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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네이버의 AI 데이터가 모이는 이곳...10주년 ‘각 춘천’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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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AI(인공지능) 기술에 필요한 하드웨어,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그에 맞는 전력과 공간이 필요하다. AI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 서비스 본부장)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전경.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전경.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챗GPT 등 초거대 AI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서버와 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고, 보안도 지켜야 하기 때문.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는 2013년 국내 포털 중 처음으로 강원도 춘천시에 자체 IDC ‘각 춘천’을 건립해 기술 인프라를 내재화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간 거래(B2B) 사업으로 키워왔다.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도 각 춘천 IDC 등에서 고도화하는 중.

지난 9일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각 춘천에서 운영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운영 노하우를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세종특별시에 들어설 두 번째 자체 IDC인 ‘각 세종’ 준공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의 인프라 허브 ‘각 춘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춘천시 구봉산 자락에 도착했다. 각 춘천의 본관 앞 마당에 서자 춘천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올해로 10주년 된 ‘각 춘천’은 본관을 시작으로 북관, 서관, 남관 순으로 규모를 확장해왔다. 분리된 공간에 데이터를 이중화하고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네이버는 춘천(강원) 외에도 충북, 경남 등 비수도권 지역에 임대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휴대전화에 보안 스티커를 부착한 뒤 IDC 서버실에 들어가니 ‘윙’ 하는 소음을 내며 불빛을 깜빡이는 서버들이 빼곡하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이 서버실은 70시간 이상 외부 전원이 차단돼도 차질없이 가동된다. 정전이 되면 발전기 방식의 다이나믹 전원공급장치(UPS)와 60만 리터 규모의 경유 탱크(지하)가 작동돼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 UPS 발전기가 모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

24시간 쉼없이 돌아가는 IDC에선 냉각 기술이 중요하다. 과열된 서버를 식히고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IDC가 ‘전기 먹는 하마’ 소리를 듣는 이유 중 하나다. 산자락에 위치한 각 춘천은 입지 특성을 활용해 자연풍을 냉각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 이날 고전력 서버실에 들어가니 은은한 자연 바람이 느껴졌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수도권 대비 2~3도 낮은 춘천의 기후 덕분에 에어컨을 트는 기간은 1년 중 30일 이내”라면서 “서버에서 발생한 열기는 건물 관리 등에 재활용하고, 빗물도 모아서 소방·조경 용수로 쓰는 등 소비 전력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지금 IDC가 중요한 이유 

IDC는 빅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 시설이다.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IDC 수요도 늘어나는 중. 특히, 대규모 연산을 실시간으로 해내는 AI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이 흐름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선제적 투자와 관리, IDC와 서비스 이중화 등을 통해 지난 10년간 무중단, 무사고, 무재해를 기록했다”면서 “그동안 다양한 장애에 대비한 경험과 대응 노하우가 쌓였고,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정보기술(IT) 서비스 본부장(왼쪽)과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이 지난 9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정보기술(IT) 서비스 본부장(왼쪽)과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이 지난 9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 AI 시대 필수 인프라: 네이버는 2021년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언어모델(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고, 올해는 검색엔진에 초거대 AI를 결합한 ‘서치GPT’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각 세종’은 초거대 AI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거점이다. 각 세종(연면적 29만3천697㎡)은 축구장 7개 크기인 각 춘천(4만6850㎡)의 6배 규모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B2B 클라우드 고객들에 대한 AI 기술 지원도 각 세종에서 이뤄진다. 정수환 IT서비스 본부장은 “각 세종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가 성장하고 뻗어 나가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난에도 끊김없이: 지난해 10월 카카오톡의 대규모 장애를 계기로 IT 서비스의 데이터 이중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카카오가 빌려 쓰던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IDC에서 화재로 전원 공급이 차단되자, 카카오의 3만2000개 서버도 동시에 작동을 멈췄다. 카카오가 데이터 이중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에 카카오톡이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나흘이 걸렸다. 당시 네이버는 같은 IDC에 2만 개 이상 서버를 임대해 쓰고 있었지만 각 춘천 등 또 다른 6곳에 데이터를 이중화하고 트래픽을 분산시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수환 본부장은 “하나의 IDC가 무너지더라도 서비스 전면 장애는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해 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네이버클라우드는 각 세종의 준공과 운영을 3분기 내에 마칠 계획이다. 각 세종에선 로봇과 자율주행셔틀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각 세종은 공급 전력량도 ‘각 춘천’의 6.7배인 270만 MW(메가와트)에 달한다. 60만 유닛 이상 서버를 수용해 빅데이터, AI, 로봇 등 네이버의 기술 역량을 각 세종에 모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약을 맺은 네이버는 기술 협업 결과를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도 올해 경기도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연다.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배터리 화재 발생에 취약했던 판교 데이터센터와 달리 UPS실과 배터리실을 격벽으로 분리해 시공한다. 전력 이외 냉방과 통신 체계도 이중화하고 화재는 3중 진화 대책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