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새 매출 50배, 서울 왜 가요…20대 '디지털 사장' 지방 대박 [팩플]

    5년새 매출 50배, 서울 왜 가요…20대 '디지털 사장' 지방 대박 [팩플]

    정근영 디자이너   서울 대신 비(非)수도권에 거주하며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90년대생 ‘디지털 상공인’들이 크고 있다. 음식·패션·잡화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자영업도 정보기술(IT) 플랫폼을 통해 급성장하는 이른바 ‘자영업의 스타트업화(化)’가 지역 청년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17일 중앙일보가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의뢰해 연령대별 신규 판매자(9월 기준)의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20대에서 비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39%로 나타나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50대 디지털 상공인 중 비수도권 거주자 비율(36%)보다 3%포인트 높은 수치다.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3년사이 20대 비수도권 신규 판매자 수가 추세적으로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57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분기당 수만 명이 신규 창업자로 등록하는 국내 대표적인 소상공 창업 플랫폼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화면. 사진 네이버    ━  이게 왜 중요해   국내 20대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 비율은 54.9%(11월 말 기준)로, 20대는 30대(56.5%)에 이어 두번째로 수도권 거주를 선호하는 세대다. 질 좋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 등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 그래서 20대의 수도권 유입 인구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많다.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KOSIS)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20대 59만 1000명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20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연령대에선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소상공인의 추이를 보여주는 이번 조사에서는 비수도권 거주 20대들이 지역 경계를 허물고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0대의 경우 온라인 생태계에 익숙한 만큼 서울로 오지 않고 로컬(지역)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나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지으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의 장점을 잘 알고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의 상공인들”이라고 설명했다.    ━  자영업도 스타트업처럼   실제 온라인 플랫폼을 잘만 활용하면 전통적인 자영업도 스타트업처럼 빠른 시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스토어 창업자 중 연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판매자 수(6월 말 기준)는 4만 5000여 명. 2017년 1만 1000명에서 4배 이상 늘었다. 전체 판매자 중 7.9%에 해당된다.    김도현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센터장은 “최근 들어 지역 거주 청년들이 스마트스토어를 중요한 창업 도구로 생각한다는 점이 두드러진다”이라며 “자영업이라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다른 IT 스타트업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적어도 청년 세대에서는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창업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지역에서 살더라도 내 브랜드를 만들면 온라인에서 전국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게 되면서 생긴 변화”라고 덧붙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구이용 명란을 판매하는 부산 ‘허명란’이 대표적 사례다. 아버지, 언니와 함께 2017년 명란 사업을 시작한 1991년생 허동관(32) 대표는 2019년 스마트스토어를 열었다. 오프라인 가게의 입지 문제로 판매가 시원치 않자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것. 브랜드 캐릭터를 만드는 등 여러 시도 끝에 온라인 구매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가파른 성장 곡선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7년 100만원 안팎이던 월 매출이 지난해 5000만~7000만원으로 늘었다. 온라인 인기는 오프라인 확장으로도 연결됐다. 가게 옆에 카페를 열어 명란을 활용한 빵을 팔고 있다. 허동관 대표는 “현재 수도권 구매자의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며 “디지털 창업 덕분에 원래 살던 곳과 가족을 떠나지 않고서도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이용 명란 브랜드 '허명란'을 만든 허지선(왼쪽) 허동관 대표. 사진 네이버   해물파전·홍합탕 밀키트 등을 통영에서 판매하는 ‘씨씨통영’도 온라인에서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995년생 차민서(28) 대표는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서울 사는 캠핑족을 타깃층으로 설정해 판매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 디지털 상공인, 뭐로 창업하나   90년대생 디지털 상공인들은 패션 아이템 창업을 선호했다. 연령대별로 창업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생활건강, 패션의류, 패션잡화, 식품 분야에서 많이 창업했다. 특히 패션의류 분야는 20대 상공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선 20대 사장님이 40대보다 170%, 50대보다 43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소비자들이 젊기 때문에, 판매자도 20대가 많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  이들의 두 손엔 IT 솔루션   젊은 디지털 상공인들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IT 솔루션도 적극 활용한다. 실시간 모바일 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를 유도하는 ‘쇼핑라이브’가 대표적이다. 20대 사장님들은 9월 한달 간 평균 4.8건의 쇼핑라이브를 진행했고, 30대는 5.2건의 방송을 했다. 40대(4.5건), 50대(3.75건)보다 많았다.   유니콘경제연구원 유효상 원장은 “청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플랫폼이 대중화되니까 소자본 창업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디지털 상공인 분야에 지역 청년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어디에 살든지 창업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전보다 창업 기회가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탈 언어 AI와 배틀로얄…네이버, 괜찮은 거야? [팩플] 네이버, 역대 최대 영업이익…AI에 승부건다 ‘물류 연합군’ 꾸린 네이버, 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12.18 05:00

  • [단독] 네이버·삼성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19일 공개된다 | 팩플

    [단독] 네이버·삼성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19일 공개된다 | 팩플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19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AI 반도체 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취재를 종합하면, 19일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제4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AI 반도체 성능을 공개 시연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AI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AI 반도체에 대한 시험 평가(데모)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 개발에 나선 지 약 1년 만이다. 해당 칩은 용도에 맞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로, AI 모델이 주어진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인 ‘추론’에 특화돼 있다. 특히, AI 모델 크기를 줄여 구동하는 경량화 기술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언어모델(LLM) 크기를 줄이고 연산 성능을 높였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고 한다. 향후 삼성전자가 양산하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등 AI 모델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관계자는 “19일 과기정통부 행사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현장에 부스를 열고 관련 행사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반도체 시연 등 세부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네이버-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업 MOU 체결식. 사진 네이버   네이버 측은 AI 반도체 개발에 기대감이 크다. AI 모델을 직접 개발한 네이버는 AI 모델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인 클라우드 사업도 한다. 이 클라우드에 AI 모델에 최적화된 고성능 AI 칩을 탑재하면 클라우드 운영 비용을 줄이고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AI 효율성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AI 반도체의 개발 결과 일부를 발표했다”면서 “네이버클라우드는 대량생산 가능성과 저전력에 초점을 두고 LPDDR(저전력D램)을 채택했고 경량화 기술 덕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썼을 때의 성능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LLM(거대언어모델) 추론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모델에서 실제 구동을 확인했고, 기존 대비 (소모) 전력이 어마어마하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6월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본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과기정통부 정부는 지난해 6월 제1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6개월 단위로 최고위 전략대화를 개최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6월 제3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주재하면서 국산 AI 반도체 대규모 상용화를 지원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3단계에 걸쳐 AI 반도체 상용화·고도화를 지원하며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내 3대 클라우드 기업(KT클라우드·NHN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의 데이터 센터 서버에 국산 AI 반도체 스타트업 3사(퓨리오사AI·사피온·리벨리온)의 칩을 얹어 성능을 검증하고 실적(레퍼런스)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한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3 05:00

  • 모바일 다음 첫 화면, 뉴스 추천→구독으로…PC도 바꾼다 왜 [팩플]

    모바일 다음 첫 화면, 뉴스 추천→구독으로…PC도 바꾼다 왜 [팩플]

    다음 로고.   카카오가 이달 말 모바일 다음 첫 화면을 개편한다.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의 뉴스가 먼저 보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오는 27일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 ‘언론사’ 탭을 신설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 ‘뉴스’ 탭은 다음 제휴 언론사의 실시간 뉴스를 최신순·개인화순·탐독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새로 바뀌는 첫 화면 언론사 탭에선 이용자가 구독하는 언론사별 뉴스, 추천 언론사의 편집판 등을 모아서 볼 수 있게 된다.   언론사 ‘판 넘김 슬롯’도 도입한다. 기존에는 언론사 뉴스를 보려면 위·아래로 스크롤을 내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좌·우 슬라이드, 판 넘김 방식으로 다양한 언론사의 편집판을 볼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내년 1분기 안에 다음 PC 화면도 구독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포털 뉴스 추천을 둘러싼 편향성 시비는 해묵은 주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 뉴스 검색·추천 서비스의 결과값이 특정 진영에 유리하게 나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은 뉴스 추천에서 구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추세. 앞서 네이버는 2017년 모바일 앱에 언론사 홈을 도입하고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뉴스 구독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 2644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들은 1인 평균 7개 언론사를 구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도 지난해 모바일 다음에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 뉴스를 모아보는 ‘마이(My)뉴스’ 탭을 신설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언론사 편집판을 첫 번째 탭에 배치하는 건 포털 중 모바일 다음이 처음”이라며 “(이번 개편은) 이용자 선택권 제고, 언론사 편집권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2023.12.08 19:15

  • [팩플] 배민 전 대표, 네이버로 간다

    [팩플] 배민 전 대표, 네이버로 간다

    네이버는 30일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한다고 30일 밝혔다. 네이버 측은 개발 능력과 경영 능력을 모두 갖춘 김 전 대표의 능력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사업 확장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는 왜 ‘배민’ 대표를?   네이버가 본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 레벨’급 경영진을 외부에서 곧바로 영입한 건 이례적이다. 더욱이 김 전 대표가 내정된 COO 직책은 2년간 공석이었다. 전임자는 2021년 네이버 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였다. 해당 사건 이후 네이버는 C 레벨 임원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CXO 체제’에서 벗어나 책임을 여러 임원에게 분산하는 경영 방식을 유지해왔다. 이날 기준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제외한 네이버의 C 레벨 임원은 최수연 CEO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두 명뿐이다.   김 전 대표는 IT업계에서 기술과 경영에 모두 밝은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5년 우아한형제들 CTO를 맡았고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회사를 인수한 직후인 2020년부터 2년간 CEO를 맡아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를 두고 “개발자 출신으로는 드물게 경영 능력과 소통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김범준 전 대표를 영입한 건 특정 사업이나 역할보다는 기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고루 갖춘 장점이 많은 인재라 향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에 내년부터 일하기로 했다며 COO 내정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네이버가 20년이 넘도록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꾸준한 진정성이 멋있었다”라며 “네이버에서는 특정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도전이 처음부터 주어진다는 점이 새로웠다”고 합류 배경을 밝혔다.    ━  무슨 역할을 맡나   네이버 측은 김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선 “입사 후에 역할이 구체화할 것”이며 말을 아꼈다. 올해 연말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과 맞물려 수행할 역할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 구글 등 글로벌 빅 테크에 맞서 지난 8월 공개한 자체 거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술을 활용한 사업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등 과제가 쌓여 있다. 김 전 대표 이력 상 이를 포함한 기술 사업 전반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1.30 18:31

