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손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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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발행)은 ‘손주’를 ‘손자(孫子)의 잘못’이거나 방언으로 올려 놓았다. ‘손주’의 바른말인 ‘손자’는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로 풀이해 놓고 있다. 다른 사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말에서 손자와 손녀를 아우르는 말은 없는가. 표준국어대사전대로라면 그렇다. 하지만 손자인지 손녀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얘기할 때 둘을 아우르는 단어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이때는 ‘손주’가 안성맞춤이다.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손주’를 이미 그런 뜻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언어 현실을 감안해 ‘연세한국어사전’에서는 ‘손주’를 ‘자녀의 자녀. 손자나 손녀’의 뜻으로 표제어로 올렸다. “보아하니 이번에 자네 손주는 계집애일 것이 틀림없네그려” “저도 이제 손주를 볼 나이가 되어 갑니다”가 그 예문이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이 ‘손주’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맞춤법상 ‘손주’는 틀린 말이다. ‘손주’에 대해 더욱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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