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박정상-양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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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朴초단, 대마잡이 모험 강행

제4보 (64~82)=급전의 상황에선 간발의 차이로 명암이 바뀐다. 중앙으로 뛰어나오지 않은 흑▲와 백64의 교환이 그렇다. 흑▲로 인해 흑의 대부대는 돌연 속도를 잃었고 그걸 본 백은 64로 간단히 포위해버린 것이다.

'간단히' 라고 말했지만 朴초단은 64를 두기 전 15분의 장고를 거쳤다. 이에 반해 梁9단은 불과 50초 만에 65의 절단을 결행하고 있다.

"큰 실수를 범해 괴롭게 됐다. 이미 호랑이 등에 탄 형세라 가는 데까지 가볼 수밖에 없었다. " (梁9단)

66이 통렬해서 흑대마는 위기를 맞고 있다. '대마인데 설마' 했으나 한발 한발 조여오는 백의 그물망은 어느덧 짙은 살기를 토해내고 있다. 67은 69의 맥을 본 수.

그러나 朴초단은 행여 그물이 찢어질세라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며 빈 틈을 보이지 않는다.

72, 74로 한 점을 때린 다음 76에 빠져 흑은 드디어 생사의 고비에 섰다. 여기서 '참고도' 흑1로 때리는 것은 백2로 늘어 대마는 기껏해야 패가 될 것이다. 꽃놀이패니까 패배는 불보듯 뻔할 것이다.

그래서 77에 뻗자 백은 78로 이은 다음 80으로 뚝 끊어버렸다. 외곽의 백도 불안한 모습인데 이 소년은 이미 수를 다 읽은 것일까(78=67).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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