  • [단독] 게임 커뮤니티 공략하는 네이버…생중계 플랫폼 내년 출시 | 팩플

    [단독] 게임 커뮤니티 공략하는 네이버…생중계 플랫폼 내년 출시 | 팩플

    지난 11월 4일 부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관객들. 사진 라이엇게임즈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생중계) 플랫폼을 내년에 출시한다. 2013년 NHN(구 한게임)과 계열 분리하며 다소 거리를 뒀던 게임 산업에서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무슨 일이야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에 특화된 신규 서비스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 방송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UI)과 각종 커뮤니티, 후원 기능이 포함된 서비스다. 화질은 풀HD급인 '1080P'이며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베타(시범)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엔터테인먼트로서 ‘보는’ 게임은 성장 산업이다. 시장조사 기업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2017년 48억 달러(6조 2155억원)였던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수익 규모는 2023년 117억 달러(15조 1105억원)로 크게 늘었다. 이용자 수는 올해 기준 10억 명을 넘길 전망.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등 인기 e스포츠 종목이 성장을 견인 중이다. 업계에선 올해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롤 월드 챔피언십’의 누적 접속자 수가 4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e스포츠 뿐만 아니라 게임 유튜버·스트리머들이 진행하는 실시간 게임 방송도 인기다. 세계 최대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의 경우 하루 평균 3500만 명이 방문한다. 매달 생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는 700만명에 달한다.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축구를 못 해도 축구 경기 보는 팬이 많듯이, 게임을 직접 하진 않아도 보는 것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  네이버는 왜   네이버는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면서 게임 산업에 발을 담갔었다. 검색과 게임 서비스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냈고 네이버는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네이버는 NHN에 게임 사업을 내주고 갈라섰다. 이후 네이버는 직접적인 게임 서비스 대신 게임 커뮤니티 키우기에 집중해왔다.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게임사의 수요와 게임 정보를 얻고 커뮤니티 활동을 즐기는 이용자의 수요를 겨냥했다. 2021년부턴 네이버 게임 라운지와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를 통합하며 게임 특화 서비스로 본격 확장을 시작했다. 이번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 기능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글로벌 최강자 트위치가 국내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지점을 네이버가 파고 든 것으로 본다. 트위치는 한국 서비스에 한해 지난해 9월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하게 했다. 또 같은 해 11월 VOD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졌다. 트위치 측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에 요구하려는 망 사용료 부담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트위치는 당시 서비스 변경 공지에서 ”한국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해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며 ”그러나 한국 서비스 운영 비용이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어떻게 하나   네이버는 2021년부터 네이버게임 페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서비스명은 미정이다. 다만 회사는 네이버 브랜드를 차용하기보다는 별개 브랜드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네이버 숏폼 서비스, 쇼핑 라이브와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 외엔 글로벌 플랫폼 일색이었던 관련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롤드컵 전세계 4억 명이 봤다…침체한 e스포츠 한국서 부활 엔씨도 '한우물'은 버렸다...장르·플랫폼 다 바꾼 K게임 [지스타2023-팩플] [팩플] 한국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침체된 e스포츠 반등 시동 '왕의 귀환' 엔씨 신작 7종 들고 왔다…지스타 관전포인트 셋 [팩플]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11.21 05:00

  • "총선 트래픽 장사하나" 비판에…네이버 '대댓글' 닷새만에 철회 | 팩플

    "총선 트래픽 장사하나" 비판에…네이버 '대댓글' 닷새만에 철회 | 팩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사진 연합뉴스 네이버 뉴스가 ‘댓글 내 인용 답글’(대댓글)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닷새 만에 중단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이 갈등을 유발해 돈을 번다는 비판이 나오자 바로 서비스를 접었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20일 오전 “신규 기능이 특정 이슈에 대해 논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지난 16일 도입한 대댓글 기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SNS)처럼 특정 댓글을 쓴 이용자에게 타인이 다시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네이버 뉴스에도 도입했다가, 취소한 것이다. 현재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에선 이용자들이 서로를 지목해 대댓글을 달 수는 없다.      지난 16일 네이버가 대댓글 기능을 시작하자 일각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가 트래픽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특정인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거나 ‘댓글 좌표 찍기’ 같은 현상을 부추겨 혐오와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네이버는 2018년 매크로 기술을 악용해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이나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사건이 터지자 연예ㆍ스포츠 뉴스에 댓글 기능을 중단한 바 있다.      네이버가 20일 중단하겠다고 밝힌 뉴스 댓글 내 인용 답글 작성 기능. 사진 네이버  ━  네이버 입장은   당초 네이버는 대댓글 기능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며 건강한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였다”라고 설명했었다. 이미 해외 SNS나 네이버의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엔 구현된 기능이라, 정치적 갈등을 부추길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 이용자당 댓글과 답글(대댓글 포함) 작성 수를 각각 20개와 40개로 제한하고, 인공지능이 욕설 등을 걸러내는 기술 등으로 부작용을 차단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바로 서비스를 폐지했다. 정치권이 네이버에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따지겠다고 벼르는 중에 댓글 관련 논란이 더해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  왜 중요해   네이버 서비스의 흡인력이 예전같지 않다. 전체 서비스 트래픽은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터 제출받은 ‘주요 부가통신사업자별 일 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네이버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같은 기간 구글의 감소폭(8.3%)보다 훨씬 크다. 네이버로서는 이용자들을 불러 모을 유인책이 필요한 상황.   뉴스 이용자도 크게 줄고 있다. 포털 뉴스 이용자 10명 중 9명(89.7%, 한국언론진흥재단 2022 언론 수용자 조사)은 네이버에서 뉴스를 보지만, 그 네이버 뉴스의 트래픽 자체는 감소 추세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마켓링크 등이 발간한 ‘한국 모바일 인터넷 뉴스 이용 트래픽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일간지ㆍ통신사ㆍ방송사 20개의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뷰(PV)는 평균 약 9900만회였다. 지난해 2분기 평균(약 1억5500만회)에 비해 36% 줄었다. 웹과 모바일에서 뉴스 공급을 사실상 독점한 네이버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의미다. 네이버가 지난해에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를 신설하고, 올해 키워드 추천 서비스 ‘트렌드 토픽’을 도입하려다 무산된 것도 이용자 유입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  더 알면 좋을 것    정부와 여당은 네이버에 대해 “뉴스로 트래픽 장사를 하면서 사회적 책임은 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네이버가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는지를 들여다보는 사실 조사를 진행 중이다. 뉴스 수익에 대한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네이버 등 포털 사업자가 뉴스 서비스로 벌어들인 광고 수익 등을 정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1.20 17:15

  • 엔씨도 '한우물'은 버렸다...장르·플랫폼 다 바꾼 K게임 [지스타2023-팩플]

    엔씨도 '한우물'은 버렸다...장르·플랫폼 다 바꾼 K게임 [지스타2023-팩플]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 크래프톤 체험부스에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박민제 기자   “한국 게임이 모바일에선 잘했으니, 이젠 다른 영역도 잘 해보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도 그렇다.”   16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지스타2023 현장부스에서 만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한국게임산업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대표의 진단처럼 지스타 2023 현장은 그간 K게임의 주류였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대신 새로운 장르, 새로운 플랫폼을 타깃한 변화의 흐름으로 가득찼다.    ━  이게 왜 중요해   최근 한국 게임산업의 화두는 ‘확장’이다. 지난 10년동안 ‘리니지 라이크’(like·같은) 류의 모바일 MMORPG 한 우물을 판 끝에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소수의 열성적인 팬덤 위주로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정체기를 맞았다. 돈을 많이 내면 이기는 P2W(Pay to Win) 과금 구조, 확률형 아이템, AI 자동전투 등 모바일 MMORPG의 주요 시스템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난 것. 변화를 감지한 일부 게임사들이 모바일 MMORPG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올해 하나둘 성과가 나타나는 상황. 국내 대형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게임 플랫폼부터 지역, 장르를 다양화해 이용자 층을 확대하려는 게임사들이 올해 지스타에 대거 등장했다”며 “변화의 흐름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  K게임의 ‘확장’ 어떻게   지스타2023 현장에서 나타난 K게임의 확장 방향은 플랫폼, 장르, 지식재산(IP) 등 크게 3가지다.   ① 탈(脫)모바일, 플랫폼의 확장 : 벡스코 제1 전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엔씨소프트 부스에는 모바일 게임용 스마트폰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자리를 채운 건 PC와 콘솔(닌텐도 스위치). 이번에 엔씨가 출품한 3종의 시연 게임(‘LLL’, ‘배틀 크러쉬’, ‘프로젝트 BSS’) 모두 모바일 게임이 아니었다. 리니지 3종 시리즈(M·2M·W)로 모바일 MMORPG 최강자 자리에 오른 게임사로선 이례적 결정이다. 부스엔 새 게임을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길었다. 김택진 대표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개발도 그런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MMORPG가 아닌 새로 도전하는 장르로 플레이어를 만나러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staff’라고 적힌 엔씨소프트 단체복을 입고 부스를 분주하게 오갔다.   16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지스타 엔씨소프트 부스에서 김택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뿐만이 아니다. 앱마켓 운영자인 구글플레이도 ‘크로스 플레이’를 주제로 부스를 차렸다. ‘쿠키런 : 모험의 탑’(데브시스터즈), ‘별이되어라2’(하이브IM) 등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해볼 수 있는 체험존을 운영했다. 구글플레이 게임즈(오픈 베타)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OS)로 출시된 게임들을 윈도우 PC에서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PC용 앱이다. 신경자 구글 아태지역 플랫폼 및 구글코리아 마케팅 총괄은 “(여러 플랫폼을 동시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은 글로벌 게이밍 시장 화두로, 한국 개발사들이 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체험해 본 쿠키런은 쾌적한 조작 환경이 돋보였다. 키보드·마우스 뿐만 아니라 게임패드로도 이용 가능했다. 이날 게임을 체험한 관객 유준상씨는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이용하니 더 몰입감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② ‘P의 거짓’ 효과, 장르의 확장 :  지난 15일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네오위즈)은 국내에 드문 ‘소울라이크’ 장르다.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200만 장 이상을 판매한 ‘데이브 더 다이버’(넥슨)는 해양 어드벤쳐 및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다. 그간 국내에서 시도하지 않던 장르의 게임이 글로벌 히트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새로운 게임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스타에 출품한 ‘inZOI(인조이)’는 시뮬레이션 장르 PC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신이 되어 사람을 창조하고 그 사람 인생을 경험하는 게임이다. 현실을 방불케하는 몰입도 높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주력 게임인 FPS(1인칭 슈팅 게임) 배틀 그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게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 중심의 서브 컬쳐(하위 장르) 게임들도 지스타조직위가 별도 행사를 기획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체험 부스에서 이용자들이 모바일 게임 '쿠키런 : 모험의 탑'을 PC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③ 진입장벽 낮춘다, IP의 확장 : 기존 IP를 재해석해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IP의 확장도 다양하게 이뤄졌다. 올해 지스타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로스트아크 모바일(스마일게이트)이 대표적이다. 2018년 11월 출시돼 글로벌 히트한 로스트아크 IP로 제작한 모바일 게임이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공개했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를 기반으로 2019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후속작이다.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게임 출시 후 몇년이 지나면 신규 이용자는 들어가기 어려운 진입 장벽이 생기는 편”이라며 “신작을 통해 게임사들이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11.17 05:00

  • 네이버 3분기도 최고 실적…커머스·콘텐트 맹활약, 그 뒤엔 AI [팩플]

    네이버 3분기도 최고 실적…커머스·콘텐트 맹활약, 그 뒤엔 AI [팩플]

