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당선자 '참모 열전'…고비마다 '인재수혈'로 돌파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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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0여년간 정치를 해온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가장 많은 참모.조언자를 가진 사람으로 꼽힌다.

비서출신인 설훈 (薛勳) 의원은 "인명사전에 수록된 사람중 3분의1 정도와 교분을 갖고 있다" 고 '주장' 한다.

다소 과장된 것이지만 그 정도로 폭이 넓다는 얘기다.

직업 정치인인 金당선자에게 사람은 제1의 자산이다.

그래서 신인이라도 과감히 신임을 실어줘 일을 이뤄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89년 공안정국 때 초선인 박상천 (朴相千) 의원을 법률자문으로 활용해 위기를 넘겼고 국제통화기금 (IMF) 위기가 대두되자 현역 전북지사인 유종근 (柳鍾根) 씨를 활용해 협상을 이끌었다.

대통령당선자가 되면서 '중핵 (中核) 참모' 를 중심으로 인맥을 세분화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 경제분야는 자민련 박태준 (朴泰俊) 총재와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가 총괄하고 금융 김원길 (金元吉).조세 장재식 (張在植).노동 조성준 (趙誠俊) 의원 하는 식으로 나뉘어 있다.

업무의 크로스 체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관계.학계 인사도 광범하게 참모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를테면 임창열 (林昌烈) 경제부총리 같은 관계 인사도 최근의 활동으로 보면 金당선자의 참모라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경제수석에 임명된 김태동 (金泰東) 교수를 비롯해 이선 (李.경희대).이진순 (李鎭淳.숭실대) 교수 등도 각각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왔다.

김만제 (金滿堤) 포철회장을 비롯, 사공일 (司空壹).김기환 (金基桓).박승 (朴昇) 씨 등 전 정권의 경제참모들에게도 필요하면 역할을 주고 자문한다.

이외에 개인적 연고를 갖고 익명으로 조언하는 사람도 많다.

금모으기 운동도 민간 경제연구소에 있는 목포상고 후배가 처음 아이디어를 꺼냈다는 후문이다.

정치나 일반 정책분야에선 나종일 (羅鍾一) 인수위 행정실장이 큰 그림을 그린다.

羅실장은 현재 교수 등으로 짜인 자문교수단을 이끌고 새 정부의 국정지표를 분야별로 세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멤버는 김기수 (세종연구소).김유은 (한양대).배정호 (민족통일연구원).이창훈 (한남대).박윤관 (세계정치경제연구소).황태연 (동국대) 교수 등. 김중권 (金重權) 당선자비서실장을 핵으로 소장층의 이강래 (李康來).박금옥 (朴琴玉).고재방 (高在邦).장성민 (張誠珉).최규선 (崔圭先) 비서 등의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대후반.40대초반인 이들은 새 정부의 얼개를 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金당선자는 야당 총재시절 지방도시를 한번 가더라도 일일이 어떤 의원이 수행할지 지명했다.

다 이유가 있었다.

이런 성격인 만큼 金당선자 밑에서는 "놀고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 (朴智元당선자대변인) 는 설명이다.

이종찬 (李鍾贊) 위원장 등 대통령직 인수위에 배치된 팀 외의 의원들도 임무를 하나씩 맡고 있다.

이를테면 김경재 (金景梓) 의원에게는 체제홍보 방안을, 정동채 (鄭東采) 의원에게는 '국민과의 대화' 에 대한 계속적 연구를 맡겼다.

상당수 중진과 비서출신 의원들은 대야 (對野) 접촉에 투입돼 있다.

통일.외교안보 분야는 임동원 (林東源) 아태재단 사무총장과 한상진 (韓相震) 서울대 교수처럼 노출된 사람 외에 상당수 인사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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