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제 화제작 대향연…내달14일 부산국제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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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올 가을에도 부산으로 갈 것이다. 여느 해보다 눈에 띄는 화제작의 향연이 그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 14일부터 23일까지 54개국 2백11편의 영화가 초청된 가운데 막을 올린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로버트 알트만,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마이크 리 등 쟁쟁한 감독들의 신작과 더불어 올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개막작은 이창동 감독의 새영화 '박하사탕' (각본.감독 이창동) 이다. 이 영화는 데뷔작 '초록물고기' 를 통해 주목받은 이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한 남자의 20년간에 걸친 인생을 되짚어보는 시간여행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현재 막바지 촬영중이며 최근 일본 NHK사로부터 공동제작을 제의를 받았다.

폐막작은 지난 10일 폐막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중국 장이모 감독의 '책상서랍 속의 동화' (Not One Less) .칸영화제의 출품 취소와 베니스영화제 수상 등 파문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영화팬들을 설게게하고 있다. 장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올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 , 태국에서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깬 영화 '낭낙' , 올해 일본 최고의 흥행작 '철도원' 등도 볼 수 있다.

또 장 위엔 (중국).구로사와 기요시, 츠카모토 신야 (이상 일본).푸르츠 챈 (홍콩) 등 촉망받는 아시아 감독들도 각기 신작을 출품하고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전체 상영 편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지만 리투아니아.슬로베니아.세네갈.모로코.불가리아 등 초청 국가 수가 13개국이 늘어난 것이 특징.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 영화제측의 설명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아시아 각국의 영화 13편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된 '20세기 아시아 영화의 영광' 도 눈여겨 보아야 할 행사다.

13편의 상영작 중엔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 (50년) , 미조구치 겐지의 '우게츠 이야기' (53년) , 대만 후 사오시엔 감독의 '동년왕사' (85년) , 첸 카이거 감독의 '황토지' (84년) , 한국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88년)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고집스럽게 작가주의의 길을 걸어온 유현목 감독의 회고전도 열린다. 그의 대표작이기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걸작으로 추앙받는 '오발탄 ' (61년) 을 비롯해 '장마' '막차로 온 손님들' 등 그의 대표작 7편이 상영된다.

한편 대중적인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시네마에선 강제규 감독의 '쉬리' 가 감독 편집본으로 다시 상영되고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 ,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신작 '기쿠지로의 여름' 등이 선보인다.

입장권 (1매 4천원) 은 10월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piff.org)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부산은행 PC뱅킹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051 - 246 - 5267.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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