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류경호텔은 1989년에 착공됐다가 경제난에 따른 재원조달 문제로 92년에 공사가 중단된 이후 16년간 흉물로 방치돼왔다. 총 7억 500만 달러가 드는 대규모 공사였다. 지난해 4월에 공사가 재개돼 마무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왕기 목원대 건축과 교수 제공]
류경호텔이 선정된 이유는 남다르다. 아름답기보다는 ‘유령타워’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책은 “북한의 권력과 위풍을 보여주기 위한 진열품에 불과한 쓸모없는 구조물로 남아 있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규칙적으로 나열된 수많은 똑같은 창문들은 이 나라의 구조와 이데올로기의 은유적 표현으로 읽힌다”고 평했다. 이 책을 책임편집한 마크 어빙은 “선정 기준은 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영감을 주는 좋은 건축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어떤 건축물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 무력해짐을 보여주기 위해” 보기에 추한 건물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북쪽에서 뽑힌 또 하나의 건물인 능라도 스타디움은 “거대한 규모(15만 석, 8층 높이, 바닥 면적 20만7000㎡)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다른 공립 건물과 달리 고상함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 꼭 봐야 할 건축물로 꼽힌 임청각(1515·사진 上)과 파주 헤이리의 MOA건축갤러리(2004·下).
파주 헤이리의 M0A건축갤러리와 파주 출판도시의 들녘 출판사 건물도 꼽혔다. 우경국씨가 설계한 건축갤러리는 “숲속에 떠 있는 자그마한 메아리 상자와도 같은 효과를 자아낸다”고 평했다. 들녘 출판사 사옥은 “접혀있는 스크린처럼 설계”돼 “건물이 지닌 기하하적인 특성이 내면의 공간에 잘 반영”됐다는 점에서 인정받았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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