간 1438명(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임원 보수 한도 깍는 네이버·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오는 22일과 28일 주주총회를 여는데, 이사의 보수 한도를 낮추는 안건을 올렸다. 네이버는 이사 7인의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카카오 역시 7인 이사의 보수 한도를 기존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더해, ‘재임 중 회사에 명예 손상이나 손해를 끼쳤거나, 직무 관련해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이사의 퇴직금은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추가하는 내용의 안건도 이번 주총에서 다룬다.    앞서 카카오는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 5만 주를 부여하고 대표이사의 퇴직금 지급률만 3배수로 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겠다고 지난달 공시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했었다. 임직원의 2022년도 성과급을 예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진행하던 경력직 채용도 중단하는 등 ‘긴축 경영’ 행보 중에 올라온 공시였기 때문. 결국 지난달 28일 홍은택 대표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대표이사 퇴직금 지급률 인상은 후임 대표이사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3.15 05:00

  • [단독] 애플페이 출시하는 애플 “韓지도 반출하고 싶다” 요청에 정부 “No” | 팩플

    [단독] 애플페이 출시하는 애플 “韓지도 반출하고 싶다” 요청에 정부 “No” | 팩플

    애플이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신청했다가 거절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구글의 지도 반출 신청을 불허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  무슨 일이야   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이 지난달 2일 국토지리정보원에 5000대 1 축적의 국내 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에 반출할 수 있게 허가에 달라고 요청했으나, 2주 후 한국 정부가 ‘반출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대한민국 정부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국방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가 반대해 불허를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우려를 애플이 해소할 수 있다는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행 법상 국토교통부 장관 허가 없이는 2만5000대 1 축적보다 세밀한 지도의 국외 반출이 불가능하다. 반출 하려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토지리정보원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 협의체가 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반출이 허용된 적은 없다.     ━  애플은 왜?   애플이 한국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요청한 것은 ‘애플페이’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애플은 지난달 8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보기술(IT)·금융 업계에선 이르면 이달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로 오프라인 상점서 결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페이를 서비스 중인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애플지도에 애플페이 가맹점을 표시·안내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애플페이 사용자들에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 지도 데이터를 미국 본사 혹은 해외 데이터센터에 갖다 쓰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애플의 차량용 운영체제(OS) 시장이 꼽힌다. 애플은 글로벌 차량용 OS 사업을 두고 구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다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시장에서도 OS를 차지해야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쪽은 구글이다. 구글의 차량용 OS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는 볼보·벤츠·BMW 등 완성차 업체들에 올해 말부터 순차 탑재될 예정이다. 애플의 카플레이는 현재 인포테인먼트 수준이나, 애플도 지난해 6월 개발자 콘퍼런스 WWDC에서 차세대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이 한국에서도 애플페이와 연결해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구글에 대적해 카플레이·자율주행 등 경쟁력을 키우려면 지도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에 지도 반출을 요청한 이유를 물었으나, 애플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애플 전엔 구글이   국내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시도한 건 구글이 먼저였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9년에 걸쳐 문을 두드렸다. 특히 2016년에는 여론의 관심이 뜨거웠다. 구글 지도 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도 데이터를 반출해달라는 구글의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 그러나 결국 불발됐다. ◦ 당시 구글은 왜 실패?: 구글은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오토, 자율주행차, 3차원 지도, 길 찾기 등 지도정보 기반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한국의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지도는 SK텔레콤 내비게이션 ‘티맵’에 사용된 것으로, 이미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보안 처리가 돼 있어 안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반(反) 구글 진영은 구글이 운영 중인 위성사진 서비스 ‘구글어스(Google Earth)’에 5000분의1 지도를 결합하면 국가 주요 기관의 위치가 노출돼 안보 위협이 커진다며 반대했다. 국내 IT 기업들은 모바일 OS를 장악한 구글이 지도까지 가지면, 토종 업체들의 고사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당시 정부는 2개월 간 검토 끝에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을 불허했다. 구글은 2016년 이후 한국 정부에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다시 신청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구글이나 애플 등 해외 사업자는 티맵의 지도 정보를 받아서 국내 사용자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만, 라이선스 문제 등으로 각사의 기준에 맞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지도에서 본 용산가족공원 인근 위성사진.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이 지역 일대의 세부 공간정보가 모두 숲으로 표시돼 있다. [네이버지도 캡쳐 화면] 구글어스를 통해 본 용산가족공원 인근 위성사진. 주요 건물의 위치가 자세히 나와 있다.[구글어스 캡쳐 사진]    ━  이게 왜 중요해   정부의 방어 덕에 ‘지도 주권’을 사수한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포털들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사업을 확장하며 몸집을 키웠다. 디지털 지도는 단순히 길 안내가 아니라, 자율주행·증강현실(AR)·가상현실(VR)·디지털트윈 등 신사업 확장의 핵심 데이터 자원이기 때문. 일례로 네이버는 지도를 기반으로 쇼핑·장소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자체 제작한 고정밀(HD) 지도를 바탕으로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트윈, 스마트 빌딩, 스마트 시티 등 네이버의 ‘새 먹거리’를 찾아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정밀 지도 데이터의 산업적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지리정보 소프트웨어(GIS) 기업을 운영하는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자율주행차·AI·드론·AR 등 미래 산업의 핵심이 전부 디지털 지도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정구민 교수는 “지도 데이터에는 사람의 이동·소비 등 생활행태 정보까지 다 들어 있다”며 “(지도가 있으면) 결제·커머스·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기 수월하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했다. 내비게이션 티맵 사업부를 지난 2020년 티맵모빌리티로 분사시켜 대리·화물·UAM 등 다양한 이동서비스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기준 티맵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2조2000억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앞으로는   구글에 이어 애플도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에 실패하면서 지도 논쟁이 7년 만에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빅테크로 성장한 현 시점에서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불허를 고수하는 게 합당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에선 국내 주요 정부기관의 위치를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반출 금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인현 대표는 “이미 빅테크들이 전 세계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데, 한국의 디지털 전략자산인 전자지도를 반출하면 정보독점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원한 국내 모빌리티 기업 관계자는 “내수시장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지도 반출을 막았지만, 정작 한국 소비자나 방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는 위치 기반 글로벌 서비스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며 “소비자 편익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3.03.06 05:00