    네이버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시장 둔화에도 커머스와 콘텐트 부분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한 덕분이다. ‘하이퍼클로바X’등 생성 인공지능(AI) 기반 사업도 한몫했다. 4분기에는 하이퍼클로바X를 통한 B2C(기업·소비자 거래), B2B(기업간 거래)사업이 네이버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 8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매출 2조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영업이익은 15.1%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특히 매출은 6개 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서치플랫폼·커머스 4933억원, 핀테크 334억원 등이 이익을 냈고 콘텐트 -621억원, 클라우드 -870억원에선 적자를 기록했다.   차준홍 기자  ━  AI로 커머스·콘텐트 성장     네이버는 커머스와 콘텐트 부문에서 AI 기술 덕을 봤다. 커머스는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해 6474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패션 중고거래 앱 ‘포쉬마크’ 편입 효과를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를 활용한 광고 슬롯(노출 구좌) 확대 자동화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품질과 수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콘텐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해 4349억원을 기록했다. 웹툰 영상화 작품(마스크걸, DP2)과 스노우 등이 선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네이버는 “AI 추천 강화 등 플랫폼 고도화로 이용자 활동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스노우는 AI프로필과 스노우가 운영하는 ‘에픽’ 앱의 이어북 등 신규 상품 흥행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36.1% 성장을 기록했다. 최수연 대표는 “에픽 앱은 56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유료 구독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AI 기반 상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치플랫폼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 전분기 대비 1.3% 감소한 8995억원을 기록했다. 검색 광고는 플랫폼 고도화 노력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네이버는 4분기에도 네이버 앱 개편, 플랫폼 고도화, 프리미엄 상품 확대 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  AI B2B도 본격화     클라우드는 전년동기 대비 30.3% 증가해 12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B2B(기업간거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전분기 대비 11.4% 증가했다. 네이버는 “NCP(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의 매출인식 변경 효과와 라인웍스의 유료 이용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4분기에는 자사 LLM(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기업 대상 맞춤형 AI 서비스로 B2B(기업간거래) 시장을 공략하고, AI 기술을 모바일 환경에 적용해 단계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네이버의 서비스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B2B 서비스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며 “보안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 X’는 의미 있는 레퍼런스가 만들어져 11월 사용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지난달 18일 출시돼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및 기업 고객들의 관심 속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화 기회 요인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차준홍 기자    ━  앞으로는     네이버는 AI 기술과 핵심서비스 융합을 가속화한다. 지난 9월 PC테스트를 시작한 생성AI 검색 서비스 ‘큐(Cue:)’는 이달부터 PC 통합검색에 적용하고, 내년부터 모바일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계속된다. 네이버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의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를 포함한 5개 도시를 대상으로 3D 모델링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도시 계획, 모니터링, 자연재해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최수연 대표는 “B2B, B2G(기업·정부간 거래)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높이 평가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된다. 사우디를 넘어 전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1.03 17:11

  • [팩플] 중동 모래바람도 ‘복붙’…네이버, 사우디 디지털 트윈 만든다

    [팩플] 중동 모래바람도 ‘복붙’…네이버, 사우디 디지털 트윈 만든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네이버 채선주 대표(앞줄 왼쪽)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가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 계약 체결을 진행했다. 뉴스1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 5개 도시를 3차원 가상공간으로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한다. 콘텐트가 아닌 IT 플랫폼을 네이버가 중동에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 차원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24일 밝혔다. 향후 5년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등 5개 도시를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으로 제작하는 사업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하는 ‘원팀코리아’(제2 중동 붐 조성을 위한 수주지원단) 일원으로 참여하며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사우디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홉 차례 이상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을 네이버 본사인 1784에 초청해 설득한 끝에 이번 수주를 이끌어 냈다. 네이버가 2022년 입주한 신사옥 1784은 디지털 트윈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고도화하는 테스트 베드이자 기술 쇼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네이버가 수주한 계약 규모는 1억 달러(약 135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2의 중동 수출 붐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디지털 트윈은 무엇   네이버가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한 서울시 모습. 사진 네이버랩스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 쌍둥이 격인 가상공간이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 요소를 완벽하게 복제해 만든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최신 정보도 바로 업데이트한다. 이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시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로봇·자율주행차의 움직임을 통제한다.   네이버는 2016년 3차원 지도를 제작하는 매핑(mapping) 로봇 M1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윈 분야 기술을 축적해왔다. 현재는 항공사진과 모바일 매핑 시스템을 이용해 도시 단위로 디지털 트윈을 제작하는 통합 솔루션 어라이크(ALIKE), 제작에 필요한 로봇(M시리즈 등), GPS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 이미지 분석으로 위치를 판단하는 AI까지 필요한 기술을 전 분야에서 축적했다. 1784에서 돌아 다니는 100여대의 자율주행 로봇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했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주로 쓰는 사물 디지털 트윈과 달리 우리는 도시 단위 디지털 트윈 제작 기술에 집중해 왔다”며 “10㎝ 내외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게 왜 중요해   국내 시장에서 검색 포털로 성장한 네이버는 지난해 최수연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팀네이버’를 강조했다. 콘텐트·커머스·기업간거래(B2B)·로보틱스·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한 자회사들이 한 팀으로 뭉쳐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5년 내 글로벌 10억 명 이용자를 확보해 장차 아마존, 바이두, 알파벳, MS, 텐센트 같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콘텐트 외 주목할만한 성과가 없었던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중동이라는 새로운 교두보가 마련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메신저·커머스·콘텐트로 아시아·북미·유럽에 진출했고, 이번 중동 지역 IT기술 플랫폼 수출까지 더해 글로벌에 전방위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 트윈, IT중동붐 이끌 플랫폼 될까     네이버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데 사용하는 로봇. 왼쪽부터 M시리즈, T시리즈, R시리즈. 사진 네이버랩스 IT업계에선 디지털 트윈이 인프라(사회기반시설)이자 플랫폼 성격을 지닌 점에 주목한다. ‘한 번 구축하면 끝’이 아닌, 구축 후 파생 서비스가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네이버는 이번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진행한다. 도시 물 관리,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차, AI 지도 등 디지털 트윈에서 가능한 여러 서비스가 네이버 외부 IT 스타트업의 참여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채선주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네이버가 IT 스타트업의 중동 수출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사우디 디지털 트윈, 어디에 쓰나   네이버는 앞으로 5년 간 리야드 등 5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을 제작한다. 사우디는 이를 도시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향후 세울 건축물을 디지털 트윈 내에 세우면 일조량 및 바람길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또 집중 호우 시 침수 지역을 예측해 상하수도를 배치하는 등의 작업도 가능하다.   관련기사 [팩플] N개의 엔진 ‘팀 네이버’ 이끄는 최수연 “목표는 10억명, 15조원” [팩플] 네이버, 중동에 IT 기술수출 길…사우디 정부와 디지털 전환 협약 [팩플] 네옴시티 짓는 사우디 장관, 네이버 첨단사옥에 왜 왔나 보니

    2023.10.24 14:57

  • '닭근혜·굥'은 두고 '대깨문' 삭제한 AI…다음 댓글 논란 [팩플]

    '닭근혜·굥'은 두고 '대깨문' 삭제한 AI…다음 댓글 논란 [팩플]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의 모습. 연합뉴스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문턱’인가, 혐오 표현 확산을 막는 ‘과속 방지턱’인가. 지금 포털의 댓글 필터링(걸러내기) 기술이 받고 있는 질문이다.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착한 기술’로 알려진 포털의 댓글 필터링이 논란에 휩싸였다. 여당에서 ‘포털이 뉴스 유통뿐만 아니라 댓글 필터링에서도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문제제기하면서다.      ━  무슨 일이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에서 ‘대깨’ ‘대깨문’ 등의 댓글을 쓰면 즉시 삭제·가림 처리된다. 반면 ‘쥐박이’ ‘닭근혜’ ‘굥’ 등 보수를 공격하는 댓글은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2020년 12월부터 뉴스 서비스의 댓글에 욕설·비속어가 포함돼 있으면, 이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세이프봇’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세이프봇이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통하는 ‘대깨문’이 댓글에 포함돼 있으면 다른 사용자들이 댓글을 못 보도록 댓글 전체를 가리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윤석열 대통령 등 보수 성향의 전·현직 대통령을 가리키는 혐오 표현은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이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다음을 운영 중인 카카오가 세이프봇에 적용된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데이터 라벨링(가공)’을 했다는 점이다. 데이터 라벨링은 AI가 학습하기 적절한 형태로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박 의원은 “데이터 라벨링은 카카오 내부 직원인 사람이 하기 때문에, ‘대깨문’ 어휘가 우연에 의해 삭제되거나 가려질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세이프봇이 댓글을 필터링 한 모습. 사진 다음 캡처  ━  이게 왜 중요해   날것의 여론이 모이는 뉴스 댓글에 포털의 기술이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이다. 혐오 표현을 어떻게 정의할지, 플랫폼에 그 정의의 책임이나 권한이 있는지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    2000년대 초중반 포털이 뉴스 댓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형 참사 피해자나 연예인·스포츠 선수에 대한 악성 댓글이 급증하자 포털은 기술적 해법을 내놨다. 네이버는 2012년 욕설을 ‘***’으로 자동 치환하는 기술을 시작으로 최근엔 AI를 활용해 댓글창을 관리하는 기술을 고도화했다. 카카오도 세이프봇 이전에 2017년부터 ‘욕설 자동치환 기능’을 다음 뉴스 댓글에 적용했다. 다음이 사전에 설정해둔 금칙어에 해당되는 비속어가 댓글에 포함돼 있으면 ♩ ♪ ♬ 같은 음표 기호로 비속어를 자동 변환하는 방식. 이후 카카오는 약 60만 개(지난해 말 기준)의 욕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세이프봇을 학습시켰다. 카카오에 따르면 세이프봇 도입 이후 2년 간 욕설·비속어가 포함된 댓글은 이전 대비 63.8% 감소했다. 포털의 댓글 필터링기술이 혐오 표현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네이버 클린봇. 사진 네이버 캡처   문제는 ‘대깨문’이나 ‘굥’ 등 정치적 혐오 표현에 대한 AI 필터링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카카오는 “세이프봇이 해당 단어의 정치적 맥락을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박 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대깨문’ 표현은 사람에게 쓸 경우 비하 표현이 될 수 있는 ‘대가리’와 노골적인 신체 훼손 표현인 ‘깨져도’가 포함됐기 때문에 차단한 것이지, 해당 단어가 특정 정치 집단을 의미하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 ‘쥐박이’나 ‘닭근혜’ 등은 혐오 표현 없이 중립적인 단어 간 결합(쥐+박이, 닭+근혜)이라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는 입장이다.카카오 측은 “같은 이유로 ‘문죄인, 문재앙, 찢재명, 개딸, 이죄명’ 등의 표현도 댓글에서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내용등급 서비스(세이프넷)’ 기준에 따라 세이프봇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세이프넷에 따르면 언어적 혐오 표현은 0~4 레벨(숫자 클수록 심한 비속어)로 분류되는데, 이 때 신체와 관련 표현(돌대가리) 등은 레벨 3인 ‘심한 비속어’에 해당한다. 이 기준에 따라 카카오는 ‘아가리, 주둥이’ 등도 비속어로 분류해 차단한다.   ━  포털 AI의 판단 기준 누가 정하나   그동안 포털은 ‘사람이 아닌 AI가 알고리즘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AI의 판단 기준이나 그 학습 재료인 데이터는 모두 포털이 선택해 제공하기에 알고리즘의 공정성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됐다. 네이버의 뉴스 검색 및 배열 알고리즘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도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게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포털은 “알고리즘 구성은 영업 비밀”이라거나 “알고리즘 공개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댓글 필터링 AI 뿐만 아니라 챗GPT 같은 생성 AI가 일상적인 IT 서비스 전반에 적용될 경우, AI의 편향성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업들은 현재 저작권료 문제 등을 이유로 AI의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기업이 스스로 (학습 데이터 등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 과정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알고리즘의 편향성이) 명백히 심각한 문제라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한다면 법률 제정 등을 통해 규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김영희 디자이너 국내 최대 포털이자 최대 뉴스 유통 플랫폼인 네이버는 2019년 4월부터 불쾌한 욕설이 포함된 댓글을 체크해 자동으로 가리는 ‘클린봇’을 적용하고 있다. AI가 혐오 표현을 필터링해 가린다는 점은 다음의 세이프봇과 유사하다. 그러나 어떤 표현을 혐오 표현으로 분류하는지에는 차이가 있다. 다음의 세이프봇이 댓글에 포함된 단어로 혐오 표현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 클린봇은 AI가 댓글 문장의 전체 맥락을 판단해 혐오 표현 여부를 가린다. 예를 들어, 대깨문이라는 단어는 그대로 노출될 수 있지만, ‘대깨문 죽어라’와 같이 문장 전체 맥락에 혐오가 들어있다면 차단하는 식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0.11 05:00

