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은 지금 ‘웰빙 과일’ 무화과 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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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무화과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생 과일은 그날 새벽에 수확해 신선한 것만 판다


11일 오전 목포에서 영암군 삼호읍으로 가는 국도 2호선. 천막을 치고 무화과를 파는 노점들이 짧은 곳은 간격이 수십 m에 불과할 만큼 많았다. 농민들이 새벽에 수확한 것들을 가지고 나와, 차량 운전자에게 팔고 있었다.

‘웰빙 과일’ 무화과가 제철을 맞았다. 무화과 주산지인 영암군 삼호읍에서는 수확이 지난달 중순 시작됐다. 열매가 나무 아래부터 점차 위로 올라가며 익고, 아래 열매를 따 주지 않으면 윗것의 품질이 떨어지는 특성 때문에 11월 초까지 매일 수확한다. 신현상(47) 삼호농협 상무는 “겨울에 얼어 죽은 나무가 많아, 올해 수확량이 30% 가량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값도 지난해보다 올라, 40개 안팎인 4㎏ 상자가 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즙·양갱 등 가공품도 올해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즙은 화학첨가물을 안 넣고 무화과만을 저온에서 농축, 무화과의 맛과 영양분이 그대로 담겨 있다. 100㎖짜리 30포 한 상자에 3만9000원이다. 양갱은 다른 양갱들과 달리 팥을 조금만 섞고 무화과를 많이 넣어 만들고 있다. 무화과 씨가 톡톡 씹혀서 톡특한 맛이 있다. 등산·골프·낚시 때 간식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5g짜리 20개가 든 상자가 2만6000원. 모두 택배 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

오는 25일까지 무화과 즙을 구입하는 사람들(선착 순 500명)에게는 양갱 10개짜리 소 포장을 덤으로 준다. 문의: 061-464-6010,6012.

김정식 삼호농협 조합장이 1970년대 초 농민들에게 무화과 나무를 보급한 박부길씨의 추모비 앞에서 그의 공적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식(64) 삼호농협 조합장은 “무화과는 병해충 방제를 않거나 인체에 해가 없는 생약제를 쓰기 때문에 껍질째 먹어도 된다”며 “껍질에 항산화 기능을 하는 폴리페놀이 많다”고 말했다.

글=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무화과=영암군 삼호읍에서 약 550농가가 280㏊를 재배, 연간 3000t을 수확한다. 전국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연간 생산액은 50억~60억원이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형인 박부길(1973년 작고) 삼호농협 초대 조합장이 1970년 대 초 무화과 재배를 적극 권장한 결과, 삼호읍의 특산물로 자리잡아 주민 소득 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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