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새뚝이] 논산 용남중 백윤희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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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아무리 교사들이 잔디 보호를 외쳐도 소용없었는데 지난해부터 학생회가 나서서 잔디 보호 캠페인을 벌인 뒤로 큰 효과를 보았어요. "

계룡산 자락의 충남논산시두마면 육군본부 부근 용남중 백윤희 (白允喜.여.33) 영어교사는 5년째 학생지도를 맡아오면서 지금처럼 뿌듯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상 용남중은 32학급 학생 1천4백96명 중 73%인 1천1백여명이 군인 자녀로 매년 전체 학생의 3분의 1이 전출입할 정도로 이동이 잦아 애교심이 부족했다.

그러나 97년부터 학교가 민주시민의식.애교심 향상을 위해 학생자치활동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생회 간부 23명은 자체 모임과 대의원 회의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학교에 건의했고 白교사도 다양한 학생자치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해 왔다.

지난해 9월 부임한 박병돈 (朴炳敦.63) 교장도 "영상세대인 학생을 문자세대인 교사의 시각으로만 지도해선 안된다" 며 이를 적극 수용했다.

학생회는 지난해 학생공모로 학교 마스코트 (용돌이와 용순이) 를 선정, 직접 알루미늄 배지를 만들어 팔아 남긴 수익금 50만여원으로 불우이웃돕기 운동을 펼쳤다.

학생회는 또 지난해 '교복 바르게 입기 콘테스트' '금주의 이웃사랑 실천 캠페인' 실시 등 건전한 학생문화를 뿌리내리는데 앞장섰다.

학교행정에도 학생의 참여기회를 대폭 확대해 지난 3월엔 학생.학부모와 함께 체벌규정을 심의.결정하기도 했다.

최근 학생.교사간 대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내에 '사랑의 우체통' 을 설치한 박재현 (朴宰賢.3년) 학생회장은 "학교축제 등 모든 학생활동이 주체적으로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 고 말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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