  • [팩플] 아시아 ‘리셀 왕좌’ 노리는 네이버 크림…日 1위 ‘소다’ 인수

    [팩플] 아시아 ‘리셀 왕좌’ 노리는 네이버 크림…日 1위 ‘소다’ 인수

    서울 마포구에 있는 KREAM 쇼룸. 권유진 기자   국내 1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같은 시장의 일본 1위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품었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 일본 시장을 거머쥐고 아시아로 진출한다는 네이버의 성장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  무슨 일이야   크림은 4일 “스니커덩크 운영사인 소다에 976억원을 투자해 지분 43.6%를 확보해 최대주주다”고 공시했다. 2018년 스니커덩크 서비스를 시작한 소다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의 투자를 받은 일본 스타트업이다.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현재는 명품가방, 의류, 게임 용품 등 희소성 있는 고가 제품 전반을 취급한다. 2021년에는 업계 2위 ‘모노카부’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스니커덩크 앱 이용자는 450만으로, 크림(웹·앱 전체 530만명)과 비슷한 규모다.    크림은 “내년 상반기까지 소다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뒤 일본 증시에 별도 상장하겠다”라고 밝혔다. 크림은 소다와의 경영 통합도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할 예정이다.   SODA 스니커덩크 페이지.  ━  크림은 왜?   ① 네이버의 기대주 ‘커뮤니티 커머스’ 네이버가 커머스 성장 동력으로 꼽은 키워드는 커뮤니티 커머스다. 취향 기반의 커뮤니티를 형성한 이용자들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상품을 발견해 구매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커뮤니티 형성-플랫폼 체류-쇼핑’의 선순환을 통해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네이버가 올해 초 인수한 북미 개인간거래(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네이버 쇼핑이 검색을 바탕으로 한 목적 지향적 쇼핑이라면, 포시마크는 커뮤니티 활동 과정에서 쇼핑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포시마크 인수 이유에 대해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 만이 구현할 수 있는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새로운 리테일 형식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고가의 한정판 거래 시장은 플랫폼 참여자가 구매자·판매자인 동시에 콘텐트 생산자 역할을 하는 특성 때문에 커뮤니티 커머스로 발전하기 좋다. 네이버가 C2C 커머스와 커뮤니티 커머스의 첨병으로 크림을 키우는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리셀 플랫폼 투자를 통한 커머스 역량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크림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일본 스니커덩크는 커뮤니티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스니커즈 관련 커뮤니티를 탄탄하게 운영하며 거래액을 늘려왔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진출한 이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커뮤니티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 네이버는 각국의 1등 플랫폼들과 손잡고 ‘아시아 크로스보더(국경을 넘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부터 말레이시아(쉐이크핸즈)ㆍ태국(시솜컴퍼니)ㆍ싱가포르(키스타테크놀로지) 등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에 지분 투자를 늘려 왔다. 크림 관계자는 “각 플랫폼의 해외 거점을 활용해 (크림의)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② 적자폭 커지는 크림의 돌파구   MZ세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스니커즈 등 C2C 거래가 활발해지며 크림도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크림은 지난해 2분기(3500억원) 이후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거래액을 1조 7000억원으로 추정하며 올해는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판매자에게 수수료 2%, 구매자에게 수수료 3%씩을 부과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21년 32억85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460억원으로 14배 성장했다.   문제는 적자 폭이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 2021년 595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약 861억원으로 늘었다. 크림 측은 “초기 검수 기술과 플랫폼 구축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한다, 이번 스니커덩크를 통해 그간 구축한 검수 기술 등을 해외로 확산하고, 이후 아시아의 리셀 시장 전반으로 수익 저변을 확대하려할 가능성이 크다.     ━  더 알면 좋을 것   일본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나가겠다는 네이버의 전략이 네이버 손자회사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 시장의 경우, 라인이 2011년 이후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이후 네이버는 2019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간 경영 통합을 결정했다. 양사가 힘을 합쳐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였다. 양사의 합작으로 모바일 메신저, 검색, 핀테크, 온라인 쇼핑을 망라하는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 Z홀딩스가 2021년 출범했다. Z홀딩스 산하에 라인과 야후재팬을 자회사로 뒀다. 그러다 지난 1일엔 Z홀딩스·라인·야후재팬 3사를 다 합친 통합법인 ‘라인야후(LY Corp)’를 다시 출범했다. 지난 2년 간 양사의 경영 통합이 지지부진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0.04 17:56

  • [팩플] 포털 다음 ‘여론 조작’ 논란에 범정부TF 출범…또 시험대 오른 플랫폼

    [팩플] 포털 다음 ‘여론 조작’ 논란에 범정부TF 출범…또 시험대 오른 플랫폼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발생한 중국팀 응원 조작 의혹이 범부처 태스크포스(TF)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여론 조작의 대표 사례로 보고 가짜뉴스 생성·유통 방지를 위한 입법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데 이어, 여론 조작 시도를 방치했다는 비판 속에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무슨 일이야   4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부처가 함께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다음 여론조작 논란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뒤 내린 조치다. 앞서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이 열린 지난 1일 포털 다음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아닌 중국 팀을 응원하는 클릭의 비율이 최대 91%(1983만회)까지 치솟아 한국 팀(208만회, 9%)이 받은 응원 수를 압도했다. 한국 이용자들이 쓰는 포털에서 중국 팀 응원 비율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나자 ‘차이나 게이트’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다음·카카오에 대한 관계 부처의 실태 조사를 통해 현행법령 위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엄중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TF에서 가짜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1일 한·중전 당시 클릭 응원전 현황. 다음에선 네이버(위)에 비해 중국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네이버(위쪽)·다음 화면 캡처  ━  이게 왜 중요해   그간 정부·여당이 가짜뉴스의 주요 유통 통로로 포털을 지목해온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국민 75% 이상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이들 사업자가 메신저 시장마저 독점해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번 사태는) 국내 포털 서비스가 특정 세력의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포털의 여론 왜곡 방지 법안 등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긴급 입법 대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정부·여당이 포털의 정보 유통 독과점 상황을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다.    앞서 플랫폼 업체들은 지난 5월 ‘트렌드 토픽’(네이버) ‘투데이 버블’(카카오) 등 신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가 여권의 ‘실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부활’ 공격을 받으며 도입을 중단·축소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 정보통신(IT)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플랫폼이 뭘 하든 뭇매를 맞게 되는 상황이라 일단 몸을 한껏 낮출 수 밖에 없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  문제 된 부분은   방통위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중 8강전 당시 한국 또는 중국에 대한 ‘클릭 응원’은 약 3130만건, 이중 1993만건(86.9%)이 해외 IP로부터 발생했다. 카카오 측은 “네덜란드와 일본을 경유한 단 2개의 IP가 1988만건의 클릭을 일으켰다”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중국의 특정 세력이나 북한의 개입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등 선거 과정에서도 외국에서 충분히 여론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털사이트가 해외 IP로 접속한 이용자의 댓글에 대한 국적 표기나 댓글 서비스 폐쇄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회에서는 조작 행위에 참여하거나 가담한 자, 이를 방치한 포털 사업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험대 오른 카카오   문제가 된 다음의 ‘클릭 응원’ 서비스는 지난 2일 오후부터 중단됐다. 카카오 측은 “누구나 쉽게 스포츠 경기를 응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로그인 없이, 횟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게 했지만 특정 팀에 대한 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는 점이 있었다”며 “서비스 전반에서 어뷰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전체 여론이 왜곡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치러진 한국·카메룬 친선 축구경기 때도 카메룬 응원 비율이 80%를 기록하는 등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이 뉴스 댓글 논란을 의식하며 추천 횟수를 제한하거나 댓글 작성자 국적 통계를 공개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해왔다”며 “그런데 스포츠 경기에 대해서는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10.04 17:49

  • [팩플] 한중전서 91%가 中 응원?…‘여론 조작’ 논란에 다음 ‘클릭응원’ 중단

    [팩플] 한중전서 91%가 中 응원?…‘여론 조작’ 논란에 다음 ‘클릭응원’ 중단

    ‘손쉬운 여론 조작’의 현장인가, 인터넷 장난에 대한 과민 반응인가.  지난 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당시, 국내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중국팀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91%) 나타나자 퍼진 논란이다. 인터넷상의 각종 추천·투표가 ‘여론의 풍향계’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와 함께, 포털의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다음은 “악용 사례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  무슨 일이야    지난 1일 밤 중국 항저우에서 한국과 중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놓고 경기를 벌이던 때,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클릭 응원전(戰)’이 벌어졌다. 양사는 각사 스포츠 페이지에 경기 상황을 문자로 중계하며, 이용자들이 댓글과 클릭으로 응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네이버의 ‘터치 응원’과 다음의 ‘클릭 응원’은 이용자가 어느 팀에 더 많은 클릭 응원을 보냈는지도 보여줬다.    그런데 다음 스포츠에서 중국 대표팀이 받은 응원 클릭은 1983만 회(91%)로, 한국 팀이 받은 횟수(208만 회, 9%)를 압도했다. 이와 반대로, 네이버 스포츠에서는 한국팀이 565만 회(94%), 중국 팀이 37만 회(6%)의 응원을 받았다.    이 결과가 화제가 되자 2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포털인데 왜 다음에서 중국 응원을 더 많이 하냐”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여당을 중심으로 ‘차이나 게이트’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차이나 게이트란 중국 이용자들이 국내 포털 뉴스 댓글에 추천에 개입하는 등 국내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혹이다.   1일 열린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 경기에 대한 다음 스포츠의 '클릭 응원' 결과. 다음 캡처 1일 열린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 경기에 대한 네이버 스포츠의 '터치 응원' 결과. 네이버 캡처  ━  왜 이런 현상이   네이버와 다음 모두, 이용자가 클릭(터치)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 의사를 밝힌다는 원리와 취지다. 두 사이트 모두 중국 본토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어, 중국 현지 네티즌들이 몰려왔을 가능성은 적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① 네이버 ‘로그인 필수’, 다음 ‘로그인 없이도’  네이버 스포츠에서 ‘터치 응원’을 하려면 먼저 네이버 아이디(ID)로 로그인을 해야 하며, 응원 댓글을 달려면 본인 확인도 거쳐야 한다. 네이버는 뉴스 댓글의 ‘본인확인제’를 지난해 말 스포츠 댓글에도 적용했다. 네이버가 직접 회원 주민등록번호를 확인·수집하는 대신, 통신사나 아이핀(i-PIN) 제공업체 같은 외부 기관을 통해 댓글 작성자가 회원 본인임을 인증하는 제도다. 네이버 측은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댓글이 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음도 응원 댓글은 로그인 회원만 작성할 수 있지만, ‘클릭 응원’은 로그인이 필요 없다. 카카오 관계자는 “누구나 가볍게 응원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보니 로그인 절차를 따로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② 1인당 무제한 응원 가능  네이버와 다음 모두, 스포츠 응원에 1인당 횟수 제한을 두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소수로도 응원 여론을 바꿀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다음은 로그인 절차가 없어, 매크로 활용 같은 조작에 무방비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축구 한중전에서 다음의 응원 클릭 수는 2100만 회로, 네이버 참여(600만회)의 3배 이상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다음에서 응원 횟수를 조작했다’라고 주장하는 익명 글도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네이버는 스포츠 응원에 로그인을 적용하고 어뷰징(부정 사용) 패턴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스포츠는 2일 오후 “클릭응원은 누구나 손쉽게 응원할 수 있도록 클릭 횟수 제한 없이 제공해 온 기능인데 최근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 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현재 다음 스포츠의 아시안게임 경기 사이트 등에서는 클릭 응원 서비스가 사라졌다.    ━  뉴스 댓글 관리했지만   양대 포털은 뉴스 댓글 논란을 잠재우려 각각 애써 왔다. 다음이 더 적극적이었다. 다음은 지난 6월 뉴스에 실시간 채팅 ‘타임 톡’을 도입하며, 뉴스 댓글을 사실상 폐지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은 시간순으로 나열되다가 24시간 후 사라진다. 특정 댓글에 ‘추천’을 몰아줘 ‘베스트 댓글’을 만드는 식의 여론 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네이버는 기존 댓글 체제를 유지하면서, 1인당 댓글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1일 단위로 네이버 댓글 작성자의 국적 통계를 공개한다.   이렇듯 양대 포털이 뉴스 댓글은 관리했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댓글·추천 등의 관리를 소홀히 한 모양새다. 포털의 입장에서 아시안게임 같은 스포츠 행사는 트래픽을 올릴 대목이지만, 양사 모두 영상 중계권은 없다. 따라서 화제를 만들고 사용자 참여를 늘리기 위해 문자 중계, 클릭 응원, 오픈 채팅 등을 운영하고 있다.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 시작에 앞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 뉴스1    ━  이걸 알아야   카카오에게 포털 다음은 ‘계륵’ 같은 존재다. 네이버·다음 뉴스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데, 정작 다음 매출은 역성장하고 있어서다. 다음의 광고 매출은 최근 2년 새 1251억원(2021년 2분기)에서 895억원(2023년 2분기)으로, 28% 감소했다.    뉴스 점유율에서는 네이버와 격차가 크고, 구글의 추격을 받는 처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다음·구글의 뉴스 점유율은 각각 66.7%, 18.8%, 10.7%였다.   카카오는 지난 5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했다.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관련기사 '어닝쇼크' 카카오, 포털 다음 뗀다…AI‧헬스케어로 돌파구 [팩플] 네이버, 총선 끝나도 ‘본인확인’…ID 여럿 있어도 댓글은 20개까지 [팩플] 네이버 '헤비 댓글러' 123명…이 0.1%가 여론 흔든다 [현장에서] '차이나 게이트' 음모론 키웠다, 포털보다 못한 靑청원 투명성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10.02 18:05