  • [현장에서] 구글·빙 이어 네이버도… ‘그럴듯한 거짓말’ 어쩌나

    [현장에서] 구글·빙 이어 네이버도… ‘그럴듯한 거짓말’ 어쩌나

    27일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에서 공개된 서치GPT 예시. 사진 네이버 “일본 여행 가려고 하는데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와 입국 정보 등록하는 방법 알려줘.” “일본 정부는 현재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푸라노스백신 중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해서만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에서 공개된 ‘서치GPT’의 예시다. 서치GPT는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 검색에 특화시킨 대규모 언어모델(오션)을 활용한 검색 프로젝트.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에 서치GPT 출시를 예고하면서 미국 오픈AI의 대화형 AI 챗GPT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네이버는 2021년 데이터까지 학습하고 정보 출처를 제시하지 않는 챗GPT를 겨냥한 듯 “최신성과 정보 간 교차·반복 검증 및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춘 정보를 생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최신성·정확성 갖추겠다” 했지만     27일 데뷰에서 공개된 서치GPT. 신뢰성을 높이고, 서비스간 연결, 멀티모달 강화가 특징이다. 사진 네이버 하지만 이날 공개된 서치GPT의 답변에서 오답이 발견됐다.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답변에 포함된 푸라노스는 존재하지 않는 백신이다. 또 일본 입국시에는 백신 3차 영문 접종증명서 혹은 출국 전 72시간 이내 PCR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 네이버 관계자는 “테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나온 결과를 조합해 예시 답변을 만들다 보니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최종본이 아닌 이전 버전이 포함됐다”며 “아직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단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월 6, 7일 앞다퉈 공개된 구글 람다 기반의 대화형 AI 바드와 챗GPT를 결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검색엔진 빙 시연 과정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나왔다.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최초로 태양계 외부 행성을 찍는 데 사용됐다며 잘못된 답을 내놨고, 빙은 의류 브랜드 갭과 룰루레몬의 실적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총마진율과 영업마진율 등을 잘못 제시했다. 대화형 AI 기술에서 검색의 미래를 찾고 있다는 빅테크 기업들이 연일 체면을 구기고 있는 모습이다.      ━  리스크 감수해도 경쟁 뛰어들 때     지난달 6일 구글 트위터에 올라온 바드 예시. 구글 트위터 캡처 문제는 시연 당시 이같은 오류를 알아차린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 완전히 잘못된 답변이 아니라 ‘그럴듯한 거짓말’을 내놓는 탓이다. 바드의 예시는 구글 트위터에 공개되면서 과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한 직후(1월 8일)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7.7% 급락해 하루 만에 시총 1000억 달러(약 127조원)가 사라졌다. CNBC 등에 따르면 빙의 오답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드미트리 브레러튼의 지적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MS와 구글의 AI를 비교하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결국 이 경쟁의 관건은 얼마나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보도나 연구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검색 사이트가 제공한 결과를 일일이 원 데이터와 대조할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하는 등 AI 연구의 선두주자였던 구글이 관련 서비스를 선뜻 출시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 구글 출신 AI 윤리 연구자 팀니트 게브루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구글 입장에서는 AI 서비스 공개로 인한 리스크를 감수할 정도로 실익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핵심 사업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공개를) 미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답 속출 AI, 책임은 누구에     지난달 14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드미트리 브레러튼이 지적한 빙의 오류. 드미트리 브레러튼 블로그 캡처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검색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책임은 더 커지게 됐다. 네이버가 보여준 서치GPT 예시처럼 이용자별 검색 목적을 예측해 블로그 정보를 취합하고 쇼핑 링크까지 함께 제공하는 과정에 문제는 없을까. 허위·과장 정보가 뒤섞인 웹문서가 AI의 답변에 섞여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웹에 떠도는 정보가 모두 사실은 아니므로 뉴스·논문 등 정확한 정보의 가치가 높아지고, 이를 판별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 능력은 더 중요해졌다.     AI 관련 법안 논의도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AI법은 이달 초안이 나오고 연내 공표 예정이다. AI의 위험 수준을 단계별로 구분해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14일 ‘AI 산업 육성ㆍ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AI 기반 추천 서비스 제공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고, 오류나 오작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AI 추천 서비스의 결과에 오류가 있으면 그 책임을 법으로 묻겠다는 것인데, 개별 기업의 서비스 오류 책임을 법으로 정할 일일까. 또 웹에 존재하는 데이터에 대해 어디까지 검색 서비스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색 강자들의 잇따른 오류를 보니, 이제 신기술에 대한 흥분은 가라앉히고 부작용과 문제점을 차분히 생각해봐야 할 때다. 팩플배너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3.01 06:01

  • [팩플] 한국어 만렙에 최근 정보까지?…네이버 서치GPT 통할까

    [팩플] 한국어 만렙에 최근 정보까지?…네이버 서치GPT 통할까

    네이버가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서치GPT’가 베일을 벗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검색엔진 빙에 적용하면서 검색의 패러다임이 키워드에서 대화로 바뀌는 중에 한국어 검색 강자 네이버도 출사표를 던진 것. 구글ㆍ메타 등 빅테크 기업도 최근 잇따라 관련 기술을 내놓으며 AI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23’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하고 있는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 네이버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23이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틀 일정 중 첫째날 기조연설에 나선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팀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력과 역량을 결집해 전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가세할 준비를 마쳤다”며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7월 중 준비를 마치고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출시된 초거대AI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퍼클로바를 네이버 검색에 특화시킨 대규모 언어모델 오션을 활용해 서치GPT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김 대표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와 결합해 개인 니즈에 맞는 응답을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X 뒤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다. 이를테면 하이퍼클로바X읽기는 사용자가 선택한 문서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하이버클로바X쓰기는 문서 초안을 잡아주거나 수정을 도와주는 식.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영어 문서를 번역 없이 한국어로 요약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이러한 서비스가 네이버의 웨일 브라우저에 탑재되고 번역 서비스 파파고와 결합하면 한국인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활용해 개별 서비스는 물론 기업이나 정부가 고객 응대나 교육 등 목적에 최적화된 AI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  서치GPT는 뭐가 다른데       27일 공개된 하이퍼클로바X 데모. 7월 중 공개 예정이다. 사진 네이버 ① 한국어 잘하고: 하이퍼클로바X의 가장 큰 강점은 한국어다. 네이버에 따르면, 뉴스 50년 치, 블로그 9년 치에 달하는 데이터를 입력, 오픈AI의챗GPT 대비 6500배 더 많은 한국어를 학습했다. 챗GPT에게 영어로 질문하면 더 정확하고 더 많은 양의 답변을 내놓는 것처럼,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 사정에 정통하다. 한국의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도 될지 물어보면 챗GPT는 ‘가능하다’고 답하지만,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 도로교통법을 출처로 제시하며 ‘불가능하다’고 알려주는 식.     ② 믿을만한 최신 정보: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최고과학자는 “많은 생성AI가 그럴싸한 거짓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치GPT는 ‘사실 확인 모델’을 통해 최신 정보에 기반한 신뢰할 수 있고 검증받은 결과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네이버 검색과 연계해 최신 정보가 반영되고, 지식인 엑스퍼트(전문가) 서비스 등 사실 기반 정보부터 블로그 등 트렌드 정보를 검색 결과에 폭넓게 반영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를 통해 연결된 기업·기관의 공식 홈페이지 등도 사실 확인에 활용될 수 있다.     27일 공개된 서치GPT 예시. 일본 여행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관련 정보를 출처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③ 예측부터 연결까지: 네이버는 서치GPT가 사용자의 검색 목적을 예측해 원하는 서비스와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소개한다. “2박스 이상 사면 할인되는 제철 과일 중 많이 사는 제품 순으로 추천해줘. 수요일까지 도착해야 해”라고 검색하면 블로그 문서 등을 활용해 답변을 제시하고, 관련 쇼핑 링크도 제시한다는 것. 이는 네이버가 2021년 10월 출시한 AI 기반 검색 ‘에어서치’와도 통한다. 검색 의도를 정답형, 탐색형, 반응형, 발견형으로 세분화해 관심 가질 만한 정보를 묶어 주는 서비스다. 서치GPT에도 이 기능이 적용되는 셈.     ④ 텍스트에서 멀티모달로: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ㆍ영상ㆍ음성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한 멀티모달(다중감각) 검색도 강화된다. 예를 들면 우리 집 거실 사진을 찍어서 올린 뒤 텍스트로 인테리어 추천을 요청하고, 여기게 어울리는 파란색 3인용 소파를 보여달라고 추가로 질문하는 식. 네이버가 서비스 중인 옴니서치나, 구글의 멀티서치가 모두 같은 맥락의 서비스. 김용범 최고과학자는 “서치GPT는 검색에 대한 보편적인 능력을 갖춘 조력자”라며 “기존 네이버 검색에서 느낄 수 없었던 편리하고 새로운 검색 경험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공개된 서치GPT 예시. 2박스 이상 사면 할인되는 제철 과일 중 많이 사는 제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구매 링크를 함께 제시하는 모습. 사진 네이버  ━  더 알면 좋은 것   초거대 AI가 고도화될수록 클라우드의 중요성도 커진다. 관련 데이터를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 곽용재 네이버클라우드 CTO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운영환경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고 AI반도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GPU 대비 1/10 크기의 모델 사이즈,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경량화를 하고 있다”고.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데이터센터 ‘각 세종’도 “AI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전원 용량을 확보하고 냉방 기술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팩플배너 관련기사 [팩플] 메타도 한다, 초거대AI…실적‧윤리 고민에도 공개한 이유 [팩플] 대화ㆍ이미지ㆍ맥락까지 다 동원…AI가 검색 패러다임 바꾼다 [팩플] 네이버의 AI 데이터가 모이는 이곳...10주년 ‘각 춘천’ 가보니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2.27 17:28

