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홈피 접속 사상 최대 … 군훈련·축제 줄줄이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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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함에 따라 27일 서울 효창동 금양초등학교 정문에 다음날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태풍 ‘볼라벤’의 북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공연과 축제에 군부대 훈련까지 줄줄이 취소됐다. 트위터 등에선 과도한 불안감을 야기하는 괴소문이 떠돌아 기상청이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28일 열릴 예정이던 오페라 ‘라보엠’은 첫 공연이 이틀 뒤로 연기됐다. 공연 기획사인 ADL은 27일 “서울이 28일 태풍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돼 관객 안전을 위해 공연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에서 개막한 ‘2012 송도세계문화축제’도 태풍 피해를 우려해 27일과 28일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전남 나주시 산포면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서 25일 개막한 ‘2012 대한민국 산림박람회’는 태풍 탓에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막을 내렸다. 인천공항공사도 음악축제인 ‘제9회 인천공항 스카이 페스티벌’의 첫날(29일) 공연을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열기로 했다.

 군(軍)도 태풍 앞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 20일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일시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병무청도 28일로 예정된 전국의 예비군 동원훈련을 취소했다. 29일 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된다.

 태풍 영향으로 전국 상당수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28일 휴업하기로 함에 따라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 맡길 곳을 찾느라 이날 비상이 걸렸다. 학교는 쉬지만 직장은 대부분 근무하기 때문이다. 세 살 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박선희(31·경기도 광명)씨는 “친정 어머니가 28일 아침에 급히 아이를 봐주러 올라오기로 했다”며 “다들 애 맡길 데를 찾느라 비상”이라고 말했다.

 태풍 북상에 따라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도 접속자가 폭주해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기상청 홈페이지에 모두 12만9583명이 접속해 역대 한 시간 방문자수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태풍 ‘곤파스’가 다가온 2010년 9월 1일 오후 5시의 11만 913명이었다.

 트위터와 카카오톡에서는 ‘볼라벤의 방향이 달라져 한반도 전체가 헬게이트(지옥의 문) 지역이 됐다’ ‘태풍이 9월 1일까지 한반도를 덮고 복구는 12월 정도에나 된다’ 등 근거 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내용들이 떠돌았다. 이 때문인지 일부 지역에선 빵과 식수 사재기 현상도 빚어졌다.

기상청은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라며 “재난 관련 기관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믿고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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