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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는 남성에 폐암보다 무서운 이 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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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담배를 피워 온 사람이라면 COPD를 의심해야 한다. [김수정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때문에 애연가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폐암보다 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있는 이 병은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폐 조직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산소교환장치 격인 폐가 망가져 숨 쉬기가 어렵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20대 초반부터 담배를 피운 신경호(57)씨는 최근 가슴이 답답하고 잔기침과 가래가 늘어 병원을 찾았다가 COPD 진단을 받았다. 신씨는 담배를 끊고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폐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COPD가 이미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40세 이상 흡연자는 COPD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침ㆍ가래가 주 증상, 감기와 헷갈려 방치

국내 COPD 환자 수는 60만 명 이상이다. 흡연자의 15~20%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하루 1갑 이상씩 10년 넘게 피우면 45세가 넘어 COPD에 걸릴 확률은 50% 이상이다.

COPD는 초기에 증상이 없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만성기침ㆍ가래ㆍ호흡곤란을 호소한다. 감기나 천식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감기는 보통 2~3주일이면 낫지만 COPD는 증상이 3개월이 지나도 계속된다”고 말했다. ‘숨이 차다’ ‘가슴이 답답하다’ ‘숨이 가쁘다’는 느낌이 들면 COPD를 의심해 봐야 한다. 정 교수는 “또래와 함께 걷다가 뒤처진다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 몸이 잘 따라가지 못한다면 폐기능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애연 50대 남성이라면 COPD 의심해야

예방과 치료의 기본은 금연이다. 이미 파괴된 폐 조직은 다시 회복될 수 없지만 폐기능이 계속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기관지확장제ㆍ흡입제ㆍ산소요법 등의 치료가 일반적이다. 기관지확장제는 숨을 편히 쉴 수 있도록 기관지를 열어주고, 스테로이드제는 염증을 억제해 준다.

COPD 환자는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 교수는 “심혈관 질환ㆍ골다공증ㆍ불안 및 우울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폐렴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COPD 환자가 폐렴이 발생하면 폐렴이 생기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14배 이상 높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폐렴구균 예방백신이 필수다. 정 교수는 “흡연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일생에 1~2번가량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폐렴구균에 발생할 확률이 높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을 권한다. 특히 면역기억효과가 좋은 단백접합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COPD 환자에게서 기존 다당질백신과 단백접합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 효과를 비교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단백접합백신이 다당질백신보다 2년 이상 항체 형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중앙일보,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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