  • [팩플] 유럽·북미·동남아까지? 네이버 커머스, 기대와 의구심 사이

    [팩플] 유럽·북미·동남아까지? 네이버 커머스, 기대와 의구심 사이

    지난달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포시마크 본사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의 글로벌 3.0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최수연 대표가 지난해 취임 직후 내놓은 청사진은 이랬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과 아시아를 공략한 글로벌 1.0, 웹툰·스노우·제페토 등 콘텐트가 주도한 글로벌 2.0을 넘어 이제는 N개의 엔진으로 멀티플 성장하는 글로벌 3.0을 연다.’ 최근 네이버가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커머스는 네이버 글로벌 3.0의 첫 번째 엔진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지난달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12억 달러, 1조5000억원)를 마무리했다. 네이버 역대 투자 중 최대 규모. 이전 최고 기록은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6억 달러)였다. 최근에도 네이버는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네이버가 로컬 커머스에 이렇게까지?’ 라는 반응도 나온다.    ━  글로벌 커머스, 타깃이 누구야?     네이버가 글로벌 커머스로 잡으려는 소비자는 MZ세대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측은 “포시마크 이용자의 80%가 MZ세대이고, 태생부터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유일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일 뿐만 아니라, 판매자와 구매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커뮤니티라는 것. 여기에 스마트 렌즈(이미지 검색), 라이브 커머스, 인공지능(AI) 등 네이버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더 많은 이용자가 더 오래 머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이들이 지금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사업 모델을 구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2C 이상의 사업으로 확장 가능성을 노릴 수 있다는 것.    ━  또 어디에 투자했나   네이버웹툰 중심의 글로벌 2.0에서 자신감을 얻은 네이버는 커머스에서 보다 과감하게,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향후 커머스의 미래는 기술 기반의 로컬·커뮤니티로 보고, 북미·유럽·동남아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네이버가 최대 주주에 오른 스페인 최대 리셀 플랫폼 왈라팝. 사진 왈라팝 네이버가 C2C를 눈여겨 본 건 2020년부터.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약 76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유럽 벤처캐피탈(VC)인 코렐리아 캐피탈을 통해 스페인의 왈라팝, 프랑스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했다. 왈라팝은 1억 1500만 유로(1550억원)로 지분 10%를 보유하다가, 지난달 7500만 유로(1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최대 주주(30.5%)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도 캐러셀이나 왈라팝은 가전부터 부동산까지 망라하는 만물상 같은 C2C 플랫폼이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2020년 3월 출시한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크림은 MZ 세대의 패션·취향 거래 플랫폼이란 점에서 C2C 영토 확장의 주축을 맡고 있다. 크림은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72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해 연간 거래액 1조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1년 손자회사로 독립 이후 소다(일본), 쉐이크핸즈(말레이시아) 등 공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이어갔다. 싱가포르 키스타테크놀로지의 리벨로처럼 같은 가전 리셀 플랫폼도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크림과 같은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     ━  포시마크, 잘 산 거 맞아?   지난해 10월 포시마크 인수 계획 발표 때만 해도 기대보단 우려가 컸다. 당시 밝힌 인수가는 2조 3000억원(확정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포시마크는 2020년 반짝 흑자 이후 다시 적자로 전환했기 때문. 2021년 영업손실 63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영업손실도 1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메리츠증권은 추산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시마크가 올해 네이버에 기여하는 매출액은 5000억원, 영업손실은 800억원 정도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적정가에 잘 샀다’고 주장해왔다. 포시마크가 2021년 나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가 주당 42달러, 시초가 97.5달러에 달했지만, 네이버는 17.9달러에 샀다는 것. 이제는 네이버가 어떻게 포시 플랫폼의 가치를 끌어올릴지에 달렸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가 국내 커머스에서 갖는 가장 큰 강점은 검색인데 (북미에선) 포털사이트 없이 어떻게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빨리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네이버 실적은?     지난 3일 네이버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매출은 8조 2201억원, 전년 대비 20.6% 증가했고, 영업이익(1조 3047억원)은 1.6% 줄었다. 부문별 매출로 보면 검색·디스플레이 광고가 포함된 서치 플랫폼이 여전히 네이버 매출의 43.4%(3조 5680억원)를 차지한다. 다만 다른 세 부분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로 보면 콘텐트 91.3%(매출 1조 2615억원), 핀테크 21.2%(1조 1866억원), 커머스(1조 8011억원) 21.0% 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년 만에 줄었다. 줄어든 이유는 콘텐트와 클라우드 부문에서 각각 3700억원,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일 컨퍼런스콜에서 “해당 부문 적자를 줄여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시마크에 대해서는 “비용 효율화 노력에 따라 1분기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자신했지만 “전략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업이익 개선 여부는 콘텐트와 커머스가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근데, 콘텐트는 잘 돼?     네이버의 글로벌 2.0의 핵심인 콘텐트 사업은 네이버 커머스의 선행 모델 역할을 해왔다. 2014년 웹툰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 네이버웹툰이 미국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했고, 2021년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노리고 있다.   인수후 2년이 지나면서 웹소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작업도 탄력이 붙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영상 사업을 위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IP 비즈니스 펀드를 조성해 제작한 영상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영어 로맨틱 코미디 소설 원작 영화 ‘부트 캠프’는 촬영이 끝난 상태. 스페인어 원작 ‘불러바드’ ‘퍼펙트 라이어스’ ‘팔로우 마이 보이스’도 멕시코와 스페인에서 드라마·영화 등 영상화 작업 중이다. 네이버웹툰이 원작 IP를 활용해 스튜디오N에서 영상물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 향후 스튜디오N과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간 시너지 방안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팩플배너 관련기사 [팩플] 빅테크도 '짠테크'...영업익 줄어든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공개” [팩플] 네이버웹툰 "경쟁자는 넷플릭스, ‘포스트 디즈니’ 되겠다" [팩플] 네이버가 산 美중고마켓 ‘포쉬마크’ 가보니…협업 1호는 스마트 렌즈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2.13 11:40