  • "이 기사는 정정보도입니다" 네이버 뉴스 최상단에 공개한다 [팩플]

    "이 기사는 정정보도입니다" 네이버 뉴스 최상단에 공개한다 [팩플]

    네이버는 26일 정정보도 기사 접근성을 높이는 등 뉴스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개편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포털 뉴스 서비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가운데 나온 개편안이다.   네이버는 “고침, 정정, 반론, 추후보도 모음 페이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자살 관련 기사의 댓글을 자동으로 닫는 등 뉴스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26일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정확한 기사를 이용자들이 소비하고, 자살 기사에서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시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정부·여당은 최근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기사의 배열이나 추천이 편향돼 있고, 가짜뉴스를 유포·확산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실태점검에 나섰고 지난 25일부턴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네이버가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이 정부와 여당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어떻게 바뀌었나   우선 언론중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심의를 받는 기사에 대해선 심의 상태나 결과에 대한 안내를 기사 본문 최상단에 노출하도록 했다. 원래는 관련 내용을 최하단에 배치했었다. 또 고침기사, 언론중재법에 따른 정정·반론보도 결정 이후 추후보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불공정 선거보도 경고·주의를 받은 기사들을 모아 놓은 정정보도 모음 페이지에 대한 접근성도 강화했다. 모바일에서도 해당 배너를 노출해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는 26일 정정보도 기사 접근성을 높이는 등 뉴스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진 네이버 팩트체크 서비스도 바꿨다. 그간 네이버는 뉴스홈에서 SNU팩트체크센터 관련 콘텐트를 제공해왔다. 이 센터는 네이버가 서울대와 한국언론학회에 총 60억원을 기부한 기금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올해 초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등이 “팩트체크 자체가 윤석열 정부와 보수진영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며 편향성을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 8월말 SNU팩트체크센터에 대한 지원 중단 및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고, 26일부턴 각 언론사가 개별 취재한 팩트체크 관련 기사를 모은 페이지를 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SNU팩트체크센터 서비스 계약 만료는 사업적 측면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앞으로는 각 언론사에서 작성한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분석을 편리하게 모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살 관련 기사에 대해선 댓글 서비스를 막기로 했다. 관련 기사를 인공지능(AI)으로 찾아 자동으로 댓글과 추천 스티커를 제외하게 했다. 이와 함께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자살 예방 배너도 노출한다.   네이버는 자살보도관련 기사를 AI가 찾아내 댓글창을 자동으로 닫는 기능을 선보인다. 사진 네이버  ━  이용자 보호 충분할까   서비스 개편 효과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독보적으로 높은 뉴스 소비 점유율(66.7%)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포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해서다. 정보(IT)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외부의 문제 제기된 내용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26 15:48

  • [팩플] 방통위,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겨냥 "언론사 차별했는지 보겠다"

    [팩플] 방통위,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겨냥 "언론사 차별했는지 보겠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네이버 뉴스에 칼을 빼 들었다. 방통위는 네이버가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전기통신사업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했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  무슨 일이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월 5일부터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한 행위를 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태점검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특정 이용자(뉴스 제휴 언론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 불합리한 조건이나 제한의 부당한 부과, 중요 사항 미고지 등으로 법률 위반한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향후) 사실조사 결과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인위적으로 검색 결과 등에 개입하고 언론사 등에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방통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  이게 무슨 의미야     정부와 여당이 포털의 뉴스 서비스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가운데 방통위가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 개편 신호탄을 쐈다. 국민의힘은 그간 네이버 등 포털의 기사 배열이 불공정하다며 알고리즘과 뉴스 편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지난 5월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네이버에서 ‘윤석열’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비판과 비난 기사 일색”이라며 “네이버 뉴스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포털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최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공청회’에 참석해 “국민의 69%가 포털로 뉴스를 보는데 포털은 어떤 규제 수단도 없이 사회적 책임을 뺀 사각지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뭐가 문제?     네이버 사옥. 뉴스1 방통위는 특히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을 지적했다. 방통위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은 언론사의 기사 배열 관여 문제와 직결돼 특정 언론사 편중 현상 등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돼왔고, 이에 따른 사업자 차별 및 여론 왜곡의 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실태 점검에 착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뉴스엔 검색·편집 알고리즘이 특정 언론사를 우대하거나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6월 TV조선은 ‘네이버가 뉴스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해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사 순위를 낮추고 MBC 등의 순위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2021년 민주당과 MBC(스트레이트)가 “네이버 알고리즘이 보수 언론사를 선호한다”고 주장한 이후 네이버가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알고리즘을 바꿨다는 취지다. 의혹이 제기되자 네이버는 “언론사 인기도는 검색 품질 개선을 위해 사이트 인용도를 반영한 것이고, 알고리즘의 20여 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는 뉴스 유통 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자료에서 방통위는 “네이버는 우리나라 최대 검색포털 사업자로 미디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뉴스 점유율 66.7%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어 이와 관련한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방통위는 사실조사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최대 과징금 부과(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1), 형사 고발 등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가 그간 실태점검에서 조사자료 지연제출, 미제출 등으로 대응한 데 대해 경고한 바 있으며, 향후 사실조사 과정에서 조사 방해 행위가 계속될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보수언론 노출 많다" 급변경…논란 키운 네이버뉴스 알고리즘 [현장에서] [팩플] AI도 해결 못한 ‘깜깜이 논란’ 어쩌나…네이버, 3차 ‘알검위’ 발족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25 17:47

  • [단독] 카카오, 컨트롤타워에 네이버 창립멤버 김정호 세웠다 | 팩플

    [단독] 카카오, 컨트롤타워에 네이버 창립멤버 김정호 세웠다 | 팩플

    카카오 IR자료 표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를 CA협의체(옛 CAC,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경영지원 총괄로 임명했다. 최근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카카오가 새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무슨 일이야   24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CA협의체에 대표급 총괄 3명을 신규 임명했다. CA협의체는 기존 CAC를 개편한 조직으로 카카오 공동체(그룹)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CA협의체 내 경영지원 총괄에 선임됐다. 카카오의 벤처캐피탈(VC) 관계사인 카카오벤처스의 정신아 대표는 사업 총괄을, 권대열 현 카카오 정책센터장은 RM(Risk Management, 위기관리) 총괄을 맡는다. 기존 배재현 투자 총괄까지 합치면 총 4명의 총괄 체제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동체 규모에 맞게 영역별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훈(왼쪽),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해 10월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최근 카카오는 본사와 핵심 관계사 전반이 잇따른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했고, 올해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가 가상자산 클레이를 이용한 배임·횡령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을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무 담당 임원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공동체 전반의 전략을 정비하고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단 의미다.   여기에 자회사들까지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규제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콜(호출)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로부터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지난달엔 대구시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부당징수를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24일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카카오엔터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모전 당선 작가들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제한했다(공정거래법 위반)고 봤다. IT업계에선 그 어느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조직을 키운 카카오가 걸맞는 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한 성장통이라는 평가가 많다.     ━  카카오의 구원투수 될까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카카오가 CA협의체 강화로 내부 재정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CA협의체는 원래 김범수 창업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호 전 크러스트 대표, 배재현 투자 총괄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에 이번 인사로 김정호 대표 등 3명이 총괄로 합류했다.    IT 업계에선 김정호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높다. 김 대표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이며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를 지냈으며 2012년부터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지난해 5월부턴 김범수 창업자 개인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본사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도 경영, 관리 영역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NHN등에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김정호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과학기술로 사회문제 해결” 무보수 선언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법카로 '게임 아이템 1억' 산 카카오 CFO…비난 또 거세진다 [팩플] 카카오 이번엔 ‘코인 먹튀’ 논란...전현직 임원들 횡령 고발됐다 [팩플]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25 05:00

  •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팩플]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법제화 시동…“독과점엔 엄정 대응”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오른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민간 중심 자율 규제를 보장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한 것.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갑질, 이용자 피해 등 플랫폼 내 고질적 문제도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무슨 일이야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플랫폼 자율 규제의 법적 근거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지적돼온 플랫폼 생태계의 문제들이 지난해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토대로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번 법 개정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국정 기조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속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① 규제 넘어 혁신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규제를 지적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네이버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생성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로 전략적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② 자율 통한 성장 촉진: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정과제 중 하나.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지난해 7월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기업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민간 기구나 내부 위원회를 통해 각종 분쟁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주요 내용은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율 기구나 자체 규율을 통해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보호, 혁신 촉진, 상생 협력 등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자율 규제 활동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연 1회 이상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업자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정부는 제재에 앞서 그간의 자율 규제 성과 등을 고려하는 등 자율 규제 활동을 지원·촉진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  기업은 뭐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 규제를 우려했던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날 입법예고를 적극 환영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주요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율 규제 방식의 해법이 주요 선진국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구성해 자체 규제 방안과 상생 계획을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을 출범하고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선포했던 카카오는 AI 윤리 정책을 강화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모든 게 자율? 독과점은 별개   이번 개정안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준비 중이다. 거래 환경과 이용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는 기업에 자율을 부여하되 플랫폼 간 공정 경쟁 환경은 정부가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사전 규제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방통위와 공정위가 각각 자율 규제법과 온플법을 발의한 후 국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율 규제안은 범정부부처가 참여해 만든 안”이라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되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20 17:33

  • "레시피 알려줘" 하니 쇼핑까지 주르륵…네이버 AI검색 '큐:' 써봤다 [팩플]

