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UAE 파병 기한연장 반드시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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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회 국방위원회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파병돼 있는 아크부대(특전사 요원 150명)의 파병기한 연장 동의안을 오늘 처음 논의한다. 일부 의원이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으로 처리가 지연되면 아크부대는 연말에 철수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국익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아크부대는 지금까지 우리 군의 해외 파병 역사에서 독특한 사례다. 이전까지 우리 군의 해외 파병은 월남전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미국이 주도하는 분쟁에 동맹국으로서 참전한 것과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한 것이 전부다. 이에 비해 아크부대는 우리 군이 최초로 외국군을 훈련시킬 목적으로 파병된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2010년 원자력발전소 수출 성사를 위한 지원 성격으로 이뤄졌다. UAE 정부의 강력한 요청을 정부가 전략적 고려 끝에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우리 군을 ‘상업적 목적’으로 파병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반대 의견이 있었다. 국익을 위한 전략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경청할 대목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아크부대가 이룬 성과는 그런 명분론을 뛰어넘기에 충분하다.

 아크부대 파병 기간 동안 한-UAE 간 경제협력은 1828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국방부 국회 제출 자료). 대표적인 사례가 대규모 유전 채굴권을 확보한 일이다. 또 방산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국산 고등훈련기(T-50) 수출 가능성도 커졌다. 그 밖에 UAE 군 환자를 한국에서 치료하는 의료수출도 연간 8000억원 규모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력과 기강을 갖춘 특수부대 요원들의 활약이 남긴 깊은 인상 덕분이다. 파병 요원들도 국내 여건상 쉽지 않은 훈련을 현지에서 집중 실시함으로써 전투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다. 양국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깊어진 것은 물론 중동지역 전체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다.

 국회는 하루빨리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길 촉구한다. 이왕이면 여야가 함께 동의하길 기대한다. 아크부대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새로운 전략적 지평을 연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