  • [팩플] SM엔터, 하이브ㆍ카카오ㆍ네이버 격전지 된 이유는

    [팩플] SM엔터, 하이브ㆍ카카오ㆍ네이버 격전지 된 이유는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뜨겁다. SM을 설립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와 손잡으면서, 플랫폼 강자 카카오와 힘겨루기에 나섰기 때문. 이 결과에 따라 국내 콘텐트 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무슨 일이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의 SM 지분 중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일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SM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 카카오를 제치고 최대 주주에 오른 것. 하이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달 1일까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 공개 매수를 통해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    반면 카카오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이수만이 법원에 신주ㆍ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투자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이수만을 등지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SM 경영진은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누가 왕이 될 것인가: 하이브와 카카오는 물론 CJ ENM까지 SM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함이다. 각각 K팝ㆍ플랫폼ㆍ미디어 기업으로 보면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사업 영역이 점차 확장되면서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10일 기준 하이브 시가 총액은 8조 763억원으로 SM(2조 7307억원), JYP(2조 6020억원), YG(9813억원) 등 다른 엔터사를 압도하는 1위.     하지만 하이브가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네이버(37조 7313억원)와 카카오(30조 1168억원)와도 경쟁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엔터 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이미 다른 엔터 회사와 비교했을 때 매니지먼트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IT 등 다른 업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일일이 설명해야 할 부분도 많은데 누가 와도 굴러갈 수 있도록 공식화하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9~2020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지옥’.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사진 네이버웹툰 ② 서로 탐내는 이유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플랫폼으로 컸지만, 일찌감치 콘텐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난해 매출은 각각 8조 2201억원, 7조 17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년 만에 감소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 그동안 웹툰과 웹소설이 콘텐트 부문 성장을 견인해왔다면,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해줄 또 다른 킬러 콘텐트가 필요하다.     두 회사의 목적은 같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네이버는 지분 투자를 통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보완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7년 YG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이듬해 음원 플랫폼 바이브를 출시하고 YG플러스에 운영을 맡기는 식.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는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와 공생을 택했다. 2021년 하이브와 네이버가 각각 51%, 49% 투자한 위버스컴퍼니로 재탄생했다. 아티스트 관련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하이브에 주도권을 넘긴 셈. 반대로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처럼 하이브ㆍYGㆍJYP가 고루 투자한 서비스도 있다. 오는 17일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2’ 방영에 맞춰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하는 ‘모범택시:Recall’. 사진 카카오페이지 반면 카카오는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 직접 플레이어로 나섰다. 이담(아이유)ㆍ스타쉽(아이브) 등 가수는 물론 BH(이병헌)ㆍ숲(공유) 등 배우 소속사를 자회사로 두고 영화사 집ㆍ글앤그림미디어 등 제작사를 통해 콘텐트를 만드는 식. SM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NCT 등 메가 IP를 확보함으로써 K팝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동시에 음원 유통 및 공연 제작 등 기존 카카오엔터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게 많다는 계산에서다. 네이버-하이브 동맹이 더 공고해지면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했을 것.     ③ 시너지 쉽지 않네: 엔터와 IT의 결합이 성과를 내려면 생각보다 갈 길이 멀다. 위버스나 제페토처럼 엔터와 IT 양측 모두 ‘글로벌 팬들과 소통’을 원해 서비스가 잘 운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도 있다.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는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2년 만에 철수한 사례다. 코로나19 시대 대안으로 여겨진 온라인 공연도 대면 공연이 재개되면서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하이브 하이브 역시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에서 게임 사업 본격 진출을 선포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수퍼브를 인수해 선보인 소속 가수 IP를 활용한 ‘리듬 하이브’나 2대 주주(18.02%)인 넷마블과 손잡고 발표한 ‘BTS 월드’ 등도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엔씨가 기술에 신경 쓰느라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고 싶은 팬들의 마음을 간과했다면, 하이브는 IP에 천착한 나머지 게임 그 자체로 즐기고 싶은 이용자 요구를 소화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앞으로는     SM 지분을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각각 밝힌 포부는 분명하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글로벌 도약을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글로벌 음원 유통 및 매니지먼트 사업 협력, IP 경쟁력 강화, 팬플랫폼 라인업 확대와 인공지능(AI)ㆍ메타버스ㆍ블록체인 등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공통적으로 기술과 콘텐트의 결합을 노린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서로 다른 기업 문화가 섞이면서 시행착오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IT 인력을 영입한 하이브가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서 실시간 소통과 단계별 인앱 결제 등 게임적 특성을 접목한 점을 예로 들며 “한국 기업들이 선점 효과를 발판으로 아티스트 IP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M이 선보인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걸그룹 에스파, 카카오와 넷마블이 합작한 메타버스 걸그룹 메이브 같은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팩플배너 관련기사 [팩플] 덩치 커졌는데 실속 못 챙긴 카카오…“AI·콘텐트로 길 연다” 한때 '적'과 손 잡고 반격 나섰다…다 내려놓은 이수만 득과 실 [팩플] 기술 무장한 엔씨도 백기…팬덤 플랫폼 전쟁 2라운드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2.12 18:37

