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칵테일] ‘금메달 기 좀 받읍시다’ 야구 선수들은 유도장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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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정근우(28)·김강민(28)·최정(23·이상 SK)은 지난 15일 유도 경기가 열린 화궁체육관을 찾았다. 야구 경기가 없는 날, 이들이 선수촌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금메달 종목으로부터 기(氣)를 받고 싶어서였다.

 정근우는 이날 남자 73㎏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22·용인대)과 형·동생으로 지낼 만큼 친분이 깊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서 함께 묵으며 가까워졌다. 정근우는 왕기춘을 응원할 겸 아직 ‘노 메달리스트’인 동료들을 유도장에 데려왔다. 유도에서 금메달이 나올 테니 잘 봐두라는 말도 했다. 왕기춘은 연습매트에서 몸을 풀다 정근우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셋은 이날 66㎏급에서 김주진(24·수원시청)이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왔다.

 정근우는 베이징 올림픽 때 이미 금메달을 땄다. 이로 인해 병역 면제도 받았다. 정근우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던 이용대·이효정을 만났다. 그들의 금메달을 만지고 깨물어도 본 뒤 야구가 금메달을 땄다”며 웃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쏟아진 사격도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수영 관계자들은 대거 아오티사격관을 찾고 있다. 아오티아쿠아틱센터 바로 옆에서 ‘금빛 명중’이 이어지자 기운을 받으러 오는 것이다.

광저우=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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