    "레시피 알려줘" 하니 쇼핑까지 주르륵…네이버 AI검색 '큐:' 써봤다 [팩플]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큐.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20일 내놨다. 베타 테스트로 사용자 피드백을 받은 후 11월부턴 기존 통합 검색에 큐:를 적용한다. 글로벌 검색 시장 1위 구글이 생성 AI를 무기로 국내 검색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국내 검색 1위 네이버가 큐:를 통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큐:가 뭐야?   큐:는 지난달 24일 네이버가 공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검색이다. 말하듯 자연어 문장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답을 찾아준다. 현재는 이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 후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까지 수차례 검색과 클릭을 반복해야 한다. 큐:는 출처 없이 검색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챗GPT와 달리, 정보의 출처까지 밝힌다. 예를 들어, ‘추석에 만들 호박전 레시피 알려줘. 필요한 재료도 함께 사고 싶어’라고 큐:에 입력하면, 요리법과 함께 현재 구매 가능한 재료 목록도 함께 나온다. 추가 탐색을 할 수도 있다. 답변 내 ‘더보기’를 클릭하면 통합검색 결과로 연동돼 추가 콘텐트를 볼 수 있고, 이어지는 ‘후속 질문’도 할 수 있다.    ━  클로바X와 달라?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다른 서비스인 ‘클로바X’와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X는 문서 작성·창작 등에 특화돼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반면 큐:는 쇼핑·여행 등 기존의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해 포털 검색의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콘퍼런스에서 “너무 많은 선택지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과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런 경험과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 검색 공룡의 수성전: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57.40%. 지난해까지 점유율 60%대였으나 올해 50%대로 내려 앉았다. 그 사이 구글의 점유율은 20%대에서 32%까지 올랐다. 구글도 AI 챗봇 ‘바드’를 확장하며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만큼, 네이버의 전략이 구글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 네이버 생태계 효과는?: 네이버는 큐:에 쇼핑, 페이, 플레이스 등 기존 네이버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연계했다. 레시피를 검색하면 ‘네이버 장보기’가 연결되고, ‘추석 선물하기 좋은 한우세트 추천해줘’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네이버 쇼핑’으로 이어진다. 큐:가 다른 네이버 서비스로 이용자를 얼마나 유입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네이버 생성AI 검색 서비스 큐. 빨간색 박스 안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베타 테스트에 참가해 큐:를 이용해볼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이날 오전 10시부터 네이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기존 검색창 옆에 ‘큐:’ 버튼이 생겼다. 여기에서 네이버 아이디로 베타 테스트 참여 신청 후 승인을 받아야 큐:를 써볼 수 있다. 현재는 PC에서만 가능하고, 모바일 네이버에선 안 된다.     직접 사용해보니, 레시피 검색이나 쇼핑 등 생활에 밀접한 질문에는 곧잘 대답했다. 다만 ‘된장찌개 레시피와 요리 영상을 보여달라’는 질문에는 레시피와 식재료 쇼핑 목록까지만 제시할 뿐, 관련 영상은 보여주지 않았다. 또 ‘네이버 주가와 관련한 최신 기사를 보여줘’라는 질문에는 생성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 관련한 답변을 내놨다. 직전 질문에서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물어 오류가 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할루시네이션 등 서비스 품질 개선과 기능 고도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큐:가 네이버 주가 질문에 답변한 내용. 직전 검색 내용인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답하는 오류가 있었다. 사진 네이버 큐: 캡처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팩플] 韓사투리 강하지만 수학엔 오답…클로바X, 11월 기능 고도화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09.20 16:15

  • 뜻밖 인종차별·표절 논란...美상장 앞 '참교육' 당한 네이버웹툰 [팩플]

    뜻밖 인종차별·표절 논란...美상장 앞 '참교육' 당한 네이버웹툰 [팩플]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은 국내에서 연재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 네이버웹툰 캡처 내년 미국 증시 상장(기업공개·IPO)을 준비 중인 네이버웹툰이 콘텐트 내 인종차별적인 표현과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웹툰은 논란 이후 즉시 해당 웹툰의 게재를 중단했지만 글로벌 콘텐트 플랫폼에 걸맞은 관리 능력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슨 일이야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서비스 중이던 웹툰 ‘참교육’(영어명 Get Schooled)의 모든 회차를 지난 15일 삭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1일 국내에 공개된 이 웹툰의 최신 회차(125회)에서 인종차별적 표현과 흑인을 비하하는 영어 단어가 나와 영어권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웹툰이 극도로 인종차별적”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이버는 한국 독자 대상으로 서비스한 125화도 삭제하고 국내에서도 장기 휴재에 들어갔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이버웹툰 참교육에 나온 장면을 비판하는 SNS 게시물. X(구 트위터) 캡처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웹툰은 '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선두주자다. 2014년 북미 영어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고 현재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권에 서비스 중이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억 8000만 명. 국내 웹툰 시장에서 검증된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초기 독자를 플랫폼에 모으고, 각 언어권의 지역 작가를 키워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에 영어권 독자들에게 특히 더 민감할 수 있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그대로 담은 한국 웹툰이 공개되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 입장에선 돌발 변수가 불거진 셈이다.    ━  네이버웹툰의 해명은   웹툰 참교육은 2020년 11월 네이버웹툰 연재를 시작해 장기간 국내 월요웹툰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교권 붕괴의 심각성을 느낀 교육부가 교권보호국을 설립해 문제 학교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논란이 된 참교육의 해당 회차는 국내에서 미리보기(유료)를 통해 지난 11일 공개됐다. 영어 번역이나 현지 독자에 맞는 내용 보완 등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해 북미 플랫폼에도 두 달 뒤쯤 공개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를 한국에서 미리보기한 이들이 불법으로 화면을 캡처해 영어로 내용을 번역한 후 SNS상에 유통하면서 불거졌다. 정식 현지화 이전 불법 유통된 번역본이 원작의 흑인 비하 욕설을 여과 없이 노출해 논란이 커진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웹툰의 책임이 무겁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서비스 단계부터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게 문제를 키웠다는 것. 웹툰 공개 전 사전 검수(모니터링)에서 해당 내용을 잡아내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해당 웹툰 댓글에 “한국에 사는 흑인 혼혈 아이들이 상처받을거라 생각 안하냐” “이런 부끄러운 작품을 왜 북미에 수출한 거냐” 등 비판이 나왔다. 네이버웹툰 측은 “현재 작품을 번역할 때 해당 언어 사용 국가의 정서를 고려해 현지화(로컬라이즈)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보완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웹툰 작가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는 SNS 계정에 “한국 다문화, 이민 가정이 직면한 차별을 밝히고 해결하는 내용을 다루는 과정에서 더 크고 보편적인 차별의 범위를 간과했다”며 “동질적 사회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인종차별에 대해 무지한 탓에 해로운 표현을 쓰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참교육은 다음 달 17일부터 미국에서 출판 만화로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일본작품 표절 논란도   최근 네이버웹툰의 일부 작품은 표절 논란으로 잇달아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 15일엔 일요웹툰 ‘고백 취소도 되나?’의 연재가 중단했다. 해당 웹툰의 대사 등이 일본 만화 ‘네 곁의 나’와 유사해서다. 지난 7일에는 금요웹툰 ‘여자를 사귀고 싶다’도 서비스를 중지했다. 역시 일본 만화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와 유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2건이나 일본만화 표절 논란으로 서비스 중단 절차를 밟았다.      ━  상장 앞둔 네이버웹툰, 준비는?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네이버 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은 내년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의 미국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내년 중에 상장할 수 있게 준비는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T 업계 안팎에선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 수준에 맞는 콘텐트 관리 능력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종차별, 표절 등의 논란을 사전에 잡아내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 웹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엔 다양한 국가 이용자가 많은 만큼 사전 검수 과정에도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며 “팬덤 비즈니스인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9씹 1읽씹’ 당한 김준구…美웹툰 뚫은 ‘첨부파일 1개’ 악플도 2000만 대박도 터졌다…네이버웹툰·AI ‘사랑과 전쟁’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09.18 05:00

  • [팩플] “AI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AI 일상화 계획’, 성공 조건은

    [팩플] “AI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AI 일상화 계획’, 성공 조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정부가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를 목표로 ‘전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과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후속 대책이다. 챗GPT발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 AI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취지다.    ━  무슨 일이야   윤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개발을 기념하고, 민관이 함께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는 복지·건강·교육·문화 등 국민 일상과 농어촌을 비롯한 산업 현장, 공공 서비스 등 정부 행정에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위해 90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네이버, LG AI연구원, 카카오, KT, SK텔레콤, 코난테크놀로지, 스캐터랩, 퓨리오사AI 는 산업계를 대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다짐하는 출정식도 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행사 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AI 기술·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혜택을 국민과 공유하며 AI 일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AI 윤리·신뢰성 강화,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규범과 질서를 주도해가겠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 앞서 국내 기업 부스를 방문해 초거대 AI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번 계획은 사회 각 분야의 AI 기본기를 다지고 국가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첫 단추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AI 시장 선점에 분주하자 정부도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초거대 AI 기업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초거대 AI는 전후방 산업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의 지원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계획 뜯어보니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① 일상 속 AI 접목: 정부는 독거노인, 보호아동,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AI 기기와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감염병 확산 예측 AI 모델, 공공병원 진료보조 AI 등 의료·복지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인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습 콘텐트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공공 어린이집에 AI 돌보미 로봇도 보급한다.   ② AI로 산업 대전환: 법률·의료 등 민간 전문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 응용 서비스도 개발한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AI 심리상담 서비스 등을 발굴할 예정. 농어민을 위한 AI 농작업 서비스, 소상공인용 서빙 로봇 등을 지원하고 제조·물류·철강·화학 등 산업별 AI 솔루션·플랫폼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③ 정부 행정에 AI 도입: 사건 신고, 재난 대응, 행정 문의 등 대국민 공공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활용한다. 지자체 CCTV를 AI 기반 관제로 전환하고 AI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는 것. 특허·통관·통계 등 행정 기관 내부 업무에도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④ AI 교육 강화: 국민들이 AI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AI 문해력과 윤리 교육도 병행한다. 초등·중학생의 정보(AI, 소프트웨어) 수업 시수를 늘리고 대학생과 고령층, 직장인 등 성인을 위한 AI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초거대 AI의 거짓 답변(할루시네이션), 편향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지켜야할 AI 윤리 표준지침도 만든다.    ━  거창한 계획, 성공하려면   전문가들은 AI 활성화 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여주기식 단기 대책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별 AI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 산업별 AI 융합 전문가를 육성해 장기적 관점에서 AI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초중고 교육 과정뿐 아니라 대학 전공과목과 공무원 선발 과정에도 AI 과목을 추가하는 등 AI 기반 교육을 확대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09.13 15:51

  • [팩플] KT, AI 스타트업에 200억원 투자…초거대 AI 생태계 확장

    [팩플] KT, AI 스타트업에 200억원 투자…초거대 AI 생태계 확장

    KT가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첫 번째 투자로 ‘초거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것. 네이버가 AI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공개하고, SK텔레콤이 ‘AI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 김영섭 대표와 '콴다’의 이용재 대표가 만나 AI 사업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KT는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 KT  ━  무슨 일이야   KT는 10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AI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 개발사인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순위인 ‘허깅페이스’의 리더보드 1위를 차지한 스타트업. 에듀테크 스타트업 콴다는 사진의 도표, 문자 등을 디지털로 바꾸는 광학문자인식(OCR)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활용한 문제 풀이 서비스와 비대면 과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국내 초거대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무슨 의미지     KT는 이르면 10월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예정. 이를 위해 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7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7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AI 인프라·솔루션 투자에 집중해왔다. 이번 투자는 AI 풀스택 중에서도 B2B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  협업 내용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AI 세션에 참여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KT는 업스테이지와 기업용 LLM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AI 분야 B2B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0개 국가에서 교육 분야 앱 1위를 차지한 콴다와는 교육 분야 특화 LLM 개발, 교육 플랫폼의 AI 확산 등 AI B2C 서비스 개발을 협력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KT와 협력해 세계 최고 성능의 LLM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용재 콴다 대표는 “교육 LLM 모델을 위한 특화 데이터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KT의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적인 교육 LLM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경쟁사들은 어때   규모와 기술로 대결하던 LLM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경쟁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통신업계에서는 AI 연합체를 통해 서비스 확대에 공들이는 중. SK텔레콤은 해외 통신기업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국내 11개 스타트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등 AI 동맹을 늘리고 있다. 또한 미국의 생성 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국내 AI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하고, 자사의 AI 서비스 ‘에이닷’과 LLM의 이들 기업의 LLM을 융합한 ‘멀티 LLM’ 전략을 발표하는 등 B2B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LLM 외에도 AI 반도체(사피온), 자율주행(팬텀AI), 협업툴(스윗) 분야에서 서비스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이치텔레콤의 조나단 에이브러햄슨(Jonathan Abrahamson) 프러덕트&디지털 최고 책임자, 이앤라이프(e& life)의 칼리파 알 샴시(Khalifa Al Shamsi) CEO, 싱텔의 아나 입(Anna Yip) 부대표, SKT 유영상 사장. 사진 SKT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클라우드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AI B2B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한다. 네이버는 여러 대기업과 협업 논의를 이어가며 B2B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다.    ━  앞으로는   KT의 AI B2B 서비스도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 LLM과 KT클라우드의 AI 연산 인프라를 수요 규모에 맞춰 탄력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 KT 관계자는 “공공과 금융 산업을 위한 기업 보안을 강화한 ‘기업 전용 초거대 AI’ 상품을 개발하는 등 그룹 역량을 모아 기업 고객을 위한 초거대 AI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SKT, 미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다국어 LLM 개발한다 KT, 모레에 150억 투자…‘AI 풀스택’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 [팩플]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10 17:14

