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관련 해명나선 김대중총재 친인척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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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이 폭로한 김대중총재 친인척 비자금 의혹과 관련, 당사자들은 직접 해명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회의도 친인척 계좌 공개행위가 금융계.재계에도 부정적 인식을 주고 있다고 판단, '공세를 통한 방어' 차원에서 적극적 해명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은 "아무리 야당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친인척들의 가계자금까지 들춰 金총재 비자금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 이라며 "필요하다면 통장 사본등을 공개할 수도 있다" 고 나서는 중이다.

金총재 차남 홍업 (弘業) 씨는 자신및 처가에 대한 비자금 의혹에 대해 "사업.가계자금일뿐 비자금은 아니다" 고 주장했다.

자신의 계좌에 대해 "신한은행 계좌는 가장 많았을때 6천만원, 현재는 10만2천원 남아있다" 며 "외환.조흥은행은 크레디트 카드 발급을 위해 계좌를 개설했고, 국민은행 잔고는 5천만원" 이라고 밝혔다.

홍업씨의 장모 한숙자씨는 30여년전부터 경기도 벽제.문봉에서 농장경영을, 처남 신길순씨는 수산업 유통업을 하고 있다며 "분명한 사업자금" 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 교수로 재직중인 申씨의 부인 임혜경씨는 "생활.가계자금일뿐 金총재와는 전혀 무관하다" 고 주장했다.

한편 金총재 장남 김홍일 (金弘一) 의원의 처남인 윤흥렬 (尹興烈.국민회의 메시지팀장) 씨는 "85년부터 지난해까지 광고사업을 해 누계금액이 꽤 될테지만 문제의 계좌잔고는 1만원정도로 휴면계좌나 마찬가지" 라고 어처구니없어 했다.

그는 "20억+α설이 제기됐던 96년초께 은감원이 내 계좌에 대한 입금내역 조회 공문이 왔다는 사실을 동화은행이 서면으로 알려온 적이 있다" 며 "이때 조사가 이뤄졌던 것같다" 고 했다.

은행측에 이 자료를 요청, 조만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수동 아태재단 행정실장은 "농협계좌엔 30만원 정도 있으며 92년에 개설, 많은 돈이 입금된 적은 없다" 고 부인했다.

金총재의 처조카 이원택씨는 "몇년전 공장이 부도나 집을 판 돈이 있었으나 비자금은 아니다" 고 해명했다.

국민회의는 이같은 관련자들의 해명과 입출금 내역.통장 사본등을 공개하는 방법.절차.시기를 검토중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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