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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배민 전 대표, 네이버로 간다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는 30일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30일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한다고 30일 밝혔다. 네이버 측은 개발 능력과 경영 능력을 모두 갖춘 김 전 대표의 능력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사업 확장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왜 ‘배민’ 대표를?

네이버가 본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 레벨’급 경영진을 외부에서 곧바로 영입한 건 이례적이다. 더욱이 김 전 대표가 내정된 COO 직책은 2년간 공석이었다. 전임자는 2021년 네이버 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였다. 해당 사건 이후 네이버는 C 레벨 임원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CXO 체제’에서 벗어나 책임을 여러 임원에게 분산하는 경영 방식을 유지해왔다. 이날 기준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제외한 네이버의 C 레벨 임원은 최수연 CEO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두 명뿐이다.

김 전 대표는 IT업계에서 기술과 경영에 모두 밝은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5년 우아한형제들 CTO를 맡았고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회사를 인수한 직후인 2020년부터 2년간 CEO를 맡아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를 두고 “개발자 출신으로는 드물게 경영 능력과 소통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김범준 전 대표를 영입한 건 특정 사업이나 역할보다는 기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고루 갖춘 장점이 많은 인재라 향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에 내년부터 일하기로 했다며 COO 내정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네이버가 20년이 넘도록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꾸준한 진정성이 멋있었다”라며 “네이버에서는 특정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도전이 처음부터 주어진다는 점이 새로웠다”고 합류 배경을 밝혔다.

무슨 역할을 맡나

네이버 측은 김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선 “입사 후에 역할이 구체화할 것”이며 말을 아꼈다. 올해 연말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과 맞물려 수행할 역할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 구글 등 글로벌 빅 테크에 맞서 지난 8월 공개한 자체 거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술을 활용한 사업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등 과제가 쌓여 있다. 김 전 대표 이력 상 이를 포함한 기술 사업 전반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