  •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단독] "쉿! 유출 안돼" 삼성, 반도체 개발에 '네이버 AI' 쓴다 | 팩플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네이버의 생성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 등 업무 전반에 대화형 생성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6일 삼성전자와 네이버 취재를 종합하면, 양사는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용 AI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DS부문은 직원들에게 ‘하이퍼클로바X의 12월 사내 출시’를 공지하기도 했다. KB금융 등 국내 다른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네이버의 B2B(기업 간 거래) 생성 AI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행보가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팀 네이버 컨퍼런스 단23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  무슨 의미야     ◦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은 이제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의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여러 생성 AI서비스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번 삼성전자의 결정으로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의 1호 고객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을 확보하게 됐다. B2B 시장 공략 측면에서 든든한 사업 이력을 마련한 셈.    ◦ 삼성전자는: 양사는 지난해 12월부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키며 AI 반도체를 고도화하고 있다. LLM에 최적화된 AI 반도체의 시장 수요가 큰 만큼, DS부문은 삼성리서치가 개발 중인 자체 생성 AI보다 국산 LLM 중 가장 앞서 있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12월부터는 DS부문 업무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하기 위해 현재 내부적으로 AI 학습용 데이터를 준비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은 삼성 자체 개발 생성 AI를 쓸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용 생성 AI, 어떻게 활용하나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반도체 공장. 사진 평택시 네이버의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뉴로클라우드)에 생성 AI를 결합한 기업용 서비스다. LLM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게 특징. 지난달 24일 네이버의 생성 AI 발표 현장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컨테이너 한 상자 크기의 AI 클라우드를 기업 내부에 둔다”며 “기업 내부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정보 유출 우려 없이, 자사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학습시켜 반도체 특화 LLM를 만든 뒤 사내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 6월 서울 연세대 강연에서 생성 AI를 ‘최고의 지성’이라고 표현하며 사용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를 써야한다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는데, 난 써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도 쓸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5일 서울대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양사의 AI 반도체 개발 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의 경우 네이버가 만든 경량화 알고리즘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를 하는 FPGA(용도에 따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검증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고, 좋은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업화나 상용화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논의할 게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삼성이 만든 ‘생성형AI’ 내달 베일 벗는다 [팩플] 네이버+삼성전자=‘AI 반도체’…1위 시너지 날까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09.07 05:00

  • 구글 AI,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까이…메타·엔비디아 끌어들였다 [팩플]

    구글 AI,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까이…메타·엔비디아 끌어들였다 [팩플]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3에서 워크스페이스용 '듀엣 AI'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Keep your friend close, enemy closer). 콜레오네 가문(영화 대부2)의 격언을 구글이 AI 시장 확보를 위해 실천하고 있다. 경쟁사 메타(페이스북 운영사)의 AI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에 수용하고, AI 반도체 수퍼갑 엔비디아의 손도 덥썩 잡았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합종연횡이 점입 가경이다.     ━  무슨 일이야   29일(현지시각) 구글 클라우드는 연례 기술 콘퍼런스 ‘넥스트 23’에서 자사 클라우드에 생성 AI를 결합한 신 기술·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의 AI 개발도구 ‘버텍스AI’에 메타·앤쓰로픽 등 타사의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업데이트하고 ▶엔비디아의 신형 칩 H100을 탑재한 AI용 수퍼컴퓨터 A3를 다음 달 일반 고객용으로 출시하며 ▶업무용 생성AI 도구 ‘듀엣AI’를 이날 출시한다는 내용 등이다.    ━  무슨 의미야   아마존, MS에 이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3위인 구글이 AI 시대에 전세 역전을 위해 ‘네 것 내 것’을 가리지 않고 클라우드에 AI 인프라·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① 적도 동지도 ‘우리 생태계’ 안에 이날 구글클라우드는 공식 블로그에서 “메타의 라마2(Llama 2), 앤쓰로픽의 클로드2, 아랍에미리트(UAE) TII의 팔콘 등 새로운 LLM을 버텍스AI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에서 여러 LLM 중에 필요한 모델을 골라 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런데 앤쓰로픽은 구글이 투자한 스타트업이지만, 메타와 TII는 AI 개발 진영에서 구글과는 정반대에 선 경쟁사다. 오픈AI(챗GPT 개발사)와 구글이 최신 LLM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반면, 메타는 올해 자사의 LLM 라마, 라마2를 차례로 오픈소스로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TII의 팔콘은 라마를 기반으로 개발된 LLM이다. 구글이 자체 LLM인 팜2(PaLM2)가 있음에도, 투자사뿐 아니라 경쟁사의 AI 모델까지 모두 고객에 제공하며 ‘AI 원스톱 숍’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기조 연설에서 “현재 수만 명의 개발자가 버텍스AI에서 1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사용해 생성AI 활용 SW를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객의 선택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개방형 생태계 전반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콘퍼런스 넥스트 '23 무대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등장해 토마스 쿠리안 구글클라우드 CEO와 파트너십 확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② ‘타도할 갑(甲)’ 엔비디아도 협력 구글은 이날 엔비디아와의 반도체 협력 강화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100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만든 가상머신 A3를 다음달부터 구글클라우드 고객용으로 출시한다는 것.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이날 무대 위로 깜짝 등장해 협력을 과시했다. 황 CEO는 “지금은 컴퓨팅과 생성 AI가 결합해 전례 없는 속도로 혁신을 이루는 변곡점”이라며 “이번 협력으로, 개발자들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작업을 가속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H100이 3만 달러(약 4000만원)를 훌쩍 넘는 고가에도 없어서 못 구하는 상황에서, 구글은 고객에게 ‘우리 클라우드로 오면 엔비디아 칩 풍부하다’라고 홍보하고, 엔비디아는 자사 칩의 활용도를 높이며 윈윈한 셈. 이날 협력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4.16% 올랐다.    GPU 시장을 독점한 수퍼 갑(甲) 엔비디아를 대체하기 위해, 구글은 차세대 AI 반도체 칩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클라우드 기업 고객을 늘려가기 위해서라면 엔비디아와 협력에도 적극적인 것.    ③ 내 기술·서비스는 계속 고도화 적과의 동침 속에서, 내 기술 연마도 계속한다. 구글은 이날 기업용 AI 서비스 ‘듀엣 AI’도 공식 출시했다. 듀엣 AI는 회의 내용 요약, 이미지 생성, 18개 언어 번역 등의 기능을 갖췄으며,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이 쓰는 클라우드 협업 도구 ‘구글 워크스페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날 자사의 최신 TPU인 ‘TPU v5e’도 공개하며 “이전 제품보다 AI 훈련 성능이 최대 2배, 추론 성능은 최대 2.5배 개선됐다”라고 밝혔다.   구글의 AI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제작 이미지 감별’ 기술도 이날 공개됐다. 버텍스AI에서 생성 AI가 만든 콘텐트에 디지털 워터마크 등으로 ‘made by AI’ 도장을 찍는 기술로, 인간 창작물 속에 AI가 구별 없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피차이 CEO는 “생성 AI의 콘텐트에 대한 워터마킹과 검증을 지원하는 최초의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  AI 업계의 화두, 생태계 확장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라면 피아 구분 없이 손잡는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이지만, 지난달 “메타의 라마2를 MS의 클라우드 애저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28일에는 오픈AI가 MS의 기업용 AI ‘코파일럿’의 경쟁 제품 격인 ‘챗GPT 기업용’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각 분야의 서비스 회사들과 사업 협력을 맺고 ‘AI 플랫폼’으로 국내 AI 생태계의 중심에 서려 한다. 최근에는 쏘카,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등과 모빌리티·게임·인프라 기업과 하이퍼클로바X 활용 협력을 발표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3.08.31 05:00

