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사료파동…환율뛰자 값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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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환율 인상으로 가축 사료값이 폭등하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져 축산농가들이 폐농 위기를 맞고 있다.

2~3개월 외상거래를 하던 사료상들은 현금 결제를 요구해 사육농가들이 목돈을 마련하느라 애를 먹고 있으며 젖소와 양계는 먹이가 부족해 원유와 계란 생산이 격감하고 있다.

축산 농가들 사이에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 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축 사육을 포기하고 소.돼지.닭 등을 헐값에 방매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 사료값 인상 = 축협은 10일 사료값을 10% 올렸고 사료회사들도 지난 9, 10일 사료값을 9.5~10% 인상한 데 이어 일부 회사들은 15일 인상한 가격에서 다시 30% 추가인상했다.

상위 10개 업체는 20일께도 추가인상할 방침이다.

이는 사료 원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그 동안 환율 상승으로 원가가 최고 52%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해외 곡물상들은 11월초부터 유전스 (외상구매) 거래를 취소하고 사이트 (대금 즉시 결제) 거래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다 국내 은행들은 국내 사료업체들에 신용장 개설을 거절, 원료 구입 자체가 중단되고 있다.

국내 60여개 사료업체들은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을 30~50% 줄이고 있어 곳곳에서 사료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 축산농가 피해 = 양계업을 하는 김영수 (67.충남공주시) 씨는 "사료를 구하지 못해 하루 1백여마리의 닭이 죽어가고 있으며 닭이 알도 낳지 못하고 있다" 고 호소했다.

특히 축산농가들이 사료난을 견디지 못해 가축을 헐값에 방매해 축협 나주공판장에는 15일부터 돼지 출하량이 40% 이상 급증했다.

경락가는 지난주 ㎏당 2천1백원에서 15일 1천9백원, 16일 1천8백원으로 하락추세다.

◇ 전망 = 축협중앙회 관계자는 "평상시는 90일분의 원료를 비축하고 있으나 원료 수입이 줄어들어 1월초께는 바닥날 것" 이라고 말했다.

서형식·고창범·김상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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