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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빅테크도 '짠테크'...영업익 줄어든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네이버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디지털 광고 시장 축소의 여파가 숫자로도 드러나고 있다. 메타·구글 등 빅테크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성적표를 내놨고, 네이버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한편에서는 챗(Chat)GPT의 등장으로 기술적 도전에도 직면한 상황. 플랫폼 기업들은 '역성장 방어'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까.

무슨일이야

3일 네이버가 2022년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8조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률도 14.8%로 전 분기대비 1.3%p 줄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메타·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흔들리는 플랫폼 성장 공식: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많이 모아 광고로 수익을 내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 공식이 도전받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광고주들이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인 탓이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각국 정부는 플랫폼이 이용자 정보로 맞춤형 광고를 하거나 광고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행사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4일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가 메타에 맞춤형 광고 관련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24일에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

◦그래서 주목받는 ‘효율성’: 글로벌 불황 앞에서는 거대 플랫폼도 ‘짠테크’가 필요하다. 비용을 통제하면서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가 될 것. 날렵한 조직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타가 2023년 예상 지출 비용을 낮추고, 400억 달러(약 49조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하자 3일 주가는 20% 넘게 뛰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마케팅 비용과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를 통해 매출뿐 아니라 수익 개선에도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넥스트 스텝은

①그래도 광고  
◦성적표는: 광고 매출이 역성장한 글로벌 빅테크들에 비해 네이버가 선방한 편. 서치 플랫폼(검색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 부문에서 3조56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9% 증가하고 전 분기 대비는 2.3% 증가한 수치다. 쇼핑, 플레이스, 블로그 등 광고와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했기 때문. 최 대표는 “12월 말 기준 과금 광고주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9만9000명”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광고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9% 하락했다.

◦앞으로는: 검색 광고는 여전히 네이버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네이버는 열쇳말 검색광고 상품인 ‘스마트블록’을 늘려 광고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 스마트블록은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주제별로 분류해 보여주며 광고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최 대표는 “올해는 건강·금융 등의 검색 결과에도 스마트블록을 적용해 수익화 기회를 찾겠다”라고 말했다.

②커뮤니티 커머스
◦성적표는: 커머스 부문도 외형 성장은 견조했다. 전체 거래액은 13.7% 증가한 11조2000억원이었고,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성장한 1조8011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스토어 거래액은 59% 성장한 9300억원을 기록. 지난 1월에는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12억 달러. 최 대표는 “단기적으로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포시마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광고 시너지 창출 방안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는 ‘커뮤니티 커머스’의 포석이다. 네이버의 콘텐트·커머스 사업과 연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C2C 시장에도 진출하려 한다. 그러나 포시마크 적자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올해 영업이익률에 포시마크를 포함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예상치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 포시마크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가 줄었고, 올 1분기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③클라우드, B2B
◦성적표는: 네이버 클라우드 및 기타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3% 성장한 4029억원. 그러나 2021년에 전년 대비 38.9%의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줄었고, 적자도 2000억원을 냈다.

◦앞으로는: 네이버는 올해 클로바(AI)·웨일(브라우저)·네이버웍스(협업 솔루션)·파파고(번역) 등 주요 기업대상(B2B) 사업을 네이버클라우드 산하로 일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인공지능(AI)과 B2B의 사업조직들을 통합해 초대규모 AI 기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 올해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남선 CFO는 “네이버의 마진율 상승은 콘텐트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적자를 얼만큼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④챗GPT 대항마, 서치GPT
최근 급부상한 생성 AI가 상반기 중 네이버 검색에 도입된다. 네이버의 한국어 기반 모델인 ‘서치GPT’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한국어 고품질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검색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험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엔진(Bing)에 챗GPT를 도입하자 구글도 이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은 어때

메타와 구글도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타와 구글도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타·알파벳(구글)·아마존 등이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년 대비 4.5% 하락한 321억1000만 달러(약 39조5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Net income)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줄어든 46억5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2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760억4800만 달러(약 93조7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올랐고 순익은 136억2400만 달러(약 16조7900억원)로 34% 줄었다고 밝혔다. 루스 포랫 알파벳 CFO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광고 수주액이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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