  • [팩플] 네이버의 AI 데이터가 모이는 이곳...10주년 ‘각 춘천’ 가보니

    [팩플] 네이버의 AI 데이터가 모이는 이곳...10주년 ‘각 춘천’ 가보니

    “AI(인공지능) 기술에 필요한 하드웨어,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그에 맞는 전력과 공간이 필요하다. AI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 서비스 본부장)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전경.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챗GPT 등 초거대 AI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서버와 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고, 보안도 지켜야 하기 때문.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는 2013년 국내 포털 중 처음으로 강원도 춘천시에 자체 IDC ‘각 춘천’을 건립해 기술 인프라를 내재화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간 거래(B2B) 사업으로 키워왔다.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도 각 춘천 IDC 등에서 고도화하는 중.    지난 9일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각 춘천에서 운영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운영 노하우를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세종특별시에 들어설 두 번째 자체 IDC인 ‘각 세종’ 준공을 앞두고 있다.    ━  네이버의 인프라 허브 ‘각 춘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춘천시 구봉산 자락에 도착했다. 각 춘천의 본관 앞 마당에 서자 춘천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올해로 10주년 된 ‘각 춘천’은 본관을 시작으로 북관, 서관, 남관 순으로 규모를 확장해왔다. 분리된 공간에 데이터를 이중화하고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네이버는 춘천(강원) 외에도 충북, 경남 등 비수도권 지역에 임대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휴대전화에 보안 스티커를 부착한 뒤 IDC 서버실에 들어가니 ‘윙’ 하는 소음을 내며 불빛을 깜빡이는 서버들이 빼곡하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이 서버실은 70시간 이상 외부 전원이 차단돼도 차질없이 가동된다. 정전이 되면 발전기 방식의 다이나믹 전원공급장치(UPS)와 60만 리터 규모의 경유 탱크(지하)가 작동돼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 UPS 발전기가 모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   24시간 쉼없이 돌아가는 IDC에선 냉각 기술이 중요하다. 과열된 서버를 식히고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IDC가 ‘전기 먹는 하마’ 소리를 듣는 이유 중 하나다. 산자락에 위치한 각 춘천은 입지 특성을 활용해 자연풍을 냉각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 이날 고전력 서버실에 들어가니 은은한 자연 바람이 느껴졌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수도권 대비 2~3도 낮은 춘천의 기후 덕분에 에어컨을 트는 기간은 1년 중 30일 이내”라면서 “서버에서 발생한 열기는 건물 관리 등에 재활용하고, 빗물도 모아서 소방·조경 용수로 쓰는 등 소비 전력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  지금 IDC가 중요한 이유    IDC는 빅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 시설이다.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IDC 수요도 늘어나는 중. 특히, 대규모 연산을 실시간으로 해내는 AI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이 흐름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선제적 투자와 관리, IDC와 서비스 이중화 등을 통해 지난 10년간 무중단, 무사고, 무재해를 기록했다”면서 “그동안 다양한 장애에 대비한 경험과 대응 노하우가 쌓였고,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정보기술(IT) 서비스 본부장(왼쪽)과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이 지난 9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 AI 시대 필수 인프라: 네이버는 2021년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언어모델(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고, 올해는 검색엔진에 초거대 AI를 결합한 ‘서치GPT’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각 세종’은 초거대 AI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거점이다. 각 세종(연면적 29만3천697㎡)은 축구장 7개 크기인 각 춘천(4만6850㎡)의 6배 규모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B2B 클라우드 고객들에 대한 AI 기술 지원도 각 세종에서 이뤄진다. 정수환 IT서비스 본부장은 “각 세종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가 성장하고 뻗어 나가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난에도 끊김없이: 지난해 10월 카카오톡의 대규모 장애를 계기로 IT 서비스의 데이터 이중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카카오가 빌려 쓰던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IDC에서 화재로 전원 공급이 차단되자, 카카오의 3만2000개 서버도 동시에 작동을 멈췄다. 카카오가 데이터 이중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에 카카오톡이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나흘이 걸렸다. 당시 네이버는 같은 IDC에 2만 개 이상 서버를 임대해 쓰고 있었지만 각 춘천 등 또 다른 6곳에 데이터를 이중화하고 트래픽을 분산시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수환 본부장은 “하나의 IDC가 무너지더라도 서비스 전면 장애는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해 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  앞으로는     네이버클라우드는 각 세종의 준공과 운영을 3분기 내에 마칠 계획이다. 각 세종에선 로봇과 자율주행셔틀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각 세종은 공급 전력량도 ‘각 춘천’의 6.7배인 270만 MW(메가와트)에 달한다. 60만 유닛 이상 서버를 수용해 빅데이터, AI, 로봇 등 네이버의 기술 역량을 각 세종에 모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약을 맺은 네이버는 기술 협업 결과를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도 올해 경기도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연다.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배터리 화재 발생에 취약했던 판교 데이터센터와 달리 UPS실과 배터리실을 격벽으로 분리해 시공한다. 전력 이외 냉방과 통신 체계도 이중화하고 화재는 3중 진화 대책을 마련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2.12 16:29

  • [팩플] 빅테크도 '짠테크'...영업익 줄어든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공개”

    [팩플] 빅테크도 '짠테크'...영업익 줄어든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공개”

    네이버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디지털 광고 시장 축소의 여파가 숫자로도 드러나고 있다. 메타·구글 등 빅테크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성적표를 내놨고, 네이버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한편에서는 챗(Chat)GPT의 등장으로 기술적 도전에도 직면한 상황. 플랫폼 기업들은 '역성장 방어'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까.    ━  무슨일이야   3일 네이버가 2022년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8조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률도 14.8%로 전 분기대비 1.3%p 줄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메타·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흔들리는 플랫폼 성장 공식: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많이 모아 광고로 수익을 내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 공식이 도전받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광고주들이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인 탓이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각국 정부는 플랫폼이 이용자 정보로 맞춤형 광고를 하거나 광고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행사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4일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가 메타에 맞춤형 광고 관련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24일에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   ◦그래서 주목받는 ‘효율성’: 글로벌 불황 앞에서는 거대 플랫폼도 ‘짠테크’가 필요하다. 비용을 통제하면서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가 될 것. 날렵한 조직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타가 2023년 예상 지출 비용을 낮추고, 400억 달러(약 49조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하자 3일 주가는 20% 넘게 뛰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마케팅 비용과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를 통해 매출뿐 아니라 수익 개선에도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의 넥스트 스텝은   ①그래도 광고   ◦성적표는: 광고 매출이 역성장한 글로벌 빅테크들에 비해 네이버가 선방한 편. 서치 플랫폼(검색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 부문에서 3조56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9% 증가하고 전 분기 대비는 2.3% 증가한 수치다. 쇼핑, 플레이스, 블로그 등 광고와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했기 때문. 최 대표는 “12월 말 기준 과금 광고주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9만9000명”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광고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9% 하락했다.   ◦앞으로는: 검색 광고는 여전히 네이버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네이버는 열쇳말 검색광고 상품인 ‘스마트블록’을 늘려 광고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 스마트블록은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주제별로 분류해 보여주며 광고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최 대표는 “올해는 건강·금융 등의 검색 결과에도 스마트블록을 적용해 수익화 기회를 찾겠다”라고 말했다.     ②커뮤니티 커머스 ◦성적표는: 커머스 부문도 외형 성장은 견조했다. 전체 거래액은 13.7% 증가한 11조2000억원이었고,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성장한 1조8011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스토어 거래액은 59% 성장한 9300억원을 기록. 지난 1월에는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12억 달러. 최 대표는 “단기적으로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포시마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광고 시너지 창출 방안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는 ‘커뮤니티 커머스’의 포석이다. 네이버의 콘텐트·커머스 사업과 연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C2C 시장에도 진출하려 한다. 그러나 포시마크 적자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올해 영업이익률에 포시마크를 포함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예상치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 포시마크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가 줄었고, 올 1분기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③클라우드, B2B ◦성적표는: 네이버 클라우드 및 기타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3% 성장한 4029억원. 그러나 2021년에 전년 대비 38.9%의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줄었고, 적자도 2000억원을 냈다.   ◦앞으로는: 네이버는 올해 클로바(AI)·웨일(브라우저)·네이버웍스(협업 솔루션)·파파고(번역) 등 주요 기업대상(B2B) 사업을 네이버클라우드 산하로 일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인공지능(AI)과 B2B의 사업조직들을 통합해 초대규모 AI 기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 올해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남선 CFO는 “네이버의 마진율 상승은 콘텐트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적자를 얼만큼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④챗GPT 대항마, 서치GPT 최근 급부상한 생성 AI가 상반기 중 네이버 검색에 도입된다. 네이버의 한국어 기반 모델인 ‘서치GPT’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한국어 고품질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검색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험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엔진(Bing)에 챗GPT를 도입하자 구글도 이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글로벌은 어때   메타와 구글도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타·알파벳(구글)·아마존 등이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년 대비 4.5% 하락한 321억1000만 달러(약 39조5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Net income)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줄어든 46억5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2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760억4800만 달러(약 93조7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올랐고 순익은 136억2400만 달러(약 16조7900억원)로 34% 줄었다고 밝혔다. 루스 포랫 알파벳 CFO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광고 수주액이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팩플] 챗GPT 품는 MS…클라우드·검색 시장 ‘게임체인저’ 될까 [팩플] 클라우드에 서비스 얹는 네이버…"유럽·동남아·일본 공략한다" [팩플] MS-블리자드 인수 가시밭길…빅테크 ‘빅딜’ 시대 저무나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2.03 18:51

