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상식 풍부한 통역·번역사 양성 힘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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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글로벌 시대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에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통역.번역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들도 효율적인 교육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연구하고 정보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계통역번역대학.대학원협회(CIUTI) 마르틴 포르스트너(64.독일 마인츠대 교수)회장이 지난 11일 엿새간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의 CIUTI 가입 기념식에 참석하고 외대 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CIUTI는 통역.번역사 교육기관 간 학술 교류를 목적으로 1964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현재 15개국 30개 대학.대학원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한국외대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지난달 21일 가입했다.

포르스트너 회장은 "CIUTI는 기업이나 국제기구 등 실무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상식이 풍부한 통역.번역사를 길러내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어를 잘 하는 것만으로는 유능한 통역.번역사가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계 12대 교역국인 한국에선 통역.번역의 실용적 기능이 요구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한국이 상품을 수출할 때 그 나라의 역사.문화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통역.번역사가 있으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나라의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충분하고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외대는 CIUTI 가입으로 통역.번역사 교육방법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활동 중인 통역.번역사들도 이 대학을 통해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르스트너 회장은 "유럽지역의 한국대사관에서 만든 한국 관련 자료의 독일어 번역물을 보고 한국인들의 번역 실력이 대단함을 알게 됐지만 번역물의 종류가 너무 적어 아쉬웠다"면서 "현지 외국인들에게 한국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데 보다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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