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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게임 커뮤니티 공략하는 네이버…생중계 플랫폼 내년 출시 |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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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11월 4일 부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관객들. 사진 라이엇게임즈

지난 11월 4일 부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관객들. 사진 라이엇게임즈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생중계) 플랫폼을 내년에 출시한다. 2013년 NHN(구 한게임)과 계열 분리하며 다소 거리를 뒀던 게임 산업에서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에 특화된 신규 서비스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 방송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UI)과 각종 커뮤니티, 후원 기능이 포함된 서비스다. 화질은 풀HD급인 '1080P'이며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베타(시범)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엔터테인먼트로서 ‘보는’ 게임은 성장 산업이다. 시장조사 기업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2017년 48억 달러(6조 2155억원)였던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수익 규모는 2023년 117억 달러(15조 1105억원)로 크게 늘었다. 이용자 수는 올해 기준 10억 명을 넘길 전망.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등 인기 e스포츠 종목이 성장을 견인 중이다. 업계에선 올해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롤 월드 챔피언십’의 누적 접속자 수가 4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e스포츠 뿐만 아니라 게임 유튜버·스트리머들이 진행하는 실시간 게임 방송도 인기다. 세계 최대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의 경우 하루 평균 3500만 명이 방문한다. 매달 생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는 700만명에 달한다.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축구를 못 해도 축구 경기 보는 팬이 많듯이, 게임을 직접 하진 않아도 보는 것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네이버는 왜

네이버는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면서 게임 산업에 발을 담갔었다. 검색과 게임 서비스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냈고 네이버는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네이버는 NHN에 게임 사업을 내주고 갈라섰다. 이후 네이버는 직접적인 게임 서비스 대신 게임 커뮤니티 키우기에 집중해왔다.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게임사의 수요와 게임 정보를 얻고 커뮤니티 활동을 즐기는 이용자의 수요를 겨냥했다. 2021년부턴 네이버 게임 라운지와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를 통합하며 게임 특화 서비스로 본격 확장을 시작했다. 이번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 기능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글로벌 최강자 트위치가 국내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지점을 네이버가 파고 든 것으로 본다. 트위치는 한국 서비스에 한해 지난해 9월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하게 했다. 또 같은 해 11월 VOD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졌다. 트위치 측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에 요구하려는 망 사용료 부담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트위치는 당시 서비스 변경 공지에서 ”한국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해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며 ”그러나 한국 서비스 운영 비용이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어떻게 하나

네이버는 2021년부터 네이버게임 페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네이버는 2021년부터 네이버게임 페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캡처

서비스명은 미정이다. 다만 회사는 네이버 브랜드를 차용하기보다는 별개 브랜드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네이버 숏폼 서비스, 쇼핑 라이브와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 외엔 글로벌 플랫폼 일색이었던 관련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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