  • [팩플] 2년만에 또 구글 반독점법 위반 소송 낸 美정부, 왜?

    [팩플] 2년만에 또 구글 반독점법 위반 소송 낸 美정부, 왜?

    구글의 독점적 지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법무부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며 법무부가 첫 소송을 낸 이후 두 번째 행동에 나선 것. 빅테크를 향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구글의 핵심 매출원인 광고 사업까지 규제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구글의 광고사업을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무슨 일이야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글은 지난 15년 동안 반독점법 위반과 경쟁방해 행위를 계속해왔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구글이 시장을 통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더 높은 품질의 서비스와 더 나은 프라이버시 보호 혜택을 받지 못하고, 광고주들은 낮은 품질과 높은 가격으로 피해를 보고 이는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설명. 플로리다 등 8개 주 정부도 함께 소장을 제출했다.    ━  이게 왜 중요해   법무부는 구글이 정보를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겨냥했다. 구글은 2007년 온라인 광고 회사 더블클릭을 인수해 광고 전달 서버를 구축하고, 온라인 광고 판매소 애드 익스체인지(AdX)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인터넷에서 광고를 하려면 구글의 시스템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도 없다. 미 CNBC에 따르면 구글의 한 임원조차 “골드만삭스나 시티은행이 미국 증권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법무부는 “공정한 환경 조성을 위해 이 거대한 테크 기업의 광고 기술을 해체해달라”며 AdX를 포함한 광고 플랫폼을 매각하라고 요청했다. 구글의 글로벌 광고 수익은 2021년 기준 2090억 달러(약 257조 9000억원)로 회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은 2786억 달러(343조 4000억원) 규모.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구글이 가져간다. 2019년 미국 디지털 광고의 31.6%를 구글이 차지했고, 지난해엔 27.7%ㅀ 줄었지만 여전히 1위다.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 법무부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소송”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1980년대 미국 유선 전화사업을 80%가량 독점하고 있던 벨 텔레콤(AT&T) 해체 이후 주요 기업의 해체를 요구한 몇 안 되는 사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 AT&T는 84년 반독점법 위반으로 7개 업체로 강제 분할됐다.     ━  구글의 입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 . AP=연합뉴스 구글은 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무리한 주장을 밀어 붙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이 치열한 디지털 광고 기술 부문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시도”이자, “그 결과 혁신은 늦어지고 광고비는 상승할 것이며 수천개의 중소기업과 광고업체의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주장.      ━  그 전엔 무슨 일이   미 법무부의 구글 상대 첫 반독점법 소송은 2020년 10월 트럼프 행정부 때였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나 애플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는 방식이 문제가 됐다. 휴대폰 제조업체나 이동통신사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모바일 검색 시장을 독점해 검색엔진 시장의 경쟁을 막았다는 것. 구글은 소비자 피해가 없으므로 독점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 오는 9월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  국내 상황은 어때   네이버는 2021년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 네이버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은 네이버·카카오 ‘양대산맥’이 주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카가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의 규모는 약 8조 5000억원.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13.4%에 그쳤지만,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6.1% 증가한 9조 9000억원대로 예상된다.   ◦광고에 힘 싣는 네·카: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규 광고 상품을 앞세워 실적 견인에 나설 계획. 네이버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면을 확대하고 전면 동영상·인공지능(AI) 추천 기반 성과형 광고 등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톡 먹통사태’로 판매 중단했던 시간당 과금(CPT) 상품을 재개한다. 카카오톡 상단에 위치한 이미지 형태의 배너를 영상 형태로 확장해서 노출하는 ‘비즈보드익스팬더블’을 통해 동영상 광고 비중도 확대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광고면 확대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네·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   ◦정부, 거대 플랫폼 예의주시: 정부도 거대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발전방안’에는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광고비 책정 등 부당행위를 검토하기 위한 제도 개정 계획이 포함돼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거대 플랫폼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MS-블리자드 인수 가시밭길…빅테크 ‘빅딜’ 시대 저무나 아마존·MS 이어 구글·스포티파이까지 '빅테크 한파'…애플은 '잠잠' [팩플] 챗GPT 품는 MS…클라우드·검색 시장 ‘게임체인저’ 될까 팩플배너     민경원·김경미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23.01.26 06:00

