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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범의 행복 산부인과] 불임, 못 넘을 산 아니지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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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썼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칼럼을 읽은 독자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결혼 10년 만에 ‘금쪽같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세월은 너무나 끔찍했습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녀는 결혼 1년 만에 자궁내막증으로 한쪽 난소를 제거했다. 이후 임신이 되지 않아 10여 차례 시험관 시술을 받았고,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포기하려는 순간 기적처럼 임신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에게 이 아이가 어떤 의미인지 쉽게 아이를 낳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라며 엄마의 애절한 마음과 벅찬 감동을 전했다.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해도 1년 이상 아기를 못 갖는 것’으로 정의한다. 피임을 하지 않으면 1년 안에 85∼90%는 임신한다. 요즘 불임을 난임(難姙)이라는 말로 바꿔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불임이라는 단어의 좋지 않은 어감뿐 아니라 실제 1년이 지난 뒤 자연 임신이 가능함을 고려한 것이다.

불임의 원인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있다. 남성의 경우 정자가 아예 없거나 적은 경우, 또 정자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을 때, 고환 관련 질환에 걸렸을 때 등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복잡하다. 30~40%는 희소월경, 무월경, 비정상자궁출혈 등 배란 이상 때문이며, 난관(나팔관) 폐색이나 기타 골반·자궁 부속 조직의 유착 등도 30~40% 원인이 된다.

원인이 밝혀지면 먼저 이를 치료해 자연 임신이 되도록 돕는다. 영양과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라면 이를 치료한 뒤 배란을 유도하고, 난관에 이상이 있으면 수술로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자궁경부의 점액질 분비에 이상이 있으면 인공수정을 시행한다. 인공수정은 남편의 정액을 따로 모아 부인의 배란에 맞춰 자궁 내로 주입해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임신에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체외에서 수정한 배아를 자궁에 심어주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다. 시험관아기는 특히 불임 기간이 길거나 인공수정을 해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없는 경우, 정자에 심한 이상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 최근엔 시술을 하고 남은 수정란이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다음 시술에 사용하는 동결법도 많이 발달했다.

과거의 불임이 지금은 ‘치료 중’임을 뜻하는 난임으로 바뀌었으니, 마음 고생하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나라의 불임 치료 성적은 세계적 수준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보고된 한국 보조생식술의 현황을 보면 2004년 한 해 동안 1만7802건의 시험관 아기가 시술돼 31.6%가 임신에 성공했고, 이 중 26.9%가 출산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비만과 흡연, 문란한 성생활, 과다한 스트레스, 꽉 달라붙는 속옷 등은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여성의 늦은 결혼과 임신도 생식 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강순범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서울대 의대 교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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