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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전세계 4억 명이 봤다…침체한 e스포츠 한국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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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T1이 중국의 ‘WBG’를 꺾고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번 결승에서 T1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3대 0 셧아웃 승리를 달성했다. T1의 이번 우승으로 롤드컵 최고의 스타 ‘페이커’ 이상혁은 2013년, 2015년, 2016년에 이은 4번째 우승 기록을 세웠다. T1 선수들은 우승 상금으로 약 5억7000만원을 받는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날 고척스카이돔은 이른 오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1만8000명의 관중석은 일찌감치 가득 찼다. 비슷한 시각, 서울 광화문광장도 후끈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지만 1만5000명의 시민들은 대형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각자 좋아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연신 외쳤다. e스포츠의 대명사로 통하는 롤드컵은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2021년 결승전은 최다 동시 시청자가 무려 74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동시 시청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롤드컵은 한국과 중국, 유럽, 미주 등 9개 지역의 최상위 22개 클럽이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툰다. 롤드컵의 핵심이 되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한 팀이 돼 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상대의 본진 기지인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를 거둔다.

올해 대회는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T1과 중국의 강호인 WBG가 결승전에서 맞붙는 라이벌전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1만8000장의 입장권이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되면서 암표 거래도 극성을 부렸다. 정가 8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티어8 좌석은 암표 가격이 10배 이상까지 올라갔고, 24만5000원의 티어1도 최대 300만원 수준으로 호가가 형성됐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들었다. e스포츠 대회 관전을 위해 광화문광장 사용이 허가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런 자데자 라이엇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의 선수와 팬들이 아니었다면 e스포츠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글로벌 현상으로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이자 롤드컵 주최자다.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이 침체한 e스포츠 업계 분위기를 반등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이번 대회 4강까지 라이엇게임즈 내부에서 잠정 집계한 시청률(최고 동시접속자 수 기준)은 지난해 대회보다 65% 증가했다. 누적 접속자 역시 처음으로 4억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국가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한국(2억7440만 달러)이 미국(8억7100만 달러)과 중국(4억452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롤드컵 흥행을 계기로 코로나19 등으로 침체한 다른 국내 e스포츠 리그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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