  • 멍청한 겜친이 똑똑해진다…‘김택진 쌍둥이’의 큰 그림

    멍청한 겜친이 똑똑해진다…‘김택진 쌍둥이’의 큰 그림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AI의 미래, 디지털 휴먼에게 물어라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   ‘디지털 김택진’은 뭘 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AI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외모와 표정, 음성을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휴먼이 공개되자 시장의 시선은 ‘그래서 그걸 어디에 쓸 것이냐’로 옮겨갔다. 멋진 기술적 성취이긴 하지만, 무슨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지난 28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만난 이제희(52) 엔씨소프트 최고연구책임자(CRO)는 이 질문에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라고 답했다. 컴퓨터 안에 진짜 인간 수준의 디지털 휴먼을 구현한다면 사람이 쓰는 모든 곳에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20년 가까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디지털 휴먼 한우물을 파던 그는 지난해부턴 엔씨의 AI 연구조직 NC R&D를 총괄하는 CRO로 자리를 옮겼다. 목표는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것.   그가 온 이후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김택진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엔 AI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바르코(VARCO)를 선보였다. 이르면 11월 말 자유롭게 대화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새 디지털 휴먼도 공개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부 달려들어 체급을 올리고 실력을 강화한 AI를 쏟아내고 있는 현재,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는 어떤 전략과 관점으로 이 판에 나선 걸까. 이 CRO는 “언어모델만 바라보면 할 수 있는 게 축소된다”며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고 단언했다.   한호정 디자이너, 사진 김종호 기자  ━  엔씨, 새 디지털 휴먼 연말 공개    지난달 16일 자체 LLM을 공개했다. 게임회사가 왜 LLM을 만들었나. LLM은 모델만 달랑 내놨다고 끝이 아니다. 지금은 이 LLM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응용할지가 중요하다. 원하는 성능을 낼 수 있게 모든 걸 조율할 수 있으려면 일단 만들어야 한다. 그게 없는 상태에서 남의 것으로 하면 그냥 ‘이거 재밌네’ 하는 선에서 끝나버린다. 엔씨의 관심사는 LLM 위에 쌓을 비즈니스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LLM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필요했다.   엔씨의 LLM은 어디에 쓰나. 디지털 휴먼의 두뇌용이다. 애초부터 그걸 위해 LLM을 개발했다. 오픈AI, 구글 등과는 접근이 다르다. 목표는 진짜 사람 같은 존재인 디지털 휴먼을 컴퓨터 안에 만드는 것이고, LLM은 이를 위한 중요한 한 축이다. 언어모델만 바라보고 이를 검색⋅쇼핑에 넣는 회사들과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디지털 휴먼을 활용할 응용분야를 찾고 있다.   그럼 그렇게 만든 디지털 휴먼은 어디에 쓰려고 하나. 그 질문은 ‘사람을 어디다 쓰냐’를 묻는 것과 같다. 사람이 일하는 모든 곳에 디지털 휴먼이 쓰일 수 있다. 지금 중요한 건 신뢰의 장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다. 예컨대 금융사 직원을 디지털 휴먼으로 바꾼다고 생각해 보자. 실제 돈이 오가는 거래를 맡길 때 디지털 휴먼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신뢰 문제가 모든 영역에서 걸림돌인데, 그나마 비교적 빠르게 그 장벽을 넘고 있는 분야가 몇 개 있다. 금융, 자동차, 로보틱스가 그렇고, 특히 게임이 신뢰 문제를 가장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분야다.   디지털 휴먼이 인간의 신뢰를 얻는 방법은. 천천히 차근차근 써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단 가장 쉬운 분야에서 디지털 휴먼을 써본 사람들이 생기고,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  LLM은 디지털 휴먼 만드는 한 축   신재민 기자   엔씨소프트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4402억원,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1% 줄었다. 주력 지식재산(IP)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감소한 데다 흥행을 이어갈 신작이 나오지 않은 영향이다.    그런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LLM 바르코를 공개하자 앞으로 ‘돈은 어떻게 벌 것이냐’는 시장의 궁금증이 커졌다. 이제희 CRO에게 왜 디지털 휴먼을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보는지 물었다.     게임은 규칙을 가지고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행위다. 이때 재미는 인터랙션에서 온다. 인터랙션 중 가장 고급이 사람과 주고받는 인터랙션이다. 나만큼 깊이 생각하는 존재의 반응이라서다. 그래서 사람과 게임하는 게 제일 재밌다. 우리는 사람만큼 똑똑하고 사람만큼 반응해 줄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 게임의 재미를 다음 단계로 이끌고 싶다. 현재와 다른 게임이 가진 특별함의 핵심은 디지털 휴먼과 그 기술들일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하나. 우리는 사업을 수직적으로 만든다. 한 분야를 정하면 이 분야 모든 단계에 AI를 붙인다. 바르코 아트·휴먼·텍스트 등은 게임 개발의 모든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 AI인 ‘바르코 아트’는 사내 테스트에 들어갔다. 게임 개발엔 그림 그릴 일이 너무 많다. 한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엄청난 작업을 해야 한다. 그중 상당수를 AI가 작업할 수 있다. 단순 이미지부터 시작해 사람 얼굴, 몸, 새로운 종족 캐릭터 작화까지 한 걸음씩 시도하고 있다.   AI가 캐릭터 그림 그리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게임엔 수백 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배우를 섭외하고 모션 캡처하고 4D(차원) 스캔까지 하면 캐릭터 하나 만드는 데 6개월 이상 걸린다. 그런데 게임 속 지나가는 행인1과 달려오는 경찰1을 만들 때도 그렇게 만들 순 없다. 개발자가 캐릭터의 특징을 적어주면 AI가 미리 제작된 기본 캐릭터를 활용해 개성 있는 조연을 뽑아낸다. 또 스토리 생성 AI인 ‘바르코 텍스트’는 게임 속 온갖 스토리를 쓸 수 있다. 배경, 등장인물, 상황을 적어주면 캐릭터 간 대화도 뽑아 준다. 이걸 사람이 손질해서 쓰면 된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번다는 건가. 솔직히 언어모델로 돈 벌 방법은 아직 없다. 돈을 굉장히 많이 썼고, 지금도 쓰고 있고, 내년에도 써야 한다. 요즘 돈 버는 곳은 클라우드 업체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큰 경제적 혜택은 게임 개발 비용이다. 게임 개발하려면 약 200명 정도 인원이 필요하다. 기간은 보통 5~7년 걸린다. 추산하면 평균 20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바르코가 게임을 개발하는 전 과정에 적용되면 이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게임 만드는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꾸는 중이다.    ━  NPC, 멍청함의 대명사에서 친구로   지난 3월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에서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신작 ‘프로젝트M’. 사진 엔씨소프트 최근 게임업계에선 일손을 덜어줄 ‘AI 제작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딩 없이 대화로 캐릭터 동작을 구현하거나, 그래픽 초안을 AI가 만들어 주는 식이다.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휴먼과 AI를 만드는 기술이 이 영역에서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고 있다.     AI가 게임 제작 전반에 도입되면, 게임 제작 기간도 줄겠다.   맞다. 다만 비용과 기간은 그대로이고 게임의 품질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게임 개발 과정에 AI를 도입해 지금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언어모델이 등장하면서 말이 게임의 메인이 될 계기가 만들어졌다. 앞으로 10년 정도 후엔 LLM이 박혀 있지 않은 게임은 드물 것이다.   AI 활용이 많아지면 게임 형태가 변할까. 리니지W에 자동 번역 기능을 처음으로 집어넣었다. 그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시장은 언어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말이 통해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자동 번역이 게임에 붙으면서 서로 다른 언어권이 묶일 수 있었고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향후 출시할 게임 대부분에 번역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심지어 퍼즐게임인 ‘퍼즈업 아미토이(PUZZUP AMITOI)’에도 넣는다. AI 활용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AI는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다. 내가 NPC(Non Player Character·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와 대화했는데 호의적으로 얘기하면 NPC가 내게 아이템을 주게 설정할 수 있다. 그전까진 불가능했지만 언어모델이 대화의 맥락을 보고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행동도 마찬가지다. 내가 20명 혈맹(같은 팀)과 함께 공성전을 벌였는데 어느 정도 공헌했는지를 AI가 판단해 준다. 사실 지금은 그것 때문에 혈맹끼리 싸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AI는 아주 칼같이 공헌도를 계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NPC가 사람과 구별이 되지 않는 단계도 가능하다. 나와 19개의 AI로 이뤄진 혈맹을 만들면 혼자 공성전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NPC가 정해진 얘기만 하는 멍청함의 대명사다. 하지만 앞으론 진짜 게임을 같이하고 싶은 신뢰하는 친구인데 알고 보니 NPC였다는 일이 생길 수 있다.   AI가 결합한 게임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마디로 럭비공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가능성이 정말 많아서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그래서 우리는 여러 선택지를 손에 들고 있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부사장)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산업군과 AI 관련 협업을 하고 있다. 차량소프트웨어 업체인 드림에이스와 항공기상청 등 2곳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금융, 바이오, 교육 관련 기업과도 협력 방식을 논의 중이다.    이 CRO는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기술은 하나하나가 다 펀드멘털(기본적인) 기술들이라 게임에만 쓰고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며 “게임 외 분야로 쓰임새를 늘리기 위해 우리보다 해당 분야를 잘 아는 파트너와 함께 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게임 외 어떤 분야에서 AI가 잘 쓰일 수 있나. 투자 분야가 대표적이다. 예전엔 금리, 실적 등 정해진 변수만 가지고 기계적으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했다. 그런데 LLM의 등장으로 이젠 뉴스까지 판단해 변수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진짜 자동으로 투자하는 AI 모델이 나올 것이다. 다만 이런 분야는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금융사 같은 외부 파트너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   다른 분야가 더 있다면? 패션도 AI가 잘 쓰일 분야다. 패션 기업들은 매 시즌 상품에 대한 스케치를 계속 바꿔 그려야 한다. 1년에 수천 장씩 조금 다른 이미지를 그려야 하는데 이 부분을 AI 기술로 효율화할 수 있다. 단추를 바꾼다든가, 원단 색깔을 바꾼다든가 요청대로 바로 반영할 수 있다. 이후 단계에선 스케치만 있으면 자동으로 옷본과 패턴을 만들게 할 수 있다.    ━  AI 학습시킬 데이터 모으는 직원만 50명   챗GPT 대중화 이후 국내외에서는 저작권을 둘러싸고 AI 개발사와 콘텐트 창작자 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창작자 동의 없이 창작물을 AI모델 학습에 이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다. 이제희 CRO는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최근 1년여간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바르코는 무엇으로 학습했나. 누구나 다 쓰는 공유 데이터를 우선 썼다. 그런데 부족했다. 인터넷에는 데이터가 많지만 90% 이상은 사용 불가다. 우리 업계에선 ‘쓰레기’ 데이터라고 부른다. 언어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양질의’ 데이터다. 엔씨는 잘 정제돼 있는 출판물 중 저작권 시효가 만료된 데이터, 그래도 안 되면 영어로 된 양질의 데이터를 한글로 번역해 활용했다. 데이터 모으는 팀 직원만 50명가량 된다.   그래도 부족하지 않나. 데이터가 많은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언어모델에 필요한 데이터는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말을 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데이터, 나머지는 그 속의 정보를 배우는 데이터다. 글로벌 LLM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AI가 그럴싸하게 거짓말하는 문제)은 두 데이터가 구분되지 않고 섞여 있어 생긴 문제다. 그래서 우리는 모델 하나에 세상 모든 정보를 넣기보단 한 분야에 집중된 데이터를 모으는 부분에 주력했고 사이즈는 작지만 성능이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언어모델 데이터는 어떻게 확보했나. 여러 대학과 산학협력을 했다. 각 전문 분야별 교수님들이 모아주는 데이터를 활용했다. 우리 사내 데이터도 적극 활용했다. 신재민 기자    ━  “챗GPT 효과, 난제 풀릴 것”   1년여 전 IT업계 화두는 ‘메타버스’였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이 가운데 게임 제작엔진 언리얼엔진으로도 유명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과 결합한 메타버스는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가 6억 명 이상이고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메타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희 CRO에게 메타버스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버추얼 월드, 세컨드라이프 얘기했던 게 20여 년 전이다. 최근 메타버스 붐이 일었지만, 2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비어 있는 조각이 아직도 많아서다. 다만 그런 유행과는 상관없이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비어 있는 조각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단계다. 알파고 등장 이후 이 업계에선 정말 수십 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들이 풀렸다. 나는 챗GPT의 등장도 같을 거라 본다. 해결하기 어려웠던 난제들이 앞으로 5년간 빠르게 풀릴 것이고, 메타버스도 그런 면에서 이름이 어떻게 되든 흥미로운 변화를 겪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외모와 표정, 음성까지 입힌 디지털 휴먼인 디지털 김택진(TJ)을 공개했다. 디지털TJ에 대해 아직 ‘언캐니 밸리’(디지털 캐릭터가 인간과 비슷해 보일 때 생기는 불쾌감)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제희 CRO는 “영화에선 이미 디지털 캐릭터가 언캐니 밸리를 넘어섰지만 인터랙션이 있는 분야에선 아직 언캐니 밸리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GDC2023에서 선보인 디지털 휴먼 김택진(TJ KIM)의 모습. 엔씨소프트 디지털 휴먼은 현재 어느 단계인가. 지난해 말 각 분야에서 개발 중인 결과물을 붙여서 디지털 휴먼을 만들었다. 전부 다 모여서 테스트해 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누가 봐도 ‘와우(wow)’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할 거다. 연말에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공개할 것이다. 내년에는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만들자고, 내부 목표로 얘기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 어디까지 가능할 거라 보나. 어렸을 때부터 ‘진짜 사람 같은 존재’를 만드는 일에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30년 가까이 학계에서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해 어느 조각 하나를 붙들고 연구했다. 다른 분야도 연구하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와선 수백 명이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한 모든 조각을 갖고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 목표에 정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 누가 사람이고 누가 디지털 휴먼인지 구분이 안 되는, 그런 단계까지 갈 거라 본다.  관련기사 한국 인종차별로 ‘인어공주’ 망했다? 디즈니 “그건 아니고…” 누가 AI로 돈 벌 수 있는가, 이 질문에 LG가 손을 들었다 김앤장 박차고 만든 엘박스…‘판결문 맛집’ 소문난 비결 일할 때 꼭 진지해야 돼? 혁신기업 홀린 슬랙의 무기

    2023.08.30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