  • [팩플] “음원 스트리밍 못 잃어”…손 잡은 네이버·LG유플러스

    [팩플] “음원 스트리밍 못 잃어”…손 잡은 네이버·LG유플러스

    네이버와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네이버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바이브(VIBE)’를 LG유플러스의 부가서비스로 선보이기로 한 것. 양사는 18일 음악·콘텐트 등 미디어 산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음원 스트리밍의 빈자리: 음원 스트리밍은 통신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부가서비스지만 LG유플러스는 자체 음원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다. 반면 SK텔레콤은 드림어스컴퍼니의 ‘플로(Flo)’, KT는 자회사인 '지니뮤직'과 손잡고 할인·결합요금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SKT가 아이리버를 2014년 인수해 재편한 기업으로, 2021년 인적분할 이후 SK스퀘어 자회사가 됐다. LG유플러스는 음원 플랫폼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2021년에도 세계 최대 음원플랫폼인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예상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마케팅 제휴를 종료했다. 지분 12.3%를 보유한 지니뮤직과의 요금제 제휴도 지난해 12월 5년만에 종료했다.   ◦1000만명의 접점: 이통사와 손을 잡고 일찌감치 3,4위로 가입자수 격차를 벌린 지니뮤직이나 플로와 달리 네이버의 바이브는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00만 명 대에 머물러 있었다. 인공지능(AI)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 맞춤형 추천 기능을 도입하고 국내 최초로 해외 곡 가사 번역 서비스 등의 기능도 내놨지만 국내 5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 네이버플러스멤버십에서 콘텐트 혜택 중 하나로 바이브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가입자 1000만 명이 넘는 통신사의 물량 공세를 이기긴 역부족이었다. 1122만 명(과기정통부, 지난해 11월 기준)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바이브로서도 꼭 필요한 상황. 네이버 뮤직 서비스의 이태훈 책임리더는 “네이버의 음악·콘텐트 부문 경쟁력과 LG유플러스의 폭넓은 모바일 가입자 풀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바이브 플레이리스트. 사진 바이브 캡쳐  ━  뭘 하겠다는 거야     ①이용권+데이터 결합: LG유플러스 모바일 가입자는 월 8700원으로 ‘바이브 마음껏 듣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바이브 요금제에 가입(월 8500원)하는 것보다 200원 비싸지만 바이브 이용권에 더해 데이터 소진 없이 바이브에서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월 9만 원대 이상(5G프리미어레귤러, LTE프리미어플러스) 5G·LTE 요금제 가입자는 요금제에 포함된 혜택 중 ‘바이브 이용권’을 선택해 매월 추가 비용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②유플 제작 콘텐트 네이버에 LG유플러스가 제작한 콘텐트도 네이버 플랫폼에 추가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U+3.0’을 선언하고 콘텐트 제작센터를 신설했다. 자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등은 없지만 지식재산권(IP)확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 ‘나는 가수다’를 만든 신정수 PD, SBS 간판 예능 ‘런닝맨’의 임형택 PD 등 스타 PD도 대거 영입했다. 이렇게 제작한 콘텐트를 잘 팔려면 플랫폼과의 협력이 필수. 나우(NOW.) 등 네이버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 LG유플러스표 콘텐트를 송출할 예정이다. 고정 소비층이 있는 아이돌 콘텐트도 네이버와 함께 제작한다.    관련기사 [팩플] LG유플러스 "넷플·디즈니·IPTV 합친 OTT 랭킹 만든다" [팩플] “플랫폼에 뺏긴 고객, 플랫폼으로 찾겠다”…LGU+의 신성장 전략은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1.18 18:03

  • [팩플] 네이버웹툰 "경쟁자는 넷플릭스, ‘포스트 디즈니’ 되겠다"

    [팩플] 네이버웹툰 "경쟁자는 넷플릭스, ‘포스트 디즈니’ 되겠다"

    “네이버웹툰 경쟁자는 넷플릭스 같은 콘텐트 플레이어다.”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story-tech) 플랫폼을 넘어 포스트 디즈니가 되겠다.” 웹툰(webtoon)이란 단어조차 모르던, 웹코믹스(web comics)에 익숙한 미국 시장에 2014년 진출한 네이버웹툰. 그간 어떤 성과를 냈길래 ‘넷플릭스, 1위, 포스트 디즈니’란 말을 자신있게 하는 걸까.     ━  무슨 일이야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의 성과를 설명하는 김준구 대표. 사진 네이버웹툰 김준구 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의 그간 성과를 소개했다. 그가 직접 발로 뛰며 미국 내 창작자들을 만나 설득하던 시절부터 지난해 미국 만화 시상식을 네이버웹툰 작품이 휩쓸기까지의 여정이다.    ━  이게 무슨 의미야     ① 웹툰의 글로벌 개척자: 해외에서 웹툰 개념 자체가 낯설던 201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웹툰 저변 확대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미국 지역 창작자 400명에게 메일을 보내면 1명도 회신하지 않았을 때, 김준구 대표가 발로 뛰며 직접 한사람씩 만나 웹툰의 개념과 네이버웹툰의 작동 방식 등을 설명했다고. 8년이 지난 현재 네이버 글로벌 시장 간판 웹툰인 ‘로어 올림푸스’는 지난해 만화 분야 아카데미상인 ‘아이스너 어워드’의 베스트웹코믹 부문 수상작에 선정됐고, 하비 어워드, 링고 어워드 등 시상식을 휩쓸었다. 이 3대 시상식의 디지털 코믹 분야 수상 후보작 절반 이상(53%)이 네이버웹툰 연재 작품.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는 네이버웹툰의 성장세를 주목한 보고서에서 “넥스트 마블이 될만한 요소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 제공 ② 글로벌 전략 기지: 미국은 세계 최대 콘텐트 시장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파트너십 기회가 많다. 영어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고, 미국에서 발굴한 콘텐트라 유럽, 남미 등으로 확장에도 유리하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을 공략해 유럽과 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  성과는 어때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2분기 1250만명. 네이버웹툰 자체 집계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앱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2022년 평균 MAU는 975만명, 웹툰 분야 점유율은 70.57%를 기록했다. 이는 2위 만타코믹스(리디)의 135만명 9.79% 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미국 외 글로벌 전체 웹툰 시장에서 수익과 월간활성 이용자 수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북미시장 점유율. 데이터데이아이 영어권 창작자와 IP(지식재산권)를 빠르게 흡수하며 글로벌 IP 밸류체인도 구축했다. 국내 성공 모델이었던 ‘도전만화’를 현지화한 아마추어 창작 공간 ‘캔버스(Canvas)’에는 12만명 이상의 창작자들이 작품을 등록하며 북미 지역에서 네이버웹툰 생태계의 토대를 만드는 중이다. 특히, 2021년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웹소설과 웹툰, IP 기반 영상 제작 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갖췄다. 네이버웹툰의 ‘슈퍼캐스팅’프로젝트를 통해 DC코믹스, 하이브 등과 파트너십도 계속되고 있다.    ━  네이버웹툰의 경쟁자는?   김준구 대표는 이날 “진짜 경쟁자는 넷플릭스 같은 콘텐트 플레이어다. 경쟁과 협력을 통해 점유 시간을 늘리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수많은 IP가 생성되고, IP를 즐기는 사용자가 방문하고,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가치있는 IP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엔터 시장에서 엔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창작자들의 IP를 전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아시아에서 시작해 글로벌 스케일로 성장하는 ‘포스트 디즈니’가 되겠다”면서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넘어 최정상급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래의 웹툰은     ① 인공지능(AI) 시대의 웹툰: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 드로잉까지 가고 싶다. 자동 컬러링·펜터치·배경 등 다양한 도구가 있고 동시에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다”면서 “제작 툴뿐만 아니라 콘텐트 추천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술 발달에 대해서는 “기존 창작자를 돕는 역할,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있다고 보는데 전자는 창작의 혁신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후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플랫폼 입장에서 재밌는 콘텐트가 나올 수 있지만, AI 창작물의 저작권이나 소유권 등이 정리 안 된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AI 기술 발달에 대해 “플랫폼 입장에서 재밌는 콘텐트가 나올 수 있지만, 저작권이나 소유권 등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네이버웹툰 ② 미국 IPO는: 지난해 11월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을 수년 내 미국 시장에 상장시킨다는 IPO(기업공개) 계획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엔데믹 과정에서 불리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 “시장의 상황보다 저희 준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의 큰 변화에 굴하지 않고 발표를 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③ 포쉬마크와 협업: 김 대표는 “한국에서 (웹툰과) 많은 쇼핑 플레이어들과 협업이 있다. ‘쿠키 오븐’ 같은 오퍼월(offerwall, 무료 포인트제공) 비즈니스를 통해 사용자가 쇼핑하면 저희 캐시를 주는 등 여러 가지 아이템 중 잘되는 것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9씹 1읽씹’ 당한 김준구…美웹툰 뚫은 ‘첨부파일 1개’   샌프란시스코=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1.17 10:36

