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는 1990년대 중반 흡인성 폐렴에 걸렸다. 흡인성 폐렴은 호흡할 때 공기 중의 불순물이 들어와 호흡곤란을 겪는 병이다. 이 병으로 10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말 목동의 한 행사장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진단 결과, 폐렴에 천식까지 겹친 합병증으로 나왔다. 그때부터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1년5개월 동안 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2월부터는 하루 입원료가 30만원인 특실에서 지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입원 초기에 진료비를 꼬박꼬박 내던 배씨가 차일피일 납부를 미룬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밀린 진료비만 지난달 현재 1억5000여 만원. 총진료비 가운데 1700만원을 제외한 1억3300만원이 미납됐다.
배씨가 진료비를 내지 않자 병원에선 차선책으로 특실을 비우고 6인실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배씨 가족이 반대했다. “6인실로 옮기면 일반인들이 알아봐 정상적인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병원에서 만난 배씨의 큰딸은 본지 기자에게 “아버지가 재산이 있으나 병중이라 처분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입원비를 정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여러 차례 그런 얘기를 들었으나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고심 끝에 소송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씨를 강제로 내보낼 계획은 없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박성우 기자
[J-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