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르카위,이라크 경찰과 연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라크 테러리스트에 납치됐다가 참수 현장을 목격하고 풀려난 레바논 청년이 영국의 더타임스 15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악몽을 증언했다. 바그다드에 사는 사촌과 약혼하기 위해 이라크로 들어간 모하메드 라드(27.트럭운전사)는 지난 8월 2일 바그다드 서쪽 라마디의 호텔에서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그에게 경고의 의미로 참수 현장을 목격하게 했다. 납치범들은 또 미군의 공격 당시 이라크 경찰과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미군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얻어 피신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복면 괴한에 납치당해 자동차로 팔루자까지 실려갔다. 납치 괴한 4명은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스파이"라며 주먹과 소총 개머리판, 쇠파이프 등으로 구타했다. 6일 만에 성전(聖戰)을 주장하는 '사이프 알 이슬람'이라는 저항세력에 넘겨졌다. 바그다드 북쪽 사마라로 옮겨졌다가 요르단 국경 근처 사막으로 갔다. 그곳 마을에서 속옷 바람으로 잡혀온 이집트인 압둘 무트왈리를 만났다. '에미르(Emir)'라고 불리는 반군 대장이 "팔루자를 공격하는 미군에 협력한 놈"이라며 "너는 이놈을 참수하는 현장을 봐야 한다. 레바논 사람들에게 미국인들을 돕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지투성이 진흙 오두막이 참수장이다. '백정'이라 불리는 복면 괴한이 돌에 칼을 갈았다.

비디오 카메라 앞에서 간단한 의식을 치른 뒤 여러 명이 이집트인의 사지를 붙들고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백정이 연신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면서 칼로 목을 잘랐다. 납치범 가운데 최연장자인 카에드(Qaed.지도자)가 인질의 생사를 결정한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