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건강 관리는 이렇게│건강키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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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 모여 운동을 한다? ‘화기애애하고 다소 수다스러운 분위기겠다’ 싶지만 실제 현장은 서로 눈을 맞출 틈도 없이 숨가쁘게 지나간다. 난방을 하지 않은 웰니스 센터 안 공기는 운동 시작 후 10분 만에 금세 열기 가득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50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도 숨쉴 틈 없이 진행되는 프로그램 때문에 10분처럼 짧게 느껴질 정도다. 올해 목표를 ‘건강 관리’로 정한 이들이 열심히 뛰며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곳은 바로 ‘건강키움터’다.

뻐꾸기 소리 따라 돌고 도는 순환운동 프로그램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 서초구 보건소 지하1층 건강키움터 내 ‘웰니스센터’. 이른 아침부터 8명의 여성이 모여들었다. 센터 안에는 9개의 운동 기기와 9개의 에어보드가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놓여있다.

‘뻐꾹뻐꾹~’ 뻐꾸기 소리가 울리자 8명의 여성들이 시계방향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운동 기기에서 에어보드로, 에어보드에서 운동 기기로. 40초마다 뻐꾸기 소리에 맞춰 자리를 옮겨 가며 하는 이 운동은 순환운동 프로그램이다. 근력운동 40초, 스트레칭 40초를 번갈아 하며 전체를 두 바퀴 돌면 운동이 끝난다.

지난해 12월 초 오픈한 건강키움터는 서초구가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웰니스센터와 건강생활체험실습장으로 구성돼 있다. 웰니스센터에서 운영되는 순환운동 프로그램은 자동제어 기능의 공압식 근력운동 장비와 관절을 보호하고 밸런스기능을 향상시키는 유산소 운동장비인 에어보드를 동시에 이용한다. 건강체험학습장은 심폐소생술 상설교육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밖에도 청소년건강 체험교실, 출산준비 교실, 유방암 예방교육, 예비 할머니 할아버지 교실 등을 진행해 스스로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웰니스센터는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신청자 중에서도 다섯 가지 항목(혈압·혈당·허리둘레·중성지방·고밀도 콜레스테롤)에 대한 대사증후군 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거나 비만(BMI 25Kg/㎡)인 경우에만 참여할 수 있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건강상담과 체력측정을 한 후 개별 몸 상태에 맞는 운동량이 입력된 전자카드를 발급받고 운동처방사 지도 아래 운동에 들어간다. 전자카드를 운동기기에 꽂으면 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상태로 기기가 세팅된다.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압력이 약하게 조절되고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트위스트 기기의 강도가 약하게 설정된다.

운동처방사 신진식(28)씨는 “순환운동은 짧은 시간 안에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운동법”이라며 “일반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운동을 할 때 무게추를 적당히 올려놓고 마음대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순환운동 프로그램에 세팅된 공압식 근력운동 장비는 내 몸에 딱 맞는 근력운동을 하도록 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운동 시스템은 평소 주민들의 건강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박찬호 선수가 5200만원 상당의 운동기구와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체중 감량은 덤

3개월 과정의 중반에 접어든 현재, 순환운동 프로그램 참가자 대부분이 3kg 정도 체중이 감량되는 성과를 거뒀다.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퇴직한 김윤심(62반포동)씨의 올 목표는 ‘근육량 키우기’다. 김씨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주의가 필요한 상황. 48kg의 날씬한 몸매임에도 불구하고 내장 비만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순환운동을 한 후 근력이 많이 늘었고 혈압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김씨는 “웰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한 후 몸의 변화를 확연히 느끼게 된다”면서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틈날때마다 운동도 자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연희(60서초동)씨의 경우 천식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 순환운동과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 결과다. 하씨는 “평소 골프를 즐기는데 순환운동을 한 후로 비거리가 30m나 늘었다”며 “다른 운동보다 몸으로 느끼는 변화가 더 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워킹맘 김진옥(50반포동)씨는 일주일에 3일 동안 웰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기 위해 직장에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일보다는 건강관리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 “30대부터 혈압에 문제가 있어 관리에 신경을 써왔는데 여러 가지 운동과 함께 웰니스센터에서 관리를 받은 결과 현재는 거의 정상 수치”라고 말했다. 체중도 6kg이나 줄었다. 40일 만에 이룬 쾌거다. “헬스요가아쿠아로빅 등 안해 본 운동이 없다”는 그는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순환 운동은 내 몸에 꼭 맞아 운동을 더욱 즐기게돼 좋다”고 강조했다.

웰니스센터는 만 30세부터 64세 미만의 서초구민을 대상으로 체력검사와 대사증후군 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된 사람에 한해 참여할 수 있다. 일주일에 3일간 3개월 과정으로 참여하게 된다. 2기 모집은 2월 중순 서초구청 홈페이지(www.seocho.go.kr)를 통해 공지된다. 이용료는 1개월에 2만5000원. 3월부터는 청소년을 위한 클래스도 마련된다. 화·목요일 오후에 운영될 예정이며, 참가비는 1개월에 1만원. ▶문의=02-2155-8011

[사진설명]운동처방사의 지도 아래 주부들이 순환운동을 하고 있다.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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