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코코아 가격의 올해 상승률이다. 모든 자산이 반 토막 난 시대, 나 홀로 고공행진이다. 24일(현지시간)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내년 3월 인도분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1783파운드를 기록했다. 1985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공급 감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도 올 들어 오르기는 했지만 그 폭은 30%에 그쳤다.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파운드화로 매겨지는 코코아 값이 급등한 것이다.
추운 날씨와 폭우, 병충해(흑점병) 등으로 작황이 나빠져 공급이 달리는 것도 코코아 가격을 밀어 올렸다. 국제코코아협회(ICO)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 물동량의 40%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 항구의 코코아 선적량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경기 침체에도 코코아 가격만 유독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다른 원자재가 수요 감소 우려로 폭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경기 침체로 우울해진 기분을 달래고자 초콜릿 등 단맛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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