  • [팩플] '자율'규제 동상이몽 시작됐다…공정위 '플랫폼 규제' 쟁점은

    [팩플] '자율'규제 동상이몽 시작됐다…공정위 '플랫폼 규제' 쟁점은

    요기요 배달용 오토바이 [연합뉴스]   가맹 배달음식점에 ‘최저가 보장’을 요구한 배달 플랫폼은 공정거래법 위반일까?  플랫폼이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사 상품 노출에 더 유리해졌다면?    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크면서 전에 없던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의 편익’과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 사이에서 심판을 해야할 정부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정부는 "새로운 규제 신설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플랫폼 업계는 "자율 규제라더니 규제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  무슨일이야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제정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제정해 지난 12일 공개했다. 초안인 행정예고 안이 나온 후 1년 만이다. 현재는 공정거래법 관련 안건에는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심사기준’을 참고하는데, 공정위는 이 기준이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마련해 공정거래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무슨 내용이야   현행 공정거래법은 매출액 기준 1개 기업이 시장점유율 50% 이상, 3개 이하 기업이 시장점유율 75% 이상을 차지할 때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은 초기에 무료 서비스로 덩치를 빠르게 키우고 이 과정에서 적자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액만으로 시장지배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따지려면 새 기준이 필요하단 게  공정위 입장이다.     공정위의 새 심사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플랫폼 기업은 매출액 이외에도 교차 네트워크 효과(시장에 진입장벽이 존재하는지 여부), 문지기(게이트키퍼)로서 영향력, 데이터 수집·보유·활용 능력, 새로운 서비스 출현 가능성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 받게 된다. 또 무료 플랫폼은 서비스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산정한다. 무료여도 광고 및 개인정보 수집 등을 통해 플랫폼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우 사업자와 이용자 간 ‘가치의 교환’, 즉 거래가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   심사지침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주요 행위 유형도 명시했다. 멀티호밍 제한(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최혜 대우(타 유통채널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자사우대(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 사업자에 비해 유리하게 노출하는 것), 끼워팔기 등이다.    ━  왜 중요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부터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를 강조했다. ‘온플법’(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추진하며 플랫폼 업계를 압박하던 전 정부와 차별화를 노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심사지침을 비롯해 현 정부가 추진한 플랫폼 정책들의 실질 효과는 온플법과 비슷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디지털 신질서의 이정표로 삼겠다”며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발전 방안’에도 ‘플랫폼의 책임’이 명시됐다. 법으로 직접 규제하지는 않을 테니, 자율을 원하면 책임도 지라는 요구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플랫폼 업계는 복장 자율화의 자율을 생각한 건데 정부는 야간자율학습의 자율을 생각한 것 같다”며 “복장 자율화가 되면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야간자율학습은 말만 자율이지 자율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  쟁점은 뭐야?   ①무료까지 제한? “과도해” VS “글로벌 흐름” 앞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이 무료 제공 상품·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도록 강제한다면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불이익이 없더라도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된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에선 무료 서비스까지 제재할 경우 플랫폼 성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소비자의 편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실제로 어떤 행위가 심사지침 상 ‘끼워팔기’에 해당할지 가늠이 안 된다. 몸을 사리기 위해 무료 서비스 등을 축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무료 서비스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플랫폼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위를 판단할 때 유상거래뿐 아니라 무료 서비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건 일반적인 글로벌 흐름”이라며 “향후 지침을 적용해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균형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 행위 기준을 강화하는 심사지침이 12일 발표됐다. 사진 셔터스톡   ② 이용자 많으면 무조건 독점? 특정 플랫폼에 소비자들이 몰려서 자연스럽게 독점 지위에 오른 경우는 어떨까. 예를 들어 유튜브에 질 좋은 콘텐트가 많이 올라와서 사용자들이 몰린다면, 이것도 독점으로 봐야 하는지도 심사지침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공정위가 플랫폼의 특성으로 짚은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지면 A(예를 들어 콘텐트 공급자)가 증가하면 B(시청자)도 증가하게 되고 다시 A도 증가하는 방식으로 순환된다. 전상오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올바른 방향성’ 토론회에서 “소비자 선택에 따른 독점과 부당한 방법을 통한 독점은 구별돼야 한다”며 “독점 사태 자체를 문제 삼아 인위적인 규제를 가하면 혁신이 저해되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③ 구제 기준은 공정한가 반면 경쟁제한 유형에 해당한다고 반드시 제재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만약 플랫폼이 주는 효율성 증대 효과가 경쟁 제한 효과보다 크면 제재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판단은 별도 위원회에서 9명의 위원이 심사한다. 그러나 심사 기준에 정량 지표는 없다. 9명의 판단으로 제재 여부가 판가름나는 것. “자의적 판단에 의해 시장 질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케이스에 따라서는 정량적인 지표가 발견되기 어려운 한계도 있지만, 두 사안의 이익을 비교해 더 큰 쪽으로 결정하는 비교 형량 원칙은 기존 공정거래법에서 다른 부분을 심사할 때도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  플랫폼 업계는 뭐래   이번에 발표된 심사지침은 공정위 내부 참고 규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플랫폼 규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존 서비스와 접목할 때 공정위 심사지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비스가 크기 전에 사업을 쪼개, 규제를 피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중소 플랫폼 업체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스타트업도 고민이 많아졌다. 국내 스타트업의 다수가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데다, 성장하면 언젠가 마주해야할 규제이기 때문. 한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매출이 일부 발생하긴 하지만 대부분 투자금으로 성장하는데, 이런 규제 환경은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은 곧 심사지침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규제 때문에 성장하기를 두려워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생길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1.1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